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올림푸스 - 2부 9장
본문
아하 그게 먼치킨 이군요. 왠 닭고기인가 했습니다. 어쩃든, 아직은 초반이라 주인공도 자신의 능력을 잘 모르고, 12 장로를 찾아야 진정한 능력도 알 수 있을 것 같고 해서... 고맙습니다. 다시 무림으로 가겠습니다.
올림푸스 나머지 12 장로 - 무림으로 (2)
올림푸스 안. 설비는 미래의 최첨단 장비인 올림푸스에 들어오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가가, 이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이렇게 커다란 구조물이 하늘에 떠있을 수 있으며, 초절정 고수의 경공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더구나 사람도 아닌 것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그대로 움직이다니...”
“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될 거야. 어쨌건 그전에 당신의 정체성을 먼저 확인해야 해. 내 생각에는 당신은 올림푸스의 12 장로들 중 하나인데... 당신이 그 정체성을 알기 전에 구음양파맥 때문에 집을 떠나서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황제 폐하께서 주신 이 케스토스가 당신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인데, 이것은 아프로디테의 허리띠야.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것으로 이 허리띠로 상대방을 묶으면 그것이 신이건 인건이건 그의 마음을 얻는다고 했지. 정확한 것은 헤파이스토스를 만나야 알겠지만, 어쨌든 이것은 분명 아프로디테의 상징물 중의 하나야. 뿐만 아니라, 우연히 황궁 보고에서 찾은 현무구절편은 현무를 상징하지. 현무는 물을 상징하고 북쪽을 담당하는 사신 중 하나야. 아프로디테는 물에서 태어났고, 당신과 관련된 물건들은 모두 물과 관련이 되어있어.”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런 말을 하는 가가는 도대체 누구죠?”
“내가 바로 당신 아버님이 말씀하시던 제우스야.”
“에엥! 그럼 당신이 신이란 말이에요?”“후후. 신은 아니지. 원래 올림푸스의 12 신은 12 장로들이야. 신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지. 모두 초우주체와 관련을 맺고 있어. 제우스의 초상우주체, 즉 우주만력지체의 도움으로 우주의 질서를 지켜나가는 존재들이야. 지금 내가 온 세대, 즉 지금부터 약 600년 이후의 세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올림푸스의 12 장로들의 도움으로 처리를 해야 하지. 우주의 근원적인 안배 속에서 우리가 호출되고 있어. 물론 나를 포함해서지. 나는 다만, 올림푸스 12 장로들의 대표 격이야.”
“그럼 가가는 지금부터 600년 전 세계에서 왔단 말인가? 그리고 내가 그 12 장로들 중의 하나인 아프로디테이구요? 그럼 티파니 언니는?”
“티파니는 헤라야.”
“아~~ 뭐가 뭔지 정말 모르겠어요. 어쨌든 설비는 아마도 아프로디테일 확률이 98%야. 판도라를 헤파이스토스에게 보냈어. 곧 돌아올 거야. 판도라가 오면 설비의 아버님께서 주신 케스토스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당신의 신분을 정확히 알게 될 거야. 나도 처음에는 내가 제우스인지도 몰랐어. 어떤 장로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대대로 비밀리에 전해지기도 했어. 설비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아~~ 모르겠어요. 일단 가가께서 제 옆에 있으니 다행이에요.”
“걱정 마 설 동생. 나도 있잖아.”
“맞아요. 언니도 있으니 괜찮아요.”
‘제우스, 헤파이스토스를 만나고 왔어요.’
‘어, 마침 왔군. 그래 갔던 일은?’
‘일단, 헤파이스토스의 말에 의하면, 원래 케스토스는 일종의 망토라고 해요. 이것을 쓰면 투명해져서 누구도 알아볼 수 가 없데요. 그런데 케스토스가 이런 구실을 하려면 제우스의 초상에너지가 필요해요. 즉 제우스의 초상에너지를 케스토스에 주입 시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이 지구상에는 초상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물질이 없는데, 유일하게 케스토스만이 가능하다고 해요. 그렇게 되면, 케스토스의 주인은 제우스에게 얻은 초상에너지의 기본 내력으로 케스토스를 투명 망토로 사용할 수 있고, 그러면 누구도 케스토스의 주인을 찾을 수 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오직 초상우주체만이 알아 볼 수 있데요. 그리고 케스토스의 주인은 유전적으로 아프로디테의 후손만이 될 수 있도록 안배가 되어있데요. 아무나 케스토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케스토스는 이 지구상의 어떤 물질보다도 질기고 강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채찍 같은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고, 좋은 보호막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제 생각에 이곳 무림에서 그와 관련된 무공 같은 것을 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후~~~ 대단하군.’
판도라와의 대화는 진 만이 가능했다. 진과 판도라가 원하면 티파니 등도 가능했지만, 원칙상 대화는 둘만이 가능하다. 진은 판도라의 이야기를 티파니와 설비에게 해 주었다.
“자 이제 케스토스의 주인을 찾아보자. 설비가 아프로디테인지 케스토스가 증명해 줄 거야.”
진은 초상에너지를 극한대로 끌어올려 그저 얇은 비단 천 같은 케스토스에 주입하였다. 순간 그저 얇은 비단 천 같던 케스토스에 하나의 그림이 그려졌다. 파란 바다 위에 수많은 거품들이 일고 있었고, 그 거품들이 모이며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여신의 허리에는 현재 진이 들고 있는 케스토스와 비슷한 천이 매여져 있었다. 신화에서도 그려지던 아프로디테의 탄생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의 아프로디테가 완전히 설비를 닮아 있었다. 아니, 설비가 바로 그 그림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케스토스 전체에서는 은은한 은광이 뿜어지고 있었다.
“이건 뭐 증명을 할 필요도 없네. 완전히 설 동생이야.”
“정말 아름다운 보자기내요. 그런데 이것은 마치 천잠사 같아요.”
“천잠사?”
“예, 설산에만 사는 영물인 천년을 사는 누에가 설련실과 빙매실을 먹고 자란 후 죽기 직전 토해내는 일종의 비단실 이예요. 이것으로 보의를 만들어 입으면 어떤 무기로도 상처를 입힐 수 없죠. 그러나 실재로 천잠사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어요. 누에가 설산에서 살수도 없을뿐더러 천년이나 사는 누에가 어디 있겠어요. 있더라도 사람이 그것을 만날 수 있겠어요? 어쨌든 책에서 읽은 천잠사와 비슷해요.”
“어쨌든 그림에 있는 것처럼 이것을 설비가 허리에 매봐.”
모두의 호기심을 받으며 은빛 광채가 은은히 뿜어지는 케스토스를 설비가 허리에 맺다. 순간, 설비의 모습이 은빛을 내는가 싶더니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뿌옇게 변하면서 마치 아지랑이처럼 사라졌다.
“서~~~ 서~~ 설”
“설 동생~~~”
“왜요. 가가 왜 그래요. 제가 정말 사라졌나요?”
설비는 혹시나 하는 불안함에 손을 뻗어 진의 손을 잡았다. 설비는 바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진도 티파니도 설비를 볼 수가 없었다. 진이 초상에너지를 끌어 올렸다. 그러자 다시 아지랑이 나타나는 것 같더니 서서히 설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휴우~~~ 보이는군. 아프로디테를 찾았어. 티파니, 설비가 아프로디테야.”
진이 초상에너지를 끌어올리자 케스토스를 허리에 두른 설비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설, 이 케스토스가 아프로디테의 신물이 확실한 것이므로, 당신이 투명하게 변했다는 것은 당신이 케스토스의 주인이란 뜻이고, 케스토스의 주인은 아프로디테 뿐 이기에 당신이 곧 아프로디테, 즉 올림푸스의 12 장로 중 하나라는 소리야. 이제 당신은 아프로디테로 살아야 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와 함께 있어야 하니, 저는 좋아요.”
“그리고 설 동생, 내가 주작일향을 얻고, 주작천무성의 주인이 되었을 때, 전대 천무성주는 나에게 청룡, 백호, 현무를 찾으라 했어. 내가 주작이기에 나머지 삼신만 찾으면 되는 것이지. 우리 넷이 모여야 진정한 우주의 힘을 만난다 했어. 내 생각에 그것 역시 진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우리는 이제 올림푸스 12 장로 중, 제우스, 헤라, 헤르메스,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아테나, 아폴론, 그리고 아프로디테인 설 동생을 찾았어. 네 명 아레스와 데메테르,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만 찾으면 되지. 그들 중 청룡과 백호가 있을 거야. 만일 그렇다면,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우주만력지체인 진과 연관을 맺고 있는 거지.”
“티파니의 추론은 물론 그럴듯해. 하지만, 일단은 올림푸스 12 장로에 더 집중하자.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그 후에 생각해. 그리고 아직 사신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잖아.”
“알겠어요. 그럼, 이제 설 동생이 아프로디테인 것을 알았으니, 헤파이스토스가 말한 것처럼 그녀의 케스토스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무공을 골라 봐야 할 것 같아요. 물론 현재 현무구절편을 가지고 펼치는 추혼뇌룡마영신공과 추혼뇌룡마영편 삼초식이 굉장한 무공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대결해야 할 그림자와 그 무리들에게는 아직 약한 것 같아요. 추혼뇌룡마영신공도 극으로 연마해야 겠지만, 케스토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헤라님의 생각이 옳아요. 우리가 아레스를 찾으러 설산으로 가는 동안, 일단 추혼뇌룡마영편을 케스토스와 함께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케스토스 자체가 천잠사라는 것으로 이곳에서 알려져 있다면, 그것은 천하의 보검보다 더 나을 거예요. 그리고 초상에너지를 품고 있기에 현무구절편 못지않은 무기가 될 거예요. 아니 더 강한 무기가 될 거예요. 나아가 유사시 보호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야 하구요.
“후우~~~ 알았어. 점점 복잡해지는구나. 그럼, 판도라와 티파니는 설산의 아레스를 찾는 것에 집중하고, 나는 설비에게 적당한 무공을 찾아볼게. 황궁 서고에서 얻은 것 중 괜찮을 것이 있는 것 같아.”
“OK!"
진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신이 자신과 관련 있을 것 같다는 티파니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올림푸스의 12 장로는 서양 신화의 근간을 이룬다. 그런데 그 중 몇 명은 15세기 중국에서 만나게 된다. 사신에 대한 신화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거의 상식 같은 존재들이다. 정말 이곳에서 만나야 하는 네 명의 12 장로 중 티파니를 제외한 3명이 사신과 관련을 맺는다면 올림푸스의 안배는 단순히 희랍 신화하고만 관련을 맺는 것이 아니란 소리다.
‘으으~~ 머리가 빠개지겠군. 일단 설비의 케스토스를 위한 무공을 찾아보자. 황궁 서고에서 분명 좋은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황궁 서고에서 보았던 이름도 없는 책이 하나가 기억났다. 그것은 먼지 수북이 쌍이 검은 철갑 속에 있었다. 단 두장의 양피지뿐이었다. 고대 갑골 문자였기에 그냥 내용만 기억 하고 있었다. (초상에너지를 얻고, 초상우주체가 된 이후, 진은 어떤 언어에도 막힘이 없었다.) 제목도 없던 그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천지에 많은 기운이 있으니 태극이 음양을 아우르고, 음양이 오괘를 아우르고 오괘가 팔괘를 아우르고, 팔괘가 구궁을 만나 백팔괘를 아우른다. 무도의 근원은 이 백팔괘를 기본으로 형성되나니, 인간의 한계가 그 뿐이기 때문이다. 백팔괘의 변화가 모든 무공의 근간인 것이다. 그러나 팔괘, 오괘, 음양, 태극의 지력을 가진 하늘의 안배를 가진 인물들은 백팔의 괘를 벗어나 화경에 이른다... 천하에 강한 물건들이 많으니... 뇌룡의 각, 만년금구의 갑, 교룡의 비늘, 화룡의 조, 음양독각사의 각, 천잠사 등이 있으나 그것을 소유했던 사람이 없으니 어느 것이 더 강한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것들은 능히 산을 부수고, 바다를 가를 수 있는 우주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태극의 힘인 우주만력이 있다면 천잠사는 이 세상의 어떤 것도 부수거나 자르거나 막을 수 있다. 천잠사를 사용하려면 본 좌의 남긴 또 하나의 양피지 속에 있는 은하천강신공을 먼저 익혀야 한다. 은하천강신공은 수의 본원진기와 극강의 태음의 기운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은하천강신공이 극음의 진기와 물을 근원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늘의 안배 속에서 태어난 여인이 아니고서는 은하천강신공은 대성할 수 없느니라....’
‘은하천강신공’은 12성 완성하지 않으면 절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제 일식 천사만천화우망. 천잠사 수천 가닥이 꽃의 비처럼 하늘을 가득 메운다. 누구도 천사만천화우망을 벗어 날 수 없다. 필요시 내력을 조절하면 그대로 수천 가닥의 실들이 온 몸을 조여 그대로 파편이 되어 버린다. 제이식 천강만력. 천잠사를 장의 모양으로 검으로 모양으로 시(화살)의 모양으로 변형하여 펼치는 삼초식. 제 일 초식, 천강장. 펼쳐지는 순간, 천잠사가 집채만 한 손으로 변하며 상대방을 후려친다. 내력을 주입하는 강도에 따라 그 파워는 달라진다. 제 이 초식, 천강비검. 천잠사가 푸른 검 모양을 만드는 순간 이미 검은 상대방의 백팔 사혈을 향하여 날아간다. 백팔 방위를 동시에 가격하기에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제 삼 초식, 천강화룡신전. 투명한 활이 화룡의 불처럼 쏘아져 나간다. 어떤 것도 피할 수 없고, 막을 수 없다. 부디 본인의 무공을 천하창생을 위하여 사용하기 바란다.’
은하천강신공. 천지간의 음과 수의 기운을 본원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내공 심법. 어떤 양의 기운도 파괴할 수 있는 최강의 음기인 구음양파맥을 지닌 설비, 물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 이보다 더 은하천강신공과 궁합이 맞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천지간에 있는 음의 기운이기에 무한대의 내력을 지니게 된다. 땅이 있으면 물이 있는 법. 지구의 70%는 물이다. 물의 기운이 없는 곳이 있을 수 없다. 진은 설비에게 은하천강신공과 그에 따른 천사만천화우망, 천강만력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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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무림은 황궁의 어수선함을 틈타 정파와 사파 간에 치열한 공방이 일고 있었고, 특히 원이 망하며 함께 공멸했던 마교의 세력들이 다시 일어나고 있었고, 녹림십팔채와 동정십팔채는 마치 자기들의 세상인양 주변의 백성들의 고혈을 뽑고 있었다.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이 무림맹을 조성한지 오래 되었고, 나름 무림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겠다고 외쳤지만, 어수선한 시국에는 힘이 원리인 것을 어찌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세외에서도 중원을 넘보는 세력들이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북해궁, 포탈랍궁, 청해도, 만독문 등 세외의 세력들이 서서히 중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들 속에서 가장 화두에 오르는 것은 역시 수라궁과 천빙궁이었다. 수라궁이 방문하면 봉문하던지 입궁하던지 둘 중 하나였다. 나타난 지 삼 개월도 안 된 방파였지만, 이들은 파죽지세로 중원을 잠식하고 있었다. 이미 오대세가 중 모용세가, 남궁세가, 진주언가가 이들에게 봉문을 당했고, 구파일방 중, 곤륜, 아미, 청성, 점창이 봉문 하였고, 화산은 대항하였으나 멸문지화를 당했다. 화산이 멸문하는 데는 하룻밤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악마의 이름으로 천하를 잠식하고 있었으나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자신들에게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천빙궁은 약간 달랐다. 위치가 어딘지, 궁주가 누구인지,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인지, 사인지도 몰랐다. 이들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정사를 막론했다. 그리고 왜 죽었는지 몰랐다. 다만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빙공의 흔적과 화공의 흔적이 동시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개봉. 송나라 때는 수도였던 도시다. 원이 수도로 베이징, 북경을 정하고, 명이 초기의 수도를 남경으로 정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었지만, 여전히 개봉은 장안, 낙양과 함께 삼대 도시 중 하나이다. 송, 원, 명대에 까지 그 위명은 무시할 수 없다. 개봉성의 약간 외각 지역. 황학루. 외각임에도 불구하고 황학루는 개봉 최고의 주점이었다. 황학루의 한쪽은 절벽이었다.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황하의 거침없는 물결과 절벽 주변의 노송들 주변을 노니는 수많은 학 떼들의 모습이 마치 선계에 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이곳 황학루에 오르려면 1층만 해도 은자 열 냥은 있어야 했다. 제일 높은 5층은 금자 열 냥이 기본이었다.
5층 누각. 황하와 개봉성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일남이녀가 앉아 있다. 식탁에는 황하금어탕, 설봉탕 등 황학루의 내로라하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고, 황학루의 최고의 술인 황룡주가 놓여있다. 첫 이슬을 먹은 황국의 어린 송이들로만 빚어 만들 술로, 송대에는 오직 황제에게만 진상되어졌던 술이다. 황하와 너무 잘 어울리는 술. 맑은 황금 빛 액체가 몸으로 흘러들면 마치 용 한 마리가 온 몸을 질타하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한 병에 금화가 세 냥씩이나 하는 이 술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크하! 이 술 정말 기가 막히네.”
“호호호. 가가께서 좋아하시니 좋네요. 아바마마에게 들었던 것으로는 진정한 황룡주는 이곳 황학루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하셨어요. 과거 송대에는 황제의 어주로 사용되었던 것이지요.”
“설 동생 덕분에 임금님의 술을 맛보는구나!”
“그럼요. 동생 잘 둔 덕분이지요, 호호호호”
진과 티파니, 그리고 설비 공주였다.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실상 진은 판도라를 시켜 이곳 개봉성 외곽을 뒤져 개방의 총타를 찾으라 했다. 중원의 정보통 개방을 통하여 좀 더 현실감 있는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다. 설산으로 아레스를 찾으러 가야 하지만, 황궁의 일이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청탑쌍마는 머리가 아니었다. 손이나 발정도 이었다. 분명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있었다. 판도라와 진의 감각을 벗어난 존재.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더불어, 중원 역시 휘몰아치는 암운이 짙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어이쿠! 이 아자씨가 인생 구만리 청년을 죽이네! 아이구 나 죽네!”
“이런 거지 발싸개 같은 새끼야. 니 인생이 구만리면 내 인생은 구십만리냐? 거지 놈 주제에 무슨 인생이냐 새끼야! 죽어라, 이놈아!”
“아이구!!! 사람 살려!!!! 찬밥 한 덩이 주지는 못 할망정 쪽박을 깨다니~~~ 아이구 너무하시네~~~”
“이런 개지랄 같은 놈. 미꾸라지처럼... 어이쿠~~~ 이 새끼야! 죽어라!!! 어이쿠!”
“와하하하하!!!!”
사람들의 시선이 삽시간에 이 진기한 구경거리에 쏠렸다. 약관은 넘었음직한 건강한 청년 거지가 문지기에게 호되게 당하고 있었다. 문지기는 마치 개 패듯이 청년을 패고 있었다. 아니 패려고 했다. 그러나 번번이 그는 거지 청년의 옷자락도 만지지 못하고 있었다. 거지 청년은 완전히 취한 듯 비틀 거리고 있었는데 문지기는 그를 잡기는커녕 가끔씩 청년이 무작정 휘두르는 푸른 대나무 지팡이 같은 것에 맞고 있었다.
‘후후. 재미있군. 저 청년은 그냥 거지가 아닌 것 같은데... 저 몸놀림은 허허실실이야.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지만, 허점이 하나도 없는 보법이야. 흐음. 취리건곤보로군. 개방의 방주만이 익힐 수 있는 보법인데... 저 청년이 대 개방의 방주란 말인가?’
이제는 황학루의 무사들이 나타났다. 너무 시끄럽고 문지기는 처리를 못했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호위 무사와 문지기가 거지 청년을 잡으려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똑같았다. 거지 청년은 죽어라 소리 지르며 비틀 거렸고, 무사들은 청년의 옷자락 하나도 건들지 못했다.
‘제우스. 개방의 후계인 팔결 소방주에요.’
‘팔결이라구? 방주가 구결인데? 차기 대 개방의 방주라? 어쩐지?’
‘제우스, 그런데 저 소방주가 가지고 있는 지팡이가 수상해요.’
청년이 들고 있는 지팡이는 푸른 대나무 같았는데, 위에는 솔방울 같은 것이 몇 개가 달려서 흔들리고 있었고, 지팡이의 전체에는 포도 덩굴이 감겨있는 듯 한 모습이었다.
‘티르서스!’
‘맞아요. 제가 봐도 티르서스가 분명해요.’
‘그렇다면... 디오니소스? 확인해봐야겠군.’
“이보게 점소이!”
“예, 나으리. 부르셨습니까?”
“저 거지 청년을 이리로 불러주겠나?”
“예? 저런 녀석을 뭐에 쓰려고요?”
“후후. 술이나 한잔 같이 하려고 하네.”
“저 녀석은 불한당입니다. 젊은 놈이 일은 안하고 허구한 날 이곳에 와서 저렇게 말썽을 부리지요.”
쩔그렁!
“화이고, 알겠습니다요. 거지 놈이 오늘 횡재했군.”
진이 은자 한 냥을 던져주자, 점소이는 번개같이 거지 청년을 부르러 달려갔다.
“허허허. 어느 고인이시기에 저 같은 장래가 총망한 청년과 술을 나누시려... 호오~~~ 이런 화용월태 경국지색의 미인들과.... 형님 소제가 인사드립니다.”
완전히 오층 누각이 전쟁터다. 혼자서 떠들어 대는 데 결국은 진을 형님으로 부르고 인사까지 넙죽 해버린다. 그러나 눈은 티파니와 설비에게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우와~~~~ 이런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 뭐 하십니까? 음식은 자고로 뜨거울 때 먹어야 하는 법. 와작! 와작!!!”
세 사람은 도저히 뭐라고 말을 할 틈이 없었다. 마파람에 개 눈 감추듯이 한 상 가득 있던 음식이 순식간에 청년의 뱃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꺼억!!! 역시 황학루의 음식은 최고란 말이야.”
“그래 잘 드셨는가?”
“아이구, 형님. 이거 감사하다는 말씀도 못 드렸습니다.”
“필요없네. 이제 술이나 한 잔 받음세.”
“크킁~~~ 이~~ 이건~~~ 황룡주 아닙니까? 으허허허허. 오늘 거지 뱃속이 놀라겠는걸. 황하금어탕, 설봉탕에 황룡주까지.. 아이구 잘 마시겠습니다, 형님. 크아하아아~~~ 역시 술맛은 이래야 한다니까. 크!!! 정말 황룡 한 마리가 온 몸을 휘젓고 다니는군. 으흐흐흐!!!!”
“와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호!!!!”
거지 청년의 너스레에 진과 티파니, 설비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래, 이제 드실 만큼 드셨는가?’
진은 웃으면서 전음으로 물었다.
‘이~~ 이건~~ 불문의 혜광심어? 나보다 몇 살 많아 보이는데 이런 경지였단 말인가? 오늘 황룡주가 벌주인가 복주인가 모르겠네.’
‘사람이 배만 채운들 대수이겠습니까? 사내의 마음을 채워야지요?’
거지 청년도 계속 웃고 떠들며 전음을 이었다.
‘호오~~~ 천리전음. 확실히 보통 인물은 아니구나.’
‘아직 어려 보이는데 벌써 팔결이라니 대단하구려?’
‘내가 팔결인 것을 어찌... 형님의 식견이 대단하십니다. 아직 본 방에서도 팔결인 저를 잘 몰라보는데...’
‘중원은 어찌 돌아가오?’
‘돌아가는 것들이야 별 볼일 없지요. 주인만 있으면 조용해집니다.’
‘주인이라...? 그럼 객들이 떠들고 있나보군?’
‘너무 객들이 많은 것이 문제이지요. 그것도 무에가 그리 구린지 얼굴도 드러내지 않는 객들이 많지요.’
‘중원을 도모하려는데... 눈과 귀가 필요하네.’
‘저를 한 번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자네는 나를 한 번 보고 형님이라 하지 않았나? 한 잔 술을 나누고, 한 마음을 나누었으면 그 보다 큰 의리가 어디 있는가? 더구나 중원을 도모하려는데 큰 뜻을 가진 자가 많지는 않을 터!’
‘많기는 합니다. 다만 능력이 문제이지요.’
‘하하하. 그런가? 나는 어떤 것 같은가?’
‘소제의 눈이 그리 명태 눈은 아닙니다. 소제 취걸의 절을 받으십시오.’
“아이구, 대인 어른 정말 오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취걸은 모두들 들으라는 듯이 떠들어대며 절을 올렸다. 그러나 진에게 그 절은 주종의 예였다.
‘괜찮으시면, 해가 질 무렵 개봉성 북문 밖 오리쯤에 있는 화문장이라는 폐가로 찾아와 주십시오. 그곳에서 뵙겠습니다.’
‘그럼세. 그때 보세.’
사람들은 젊은 거지가 횡재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부럽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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