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견문록 - 28부
본문
[ 불꽃같은 짧은 사랑!
후회!
이별!
원치 않은 임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
‘ 벌떡~! ’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난 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목조로 만든 침상에,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농. 방 중앙에 놓여 있는 탁자와 의자. 그 탁자 위에 자리한 조그마한 꽃병과 주전자.
이제는 이미 익숙해져버린 풍경이었다.
‘ 무슨.... 꿈을 꾼 듯 한데.......... ’
분명 무슨 꿈을 꾸긴 한 거 같은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 뭐, 생각 안나면야 어쩔 수 없는 거구.... ”
어차피 꿈이다. 떠오르지 않는 꿈을 애써 떠올려봤자 머리만 아프고 시간낭비일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진은 멈칫했다.
“ 어....라.....?! ”
두 볼에서 흘러내린 따스한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살짝 찍어본 진은 내심 놀랐다.
“ 이건... 눈....물...?! ”
짭짜름한 맛까지 나는 그것은 분명 눈물이었다.
“ 피식~! 나도 모르게 슬픈 꿈을 꾼 건가......?! ”
어차피 생각나지 않는 꿈!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 ........ 아무것도.......... ’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수건을 목에 걸고 방을 나선 진은 마당 한쪽에 자리한 세면장으로 갔다.
새벽녘이라 주위가 조금 어둡긴 했지만, 그건 이제 막 해뜨기 직전의 어두움이었다. 조금만 있으면 날이 밝아지면서 해가 떠오를 것이다.
“ 흐으......! ”
두레박채로 찬물을 끼얹은 진은 그 차가움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5월이라 하지만, 새벽녘의 날씨는 무척 쌀쌀하다. 특히나, 감숙성은 북쪽에 위치한 곳이라 다른 지역보다도 더욱 쌀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차가움만 느껴졌을 뿐, 아주 춥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무공을 배우고 내기를 다스리게 된 이후로는 왠만한 추위는 견딜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 후우........! ”
대충 샤워와 세수를 마친 진은 그 자리에서 고개를 저어 머리에 묻은 물기를 대충 턴 다음, 한 차례 내기를 끌어올려 몸에 묻은 물기와 물에 젖은 바지를 말렸다.
그리고는 마당 한 가운데로 가서 태극권의 기수식을 취한 후,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백학량시를 시작으로 누슬요보, 수휘비파, 진보반란추 등등 초식을 하나하나씩 전개해 나갔다.
‘ 형을 익히되, 형에 연연하지 말 것이며, 초식이 가지는 의미를 음미하며 시전할 것! ’
무당 개파조사 장삼봉이 창안했다는 태극권이 무림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꽤나 오래된 일이었다. 하지만, 그 형만 알려졌을 뿐, 진수는 전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서 진가 태극권이네, 양가 태극원이네 하면서 우후죽순격으로 태극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항간에는, 일부 일반인들에게까지 도인술로 취급되어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점점 널리 퍼져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공은 단순한 육체의 노동이 아니다. 동작 하나하나, 초식 하나하나 시전할 때마다, 몸을 움직이면서도 뇌리에선 그에 관한 끊임없는 분석과 탐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몸을 움직이면서 초식하나 하나를 익혀가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나, 무공에 대한 발전은 없다. 그 만큼 무공을 익히는 데에 있어선 뛰어난 머리 또한 중요하다는 말이다.
‘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삼류의 끝에 설 수는 있을지라도 그 이상을 바라볼 수는 없다. 여기에, 재능이 더해진다면 능히 일류는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 천부적인 자질과 재능에 열정과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능히 절정을 넘어 끝없는 무의 세계에 설 수 있으리라. ’
언젠가 한자공부를 위해 서고에서 책을 찾다가 발견한 낡디 낡은 고서적에 적혀 있던 문구였다.
가혹하고 냉정한 말이긴 하지만, 옳은 말이었다.
‘ 열정과 노력만으로 무공을 익힐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얻을 수는 없다. ’
무공을 배우고 익히면서 어느 정도 무공에 대해 알게 된 진은 그 말을 아주 뼛속깊이 통감할 수 있었다.
무협지에선 재능과 자질이 없어도 열정과 노력만으로 얼마든지 절대고수가 될 수 있었다. 심지어는 환갑에 이른 나이에도 개세절학을 얻어 절대고수가 되어 ‘노사’ 라고 칭해지며 존경을 받기도 한다.
평범했던 촌부가 개세절학을 얻어서 절대고수가 되는가 하면, 동네싸움밖에 할 줄 모르던 놈이 삼류무사의 조언으로 피나는 노력과 열정 끝에 절대고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좋게 말하면 무공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있는 자의 넋두리요, 나쁘게 말하면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놈이 지껄이는 오만방자한 소리다.
“ 후우......후우...........!! ”
기수식부터 해서 마지막 초식까지 연달아 다섯 번이나 시연한 진은 조금은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고는 거치대에 걸려 있는 검을 집어 들었다.
무공을 익히려면 십팔반병기에 대해 공부해 두는 것도 좋다며, 함백이 손수 만들어 준 것이었다. 물론, 각종 병기도 구입해서 말이다.
진은 마당 한 가운데로 가서 서서 검을 눈높이로 들어올리고는 조심스레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 스르릉~! ’
작은 마찰음을 내며 날카로운 검신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진은 검집을 한 쪽에다 잘 놓고 천천히, 그러나 조심스레 삼재검법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무공은 그렇게 간단히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절대고수가 될 수 있다면, 삼류란 말은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구파일방은 자질과 재능을 갖춘 이를 찾아 삼천리 방방곡곡을 찾아 헤매지 않았을 것이다.
뿐인가?! 현대에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내려와, 구파일방은 물론 이름 있는 세가란 세가는 지금까지도 건재했을 것이며, 강기를 뿌리고 하늘과 땅을 자유자재로 노닐고 다니는 무림인들이 수두룩했을 것이다.
‘ 잔인한 말이겠지만, 자질과 재능이 없는 한, 무공은 대성하기 힘들다네. 무공에 대해 환상과 동경을 품는 것은 자유이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네.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한, 무공에 대한 발전은 없을 것이네. ’
언젠가, 함백과 무협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을 때, 함백이 쓴 웃음을 지으며 한 말이었다.
무공을 막 익히기 시작했을 땐, 동의하지 않았지만, 무공을 배우고 무공에 대해 알면 알수록 진은 함백의 말이 옳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자질과 재능이 있어도 삼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자들이 수두룩하며, 일류의 끝에서 절정으로 넘어가기 위해 죽을동살동 하는 마당인데,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절대고수가 된다?!
그거야 말로, 환상이요, 동경이다.
“ .......좋구나.......! ”
진이 태극권을 시연하는 것부터 지켜 본 함백은 감탄했다.
일반인들에게까지 점차 도인술로 알려진 태극권을 진에게 가르친 지 두 달째였다. 진 본인은 잘 모르겠지만, 그 기간 동안, 그는 태극권을 나름대로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점차 자신만의 태극권으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지금 시연하고 있는 삼재검법 또한 마찬가지였다.
거의 완벽하게 형을 시연하면서도 형에 연연하지 않고 있었으며, 초식에 대한 이해 또한 보통의 수준을 넘어서 있었다.
‘ 자질과 재능을 갖춘 자! ’
함백이 생각하기에, 진은 그들 중에서도 좀 더 상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 아니면.... 그의 말대로 공간이동인가 시간이동인가 하는 것이 그의 몸과 뇌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
‘ 자네, 혹 이 시대에 오기 전에 무공같은 거 배운 적이 있었나? ’
‘ 저희 때에도 무공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쪽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한 일반 사람들은 찾아가는 것조차 조금은 어려운 일이었으며, 하물며 전 운동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흔한 태권도 도장 같은 곳도 다녀본 적이 없었거든요. ’
언젠가 진의 경이로울만치 완벽한 신체와 무공에 대한 빠른 이해와 습득에 대해 감탄한 나머지, 그에게 물었을 때 그가 한 대답이었다.
‘ 음.....! 슬슬, 그것을 전수해 줄 시간이 온 것인가........?! ’
p.s : 늦어서 지송함당....
분량이 짧아서 더욱 지송함당......ㅠ.ㅠ
하지만, 약속대로 초스피드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솔직히 잘 될지 모르겠네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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