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 18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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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88(칠백년의 약속)-22
냉하상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도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도치와 사영의 싸움은 무림고수들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시장잡배들의 싸움에 가깝다. 그런데도 냉하상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전율(戰慄)하는 것은 멈출 줄 모르는 도치의 투지(鬪志) 때문이다. 아마 자신이 도치였다면 포기해도 백번은 포기했을 것이며, 쓰려져도 백번은 쓰려졌을 것이다. 도치의 겉만 보면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가슴과 어깨 배등 상체(上體)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했으며 지금도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상처들도 있다. 또한 한쪽 다리에는 수라검이 박히고 무리한 내공사용으로 피를 토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치는 쓰려지기는커녕 끝까지 물고 늘어져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냉하상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고 도치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대로 두면 도치의 손에 사영이 죽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쿠우웅~”
냉하상이 달려오던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도치의 허리를 잡고 늘어지니, 도치는 중심이 무너지며 냉하상과 함께 쓰려졌다.
“도망가........빨리 도망가란 말이야.”
냉하상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도치를 필사적으로 잡고 사영에게 도망치고 고함을 지른다. 도치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사영은 온몸이 부셔지는 고통에 힘들게 일어나다가 냉하상의 다급한 고함소리를 들었다. 냉하상은 필사적으로 도치를 잡고 있었다. 냉하상이 자신이 구해준 것이다.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어서.’
사영이 멍하니 냉하상을 바라보고 있는데 냉하상의 전음이 귀속을 파고들었다. 사영은 이를 악물고 냉하상과 도치를 바라보다가 마지막 힘을 끌어올려 폐가(廢家)에서 도망쳤다.
“헉~ 헉~ 헉~ 헉~”
도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위를 바라보니 냉하상이 자신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다. 도치가 마음만 먹었다면 냉하상을 뿌리치고 사영을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아직 그만한 힘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영을 보내준(?) 것은 냉하상이 그를 살리기 위해 온몸을 던져가며 자신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헉~ 헉~ 헉~ 갔다. 헉~ 헉~ 무거우니 그만 일어나.”
냉하상은 도치의 말에 주위를 돌아보니 사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냉하상은 속으로 안도(?)하며 도치를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자신의 옷에 도치의 피가 스며들어 천이 몸에 달라붙었다. 냉하상은 도치와 맨살을 맞대고 있는 느낌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은 도치의 위(?)에 있지 않는가? 냉하상은 얼굴을 붉히며 재빨리 일어나니 도치는 손을 가슴에 얻고 한동안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일어났다.
“놈도 도망갔으니 도망가려면 지금 도망가라........지금은 손가락하나 까닥할 힘도 없거든.”
도치는 가슴과 옆구리에 박힌 수라검을 빼내 먼지 던지며 냉하상에게 말했다. 냉하상은 복잡한 눈으로 도치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상의 겉옷을 벗어 길게 찢더니 도치의 손을 잡았다.
“검(劍)을 맨손으로 잡는 무식한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 게에요.”
도치의 손은 뼈가 보일 정도로 깊게 파여 있었다. 금강불괴도 아닌 도치가 검(劍)을 맨손으로 잡았으니 뼈가 상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도치는 말없이 냉하상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니 냉하상은 지혈을 시킨 다음 천으로 손을 동여맨다. 그리고 손의 치료가 끝나자 도치의 상의를 벗기려 했다.
“뭐하는 거야.”
“치료하려면 벗어야죠. 그래야 상처를 보고 치료하죠?”
“네가 나를 치료해 주겠다는 거야.”
“어차피 당신에게 도망칠 수 없으니 내가 싫다고 해도 같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왜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나는 손가락하나 까닥할 힘도 없다고 했잖아.”
“거짓말.......내가 도망치면 도끼가 날아올 걸요. 저는 당신의 도끼를 피할 자신이 없어요.”
냉하상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도치의 부상이 아무리 심하다고 하지만 도끼를 던질 힘은 남아 있다. 냉하상은 그걸 잘 알기에 도치가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도망가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다.
“당신이 예뻐서 치료해 주겠다는 것이 아니에요. 제가 편하기 위해서죠.”
“네가 편하기 위해서라니........무슨 말이야.”
“인간들은 아프면 짜증을 내잖아요. 당신이 짜증나면 어떻게 하겠어요. 저만 괴롭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짜증내기 전에 치료해 주겠다는 거예요.”
냉하상은 말에 도치는 피식 웃더니 스스로 상의를 벗었다. 냉하상은 도치의 상체(上體) 있는 무수한 상처들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도치의 상채(上體)에는 마치 찢어진 걸레처럼 무수히 많은 상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치는 자신의 상처를 살펴보고 몇 개의 혈도를 누르니 분수처럼 솟구치던 피가 천천히 멈추었다.
“쩝~ 푸추간(정육점)에 걸린 고기도 이거보다는 깨끗하겠군.”
도치는 냉하상에게 손을 내밀었다. 냉하상은 무슨 뜻이지 몰라 잠시 망설이다가 들고 있던 천을 전해준다.
“혹시 금창약 있어.”
“금창약이요?.......찾아보죠.”
냉하상은 자신의 품을 뒤져보더니 어깨를 으쓱거린다.
“없네요. 향상 지니고 다녔는데........어디서 빠진 모양이에요.”
“달라는 내가 바보지. 있어도 주겠어? 됐다.”
도치는 쓰게 웃더니 천으로 상처를 묶는다. 냉하상은 너무나 태연한 표정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도치를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도치는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이라면 죽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최소한 신음소리라도 낼 것이다.
“아프지 않아요.”
“나도 사람인데 당연히 아프지. 하지만 잠마동에서 겪은 고통과 비교하면 이런 고통은 고통 축에도 들지 않아.”
“잠마동이요?......배화교에서 만들었다는 그곳 말하는 거예요.”
“어떻게 알고 있지.”
“저도 귀가 있는데 당연히 들었죠. 당신들이 떠들고 다니던 말이잖아요.”
“쩝~ 그런가?”
“그런데..........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하죠. 잠마동이 그렇게 무서운 곳이었나요?”
“혹시 지옥(地獄)에 가봤어.........잠마동은 지옥이었어. 들어갈 때는 수천, 수만이 넘었는데........마지막에 살아남은 사람은 우리 십이사밖에 없었어. 모두 그곳에서 죽었지. 내가 이런 고통쯤은 고통도 아니라고 했지. 온몸의 뼈가 가루처럼 부셔지고........생살이 뭉텅이로 날아가는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았어.........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군. 그만하자.”
도치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는 듯이 가부좌를 트고 눈을 감는다. 내상이 심하기 때문에 치료하기 위해서다. 냉하상은 자신이 옆에 있는데도 태연하게 내상치료에 전념하고는 도치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도치는 무얼 믿고 내상치료를 하는 것일까? 자신을 믿는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의 암습(暗襲)쯤은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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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은 시간...........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림산일대에 숨어든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빠른 몸놀림으로 림산의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무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법이 아닌 황실무사들이 사용하다는 신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륙상회 상관장로의 연락을 받고 초저녁부터 림산으로 몰려온 상인들은 먼저 사해방주인 육철량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미리 육철량의 집에서 상인들을 기다리고 있던 상관장로는 그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사전에 정해진 점포로 상인들을 분산시켰다.
림산의 기능이 하루만 멈추어도 엄청난 손해가 누적되니 하루라도 빨리 림산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담당하게 될 점포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창고를 조사해 보니 다행히 창고마다 물건들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사해방 무사들에 의해 점주와 점원은 죽거나 잡혀가고 점포는 엉망이 되었지만 창고에 쌓인 물건만큼은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던 것이다. 상인들은 밤이 깊도록 점포를 정리하고 부족한 물건들을 창고해서 빼내 장사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림산일대에 숨어든 사람들은 금이의 명령을 받고 육철량이 지휘하는 사해방 무사들과 상관장로의 연락을 받고 림산에 들어온 상인들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숨어든 병사들이었다. 그들은 육철량의 집에서 출발한 상인들이 어느 점포로 가는지 하나하나 조사해서 종이에 기록했다. 금산반이 자신을 따르는 상인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운 반전(反戰)의 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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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는 내상치료를 마치자 주위를 돌아보니 냉하상은 자신과 조금 떨어진 곳에 쭈그리고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치는 시험 삼아 내공을 끌어올려보니 내공이 막힘없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이상한 일이다. 예전에 지금 같은 부상을 입었다면 거동(擧動)도 못하고 한동안은 내상치료에 매달려야 했을 것이다. 또한 내력소모가 극심한 초식인 혈망과 혈파를 동시에 펼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직면한 도치는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혈망과 혈파를 동시에 펼쳤고 비록 내상을 입기는 했지만 목숨을 구하고 사영을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치는 자신의 변화보다는 냉하상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더 많았다. 냉하상은 마음만 먹었다면 내상치료 중인 자신을 암습(暗襲)하거나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냉하상은 도망도 치지 않고 암습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죽이려 왔던 살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행동이다.
“왜 도망치지 않았지.”
도치가 질문하자 냉하상은 하늘을 보던 시선(視線)을 돌려 도치를 바라보면 피식 웃었다.
“내상치료는 끝났어요.”
“대충..........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이유가 뭐야?”
“말했잖아요. 당신이 도망치게 내버려 두지 않을 사람이니........처음부터 도망칠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그럼! 기회가 많았는데 왜 얌전하게 있었지. 그것도 내가 미리 알고 대처할 것 같아서 안한 건가?”
“그건 아니에요. 죽이려고 했으면 기회는 많았죠. 단지........비겁한 방법으로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왜지? 너는 살수잖아? 기회가 있으면 죽어야지.”
“그래요. 저는 살수에요. 하지만 당신과의 대결은 살수로써가 아니라 한사람의 무사로 싸웠어요.”
“무사로써 대결했다?.........그게 이번 일과 무슨 상관이야.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 아니가?”
“아니요.........저는 살수가 아니라 무사로써.........무사의 명예를 걸고 정당하게 싸웠고,.......그 대결에서 졌어요. 당신은 제가 여자라고 무시하는 모양인데........저도 명예를 아는 무사에요. 나중에 실력을 키워 정당한 대결에서 오늘 패배(敗北)를 갚아줄 겁니다.”
“좋은 말이군........여자이기 전에 무사란 말이지?...........하하하~ 그래 인정해 주지..........비겁한 남자새끼들 보다는 네가 백번 낮다. 자~ 그럼 쉴 만큼 쉬었으니 그만 일어나 볼까?”
도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냉하상은 도치의 위아래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야 당신을 전신(戰神)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겠군요. 정말 대단해요.”
“또 무슨 말이야?”
“남들 같으면 죽어도 몇 번은 죽었을 상처를 입고 살아있는 것만도 신기한데.........잠깐 치료하고 다시 싸우려가겠다고 하니 하는 말이에요.”
“이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잖아. 잠마동에서는 이거보다 더한 상처를 입고도 싸웠어. 아니 싸울 수밖에 없었어. 싸우지 않으면 죽으니까? 살아야 하니까? 자~ 너도 그만 일어나. 안내해야지.”
“제가 순순히 안내할 것 같아요?”
도치는 피식 웃더니 냉하상의 옆에 앉았다.
“쩝~ 아직도 내가 어떤 놈이지 모르는 모양이군. 나는 말이야..........한번 한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하는 놈이야. 그러니까 괜한 고집 부려서 고생하지 말고 좋은 말할 때 일어나.”
“힘들어요. 당신이 때려죽인다 해도 한발자국도 못 움직이겠어요.”
“정말 웃기는 계집이군.......힘들어도 너보다 내가 더 힘들어. 그러니까 잔소리하지 말고 일어나.”
도치가 험악한 표정으로 말하자 냉하상은 그대로 바닥에 누워버린다.
“죽이던 살리던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못가요?”
“이런 쌍~”
도치는 옆에 있던 도끼를 높이 들었다. 당장이라고 냉하상을 죽일 기세다. 하지만 냉하상은 눈까지 감아버린다. 도치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냉하상을 바라보다가 도끼를 놓고 자신도 냉하상 옆에 누워버린다.
“잠깐 쉬었다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좋아. 잠시만 쉬었다 가자.”
냉하상은 머리까락이 남아나지 않던가? 최소한 뺨이라도 한대 맞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도치가 의외로 너무 쉽게 나오자 옆에 누운 도치를 바라본다.
“포기하는 건가요.”
“나도 잠시 쉬고 싶어서 그래. 그러니까 잔소리하지 말고 잠이나 자.”
도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을 감아버린다. 냉하상은 눈을 감은 도치를 살펴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치랑 함께 누워있으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냉하상은 흐트러진 머리까락을 정리하다가 방금 전의 상황이 생각나서 도치에게 질문한다.
“저기.........좀 전에........왜 사영을 보내 준거죠.”
“잠이나 자라니까 무슨 소리야. 사영이 뭐 어째~”
“당신을 암습한 사람이 사영이에요.”
“그런데...........?”
“당신은 충분히 사영을 죽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왜 그냥 보내 준거죠.”
“그게 궁금해........?”
“예! 궁금해요.”
“내가 백정이냐? 아무나 다 죽이게.......그놈은 내가 쫓던 놈이 아니었어. 그래서 살려 준거야.”
“피~ 거짓말.......사영도 당신을 죽이려 했어요. 당신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놈은 용서하지 않잖아요?”
“쩝~ 그 여자 보기보다 무지하게 말 많네.......네가 붙잡았잖아. 죽이지 말라고.........이제 됐어?”
“그럼..........제가 당신을 붙잡았기 때문에 살려준 건가요.”
도치는 쓰게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도 주절대는 것을 보니 힘들다는 말은 거짓말이군.........일어나. 당장 출발하자.”
“대답부터 하세요. 그럼 일어날게요.”
“허허허 참~ 네년은 포로야. 질문을 해도 내가 해. 너는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이나 잘해.”
“대답하기 곤란해요. 왜 대답을 못하죠.”
“이런 쌍~~~........쩝~ 못할 것도 없지. 그래! 네가 하도 필사적으로 붙잡고 늘어져서 그냥 살려 줬다. 이제 됐냐?”
냉하상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또 뭐야.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이 많아.”
“사영이 공격했을 때........혈망으로 저까지 보호했는데.......왜 그랬죠?”
“네가 죽으면 안내할 사람이 없잖아.”
“그게 전부에요.”
“그럼 무슨 대답을 바란 건데........?”
“좋아요. 그렇다고 치죠. 그건 그렇고.........제가 당신을 죽이려 했던 거 알죠.......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하죠.”
“사영인가 그놈과 싸울 때 말하는 거야.”
“예!”
“살아 있잖아. 안 죽었잖아. 그럼 끝난 거야. 더 이상 질문 없지. 가자.”
도치는 주변에 떨어진 무기들을 챙기고 냉하상의 손을 잡았다. 냉하상은 갑자기 도치가 손을 잡자 도치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도치에게 잡힌 손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해하지 마..........힘들다고 해서 도와주려는 거야.”
“예? 도와줘요? 뭘요?”
“이렇게 도와주겠다는 거다. 너는 지금부터 놈들이 도망친 방향만 말해.”
도치는 냉하상의 손을 잡은 상태에서 경공을 발휘(發揮)한다.
“하이~ 하이~ 이게 도와주는 거예요.”
냉하상은 도치에게 손이 잡혀 억지로 도치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멍청이.........몸에 힘을 풀어. 아니다. 이게 더 편하겠다.”
도치는 달리는 중에 손을 잡아당겨 냉하상을 옆구리에 끼웠다.
“어때! 이제 편해졌지.........놈들이 어디로 갔어. 빨리 말해.”
냉하상은 자신을 짐짝 나르듯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도치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무식한 놈이라도 어떻게 여자(?)를 이렇게 험악하게 다룬단 말인가? 더구나 자신은 부상자(負傷者)가 아니가?
“휴~ 당신이란 남자 정말...........관두자. 말해야 입만 아프지.”
“이게.......도망친 곳이나 말하라니까 무슨 헛소리야.”
“알았어요. 저기..........저쪽으로 가세요.”
도치는 냉하상이 말하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계속>>
ps : 183, 184, 185, 186, 187, 188부의 모든 내용은 하루저녁에 벌어진 사건으로 A4용지 40장을 넘었습니다.........제가 미쳤죠. 이런 식으로 쓰면 언제 줄거리가 나가냐고요? 그렇다고 사건을 암축해서 처리하기도 힘들고..........이거야 원~ ........언젠가 나가겠지. 가자~~
------------------ 작 가 주 ---------------------------
** 철판교(鐵板橋)
☞ 온 몸을 꼿꼿이 한 채 그대로 뒤로 넘어지는 수법이다.
철판을 넘어뜨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철판이 넘어지는 것과 다른 점은 넘어지더라도 머리나 등이 땅에 닿지는 않고 즉시 몸을 옆으로 돌리거나 발로 땅을 차 뒤로 날아가는 등의 수법으로 치욕을 면한다는 것이다.
** 뇌려타곤
☞ 본 뜻은 지랄병이 든 당나귀가 정신을 잃고 땅바닥을 마구 뒹군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름의 신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의 공격을 아무래도 피할 방법이 없을 때 땅바닥을 마구 뒹굴어서 간신히 몸을 피하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그 모양이 너무 참담하고 부끄러우므로 고수들은 차라리 죽을지언정 시전하고 싶어하지 않는 수치스러운 신법이다.
나려타곤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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