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 - 1부 1장
본문
음애루주 - 마녀의 제자 1
[오악산]
이름 그대로 험준하기 짝 이 없으며 거칠고 가파르다. 그 중 에도 가장 깊은 곳 마치 밀림처럼 우거진 숲 속은 한 낮에도 빛이 들지 않아 무공 고수라 할지라도 방향을 잃어버리기에 충분하며 반대로 우뚝 솟은 봉우리는 완전히 벌거 벋은 여인처럼 나무 한 그루 없는 기괴한 암벽으로 만들어져 마치 칼날을 거꾸로 박아 놓은 듯한 모양새를 가져 숙련된 사냥꾼이나 약초꾼도 들어가기를 꺼린다.
아니 들어 갈수 없다. 이곳은 무림맹의 관할이며 또한 가장 무섭고 두려운 마두들을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지독한 감옥. 이미 오십 여 년 전 천하를 흔들던 십칠광천마들 중 열세 명을 가뒀으며 하늘과 같았던 무위를 자랑하던 그들조차 탈출하지 못한 [만악지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무꾼이나 사냥꾼들은 물론이며 무인들조차 접근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그 마옥으로 통하는 유일하고 작은 길 을 따라 한대의 마차가 올라섰다,
덜그럭, 덜그럭
별다른 호위는 없지만 마차 자체는 사각으로 완전한 강철로 이루어져 있으며 뒷면의 입구 쪽에 있는 어린아이 손 하나 들어갈까 말까 한 작은 통 기구를 제외한다면 그 안으로는 햇볕 한줌 들어 갈수 없게 되어있다. 실제 그나마 있는 작은 입구조차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또 다른 안배가 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루 하구만..이런 좋은 날 하필 문지기라니..요 며칠 비로 인해 내내 안에만 있어 짜증났는데 말이야..."
엽구. 나름 풍운의 꿈을 안고 무림맹에 투신하였으나. 가진바 능력도 배경도 좋지 않아 그저 굳은 일이나 하다
만악지옥 문지기 모집에 옳다구나 신청 한 것이 화근 이였다. 물론 보수도 괜찮고 하는 일 또한 크게 어렵지 않다.
그가 마두들을 볼일도, 싸울 일도 없다. 애초에 그 정도 세상에 이름난 마두들을 문지기에 불과한 자신이 막 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다. 극악무도한 마두들이 잡혀오면 그야말로 무림맹에서 도 얼굴 한번 보기 힘든 고수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호위 아닌 호위를 하는 만큼 그 자신은 마두들의 얼굴조차 본적 없다.
마옥에 갇혀 있다는 열세명의 십칠광천마들 또 한 세월이 지난 만큼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아무것도 없는 첩첩 산중에서 보내기엔 그는 아직 젊었다. 술과 음식은 그리 나쁘지 않으나 그야말로 석 달에 한번 주어지는 보름의 휴가가 아니면 세상 소식과 여자 냄새 한번 맡기 힘든 오지 아니던가.
아니 여자가 있기는 있다. 그야 말로 아름다운 여인이. 약한 갈색의 아름다운 피부. 흑요석 같은 눈동자. 그 갈색의 아름다운 피부에서 윤기를 발하는 붉은 입술. 여자임에도 자신보다 큰 육척(1척=30cm)에 사치(1치=3cm)정도 모자란 키(자신이 작다는 것은 물론 신경 쓰지 않는다.) 검은색 무복으로 도 가릴 수 없이 도드라지는 몸매,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 일 년 전 옥주로 발령된 흑빙선녀라는 명호를 가진 그녀를 보는 순간 여신이 강림하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삼일 후 그녀에게 추근대던 간수장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눈을 베이고, 혀를 잘린 후, 바지를 벗겨 자지를 잘라내고 마지막으로 목이 잘렸을 때 그녀에게 더 이상 다가가는 남자는 없었다. 물론 아무리 흑빙선녀라 고는 하지만 단순히 자신에게 추근거렸다고 그런 형벌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불성실한 근무 태도와 공금 횡령, 식 자제 빼돌리기, 그리고 결정적으로 흑빙선녀의 밥에 어디 구했는지 춘약을 섞어 넣다가 잡힌 것이다.
어째 뜬 그로 인해 마옥 식구들은 그녀를 흑빙마녀라고 부르기 시작 하며 두려워하였고 마주 치는 것조차 꺼려하여 피해 다녔다. 물론 옥주라는 신분으로 인해 부르면 응 할 수밖에 없지 만서도. 더군다나 부소장의 비리가 사라진 이후에는 식사도 좋아지고 급료도 제대로 나왔기에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서도 그 칼처럼 날카로운 성격 탓에 가장 대담한고 쾌활한 마적조차 그녀 앞에선 고개를 들지 못한다.
날카로운 눈매. 얼음과 같은 냉정한 눈동자, 서리가 얼 것만 같은 낮고 딱딱한 목소리에 질타 받으면 맹수 앞에서 놓여진 먹이 감의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좋다는, 아니 그게 더 좋다는 덕호 같은 변태 놈도 있지만..
그래도 아름답기만 따지만 정말 엽구가 본 어떤 여자보다 아름다웠다. 그가 휴가 때 마다 가는 홍루에서 가장 비싸다는 명월이 하고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그 도도하고 냉혹한 흑빙마녀가 남자 밑에 깔려서 비음을 지를 땐 어떤 소리를 낼까... 상상만으로도 아랫도리가 뿌듣 하게 일어난다.
이런저런 잡생각으로 시간을 때우는 엽구 앞에 마차가 드러나자 엽구는 당황하며 망상에서 깨어났다. 보급인가? 하지만 마차는 자신도 몇 번 보았던 죄수용 마차. 문제는 죄인을 잡아 왔다기엔 그 호위가 적다. 마부 석에 탄 두 명과 말에 타고 있는 한 사람이 전부라니? 그러나 곧 뒤에서 보이는 승복을 입은 무승들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마적. 강호에 승복을 입은 무승들 이라면 단 한곳뿐인 것이다
소림, 장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구파일방 중 하나이며 여타 다른 구파일방이라 할지라도 소림이라면 한수 접어주는 법이다. 문제는 마옥에 죄수를 올려 보낼 때에는 전 반드시 마옥주에게 무림맹에서 전서구를 날리게 되어있다. 세월이 지났다 해도 어째 뜬 이곳은 십칠광천마들이 갇혀 있는 곳이다.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몇 안 되는 방책 중에서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유일하게 지켜지고 있는 규칙
이다. 무림맹에서 죄수를 데려오기 삼일 전엔 반드시 전서구를 띄운다. 그리고 느긋한 마옥지기 생활 중 유일하게 빡빡한 아침조례시간에 그 사실이 통보된다. 그러나 자신은 그런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다.
마차 위에서 펄럭이는 무림맹의 깃발과 소림의 무승들 강호에 간 크게도 소림을 사칭 할 자 없으나...
"정지!! 소속을 대시오"
창을 꼬나 쥐며 소리쳤으나 마차는 느긋하게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제기랄)
엽구는 내심 욕을 내뱉으며 종을 울리려 하자 마부 석에서 한 명이 내리며 소리친다.
"무림맹 감숙지부 맹석천이네. 죄수를 이송해 왔으니 종을 울리는 것은 잠시 기다려주게"
맹석천이라.. 들어 본적 있다. 소림의 속가제자중 하나로 감숙에서 알아주는 고수라고 들었다.
"증명패를 보여주시오"
"여기 있네."
어느새 다가온 맹석천에게 증명 패를 받아 살펴보니 진품이다. 더군다나 지부장이라니, 자신과 나이 차도 별로 없어 보이는데... 엽구는 내심 세상을 욕하면 증명패를 돌려준다.
"옥주님을 모셔오겠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그리고 몸을 돌리려는 찰나 "됐어" 하고 아름답지만 싸늘하고 냉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흑빙선녀가 나와 있었다.
뒤에 마적 부옥주가 서류를 든 체 땀을 흘리며 붙어있는 모양새를 보니 아마 순찰 중에 발견하고 온 모양이다.
"무슨 일이지? 죄수가 온다는 통보는 받은 적 없는데"
냉정한 말투 그러나 목소리 그리고 미모와 벌어진 입술은 남자의 방심을 흔들기엔 충분하다. 맹석천 역시 그녀가 하대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체 멍하니 그녀를 바라 볼 뿐이다.
"아미타불..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옥주, 소승은 광혜라고 합니다."
맹석천이 넑을 잃고 있자 슬그머니 광혜가 불호를 외며 나선다.
"험험.. 이런 실례를"
그런 광혜 덕에 정신을 차린 듯 헛기침으로 말투를 흐리며 품을 뒤 저 봉서를 내민다. 그런 맹석천을 아무런 말없이 노려보다 봉서를 받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무언가 별다른 말이 쓰여 있지는 않은지 금세 뒤에 있는 마적에게 봉서를 넘긴다. 그리고 마적은 요 일 년 그랬던 것처럼 크게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나이 십 삼세, 이름 유백, 화혼마녀 제자.... 화혼마녀?"
크게 놀란 마적이 봉서에서 눈을 때고 맹석천을 바라보자 맹석천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십칠천광마 중 하나이자 꽃의 영혼을 지닌 마녀라는 별호에 걸맞게 아름다웠으며 치명적인 색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여인. 채음보양술의 대가로서 그야말로 그녀의 손에 걸린 남자는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목 내이가 되어 발견되었으며, 마음에 들면 나이를 따지지 않았다고 하고. 그녀의 품에서 죽어간 남자가 무려 세 자리를 넘겼으며 명문정파와 사파의 후지기수 또한 셀 수 없다 한다. 무려 150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으로 그녀는 10대 후반과 같은 싱그러움과 30대 중반 여인의 완숙함을 동시에 지녔으며 말 한마디 눈짓 한번으로도 남자를 유혹할 수 있고 굳이 유혹 하지 않아도 넘어왔다는 정, 사. 마를 넘어 강호 공적으로 선포된 여인.
삼십여 년 전 소림의 방장으로 등극 한 목허선사가 그녀에게 희생된 이후 그녀를 잡기 위해 소림은 엄청난 인력과 금전을 소모하고 있다는 풍문을 들은 적이 있는 마적이다. 하지만 미친 하늘의 마라고 불리 우는 자들 중에서도 강력한 무위를 자랑하던 그녀의 제자를 어떻게 잡았단 말인가.
"허... 그 화혼마녀의 제자란 말 입니까? 그런대 화혼마녀의 제자가 남자라니...그것도 이제 고작 십 삼세의.."
"그럼 화혼마녀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한 마적의 말을 자르며 흥빙선녀가 입을 열었다.
"그 마녀 역시 마차에 있소."
맹석천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마옥주와, 마적, 그리고 엽구의 눈빛에 당황했다.
"무슨… 문제라도?"
"강호에 서열을 매긴다면 절대로 열손가락을 넘지 않을 거라는 화혼마녀를 잡아왔는데 봉서에는 제자 이름만 있고
지부장 한 분과 무인하나... 그리고 고..크흠! 소림이 위대한 대지라고는 허나 다섯 분이 화혼마녀를 이송할 수 있다고는.."
마적은 고작... 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소림의 무승들에게 대놓고 할 말은 아닐 것이다.
광혜가 그런 심정을 이해했는지 조금 난감한 미소를 띤다.
맹석천 역시 난처하다는 듯 머리를 휘저은 뒤 입을 열었다.
"화혼마녀는 죽었소, 마차에 있는 것은 시신이라오."
"누가?"
갑작스레 입을 여는 흑빙선녀,
"그게...노환으로"
흑빙선녀는 가만히 맹석천을 노려보자 찔끔한 맹석천은 자신 없는 투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게....그러니까.."
이야기를 종합해 본 결과 소림의 오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거두어 화혼마녀의 거처를 알아내었다. 그리하여 무림맹 감숙 지부와 소림의 백팔나한이 모여 급습을 했단다. 그런대 급습하고 보니 화혼마녀는 그 전날 세상을 뜨고 제자가 향을 피우고 있더란 다. 혹시나 속임수가 아닐까 하여 관을 열고 시신을 확인 해본 결과 화혼마녀는 죽은 게 맞았다..그것도 노환으로..주변을 탐색 해본 결과 제자를 들인지 삼 년째.. 주변에선 부모자식인 줄 알았더란다.
그래서 곁에 있던 아이를 심문해 보니 자신을 화혼마녀의 양아들이며 제자라고 소개했다.
하기사 화혼마녀의 나이 150을 넘었으니 아이를 보기란 무리일터, 또한 무림이라고는 하나 소림은 엄연한
불제자들이다. 스승의 죄를 아무것도 모르는 제자에게 묻기란 꺼려질 터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그 제자의 몸을 샅샅이 조사해 본 결과 내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고 또한 딱히 무공을 배운 흔적도 보이지 않아 일단 소림에 보내 굳은 일 이라도 시키며 스승의 죄를 씻게 만들려고 했는데...
"그런데?"
"그게 말이오. 소림엔 가지 않겠다고 하더이다. 소림엔 여자가 없고 또한 중이 되면 여자를 안을 수 없으니 거지로 떠돌지언정 중은 되지 않겠다는 거요!"
"무슨 놈의 애새끼가..."
자신이 끼어들면 안 돼는 자리임이 분명하지만 엽구는 결국 한마디 내뱉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진 흑빙선녀 눈초리에 기가 죽어 조용히 고개를 떨어뜨린다. 맹석천은 그런 엽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해서 말을 잇는다.
"틀린 말이 아니오. 저놈이 뭐라고 말한 줄 아시오? 아름다운 여인을 색에 타락하게 만들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존재 의의라고 하더군.
그리고 그런 여인들을 모아 커다란 장원을 지어 사내들의 욕망을 풀어주고 돈을 벌어 거부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 하더이다. 화혼마녀의 제자가 된 것 또한 그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함이라나?"
십 삼세 어린아이가 할 말이 아니거니와 또한 어린아이가 꿀만한 꿈도 아니다. 차라리 무림일통이라던가 천하 제일인을 꿈꾼다면 차라리 그 또래 아이답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적도 엽구도 어처구니없는 눈길로 마차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자칫 천하의 색마가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삭근제초 하고자 하였지만.. 그...크흠! 어째 뜬 꿈을 말한 게 죄도 아니거니와 어떠한 일도 벌인 적도 벌일 수도 없는 나이인지라..손발의 힘줄을 잘라 소림에게 맡기고자 하였으나.."
"하였으나?"
맹석천의 말투가 날카로워 진다.
"그 마녀가 제자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해놓았는지.. 금강불괴로 만들어 놓았소. 칼은 물론이거니와 검기조차 그놈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없었지. 몸에 내력 한줌, 초식하나 배우지 못하였는데 몸만은 이미 금강불괴를 이루었소. 그래서 위험하다 판단. 소림의 주장대로 만악지옥에 가둬 평생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소. 그리고.. 스님들 또한 소림에 매인 몸인지라 빠른 처리를 해야 했기에 무림맹에 전서구를 띄우고 바로 온 것이라오. "
그런 맹석천의 말에 광혜가 나지막이 부연설명을 시작한다.
"아미타불...적화마녀시주 또한 이미 죽었다고 하나, 천하의 크.크흠 마두였던 몸인지라.. 시신이나마 만마지옥에 가둬 무림맹의 의기를 드높이고 만인들로 하여금 타산지석으로 삼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 소림의 판단입니다. 마옥주"
묘한 곳에서 헛기침을 하는 광혜의 머리위로 푸득 전서구가 날아온다. 무림맹의 전서구임을 확인한 흑빙선녀는 마적에게 고갯짓을 한다.
-삐~~~익! 마적의 신호에 집무실로 날아들던 전서구가 마적에게 날아왔다.
마적은 전서구 발에 달린 작은 통에서 전서를 꺼내어 흑빙선녀에게 건내 주었다. 흑빙선녀는 적혀있는 통보와 맹주 직인을 확인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에 마적은 전서와 봉서를 접어 서류에 끼워 넣으며 맹석천에게 물었다.
"그 성정이 위험하다고는 하나..이제 고작 열세 살의 소년을 만마지옥에 넣는다는 것은....."
"말했지 않소. 화혼마녀가 제자의 몸을 금강불괴로 만들어 놓았다고, 그 힘에 그 성정은 자칫 천하에 다시없는 음적을 낳을 수도 있소."
"그러나..."
그런 둘의 대화를 자르며 흑빙선녀가 입을 연다.
"데려와"
그 말에 아직 맹석천이 아직 마부 석에 앉아 있던 무인에게 고갯짓을 하니 무인이 마부 석에서 내려와 마차 입구를 열었다. 몇 가지나 되는 자물쇠들과 장치들을 풀고 죄수를 데려 왔다. 어딜 봐도 어린아이 몸으로 보이는 작은 인영은 마치 천지에 둘도 없을 흉악범이라도 되는 양 검은색 바지 와 머리에 쓴 검은색 두건을 제외하면 신발과 웃옷이 없었고 팔은 뒤로 돌려 보기에도 묵직한 쇠사슬로 묶였으며 발 또한 자신의 얼굴만한 족쇄를 채웠고 그만으로 부족했는지 어깨와 몸을 밧줄로 한대 묶어놓았다.
그런 죄수를 앞에 두고 흑빙선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관찰한다. 근육이라고 불릴 만한 것도 없다.
어떻게 봐도 들은 대로 십 삼세 어린아이의 몸과 별 차이가 없다. 그저 피부가 매우 고왔을 뿐. 그러고 보니 줄로 묵인 어깨와 몸이나 묵직해 보이는 쇠사슬로 묶여 있음에도 그 흔적이 없다. 어린아이 피부란 상당히 약한 법인데도. 그런 모습을 관찰하던 흑빙선녀가 마적에게 손짓하자 마적이 머리에 쓴 두건을 치운다.
그러자 소년의 얼굴이 드러났다. 상당히 아니 굉장하다고 할 정도의 귀여운 외모. 약간 상기된 뺨은 분홍빛을 띠며 갑작스런 빛 때문에 살짝 찌푸린 눈과 이마가 그 귀염성을 바래기는커녕 오히려 돋보이게 한다.
흑빙선녀의 뺨이 살짝 느슨해지고 상기된다. 스스로 그런 감정에 놀란 흑빙선녀는 스스로의 심신을 다스리며 안정을 취한다. 아마 보통의 여인 이였다면 괴성과 함께 바로 안아 버렸을 터이다.
그리고 소년이 눈을 뜨자 흑요석 같은 눈동자가 드러난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가질법한 치기 어린 눈빛, 잠시 소년의 눈을 들여다보던 흑빙선녀는 왠지 모를 실망감을 느꼈다.
[어째서? 내가 무엇에 실망한 거지?]
그런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소년의 얼굴에 싱긋 해맑은 웃음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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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밤과다람쥐 입니다.
프롤로그에서 밝혔다시피 마녀의 제자 편에서는 별로 야한부분이 없습니다..
앞으로 4편 정도는 단순 무협이군요...쯥..그래도 이미 써 놓은 글이 30편정도 되고
하루에 올릴 수 있는 글이 2편으로 제한되어 있으니 저에게 돌 던지지는 말아주세요!!
마음에 안 드시거든..앞으로 4일후부터 읽어주시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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