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현월 야우 - 6부

본문

현월 야우"외에도 


"모래바람"이라는 졸작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한번 보시고 평가를 부탁합니다.


언제나 댓글과 추천으로 힘을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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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고영이 서찰을 접하고 고민에 빠져있을 때, 


23살의 남궁 수영(南宮秀英)은 안휘성(安徽省)과 산동성(山東省)에 걸쳐있는 화북평원(華北平原)의 관도(官道)를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오년전 기억을 잃고 물에서 떠내려 오던 자신을 구해주고 남궁세가의 양녀(養女)로 입적시켜주신, 남궁세가(南宮勢家)의 제일 큰 어른이신 노대부인께서 노환으로 병세가 악화되어 목숨이 위중하다는 전갈이 도착하였기 때문이다.


화북평원(華北平原)의 삼할을 소유하고 있는 남궁가의 제남(齊南) 분가(分家)에 파견되어, 제남근교의 남궁가 소작지에서 거둔 금년 소출내역을 감사하고 있던 남궁수영에게, 본가의 전서구가 도착한 것이 오늘 아침이었다.




곧바로 말위에 올라 제남을 떠나 남궁가의 본가(本家)가 있는 회북(淮北)을 향해 말을 달린지 벌써 일곱 시진 째, 밥도 안 먹고 쉬지도 않은 채, 중간에 있는 지부와 분가에 들러 말만 바꾸어 타고 정신없이 내달린 길이었다.




긴 머리는 산발이 되어 날리고 이름다운 얼굴도 먼지투성이가 되었지만, 지옥도에서 나온 후 처음으로 인간의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해준, 노대부인의 목숨이 위중하다는 소식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남궁수영이었다.




남궁가의 본가가 있는 회북(淮北)에서 비추는 등롱불빛들이 멀리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비록 과거를 숨기고 목적을 위해서 한 의도적인 접근이었지만. 그 분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감정은 ‘만약 내 부보님이 계신다면 그분들의 손길이 이런 것 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자상했었다.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이 바람에 흩날려 말라간다.






정신없이 말고삐를 수문위사에게 넘기고, 본장에서는 경공을 사용하는 것을 엄금한다는 규칙도 무시하고, 신형을 날려 도착한 후원의 노대부인 처소에는, 이미 남궁가의 직계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




“수영이가 돌아 왔습니다. 어머님”


수영을 돌아보며, 노대부인의 왼편 머리맡에 앉아 물수건을 갈아주는 50대의 청수한 장년인은, 노대부인의 장남 창궁무적(蒼穹無敵) 남궁제문(南宮制門)이다.


십오년 전 부친이 사망한 후부터 남궁가의 가주직을 맡고 있는 그는, 구파일방과 사대세가 등 정도문파(正道門派)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강북무림연맹(江北武林聯盟)인 운맹(雲盟)의 상위서열 삼위권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이고, 안휘성과 산동성 일대의 경제권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권력자이기도 하다.




가주의 옆으로 그의 첫째 동생인 창궁전주(蒼穹殿主) 남궁제민(南宮制玟)과, 노대부인의 막내아들이고 자신의 양부(養父)인 약왕전주 남궁제현(南宮制賢)의 모습도 보인다.


남궁제현이 눈짓으로 수영을 부른다. 




“할머님! 저 수영이에요. 알아보시겠어요? 흑~”


오른편에 모여 있는 손자와 손녀들 사이에 앉아, 수영이 노대부인의 손을 쥐고 울먹이는 소리를 하자 노대부인의 눈이 힘겹게 떠지며 수영을 올려다본다.


“아가야! 얼굴이 왜 그리 않되었누? 쯧쯧..”


자신의 볼을 쓰다듬는 노대부인의 손이 까칠하다. 


“수영아! 네가 성혼하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으려고 했는데 한사코 성혼은 안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할미 맘이 편하지 않구나..”


“죄송해요. 할머님.”


“아니다. 나중에 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서 성혼하게 되면, 할미 무덤에 낭군을 데려와 인사나 시켜주렴..”


“네! 꼭 그렇게 할게요. 할머님. 흑~”


자신을 친손녀, 친손주보다 더 아끼고 예뻐해 주시던 노대부인이다.


수영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흐른다.




“이보시게. 가주”


“네, 어머님! 말씀하시지요.”


“우리 수영이가 스스로 혼인을 하겠다고 할 때까지 그냥 두어 두시게. 때가 되면 인연이 나타날게야..”


“알겠습니다. 어머님!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염려 마시고 이제 건강을 되찾으셔야지요.” 


하지만 노대부인은 다른 아들들과 손주, 손녀들에게 모두 한마디씩 덕담과 당부를 하고서야 혼곤한 잠속으로 빠져든다.




이튿날 새벽 노대부인은 잠자듯이 이승을 떠났다.




현월은 지옥도에서 나와 야우와 이별했을 때 이후 처음으로 진정한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판목선 선장실 안에서 한동안 숙고하던 벽고영이 이윽고 뭔가를 결정한 듯 운검장의 가신들을 한명씩 따로 불러 향후 업무를 빠르게 지시한다.




“내전주님은 장하운을 데리고 본장으로 복귀해서 총관을 제압한 후에 지하 뇌옥에 따로 가둬 두십시오. 장하운이 다른 이의 눈에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하시고 금일 작전에 참가했던 수하들에게 금일의 작전은 극비라고 다시 한 번 상기 시키십시오. 비밀을 누설하는 자는 참형으로 다스린다고..”




“외전주님은 제압한 흑하보 수하들을 미리 예정했던 데로 주강하류의 폐쇄된 이사도(二沙島)의 수채로 옮기시고 그곳의 경비를 더 강화하십시오. 절대 발각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희 운검장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걸 명심하십시오,”




“비영오호는 이 길로 일호를 찾아가 여명이 밝기 전에 비영들 전원을 혜화루 후원별채로 집결시키라고 전하게, 완전 무장으로 집결이네..”




그리고 운검장 외전소속의 무공이 특출한 수석대주(首席隊主) 한사람을 불러 선장실 침상아래에 점혈시켜 처박아둔, 서찰을 소지하고 있었던 흑하보 무사를 가리키며 뭔가를 길게 지시하고, 벽고영의 지시가 끝나자 운검장 수석대주가 그 흑하보 무사를 업고 나간다.


그 수석대주는 흑하보 무사와 동행하여 그의 예정된 일정대로 청원의 그 객잔에 서찰을 전해주고 벽고영이 준비해둔 쾌속선을 타고 운검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텁석부리 선장 임무열을 불러 뭔가를 숙의 하였는데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임무열이 나중에는 벽고영의 진지한 설득에 동의하고 선장실을 나간다.


모레 아침 청원에 잠시 계류한 이 판목선은 운검장 수석대주와 흑하보 무사를 하선시킨 후 곧바로 나루터를 떠나 장하운이 예정했던 데로 북쪽의 물길을 향해 나아가다가 며칠 후에 수적의 공격을 받고 실종될 것이다.


그리고 남천패가와 녹수산장의 전쟁이 끝나면 운검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아무런 피해도 없이...




모든 지시를 끝마치고 판목선에서 하선한 벽고영은 광주부를 향해 빠르게 경공을 시전하고 있다.


하오문 지부장인 혜화루주를 만나기 위해 혜화루로 향하는 것이다.


현재 축시초(丑時初)이니 혜화루주는 이미 한참 전에 잠자리에 들었을 테지만 상관없다.


그녀의 처소는 혜화루 후원에 따로 떨어져 있는 별채이니 그곳에 있을 테고, 벽고영은 오늘 밤 안으로 하오문 광주 지부장과 거래를 마감할 것이 있으니 그녀를 찾아가는 것뿐이다.


그리고 두시진후 동트기 전에 그곳으로 비영들 십오인이 모두 집결할 것이고..




혜화루 후원 별실 경비를 서는 5명의 하오문 무사들 중에 후원으로 스며드는 안개 속에 완벽하게 어둠에 동화된 검은 야행의를 입은 벽고영을 파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월영산무류(月影散霧流)....달그림자 속에 흩어진 안개처럼 흐르다...


유생들은 단순한 시(詩)구절로 여기지만, 삼백년전의 전설적인 살수(殺手) 월영(月影)을 기억하는 강호인이 만약 있다면, 보법(步法)이면서 은신법인 치명적인 무공의 명칭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얼굴이다’ 


침상에 반듯이 누워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단정한 모습으로 잠든 혜화루주 정하련의 고운 눈썹을 침상 옆의 다탁에 앉아 지켜보던 벽고영의 뇌리로 문득 스쳐지나간 생각이다.


눈을 뜨고 있을 때의 정하련은 도도하고 싸늘한 느낌의 인상이었지만 잠든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말고 순수한 모습이다.




“지부장님..”


“누..누구..”


벽고영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정하련이 방안에 있는 검은 인영의 모습을 보고 일순간 경악의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벽고영의 얼굴을 확인하고 평소의 싸늘하고 도도한 눈빛으로 바뀐다.


차분하게 침상에서 몸을 반쯤 일으켜 옷매무새와 머리결을 가다듬고 겉옷을 걸친 후 벽고영 맞은편의 다탁의자에 앉아 다탁위에 놓여 있던 주담자를 들고 차를 한잔 따라 마신다.


한밤중 자신의 침실에 무단 침입한 남자를 앞에 둔 여인의 행동으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침착한 행동이다.




“좌송합니다. 지부장님! 결례를 범했습니다.”


“진중하신 공자님께서 이러한 행동을 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이겠지요..” 


캄캄한 어둠속에서 다탁을 마주하고 앉아 벽고영을 쳐다보는 정하련의 눈빛이 묘하게 일렁인다.






‘며칠 전에 보았을 때 하고는 공자님의 모습이 조금 변한 것 같은데..야행의를 입으셔서 그런가?..’


‘그리고 방안에 은은하게 감도는 이 향기는 뭐지? 묘하게 자극적인 이 향기의 정체는 뭘까?’


‘요상하게 가슴이 뛰네,,왜 이러지?’


환희밀양공(歡喜密陽功)을 대성한 벽고영의 몸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극락사(極樂蛇)가 교접할 때 흘린 정(精)의 냄새와 수월화(守月花)의 향기가 정하련의 여심을 파고들어 이십대 후반의 숙련된 여체를 뒤흔든다.




“흑하보의 선장을 바꾸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떨리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벽고영의 담담한 말투에 정하련이 자신도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가 ‘내가 왜 이러지’ 생각하며 정신을 차린다.


“어떻게?”


“일이 훨씬 커지고 복잡해 졌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흑하보와 운검장이 동시에 공중분해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오문 광주지부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요?”


벽고영의 비장한 말투에 정하련의 눈이 커진다.


“먼저 후원을 경비하는 하오문도들을 철수시키십시오..비밀을 요하는 일입니다”


별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하련이 수하들을 불러 뭔가를 지시하고 들어온다.


벽고영의 이목에 멀리 사라지는 인영들의 기척이 느껴지고 별채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이 확인된다.




“수하들은 제가 부를 때까지 근처에 얼씬도 안할 것입니다. 말씀 하시지요..공자님 ”


“내용을 말씀드리기 전에 지부장님께 다짐을 받을 일이 있습니다.”


“어떤 다짐을?”


“모든 내용을 지부장님께 말씀드리고 제가 세운 계획을 실행하다 보면, 때로는 하오문의 이익과 제 행동이 상충될 때도 있을 겁니다.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길 때에는 지부장님께서 하오문 이익보다 제 안위를 먼저 생각하겠노라고 약속해 주십시오. 그게 담보 되지 않으면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


진지하게 말을 하는 벽고영을 바라보는 정하련의 눈에 고민의 빛이 어린다.




짙은 어둠의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한동안 고민과 계산의 시간이 지속되고 향기가 더욱 짙어진다.


상대편의 숨소리와 콧김의 따스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승부의 순간이다.




벽고영이 침실 안에 숨어 들어와 잠자는 정하련을 깨워 심기를 흔들고, 운검장과 흑하보의 존폐위기를 거론하여 정보를 취급하는 정하련의 호기심을 돋우고, 여성들만이 감지할 수 있는 환희 말양공의 향기를 짙게 활성화시켜 정하련의 여심과 여체를 자극한 모든 것이 이 순간을 위한 것이다.


암암리에 환희밀향공을 운기하는 벽고영의 전신에서 향기가 더욱 짙게 흘러나온다.




한참을 침묵 속에서 마주 보고 있던 정하련의 눈 속에 열기가 피어오르며 이윽고 말문을 연다.


“네 공자님! 약속하겠습니다. 추후 공자님의 행동이 하오문의 이익에 반한다고 할지라도 공자님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


부끄러운 듯 벽고영의 눈길을 피해 고개를 숙이는 정하련의 목덜미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하오문 광주지부장 정하련이 여인 정하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고맙습니다..지부장님. 아니 고맙소 하련누이..”


탁자아래에서 떨고 있는 하련의 손을 잡으며 벽고영이 조용히 속삭였다.




벽고영의 완벽한 승리였다. 




다탁에서 벽고영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정하련의 몸은 펄펄 끓고 있었다.


간간이 입맞춤을 하며 남천패가의 음모와 녹수산장의 상황을 속삭여주고,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며 유방과 귓볼을 자극하는 벽고영의 능숙한 애무에, 환희 밀양공의 향기에 취한, 이미 남자가 전해주는 여인의 쾌락을 절정까지 알고 있는 하련의 육체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님 침상으로 오르시지요”


벽고영의 옷을 벗긴 하련이 벽고영의 손을 끌어 침상위로 누인다.


침상에 길게 누운 탄탄한 벽고영의 육체위로 발가벗은 하련의 날씬하고 하얀 육체가 꿈틀거리며 기어오른다. 


기녀로 살아오면서 체득한 자극적인 색술을 이용해 벽고영의 급소를 공격하는 하련의 혀가 뱀처럼 날름거린다.


귀속으로 파고들던 혀가 어느 틈에 눈꺼풀과 코를 핥은 후 고영의 입술을 벌려 날름거리며 고영의 침을 훔쳐가고, 은어처럼 길고 하얀 손가락은 충혈 되어 굵게 부풀어 있는 귀두를 훑어가며 어루만진다.


고영의 몸이 간헐적으로 떨리며 쾌감을 표현하고, 하련의 입술이 고영의 목과 탄탄한 가슴에 침을 바르며 내려가 무성한 수풀위로 우뚝 솟은 음경에 다다랐을 때 하련이 자신의 허벅지를 넓게 벌려 음부를 고영의 입 위로 가져다 댄다. 


벽고영의 눈위로 검은 수풀사이에 발갛게 잘 익은 속살이 애액을 흘려가며 꿈틀거리는 하련의 음부가 보이는 순간 자신의 귀두가 따뜻하고 촉촉한 하련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흐으~”


“하읍~..흡”


고영의 탐스럽고 굵은 귀두를 입안에 넣고 혀를 날름거리며 핥아대던 하련은 자신의 촉촉한 옥문 속으로, 꿈틀거리는 질(膣)벽을 파고 들어오는 고영의 혀에 미칠 것 같은 쾌감을 느끼며 자지러진다.


하련과 고영은 한동안 상대의 성기를 입으로 빨고 핥고 혀를 집어넣어 자극한다.


“하읍..공자님!..공자님 공자님 귀두가 너무 맛있어요..아흐흥~... 아흑~ 거기,,거기,,음핵을 더 강하게 빨아 주세요..어흑~...아흐~ 좋아..”


“아! 하련누이의 질벽이 꿈틀거리며 내 혀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군..하련은 정말 명기를 가졌어..”


남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하련이 고영의 성감을 고조시키려 노골적인 말을 속삭이고 허리를 뒤틀어 대면서 음수(陰水)를 쏟아낸다.


한동안 고영의 몸 위에서 귀두를 빨아대며 자신의 국부를 고영의 얼굴에 밀착시켜 쾌락성을 내지르던 하련이, 누워있는 고영의 발쪽으로 몸을 돌려 하복부위에 말 탄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 한손으로 고영의 굵고 긴 음경을 잡고서 애액을 토해내며 벌어져 있는 자신의 옥문(玉門)속으로 삽입을 시도한다.




“크으윽~ 고..공자님..너무 커요..커윽~”


엉덩이를 내릴수록 더 해가는 자신의 질벽을 가르며 옥문을 채워오는 뿌듯하고 충만한 귀두의 느낌에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고영에 대한 숭배감이 자신의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 하련은 생전 처음 느끼는 이런 감정이 몹시 혼란스럽다.


기녀 생활을 하며 적지 않은 남자와 동침을 했다. 


개중에는 색술(色術)이 뛰어난 난봉꾼도 있었고 지금 자신의 옥문을 채우고 있는 고영의 음경보다 더 큰 양물(陽物)을 가진 자도 있었지만 고영처럼 단 한번의 삽입만으로 자신에게 이토록 전율스런 충만감을 주고 복종심이 저절로 들게 하는 남자는 없었다.


‘이런 것이 애모(愛慕)의 감정일까?’ 


아직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해 본적이 없는 하련의 가슴에 연분홍 꽃비가 내리며 허리가 저절로 뒤틀린다.




“아흥~..아흐흥..아..좋아요..공자님..하으윽..”


등을 보이고 자신의 치골위에 걸터앉아 음경을 옥문에 삼키고 허리를 뒤틀면서 엉덩이를 꿈틀거리는 하련의 뒷모습이 몹시 음란스럽다.


“캬흐흥..아윽..하응~..”


스스로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고 유두를 꼬집어 비틀고 있는 하련의 입에서 쾌락의 신음성이 높아지자 벽고영은 하련의 엉덩이가 짓누르고 있는 허리를 들어 올리며 위쪽으로 힘차게 삽입운동을 한다. 


철썩,철썩,철썩..퍽~퍽~퍽퍽..


“크아앙~.캬흐흥...공자님..소첩의 아랫도리가 이상해요..더..더 빨리..아흐흐흥~”


아래쪽으로부터 올라오는 양물의 뜨거운 공격에 몸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하련이 상체를 발쪽으로 숙여 자신의 가슴을 고영의 무릎에 비벼대는 ㄷ자 자세를 하고, 고영의 엄지발가락을 입속의 축축한 혀로 빨아대며 더 빠른 공격을 호소한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앙다문 보라색 항문 밑에 검은 치모 사이로 발간 속살이 애액을 쏟아내며 자신의 양물을 삼켰다가 뱉어내는 음란한 하련의 모습을 보는 고영의 눈에도 열기가 번들거린다. 




퍽퍽퍽퍽..퍼버버벅..퍽퍽


“캬하항~..고..공자님..아흑~..소첩의 ..엉덩이..엉덩이를 때려주세요..하으으~..제..제발..”


자세를 바꾼 고영이 후배위 자세로 하련의 엉덩이 뒤쪽에서 빠른 진퇴를 가하자, 치밀어 오르는 쾌감을 못 이겨 몸을 바들바들 떨어대던 하련의 목소리가 찢어지듯 변하며 새로운 요구를 한다.


퍽퍽퍽..퍽퍽..철석,철썩,..


“아우우~카흑~..좋아요..공자님..더 ..더 세게..때려 주세요..크흐윽~..”


엉덩이가 빨갛게 변하도록 손바닥으로 때리며 옥문이 불이 나도록 진퇴운동을 하자, 자신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스스로 비틀어 대던 하련이 숨넘어가는 목소리를 내며 자지러진다.


하련은 쾌락의 최절정을 한 걸음 앞에 두고 있다.


퍽퍽퍽..퍼버버버벅..철썩,철썩,철썩...


“크아아악,,공자님!,..낭군님!..내 주인님!..소첩은 ..소녀는 이제 가요..흐하아앙~..이제 죽어요.크아아악~” 


터져버릴 듯 부풀어 오른 새빨간 엉덩이에 경련이 일어나고 허리가 물결처럼 꿈틀대던 하련이 산짐승 같은 소리를 내며 정상을 밟았다.


자신의 눈앞에 오색폭죽이 터지는 광경을 보던 하련이 앞쪽으로 몸을 풀썩 내 던지고 쓰러지며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향기가 더욱 짙어진 것을 느끼고 그 향기의 진원지가 고영의 몸이라는 것에 더욱 행복해진다.


두 사람의 몸은 그 뜨거운 정사의 여파로 땀이 흥건했다.




“아!..상공..상공의 몸에서 소첩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향기가 흘러요..그 향기를 맡으면 소첩은 편안해지고 행복해져요~..”


숨을 고른 하련이 자신의 곁에 누워있는 고영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고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려 아직 사정을 하지 않아 굳건한 음경을 감탄의 눈으로 보며 손을 뻗어 잡아가면서 들릴 듯 말듯 속삭인다.




귀두를 혀로 핥아대던 하련이 고영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귀두 끝에서 터져나가는 하얀 정액을 입으로 받은 후 자신의 손바닥에 다시 뱉어내어, 고영에게 보여준 다음 할짝할짝 핥아 꼴깍거리며 목으로 넘긴 것은 그로부터 일각 후였다.


하련은 피학(被虐)음란(淫亂)의 성향이 있는 여인이었다.




누워있는 고영의 몸에 흐르는 땀을 침상아래에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물수건으로 꼼꼼이 닦아주는 하련의 정성이 갸륵해서, 고영이 손으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자 “아흐흥~”고양이 소리를 흘리며 하련이 또 다시 흥분했고, 그에 자극받은 고영이 침상에서 일어나서 하련의 양다리를 허공으로 들어 올리고 자신의 허리에 감은 후에 선 자세 그대로 벽으로 하련을 붙여 다시 한 번 뜨겁고 자극적인 정사를 나눈다.




“상공!..이제 소첩의 몸과 마음은 모두 상공의 것 이예요..부디 소첩을 잊지 말아 주세요..그리고 상공이 원하시면 언제든 소첩과 하오문 광주 지부는 상공을 위해 목숨을 던지겠어요.” 


격렬하고 광란적인 정사를 끝내고 침상에 누워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고영의 이목에 후원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인기척들이 느껴졌을 때 하련이 고영에게 야행의를 다시 입혀주면서 한 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중지에 끼고 있던 옥지환(玉指環)을 빼어 고영의 소지(小指)에 끼워 주며 말했다. 중원에 산재한 하오문 지부에 가서 옥지환을 내보이면 지부장들이 취급할 수 있는 단계의 정보까지 알 수 있을 거라고...




하련의 중지에 끼워져 있던 옥지환은 고영의 소지에 꼭 맞았다. 마치 하련의 마음처럼.




이로써 벽고영은 광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앉아서 들을 수 있는 정보 제공자가 생겼고 자신이 광주를 떠나 강호주유를 할 때에도 하오문 지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오문의 정보력을 이용해 패가와 산장의 전쟁을 어느 정도는 조율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밤 벽고영이 정하련을 방문한 이유였다.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었다.




고영에게 비영일호의 전음성이 들려온 것은 별채의 문을 열고 혜화루의 후원으로 향하는 중간쯤이었다.




아직 밤은 남아 있었고, 고영에게는 밤이 끝나기 전에 해야 할 일도 남아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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