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천 - 27부 > 무협/SF

내가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거의 육안으로 따라 잡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키라라는 사내가 보여준 슬픔과 자유에 대한 욕망은 그 사내를 죽이기보다 내편으로 끌어들이길 원하고 있었다.

일본의 한 지역을 움켜쥐고 있는 패자라기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장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내공으로만 상대를 하며 전음을 날렸다.

‘만약 네가 나의 공격을 십합만 제대로 받는다면 이대로 물러나겠다. 대신 그 사이에 무너지면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게 넘겨라.’

순간 그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헛. 방금 네가 한 말이냐.”

‘멍청하긴. 그렇게 떠들어서 좋을건 없을텐데. 난 네가 원하는 자유를 주겠다. 대신 너의 능력을 내가 쓸 수 있도록 해 주겠나?’

그는 느꼈을 것이다.

자신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전설에서나 아니 무협에서나 가능하다고 하는 전음을 보였으니 당연할지도.

“자 그럼 한번 싸워볼까?”

나의 움직임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키라의 전방으로 달려들었고 아키라는 흠칫하면서도 내 일권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 일권에 몸이 날아올랐고 연속적으로 쳐내는 나의 주먹에 왼팔이 부러지고 이어 오른팔도 부러졌다.

이왕 내 사람을 만들거 다치게 할건 뭐 있냐고 하겠지만 내 힘을 확실히 보이는 것이 그의 마음을 그리고 그의 부하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기에 내공을 약간 더 끌어올렸다.

다시금 몸을 움직이려 하자 그는 무릎을 꿇었다.

“졌다.”

양쪽은 엄청난 대결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건만 겨우 몇 번의 움직임으로 싸움이 끝나자 허탈한 듯이 우리를 쳐다보았다.

너무도 싱겁게 아키라가 무너졌고 그런 그를 다정하게 일으키는 내 모습에 긴장이 풀려 멍청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내게 네 몸을 의탁해라. 더 이상의 피를 바라지 않는다면...”

“후후. 정말 대단한 능력이군. 하지만 그런다고 내가 그럴순 없지.”

“이자식. 정말 끝까지 가자는 거냐?”

“네놈은 말하는 싸가지가 틀렸어.”

“뭐라?”

“이럴 땐 ‘내 한팔이 되어주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말을 해야지.”

“하하하. 그래 내 한팔이 되어 주겠나?”

“물론. 네가 벌인 일을 보면서 이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벌이라. 우리 식구들에게 최소의 피해만 입히려고 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네게 모든 것을 맡긴다.”

그는 내 손을 뿌리치고 다시 무릎을 꿇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큐슈의 큰 별이 내 손에 들어왔다.

내가 엄청난 만행을 저지를 수도 있었지만 그런 내 맘을 알아챘는지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니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의 특성상 모두가 죽을 때까지 내게 대항 했을테니.

난 아키라의 손을 잡아주며 내력으로 그의 뼈를 붙여 주었다.

엄청난 고통이 따를텐데 그저 이를 악무는 정도에서 그치고 고통을 참아냈다.

“대단한걸. 그래도 뼈가 붙었으니 활동하는덴 지장 없을거야. 당분간은 힘쓰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허억... 어떻게 이럴수가...”

신기한듯이 팔을 움직여보는게 꼭 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능력중의 하나지. 그럼 뒷 정리는 부탁한다. 모든건 그대로지만 네가 내게 복속 된것만 주지하면 되겠군.”

그는 말없이 고개만 숙였다.

종찬을 웃는 얼굴로 아키라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앞으로 식구로 지내야 할테니 얼굴 정도는 알아두는게 좋겠지.

일본의 4개 섬 중에 하나를 이제야 확실히 잡았다.

힘으로 밀고 나가는 거야 상관이 없지만 내가 학살자가 아닌 이상 이정도가 좋다.

제갈승에게 연락을 넣고 다음 일을 지시했다.

앞으로도 3개가 남았으니 바쁠것이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첫발을 디뎠으니 순조롭게 진행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본은 지금 나의 행보로 발칵 뒤집혔다.

조센징이 자신들의 영토로 넘어온 것도 모자라 큐슈를 잡았으니 당연하겠지.

나머지 지역의 대표들이 긴장을 하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뭉친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이들의 역사를 보면 뭉친다는 것은 어림도 없겠지.

특히 야쿠자는 자신들의 개성이 강해서 죽더라도 끝까지 하려고 할뿐 힘을 합쳐서 대항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런 점이 내겐 이득이지.

한번에 들이닥치는 방법도 좋지만 천천히 몰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조직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전여옥이 이끄는 조직은 그들의 자금원을 점점 잠식하고 있으니 조직간의 전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자금원이 있어야 활발한 활동이 가능하다.

인간인 이상 먹고 자고 입어야 하기에 조그만 자금원이라도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 나중엔 후회할 일이 생길테고 그건 바로 싸우지 않고도 그 조직을 흡수할 계기가 되는 것이다.

큐슈를 잡았다고 성급하게 나서지 않는 것은 그들의 힘을 조금 빼기 위해서다.

아마도 3달 정도면 본토인 혼슈에 작은 바람이 불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밑작업을 위해 나와 부하들은 시코쿠와 홋카이도를 향해 치고 나가려한다.

“하아.. 하아.. 좀 더... 주인님... 좀 더...”

“후우... 후우.. 조임이 대단한걸...”

지금 정아와 혜선을 번갈아 가며 열심히 찔러대고 있다.

다음 전투가 오기 전에 할 일이 없어 그녀들과 이렇게 질펀한 정사를 즐기는 중이다.

혜선과 정아는 나란히 누워서 내가 주는 쾌락에 몸을 떨고 있었다.

혜선에게 삽입을 하는 동안엔 정아의 동굴을 손가락으로 탐하고 정아를 안을땐 혜선의 동굴을 애무하는 식으로 즐기고 있었다.

그녀들은 내가 삽입을 시작하면 옮겨가지 못하게 최대한 조임을 가하여 나의 사정을 유도했다.

하지만 나의 정력은 이미 그런 경지는 초월했기에 충분히 그녀들을 만족 시키고 있었다.

“아아... 깊어... 더 깊게 해줘요...”

“헉헉... 정아도 많이 밝히게... 변했군...”

“그건... 당신이... 아흑...”

이미 정아는 한계치에 달했는지 눈동자를 뒤집으며 까무라쳤다.

인간이기에 나의 정력을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을까?

잠시 그녀를 쉬게 하고 혜선의 몸을 탐했다.

아무래도 혜선은 사람이 아니기에 나와의 관계에서도 잘 견디고 있었다.

“주인님... 좀 더...”

“으흑... 역시... 혜선이....보지 대단해..”

“주인님도... 아학...”

난 좀더 속도를 올려 펌프질에 몰입했다.

이제 사정의 시간이 왔기에 최대한 빠르게 허리를 놀렸고 사정의 순간 자지를 빼내어 혜선의 입으로 가져갔다.

혜선은 내 자지에서 뻗어나오는 정액을 받아 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쩝쩝... 흐르륵...”

난 돌아 누으며 혜선과 정아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며 잠을 청했다.

간만에 뿌듯한 피로가 밀려오며 눈이 스르르 감겼다.

혜선은 나의 자지를 깨끗이 한 다음 내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 역시 씬이 단순하네요.

3달의 시간은 많은 변화를 주었다.

우선 조직의 개편이 많이 이루어졌다.

국내에 상주하는 조직은 모두 2만에 가까웠고 나머지 자잘한 인원까지 합하면 5~6만은 된다고 한다.

게다가 타국에서 진입을 하려는 조직이 있을시엔 모두 그들을 추방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예전의 양아치 같이 행동하는 놈들도 잠재우고 있어 경찰보다 치안을 더 잘 이루고 있었다.

뭐 국가에서 상을 줘도 될 정도이니 더 할 말은 없겠지.

그리고 일본엔 총 3만의 인원이 들어왔다.

태수가 2만을 데리고 왔고 큐슈에서 능력되는 놈들만 추려서 고르니 1만이 모였다.

제갈승은 아예 요트에 있으며 모두를 지휘했는데 태수의 2만을 홋카이도로 보내고 그곳을 장악하기 위한 전술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큐슈에 있는 1만의 인원을 이용하여 시코쿠를 치도록 했다.

아마도 어렵지 않게 성공하겠지만 만약을 위해 특공조를 다시 추렸다.

큐슈 각 지역의 인물들은 일단 두고 나와 친위대를 일조로 하고 미야자키와 그의 수하, 아키라의 친위대를 이조로 해서 양동 작전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큐슈가 내 손에 넘어오긴 했지만 너무 빨리 일을 벌이면 엉뚱한 놈이 나올지 몰라 일단은 최측근만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제갈승은 나의 능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시코쿠의 진입은 내가 하도록 했다.

“야. 너 또 날 이용하냐?”

“아무래도 주군이 아니면 힘들듯 해서요.”

“종찬이가 알면 널 죽이려 할텐데... 괜찮겠냐?”

“그야 주군이 알아서 하셔야죠... 헤헤.”

“어째 갈수록 얍삽해 지는거 같다.”

“아무래도 주군과 있다보니.”

“그말은 무슨 뜻이냐.”

“도무지 사람 같지 않는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보고 싶어서... 헛.”

“아하. 그럼 날 시험용으로 쓰고 있다는 말이군...”

제갈승은 헛바람을 삼키며 최대한 웃는 얼굴로 말을 이어간다.

“헤헤.. 설마 제가 주군을.... 오햅니다. 헤헤”

“오해라... 믿어도 될까?”

“헤헤 믿으세요. 제가 어찌 주군을.... 헤헤.”

눈알 굴리는거 보니 또 다른 생각을 하는가 보다.

“됐다. 그냥 해본 말이야. 그래 어떻게 하면 되냐.”

“일단... 그냥 들어가십시오.”

이자식이 날 죽이려고 작정을 했나...

“뭐라고?”

“그냥 들어가시라구요.”

“그냥 가서... 죽으라고?”

“하하. 설마...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녀석이 이정도로 말하면 뭔가 꽁수가 있다는 말인데.

“그냥 가도 되겠냐?”

“물론이죠.”

“뭐 준비해 둔게 있나보지?”

“아뇨.”

“흠. 없다. 없다고?”

난 섭물공으로 제갈승의 멱살을 잡으며 주먹을 거머쥐었다.

“이자식이 정말...”

“잠깐.”

“뭐?”

“주군. 켁켁.. 이거 좀...”

일단은 놓아주었다.

“밤에 배타고 가는데 준비할게 뭐 있어요...켁켁...”

쩝.

정말 할 말이 없구만.

지금 타고 있는 배가 잠수함의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깜박했다.

자식이 진작에 말을 해주지.

하지만 또 일선에 나서는걸 종찬이 반길지 모르겠다.

아마도 미리 말하면 군사를 죽이니 어쩌니 할테니...

전여옥은 우리가 시코쿠와 홋카이도를 치려고 준비하는 동안 혼슈에서 대대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물론 정상적인 사업이었고 그것은 지하 경제도 약간은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무릇 사채를 안쓰는 사업체는 잘 없다.

어디든 돈이 꼬이기 마련이고 설혹 꼬이지 않는다고 해도 남이 잘되는건 못보는 성질이라 굳이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눈에 띠었다.

혼슈의 중심이랄 수 있는 도쿄에는 큰 기업들은 대부분 있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야마구찌조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기업이 상당수 있었고 그들에 대한 불만이 많은 기업도 많았다.

헐값에 주식을 양도하게 한다는 식으로 빌려준 돈을 갚게 했고 굳이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그들을 조종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지하의 자금으로 경제를 잠식하려는 발상을 좋은 것이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도 심심찮게 들어나고 있었다.

예를들면 기업의 총수들을 이용하여 정계로의 진출을 꿈꾸는 것도 있고 자신의 조직원들을 일반 기업체의 사무원으로 등록시켜 법의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인 육성에 따른 법률로 인하여 이들의 횡포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그 선이 어디까지 인지 몰라 함부로 손댈수 없을 지경이었다.

일게 폭력조직이 국가의 대사를 논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내가 비록 전국을 통일했어도 국가에 이바지 하는 일을 했지 권력을 얻으려고 덤비진 않는데 반해 이들은 마치 전국시대처럼 한자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역시 쪽바리는 어쩔 수 없는 족속인가.

전여옥은 그런 기업을 찾아내어 그들의 자금을 조금씩 대어 주며 기업주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었다.

일단은 분리를 시켜야 나중에 인수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밤거리에 널려있는 상점도 조금씩 인수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야마구찌조에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잠식해 들어가다 보면 도쿄 외곽은 그녀의 손에 떨어질 것이다.

오행의 전 인원을 그녀에게 붙여 두었으니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만 항상 조심하란 말을 전해 주고 언제라도 몸을 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

시코쿠로 들어가는 배안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었다.

아마도 광현이 없었다면 군사는 종찬의 손에 죽지 않았을까?

내가 군사를 보호하라고 광현을 붙여둔게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이미 배는 시코쿠의 작은 어촌에 정박을 했고 나와 광현을 비롯한 친위대는 마을로 스며들었다.

마침 그믐이라 누구도 우리의 잠입을 눈치채진 못했다.

이제 시코쿠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홋카이도로 출발한 태수의 일행도 오타루조를 잡기 위해 작은 항구를 박살내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2차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