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69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69(낙화유수(落花流水))-7




아군 일행과 사사철기군은 언덕과 떨어진 곳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아군은 자꾸만 용솟음치는 분노를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잠마동에서의 시련이나 그동안의 경험이 없었다면 마성이 벌써 폭발했을 것이다. 아군의 겉에는 하후소하와 초벽하가 있었다. 그녀들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아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군의 표정이 어둡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기 때문이다. 




“군랑..........어디 아프세요. 표정이 어두워요.”


“아픈 것은 아닙니다. 속이 불편해서 그래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우리 마차로 돌아가요. 군랑은 좀 쉬셔야 해요.”


“전투가 코앞인데 제가 어떻게 쉬겠습니까?”


“잠마동주를 생포하는 일이라면 저희들이 해도 됩니다. 사사철기군이나 비연대는 결코 허약한 부대가 아닙니다. 그들이라면 잠마동주를 생포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해야죠. 제가 할일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죠. 끙~~~”




아군은 말을 하다말고 가슴을 잡고 입술을 깨물었다. 잠마동주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도 통제하기 힘든 살기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초벽하와 하후소하는 아군에게 풍기는 싸늘한 느끼고 있었다. 아군을 보고 있자니 초벽하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일이 떠오른다. 천마마련에서 아군은 재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자신을 강간(?)했다. 당시 궁아라는 아군이 수라기를 장시간 사용해서 마성이 폭발했고, 마성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여자가 필요했다고 했다. 아군과 잠마동주와의 대결은 아군이 내상을 입을 만큼의 악전고투(惡戰苦鬪)였다. 수라기도 극성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초벽하는 하후소하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소하가 벽하를 쳐다보니 벽하가 조용히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소하는 무슨 일이지 모르겠지만 벽하를 따라갔다. 벽하와 소하는 아군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소하야.........군랑이 말씀은 안하지만 어쩌면 마성 때문에 괴로워하고 계신지도 몰라.’




벽하는 전음으로 소하에게 말했다. 소하는 벽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성이라니.........그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 보면 아군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맥이 불규칙하고 보통 사람들보다 박동이 빨랐던 것이다. 소하는 그것을 화병(火病)이라고 생각했다. 아군은 자신이 사랑하는 수혜와 아라가 가사상태에 빠지고, 잠마동주까지 놓쳐서 마음의 병이 생긴 것으로 생각했는데 마성은 또 무슨 말이란 말인가? 소하는 수라기와 수라마령신공에 대해 모르고 있으니 벽하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마성이라니.........자세히 설명해봐~“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설명할게. 나도 자세한 것은 몰라. 저번에 아라님께 들은 것을 그대로 말해줄게.’




벽하는 예전에 아라에게 들은 수라기와 수라마령신공에 관한 내용을 소하에게 전음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소하는 벽하의 설명을 듣고 표정이 딱딱해진다. 벽하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군은 지금 수라기 때문에 생긴 마성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이며, 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무슨 말이지 알겠어. 결론적으로 군랑에게 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잖아.’


‘그래........그거야. 그런데 약간 문제가 있어. 저번에 내가 당해봐서 아는데.........마성이 폭발한 군랑을 혼자서는 감당이 안돼. 아마 너나나나 둘 다 나서야 겨우겨우 감당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내가 초벽하가 아닌 초하벽으로 알고 있다는 거야.’


‘천마마련 사람들은 네가 초하벽으로 알고 있지.........거기다가 너와 내가 정혼한 사이로 알고 있으니........정말 문제가 심각하네.’ 


‘우리 이렇게 하자. 이번 전투가 끝나면 내가 천마마련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낼게. 너도 사사비연대는 돌려보낼 거지.’


‘군랑이 원하시니 그렇게 해야지. 그런데 왜 물어보는 거야.’


‘사사비연대나 은마마령대는 돌려보내면 되니까 문제가 없어.........문제는 사사철기군인데.......사사철기군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너도 알겠지만 내가 초벽하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일이 복잡해져. 천마마련이 뒤집어 질수도 있단 말이야.’


‘음~.........그럴 수도 있겠다.......저기 있는 군랑이 일행은 믿을 수 있을까?’


‘믿어야지. 그런데 사사철기군은 믿음이 안 간다.’


‘하긴 한두 명도 아니지.........알았어. 방법을 생각해 볼게.’


‘고마워...........이번 전투가 끝나면.........군랑의 마성을 풀어드리자. 알았지.’




벽하와 소하가 한참 전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말발굽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무림맹의 오당오향 무사들이 은마마령대와 사사비연대가 매복한 곳에 도착한 것이다. 벽하와 소하는 몸을 낮추고 아군에게 다가갔다. 아군은 눈동자가 붉게 변하고 접근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차가운 살기를 풍기고 있다. 소하는 아군의 손을 잡아주었다. 아군이 펴듯 놀라며 소하를 바라본다. 소하는 아군의 귀에 입을 가져간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제가 옆에 있잖아요.”




소하의 속삭임에 아군은 힘들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소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며 어느 정도 살기를 누그러트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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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매복하고 있던 은마마령대와 사사비연대는 오당오향 무사들의 행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패잔병들의 모습이었다.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부대의 모습이 저런 모습일 것이다. 행렬의 중간 중간에 부상자들이 눈에 띈다. 한쪽 팔이 잘려나간 사람도 있고, 머리가 깨진 사람도 보인다. 그나마 자신의 힘으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것이다. 부상자들 중에는 들것에 실려 가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당당하기만 했던 오당오향의 무사들이 십이사와의 전투로 너무나 처랑 하게 변한 것이다. 오당오향의 행렬의 중간부분이 지나고 있다. 이제 작전대로 무림맹 무사들을 공격해야 한다. 은마마령대의 궁수들이 눈 속에서 모습을 드려내며 화살을 날린다. 화살들이 날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사사비연대도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구친다. 오백이 넘은 사사비연대가 날아오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하지만 무림맹의 무사들이나 은마마령대는 그런 장면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슝~ 슝~ 피피피피..........피슝~”


“저...........적(敵)이다. 모두 피해.........크악~”




오당오향 무사들을 향해 화살들이 빗발치듯 솟아지고, 이차로 수라검과 표창 등의 암기들이 비 오듯 솟아진다. 오당오향 무사들은 갑자기 당한 기습공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은마마령대에 대항하기 보다는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불쌍한 것은 부상자들이다. 부상자들은 솟아지는 화살과 암기들을 피하지 못하고 고슴도치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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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린영은 배화교가 무림맹에 심어놓은 간세들과 함께 있었다. 




“반각대사........무사들이 도망치고 있다.........빨리 놈들을 수습해. 이렇게 가다가는 전멸하고 만다.”


“알겠습니다..............도망치지 마라..........놈들을 막아...........도망치는 놈들은 용서치 않겠다.........어서 싸우란 말이야.”




반각대사가 무사들을 독려해 보지만 이미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진열이 흐트러진 무사들은 반각대사의 말을 들으려 않는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반각대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겠는가? 혁린영은 초조했다. 지금 자신들을 공격하는 부대는 은마마령군과 사사비연대다. 사사천교와 천마마련이 드디어 올가미에 걸려든 것이다. 이제 중원 무림은 사십년 전 흑백대전과 같이 흑도와 백도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배화교중원정복 제일단계 계획인 혼천지계가 완성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자신이 위험한 것이다. 배화교에서 데려온 흑풍대나 혈영대는 십이사들에 의해 절멸 당했다. 이제 믿을 것은 무림맹 무사들뿐이데.........이놈들은 혈영대나 흑풍대에 비하면 오합지졸(烏合之卒)들이다. 도대체 통제가 되지 않는다. 혁린영은 고개를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사사비연대가 자신들을 감시하며 도망치는 무사들을 척살하고 있었다. 사사비연대가 감시하고 있는 한 도망치는 것도 쉽지 않다.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혁린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반각대사.........단목신검.......오당오향의 당주와 향주들은 모두 모여라~”




혁린영의 말에 오향오당의 당주와 향주들이 모여들었다. 혁린영은 품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주머니에 들어있던 약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약은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약입니까?”


“모두 어금니에 약을 끼워라.........깨물지만 않으면 터지지 않는다. 이약은 독단이다. 약을 깨물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


“저희들 보고 자결하라는 말씀입니까?”


“십이사 놈들은 우리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 놈들에게 붙잡혀 처절한 고통을 당하며 죽기 보다는 고통 없이 깨끗하게 죽은 편이 좋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이 난관을 극복한다면 약은 필요 없을 것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것이니........모두 어금니에 끼우도록 해~”




혁린영의 말에 가장먼저 반각대사가 어금니에 끼워 넣었다. 불안한 눈으로 반각대사를 바라보던 나머지 사람들도 약을 끼운 반각대사가 무사하자 독단을 어금니에 끼운다. 혁린영은 사람들이 모두 독단을 어금니에 끼우자 나머지 약을 바닥에 버린다. 그는 다시 품속을 뒤져 붉은색 환(丸)을 꺼내 일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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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마령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멀리서 보니 화살이 빗발치고 하늘에는 사사비연대의 모습이 보인다. 사사철기군도 준비도 끝났다. 




“사사철기군...........창을 높이 들어라........전원...........돌격하라.”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와아아아~”




창을 높이 세운 사사철기군이 우렁찬 함성소리와 함께 오당오향의 무사들을 향해 돌격한다. 아군과 나머지 일행도 말을 타고 철기군의 뒤를 따른다. 이번 전투에도 곽지향과 악무룡은 빠졌다. 부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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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사사철기군이다........도망쳐........모두 도망쳐.”




사사철기군이 무림맹 무사들을 향해 돌진하니 철기군의 창이 허겁지겁 도망치는 무사들을 난도질하고 철기군의 말굽이 바닥에 쓰려진 무사들을 무참하게 짓밟아 버린다. 하얀 눈이 쌓여있던 길은 붉은 피가 강을 이루고 부상당한 무사들의 신음소리로 지옥을 방불케 했다. 은마마령대는 사사철기군이 도착하자 공격을 중단하고 사사철기군의 뒤를 따른다. 사사철군의 뒤를 따르고 있던 아군일행은 말에서 내릴 준비를 한다.




“군랑.........조심하셔야 합니다.”


“두 분은 철기군과 함께 영장평원으로 가세요.”


“그냥 군랑의 겉에 있으면 안 될까요.”


“안돼요........어서가요.”




아군의 단호한 대답에 초벽하와 하후소하는 아무 말도 못했다. 아군은 더 이상 자신의 여인들이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초벽하와 하후소하는 불안한 표정으로 사사철기군과 함께 영장평원으로 향한다. 초벽하와 하후소하가 떠나자 아군의 몸이 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군이 십성의 수라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마음속에서 분노와 살기가 용솟음친다. 아군은 입술을 깨물고 양손에 수라기를 집중했다.




“일사님...........저곳에 잠마동주가 있습니다.”




마수는 머리 위에 맴돌고 있는 사사비연대의 신호를 보고 잠마동주의 행방을 알 수 있었다. 아군은 마수가 가르치는 방향으로 날아오른다. 




“일사님........잠마동주의 눈을 보시면 안 됩니다. 눈의 눈을 조심하세요.”




마안마공에 대한 알고 있는 마수가 아군에게 소리쳤다. 마안마공의 약점은 눈이다. 마안(魔眼)을 보지 않으면 환상의 결계에 빠지지 않은 것이다. 멀리 잠마동주와 배화교 일당들이 보인다. 나머지 일행도 아군을 뒤를 따라 잠마동주를 향해 달려갔다.




“수라마령신공.........벽(劈)~”




황금색의 강기가 혁린영을 향해 날아간다. 아군이 처음부터 십성의 수라마령신공으로 혁린영을 공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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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린영과 그 일당들은 사사철기군의 공격에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오당오향 무사들은 부상자들까지 버리고 도망치기 바쁘고,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귀청이 찢어질 정도다. 혁린영은 싸늘한 살기를 느꼈다. 혁린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황금색의 강기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발견했다. 혁린영은 급한 마음에 자신의 겉에 있던 반각대사와 날수서생을 날아오는 강기를 향해 밀어버린다.




“너희들이 막아라.”


“헉~ 이런.............벽공장~.........크아아악~”


“크윽~”




두 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반각대사와 날수서생이 금색강기를 강당하지 못하고 폭죽처럼 터져버리니 두 사람의 살덩이가 사방으로 날아가고 자욱한 붉은 안개가 피어난다.




“놈을 막아라............목정신니..........단목신검........모두 놈들을 막으란 말이야.”




목정신니와 단목신검이 아군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그들의 앞을 막는 것이 있었다. 빙글빙글 돌며 표창처럼 날아오른 도끼와 한 자루 단검이었다. 바로 도치의 도끼와 이막수의 단검이 날아온 것이다. 목정신니는 검을 뽑아 도끼를 막았다. 단목신검도 검으로 이막수의 단검을 쳐낸다. 도치나 이막수는 그들을 죽일 마음은 없었던 모양이다. 도치가 도끼를 회수하며 목정신니 앞에 떨어졌다. 목정신니는 도치의 중정(가슴), 중완(배), 지사혈(허리)를 향해 검을 뿌린다. 도치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검영들을 도끼로 쳐내고 각법(脚法)으로 목정신니의 환도혈(허벅지)을 걷어차 버린다.




“퍽~~” 


“아악~”




환도혈에 충격이 가해지면 순간적으로 다리가 마비된다. 도치가 비틀거리는 목정신니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내리치니 목정신니는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려진다. 도치는 혈도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단순무식한 방법으로 목정신니를 제압한 것이다. 




단목신검의 앞에 이막수가 막아선다. 단목신검은 검으로 이막수를 심장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막수는 민첩한 신법으로 검을 피하고 두 자루 단검을 날련다. 이막수의 두 자루 단검이 단목신검의 양쪽 어깨를 관통하니 단목신검의 양팔이 밑으로 늘어져 버린다. 이막수는 단목신검을 중주혈(아랫배)를 걷어차고 허리가 굽혀진 단목신검의 옥침혈(뒤골)을 가격해버린다. 한편 나머지 잔당들도 십이사들에게 제압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독단을 깨물 틈도 없이 십이사들에게 제압당한 것이다. 




혁린영에게 금색의 강기가 날아온다. 아군이 다시 수라마령신공으로 혁린영을 공격한 것이다. 혁린영은 강기를 피하며 머리띠를 풀고 마안마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린다. 역시 믿을 것은 마안마공 밖에 없다. 아군은 멀리서 혁린영의 반짝이는 눈을 보자 무림맹에서의 일이 생각나며 분노가 치밀었다. 아군의 몸이 금색에서 잠깐사이에 하얀 색으로 변한다. 아군이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수라기를 극성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죽일 놈........”




아군이 혁린영의 눈을 향해 손가락을 튕긴다. 수라마령신공으로 지법으로 펼친 것이다. 날카로운 하얀색 강기가 이마에 있는 혁린영을 눈을 향해 전광석화처럼 날아간다.




“크아아악~”




혁린영의 이마에서 붉은 광체를 뿌리던 눈동자가 강기에 의해 터져버린다. 혁린영은 아군이 지법으로 공격할줄 예상하지 못했고 너무나도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이었기 때문에 공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아군은 비틀거리는 혁린영을 향해 전력을 다해 장(掌)을 날리니.........아군의 손이 거대하게 변하며 혁린영에게 날아갔다.




“죽이면 안돼요.”




마수가 다급하게 소리친다. 하지만 아군이 장을 회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비틀거리던 혁린영이 양손에 내공을 집중하고 옥수인으로 수라마령신공을 받아쳤다. 마안신공이 깨진 이상 옥수인을 믿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콰아아아아앙~”


“크으윽~~”




혁린영은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바위에 둔탁하게 부디 치며 피를 토해낸다. 아군이 살기를 풀풀 풍기며 혁린영의 앞에 떨어졌다. 혁린영은 입가를 흘러내린 피를 소매로 닦아내더니 입속에 물고 있던 환을 씹어 먹는다. 마안마공이 깨지고 단목심검 등은 모두 제압당했다. 하늘에서 사사비연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나 혼자 죽지는 않는다.”




혁린영이 이를 갈며 말한다. 혁린영이 삼킨 약은 증폭마환단(增幅魔煥丹)이라는 약으로 인간의 잠재된 능력을 단번에 증폭시켜주는 약이다. 혁린영의 근육들의 요동치며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혁린영이 괴물처럼 변해가는 것이다.




“일사님..........놈을 빨리 죽이세요. 놈이 삼킨 것은 증폭마환단 입니다. 놈을 지금 죽어야 합니다. 어서요.”




마수는 혁린영의 변화를 보고 그가 삼킨 약을 알 수 있었다. 증폭마환단은 배화교도들이 최후의 순간 적(敵)과 폭사할 각오로 먹는 약이다. 혁린영이 증폭마환단을 먹은 이상 그를 생포하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아군은 흥분한 상태였다. 극성의 수라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군의 눈이 활활 타오르며 혁린영을 향해 달려가더니 주먹으로 혁린영의 단전(아랫배)을 공격했다.




“퍽어어억~


“크윽~............이이익~ 죽어라........이놈.”




혁린영은 허리가 기억자로 굽혀지며 피를 토해낸다. 하지만 증폭마환단을 복용한 혁린영도 만만치 않았다. 혁린영은 자신을 공격한 아군의 팔을 잡고 아군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벌떡 일어나며 머리로 아군의 얼굴을 공격한다. 아군은 고개를 비틀어 혁린영의 공격을 피한다음 잡히지 않은 나머지 한 팔로 혁린영의 목을 감아 목을 비틀며 회전한다. 수라마령신공의 전(轉-구르다)결이다. 




“우두두둑~” 




혁린영의 목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난다. 그는 아군과 함께 땅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아군은 혁린영에게 잡혔던 팔을 빼내 혁린영의 자궁혈(목)을 내리쳤다.




“퍽~~~”


“크아악~”




혁린영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 바닥에 쓰려져있는 아군의 중주혈(아랫배)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아군은 바닥에 쓰려진 상태에서 아랫배를 향해 날아오는 혁린영의 팔을 금나수로 잡아 앞으로 끌어당기며 자신은 상대방을 힘을 이용해 몸을 한바퀴 회전하며 발끝으로 혁린영의 옥침혈(뒷골)을 걷어차 버린다. 근접박투(近接搏鬪)에 있어서만큼은 혁린영이 아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아군은 수많은 실전경험을 가진 백전노장이고 혁린영은 사부에게 배우거나 혼자서 수련하며 무공을 익혔기 때문에 실전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혁린영은 바닥에 머리를 박고도 다시 일어나는데 그의 얼굴은 괴물처럼 변해 있었다. 드디어 증폭마환단의 약이 모두 용해되며 내력의 증폭이 끝난 것이다.




“크아악~”




바닥에서 일어나 혁린영은 아무런 초식도 없이 시정잡배처럼 마구잡이 손짓으로 아군을 공격한다. 아군은 칠성둔형으로 혁린영의 공격을 피하고 손가락을 세워서 혁린영의 두 눈을 찔려 버린다. 목을 비틀고 혈도를 공격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인체에서 가장 약한 부위인 눈을 공격한 것이다.




“퍽~~”


“아아악~”




아군의 손에 두개의 둥근 물체가 들려 있고 혁린영은 얼굴을 감싸고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 아군이 혁린영의 눈알을 파내버린 것이다. 아군이 혁린영의 아랫배를 걷어차 버리니 혁린영이 공처럼 날아가서 바위에 부디 친다.




“쿵~~”


“으악~~ 내 눈.........내 눈.”




혁린영은 다시 벌떡 일어나 팔을 휘저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아군은 도망치는 혁린영의 등을 향해 수라마령신공의 벽결을 날리니 하얀색 강기가 혁린영의 등에 작렬했다.




“펑~~”


“크아아악~”




혁린영은 실 끓어진 연처럼 날아가 바닥에 쓰려지더니 몇 번 더 꿈틀거리고 늘어져 버린다.




“일사님.........놈 어차피 죽을 놈입니다. 후퇴해야합니다.”


“다른 놈들은........다른 놈들은.........”


“........놈들은 모두 생포했습니다...........어서 서두르세요.”


“알았어요........헉~ 헉~ 헉~”




아군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군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마수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이 각자 제압한 놈들을 들쳐 매고 무림맹 무사들을 피해 영장평원으로 달렸다. 아군도 가슴을 쥐어짜며 마수일행을 따라간다. 오당오향의 무사들은 무림맹주인 반각대사와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살아지자(?)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치기 바쁘다. 살아야하지 않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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