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가풍운(唐家風雲) 무삭제판 - 2부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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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cc11k님과 아울맨님이 공저한 "당가풍운"을 작가님들의 허락을 맡아 내용을 새로이 추가하고 수정한 버전입니다.
16장 밝아오는 黎明
황산에 새로 세워진 당가의 거점.
그곳에 자리한 수십 채의 전각들은 칠흑 같은 암흑과 적막에 휩싸여있었다. 그 중 외딴 곳에 아담한 크기의 전각 한 채가 자리잡고 있었다.
겉과 다르게 내부의 모습은 화려하고 아늑했는데 당가의 가모인 구숙정이 임시로 쓰고 있는 여러 개의 침실들 중 하나였다.
침실 안에는 구숙정과 그녀의 아들 당종이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배가 불룩하게 솟아난 구숙정의 옆에는 찻주전자와 찻잔이 작은 탁자 위에 올려져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다리를 꼬고 농염한 자세로 앉아 있는 구숙정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종남파의 주력이 집결해있는 곳을 공격한다고 하는구나. 더군다나...이번에는 니 에비가 직접 나서서 싸운다는데...호호호!"
구숙정의 요염한 웃음소리는 색기로 가득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우리 당가가 승리를?"
당종은 흥분에 찬 얼굴로 모친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가의 소가주로서 이번 분쟁에서 당가가 종남파를 상대로 찬란한 승전을 거둔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구숙정은 짐짓 쌀쌀한 태도로 아들을 쳐다보았고 당종은 얼른 입을 다물고 조용하게 고개를 숙였다.
"흥, 아직은 아니다. 종남파의 힘은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란다. 우리 당가처럼 그들도...숨겨진 저력이 있지. 예를 들면 종남삼성처럼..."
"그...그렇군요."
당종은 그저 바보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종아야..."
구숙정의 목소리가 잔인한 웃음을 품고 있었다.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될 거란 것은 분명하단다. 아마 양쪽 모두 큰 피해를 입겠지. 흐응, 아마 니 에비조차도..."
잠시 구숙정은 침묵을 지키다가 요염하게 웃었다.
"호호호...그놈이 돌아오면...그놈은 이제 죽은 시체만도 못한 폐인이 될거야. 머지 않아...호호..."
당종은 식은 땀을 흘리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어머니가 뿜어내는 요사스러운 기세에 당종은 압도당해있었다.
"어...어머니..."
구숙정의 웃고 있던 표정이 순간적으로 확 무섭게 변했다.
날카롭게 노려보는 모친의 눈길에 당종은 겁에 질렸다.
"뭘 그렇게 멍청히 앉아있는 게야? 정신 차리지 못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에는..."
구숙정의 표독스러운 얼굴에 독기가 맺히었다.
"우리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 에미 말을 잘 따르거라!"
당종은 몸을 떨며 머리를 조아렸다.
"소...소자, 어머니의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호호...역시 종아는 착한 아이구나..."
구숙정은 천천히 일어섰다.
당종에게 등을 돌리고 선 그녀는 궁장 상의와 치마를 하나 하나 벗어던져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윽고 속옷마저 벗어버린 구숙정은 실오라기 하나 휘감지 않는 전라를 노출했다. 농익은 풍염한 육체가 요염한 자태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중년 특유의 풍만한 둥근 엉덩이, 그 갈라진 엉덩이골을 똑바로 보게 된 당종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흐음...종아야...이리 오려무나."
당종은 알몸으로 서 있는 구숙정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구숙정의 손이 당종의 손을 붙잡더니 부풀어 오른 자신의 아랫배로 이끌었다.
당종과 처음 몸을 섞은 그날로부터 벌써 다섯달이 지난 지금 그녀의 배는 눈에 띄게 팽창해있었다.
"여기...너의 자식이 들어가 있단다. 후후..."
구숙정은 당종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하복부를 천천히 쓰다듬게 했다. 둥글게 솟아난 복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당종의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졌다.
일순 구숙정의 배에서 아기가 힘차게 움직였고 뱃속의 아기가 크게 손발을 움직이는 그 꿈틀거림이 곧바로 당종에게 전해졌다.
불현듯 당종의 눈에 공포가 깃들었다.
"당패가 사라지고...우리 아들이 가주로 취임할 때면...호호..."
구숙정은 치켜 뜬 눈으로 당종을 올려보았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아들의 귓가에 가져가며 끈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 에미와 아들의 진정한 사랑의 결실이...세상에 빛을 보게 될 게야..."
그 말에 당종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아무리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패륜아였지만 모자상간의 결과로써 이렇게 어머니를 임신시키고 모친의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당종의 마음 한구석에 패륜에 대한 죄악감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어머니...지금은..."
당종이 주저하며 다가오지 않자 구숙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더러운 놈...뭘 꾸물되는 게야?"
그녀의 눈빛은 분노로 번뜩였다.
"지 애비 같은 놈. 벌써 이 에미에게 싫증이 난 것이냐? 감히!"
구숙정의 싸늘한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더니 곧 사악한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그래, 이 에미가 두응향 그년보다 못해?"
두응향이 당정과 함께 자취를 감춘지도 벌써 석달이 지났건만 구숙정은 아직도 그녀에 대한 질투와 증오에 사로잡혀있었다.
당종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구숙정의 눈빛이 자신을 노려보자 당종은 현기증에 휩싸인 것만 같았다. 모친의 눈은 거역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복종만을 강요하는 눈이었다.
"어...어머니, 소자는 그저 어머니를..."
구숙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흥! 그렇다면 어서 움직이지 않고 뭔하고 있는냐. 어서 이 에미가 아직 살아있다는걸 증명해보이거라!"
구숙정의 풍만한 엉덩이 사이로 새까맣게 변색된 그녀의 속살이 애액을 흘리며 벌름거리고 있었다.
당종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금단의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 당종이었지만 구숙정의 말에 망설임과 두려움이 밀려든 것이다.
잠시 고개를 떨군 당종은 코끝으로 파고드는 여체의 향기에 다시금 하체가 불끈 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종은 타는듯한 갈증을 느끼며 모친의 음란한 엉덩이를 뜨거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당종은 두 손바닥으로 구숙정의 엉덩이를 세게 잡아 그대로 찢어버릴 듯 옆으로 벌렸다. 주름이 선명한 항문이 땀에 끈적끈적하게 젖은채 음란하게 드러났다.
붉은 입술을 벌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구숙정은 마치 배설을 할 때와 같은 모습으로 쪼그리고 앉아 아들을 올라탔다.
구숙정은 감미로운 교태를 아들에게 부리며 아주 능숙하게 당종의 남근을 자신의 성기에 결합시켰다.
아들의 성기가 자신의 몸 속 깊이 들어온 순간 구숙정은 등을 아름답게 뒤로 젖히고 희열에 찬 암컷의 신음을 흘렸다.
"으흥...아아...!"
"허억!"
이윽고 구숙정은 괴로워하는 듯한 미묘한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음란하게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위로 향해 누워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 당종의 몸 위에서 구숙정의 흰 엉덩이만이 추잡하게 요분질 쳤다.
그녀의 풍만한 유방이 출렁출렁 물결치고, 엉덩이의 틈 사이로 살짝살짝 모친의 애액을 뒤집어 쓴 당종의 남근이 나타나 사라진다.
"하악! 너를 낳기를...정말로 잘했구나!"
근친상간의 도착적 쾌락과 당패에 대한 복수감에 심취한 구숙정은 황홀한 표정으로 거대하고 희멀건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
활짝 벌어진 그녀의 조갯살에 몇번이나 아들의 성기가 빨려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왔고 금새 깊숙이 파고들었다.
"흐응...하아아아..."
구숙정은 당종의 허리에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문질러 원을 그리듯이 몇 번이나 끝없이 꿈틀거리며 엉덩이를 문질러댔다. 아들의 뜨거운 흉기가 내부의 점막을 긁을 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전신을 휘몰아쳤다.
모친의 아래에 깔린 당종은 목이 마르는 것을 느꼈다. 너무나 추잡하고 그리고 아름답다. 음탕하고도 장렬한 아름다움.
구숙정의 눈가와 입가에 잔주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그 모습은 더욱 더 요염하고 매력적이었다. 당종은 모친으로부터 눈을 떼어 놓을 수 없었다.
"아아...종아야...세게...더 세게 이 에미를..."
구숙정은 머리카락을 흔들며 붉게 상기된 얼굴로 소리쳤다.
당종은 구숙정의 격하게 출렁이는 젖가슴을 움켜쥐고는 거칠게 쥐어짜기 시작했다. 임신 이후 눈에 띄게 넓어진 구숙정의 유륜에서 거무스름한 색의 젖꼭지가 뾰족하게 곤두섰다. 갓난아기 시절 당종에게 물렸던 모친의 새까만 젖꼭지는 지금도 뾰족하게 일어서 있었다.
"어...어머니..."
위에 올라타 허리를 꿈틀거리는 모친의 감미로움에 당종은 넋이 나가있었다.
항상 구숙정과 몸을 섞을 때면 믿을 수가 없었다.
고상했던 어머니.
엄격했던 어머니.
상냥했던 어머니.
지금 그 어머니가 자신에게 범해지면서 요분질치며 헐떡이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정숙한 기품을 지닌 고상한 어머니의 모습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면을 벗고 진실이 드러난 탐욕스러운 암컷의 실상만이 보일 뿐이었다.
모친으로서 당종이 가지고 있는 구숙정의 모습과 전혀 다른 구숙정의 이질적인 모습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자극이었다.
더군다나 태산처럼 드높으며 감히 거역하거나 범접할 수 없는 아버지의 여자였다.
당종은 구숙정과 몸을 섞은 이후부터 부친 당패에 대해 음험한 질투심과 경쟁심을 품고 있었다.
그랬기에 부친에 대한 열등감과 소유욕, 질투심으로 당패가 차지한 구숙정의 육체를 곧바로 다시 가진 적이 부지기수였다.
당종은 구숙정의 가랑이 사이에 질질 흘러넘치는 아버지의 정액을 수없이 봐왔고 당패의 정액이 가득 들어차 있는 모친의 옥문 속에 귀두를 박아 넣어 격렬히 움직였었다.
마치 아버지의 정액을 모친으로부터 깨끗이 긁어내기라도 하듯이.
자신에게 깔린 구숙정이 절정에 올라 몸부림치는 모습은 당종에게 지극한 자극과 정복감, 만족감,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통쾌한 승리감을 안겨다주었다.
"강해져라...고된 수련과정이지만 참고 견디거라. 그러면 종아 너는 곧 강호에 이름을 떨치는 용이 될 것이다."
당종이 무공을 수련할 때 항상 부친이 하던 말이 갑자기 뇌리에 번뜩였다.
당패는 훌륭한 아버지였다. 강하고 존경받아 마땅했다.
단지 사내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여자의 마음과 육체를 완벽하게 사로잡지 못한 것이 탈이었다.
당종은 음탕하게 타락한 구숙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금 구숙정의 치켜올라간 눈꼬리는 평상시와 달리 섬뜩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지 못했다. 단지 욕정으로 물들어 빛났다.
모친의 뜨거운 발갛게 물든 뺨, 벌어진 붉은 입술.
어머니가 아니라 여자의 얼굴이었다. 본래는 오로지 당패만이 볼 수 있었던...
"크윽..."
당종은 이성을 잃은듯 하체를 강하게 움직였다.
크게 벌어진 모친의 허벅지 사이 비밀스러운 동굴에 당종의 성기가 애액에 흠쩍 젖어 들락날락했다.
당종은 아버지의 여자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허덕이고 있었다.
"아아...종아야, 나를 위해 복수해다오. 으흥...나를 배반한 대가는...크다는 것을 네 애비에게 똑똑히 알려주는거야...아아...더...더..."
구숙정이 당종을 임신해 출산했을 때에 당패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당종과 구숙정을 번갈아 보면서 너무나 기뻐하며 웃었다.
"부인, 우리 이 아이를 무림의 기둥이자 천하제일로 키워냅시다."
남편이 기쁜 듯이 그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구숙정도 수줍게 웃으며 사랑하는 남편의 품에 안기었다.
"호호호...!"
구숙정은 음탕하게 웃었다. 굵디굵은 젊은 성기를 꽉 문채로 탐욕스럽게 벌렁벌렁 숨을 쉬고 있는 구숙정의 아랫입은 조임을 멈추지 않으며 아들의 것을 삼키고 있었다.
지금 구숙정은 당패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며 당종과 몸을 섞고 있었다.
설마 자신의 부인이 아들에게 알몸으로 벗겨지고 신음하며 몸부림 칠거라고 상상할 수나 있을까. 당종을 위해 허리를 흔들면서 몸부림치는 구숙정의 음란한 모습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남편을 떠올리며 구숙정의 가슴은 더욱더 통쾌해졌다. 언제나 당패에 대한 복수심과 질투심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기에 근친상간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 절망감 따위는 느낄 수 없었다.
(으흥...당패 놈! 죽어버리면 그때에는 용서해줄 것이야.)
당종의 허리 움직임이 격렬해졌다.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를 밑에서 위로 쳐올리면서 모친의 몸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흥...좋아...아아아!"
구숙정은 쾌감에 찬 천박한 신음소리을 지르며 풍만하고 아름다운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위에 올라타 허리를 꿈틀거리는 모친의 감미로움과 요염한 시선에 당종은 황홀한 신음을 지르면서 절정을 맞이했다.
전신이 경련하는 감각과 함께 쾌감이 당종의 머릿속을 작렬하면서 정액이 격렬하게 쏟아졌다.
어느덧 바깥은 환하게 밝아오기 시작했다.
어둠을 밀어내고 새벽의 여명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몸을 일으킨 당정은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자 조그마한 소(沼)가 보였다. 하의를 벗고는 소안에 들어가서 몸을 씻었다.
새벽의 정기를 쏘인 탓일까?
下物이 풀숲에서 위로 고개를 처들고 뻣뻣이 서 있었다. 당정은 하물을 손으로 쥐었다. 뜨거운 맥동이 느끼어졌다.
밤새 있었던 뜨거웠던 화합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합일의 신비로움… 영혼일치의 충만감…
당정은 피식 입가에 미소를 떠올렸다.
상체에 물을 끼얹으며 몸을 닦았다. 아직 추운 날씨이건만 물은 시원했다.
소 밖으로 껑충 뛰어나온 당정은 氣息을 다듬었다.
근육이 팽팽히 당기는 충만감에 손을 앞으로 뻗었다.
서서히 뻗던 팔이 잔영을 남기며 앞으로 뻗어갔다.
快, 絶, 彈, 回, 曲…
당정의 알몸이 허공에 떠오를 때마다 현란한 掌影이 주위를 수놓았다. 점점 당정의 피부에 땀이 맺히고 있었다.
무희가 춤을 추듯, 승려가 승무를 추듯 당정의 몸이 부드럽게, 허나 태산같은 무거움으로 움직이며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흘리어 보냈다.
발끝을 내뻗을 때에는 호랑이의 신중함이 팔을 휘저을 때는 먹이를 노리는 뱀의 영활함이 배어 나왔다.
한동안 춤사위를 추듯이 몸을 움직이던 당정이 몸을 멈추고는 기식을 조절했다.
다시 소 안에 들어가서 몸을 씻고는 하의를 물에 담그어 빨고는 툭툭 털어 내고는 암경을 내뻗어 하의를 강철처럼 뻣뻣이 만들어서 휘둘렀다.
간단하게 십팔반 동작을 하고는 그새 말라버린 하의를 입고는 산을 기어올라갔다.
어머니는 아직도 곤한 잠에 빠져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어머니의 잠든 고운 모습을 잠시 내려다보던 당정이 두응향의 혼수혈을 짚은 다음 근육을 풀어주고 기를 복돋아 주었다.
추레한 토굴을 떠나면서 당정과 두응향은 고개를 돌려 다시 바라보았다.
입구가 조그맣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좁고 더러운 곳이지만 마치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저곳에서 당정은 몇달 동안 어머니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꽃피웠다.
어찌 감회가 없을 것인가?
어머니를 업은 당정은 산길을 걸었다. 보기에는 천천히 걷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 대단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머니는 당정의 등에 머리를 기댄채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안락함에 수마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농가를 만날 수 있었다.
도둑고양이처럼 숨어 들어간 당정은 집안을 뒤져 여인들이 입는 옷 한 벌을 홈쳐갔고 왔다.
숲 속 나무 밑에 도착하자 나무 뒤에서 어머니가 고개를 내밀어 당정을 쳐다보았다. 헐렁한 장포를 몸에 걸치고 맨발로 서서 불안한 모습으로 고개를 내민 어머니는 당정임을 확인하자, 나무 뒤에서 뛰어나와 당정의 품에 안기었다.
품안에서 몸을 달달 떠는 어머니를 내려다보며 당정이 한숨을 쉬고는 두 팔로 안아주었다.
어머니는 자꾸만 당정의 품을 파고들었다. 어머니를 떼어내고 손에 든 여인옷을 내밀었다.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무엇이 싫다는 것인지 몰랐다.
목에 두른 끈을 풀어주자 장포가 바닥에 떨어지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드러났다. 두응향의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당정이 옷을 입히려 하자 두응향이 옷을 든 당정의 손을 쳤다.
"…"
두응향이 당정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당정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데 두응향의 눈물로 당정의 가슴이 젖어 들었다.
매끄러운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자 두응향이 마치 골난 계집애처럼 당정의 가슴에 묻은 머리를 도리질했다.
"아!"
깊이 결합이 이루어지자 두응향이 머리를 당정의 가슴에 기대었다.
떨리던 몸이 서서히 진정 되었다.
어머니의 살결이 점차로 촉촉한 물기를 머금었다. 어깨 뒤로 팔을 둘러 안자 작고 가늘은 어깨뼈가 느끼어졌다.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어머니가 이렇게 작고 가늘었는지…
어머니가 짊어진 커다란 짐을 대신 짊어지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등을 나무에 기대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심한 바람만이 나뭇가지를 심술궂게 흔들며 지나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시아현의 거리는 인적없이 조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힘없이 가물거리는 호로등을 둘러싸고 7-8명의 사내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무엇을 상의하였었는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일제히 문쪽을 향해 시선이 모아졌다.
뚱뚱한 체구에 작은 키의 사내가 인상을 쓰며 일어나더니 문쪽으로 다가왔다.
"손님, 지금은 손님을 받을 수가 없는데요."
직업의식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가 보다. 난처한 듯, 두 손을 비비면서 당정을 바라보았다. 이 늦은 밤에 남녀 둘이 돌아다니는 것은 심상치 않아 보였다.
당정이 아무 말도 없이 손을 들어 허공에 수화를 그렸다.
"우리 가족이시군요?"
주인이 당정의 수화를 보고서 말했다. 뒤에 있는 장한들도 들으라고 말하는 듯했다.
"가족? 이곳은 본가라 하더라도 알 수 없는 장소일텐데… 대체 누구요? 본가에서 나온 분이오?"
한 장한이 일어나서 말했다. 경계하는 빛이 뚜렷했다.
대문파, 종남파와 분쟁중인 당가였다.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고, 적들의 이목도 두려웠다.
당정이 잠시 아미를 찌프렸으나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머니를 데리고 더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자신은 종남파에서 제일 먼저 제거하려하는 주요인물 중에 하나였다.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서 적들과 마주치는 것은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해서 시아현에 있는 당가의 거점에 온 것이었다. 예전 아버지인 가주가 어린 당정을 데리고 온 적이 있기 때문에 당정이 기억을 하고 찾아온 것이었다.
"나를 모르겠소? 猪叔."
주인의 눈이 점점 커졌다. 자신을 보고 돼지 아저씨라고 부를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전가주 열성신군 당화와는 주종관계라기 보다는 마치 친구사이와 같은 知人이었다. 물론 왕상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지만 당화는 어린 당정을 데리고 와서 이 사람이 바로 네 돼지숙부다 하면서 농을 걸었던 것이다.
벌써 10년도 더 흘러간 이야기였다.
"이, 이런…"
휘둥그레 커진 왕상이 허리를 굽히며 머리를 숙이려 하자 당정이 왕상의 팔을 당기었다.
"숙부, 제 행적을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왕상이 허리를 폈다. 그의 눈이 당정의 어깨넘어 두응향의 얼굴에 닿았다. 왕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쉴 수 있는 방을 좀 주십시오."
또다시 왕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정과 두응향을 바라보는 왕상은 속에서 울컥하는 알지못할 감정을 느끼었다.
"대체 누구요?"
당정모자를 후원으로 안내하고 들어오는 왕상을 향해 털보장한이 일어나며 물었다. 모두들 궁금증을 느끼고 있는 듯, 왕상의 얼굴을 주시하는 장한들의 얼굴은 호기심이 드러나 있었다.
"…"
왕상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대체 누구인데 이리 사람 속을 태우는 거요?"
털보장한이 또 조급하게 왕상을 졸라댔다.
"한때는… 한때는 당가를 이끌 기재로, 한때는 폐인으로… 지금은 우리 당가를 저 구대문파와 동등하게 이끌어 올린 자… 이 사천지역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자…"
왕상이 말을 끊었다. 뿌듯함에 가슴이 잔잔하게 흔들리었다. 허나 그것만으로도 설명은 충분했다.
"추, 추혼수!"
"추혼수 당정!"
장한들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하고 놀라 스스로 입을 막았다. 여기저기서 "아…"하는 탄성이 세어 나왔다. 일부는 당정이 사라진 문 쪽을 힐끔힐끔 응시하는 자도 있었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들어온 두응향의 두 뺨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경대앞에 앉은 두응향은 그새 분첩을 얻어왔는지 앞에 늘어놓았다.
정성껏 얼굴에 분을 칠하고 눈썹을 그리었다.
붉은색 색지로 인해 입술은 붉은 윤기를 흘리고 있었다.
길은 머리를 손으로 쥐고 정성껏 빗어 내리었다.
화로의 불이 일렁이며 두응향의 출렁이는 머릿결에 따라 흔들리었다.
寢衣를 곱게 갈아 입은체, 경대에 팔을 괴고 머리를 얹은채 졸고있는 어머니를 들어올리어 침상에 눕히었다.
몸은 나긋하게 부드러웠고,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누운 어머니가 당정을 올려다보았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코등에 땀이 맺혀 있었다.
당정은 어머니의 눈길에 어색함을 느끼었다.
어머니가 눈을 깜빡였다.
"내 곁을… 떠나지마."
당정이 묵묵히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약속해 줘. 내 곁에 있어준다고…"
어머니가 다시 눈을 깜빡였다. 이미 수마(睡魔)가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
당정이 손을 뻗어 어머니의 부드런 뺨을 쓸어주었다. 어머니가 그의 손에 얼굴을 비비었다.
다시 감긴 눈이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떠졌다. 이미 나른한 눈빛이었다.
"이젠 너 하나밖에 없어…"
당정의 이마가 좁혀들었다.
어머니의 눈빛이 몽롱하게 변했다.
"약속해 줘…"
살짝 감기는 어머니의 눈꺼플을 내려다보며 당정은 마냥 앉아있었다.
* * *
"불렀습니까?"
왕상이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 당정이 가르키는 의자에 앉았다.
"아저씨의 도움이 필요해서 뵙자고 했습니다."
왕상이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다.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니… 도와드려야지요."
"먼저...지금 당가와 종남파 간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왕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당정을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는겁니까?"
당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러니까...여전히 누가 우세를 점했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벌어지는 싸움들은 혈투 그 자체이지만 분쟁은 끝이 없어보이는 교착 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당가는 어떻게 됐습니까? 분명 황산으로 거점을 옳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지 알려주세요."
왕상은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다만...굳이 뭔가를 말하자면...구숙정이 현 가주의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쯤이면 가모의 배가 눈에 띄게 나왔을겁니다. 가주와 가모의 불화가 심했다고 들었는데 다시 사이가 화목해진 모양입니다. "
당정은 놀랐다.
(임신?)
문짝을 부수고 신전에 난입했을 때 당종은 분명 보았다.
그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내가 역시나 낯익은 여자의 양다리 사이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흔들어대는 광경을.
모자상간의 생생한 순간을.
구숙정은 땀투성이가 된 몸뚱이로 당종 밑에 깔린 채 몸부림치고 있었다. 아들의 움직임에 맞추어 거대한 엉덩이를 요분질하고 있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여전히 기억에 생생했다.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었지만 구숙정과 당종도 어머니와 아들이 아니라 남녀로서 몸을 섞고 있었다.
(당종의 아이인가?)
그러나 당정은 두렵다는 듯이 얼른 머리를 흔들며 그 생각을 부정했다.
(아니야...그럴리 없어...)
어쩌면 자신이 봤던 광경은 착각이었을 수도 잇다. 색독의 영향으로 환각을 보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정은 자신이 음약으로 구숙정을 겁탈했을 때를 떠올렸다.
무르익은 관능적인 육체.
음탕함이 깊게 배어있던 상기된 구숙정의 얼굴.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
뜨겁고 간드러진 신음소리를 흘리며 벌어진 붉은 입술.
땀과 애액과 정액이 뒤섞인 음란한 냄새.
달아오른 속살의 감촉.
(어쩌면...)
깊은 생각에 잠긴 당정에게 왕상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저...소주?"
당정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미미하게 숙였다.
"아, 잠시 뭔가 생각할 것이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알고자 하는 것은 모두 알아내셨습니까?"
"아니...아주 중요한 하나가 남았습니다."
당정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외쳤다.
"안소의 거처!"
왕상의 미간이 좁혀들었다.
"鬼影子 안소! 안소를 말하는 겁니까?"
당정이 말없이 습관적으로 손끝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안소는 전대 가주님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별호답게 거처도 파악하기 쉽지않구요."
당정이 말없이 왕상을 주시했다. 당정의 침묵에 왕상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소주의 뜻이 정 그리하다면… 곧 통보해 드리리다."
"그리고… 안소에게서 자목환이 나왔습니다. 자목환의 출처에 대해서 알아봐 주세요. 이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자목환은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왕소가 당정을 쳐다보았다.
"당가의 가주, 또는 독문가주일 뿐이죠. 또, 시키실 일이 있습니까?"
당정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임미령 숙모의 거처를 확인해주세요. 신변을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왕상이 다시 당정을 쳐다보며 말을 했다.
"소주, 모든 일에는 순리(順理)라는 것이 있다오. 그리고 일을 함에 있어 過猶不及이라… 과하면 모자람만도 못한 것! 항시 조심하시고 하시는 일은 다시 한번 재고에 재고를 거듭해서 깊이 생각하기를 바랄 나름입니다."
왕상의 걱정스런 얼굴을 쳐다보며 당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지요."
당정이 일어서자 왕상이 일어나서 나가는 당정의 등에 허리를 깊이 숙이었다.
"소주! 부디 몸을 살피소서."
* * *
깊은 밤이라 모든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져들 시간이었다.
주위는 적막이 흐를 정도로 적막하기만 하였으나 자세히 보면은 곳곳에 보초들이 서있는 험지임을 알 수 있었다.
보초를 서던 두명이 문득 뒤를 쳐다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한명이 다가서고 있었다. 주위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는 태연한 동작이었다.
"누, 누구냐?"
두 사람이 검의 손잡이를 잡고 칼을 뽑았다.
"…"
여유있게 다가오는 괴한이 보초가 미처 검을 다 뽑기도 전에 눈앞에 들이닥쳤다. 번쩍이는 흰 섬광을 의식했을 때에는 두 사람의 머리는 어깨로부터 이탈되어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몸을 돌려 안쪽으로 들어서는 괴한의 몸짓은 거침이 없었다. 허나 경계심은 잔뜩 고취되어 있었고, 암습에 대한 대비도 철저했다.
괴한의 손은 냉혹하고 단호했다. 그의 잔인하고도 정확한 손길에 주위의 초소들은 하나하나 제거되었다.
천갈요랑 갈미랑은 불길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사방에 죽음의 거대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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