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 7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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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70(낙화유수(落花流水))-8
아군이 영장평원에 도착해보니 미리 도착한 사사철기군과 은마마령군이 무너진 돌무더기를 치우고 장기의 시체를 찾고 있었다. 아군은 도치 일행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아군일행이 도착하자 소하와 벽하가 아군을 향해 달려온다. 그녀들이 보기에 아군은 몹시 지쳐 보인다.
“거기서요. 다가오지 말세요.”
벽하와 소하를 발견한 아군이 그녀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소하와 벽하는 아군의 앞에 멈추었다. 그녀들은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아군이 접근하기 조차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살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군을 초조하게 치켜보던 벽하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군랑........조금 전에 수혜님도 도착하셨어요.”
“아.........아가씨가 도착했어요. 어디 계시죠.”
벽하는 아군에게 수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군이 수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는 것을 벽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군은 수혜가 도착했다는 말에 다시 한번 분노와 살기를 억누른다. 아군에게 풍기던 살기가 수그러든다. 아군에게 수혜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일까? 벽하는 아군의 변화를 보며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마차에 계세요. 지금 보시겠어요.”
“예~ 안내해 주세요.”
소하와 벽하는 아군과 함께 마차로 이동했다. 한편 도치 일행은 오당오향의 당주들과 향주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들이 잡아온 사람은 단목신검과 목정신니를 비롯한 6명 이었다. 도치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두덜거린다.
“잠마동주를 생포하지 못한 것이 아쉽군.”
“잠마동주는 증폭마환단(增幅魔煥丹) 복용했어요. 그 약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몸의 잠재능력이 격발되어 잠깐 동안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만 끝내는 자신도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생포하려면 약을 처먹기 전에 잡았어야 한다는 말이군. 일사님이 또 실수한 건가?”
“일사님도 삼공자가 증폭마환단을 물고 있는지 몰랐으니 일사님의 실수라고 하긴 힘들죠. 그래도 이놈들이라도 잡아왔으니 배화교의 음모를 밝히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쩝~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잠마동주 놈을 죽었다는 것에 만족하고..........어디 놈들이나 깨워볼까?”
금막비는 자신이 잡아온 일양존자와 영결계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혈도가 풀린 영결계와 일양존자가 살며시 일어난다.
“네놈은 누구지..........누군데 일양존자의 껍질을 쓰고 있는 거냐.........일양존자은 내 손에 죽었어.”
일양존자라 불린 놈은 벌벌 떨더니 어금니에 물고 있던 독단을 깨물어버린다. 십이사들이 자신을 편히 죽이진 않을 것이다. 일양존자는 차라리 고통 없이 죽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크~~ 크으윽~”
일양존자는 자신의 목을 잡고 바닥을 뒹굴더니 얼굴근육이 꿈틀거리며 팔다리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 새끼가 어떻게 된 거야.”
금막비는 녹아내리는 놈을 붙잡으려 했다. 마수가 금막비의 손을 잡는다. 지금 놈을 만지면 금막비까지 독에 중독 될 수 있다. 바로 그때 공포에 떨고 있던 영결개도 바닥에 쓰려지며 신음한다. 놈도 독단을 깨문 것이다.
“크으으윽~”
영걸개의 몸도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지독한 새끼들........이놈도 독단을 깨물었습니다..........나머지 놈들도 조사해 봐야겠어요.”
마수는 목정신니와 단목신검 등 나머지 놈들의 입을 벌려서 어금니에 있던 독단을 빼냈다.
“놈들은 모두 독단을 물고 있었어요. 안되겠네요. 나머지도 조사해 봐야겠어요.”
마수는 혹시나 하는 심정에 나머지 놈들의 몸을 뒤쳐서 무기가 될만한 것은 모두 제거했다.
“저기..........저기요.”
은마마령대 무사 하나가 도치일행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죠.”
“저쪽에 시체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아주 깊숙이 파묻혀 있던 시체까지 모두 파냈으니 확인 좀 부탁합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놈들을 취조해 주세요. 놈들에게 배화교의 간세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세요.”
마수는 무사를 따라나섰다. 장기의 시체를 찾기 위해서다. 마수가 무사가 안내한 곳으로 가보니 시체들이 즐비하다. 그나마 겨울이라 시체들의 부패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역겨울 정도는 아니다.
“저희들 때문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무림맹 놈들이 어느 정도 파냈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한번 살펴보세요. 혹시 여기에 없으면 더 깊은 곳까지 파야죠.”
마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체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참을 살펴보던 마수는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코뼈가 내려앉은 장기의 시체를 발견했다.
“허..........형님.........장기 형님.”
마수는 장기의 시체로 다가가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참는다.
“이분이 찾으시던 분입니까?”
“예~ 맞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럼 수색을 끝내야겠군요.”
“저기........쓸만한 관하나 구해줄 수 있습니까?”
“은마마령대에 염하는 놈이 있습니다. 놈에게 부탁해서 관도 만들고 시체가 부패하지 않도록 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관만 하나 구해주세요. 염은 저희들이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나무를 베어 당장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마수는 장기의 시체를 안고 일행에게 돌아왔다. 도치와 나머지 일행은 장기의 시체를 보고 눈시울을 적신다.
“곽지향님.........가지고 계신 약 중에서 시체가 부패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약이 있나요.”
“그런 약을 가지고 다니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 구할 수는 있죠. 금막비님이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떻게 하려고............”
“독으로 시체의 부패를 막는 방법이 있어요........근처를 돌아보면 독이 될만한 것들이 있을 겁니다.”
“쩝~ 알았어요.”
곽지향과 금막비는 독(毒)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마수는 다른 일행들과 단목신검과 목정신니들을 추궁하여 배화교가 각 문파에 심어놓은 첩자들의 명단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단목신검과 목정신니 등이 알고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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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은 마차로 들어갔다. 마차 안에는 궁아라와 함께 수혜가 누워있었다.
“아가씨도 아직 가사상태에서 일어나지 못한 겁니까?”
“죄송해요. 제 능력으로는 두 분을 치료할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다독마의님께 모시고 가야 될 것 같습니다.”
“휴~............”
아군은 한숨을 쉬고 수혜에게 다가가 그녀의 뺨을 만져보았다. 수혜의 뺨은 창백하고 무척이나 차갑다.
“윽~~~................저기...........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헉~ 헉~ 헉~”
“군랑..........벽하에게 들었어요. 수라기를 사용하면 마성이 폭발하고........마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여자가..........그러니까?”
소하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부끄러운 모양이다. 아군은 억누르고 있는 마성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한다. 마성이 폭발하면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소하도 아군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일(?)을 벌일 수는 없다.
“군랑.........참기 힘드시죠.........이걸 드세요. 그럼 편히 잠들 수 있을 겁니다.”
아군이 소하가 내미는 것을 보니 하얀 환(丸)이었다.
“나는 아........약이..........통하지 않아........으~.”
“이건 약이 아닙니다. 취정(取酊)이라고 하는 겁니다. 절 믿으세요.”
아군은 소하를 보았다. 소하는 부드러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군은 숨을 들이마시고 소하가 내미는 취정을 먹었다. 취정이 배속으로 들어가자 몸이 뜨거워지며 머리가 어지럽다. 한순간에 술기운이 전신(傳信)에 펴지며 졸음이 밀려온다. 아군은 그대로 쓰려져 버렸다. 만독불침의 아군이라도 술의 핵(核)인 취정은 통하는 모양이다. 취정이 독(毒)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하와 벽하는 긴장이 풀려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이틀 정도는 깨어나지 못하실 거야. 우린 그동안 사사비연대와 은마마령군을 돌려보내고 천상루로 출발하자. 이곳에서 개봉까지는 이삼일 정도 걸리니 그전에 마땅한 장소를 알아보자.”
“알았어........그럼 내가 먼저 은마마령대를 돌려보내고 올게.”
“아니야. 같이 가자.......시간이 촉발해. 빨리 이곳을 떠나야지.”
벽하와 소하는 밖으로 나와 마도사령과 천명염라을 불렸다. 마도사령과 천명염라이 그녀들에게 달려온다.
“장기님의 시체를 찾는 작업은 마무리 되었죠.”
“예~ 모두 끝났습니다.”
“그럼 천명염라님은 은마마령대를 이끌고 본련으로 철수하도록 하세요.”
“예? 공자님은 같이 안가는 겁니까?”
“저는 소하소저와 해야 할일이 있어요..........아버님께는 천명염라님이 잘 말씀해 주세요.”
“그건 안 됩니다. 저희들은 공자님을 모셔가기 위해 왔습니다.”
“소하소저와 함께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사사철기군도 있고, 십이사 분들도 계시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건 명령입니다.”
“휴~ 알겠습니다.”
천명염라는 어쩔 수없다는 표정으로 물러나 은마마령군을 소집했다.
“마도사령님도 사사비연대를 이끌고 본교로 철수하세요.”
“소공녀도 십이사 분들과 함께 가시는 겁니까?”
“예~........사사철기군이 보호하고 있으니 아버님께 제 신변에 대해서는 걱정하시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조금 전에 십이사 분들에게 배화교 간세들을 인계 받았습니다. 그놈들을 끌고 가서 배화화교의 음모를 밝힐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예! 그렇게 해주세요...........그리고 돌아가실 때 조심하세요. 백도 놈들이 우릴 노리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알겠습니다. 소공녀들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천명염라는 은마마령대를 이끌고 천마마련으로 철수하고 마도사령은 사사비연대를 이끌고 사사천교 철수했다. 영장평원에 남은 아군일행과 사사철기군은 천상루가 있는 낙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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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염라는 영장평원을 벗어나자 은마마령대의 부대장인 오수를 불렸다.
“부르셨습니까?”
“너는 은마마령대 중에서 가장 실력을 뛰어난 이십 명을 선발해서 소공자님을 따라가도록 해라.”
“암중(暗中)에서 소공자님을 보호하라는 말씀입니까?”
“사사철기군이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불안해. 소공자가 십이사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백도 놈들이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본련에 연락을 취할 것이니 본련에서도 공자님을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때까지 너희들은 암중에서 공자님을 보호해야 한다.”
“존명..........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오수는 은마마령대에서 가장 뛰어난 이십 명을 골라 초벽하의 뒤를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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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이 발칵 뒤집혔다. 무림맹이 십이사들에 의해 초토화 되었다는 것이다. 무림맹이 초토화 되었다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림전역으로 펴져 나갔다.
‘십이사들에 의해 무림맹의 삼천무사가 전멸(全滅) 당했다.’
‘천마마련과 사사천교가 십이사들과 함께 무림맹을 초토화시켰다.’
‘십이사들은 인간이 아니라 악마(惡魔)다.’
‘십이사들은 천마마련과 사사천교 등 흑도 무림이 키워낸 악마들이다.’
무림인들은 두 명만 모여도 십이사들에 대한 이야기로 열을 올렸고 십이사들은 무림인들의 뇌리에 공포의 존재들로 각인(刻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림인들은 십이사들을 여덟 마리 늑대와 네 마리 여우라는 뜻으로 사호팔랑(四狐八狼)라 부르기 시작했다.
일사.......마수마랑.......일사가 주로 장법과 권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이사.......비검옥랑.......이사가 주로 유엽비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삼사.......마검요호.......삼사가 주로 검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사사.......혈부광랑.......사사가 주로 부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오사.......광도묵랑.......오사가 주로 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육사.......천수독랑.......육사가 주로 암기와 독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칠사.......혈지화호.......칠사는 특별한 무기보다는 그 손속이 잔인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팔사.......한혈빙랑.......팔사가 주로 빙공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구사.......혈수독호.......구사가 주로 독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십사.......화무폭랑.......십사가 주로 화탄을 상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십일사.......혈인편호.......십일사가 주로 편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십이사.......귀산선랑........십이사가 주로 부체를 상용하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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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루에 있는 다정화와 해어화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고 탁자위에는 중원각지에서 올라온 서찰들이 쌓여 있었다. 탁자에 쌓인 서찰들은 중원전역에 펴져있는 천상루의 정보원들이 보내온 서찰들이다.
“정보를 종합해 보면 무림맹과 십이사사이에 벌어졌던 전투는 무림맹이 초토화되고 십이사 중 세 명의 사상자(死傷者)를 내며 끝났다고 봐야겠지.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고 시작일 뿐이야. 이번사건에 천마마련과 사사천교가 개입했기 때문에 무림은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거야.........배화교의 혼천지계가 멋지게 성공한 거지.”
“아직 속단하기는 일러..........이번 음모의 핵심인 삼공자와 반각대사 등은 죽었지만 나머지는 생포되어 사사천교로 향하고 있어........특히나 무림맹의 군사였던 마양은 배화교의 음모를 밝혀줄 중요한 증인이야. 사사천교가 그들을 이용해서 배화교의 음모를 밝혀내고 백도를 설득한다면 혼천지계는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어. 아니지.......중원 무림이 한데 뭉쳐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
“그건 쉽지 않을 거야.........흑도와 백도 사이에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백도 무림인들이 흑도 무림인들의 말을 믿어주지도 않겠지만 흑도 무림인들도 백도와 다시 손잡은 짓은 안할 거야. 한번 당한 경험이 있잖아. 흑백양도가 한대 뭉치다.........글쎄........나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어. 배화교는 흑백도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야. 더구나 그들이 단순히 배화교뿐만 아니라 우리 북해빙궁, 포달랍궁, 흑독애까지 연합한 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문제가 틀려지지. 흑백도 모두 혼자들만의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세력이야..........공동의 적(敵)..........그것도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없는 적(敵)..........서로 속마음을 틀려도 충분히 손을 잡을 수 있어.”
“모르지.......현재 연합군의 중심은 배화교야.......그들에게 무슨 방법이 있겠지. 우리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잖아. 참~ 삼공자는 정말 죽은 거야. 삼공자가 일사에게 당할 만큼 호락호락한 놈은 아니잖아.”
“보고에 의하면 삼공자는 최후에 증폭마환단까지 먹고 일사와 대결했고 두 눈이 뽑히고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죽었다고 했어........하지만 문제는........삼공자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거야. 증폭마환단을 먹는 자의 최후는 폭사(爆死)야. 그런데 누구도 삼공자가 폭사한걸 보았다는 사람이 없어. 놈은 죽지 않았을 거야.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가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았겠지.”
“그럼 놈이 살아서 도망쳤다는 거야.”
“삼공자는 여우처럼 중원각지에 여러 개의 구멍을 파놓고 있었어. 목적은 마안신공을 익히기 위해서였지. 그곳에서 참 많은 여자들이 희생되었을 거야. 우리 여자 입장에서는 죽일 놈이지........하여튼 그런 곳이 중원 전역에 몇 군데 있어. 삼공자 놈은 그중 한곳으로 도망쳤을 거야.”
“해어화도 그곳에 어딘지 몰라.”
“나도 몰라.......내게도 비밀로 하더군.”
“음~~~ 삼공자가 살아있다........그것도 변수가 될 수 있겠네.”
“놈이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눈깔이 뽑혀 마안마공은 깨쳤고, 증폭마환단의 영향으로 패인이 됐어. 목숨이나 보전하며 배화교에 돌아가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럼 삼공자는 끝났다는 말이네........이제 배화교에서는 누가 나설려나........일공자나 교주가 직접 나설려나.”
“일공자는 권력욕이 없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교주가 직접 나서지는 않을 거야. 내 생각에는 이공자인 혁린무가 나설 거야.”
“혁린무라..........이공자는 삼공자와 좀 틀리지”
“삼공자가 귀계와 암계에 능하다면............이공자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사람이야.”
다정화와 해어화가 한참 회의를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한명의 아름다운 여인이 들어온다. 천상루의 일급기녀 중의 한명인 낙수화(樂修花)라 불리는 여인이다. 그녀도 다정화나 해어화처럼 북해빙궁에서 파견된 여인이다.
“무슨 일이야.”
“방금 급전(急傳)이 왔습니다. 십이사와 사사철기군이 낙양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그리고 저기........저기......”
“답답하네. 빨리 이야기해. 또 뭐~~”
“...........죽(竹)님이 중상을 당하셨다는 보고입니다. 세 명의 사상자 중 한명이 죽님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뭐야. 죽(竹)이 중상이라고........상태가 어때........설마 위독한 것은 아니겠지.”
“사사철기군의 경비가 삼엄해서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소문에 들리고 확인되지 않던 세 명의 사상자에 대해서는 확인했습니다. 팔사인 장기는 사망........삼사인 벽궁수혜와 죽님은 중상이라고 합니다.”
중원전역에 거미줄 같은 정보망을 가진 천상루도 십이사 중에 세 명의 사상자(死傷者)가 있다는 소문만 들었지 사상자의 정확한 신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십이사는 영장평원의 혈투가 시작되기 전에 배화교의 시안뿐만 아니라 개방과 천상루의 감시자들을 까지 제거했다. 영장평원 전투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던 시안은 전투가 시작되자 다시 사람을 보내 정보를 수집했지만 천상루에서는 어차피 궁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감시를 포기하고 그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전투가 시작된 후 궁아라와의 연락이 끊어졌고, 이를 답답하게 여긴 천상루에서 뒤늦게 사람을 파견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다. 그들은 전투에서 살아남은 무림맹 무사들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지만 자세한 정보는 입수하지 못하고 계략적인 정보만을 입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영장평원을 출발한 십이사와 사사철기군이 낙양으로 오는 도중 객점에 투숙하게 되면서 천상루의 정보망에 걸려든 것이다.
“죽(竹)은 중상이고..........십이사들이 낙양으로 향하고 있다..........다정화! 그들이 낙양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우리 쪽으로 오고 있다는 느낌이야.”
“뭐~ 십이사가 왜 우리에게 온단 말이야.”
“죽과 삼사의 부상이 심각할 거야. 죽(竹)의 부상이 심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겠어. 일사는 우리와 죽의 관계를 알고 있고 우리가 다독마의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죽과 삼사의 부상이 심해서 위독한 상태라면 당연히 다독마의를 찾겠지.”
“휴~ 답답하군........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가 직접 십이사를 찾아가봐야겠어.”
“위협해. 십이사는 무림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 잘못하면 우리들의 정체가 탈로날수도 있단 말이야.”
“그들이 천상루로 쳐들어오는 것은 더욱 위협해. 차라리 우리가 그들을 찾아가는 것이 더 안전할 거야.”
“음~ 하긴 그 말도 일리가 있다. 그래도 너는 안돼. 너는 삼공자와의 일 때문에 시안에서 주목하고 있잖아. 내가 갈게. 너는 다독마의의 행방에 대해 알아봐~”
“알았어. 네가 간다면 안심이지.”
“너는 다독마의의 행방을 알아보는 한편 본궁에 지금까지의 일의 상세하게 보고해.”
“알았어. 너도 조심해. 참~ 하루에 한번씩 연락해라.”
다정화가 아군일행을 만나기 위해 천상루에서 출발하고 해어화는 다독마의의 행방을 알아보는 한편 지금까지의 일을 북해빙궁에 보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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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과 멀지 않은 오태라는 곳에 있는 한적한 장원이다. 이곳에 두 눈이 뽑히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혁린영이 있었다. 혁린영의 주위에는 혁린영의 심복들이 혁린영을 치료하고 있었다. 혁린영은 증폭마환단을 먹고도 폭사하지 않았던 것이다.
“헉~ 헉~ 여자.........여자를 데려와~ 어서.”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빨리 데려오란 말이야.”
“예~ 지금 데려왔습니다.”
혁린영이 있는 곳은 장원에 있는 지하석실이었다. 이곳 석실은 그동안 혁린영이 마안마공을 익히기 위해 채음보양(採陰補陽)을 했던 곳이다. 석실의 문이 열리며 우악스럽게 생긴 사내들이 보기에도 나이어린 소녀들의 양팔을 뒤로 묶고, 눈과 입을 가린 상태로 석실로 끌고 들어왔다. 그런데 그녀들의 하의는 모두 벗겨져 뽀송뽀송한 솜털까지 모두 드려나 있었다.
“빨리 시작해........빨리.”
혁린영의 말에 사내들이 혁린영의 옷을 벗기고 두 명이 소녀를 잡아 양쪽 다리를 벌리고 혁린영의 가랑이 사이에 올렸다. 소녀는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기 때문에 소리도 지르고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혁린영의 자지를 소녀의 연약한 살로 자극하니 자지가 커지기 시작한다. 사내들은 발기한 혁린영의 자지를 소녀의 연약한 보지에 맞추고 소녀를 밑으로 내린다.
“아아악~”
재갈이 물려진 소녀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진다. 혁린영은 자지가 소녀의 여린 보지 살을 가르며 안으로 들어가자 처녀막이 터지며 자지가 붉게 변해간다. 혁린영은 무슨 힘이 난 건진 몸을 일으켜 소녀을 눕힌 다음 자신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퍽.......퍽.......뿌직........뿌직.......푹.........푹~”
“악.........악...........아아악~”
소녀의 입에서 계속해서 비명이 터진다. 혁린영은 체 여물지도 않은 여인의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무르며 좆질을 계속했다.
“헉~ 헉~ 이~이~ 익~”
혁린영이 어느 정도 흥분한 모양이다. 소녀의 모습이 변해간다. 검은 머리가 서서히 하얀 색으로 변하고 매끄럽고 탈력이 넘치던 피부가 본래의 색을 읽어버리고 주름살이 잡혀간다. 혁린영이 채음보약술로 소녀의 진기를 빨아들인 것이다.
“아아..........아음~”
삽시간에 늙어버린 소녀의 고개를 떨어진다. 혁린영은 소녀에게 일어났다.
“다음........다음 년도 데려와~”
사내들은 죽은 소녀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또 다른 소녀를 침상에 눕히고 소녀의 다리를 강제로 벌렸다. 혁린영은 소녀의 위로 올라가더니 자지를 소녀의 보지에 맞춘다. 소녀의 이제 막 솜털이 자라 여리고 여린 보지를 가지고 있었다.
“푹~~~”
“아아아아악~”
소녀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터진다. 혁린영은 소녀의 다듬거리는 손길로 소녀의 머리까락을 잡고 허리를 움직인다.
“푹~ 푹~~ 푹~~.......뿌직~~ 뿌직~~.....푹~ 푹~”
“아.....아.........악.........악............아아악~”
소녀의 보지가 붉게 물어버리고 소녀가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다.
“헉~~ 헉~~........으........윽~”
혁린영이 부르르 떨며 소녀에게서 일어난다. 소녀는 진기를 모두 빼앗기가 죽었다.
“준비해라..........배화교로 돌아간다.”
혁린영이 어느 정도 진기를 회복한 모양이다. 그가 증폭마환단을 먹고도 폭사하지 않았던 것은 그동안 꾸준한 채음보양으로 몸속에 쌓인 순음지기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비록 목숨은 건졌지만 몸이 회복불능으로 망가졌다. 내공은 고갈되고 십이경락은 가닥가닥 끊어졌다. 아마 다시는 무공을 익히지 못할 것이다.
“빠드득~ 일사 이놈.........내 반듯이 돌아와 네놈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말리라........영혼을 팔아서라도 날 이렇게 만든 네놈을 용서치 않으리........”
혁린영은 아군을 저주하며 배화교로 돌아갔다. 혁린영.......그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아군에게 복수할 것인가?
<<계속>>
파트2예고) 70부를 마지막으로 하나의 파트가 일단락되었습니다. 제가 구상했던 4개의 파트 중에서 하나의 파트가 일단락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천상의 향기는 파트2로 넘어갑니다. 파트2에서는 아군과 운명적으로 맺어진 여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흑도와 백도 그리고 아군일행과 배화교연합군이 어지럽게 엉키며 이야기가 진행될 겁니다.
부제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낙화유수’는 1파트와 2파트를 연결하는 부제입니다.
또한 2파트에는 흑백양도의 후기지수들도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아군일행과 흑백양도의 후기지수들이 펼치는 사랑과 우정.......그리고 통쾌한 전투..........파트2에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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