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 50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50(영장평원의 혈투)-1
궁아라는 수혜가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고 했다. 궁아라가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혜도 같은 무공을 익히고 있는 줄은 몰랐다. 또한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게 되면 수혜와 같은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지금의 궁아라는 다른 여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군이 알고 있는 수혜는 순수하고 정갈한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변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고 있으며, 자신과의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군은 산을 돌아다니며 수혜를 찾고 있었다. 수혜는 어디로 간 것일까? 혹시 자기가 보기 싫어 떠난 것은 아닐까? 산을 한바퀴 돌았지만 수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불안하다. 초초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수혜를 의심한 자신이 원망스럽다. 혹시 아가씨가 잘못되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가씨를 지켜주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다. 수혜가 저렇게 변한 것 모두 자신의 책임 같았다. 아군이 수혜를 찾고 있는데 멀리 커다란 그림자가 보인다.
“아가씨..........아가씨.”
아군은 그림자가 혹시 아가씨가 아닐까 싶어 속도를 높여 그림자에게 달려가 보았다. 그림자는 거대한 덩치의 도치였고 도치는 등에 멧돼지 한 마리를 짊어지고 있었다. 끝내 멧돼지 한 마리를 사냥한 것이다.
“어라~ 아군이내. 날 찾아 온 거냐. 짜식~ 역시 너 밖에 없다.”
“도치구나. 혹시 아가씨 보지 못했어.”
“아가씨?........수혜 말이냐. 글쎄. 못 봤는데........”
“아~ 어디로 가신거지.”
“이제 봤더니 날 찾아온 게 아니라 수혜아가씨를 찾아온 거구나. 난 또 그러면 그렇지.”
“정말 못 봤어. 그럼 어디가신 거지.”
“야~ 야밤에 가면 어딜 가겠어. 혹시 동굴에 있는 거 아니야. 길이 엇갈릴 수도 있지.”
“동굴?...........맞아 아직 동굴은 안 찾아봤다. 간다.”
“야~ 자식아. 여기까지 왔는데 같이 가자.”
“아~ 미안하다. 너 생각은 못했다. 잡아라.”
아군이 손을 내밀자 도치는 멧돼지를 옆구리에 끼고 아군의 손을 잡았다. 아군은 도치를 잡은 상태에서 음양비을 실천하여 동굴을 향해 달려갔다. 도치와 멧돼지를 끌고도 아군은 바람처럼 달린다. 도치는 아군이 눈 위를 달리는 것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아군. 어떻게 하면 이런 경공을 익힐 수 있는 거냐.”
“그냥 배우면 돼. 지금은 안 되고 다음에 알려줄게.”
“하하하~ 됐다. 난 경공에는 소질이 없어. 그냥 물어 본거야.”
아군과 도치가 동굴로 돌아왔다. 대부분의 십사들은 피곤했는지 모두 잠이 들었고, 궁아라만이 아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군은 수혜를 찾아보았다. 수혜는 한쪽구석에 자고 있었다. 수혜는 동굴에 있었던 것이다.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온다.
“쉬~. 깨우지 마.”
아군의 귀에 궁아라의 전음이 들린다. 아군은 안타까운 눈으로 수혜를 보다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리며 다리에 힘이 빠진 것이다. 도치는 모닥불이 있는 중앙으로 가더니 멧돼지 가죽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더니 기다란 작대기에 손질한 멧돼지를 깨우고 모닥불위에 올렸다. 바로 요리를 할 모양이다. 궁아라는 아군의 옆에 앉아 아군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으로 끌어당긴다.
“아군도 피곤하지. 조금이라도 자.”
“누님........”
“왜~”
“아가씨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아무생각하지 말고 자야 돼. 내가 재워줄게.”
아군은 궁아라의 무릎에 고개를 기댄다. 포근하다. 궁아라는 마치 친누나처럼 자신을 감싸준다. 궁아라의 손이 아군의 눈을 가린다. 그만 자라는 뜻이다. 아군은 눈을 감았다. 수많은 상념들이 교차하지만 억지로 눈을 감은 것이다. 궁아라는 아군이 눈을 감자 자신도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피곤하다.
“이것들이 모두 퍼질러 자. 흐미~ 성질나네. 그래 자라 자~ 나 혼자 다 먹으련다.”
도치는 툴툴거리며 나뭇가지를 모닥불에 집어넣어 화력을 높인다. 하지만 커다란 돼지가 한순간에 구워지지 않는다. 도치는 새벽이 될 때까지 돼지를 굽고 있었다. 이제 돼지가 노릇노릇 구워진 것 같다. 도치는 도끼로 다리 한쪽을 잘라 한입 베어 물었다. 기름이 빠졌지만 느끼한 맛이 느껴진다.
“혹시 소금이 필요하지 않으세요.”
도치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혹자 먹어치우려고 했는데 재수 없게 들킨 모양이다. 곽지향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주머니를 흔들고 있었다. 주머니에는 소금이 들어있을 것이다.
“치~ 너무 해요. 혼자 먹으려고 했어요.”
“우씨~ 나 혼자 다 먹으려고 했는데.........깼어.”
“좋은 말 할 때 고기 내려놔요. 성질나면 독을 풀어버리는 수가 있어요. 치사하게 혼자 먹는 법이 어디 있어요.”
“뭐.........뭐야. 도........도.......독~”
“제가 평소에 수많은 독을 지니고 다닌다는 거 알죠. 어디 있더라. 요걸 풀어버리면 멧돼지 고기는 다 먹었지 아마~”
곽지향은 품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낸다. 도치의 얼굴이 구겨진다. 곽지향과 몇 달을 같이 보낸 도치는 그녀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또한 곽지향은 한번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잘못하면 힘들게 잡은 멧돼지고기가 곽지향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곽지향은 웬만한 독에는 끄덕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치는 한입 깨물었던 다리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분통이 터질 일이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잘못하면 고기한점 못 먹는 수도 있다.
“호호호~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 군요. 이왕이면 나가서 눈도 뭉쳐 와요. 물도 없이 고기만 먹을 순 없잖아요.”
“우씨~ 알았다. 알았어. 빌어먹을 맘대로 먹지도 못하는군.”
도치는 툴툴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곽지향은 도치의 뒷모습을 보면 빙긋 웃더니 도치의 도끼로 멧돼지를 먹기 좋게 자르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다른 십이사들을 깨웠다. 도치가 동굴 밖으로 나가보니 눈이 허리까지 쌓였다. 밤사이 또다시 폭설이 내린 모양이다. 그는 커다란 눈을 뭉쳐 동굴로 들어오니 다른 십이사들이 모두 깨어나 모닥불 주위에 모여 있었다.
“기가 막히네. 이것들이 편안히 앉아서.........우씨~...........곽지향 이럴 수 있어.”
“빨리 오지 않으면 우리끼리 다 먹어치우는 수가 있어요.”
“뭐~ 자.........잠깐만 기다려. 간다. 가다고........”
도치는 커다란 눈 뭉치를 들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도치에게 악무룡 외에 곽지향이라는 천적도 있었다. 사람들은 모닥불에 둘려 앉아 멧돼지 고기를 나누어먹었다. 그러나 고기를 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아군과 수혜, 악무룡이 그들이었다. 악무룡은 수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수혜는 고개를 숙이고 고기 한점을 억지로 먹고 있었다. 아군은 숙이고 땅만 바라보고 있다. 궁아라는 품에서 단검을 빼내 고기를 잘게 썰어서 아군의 앞에 놓아준다.
“앞에 강적들이 기다리고 있어. 억지로라도 먹어.”
궁아라의 말에 아군이 억지로 고개를 먹는다. 수혜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잘못했다고 해야 할까? 용서를 빌어야 할까? 어떤 말을 해야 그녀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모두 먹으면서 들으세요.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장치와 양천사이에 있는 야산입니다. 아마 무림맹의 오향은 장치에 머물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부터 무림맹까지 경공이 빠른 분들은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눈도 많이 왔고, 경공이 느린 도치님도 배려해야하니 지금 출발한다 해도 오늘 중으로 무림맹에 도착하기는 힘들 겁니다.”
“그럼 내일쯤에는 도착하겠군. 이제 바로 무림맹으로 쳐들어가면 되는 건가?”
“어제 밤에 제가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내가 상대라면 어떻게 할까? 감시하던 놈들은 모두 죽었고, 오향은 장치에 머물고 있다. 본래 오향과 장치에서 만나야 할 십이사들은 행방이 모연하다. 자~ 이런 자료를 가지고 상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우리가 도망쳤다고 생각할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니죠. 지금까지의 우리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있었던 그들은 우리가 무림맹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야야~ 결론만 말해. 넌 향상 말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악무룡이나 아군이 입을 다물고 있자 금막비가 마수를 상대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결론만 이야기하죠.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무림맹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영장평원을 거쳐야합니다. 제가 잠마동주라면 우리가 무림맹까지 쳐들어오기 전에 영장평원에 끝을 보려할 겁니다. 우리가 무림맹까지 쳐들어오면 잠마동주도 곤란해지죠. 잘못하면 자신들의 정체가 탈로날수 있으니 말이죠.”
“영장평원에서 우릴 상대한다.........그럼 잠마동주가 흑풍대나 혈영대를 영장평원에 보냈을 거란 말이야.”
“아니죠. 흑풍대나 혈영대는 출동하지 못해요. 그들은 무림맹을 지키겠죠. 영장평원으로 출동하는 병력은 오당의 무사들일 겁니다.”
“허허~ 오향에 이어 오당의 무사들까지 출동한단 말이야. 설마 우리 열두 명을 상대하려고 무림맹 전체가 움직일까?”
“가능합니다. 잠마동주는 우리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위협을 감수하고 흑풍대나 혈영대까지 파견할지 모릅니다.”
“음~ 상황이 좋지 못하군. 일사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예? 저.......저요.”
금막비의 물음에 아군이 우물거린다. 아군은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마수와 금막비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
“마수님! 뭐라고 하셨죠.”
“이거 원~ 다들 왜이래. 정신들 차례........일사도 그렇고 삼사도 그렇고 다들 왜들 이래. 어제 밤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마수님.........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겠어요.”
아군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물어보자 마수가 한숨을 쉬었다.
“제가 보기에도 일사님과 몇몇 분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슨 사정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명심하세요. 우리는 지금 모두의 운명이 걸린 결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사로운 일 때문에 우리 모두의 운명이 걸린 결전에 소홀히 한다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수의 말은 아군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다. 수혜나 악무룡 그리고 장기도 여기에 포함되는 말이다.
“죄송합니다. 이젠 집중할게요.”
“저도 한 말씀드릴게요. 먼저 다른 분들께 죄송합니다. 모두 저 때문에 비롯된 사건들 입니다.”
“밤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가야.”
도치가 아군이나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물어보지만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수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요. 이제부터는 다른 생각은 모두 잊어버리고 십이사의 한명으로 배화교를 상대하는 대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저 하나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개인적인 문제는 나중에 전투가 끝나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까 다른 분들도 오직 배화교를 상대하는데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수혜가 먹던 고기를 내려놓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녀의 말은 아군이나 악무룡 그리고 장기에게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제 수혜로 인해 벌어진 일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쓰게 웃고 만다. 수혜의 말은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를 지금은 모두 덮어두고 나중에 전투가 끝나고 이야기하자는 말이다. 아군도 잠깐 생각하더니 수혜의 뜻에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개인의 사사로운 일을 따질 때가 아니다. 십이사 모두의 운명이 걸린 결전이 눈앞에 다가오지 않았는가?
“좋습니다. 이번에는 다들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설명하겠습니다. 잠마동주는 우리가 무림맹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무림맹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길을 선택하든 영장평원을 거쳐야 합니다. 우리가 무림맹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잠마동주는 어떻게 해서든 우릴 막으려 할 것이며 무림맹으로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영장평원에 병력을 파견하거나 어떤 함정을 마련해 두었을 겁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앞서 설명한 겁니다.”
“잠마동주가 어떤 함정을 마련한다는 거죠.”
“그건 저도 모릅니다. 다만 제 예상으로는 오당의 무사들을 영장평원으로 파견해 우릴 상대하도록 할 것 같습니다. 흑풍대나 혈영대를 파견하는 것은 잠마동주인 삼공자도 위험부담이 많으니 그들을 보내진 못할 겁니다.”
“오향에 이어 오당의 무사들까지 출동한다 말이지. 잘못하면 앞뒤로 적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군.”
“금막비님의 판단이 정확합니다. 우리가 영장평원에서 시간을 허비하면 오향이 후미를 공격하거나 우리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영장평원 주위 일대에 천라지망을 펼칠 겁니다.”
“앞뒤로 적을 상대할 수도 있다는 말이군.”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리지 않았는데........이것도 한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우리가 실패했을 경우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실패? 실패라고 한다면 우리가 모두 죽거나 잠마동주를 놓치는 경우를 말하는 건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니 생각한 것도 없죠. 문제는 잠마동주를 놓치는 경우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무림공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거기에 무림맹까지 공격했으니 중원 무림 전체가 우릴 잡으려 할 겁니다. 그럴 경우........”
이막수가 마수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똑똑한 사람들은 너무 고민이 많아서 탈이야. 우리의 목적이 뭐지. 잠마동주를 잡아 배화교의 음모를 밝히고 마령단의 해약을 찾는 거야. 그거만 생각하면 되는 거야. 다른 생각은 할 가치는 없어. 실패란 곧 죽음이라고 생각해야지.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죽고살기로 덤벼도 성공확률이 희박하다는 건 모두 알고 있잖아. 우리는 지금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는 거야. 다들 목숨을 걸어야 해. 실패.........그딴 건 생각하지도 마라.”
“이막수 말이 맞다. 실패란 곧 죽음이다...........쌍~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죽더라도 한번 폼 나게 싸워다 죽으면 되는 거야.”
이막수의 말에 도치도 맞장구를 친다. 마수는 입을 다물었다. 이막수와 도치의 말이 정답이다. 실패란 곧 죽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자신들에게 더 이상 물러난 곳은 없다. 잠마동주를 잡지 못하면 어디 한군데 발붙일 곳도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막수의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듣기만 하던 아군이 입을 열었다. 그도 수혜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고 배화교와의 결전만 생각하기로 했다.
“자~ 모든 분들의 의견이 한가지로 모아진 것 같군요. 마수님.......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그럼 모두 준비하시죠. 영장평원으로 가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수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다른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십이사들은 동굴을 대충 정리하고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동굴밖에는 눈이 허리까지 쌓여 있었다.
“여기서 무림맹까지 경공이 빠른 분들은 하루면 갈수 있는 거리입니다. 하지만 눈도 많이 내리고 도치님의 경공이 느린 관계로 오늘은 영장평원 초입까지만 가도록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우리가 빨리 이동하면 할수록 우리에게 유리한 겁니다. 일단 영장평원에 도착해서 그곳사정을 알아보고 다음 계획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았어요. 자~ 모두 서두르세요. 도치야 나랑 같이 가자.”
아군은 도치의 팔을 잡고 앞으로 달려간다. 아군의 뒤를 따라 나머지 십이사도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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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을 출발한 오당의 무사들은 영장평원에 도착하여 움막을 짓고 십이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 영장평원이 뚫리면 무림맹까지는 한 시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곳 영장평원이 최후의 방어선인 것이다. 한편 장치에 도착한 오향에게는 무림맹으로부터 영장평원으로 회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밤사이 내린 폭설로 인해 오향의 발걸음은 무뎌져 있었다. 이천오백이 넘은 대군이 움직인다는 것이 쉬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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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마마련을 출발한 초벽하와 거패는 무림맹이 있는 오대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초벽하와 거패는 식사를 하기 위해 객점에 들어가 간단한 음식을 주문했다. 그녀는 오대산으로 이동 중에 무림에 대한 소문에 귀를 기울었다. 초벽하가 앉아있는 바로 옆 탁자에 표사들로 보이는 무사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자네 소문 들었어. 무림맹이 발칵 뒤집어 졌다고 하더군.”
“무슨 일로 무림맹이 뒤집어 졌다는 거야.”
“십이사라는 놈들을 잡기 위해 오향에 이어 오당까지 출동했다고 하더군.”
“허허~ 참~.........얼마나 대단한 놈들인데 오향에 있어 오당까지 출동한단 말인가? 오당오향이라면 무림맹의 전부가 아닌가?”
“그렇지. 오당오향이라면 무림맹의 전부라고 해야겠지. 소문에 의하면 몇 년 전부터 벌어졌던 의문의 사건들이 모두 그놈들 소행이라고 하더군.”
“의문의 멸문지화를 당한 세가나 문파들 말하는 거지. 또 있네. 얼마 전에 벌어졌던 실종사건 있잖아.”
“실종사건?”
“아~ 많은 아이들이 실종되어 무림이나 관에서까지 나섰지만 아직까지도 비궁 속에 빠져있는 사건 말이야. 그것도 그놈들 소행이라는 말이 있어. 어린애들을 이용해서 마공을 연성했다지 아마.
“뭐야. 이런 천하의 죽일 놈들 보았나.”
“그러니까 무림맹이 전부 나선 것이 아닌가? 그런 놈들은 당장 죽어야 해. 무림맹이 나서지 않았다면 나라도 나섰을 거야.”
“하하하~ 그놈들이 자네가 간다고 눈썹이나 까닥하겠나.”
소문이란 왜곡되고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맨 처음 무림맹에서 십이사를 무림공적으로 몰았을 때 사람들은 그들이 무슨 죄목으로 무림공적이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무림맹에서 그들을 잡기위해 오향이 출동하고 다시 오당까지 출동하자 사람들은 그들에게 그럴듯한 죄를 뒤집어씌우기 시작했다. 아무런 죄도 없는 놈들을 잡기위해 무림맹의 오당오향이 나설 리는 없기 때문이다. 누가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른다. 소문이란 사람들을 거치면서 확대 재생산되니 말이다. 사람들은 십이사에게 하나둘씩 죄를 뒤집어씌우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동안 무림에서 벌어졌던 미제 사건들을 모두 그들의 소행으로 밀어 붙었다. 초벽하는 표사들의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놈들의 주둥아리를 닫치게 만들고 싶다. 놈들은 십이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멋대로 떠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한다. 여기서 놈들과 실랑이 할 시간은 없다.
“참~ 이런 소문도 있네. 무림맹을 떠난 오당의 무사들이 영장평원에 진을 쳤다고 하더군. 십이사 놈들이 간도 크게 무림맹으로 쳐들어가고 있다는 거야. 그래서 오당의 무사들이 영장평원에서 놈들을 기다리기로 했데.”
“하하하~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들이군. 도망쳐도 시원찮을 판에 지들이 무림맹으로 쳐들어가. 미친놈들 이구만..........완전히 죽지 못해 안달하는 놈들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놈들도 그놈들이지만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 놈들도 미친 모양이야.”
“천마마련?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놈들이야 구파일방에게 패하고 봉문하다시피한 놈들 아닌가?”
“그렇지. 그런데 천마마련의 은마마령군이 무림으로 출동했다고 하네.”
“은마마령군이라면 마련주의 친위대라는 천마마령군과 장로회의 명령을 받는 금마마령군 바로 밑에 있는 부대 아닌가? 그놈들이 무슨 일로 무림에 나왔다고 하던가?”
“천마마련의 철부지 공자 있잖아. 초하벽이라고 하던가? 하여튼 그놈이 천마마련에서 도망친 모양이야. 그래서 그놈을 찾기 위해 출동했다고 하더군!”
“잘하는 짓이다. 겨우 한 놈 찾겠다고 은마마령군이 출동했단 말인가? 마련주가 늙어서 노망이 든 모양이군.”
“킥킥킥~ 천마마련뿐만 아니라 사사천교도 요즘 소공녀 때문에 골치가 아플 거야.”
“사사천교의 소공녀라면 바로 무림사봉 중 사봉 하후소하를 말하는 건가?”
“맞아. 그녀가 무슨 일이지 모르지만 사사철기군을 이끌고 무림맹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문은 있어. 그래서 사사천교에서도 그녀를 잡겠다고 사사비연대를 출동시켰다고 하더군.”
“참내. 사사비연대라면 사사천교가 자랑하는 4개 부대 중 하나 아닌가? 사사철기군에 이어 사사비연대까지 출동했단 말인가? 정말 날 리가 냈군. 그런데 하후소하는 왜 무림맹으로 가는 거야.”
“모르지. 이건 내 생각인데. 호기심 많은 하후소하가 십이사와 무림맹의 대결을 구경하려고 가는 것은 아닐까? 한참 호기심이 많을 때 아닌가?”
“하하하~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여튼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나 자식들 때문에 골치 아프겠군. 참~ 그러고 보니 하후소하하고 초하벽하고 정혼한 사이 아닌가?”
“아마 그럴 걸........혹시 둘이 무림맹에서 만나기로 했나. 참 요상한 일이군.”
“자자~ 잡담들은 그만하고 그만 일어나세. 식사들 마쳤으면 다시 출발해야지.”
“하고야. 쉬는 시간은 왜 이렇게 짧은 거야. 쩝~ 자자~ 일어나세.”
표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객점을 나갔다. 초벽하는 그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무림맹이 십이사를 상대하기 위해 영장평원에 오당을 파견했다는 것과 천마마련에서 자신을 찾기 위해 은마마령대가 출동했고, 사사천교에서도 하후소하를 찾기 위해 사사비연대가 출동했다는 소식이다. 아무래도 바로 출발해야 될 것 같다. 자신이 은마마령군에 붙잡히게 되면 아군을 도와주려는 계획이 허사가 된다.
“거패. 일어나자.”
“아직 주문한 음식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두는 싸달라고 하면 돼. 가면서 먹으면 돼.”
“쩝~ 알겠습니다.”
“참~ 내가 말한 대로 중간중간에 흔적들을 남기고 있지.”
“예~ 분부대로 하고 있습니다. 은마마령대가 출동했다면 우리가 남긴 흔적을 보고 쫒아오고 있을 겁니다.”
“혹시 아버지가 날 구하려오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음마마령대가 출동했다면 안심이야. 자~ 우리도 서두르자.”
초벽하와 거패는 객점을 나와 영장평원으로 달려갔고 초벽하와 거패의 뒤를 쫒아 천마마련을 출발한 은마마령대도 영장평원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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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주를 출발한 사사철기군과 하후소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림맹이 있는 오대산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소주.........무림맹 오당의 무사들이 영장평원으로 출동했다는 소식입니다.”
“음~ 개봉에서 무림맹으로 가기 위해서는 영창평원을 거쳐야 하니 그곳에 미리 오당을 파견한 거로군. 이일대로(以逸待勞)라는 건가?”
“다른 소식도 있습니다. 본교에서 사사비연대가 출동해 우리 뒤를 쫒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비연대가?...........아버님이 내가 무슨 사고라도 칠까봐 걱정되셨던 모양이군.........전군에 알려라. 전속력으로 영장평원으로 향한다. 비연대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이동속도가 빠르다.”
“알겠습니다...........전군~~~ 영장평원으로 전속력으로 진군한다.”
하후소하와 사사철기군은 눈을 휘날리며 영장평원으로 전속력으로 진군했고, 그들의 뒤를 따라 하늘의 사자라는 사사비연대가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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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逸待勞 (이일대로)
- 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라
적을 곤경에 빠뜨리고도 직접적인 공세를 취하지 않는 방법을 말하여, 이것은 손괘에서 강한 세력이 날이 갈수록 더욱 약해지는 현상에서 발전되어 나온 것이다
- 여기 천향에서는 적을 기다리고 있다가 지친 적을 공격한다는 의미입니다.
ps : 어떤 님이 쪽지로 무협도 아니고 야설도 아닌 쓰레기 같은 글은 더이상 올리지 말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자신이 가입한 카페(어떤 카페인지 모르겠지만)회원들 전부가 자신과 같은 의견으로 자신이 대표로 쪽지를 보내는 것이니 게시판에 올리지도 말고 아예 절필하라고 합니다. 또 무슨 말을 하더라.......천향이 글쓴이의 개인적인 취향만을 표현하는 글이라고 하던가? 하여튼 그님에게는 아직까지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글을 올리는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딱 두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1..........제가 글을 쓰고 제가 쓴 글을 **에 올려서 저에게 돌아오는 경제적인 이익은 한가지도 없습니다. 오히려 제 생활만 빡빡해지고 몸만 축나고 있습니다. 잠도 못자고 새벽까지 글을 쓰기 때문이죠. 저에게 이익이 있다면 제글을 사랑해 주시는 님들의 성원입니다. 그거 한가지 사실에 힘을 얻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2..........그님이 뭐라고 하든 절필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읽기 싫으면 읽지 마세요. 보기 싫으면 클릭도 하지 마세요. 제발 읽어달라고 사정하지 않습니다. 제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님들.........조금 참아주세요. 님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천상의 향기를 보고 싶다는 님들도 있습니다. 그님들을 위해........보기 싫어도......게시판에 올라오는 자체가 억겁더라도 그냥 뭐 밟은 셈치고 지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속이 상하네요.
- 붉은미르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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