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열전(仙女列傳) -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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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열전(仙女列傳)
12부
날이 밝아 임진강 나루터에 수많은 배들이 들어섰다.
장사꾼들과 나그네들이 나루터에 구름같이 모여들고 배가 쉴 사이 없이 건너 다녔다.
나루터에 모여든 수많은 장사꾼들과 나그네들이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보고는 큰 호기심(好奇心)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창과 칼을 든 두 여자가 앞장을 서 가고 그 뒤로 눈이 부시도록 하얀 옷을 입고 눈이 현란 하도록 푸른 겉옷을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가 부채를 든 채로 창과 칼을 든 여자들의 호위 속에 걸어가고 있었다.
그 뒤로 짐을 가득히 실은 수레를 끄는 소들과 등에 짐을 실은 나귀들이 따르고 있었다.
“하늘에서 방금 내려 온 선녀인가 봐요?”
“선녀가 틀림이 없겠지요. 선녀가 아니라면 저렇게나 아름다운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정말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님인가 봅니다. 그녀를 호위하는 시녀들도 있고 저 준수한 도령은 선녀님을 지키는
장군인가 봅니다.”
“정말 그런 것 같군 소와 나귀가 짐을 가득 싣고 가는 것을 보면 어디 먼 곳으로 가시는 것 같은데”
“그러게 말 이예요 저 절세의 미녀는 틀림이 없는 선녀님이 맞아요.”
서로 저희들끼리 말들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 틈 속에 변장(變裝)을 하고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감시(監視) 하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성종 임금이 보낸 암행어사(暗行御史) 노 태영(盧泰榮)이었다.
암행어사(暗行御史)는 조선시대에 몰래 지방에 파견되어 지방관의 감찰과 백성의 사정을 조사하는 일을 비밀리에
수행했던 국왕 직속의 임시 관리이다.
암행어사 노 태영은 한양에서 들리는 소문을 듣고 선아 아가씨의 일행을 뒤 쫓아 임진강 나루터까지 왔다.
배를 미리 예약을 하여 앞서 떠나는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서 있었다.
그 동안 한양에서 부녀자들이 납치를 당하여 감쪽같이 없어진다는 소문이 대궐에 까지 들린지라 이를 조사하기
위해 성종 임금은 젊고 유능(有能)한 노 태영을 불러 마패(馬牌)를 몰래 주면서 암행어사로 임명하여 사건을
해결하여 오라고 명하였다.
이에 노 태영 암행어사는 마패를 품에 깊숙이 간직을 하고 변장을 하여 한양 주변을 맴돌다가 얼마 전에
외곽(外郭)에 있는 주막집에서 괴이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문을 듣고 그 곳에 달려갔으나 한 발 늦어서
선아 아가씨의 일행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해적 놈들에게 납치를 당했다가 구출되어 돌아 온
부녀자들의 입에서 자기들을 구해 준 사람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라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 선녀님은 해적 놈들의 소굴에서 돈 궤를 가져와 자기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고 갔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이런저런 상황을 살펴서 볼 때 선아 아가씨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가 틀림이 없다고
사람들은 결론(結論)을 내렸다.
그기에 다가 주막집 주모의 증인과 사건의 현장에 출동을 했던 포도대장과 포졸들의 증언에 의해서도
선아 아가씨는 틀림이 없는 선녀라는 정답이 나왔다.
노태영이 임진강 나루터에서 지켜 본 선아 아가씨는 자기가 보아도 틀림이 없는 선녀님 같았다.
가슴이 쿵쿵 뛰도록 뛰어난 미모는 노 태영 암행어사로 하여금 선아 아가씨에게 사랑에 흠뻑 빠지도록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노태영이가 지금까지 대궐에 드나들며 수많은 궁녀(宮女)와 왕후(王后) 비빈(妃嬪)들을 보아 왔지만 저렇게나
아름다운 여자는 자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보았다.
그냥 마음 같으면 임진강 강물에 뛰어들어서 헤엄을 쳐서라도 선아 아가씨의 일행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함께
갈 배가 없어서 다음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이 십 여척이나 되는 큰 배들을 빌리면서 선불(先拂)을 주고 앞서가는 바람에 그 곳 일대에
있는 작은 배들도 모조리 다 동원이 되어 나루터에 모였다.
잠시 후에 노 태영 암행어사도 다른 사람들의 틈에 끼어 배를 탔다.
배가 임진강을 건너가는 동안 배를 탄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가 선아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였다.
“들리는 소문에 선녀님이 나라에서도 어쩌지를 못하는 해적들의 본거지로 들어가 놈들을 아주 쉽게 물리치고
잡혀서 있던 여자들을 모두 구해 내었다고 하더니만 정말 아까 나루터에서 잠시 그녀를 보았네만 진짜로 천하
제일의 절세미녀가 맞더라고”
“어디 그 뿐인가? 나라에서 해적들을 소탕하라고 보낸 이 희성 장군이 배를 타고 해적 놈들을 찾아서 갔다가
독거미란 놈에게 독을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하고 난 후에 아무도 무서워서 그 곳에 가지를 못했는데
아 선녀님이 그 무서운 독거미란 놈을 놀라운 무공으로 단번에 해치웠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났던데”
“아니 자네는 그까지만 소문을 들었나 보군 그 유명한 흑백도사라는 두 놈도 선녀님이 해치웠다는데”
“그 뿐이 아니고 낫 달린 쇠사슬을 휘두르던 홍준표 라는 해적 놈도 한 때 이름을 날려서 나라에서 보낸
포도대장을 죽이고 그 위세가 등등하다가 선녀님의 부채에 맞아서 꼬꾸라졌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났더라고”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나루터에서 그 선녀님을 보니 부채를 들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네만”
“그 흉악(凶惡)한 해적 놈도 선녀님의 부채에 맞아서 죽었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났더라고”
“그 뿐만이 아니고 그 선녀님을 따라 다니는 시녀들도 보통내기들이 아니라던데 특별히 아까 본 그 창을 든
여자는 힘이 천하장사라던데”
“아 그 키가 크고 기골(奇骨)이 장대한 여자 말인가?”
“그래 바로 그 여자가 힘이 그렇게나 세다고 소문이 났더니만”
“아 그랬군! 어쩐지 그 여자가 내 곁을 지나갈 때 갑자기 무섭더라고?”
“큰 칼을 든 여자도 대단하다고 들었네만”
“아 남자들도 들기가 힘든 그 큰 칼을 젓가락 들 듯이 들고 다니는 그 여자 말인가?”
“바로 그렇다네. 그 여자도 상당히 잘 싸운다고 소문이 났던데”
“아 그런가? 나는 선녀님을 지키던 창을 든 여자가 무섭던데”
“그 여자도 한 몫 단단히 할 여자같이 보이더니만”
“그나저나 역시 선녀님이 최고지 뭐! 천만년에 하나 태어날까말까 한 절세의 미인이던데”
“응? 선녀님은 본래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었나?”
“아무리 선녀님이라고 해도 역시 태어나야 있는 법이지”
배를 탄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노 태영 암행어사가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만 선녀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태풍(颱風)같이 휘몰아쳐 왔다.
노 태영 암행어사는 임진강을 무사히 건너서 재빨리 앞서 간 선아 아가씨의 일행을 뒤 쫓아 갔다.
다행히도 얼마 뒤에 삼화원(蔘和院)이라는 곳에 의원(醫員)을 만나고 있는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만났다.
삼화원은 황해도 일대에서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의원(醫院)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의사(醫師)가 순례와 정순 이를 진맥(診脈)하고 나서 선아 아가씨에게 말했다.
“독한 약을 써서 잘못하면 평생(平生)동안 신경장애자로 살아야 합니다. 해독약이 있기는 하지만 구하기가 그리
쉽지를 않아서 참 난처하군요.”
“다행히도 해독약이 있다고 하니 그 해독약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사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다행스럽다고 생각을 하면서 물었다.
“해독약은 바로 구월산(九月山)에만 서식을 한다는 신선초(神仙草)입니다. 이 약을 구하려면 이 약초밭을 지키는
세 사람의 선인(仙人)들과 무공을 겨루어서 이겨야만 약초를 줍니다.”
무공을 겨루어 이겨야 신선초를 준다는 의사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선뜻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아니?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약초를 가지고 무공을 겨루어야만 준다는 것은 참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본래 산에서 야생(野生)으로 자란 신선초는 정말로 귀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재배를 하는 신선초와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그 약효(藥效)가 다릅니다. 그러니 그 귀한 것을 함부로 아무나 캐어 가도록 한다면
그 야생 신선초는 곧 멸절되어 없어질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그 분들이 지키는 것이지요.”
의사는 선아 아가씨의 말에 그 이유를 설명하여 주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그 세 사람의 선인들에 대하여 혹시 아는 것이 있습니까?”
“들리는 소문만 들었습니다. 세 사람의 무공이 대단하여 아직까지 그 세 사람을 이긴 고수(高手)는 한 사람도
없다더군요. 세 사람의 선인 이름은 이재(李濟) 팔봉(八奉) 남수(南守)로 대단한 실력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그 신선초를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듣고 보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해독약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사의 말을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된 선아 아가씨는 일단 그 신선초가 있다는
구월산으로 가기로 했다.
개성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서 구월산으로 가자고 선아 아가씨가 말을 하자 옥자가 조심스럽게 아뢰었다.
“옥녀(玉女)님! 순례와 정순이가 당장 위태로운 상태가 된 것도 아닌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 세 사람의
선인들과 무공을 겨룬다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의사의 말을 들어보니 그 세 사람의 무공이 엄청나다고
소문이 났다는데 만에 하나 귀하신 옥녀님께서 다치시기라도 한다면 무림신녀님께서 얼마나 마음에
큰 심려(心慮)가 되겠습니까?”
“응? 순례와 정순 이를 저렇게 눕혀 두라고? 옥자 너도 생각을 해 봐라! 지금 순례와 정순이가 수레를 타고
다니는데 평생 동안 저렇게 기운도 없이 누워서 지내도록 어떻게 내버려 두니? 물론 세 사람의 선인들과 무공을
겨루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든지 나는 신선초를 구하여 정순 이와 순례를 치료해 줄
생각이다.”
선아 아가씨의 이 말이 입에서 떨어지자 여덟 명의 여자들과 지호가 그녀의 이런 지극한 사랑에 감동(感動)을
하여 모두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정말로 맹녀님의 그 사랑은 하늘과 같이 높사옵니다.”
이리하여 구월산으로 가는 선아 아가씨의 일행은 은혜(恩惠)가 충만(充滿)하여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큰 느티나무가 있는 길가에서 조금 쉬었다 가자는 선아 아가씨의 말에 모두들 가던 걸음을 멈추고 편히 쉬고
있었다.
바로 이때 노 태영 암행어사가 이들 곁으로 다가가며 말을 붙였다.
“혹시 구월산으로 가시는 분들이십니까?”
“그런데 댁은 누구신데 우리가 구월산으로 가는 것을 알고 묻나요?”
옥자가 노 태영 암행어사를 의심쩍은 눈으로 살펴보며 물었다.
그러자 노 태영 암행어사는 옥자의 말에 예의(禮意)를 갖추며 말했다.
“아 네 제가 유명한 해독약이라고 소문난 야생 신선초를 구하러 삼화원이라는 의원에 갔더니 아 그 약초를
구하기가 너무나 어렵다면서 포기를 하라고 의사가 말했지만 제가 어떻게 포기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의사를 보고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방법은 없고 조금 전에 어떤 아름다운 선녀님이
그 약초를 구하러 간다고 그리로 갔는데 혹시나 그 선녀님이 약초를 구하면 좀 얻을 수가 있지 않겠냐는 말에
이렇게 뒤를 따라 왔습니다.”
노 태영 암행어사의 이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지라 아무도 그의 정체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혹시 누가 아파서 그 신선초를 구하러 가시나요?”
수빈이가 노 태영 암행어사를 보고 물었다.
“아 네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주 못된 놈들에게 납치를 당했지 뭡니까?”
“이런 쳐 죽일 놈들이 있나? 그래 그 나쁜 놈들이 누굽니까?”
정희가 울분에 가득차서 노 태영 암행어사를 보고 물었다.
“아 네 어느 섬에서 부녀자들을 잡아다가 팔아먹는 해적 놈들 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만”
“말을 듣고 보니 우리가 소탕한 그 해적 놈들 같은데”
잠잠히 여태껏 듣고만 있던 미주가 한 마디 했다.
“아 그러면 소문(所聞)에 악명(惡名)이 높은 해적 놈들을 모두 없애버렸다는 그 선녀님이 바로 저 분이십니까?”
짐짓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하며 노 태영 암행어사는 부채를 들고 서 있는 아름다운
선아 아가씨를 가리키며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수빈이가 노 태영 암행어사를 보며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이 말을 하고 난 노 태영 암행어사는 선아 아가씨 앞으로 다가가서 땅에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숙이며 아뢰었다.
“선녀님! 저는 노 태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녀님을 뜻밖에 뵈오니 너무나 영광(榮光)이옵니다”
“아니? 처음 보는 나에게 왜 무릎을 꿇고 그래? 조금 전에 네가 하는 말을 다 들었으니 내가 그 세 사람의
선인들과 겨루어서 신선초를 얻게 되면 너에게도 나누어 주도록 할 테니 그리 알고 있도록 해라!”
선아 아가씨는 노 태영 암행어사에게 관심조차 두지를 않고 그냥 말했다.
노 태영 암행어사는 이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서 왔는데 너무나 그녀의 냉정(冷靜)함에 약간은
섭섭했지만 아름다운 그녀 곁에 머무를 수가 있다는 것에 위로를 삼았다.
“참 네 의복이 무척이나 남루하니 지호야! 네 의복을 한 벌 이 사람에게 주어서 입도록 하여라.”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선아 아가씨의 말에 조 지호는 선뜻 그대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아니 총각은 무척이나 가난한 집에서 자라났는가 보지 옷차림이 너무 남루한 것을 보니 말이야 그러니
인정(人情)이 많으신 우리 옥녀님께서 지호의 옷으로 갈아입으라는 거지 뭐”
옥자가 정말 거지 차림 같은 노 태영 암행어사를 보며 말했다.
“그런가 보네 아마도 내 생각에는 거지 생활을 하는 떠돌이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한양 근처에서 밥을 얻어먹으며 지내는 가운데 자기 여동생이 납치를 당했던 것 같아”
서진이도 옥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며 말했다.
“그래도 얼굴 생김새는 말끔하게 생긴 것 같은데요”
송이가 노 태영 암행어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거지가 얼굴이라도 반반해야 밥을 얻어먹지 못 생겨 봐 누가 밥이라도 한 술 주겠어?”
미주가 거지가 틀림이 없다는 투로 말을 했다.
노 태영 암행어사는 예쁜 선아 아가씨로부터 그녀의 시녀들 까지 내리 자기를 거지로 취급을 하니 내심 불쾌하여
품속에 있는 마패(馬牌)를 확 꺼내어 보여 줄까 하다가 그냥 참았다.
한쪽으로 가서 거지 차림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지호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오니 모든 여자들이 확 새롭게 변한
노 태영 암행어사를 보고 너무나 놀라 입을 벌린 채 할 말을 잊었다.
여자들이 노 태영 암행어사를 쳐다보니 저 귀공자(貴公子)의 티가 팍팍 나는 준수한 외모하며 대장부(大丈夫)
다운 노 태영 암행어사의 모습에 모든 여자들의 시선이 그리로 집중이 되었다.
“역시 옷이 날개라더니”
이런 노 태영 암행어사의 모습을 보고 지호가 한 마디 던졌다.
“선녀님! 미천한 저를 배려하여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옵니다.”
다시 선아 아가씨 앞으로 가서 두 무릎을 꿇으며 노 태영 암행어사가 공손하게 예의를 표하며 인사를 했다.
“응? 그래? 그렇게 새 옷으로 갈아입으니 정말 몰라보겠구나! 그 보다도 네게 옷을 준 우리 지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지!”
선아 아가씨도 팍팍 변해 버린 노 태영 암행어사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이 참에 품속에 있는 암행어사 마패를 꺼내어 확 치켜들려고 하다가 또 그냥 참았다.
“조형! 옷을 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선아 아가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가 일어서며 노 태영 암행어사는 지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니 뭐 그 까짓 옷 한 벌 받고서 고맙기는 뭐”
내심 여태껏 황태자의 자리를 혼자서 지키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 라이벌을 보며 조 지호는 별로 기분이 좋지를
않아 그저 지나가는 소를 보고 말을 하듯이 말했다.
“조형! 앞으로 우리 친하게 잘 지내봅시다.”
노 태영 암행어사가 조 지호에게 공손히 예를 갖추어 말했다.
“아 뭐 그럽시다. 여동생이 어려움을 당하여 신선초를 구하러 다니는 그 오라비의 마음이 정말 대견스럽소이다.”
상대방이 하도 공손하게 나오니 지호도 담담하게 그의 말을 받았다.
이리하여 뜻밖에도 또 한 명의 남자가 선아 아가씨의 일행과 동행을 하니 여자들은 분위기가 더욱 이상해 졌다.
여자들이 보니 지호는 오로지 선아 아가씨의 말에만 최선을 다해 듣고 자기들의 말은 그냥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는 정도였는데 노 태영 이는 모든 여자들에게 싹싹하게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다보니 여자들은 모두 노 태영 이에게 말을 걸고 친밀감을 나타내었다.
특히 노태영이는 수레에 실려서 가는 정순 이와 순례를 마치 자기의 누이동생들처럼 돌보아 주면서 보살펴
주었다.
“지호야! 확실히 태영이가 너 보다 인정이 많다.”
옥자가 일부러 지호를 보고 이런 말을 하자 지호는 내심 심기가 불편하여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럼 앞으로 옥자 누님은 저 사람 태영이 하고 의논도 하고 함께 심부름도 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아니? 갑자기 옥자 너는 가만히 있는 지호를 왜 건드리고 그러냐?”
미주가 옆에서 지켜보다가 한 마디 툭 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옥자 누님은 한 번씩 저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는 합니다.”
미주의 말에 지호가 마치 동지를 얻은 것처럼 좋아하며 말했다.
“아니 나는 태영이가 하도 정성스럽게 순례와 정순 이를 보살펴 주니까 그랬던 것인데 그게 좀 그랬나?”
짐짓 딴청을 부리며 옥자가 말했다.
이러는 동안 그들은 구월산 아래에 도착을 했다.
13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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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쉬었나 봅니다.
필이 많이 무디어 졌음을 실감하게 되네요.
** 애독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재미나게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쩐지 점점 약해지는 이 마음은
또 무엇인지
그래도 선녀열전은 계속해서 진행을 할 거예요
저의 작품에 성원을 아끼지 않는 많은 애독자님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그리고 항상 댓글과 추천을 눌러주시는 ** 환님들의 성원에도 고마운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오늘도 재미나게 선녀열전을 읽어주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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