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 58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58(영장평원의 혈투)-9
도치의 도끼(斧)가 앞을 가로막는 바위를 부셔버린다. 아군일행과 떨어진 도치일행은 희박한 공기와 부상자들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 위해 굴을 파고 있었다. 도치가 많이 지친모양이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도치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다.
“이제 교대해.”
이번에는 사우가 앞으로 나선다. 사우의 도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 앞을 가로막는 바위를 깨트린다. 도치와 사우의 뒤로는 악무룡, 유미림, 마수가 따르고 있고, 이막수와 금막비는 부상을 당한 장기와 곽지향을 부축하며 가장 후미에 처져 있었다. 그들이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굴에 파며 전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축이 흔들리는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고 굴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두 엎드려.........굴이 무너진다.”
사우의 몸으로 바위가 떨어진다. 폭발의 여파로 굴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도치 일행은 머리를 보호하며 바닥에 엎드렸다.
“콰아아아앙~...........쾅~...........콰아아아앙~”
폭발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폭발의 여파로 동굴 벽들이 요동치더니 마침내 힘들게 버티고 있던 굴이 무너져 내린다. 도치의 머리위로 바위가 떨어지고, 가장 후미에 있던 장기와 곽지향 위에도 돌과 흙무더기가 떨어진다. 동굴이 완전히 무너지며 돌과 흙이 도치일행을 덮어버린 것이다.
도치는 숨이 막혔다. 다행이 도끼로 머리를 보호하고 있어 바위가 떨어졌지만 큰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 주위가 조용하다. 폭발이 끝난 모양이다. 도치는 눈을 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몸을 움직일 수없다. 돌과 흙더미가 몸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 치밀어 오르며 살기가 올라온다. 도치는 내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도치가 아니다. 도치의 옆에 사우가 있었다. 사우의 도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의 사우지만 한번 화가 나면 도치 못지않게 다혈질로 변하는 사우다. 사우도 내공을 끌어올린다. 이막수와 금막비는 동굴이 무너지자 자신들을 안위보다는 부상자들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돌과 흙더미가 덮치자 부상자들을 자신의 몸으로 보호한 것이다. 이막수와 금막비의 위로도 흙더미가 떨어져 내렸다. 이막수와 금막비는 내공을 끌어올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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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일행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데 엄청난 폭음과 함께 위에서 흙과 돌들이 떨어졌다. 오당 놈들이 또 다시 화약을 터트린 모양이다. 아군이나 십이사들은 아직까지 자신들을 공격했던 놈들이 오당의 무사들이 아니라 흑풍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놈들이 다시 화약을 터트린 모양이야.”
“둘 다 이쪽으로 오세요.”
아군이 수라기를 끌어올리니, 아군의 몸이 붉은 색에서 은색으로.........다시 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군은 모르고 있지만 수라기가 십성의 경지에 들어선 것이다. 궁아라와 수혜가 아군의 좌우에 안기며 내공을 끌어올린다. 십이사 중에서 내공으로만 보자면 궁아라와 수혜의 내공이 가장 높을 것이다. 궁아라는 잠마동에서 수많은 남자들의 정기를 갈취했고, 수혜는 장기와 악무룡의 내공을 갈취했기 때문이다. 위에서 떨어지는 돌과 흙더미가 아군일행이 만든 방탄강기에 튀겨 나간다. 아군은 양팔로 궁아라와 수혜를 안아주며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폭발의 여파로 십이사를 덮고 있던 바위들이 날아가고 지축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흔들.........흔들..............팟~”
폭발의 여파로 피어오른 눈과 흙먼지가 가라앉을 때쯤..........땅이 꿈틀꿈틀 흔들리더니 밤하늘에 거대한 금색 덩어리가 솟구쳐 오른다. 아군일행이 드디어 밖으로 탈출한 것이다.
“놈들이 나타났다. 쏘라. 놈들을 벌집을 만들어라.”
무극신검의 신호에 맞추어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오향의 무사들은 금색 덩어리를 향해 화살과 암기들을 날렸다. 밤하늘에 수천발의 화살과 암기들이 날아오른다.
“휘이이익~.............쓩~ 쓩~”
아군은 벌 때처럼 날아오는 화살과 암기들을 보았으나 양팔에 수혜와 궁아라를 안고 있기 때문에 장(掌)이나 권(拳)을 날리지는 못하고 몸을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화살과 암기들이 회전하는 아군일행에게 날아온다. 하지만 화살과 암기들은 아군일행의 방탄강기를 뚫지 못하고 사방으로 튀겨 나간다. 아군일행이 몸을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화살과 암기들이 사방으로 튀겨 나가는 것이다.
“아군! 그만 놔줘~”
“위험해요.”
“언제까지 막기만 할 순 없잖아.”
“일단 밑으로 내려가죠.”
금색의 강기에 둘려 쌓인 아군일행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언제까지나 허공에 떠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무극신검은 돌격대를 준비시켰다. 그때 아군 일행과 멀리 떨어진 곳의 땅이 흔들리더니 거대한 덩치의 사내 두 명이 튀어나왔다.
“적(敵)이다. 다른 놈들도 나타났다.”
땅에서 튀어나온 사내는 도치와 사우였다. 도치와 사우에게도 화살과 암기들이 날아온다. 도치는 양손에 도끼를 들고 날아오는 화살들을 막아내며 화살을 날리는 궁수들을 향해 돌진했다. 사우도 거대한 도를 휘두르며 궁수들을 향해 돌진한다. 사우와 도치는 마음이 급했다. 지금 흙더미 속에 나머지 십이사들이 묻혀 있다. 궁수들을 처리하고 그들을 구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그들이 죽을지도 모른다.
“크아아아악~ 이놈들............혈섬(血閃)~”
“휘익~ 휘익~ 휘익~”
도치의 손을 떠난 도끼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궁수들을 향해 날아간다. 도치가 한 자루 도끼를 비도(飛刀)처럼 날린 것이다. 궁수들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도끼를 보고, 도끼를 피하려 했다. 도끼가 날아오는 속도가 무척이나 느리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머리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궁수들의 착각이었다. 도치의 도끼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느리게 보이는 것으로 그들이 피하고 자시고 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크아아아악~”
“크악~~~”
회전하는 도끼는 궁수들의 팔다리를 잘라버리고 달려오는 도치의 손으로 돌아간다. 도치는 어느새 궁수들의 코앞까지 달려온 상태였다. 도치는 날아오는 도끼를 받자마자 양속에 들고 있던 도끼를 동시에 휘두르니, 도끼에서 붉은 강기가 피어나며 궁수들을 향해 날아간다.
“혈파(血破)~~”
“크아아아악~”
“크악~~~”
몸을 떠난 머리가 피를 튀기며 하늘로 솟구치고 주인모를 팔다리가 바닥에 떨어져 퍼덕거린다. 도치는 붉은 피를 뒤집어써서 혈인(血人)이 되었다. 궁수들은 도치가 마치 지옥의 마졸처럼 보였다. 그가 지나는 길은 붉은 피로 물들고 눈을 부름 뜬 시체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도치는 마치 사람백정처럼 무자비한 손속으로 궁수들을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우의 도(刀)에서 일어난 강기가 차가운 대지를 가르며 날아가 궁수들을 반으로 쪼게 버린다. 사우의 분노가 실린 도(刀)는 잔혹하고 무자비했다. 허리가 동강나고, 머리가 반으로 쪼개진다. 사우의 도는 마령월광도법의 가장 극악한 초식만을 토해내고 있었다.
“크아아악~........크윽”
“놈들을 막아...........한반에 달려들란 말이야.”
날수서생이 무사들을 독려하니 무사들이 도치와 사우에게 달려간다. 도치와 사우가 궁수들과 섞여 있기 때문에 화살이나 암기로 공격하지 못하고 직접 몸으로 부디 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치와 사우가 나왔던 곳의 흙들이 다시 흔들리며 이번에는 세 명이 튀어나왔다. 바로 도치와 사우의 뒤에 있던 유미림, 악무룡, 마수였다. 유미림은 밖으로 빠져나오자마자 자신이 빠져나온 곳을 파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이막수일행이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악무룡도 유미림을 도와 땅을 판다. 마수는 유미림과 악무룡을 보호하며 날아오는 화살과 암기를 막고 있었다. 하지만 십이사 중에서 무공이 가장 떨어지는 사람은 마수다. 그의 무공실력으로 빗발치는 화살과 암기를 모두 막는다는 것을 어려워 보인다.
“수랑...........수랑.”
땅을 파고 있는 유미림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막수의 생사를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이막수가 잘못 되었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윽~ 이런 빌어먹을 자식들.........”
유미림의 옆에서 같이 땅을 파던 악무룡이 벌떡 일어났다. 화살하나가 악무룡의 엉덩이에 박혔기 때문이다. 악무룡은 품속에서 벽력탄 두 알을 꺼내더니 사우와 도치가 공격하지 않은 반대편 궁수들을 향해 벽력탄을 날렸다.
“마수.........엎드려.”
악무룡의 고함소리를 들은 마수는 궁수들을 향해 날아가는 붉은 구슬 보고는 바닥에 엎드렸다. 마수도 악무룡이 벽력탄을 던진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궁수들은 두개의 붉은 구술이 자신들을 향해 날아와도 피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악무룡이 날린 붉은 구술을 암기로 생각한 모양이다. 날수서생도 붉은 구술을 보았다.
“모두 엎드려 벽력탄이다.”
날수서생이 목청 높여 소리를 질렸지만 궁수들은 듣지 못한 모양이다. 붉은 구술 두 개가 궁수들이 모여 있는 중간에 떨어진다.
“콰.............콰..........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악~”
“크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매캐한 화약 냄새가 협로에 진동하며, 찢어지고 불탄 사람들의 팔다리와 몸통들이 사방으로 튀겨나간다. 100여명의 궁수들 중 절반 이상이 벽력탄에 죽음을 면치 못했고, 궁수들이 모여 있던 곳은 거대한 구덩이가 생기며 불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그나마 운이 좋아 살아남은 사람들도 폭발의 여파로 귀와 눈이 멀어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들의 몸에는 여기저기 끔찍한 상처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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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는 바닥에 내려서서 검으로 날아오는 화살들을 막고 있었고, 아군과 궁아라는 권장으로 화살들을 상대했다. 아직까지 살수는 펼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멀리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며 시체들이 공중으로 솟구치는 것을 보았다.
“저건 벽력탄이에요. 악무룡이 살아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도 가요. 다른 사람들과 함유해야죠.”
아군일행은 도치와 악무룡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무극신검은 초조했다. 한쪽에서는 벌써 엄청난 사상자(死傷者)들이 발생하고 있고 아군일행에게는 아무리 화살을 날려도 별반 효과가 없다. 아군일행에게는 화살이나 암기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아군일행이 도치일행과 합류하려고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저들이 뭉치면 더 위험해)
“궁수들은 뒤로 물러나고 돌격대.........돌격.........놈들을 공격하라.”
무극신검의 명령에 궁수들이 물려나고 검과 도로 무장한 무사들이 아군일행을 향해 달려갔다. 아군은 자신들을 향해 수백 명의 무사들이 몰려오자 수라기를 양팔에 집중했다.
“어떻게 하죠.”
“아군.........지금은 살수를 써야해. 저들이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어.”
수혜가 검을 잡은 손에 내공을 주입하니 검이 하얀 강기에 쌓이며 일자나 늘어난다. 수혜는 오당의 무사든, 오향의 무사든 배화교를 돕는 놈들은 누구도 용서할 수 없었다. 수혜가 앞으로 달려가며 검을 휘두르니 화려한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달려오는 무사들에게 날아간다. 오향의 무사들은 빠르게 회전하며 수혜의 검을 막아낸다. 수혜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설마 검강를 막아낼 줄은 몰랐다.
“수혜님 혼자서는 힘들어요. 저건 팔방현원대진입니다.”
궁아라와 아군이 수혜의 겉으로 왔다. 무질서하게 달려오던 오향의 무사들은 수혜가 공격을 시작하자 재빨리 팔방현원대진을 만든 것이다. 팔방현원대진은 무림맹에서 사용하는 필살의 진으로 소림사의 백팔나한진에 필적하는 진이다. 수혜의 검을 막아낸 무사들이 아군일행을 포위한다. 아군일행을 진의 중앙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무사들이 아군일행 주위를 빠른 속도록 돌기 시작한다.
“아군~ 빨리 진을 벗어나야해.”
궁아라도 품속에서 두 자루 단검을 빼낸다. 궁아라는 팔방현원대진의 진정한 위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향의 무사들과 오당의 무사들은 틀리다. 오당의 무사들은 무림맹에서 발생하는 잡다한 문제나 무림에 관련된 업무를 처리한다. 무림 공적을 처리하는 것도 오당이 해하는 일이고 분란이 생긴 문파간의 일을 정리하는 것도 오당이 처리하는 업무다. 이에 비해 오향은 비상시에만 출동하는 부대다. 오향에 속한 무사들은 평소에는 무림맹에 머물며 무공연마에만 매진하다가 꼭 무력이 필요한 경우에 무림맹의 명예를 걸고 전투에 임하는 부대인 것이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무공만을 놓고 보면 오당에 속한 무사들 보다 오향에 속한 무사들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당의 무사들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아군이 독을 푼 국을 마셔 기진맥진한 상태로 십이사를 상대했기 때문에 본연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팔방현원대진을 이루는 무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며 아군일행과의 거리를 좁힌다.
“가슴이 답답해지는데.........음~ 엄청난 압박감이야.”
“이게 팔방현원대진의 특징이야........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가 느끼는 압박은 높아질 거야. 아군 잘봐~.........저들은 오당의 무사들이 아니라. 오향의 무사들이야.”
“예~ 그럼 오향도 영장평원에 도착했단 말입니까?”
“지금은 저녁이야. 우리가 갇혀 있던 시간이 길었던 모양이야. 저기.......무사들의 복장을 잘 봐~ 오당의 무사들과 오향의 무사들은 가슴에 세긴 글자가 틀려........우릴 공격하고 있는 무사들의 가슴을 보면 화(火), 수(水), 목(木)등의 글자를 볼 수 있을 거야. 저건 오향의 화향, 수향, 목향에 속한 무사라는 표식이야. 지금 우릴 포위한 무사들의 가슴에는 금(金)자 새겨져 있어. 금향의 무사라는 말이지.”
“큰일이군요. 오향까지 함유했다면 대체 얼마나 인원이 늘어난 거죠.”
“이젠 손을 사정을 두면 우리가 당해. 수혜님의 말대로 내가 죽이지 않으면 상대가 나를 죽는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해.”
“휴~ 어쩔 수 없군요. 일단 저들을 격파하고 도치일행과 합류하죠.”
“쉽지 않을 거야. 놈들은 우리가 합류하는 것을 막고 있어. 봐~ 팔방현원대진 뒤로 다른 놈들도 모여들고 있어. 서둘러야 해. 잘못하면 힘도 써보지 못하고 당할 수도 있어.”
궁아라의 양손에 있던 단검이 하얀 강기를 싸이더니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무사들을 향해 차가운 빛을 뿌린다. 드디어 북해빙궁의 절기인 파사혈검(破邪血檢)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와 때를 같이 하여 수혜의 검도 하얀 강기를 머금고 날아간다. 수혜도 자신이 익히고 있는 최고의 검법인 절정마검을 펼칠 것이다.
“쾅~~ 아아앙..............짱~~ 짱~~ 짱~~”
검과 검이 충돌하며 거대한 폭음과 함께 검이 부디 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혜와 궁아라가 다시 튀겨 나온다. 팔방현원대진을 이루고 있는 오향의 무사들이 파사혈검과 절정마검을 막아낸 것이다.
“헉~ 헉~ 꼭 벽을 때린 느낌이야. 이게 팔방현원대진의 위력인가?”
“보시면 알겠지만 저들은 우리의 공격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상대함으로 힘을 분산시키고 자신들의 힘은 배가 시키고 있어요. 한 마디로 각자의 개개인이 뭉쳐져 거대한 강기 같은 벽을 만드는 겁니다.”
“이번에는 제가 시도해 보죠.”
아군이 하늘로 솟구친다. 아무리 팔방현원대진이 대단하다고 해도 하늘에서까지 위력을 발휘하진 못할 것이다. 아군이 하늘로 솟구치자 원형을 이루며 돌고 있던 무사들 중 일부가 아군을 따라 솟구치며 아군을 공격한다. 아군은 수라기를 끌어올려 수라마령신공의 벽(劈-쪼개다)결로 공중으로 솟구친 무사들에게 장(掌)을 날렸다. 아군이 만들어낸 거대한 그림자가 무사들을 향해 날아가지만, 무사들은 장을 반으로 갈라버리고 아군의 급소들을 향해 검을 날린다. 아군도 수혜처럼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수라마령신공이 깨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군은 천근추 신법으로 급하게 밑으로 떨어졌고 무사들은 검은 아군이 살아진 공간에 차가운 검영을 뿌렸다.
“이거 어떻게 된 거죠. 수라기가 베어지다니.........”
“팔방현원대진의 위력이야. 각자의 내공이 하나로 합쳐지며 개개인의 내공까지 끌어올리는 거야. 또한 팔방현원대진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전후좌우상하 등 모두 방위에 영향을 미치는 진이야. 하늘이라고 예외는 아니지.”
“그래요? 그럼 방법이 없는 겁니까?”
“저들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한, 힘으로 격파하기란 쉽지 않을 거야.”
“방법이 없다는 겁니까?”
“음........지금은 허점을 찾기도 힘들고.......그냥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어. 모두 힘을 합쳐서 한번에 공격하자.”
“잠시만........제가 먼저 시작하죠.”
아군은 수라기를 끌어올린다. 아군의 몸이 붉은 색에서 은색으로 변하더니 다시 금색으로 변한다. 아군이 십성의 수라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아군은 황금색으로 변한 팔을 가슴으로 올리더니 원을 그리며 빠르게 회전하는 금향의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아군이 접근하자 좌우로 수십 자루의 검들이 아군의 목과 심장을 향해 날아온다. 아군은 칠성둔형으로 검을 피하며 무사들에게 접근했다. 한 자루 검이 아슬아슬하게 아군의 심장을 비켜간다. 아군은 수도(手刀)로 검을 내리친다.
“퍽~~~~”
평**면 아군의 수도에 검이 부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팔방현원대진을 이루고 있는 무사의 검은 부르르 떨릴 뿐 부러지지 않는다. 더욱이 한명의 무사가 공격당하자 주위에 있던 무사들이 일제히 아군의 급속을 향해 검을 날린다. 칠성둔형이 아무리 희대의 신공절기라 해도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하는 검들을 모두 피하기란 불가능했다. 아군의 등을 향해 두 자루 검이 날아온다. 하지만 검은 아군의 몸에 상처를 입히지도 못하고 튕겨 나간다. 아군의 몸 주위를 자세히 보면 얇은 금색 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군이 십성의 수라기를 끌어올리자 자연적으로 방탄강기가 형성되며 몸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군은 전면으로 날아오는 검을 금나수로 잡아버린다. 팔방현원대진은 100명의 무사가 한 몸처럼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진이다. 두 명의 무사가 아군에게 검이 잡히자 수십 자루 검들이 아군의 급소만을 노리고 날아온다. 아군은 검을 잡은 상태에서 빠르게 회전한다. 아군에게 검을 잡힌 무사들은 할 수없이 검을 놓아버렸다. 아군의 힘을 이길 수 없어 잘못하면 아군의 회전력에 휘말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군은 무사들의 검을 바로 잡고 양손에 수라기를 집중하니 검에 수라기가 유입되며 금색으로 물들었다.
“인의천검류~”
아군의 손에 들려있던 한 자루 검이 조각조각 부셔지며 폭죽처럼 터져버린다. 아군이 음양검법의 제일식 인의천검류를 사용한 것이다.
“쾅~~ 아~~ 앙~”
“크아아악~ 크악~”
비명소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수라기의 기운을 견지지 못한 검이 터지며 파편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던 무사들에게 날아갔고, 파편을 맞은 무사들의 가슴이나, 머리에 동전만한 구멍들이 뚫렸기 때문이다. 원의 한쪽이 무너졌다. 설명은 길지만 아군이 수라기를 끌어올리고 무사들에게 접근하여 인의천검류를 실천할 때까지의 시간은 차라에 지나지 않았다. 아군의 뒤를 따르던 수혜의 검이 하얀 검영을 만들며 무사들에게 날아갔고, 궁아라의 두 자루 단검도 차가운 기운을 뿌리며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크아아아악~~”
“크윽~~”
한번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팔방현원대진은 아군일행의 연속공격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린다. 아군은 반대편 손에 들고 있던 나머지 한 자루 검으로 인류천검류를 다시 한번 실천하니 진이 무너져 당황하던 무사들이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날아가 버린다.
“자~ 갑시다.”
아군은 팔방현원대진이 무너지자 궁아라, 수혜와 함께 도치일행에게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무사들이 있었다. 금향의 무사들이 두겁 세 겁의 포위망을 구축하고 아군일행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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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와 사우는 한쪽에 있던 궁수들을 처리하고 반대편 궁수들에게 달려가려는 순간 반대편 궁수들이 모여 있는 중간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악무룡 자식~ 살아있었구나.”
도치와 사우는 악무룡 일행에게 달려갔다. 그때 땅이 흔들리며 이막수와 금막비가 장기와 곽지향을 부축하고 땅위로 올라왔다. 악무룡이 던진 벽력탄의 여파로 지축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서 밖으로 빠져나온 것이다.
“수랑.........수랑.”
땅을 파고 있던 유미림이 이막수에게 달려간다. 이막수는 부축하고 있던 장기를 놓아주고 달려오는 유미림을 안아주었다.
“걱정했지........이제 안심해.”
“흑흑흑~ 저는 혹시나 수랑이 잘못됐는지 알고..........이제 됐어요.......무사 한 거죠.”
“당연하지. 이런 일로 죽을 내가 아니야. 마수..........상황은 어때.”
마수는 주위를 살펴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자신들을 개미 때처럼 자신들을 포위한 무사들은 오당의 무사들이 아니라 오향의 무사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따돌린 오향의 무사들이 도착한 모양입니다. 지금 우린 공격하고 있는 무사들은 오향의 무사들 입니다.”
“그럼 지금 이곳에는 삼천이 넘는 무사들 우리 죽이려 모여 있단 말이야.”
“대충 살펴보면 삼천 명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마 나머지는 무사들은 협로 끝을 지키고 있겠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포위망을 뚫고 무림맹으로 갈 수밖에 없겠군.”
“힘들어요. 놈들은 우리가 무림맹으로 향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할 겁니다. 더구나 우린 일사, 삼사, 칠사님과도 헤어진 상태입니다.”
“참~ 그들은 어떻게 된 거야. 그만한 폭발에 죽을 놈들은 아니잖아.”
그때 멀리서 병장기 부디 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군일행이 금향의 무사들과 싸우는 소리다. 이막수는 하늘로 몸을 솟구쳐 보았다. 멀리 아군일행이 수백 명의 적들에 둘려 쌓여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공중으로 솟구친 이막수에게 수십 개의 화살들이 날아온다. 이막수는 급하게 밑으로 내려왔다.
“빌어먹을 자식들........완전히 고슴도치를 만들려고 하는군.”
“보셨습니까? 누가 싸우는 겁니까?”
“일사, 삼사, 칠사가 함께 있어.”
“우리도 아군과 합류해야지.”
“잠깐만............”
도치의 말에 마수가 나선다.
“지금은 후퇴해야 합니다. 이 상태로 포위망을 뚫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부상자까지 있지 않습니다.”
“그럼 일사일행은 어떻게 하자는 거야.”
“일사님을 믿어야죠. 일사님에게도 영장평원으로 후퇴하라고 전하면 됩니다. 이곳 협로는 저들과 싸우기에 너무 불리한 지형조건입니다. 싸우려면 차라리 영장평원과 같은 평지가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도치일행이 잠시 공격을 멈추고 있는 사이 날수서생이 목향의 무사들을 이끌고 도치일행에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빨리 결정하세요. 어떻게 하시겠습니다.”
“일단 후퇴하자. 마수의 말이 맞아. 부상자들까지 있으니 지금은 무리야. 후퇴한다.”
“그럼! 유미림, 이막수님이 선두에서 길을 터 주세요.........사우, 도치님은 후미에서 쫒아오는 적(敵)을 막아 주세요. 금박비님과 저는 곽지향님과 장기님을 부축하겠습니다. 그리고 악무룡님.........몰려오는 적들을 벽력탄으로 날려버리세요.”
“알았어. 모두 먼저 출발해.”
무룡은 품에서 벽력탄을 꺼내 날수서생이 이끄는 목향의 무사들을 향해 던져 버렸다. 목향의 무사들도 조금 전에 벽력탄의 위력을 보았으므로 붉은 색 구술이 날아오자 분분히 흩어진다.
“벽력탄이다. 모두 피해..........흩어지란 말이야........”
날수서생이 바위 뒤편으로 몸을 날리고, 무사들도 바위 뒤나 구덩이 속으로 몸을 날렸다.
“쾅아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악~~~~”
거대한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높이 솟구친다.
“아군...............영장평원으로 후퇴해.”
도치의 고함소리가 협로 전체에 진동한다. 도치가 내공을 실어 고함을 질렸기 때문이다. 이막수의 단검이 날아가며 십이사의 앞을 막던 무사의 목젖을 베어버리고, 유미림의 체직이 공중으로 솟구친 무사의 양다리를 검으로 베듯이 베어버린다. 이막수와 유미림을 선두로 해서 도치일행은 영장평원으로 후퇴하고 있었다.
아군도 도치의 고함소리를 들었다. 도치도 살아있는 모양이다. 아군은 앞에 있는 무사의 검을 빼앗아 수라마령신공의 분(分)결로 무사들을 베어버린다. 수라마령신공은 도, 검, 창 등 모든 무기로 응용이 가능한 무공이다.
“다른 십이사들은 영장평원으로 후퇴하는 모양이야. 우리도 피하자.”
궁아라가 단검으로 공격하는 무사의 팔을 베어버리고 아군에게 말했다. 하지만 아군일행의 상황은 간단하지 않았다. 아군 일행은 금향의 무사들에게 겹겹이 포위된 상태라 도치일행처럼 영장평원으로 후퇴하는 것도 힘들었던 것이다.
“누님..........저들을 뚫고 영장평원으로 후퇴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아군........절벽으로 올라가자.”
수혜의 말에 아군도 고개를 들어 절벽 위로 올려다보았다. 절벽위에는 무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흑풍대가 절벽 끝으로 후퇴해서 몸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은 것이다. 아군은 궁아라와 수혜의 팔을 잡고 음양비를 실천해 하늘로 솟구친다. 이미 팔방원형대진은 깨어지고 혼전 중이라 화살이나 암기는 날아오지 않았다. 하늘로 솟구친 아군은 자신의 오른쪽 발로 왼쪽 발등을 밟고 절벽 위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절벽 위에 도착한 아군은 궁아라와 수혜의 손을 놓아주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절벽 주위는 폭발의 여파로 나무파편과 돌들이 흉물스럽게 뒹굴고 있었고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ps : 영장평원의 혈투편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네요.........다음 편이면 10부인데........젠장~ 다음 편에 끝내든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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