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43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43(반근착절(盤根錯節))-19




홍인을 비롯한 백도 무림의 정예들이 악양으로 출발했다. 개방으로부터 사호팔랑이 악양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홍인을 총대장으로 하는 무림군의 숫자는 310명의 구성되었으며 좌군은 현원자를 수장으로 화산과 개방을 제외한 구파의 무사들로 구성되었고, 우군은 화원명을 수장으로 화산과 개방 그리고 칠대세가의 무사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무림맹으로부터 사호팔랑을 생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거대하고 화려한 마차 안에 5명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제갈세가의 제갈무경, 풍란, 소림의 홍인, 무당의 현원자, 화산의 화원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제갈무경은 폭신한 의자에 기대에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란이님.......사호팔랑이 무엇 때문에 악양에 있는 거죠.” 




홍인이 란에게 질문한다. 란은 이번에 구성된 무림군의 군사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갈무경을 추천했지만 본인이 건강상의 이유를 대며 극구 사양했기 때문에 무경 대신 란이 군사가 된 것이다. 




“아마 장강수로십팔채와 연관이 있을 겁니다. 최근에 군산이 불바다가 되고 포양호에서 큰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모두 장강수로십팔채가 연관된 일이죠.”


“군산이 불바다가 된 것이랑 그놈들이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겁니까?” 


“군산을 공격한 놈들은 배화교입니다. 사호팔랑은 배화교에 원한이 깊으니 장강수로십팔채와 손을 잡고 배화교를 상대할 생각일 겁니다.” 


“잠시만........란님도 그놈들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시는 겁니까?” 




현원자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현원자는 아직도 풍운의 말을 믿지 않는다. 다시 말해 배화교의 존재자체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봐~ 군사님이 말씀하는데 중간에 끼어들지 마. 다른 의견이 있으면 말씀이 끝난 다음에 해라.” 




화명원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니 현원자는 화명원을 한번 째려보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화명원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우내십기의 전인이며 같은 배분을 가지고 있으니 힘이나 권위로 밀어붙이기도 힘들고 화명원 같은 말 많은 놈과 논쟁을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현원자를 입을 다물자 란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계속 말씀드리죠.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정보입니다. 장강수로십팔채에 대한 정보, 배화교에 대한 정보, 그리고 십이사에 대한 정보가 필요해요. 그 정보들이 있어야 사호팔랑을 상대할 작전을 짤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라면 개방 형제들에게 부탁해야겠군요. 알겠습니다. 개방형제들에게는 제가 말하겠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홍인이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밖으로 나갔다. 개방에게 란이가 요구한 정보들을 알아보라고 지시하기 위해서다. 




“쩝~ 이것으로 회의 끝인가? 간단해서 좋군.......어이~ 군사님.......혹시 술 없어요. 여기서 악양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잖아요. 심심한데 우리 술이나 빨면서 인생에 대해 논해보는 것이 어때요. 저 보기보다 좋은 놈입니다. 아참~ 그런데 그놈의 면사는 꼭 해야 합니까? 얼굴 한번 본다고 닫는 것도 아니고 면상 박치기 하자는 것도 아닌데 면사 좀 벗으면 안 됩니까?” 




화원명이 자신의 버릇대로 입을 쉬지 않고 놀리지만 란은 화원명의 말을 무시하고 무경의 겉으로 가려했다. 




“이런 쌍~ 내말이 말 같지 않아요. 사람이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어차피 한동안은 미우나 고우나 상판대기 마주보고 지내야 하는데 이렇게 분위기 썰렁하게 보내야겠어요.” 




화원명이 따지듯 말하자 란이 고개를 돌려 화명원을 쳐다본다. 




“화원명님은 술 드셔도 돼요?” 


“말하면 입 아프지. 홍인스님이야 중이니 못 먹고, 현원자님도 도사니까 먹기 껄끄럽겠지만 저는 중도 아니고 도사도 아니걸랑요.” 


“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혹시 술이 있나 찾아볼게요.” 


“아하~ 이제야 좀 대화가 통하네. 바로 그겁니다. 참~ 면사는 벗을 용의가 없나요. 도대체가 말이야. 사람이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해야지 허연 천을 보고 말하려니 답답해서 그래요. 제가 이렇게 부탁하니 한번만 얼굴을 보여 주세요.” 


“죄송합니다. 그건 곤란해요.” 


“왜요? 얼굴도 금가루라도 뿌렸어요. 아니면 보기 만망한 정도로 추녀에요.” 




란은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해버린다. 화원명은 시끄러운 남자다. 여자보다 더 말이 많을 것이다. 란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자 화원명은 이번에는 무경에게 접근했다. 




“저기 무경님.......무경님.” 




화원명이 무경을 불려보지만 무경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무경의 마음은 이미 악양에 가 있었다. 풍운이 보고 싶다. 그는 지금 어디 있을까? 악양에 있을까? 지금 뭐하고 있을까? 무경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얻는다. 풍운을 생각하니 심장이 빠르게 뛰기 때문이다. 화원명은 쓰게 웃더니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으니 삐진 모양이다. 그는 란이 가져다준 술을 마시고 그대로 대자로 누워버린다.




:----------------------------------------------------------




풍운이 아침에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다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다. 당령과 금막비가 뱀처럼 엉켜있고 사우와 천유도 요상한 자세로 엉켜있다. 사우의 손이 천유의 치마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불쌍한 놈은 도치다. 도치는 악몽을 꾸는 모양인지 땀을 흘리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다들 잘 하는 짓거리다. 이것들을 어떻게 하지.” 




풍운은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밖으로 나와 세수를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바가지를 달라고 해서 물을 퍼서 통나무집으로 들어왔다. 




“어디 보자........누구부터 깨우지.” 




풍운은 잠시 돌아보다가 천유부터 깨우기로 했다. 천유의 하고 있는 꼴이 가장 가관이기 때문이다. 사우는 무슨 꿈을 꾸는지 모르겠지만 천유의 치마가 들썩거리는 것으로 보아 치마 속에 있는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양이다. 




“음~ 뭐야~” 




천유가 다리가 가려운지 치마를 끌어올리고 허벅지를 박박 긁는다. 덕분에 풍운은 천유의 하얀 속살을 볼 수 있었다. 




“빌어먹을.........아주 고문을 하는구나.” 




풍운은 입을 삐죽거리며 한손으로 자신의 자지를 만져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천유의 야시시한 모습에 자지가 아플 정도로 팽창해서 이대로 더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다. 




“이런~ 잡것들.......미치겠네........다음부터는 반드시 따로따로 방을 잡아줘야지.” 




풍운은 길게 한숨을 쉬고 한손으로 찬물을 펴서 천유의 얼굴에 뿌린다. 




“음~ 차가워~” 




천유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려한다. 풍운은 얼른 자리를 피해 당령에게 갔다. 당령의 한손이 금막비의 상의 속으로 들어가 있다. 풍운은 약간의 물을 퍼서 당령의 얼굴에 뿌리고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방이 비좁은 관계로 몸을 숨길 공간은 없다. 




“아이~ 머리야.........벌써 아침인가? 어머~ 이게 뭐야.” 




천유는 자신의 치마가 허벅지까지 올라가 있고, 사우의 손이 다리사이에 있자 얼굴이 붉히며 얼른 사우의 손을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녀는 부끄러운 광경을 혹시 누가 보지 않았는지 걱정되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한쪽에 멀쑥하게 서있는 풍운을 발견했다. 




“푸........풍운.......너~ 이자씩~” 


“쉬~ 다른 사람들 자고 있잖아.” 




천유가 달려오며 때리려하자 풍운은 천유의 팔목을 잡았다. 




“아이~ 뭐야.” 




당령도 일어난 모양이다. 당령은 침상에서 걸터앉아 머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술이 덜 깨서 머리가 아픈 모양이다. 풍운은 천유의 팔을 놓고 나머지 사람들을 깨웠다. 




“모두 일어나요. 아침입니다.” 




남자들도 모두 일어나 식사를 했다. 넓은 회의실에 풍운일행과 조철봉을 비롯한 장강수로십팔채의 책임자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풍운일행이 밥을 먹고 있는데 조철봉이 일행을 불러 이곳 회의실로 온 것이다.




“어제 밤에 채주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네. 결론만 말하지. 자네들과 손을 잡기로 했네.”


“우리 청을 들어주셔 감사합니다.” 


“먼저 자네들이 배화교에 대해 설명해 주겠나. 우리는 배화교에 대해 잘 몰라” 




풍운이 대표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화교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군산을 공격한 배화교 놈들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대장은 배화교주의 둘째 아들인 혁린무라는 놈이고, 형오삼살이라는 놈들이 혁린무를 보좌하고 있습니다. 인원은 혈영대 일천 명과 흑풍대 일천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화교의 정보조직인 사안이라는 놈들이 뒤에서 그들을 보좌하고 있는데 사안의 정확한 인원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우리가 상대할 놈들이 2천명이 조금 넘는다는 말이네. 그들의 전력은 어떤가? 알아듣기 쉽게 현재 우리의 전력과 비교해서 설명해 주면 고맙겠군.” 


“알겠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실력으로는 그들을 당해낼 수 없습니다. 물론 이건 육지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기준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말씀이 지나치네요. 우리가 그렇게 형편없단 말씀입니까?” 




채주 하나가 발끈하며 풍운의 말을 반박했다. 




“제가 어제 여러분들과 실랑이를 벌었죠. 저는 그걸 기준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웅성.......웅성........웅성” 




어제일은 채주들도 기억하고 있다. 13명의 채주들과 수많은 무사들이 풍운과 천유 단 2명에게 형편없이 밀렸다. 잠깐의 공방이었지만 싸움이 계속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조철봉이 다시 장내를 정리했다.




“모두 조용해요. 말을 똑바로 들어요. 육지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잖아요. 우리가 언제 땅에서 싸웠습니까? 우리 장강수로십팔채에요. 물이 아니라 강에서 싸운다는 말입니다.” 


“하긴 채추님 말씀이 맞습니다. 물에서라도 우리도 자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배화교에 대한 정도는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군요.” 




풍운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어제 밤에 많은 채주들이 당장 군산으로 쳐들어가자고 했네. 자네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군산에 쳐들어가면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조철봉의 물음에 풍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현재 군산에는 혁린무가 이끄는 혈영대 1천, 흑풍대 1천이 있다. 거기에 흑룡방의 무사들이 가세했으니 지금은 수가 더 많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몇 가지 질문하겠습니다. 배화교 놈들이 군산에 처박혀 있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육지에서 놈들과 싸우면 전멸입니다. 또 한 가지........포로들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저번 군산 전투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로가 되었다고 알 고 있습니다. 배화교 놈들이 포로들을 볼모로 잡고 여러분을 협박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풍운의 질문에 채주들이 서로의 눈치만 볼뿐 누구도 대답하지 못한다. 




“배화교 놈들은 간악한 놈들입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놈들이죠. 제 생각에 그놈들은 분명히 포로들을 이용할 겁니다. 그리고 배화교가 흑룡방을 흡수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흑룡방 무사들은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수공에 능한 놈들입니다. 제 말은.......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볼 때........지금 당장 군산으로 쳐들어가긴 어렵다는 말입니다.” 




풍운의 말에 채주들의 얼굴이 심각해진다. 풍운의 말에 틀린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자네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일단 정보가 필요합니다. 군산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그것부터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정보라.........운상각.......지금 당장 군산에 대해 알아볼 수 있겠나.” 




조철봉의 부름에 운상각이 달라왔다. 




“동정십삼혼을 파견하면 가능합니다. 또는 동정호 근방의 어부들 중 아직 우리 편이 많으니 그들에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좋아! 당장 무사들을 풀어서 군산에 대해 알아봐~” 


“알겠습니다. 참~ 동정십삼혼도 준비하라고 할까요?” 


“그건 생각 좀 해보세.” 


“알겠습니다.” 




운상각이 다시 물려간다. 그는 무사들을 풀어 동정호 일대의 어부들에게 군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게 할 것이다. 




“어제 또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조금 전에 동정십삼혼이라고 하셨는데.......그들이 누굽니다.” 


“동정십삼혼은 우리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사들이네.”


“그래요.” 




풍운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배화교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죠.........조금 전에 나갔던 운당주라는 분과 동정십삼혼 중 열명의 무사를 저희들에게 붙여주세요. 저희들이 직접 군산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자네들이 직접 군산에 들어가겠다는 말인가?”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위험하지 않겠나?” 


“우릴 믿어주세요.” 




풍운의 말에 조철봉은 다른 채주들을 돌아본다. 




“다들 들었죠. 여러분은 의견은 어때요.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은 말씀하세요.” 




조철봉의 말에 채주들은 말이 없었다. 




“그럼 풍운님 말씀대로 운상각과 동정십삼혼을 군산으로 보내고 우리는 이곳에서 전투준비를 하기로 합니다. 이것으로 회의를 끝내겠습니다.” 




회의가 끝나자 조철봉이 풍운을 부른다. 모든 사람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풍운과 조철봉만 남았다. 




“자네에게 미안하군. 필요한 것이 있으며 말해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무엇이든 들어주겠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말해보게.” 


“혹시라도 이곳으로 적(敵)이 쳐들어올지 모르니.......비상시 최대한 빨리 배에 올라 전투준비를 할 수 있게 훈련해 주세요. 어제처럼 육지 쪽에서 쳐들어 와도 무조건 강으로 나가야 합니다.” 


“알겠네. 다른 부탁은 없나.” 


“없습니다. 오늘 오후에 군산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장인어른도 준비해 주세요.” 


“알았네. 운당주에게 지시하겠네.” 


“그럼 이만 물려가겠습니다.” 




풍운은 인사를 하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니 도치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군산으로 출발할 겁니다. 점심 드시고 다시 집합하세요. 해산.” 


“잠깐만........어디가세요.” 


“가긴 어딜 갑니까? 조용히 생각할 것이 있어서 그래요.” 




풍운은 풍랑채에서 가장 높은 지붕에 올라 눈을 감았다. 어제 옥선에게 무공을 가르쳐주기로 했기 때문에 머릿속에 들어있는 무공을 정리해야 한다. 옥선이 익힌 심법은 명옥풍파심공이라는 음(陰)의 성질을 가진 무공으로 육지에서보다는 물속에서 힘을 발휘하는 무공심법이다. 풍운은 명목풍마심공과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심법들을 합쳐서 새로운 심법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심법을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풍운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다시 눈을 뜬다.




“쉽지 않군. 너무 성질이 달라. 부드럽고 날카로우며.........그 속에 강맹함이 숨어 있다. 명옥풍파심공은 그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심법이야. 그럼 방법이 없단 말인가? 물에서만이 아니라 육지에서도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




풍운은 무릎에 턱을 받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누군가 지붕에 올라온 모양이다. 풍운이 뒤를 돌아보니 천유와 사우가 보인다.




“두 분이 여긴 무슨 일이죠?”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하는 거야. 우리도 좀 알자.”




천유의 말에 풍운은 빙긋 웃으며 어제 옥선과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천유는 풍운이 알려주는 명옥풍파심공의 구결을 듣고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무언가 새로운 무공을........그것도 심법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풍운........이런 거 생각해 봤어.”


“무엇을 생각해.”


“인간의 몸이 작은 우주라는 말이 있어. 우리 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세상이라는 말이지.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공은 우주질서에 따라 만들어진 거야. 즉 작은 우주인 인간과 우주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 무(武)라고 말할 수 있는 거야. 명옥풍파심공은 물의 섭리를 따라 만들어진 무공이야. 즉 인간과 물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 명목풍파심공의 구결이야. 이걸 반대로 해석해봐~ 물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바람과 인간이 하나가 되거나.........뇌우(雷雨-번개, 비)와 인간이 하나가 되는 거야.”




풍운은 천유의 설명을 듣고 무언가 번쩍하는 영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천유는 풍운이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기자 사우와 함께 풍운의 겉에 앉았다. 




“사우님은 제 말을 이해하세요.”


“대충은 이해해요.”


“대충 이해하시면 안돼요. 완벽하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가 알려드린 무공을 배울 수 있어요.”


“알고 있어요. 국선도라는 무공.......제가 알고 있는 무공들과 많이 틀려서 쉽지 않네요.”


“저는 사우님을 믿어요. 사우님은 영특한 분이잖아요.”


“당신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열심히 노력할게요.”


“고마워요.”




사우는 사우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였다. 천유........그녀는 사우에게 국선도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 사우가 익히고 있는 화령심공이나 빙백마공 그리고 마령월광도법이 천하에 적수를 찾기 힘든 희대의 무학들이지만 그 무공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사악한 마음을 극대화시킨 배화교의 무공들이다. 그러므로 대(大) 고려의 후손인 사우가 익히기는 부접함한 무공들이다. 천유는 사우를 만나고부터 그에게 국선도 무공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사우도 천유의 마음을 알고 국선도를 수련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참 생각에 잠겨 있던 풍운이 고개를 돌려보니 천유와 사우가 다정하게 앉아 있다. 풍운은 빙긋이 웃으며 지붕에서 내려왔다.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후가 되자 동정십삼혼 중 10명과 운상각이 풍운을 찾아왔다. 모든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래요.........알겠습니다. 먼저 나루터에서 기다리세요. 동료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풍운의 부름에 사우와 천유 등이 집합했다. 풍운이 사람들을 둘려보니 당령이 금막비의 겉에 있다.




“당령님.........당령님도 함께 가실 겁니까?”


“예~ 저도 갑니다.”


“군산은 배화교가 놈들이 점령한 곳이라 위험한 곳입니다. 어쩌면 죽을지도 몰라요.”


“저도 제 한 몸 지킬 능력은 돼요. 여러분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금막비님........금막비님이 결정하세요. 당령님을 데려가실 겁니까?”




풍운의 말에 금막비는 머리를 긁적거린다. 금막비는 오전에 당령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협박도 해보고, 달래보기도 했다. 하지만 당령은 죽어도 같이 가겠다는 것이다. 




“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금막비의 말에 풍운은 당령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풍운은 일행과 함께 나루터에 가보니 중형선박에 운상각과 동정심삽혼이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합시다.”




풍운일행이 배에 오르자 배는 군산을 향해 출발했다.




“아마~ 한밤중이 되어야 군산에 도착할 겁니다. 다른 분들은 선실로 들어가세요.”




풍운일행은 운상각의 안내로 선실로 들어가 보니 선실에 옥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아니 당신이 어떻게........”


“흥~ 저를 때놓고 가시려고 했어요.”




옥선이 토라진 표정으로 풍운을 째려본다. 풍운은 찔리는 것이 있어서 말을 못한다. 풍운은 군산으로 간다는 말을 옥선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니..........일부러 옥선을 피해 다녔다. 자신이 군산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옥선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옥선을 피해 다녔지만 옥선은 모든 것을 알고 미리 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사천당가를 출발한 귀왕사영이 풍랑채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다. 그들은 당령의 뒤를 추적하여 풍랑채까지 따라온 것이다. 3명의 복면인이 기다리고 있으니 한명의 복면인이 빠른 속도로 언덕을 올라왔다.




“어떻게 됐어.”


“빌어먹을........한 시진 전에 군산으로 출발했데.”


“뭐야. 군산?.........왜~ 군산으로 가신 거야.”


“자세한 것은 몰라. 하여튼 군산으로 출발한 것은 확실해. 어떻게 하지.”


“쩝~ 할 수 없지........우리도 군산으로 간다.”


“참~ 이거야 원.........군산으로 가려면 배가 필요하잖아. 배는 어디서 구하지.”


“적당한 배를 구해야지........서두르자.”




귀왕사영도 풍운일행의 뒤를 쫒아 군산으로 향했다.




<<계속>>

[19금]레드썬 사이트는 성인컨텐츠가 합법인 미주,일본,호주,유럽 등 한글 사용자들을 위한 성인 전용서비스이며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사이트는의 자료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작권,초상권에 위반되는 자료가 있다면 신고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881건 9 페이지    AD: 비아그라 최음제 쇼핑몰   | 섹파 만나러 가기   |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