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일격평천하(一擊平天下) - 4부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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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격평천하(一擊平天下) 




4 부 일장춘몽(一場春夢) 1장








어느 한 시골의 나무꾼 월강에겐 막내 아들 월진이 있었는데, 이 아이는 몇개월 전 어느날 밤 갑자기 사라졌고, 월강은 숲을 돌아다닌 끝에 숲 한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월진을 찾을 수 있었다. 그후 이 아이는 폐인이 되고 말아, 그날부터 혼수상태에서 깨어날줄을 몰랐다. 의원을 불러 진단을 시키니, 몸 안에 자신도 알수 없는 기괴한 기운들이 떠돌고 있어 혈맥의 흐름을 막고 있다 했다.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며,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하였다. 




당시는 명나라가 중원을 다스리고 있었고, 연왕 주체가 난을 일으키더니, 결국 건문제를 폐위시키고 자신이 황위에 오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건문제는 어디론가 사라져 행방불명이 되었고, 황제가 된 주체는 영락제로 불리었는데, 이 사건때문에 나라는 심히 어지러워지고 치안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어 각지에 온통 흉적들이 들끓었다. 영락제는 흉적들을 제압하기 위해 징병을 강화했다. 때문에, 월강은 위로 3명의 아들들이, 징병되어 이미 고향을 떠나 소식이 없어졌고, 그의 두딸은 각각 흉적에게 납치되거나 역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제 결국 월강과 그의 아내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폐인이 되어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하는 월진이었다. 아내가 흐느끼며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이 그 아이가 자주 혼자서 산에 올라가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아녜요..."




월강이 자신도 모르게 벌컥 화를 내며




"그게 어찌 내탓이란 말이오?내가 이리 될줄 알았는가?"




"아, 불쌍한 내 아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 아이밖에 없는데, 좀더 잘해줄껄 그랬내 봐요"




월강도 속으로 화가 나고 아이가 가엾기도 하고 그렇게 매일 월진이 혹시라도 숨이 끊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겨울 밤, 월진의 어머니는 그날도 월진의 곁에서 간호하고 있었고, 월강은 나무를 하로 산으로 올라 있었다. 밖을 보니 어느새인가 눈보라가 갑작스레 휘몰아치는 밤이었고, 월강이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문이 덜커덕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월강이 온통 눈에 맞고서 얼굴 한 가득 기뻐하는 표정으로 소리질렀다. 




"여보. 기뻐하시오, 월진을 깨어나게 할 방법을 찾았소이다."




월강의 아내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게 무슨말인가요?"




"산에서 내려오는데 어느 한 고승을 만났소. 그와 어쩌다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월진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자신에게 고칠 방법이 있다 하였소. 그래서 나는 지금 그에게 월진을 데려가야 하겠소이다."




월강의 아내가 이상함을 느끼며 말했다. 




"지금 이렇게 눈보라가 몰아치는 데 어딜 간단 말인가요? 그 고승이 어디에 있길래?"




"지금 설명할 시간이 없소. 급하오"




그리고 월진을 안고서 말릴새도 없이 급히 나갔다. 그리고 그가 돌아온 것은 3일 후였는데, 월진은 온데간데 없고 월강 그 자신은 얼굴에 살이 완전 빠지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해 그 사이 몇십년은 늙어 잇었다. 월진의 어미가 꼼짝 놀라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에요? 당신은 괜찮아요? 월진은 어디에 있나요?"




월강이 힘없이 웃으며, 




"이제 괜찮아질거요, 모든게 나아질거요....."




말하고는 쓰러졌다. 하지만 그후에도 월진은 계속 돌아오지 않았고, 월강은 몸져 누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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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진은 깨어났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여긴 어디지"




그러나 온몸에 왠지 힘이 없었다. 나는 어떻게 된거지? 그 늙은이는 어디로 간걸까? 얼마나 시간이 지난거지? 나는 숲속에서 기절했는데... 여기는 어디길래 이렇게도 어두울까? 




월진이 아무도 없냐고 소리쳐볼려고 했지만 이내 자신의 목소리에선 왠일인지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자신은 벙어리가 된것 같았다. 




그때 어디선가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도 없나요?" 




그것은 맑고 청아한 여인의 목소리였다. 월진이 마음속으로 반가움과 놀라움으로 대답하려 했지만 이내 자신의 목소리가 봉인되었음 깨달았다. 대신 그는 바닥을 두번 쳤다. 여인의 음성이 이에 대답했다. 




"거기 누군가 있나요?" 




참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월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심연수의 목소리도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지금 그녀의 목소리도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순간 월진은 그 옛날 서문기와 밧줄을 통해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긍정일땐 세번, 부정일땐 두번, 이도 저도 아니면 한번 줄을 당기곤 했다.


월진은 바닥을 탁탁탁 세번 쳤다. 긍정의 표시였다.그리고 그 목소리가 어디에서 들리는지 정확히 기를 기울이여 했다. 




"...여...여긴 어디죠? 당신은...누구죠? 왜 말이 없나요?"




그녀의 목소리는 두려운 듯 조금 떨리고 있었다. 한 20살 가량 된 것 같았다. 월진은 그 목소리가 난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이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쇠창살을 느꼈다. 


월진은 그녀의 질문이 뭐엿는지 기억하고 바닥을 한번 탁 쳤다. 어떻게 대답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왜 당신은 말이 없죠? 나를 어떻게 할 셈인가요?"




그 목소리는 경계로 가득차 있었다. 




탁. 




"왜 바닥을 치기만 하나요?"




탁.




"이상한 사람이군요, 날 놀리는게 재미있나요. 벙어리라도 되는 건가요??"




월진은 그 질문을 기다렸기때문에 바닥을 세번 쳤다. 




"아!.........당신은 지금 세번 쳤군요. 아까전에 누군가가 있다고 했을때도 세번 쳤었죠? 그건 긍정이란 말인가요?"




월진은 그녀가 아주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탁,탁,탁 다시 세번 쳤다. 




"당신은 말을 못하는군요"




탁,탁,탁 




"좋아요. 그럼 부정일땐 몇번인가요?,"




탁,탁




"부정일땐 두번이란 말이군요..그럼 묻겠어요 당신이 절 이곳에 납치한 사람인가요?"




탁,탁




"그럼 당신도 여기에 납치되어 온건가요?"




이 질문엔 월진은 머라고 답해야 될지 몰랐다. 사실 자기는 영문도 모른채 이곳에 있는 지라 상황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어딘가에 갇혀있고, 자신의 뜻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이곳에 있는 이상 납치라 봐도 무방하리라 생각했다. 잠시 생각한 후, 




탁,탁,탁




하고 세번 쳤다. 긍정이었다. 




"...그렇군요...당신도 납치되어 온거군요. 저도 납치되어 왔어요...."




그리고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생각에 빠진 듯 했다. 월진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기억하기엔, 자신은 늙은이의 일장을 받고 결국 무릎을 끓지 않았다. 하지만 그뒤 기절을 하고 말았었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노인은 약속을 지킨 걸까? 자신이 죽지 않았으니 그렇게 생각해도 될것 같았다. 그렇다면 왜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걸까? 그러나 이내 반드시 꼭 그 늙은이가 자기를 이곳에 가두었다고 단정할수도 없음을 알았다. 월진은 여인에게 많은 것을 묻고 싶었지만 말을 못하니 너무나도 답답했다. 그때였다. 그 여인이 입을 다시 열었다. 




"당신은 누가 당신을 이곳에 납치했는지 알고 있나요?"




탁,탁(부정)




"그럼 당신도 왜 자신이 납치되었는지 모르겟군요. "




탁,탁,탁(긍정)




"....당신은 남자인가요?"




탁,탁,탁.(긍정)




"... 당신은 여기 오랫동안 있었나요?"




탁,탁(부정)




"원래부터 당신은 말을 못했나요?, 아. 이런걸 물어서 죄송해요"




탁,탁(부정)




"....그럼 당신은 아혈이라도 찍힌 모양이군요. 그럼 당신도 나처럼 오늘 이곳에 온거군요?"




탁,탁,탁(긍정)




"좋아요...저는 당신을 믿도록 할게요. 제 이름은 남궁유아에요. 남궁세가 사람이에요. 혹시 당신은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탁,탁(부정)




"...그렇군요. 당신은 혹시...유명한 사람인가요. 그러니깐...제말은 강호에 이름이 나서 제가 알수도 있지 않을까 이 말이에요."




탁,탁




남궁유아은 그리고 나서 한참동안이나 생각하고 나서는, 




".....당신은 무림인인가요?"




탁,탁




"역시나...그렇군요. 당신은 무림인이 아니었군요."




그리고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남궁유아는 상대가 무림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자, 더이상 그에게 알아낼 수있는게 없음을 알았다. 자신과 사는 세계가 다르니, 뭔가의 실마리를 도통 찾아낼수 없었다. 그는 적이 자신을 이곳에 납치한 이유가 분명 있을테니, 기다리다 보면 언제가 누군가 나타날 거라 생각했다. 




그때였다. 월진은 자신의 몸이 몸이 천천히 간질거리더니, 이윽고 피부가 뜯겨지고 내장이 뒤틀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혈맥이 터질 듯하고,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몸을 제대로 가눌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이리저리 뒹굴며 벽이나 바닥에 부딪혀가며 몸부림 쳤다. 월진의 말을 할수 없는 목에서도, 크큭, 거리는 고통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남궁유아가 그 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라 말했다.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픈가요?"




월진은 그 소리를 들었지만 고통을 참아내느라 뭐라고 응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몸을 이리저리 뒹굴며 발버둥 칠수 있을 뿐이었다. 




"괜찮아요?...이봐요!! 아무도 없나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초조함에 간절히 외치는 남궁 유아였지만, 아무도 응답이 없었다.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




그렇게 한참을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월진은 그렇게 두시진을 고통에 발버둥치고는 마침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월진이 다시 눈을 떳을땐, 여전히 그 어두운 감옥 안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주위를 더듬어 보았지만 만져지는 것은 차가운 바닥뿐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대로 있을까?


월진은 힘겹게 손을 움직여 바닥을 탁탁 쳤다. 그러자 남궁유아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당신은 살아있군요"




탁,탁,탁




"아...아...! 다행이에요!...다행이에요!..당신이 죽은 줄 알고 정말 무서웠어요..."




그녀의 그런 반응이 월진의 마음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어딘가 기쁘기도 했다. 




"당신은 몸에 병이 있었군요. 이제 괜찮은가요?"




탁,탁,탁




"그거 정말 다행이에요...저는 이제 혼자 남는가 싶어 무척 두려웠어요. 당신이 기절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아나요? 잘 모르지만 아마 2틀은 되었을거요."




월진은 자신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음에 깜짝 놀랐다. 




"당신 앞에 떡이 있을 거에요. 찾아보세요"




월진이 더듬어 보니 과연 주먹만한 떡이 있었다. 




"당신이 기절해 있는 사이 누군가가 들렀어요. 그러나 제가 아무리 말을 걸어보아도 대답도 하지 않더군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어요. 창살 사이에 떡이랑 물잔을 놓고 가더군요"




그리고 또다시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그들을 이곳에 납치해 온 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남궁유아와 월진은 너무나 지루했다. 그들이 하는 것이라곤 가끔식 하는 대화뿐이었다. 대화라고 해봤자 월진은 말을 못하니 거의 스무고개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그래서 결국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남궁 유아였다. 월진은 그녀가 남궁세가라는 무림의 유명한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과, 그녀에겐 2명의 오빠랑, 한명의 언니, 한명의 여동생이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굉장히 엄하지만 사실은 속은 정말 자상한 사람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굉장히 아름답고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또 그녀의 집안은 굉장히 부유하며, 많은 하인들을 거닐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어릴때부터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 집 밖에는 잘 나가지 않았다. 자신의 형제자매들은 모두 무공을 익혔는데, 자신은 전혀 무공을 할 줄 모른다고 했다. 사람들이 그녀는 선천적으로 무공을 익힐 수 없는 몸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그녀 자신도 잘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을 때리고 다치게 하는 것은 별로 안좋아해 별 상관없다고 생각해왔다. 




"제 이야기만 하는군요. 이제 당신에 대해서 알아야겟어요"




남궁유아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월진은 말을 못했기때문에 스무고개 형식으로 알아낼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녀는 월진이 나무꾼의 아들이고, 나이가 12살인 소년이라는 사실까지 알아낼수 있었다. 거기 까지 알아내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알고보니 당신은 그렇게 나이가 어렸군요."




그 목소리엔 어딘가 장난기가 어렸다. 




"당신이 좀더 나이 많을거라 생각했어요. 제 나이를 한번 맞춰봐요"




월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18번 쳤다. 남궁유아가 놀라워 했다 .




"어머, 당신은 눈치가 빠르군요. 어떻게 알았죠?"




월진은 그녀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음을 알고서도 왜 존대하는지 의아해 했다. 




"후후 당신은 왜 내가 여전히 당신에게 존대하는지 궁금해하는군요?"




탁,탁,탁(긍정)




"그냥 저는 당신이 오랫동안 젊은 남자라고 자신도 모르게 생각해 왔어요. 그냥 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되었어요. 그래서 그냥 지금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어차피 모습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뭔 상관이 있겠어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대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어요?"




월진은 지금 이상황에서 무슨 재미를 찾는가 싶었다. 




"저는 당신을 잘 몰라요. 그리고 왠지 아직도 어린 소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군요. 이건 그저 제 상상일 뿐이니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요. 아마 당신은 그렇게 잘생겼을 것 같지 않네요. 하지만 왠지 호감이 가는 얼굴일거에요. 그리고 당신의 눈동자는 크고 맑을 것 같아요. 당신은 굉장히 순수한 사람일 것 같고, 또 다른 사람을 굉장히 쉽게 믿을 거에요 .그래서 아마 가끔씩 크게 속임을 당해 낭패를 보지만, 그래도 당신은 끝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을 믿게 만드는 알수없는 매력이 있을 것 같애요. 당신은 말주변이 없지만 그렇다고 우유부단 하진 않을 거에요." 




그리고는 이어 희미하게 웃음을 섞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마 은근히 색을 밝힐 거에요"




월진은 자신도 모르게 뜨끔했다. 사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심연수나, 허난묘 같은 미녀를 보고 쉽게 가슴이 띄곤 했기 때문이었다. 




"제 말이 맞죠? 그래도 이건 결코 비난하는 건 아니에요. 원래 조금의 풍류는 오히려 남자로서 매력인거에요. 저는 당신이 제 나이를 바로 맞추는 것을 보고 그렇게 느꼈어요."




월진은 그녀의 말을 귀를 기울여 들었다. 월진은 자신의 성격에 어떤지 스스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녀가 묘사하는 성격이 정말인지 아니면 다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그 자신도 잘 몰랐다. 다만 자신이 나중에 어른이 된다면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마 당신은 내가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겠죠. 저는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오빠들도 언니들도 제가 엉뚱한 상상만 한다고 그랬어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탁,탁(부정)




"....어머, 고마워요. 그럼 이제 맞춰봐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저는 어떻게 생겼을 것 같나요? 예쁠 것 같나요?"




탁,탁,탁(긍정)




그러자 깔깔 하고 맑게 웃는 그녀였다. 




"이제보니 당신은 이미 여자에게 어떤식으로 대답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군요. 역시 당신은 바람기가 있어요."




월진은 그녀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고 잇었다. 그녀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듣기가 좋고 부드러웠다. 그때였다. 월진은 또다시 자신의 몸에 고통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오는 고통은 전에 있던 것과는 비교되 되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몸부림 쳤다. 




"..왜, 왜그래요? 또다시 아파요?"




떨리는 남궁유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몸을 엄습하는 고통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엇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할 만큼 끔찍한 고통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통을 바닥에 쿵 하고 찍었다. 




"괜, 괜찮아요? 이봐요! 그가, 그가 아파요! 도와주세요!!"




그러나 이번에도 여전히 남궁유아의 외침은 헛되이 메아리칠뿐이었다. 월진은 다시 자신의 입속에서 핏물이 가득 고이고 머리속이 윙윙 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월진은 지옥같이 끔찍한 고통에 몇시간동안 몸부림치다 마침내 기절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 월진은 여전히 어두운 공간속에서 남궁유아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월진은 자신의 몸에 힘이 거의 없음을 알았다. 그는 간신의 바닥을 쳤다. 아! 하고 환성어린 그녀의 감탄이 들렸다. 그녀는 와락하고 더욱 울음을 터트리며 




"당신은...아!...당신은 살아있군요!!!"




그리고는 울먹이며 말하는 것이었다. 




"아아!, 죽지마세요...제발..많이 아픈가요?.."




월진은 간신히 바닥을 세번 쳐내릴수 있었다. 




"..당,당신은 지금 힘이 없는가보군요. 알았어요. 이제 대답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죽을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당신이 그렇게 아파하다 기절한 사이 저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녀는 그제서야 서서히 울음을 그치며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불렀는지 모를거에요. 하지만 당신은 대답이 없더군요. 죽은 줄 알고....죽은 줄 알고..저는 아마 조금만 더 당신이 그렇게 대답이 없었다면, 저도 아마 스스로 자살했을 거에요."




월진은 깜짝 놀랐다. 




"당신은 아마 모를거에요. 제가 이 어둠 속에서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은 당신 덕분이에요. 비록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모습도 못보지만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 건지...아무도 없는 이 암흑 속에서 혼자 지낼 바엔 차라리 죽겠어요"




월진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수 잇었다. 자신도 그녀가 없었다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들었을까. 월진은 자신의 볼에 뭔가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눈물이란 것을 알았을때, 월진 자신의 가슴 어딘가 뭉클하게 짓이겨지는, 슬픔이지 고독인지 기쁨인지 알수 없는 뭔가를 느꼈다. 그것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저도 당신의 마음을 알아요"




월진은 속으로 그렇게 그녀에게 말했지만 그녀에게 들릴리 없었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흘렀다. 월진의 발작은 점점 더 주기가 짦아지고 고통이 배가되었다. 남궁유아는 월진이 고통에 몸부림 칠때마다 울음을 터트리며 흐느꼈다. 월진은 자신보다 오히려 그런 그녀가 더 안쓰러워졌다. 간간히 월진이 깨어있는 시간은 짧아졌고, 끝내는 기절과 고통의 반복만이 이어졌다. 월진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이제 한 두번의 발작후에는 자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월진은 자신보다 남겨질 남궁 유아가 너무나도 불쌍했다. 그리고 마지막 고통이 찾아왔을 무렵, 월진은 이제 몸부림칠 기력도 없이 가느다란 고통의 신음소리만 간신히 낼수 있을 뿐이었다. 남궁유아는 이제 소리내어 울지 않았다. 하지만 월진은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소리없는 눈물이 쉼없이 내리고 있음을. 




그때였다. 갑자기 덜커덩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를 살리고 싶느냐?"




그것은 노파의 목소리였다. 남궁유아는 그 소리에 깜짝놀람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바로 외쳤다. 




"그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러자 노파가 비웃음 섞임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너의 뭐라고 그리 애원하느냐? 너는 그를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고 심지어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지 않느냐?"




남궁유아는 슬픔과 간절함이 뒤섞인 목소리로 응답했다. 




"그래도 그를 살려주세요. 당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묻지 않겠어요. 다만 그를 살려주면 저는 무엇이든지 할게요"




"그를 살릴 방법은 있다."




그녀는 지옥속에서 마치 하늘의 손길이라도 목격한 듯한 목소리로 그 말에 되물었다. 




"그게 뭔가요?"




"나는 그 방법을 가르쳐 줄수 있다. 그러나 너는 이후 내가 하는 말을 무조건 듣는다고 약속할수 있느냐? "




남궁유아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대답했다. 




"저는 당신이 하는 말은 무조건 듣겠다고 약속하겠어요"




"좋다 그럼 가르쳐 주겠다. 그를 살리는 방법은 바로 네가 그와 살을 섞는 것이다. 그는 지금 몸속에 각가지 진기가 불완전하게 얽혀 있는데다 기이하고 희귀한 병에마저 걸려 있다. 병을 없애기는 힘들지만 그 진기들을 없애는 것은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너와 살을 섞는 것이다. 왜냐하면 너의 체질이 바로 그러한 일에 적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궁유아가 순간 그의 말을 잘 이해 하지 못해 멍해졌다가, 얼굴이 순식간에 벌개지며 되물었다. 




"그게 정말인가요?....하지만..그는..그는...아직.."




"너는 그가 나이어림을 걱정하는 것이냐? 걱정하지 말거라 그는 이미 어린 아이가 아니다. 그는 이미 여인을 알아도 상관없을 나이다. 그는 의식을 잃은 채 8년의 세월을 보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남궁유아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게 정말인가요?"




"믿든 말든 네 자유다. 나는 이미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이후는 너의 몫이다." 




그리고는 낄낄 웃음 섞인 희롱하는 말투로 변하더니 뒤이어 말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와 함께 운우지락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즐거울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몸은 그러한 일에는 적격인 체질로 변해 있기 때문이지. 나중에 다시 오마."




그리고는 다시 덜커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후, 그들을 가르고 있던 쇠창살이 자동으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월진은 고통속에서도 노파와 남궁유아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놀라움 속에서, 자신의 몸으로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보드라운 손을 느낄수 있었다. 그녀의 손이 닿자마자, 월진은 자신의 고통이 순식간에 눈녹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그러나 대신 자신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하고, 알수없는 느낌이 온 전신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욕이었다. 강력하기 짝이 없는 성에 대한 욕구였다. 월진은 자신의 입술에 부딛쳐 오는 부드럽고 촉촉한 살을 느꼈다. 그것이 남궁유아의 입술임을 안 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을 격렬하게 탐하며 혀를 휘감어 넣었다. 그녀의 혀가 그의 혀를 환영하면서 덩굴처럼 엉키어 들었다. 월진은 자신이 어느새 기운을 회복한 것을 느꼈다. 그를 휘감는 강력한 육욕은 그로 하여금 한 손을 남궁유아의 젖가슴을 옷 사이로 넣어 강하게 짓무르게 하였다. 월진에게 무참히 유린당하는 그녀의 입술과 혀사이로, 흐응...하고 들뜬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월진은 그녀 또한 자신처럼 정욕에 휩싸여 있음을 깨닫고는 더욱 흥분하여 자신의 솟아오른 기둥을 그녀의 몸에 부딛쳐갔다. 




"하아...흐응....당신은...당신은...역시...어린 아이가 아니었군요..."




그녀가 달콤한 신음이 섞인 채 그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리고 다시 강하게 월진의 입술을 탐했다. 월진도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월진은 그녀의 모습을 여전히 볼수 없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이미 그녀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수 없는 절세미녀였다. 월진은 자신의 볼을 타고 내려오는 뜨거운 물기를 느꼈다. 그것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과 격렬한 입맞춤을 하고 있는 남궁유아의 눈물이었다. 월진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희미하게나마 알듯했다. 월진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일장춘몽(一場春夢) 1장 끝




2장에서 계속. 






그렇게 그들은 기나긴 밤을 보내고 다음날이 되었다....라는 식으로는 쓰지 않을테니 너무 화내지 마세요..ㅜㅜ. ;; 다만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끊어야겠네요..... 죄송합니다 너무 피곤해서 ㅜㅜ 다음 장에서 계속되니... 너무 오랫동안 야한 장면이 없어서 마저 마무리하고 올리려 했는데,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네요. 아무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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