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무림야사 - 22부

본문

22장 천성의 위기




관제묘


어두컴컴한 괸제묘 앞, 천성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서 있었다. 


10년을 가슴에 담아두며 잊지못한 그녀, 그녀가 지금 이 안에 있다는 사실……


그녀를 만나면 무슨말을 할까……


천성은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관제묘 문을 열었다.


가희, 화부인…..




그녀의 이름을 불렀으나 어두운 관제묘에는 관운장의 조각상과 그 앞에 놓은 향에서 짙은 향내만 풍길뿐 , 아무런 사람이 없었다.


가희, 여기 왔소? 


꿈에도 사무치던 그 이름을 불러 보았으나 들리는 건 정적속에 돌아오는 메아리 뿐이었다. 


‘아직 오지 않았나?’ 침울해 하던 천성은 침울한 표정을 지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순간, 흑, 자신의 등뒤에 느껴지는 뭉클한 감촉을 느끼며 천성은 전율했다. 




‘역시 당신 이었군요.’ 


‘당신이 온걸 보지 못했는데……’




사실 화가희는 관운장의 몸뒤에 숨어있었으나, 고천성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화가희의 숨소리를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비록 화가희가 귀식대법으로 숨을 멈추고 있었더라도 고천성과 같은 고수라면 충분히 기척을 감지할 수 있었어야 했다. 




천성은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화가희는 그를 막았다.


‘이대로 잠시 이대로 있어줘요. 당신의 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따듯하군요.’


고천성은 자신의 등에 기대어진 화가희의 얼굴이 축축해 지는 것을 느꼈다. 


화가희의 몸은 뒤에서 고천성의 가슴을 끌어안은체 가늘게 떨고 있었다. 화가희는 흐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참 많이 보고 싶었어요. 제왕성에 시집갈 땐, 당신을 잊겠노라고, 당신이 없어도 행복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흑흑흑’




‘그런데 당신을 다시 본 순간, 흑흑흑, 난 당신이 원망스러웠어요. 왜 나를 지켜주지 못하고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놓아두었는지….. 난 당신의 여자인데 흑흑흑……’


천성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서로 만나지 않았던 들, ……’ 10년을 못 잊어 보고 싶어 했으면서도, 막상 보고나자 그리움보다는 슬픔이 더 밀려왔다.


‘미안해. 우리는 다시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신이 너무 보고 싶었어……’


‘당신이 나를 보고 싶어한 것, 그것만 가지고도 족해요. 나 당신에게 못할짓 너무나 많이 했는데, 당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하나도 없는 바보예요……늘 나한테 이용만 당하고’




이제 천성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두 손을 들어 화가희의 얼굴을 포근하게 감싸쥐었다.


‘나 많이 늙었죠? 보기 흉하죠?’


‘아니,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워……’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 줄은 알겠지만, 좋네요. 아직도 그렇게 이쁘게 봐줘서……’


‘이제 당신을 다시 만났으니, 여한이 없어요. 당신, 살아있어줘서 너무나 고마워요. 당신이 꼭 살아있기를 빌고 또 빌었어요’


화가희는 이내 격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천성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흑흑흑, 내 자신이 저주스럽고 원망스러워요. 그때 왜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못했나 하고, 내 허영심 때문에 당신을 버린 벌을 받고 있나봐요 흑흑흑……’




천성은 참지 못하고 화가희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천성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그래, 울자 가희, 그 동안의 아픔을 눈물로 다 씻어내는 거야’




한동안을 그렇게 천성을 부둥켜 안고 울던 가희는 이제 마음이 개운해 지는 것을 느꼈다. 


‘됐어요. 일랑, 이제 당신을 봤으니 여한이 없어요. 이제 가세요’


‘이제 다시 당신은 귀왕의 전인으로 난, 제왕성의 대부인으로 각자의 길을 가도록 해요.’


말을 하던 화가희는 몸이 이상하게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화가희를 안고있던 천성도 느끼던 바였다. 




‘음, 이 향기는’


천성은 관운상의 앞에 피어오르는 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일반적으로 이런 시골에 있는 관제묘에는 오며가며 향을 피우고 복을 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향이 끈기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 고천성은 별로 향에 대해 주의를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은 만독불침이기 때문에 독에 대해 별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 대비를 하지 않았는데, 이 향기는 하오문에서 주로 사용하는 최음향인 것이다. 화가희는 먼저와서 관운상의 뒤에 숨어있었기 때문에 이 향기를 이미 많이 들이 마셔서 온몸에 열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가희, 이 향은 언제부터 피어 있었지’




‘제가 오기전부터 있었어요. 사당에 악취가 날까봐 누가 피워 놓았나 싶어 그냥 주의하지 않았는데, 이 향기가 무슨 문제가 있나요?혹시 헉’




‘오라버니, 어서 돌아가도록 하세요.’


‘흑, 제가 무슨 추태를 부리기 전에 어서요.’


천성은 갈등하고 있었다. 자신은 만독불침이라 이 향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화가희는 어찌하는가? 더군다나 그녀의 남편은 백치인지라 남자구실을 할는지 못할런지도 모른는 상태인데……’




‘가희, 난…….’


‘어서요, 어서 가세요. 오라버니 여기 더 있으면 안돼요.’


‘가희 당신은’ 


‘어서요. 어서 가세요. 제 걱정은 하지 말고요. 빨리요’ 절실하게 자신을 보내려는 가희의 눈망울을 보자 천성은 더욱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오라버니, 모르시겠어요? 이건 오라버니와 나를 엮으려는 함정이란 말이예요. 그렇게 되면 오라버니는 음양고에 중독되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게 된다고요. 그러니 내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시라구요. 내 마지막 양심을 걸고 하는 말이예요. 다시는 나쁜놈들에게 이용되지 말고요 저처럼 흑흑흑’




가희는 끌어오르는 열기를 억누르며 외치고 있었다. 




이렇게 여린 여인을 어찌 남자로서 외면할 수 있겠는가?


천성은 화가희를 안아들었다.


‘흑, 내려놔요, 당신 어쩌려구요? 당신은 정말 흑흑흑’


가희의 말을 외면하며, 천성은 가희의 몸을 한쪽 바닥에 폭신하게 쌓여있는 볏집위에 눞혔다. 


‘희야, 나 후회하지 않아. 아니 너를 이렇게 다시 안을 수 있게 만들어준 그자에게 고마운 걸’


‘흑, 당신은 정말 바보예요. 이 바보 천치 멍텅구리 흑,흑,흑’ 화가희는 눈물을 비오듯이 흘렸다.




‘천성은 가희의 옷을 하나하나 벗겨 나갔다.


가희는 앙탈했지만, 결국 그의 힘에 의해 옷이 하나둘 벗겨나가며 알몸이 되어나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나 오빠에게 더 이상 죄짓고 싶지 않다고요.. 난 이미 더렵혀진 몸이예요. 그러니 나 같은 건 아랑곳 흡…….’




천성은 가희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음향의 열기로 온몸이 불타오르던 가희는 마지막 이성의 외침을 뒤로한 채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흡, 가희는 이내 온몸의 열기가 이끄는 데로 그의 목을 두 팔로 감으며 그의 혀를 뽑을 세라 당겼다. 




얼마나 그리워했던 여인의 육체인가? 


천성은 가희의 동체에 몸을 실으며 그녀의 몸이 주는 매끄러움과 탄력을 느끼고 있었다. 




‘흐윽’ 가희는 자신의 몸을 압박하는 짜릿한 그의 몸을 뱀처럼 칭칭 감아 대었다.


‘하아’ 천성은 자신의 육봉에 비벼지는 부드러운 질의 감촉을 느끼며, 자신의 육봉을 그녀의 질속에 밀어넣었다.


‘흑,’


‘하악’


둘은 외마디 신음을 내뱉으며 육체의 결합을 자축했다. 


‘얼마나 그리웠던 그녀인가?’


천성은 마치 처음 그녀와 몸을 나눌때와 같은 흥분과 설레임을 느끼며 그녀의 몸을 꼭 끌어않았다. 아쉬운게 있다면 그녀는 이미 이성을 잃어 처음 서로를 갖을 때 나누었던 밀어들을 나눌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질은 마치 열탕처럼 뜨거웠고, 문어의 흡반처럼 그의 육봉을 조여대었다. 


‘당신의 몸은 항상 이렇게 나를 들뜨게 했지’


마치 거머리 처럼 빨아대는 그녀의 옥문, 그 속으로 부드럽게 드나드는 자신의 자지를 따라마치 맛있는 것을 절대로 뺏기지 않겠다는 듯 쫒아나오는 그녀의 속살을 보는 천성은 짜릿한 행복감을 느꼈다. 


가희는 본능적으로 그의 물건을 조이며 빨아대며, 어서 사랑의 분출물을 내게 달라고 그의 온몸을 팔다리로 칭칭 감은채, 그의 자지가 자신에게서 조금이라도 떨어질세라, 자신의 둔부를 움직이며 그의 행위를 이끌어갔다. 




‘하윽, 아음, 허억억, 흑, ‘ 가희의 절정에 다다른 신음소리를 들으며 천성은 마지막을 향한 빠른 몸놀림을 시작했다. 이제 자신의 자지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질을 압박하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헉, 하윽, 아악’ 마지막 단말마를 지르며, 천성은 무서운 속도로 박아대던 자신의 육봉을 가희의 몸속에 깊이 박은체 온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듯한 분출을 하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아 좋아 느껴져 아 자기의 것이 내 몸속에 들어와, 아 내 자궁깊이까지 들어와 아 너무 좋아, 하흥’ 


가희는 본능적으로 그의 몸을 더 세게 끌어안고 그의 정액이 행여 조금이라도 흘를세라, 그의 질을 조여 그의 자지를 꽉 물었다. 


‘흐윽’ 천성은 마치 온몸의 힘이 다 빠진듯한 피로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가희의 몸위에 자신의 몸을 누였다. 


가희는 아직도 두팔과 다리로 그를 옥죄고, 작아서 시들어진 그의 자지를 자신의 속살로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 


호흡을 가라앉힌 후 그녀의 몸에서 내려 오려하자, 가희는 그의 몸을 더욱 끌어안은채 속삭였다. 


‘잠시만, 더 그대로 있어줘요. 당신을 조금만 더 오래 느끼고 싶어요’ 




서로 알몸인채로 천성은 밑에 눞고, 가희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뭍고 있었다.


‘당신은 정말 바보예요.’


‘그런 바보를 좋아하는 당신이 더 바보지’


‘난, 예전에 당신이 알고 있던 가희가 아니예요. 나를 위해서 어떤 나쁜짓, 어떤 음탕한 짓도 할수 있는 여자라구요. 


‘다분히 허영심도 있고, 다분히 악녀기도 있고, 다분히 속물기도 있는 여자였지. 가희는’


‘그런 걸 알면서도 이렇게 또 당하니까 당신은 얼간이지요’


‘그러면서도 끝까지 악하지 못한 게 당신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마지막 순간에 나에게 가라고 하진 않았을 테니까……’


‘어쨌듯 결과는 그 자가 원하는 대로 됐잖아요. 바보 같은 사람……’


‘나, 후회안해. 당신은 하나도 안 변했어. 항상 나에게 독하지 못한 것도 똑같고…..’


‘흑,’ 가희는 눈물을 흘렸다. 참회하는 여인의 눈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순간, 삘릴리 삘릴리 저음의 피리소리가 들리자, 고천성은 발광하기 시작했다. 


‘윽, 아악, 으흑, 크아악’ 고천성이 바닥을 뒹굴며 비명을 질러대자, 가희는 무서워서 뒤로 물러났으나, 이내 무슨 사태인지 파악하고 옷도 추릴새 없이 허공에 대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만해요, 당신이 원하던 대로 다 되었잖아요…….’


그러나 그런 가희의 외침에도 아랑곳 없이 피리소리는 계속 사방에서 들려왔고, 고천성은 고통에 더욱 몸부림쳤다. 천성은 온몸의 혈관이 폭발할 듯이 불거지며 고통에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머리로 벽을 치기 시작했다. 




‘제발 그만해요, 그만하란 말이야., 흑흑흑’ 


가희의 절규가 먹혀들었을까? 


피리소리는 이내 멈추더니 잦아들고, 이에 따라 천성의 몸부림도 잦아들었다. 


‘괜찮아요? 오라버니??????’


천성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온몸은 좀전의 고통으로 불게 물들어있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있고, 조금전에 벽을 받은 결과로 푸르덩덩히 혹과 멍 이 나 있었다.


‘헉,헉,헉,’ 천성은 너무 힘들었는지 대답도 못하고 거친 숨만 몰아쉬었다. 




‘선물이 맘에 드오? 귀왕?’


꺅, 놀라움과 부끄러움에 화가희는 옷을 들어 몸을 가렸으나, 천성은 벌거벗은 그대로 였다. 


‘상당히 맘에 드오이다. 보잘것없는 나를 위해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해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소이다.’




중년인 


비록 어두운 사당안이라고 하나, 천성과 같은 고수는 낮과 같이 볼수 있는 시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중년인의 얼굴을 뚜러지게 보았다. 


평범한 얼굴에, 평벙한 기도, 그냥 평소에 거리를 가다가 흔하게 스쳐지나 갈 수 있는 그런 사람…... 중년인은 그렇듯 아무런 기도를 풍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래 오랜만에 해후는 즐거우셨소?’ 중년인은 전혀 비아냥 거리는 태도가 아닌 깍듯한 태도로 말을 이어갔다.




‘내 그렇지 않아도 이런 밥상을 차려준 귀인이 누군 줄 몰라서 인사를 못 드렸는데, 정말 감사하오이다.’




‘호, 당신은 꽤 괜찮은 사람이구료. 예의도 바르고, 난 이렇게 인사성이 밝은 사람을 좋아하오.’




‘허, 이거 어떡합니까? 저는 한참 빠구리 뛰고 밀어를 나누는데, 쳐들어 오는 막되먹은 인간들을 무지 경멸하는데……’




‘하핫, 이거 듣고보니 제가 실례가 많았소이다. 급한 일만 아니면, 나도 이렇게 무례한 편은 아닌데, 이건 너무 화급을 다투는 일이라, 무례를 범했으니 용서하시구랴. 뭐, 그래도 내 여자하고 옛정을 풀었으니, 그리 손해는 아니리라고 생각하오.’




‘내 여자라, 거, 듣기 이상한 말이로군. 당신이 제왕성 대공자라도 된단 말이요?’


‘뭐, 무림이라는게 약육강식의 세계 아니겠소? 내가 저 여자의 남편과 결투에서 저 여자를 놓고 결투를 해서 이겼으니, 저 여자가 내 여자가 아니겠소?’




‘흑, 당신 어떻게 그런말을 ? 오라버니, 다 거짓말이예요. 저사람은 저사람은… 흑흑,,’




‘가희, 이야기 안해도 다 알아. 그럼 내가 당신을 다시 이긴다면 이 여자는 내 여자가 되는 것이구료?’




‘뭐, 그렇긴 하지만, 당신에게 그럴 능력이 있겠소?’


천성은 침울해졌다.확실히 그랬다. 온몸이 성한 상태이면 모를까, 지금 음양고로 제압이 되어있는 자신으로서 이자에게 일초반식도 대적할 힘이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뭐, 그러나 내가 그리 속 좁은 놈은 아니니 제안을 하나 하리다.’




‘한번 들어나 봅시다.’




‘뭐, 내가 여자가 없는 것도 아니고 여자 때문에 당신 같은 친구를 포기하는 못난 놈도 아니니, 당신이 반년간 내 부탁을 들어주면 이 여자는 지금 즉시 당신여자가 되는거요. 뭐, 내가 약간 손해보는 거 같긴 하지만, 뭐 그래도 좋은 친구는 사귀기가 어려우니 쓰던 여자 하나쯤이야 아까울 건 없지……’




‘허, 군침도는 제안이긴 하나, 내겐 지금도 부탁받은 일이 많아서 당신 부탁을 들어주려면 아마 10년은 지나야 할 것 같은데, 어쩌면 좋겠소……’




‘허,참, 이거 말이 통하는 친구인 줄 알았더니 고집이 너무 쎄시구만.’


‘이제 아셨소? 제 성이 고집불통의 고씨라는 걸 생각했어야지요.’


‘그럼 부탁이 안 통하니, 명령을 할 수밖에 없구료.’


‘음양고 인지 뭔지 하는 걸로 나를 옭아맬 생각이라면 포기하기를 권하고 싶소이다. 내 천성을 안다면’


‘귀왕의 전인이 음양고 따위에 굴복한다면야 내 친구될 자격이 없지…… 흐흐흐, 그러나 말이오, 저 여자정도면 당신을 옭아맬 수 있지 않을까?’ 다정한 고대협?




‘흐흐흐흐흐’ 중년인은 득의의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고천성의 성격으로 봐서 음양고에 발광하다가 죽더라도 절대로 굴복할 사람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으나, 조금전 화가희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고 화가희야 말로 고천성을 조종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고천성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죽음보다 못한 처지에 이끌게 한 그녀지만, 그는 그녀가 조금도 밉지 않았다. 그녀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저자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의 뜻대로 하세요. 나는 걱정하지 말고 윽……’


화가희의 손에는 비수의 손잡이가 잡혀있었고, 비수의 날은 그녀의 하복부에 깊숙히 박혀있었다. 가희는 아까 중년인이 들어온 후 천성에게 자신의 치부를 이야기 할때부터 죽고 싶었다. 최소한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옛 정인에게 자신의 치부를 보이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을 들어 천성을 협박하는 것을 듣게되자, 천성과 중년인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틈을 타, 은밀히 비수를 자신의 복부에 박아 넣은 것이다. 




‘희야,’ 천성은 다급히 희야를 끌어않고 지혈을 시켰으나, 이미 피는 바닥에 흥건히 적셔져 있었다. 




‘희야,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흑흑흑’


천성은 희야의 몸을 꼭 끌어안고 울부짖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를 다시 만나서 너무나 행복했어요. 이 못난, 희야는 잊어버리세요.오라버니가 기억할 가치도 없는 더러운 여자예요. 저는’




‘희야,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그깢 정조가 무슨 대수라고?희야, 너는 깨끗한 여자야. 오라버니 그런 거 상관안해. 너만 살아 있으면 돼 이 바보야!!!!! 너 죽으면 정말 용서 안할 꺼야,흑,흑,흑……’




‘오라버니, 난, 오라버니만 사랑했어요. 예전에 철모르던 시절 그 시절 오라버니와 오강현에서 놀던 때가 너무 그립네요. 오라버니 잘…….’




화가희는 이윽고 혼절했다.


‘흑,흑,흑 희야……으아악’ 고천성은 화가희의 동체를 끌어안고 절규했다. 


‘죽인다 네놈’ 이윽고 천성은 희야의 시체를 옆에 누이고 중년인을 바라봤다. 


천성의 눈엔 공전절후의 가공한 살기가 줄기줄기 뻣어나갔다. 




중년인은 그의 살기에 눌려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써먹긴 글렀고, 살려둬선 안될 놈이군. 나조차도 뒤로 물러서게 만드는 가공할 살기라니…….’


중년인은 이윽고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잘가게 친구…… 내 마지막으로 장송곡 한곡 불러줌세’




삘릴릴리 


‘크아악, 아악, 으윽’ 천성은 이내 피리소리에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 피리라는 것은 뱃속의 음양고를 발작하게 하는 것과 잠잠하게 하는 두가지의 곡조가 있다. 만약 이 피리를 불어 발작을 한다음에 다시 이것을 잠잠하게 하는 곡조를 불지 않으면 결국 음양고에 중독된 사람은 뱃속의 음양고가 내장을 다 물어 뜯어 혈관이 파열되어 죽게된다.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워낙 철두철미한 중년인은 상대방의 숨줄이 끊기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안심을 못하는 성격이었다. 


‘좀더 즐기고 싶지만, 할일이 많으니, 편안하게 보내주마. 귀왕전인….. 잘가라’


중년인은 내공을 모아 장풍을 쏘아 나갔다. 




‘펑, 크윽’ 중년인은 장풍이 천성의 몸에 닿을 찰라, 순간적으로 나타난 노인과 일장을 격하고 뒤로 물러나며,. 입가로 치밀어 오르는 선혈을 다시 꿀꺽 삼켰다. 본래, 가벼운 마음으로 일장을 가해 천성의 죽음을 결정지으려던 터라,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중년인은 전력을 다한 상대방의 일장에 손해를 본 것이다. 




‘귀하는 누구요?’


‘노부는 섭군천이라고 하오. 내 강호에 귀하와 같은 고수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귀하는 누구시오?’




섭군천…..


30년전에 폐관에 들어가 강호에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마교의 교주, 이 노괴물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 나이가 거의 70에 이르는 마도 제일의 고수……


그렇다. 비록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일장이라고 하나, 자신과 일장을 격하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인물이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섭군천은 고천성의 혈도를 짚어 일단 발작을 멈추게 했다. 


‘허 이놈 참 독한 놈이로고…… ’


비록 혈도가 짚혀 발작을 못한다고 하나 천성의 내장은 지금 음양고의 발작으로 말이 아닐 것이다. 만일 천성이 심후한 내공을 가진 고수가 아닌 일반인었다면 벌써 혈관이 터져 죽었을 것이다. 




좋지않다. 좀전의 일장에서 손해를 본 중년인은 이 뜻밖의 방해자가 달갑지 앟았다. 평소에 전력으로 상대해도 이길 자신이 없는 자인데, 지금 자신은 이미 내상을 입은 상태가 아닌가? 




‘흠, 기회가 있으면 다시 가르침을 받겠소. 섭교주’


말을 하며 중년인은 몸을 날렸다. 


‘이 놈은 풀어주고 가라 애송이 놈’ 섭군천은 전력을 다한 천마겁멸장을 날렸다. 


중년인은 날아가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이미 예측하고 쌍장에 12성의 내공을 모아 섭군천의 장력을 마주치며 그 반탄력을 이용해 까마득하게 날아갔다. 


섭군천은 그 반탄력에 발목까지 땅속에 뭍혔다. 


‘흠, 대단한 놈이군. 노부의 전력을 다한 일장을 맞고도 멀쩡한 것도 대단한데, 이렇게 나를 물러나게 까지 하다니, 내가 늙었나? 강호의 어디에서 저런 고수가 나왔지?’




‘음, 그나저나 이놈이 급하게 되었군. 빙아가 빨리 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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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희를 끝까지 악녀로 만들까? 아니면 죽일까? 아니면 용서해 줄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쌍한 여인을 너무 비참헤게 만들려니 맘이 약해 지네요……그래도 역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이 아름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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