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야사 - 7부
본문
7장 귀왕전의 주인
‘당신은 누구 신가요?’
사공 혜 는 눈을 옆으로 돌려 공자를 바라보았다.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얼굴….. 일반적으로 방년 17세의 소녀들에겐 매우 호감을 줄 수있는 얼굴이나, 사공혜는 저으기 실망했다. 사공혜가 기대했던 사람은 이렇게 젊은 철부지가 아니라,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의 백발이 성성한, 그리고 무엇인가 보이지 않게 장중을 압도하는 신선 같은 기도를 풍기는 전설속의 기인이지, 이렇게 경망스런 새파란 애송이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 새파란 애송이는 자신의 몸매를 감상하듯 눈동자를 위 아래로 수시로 굴리며 침까지 삼키는 것이 아닌가?
사공 혜 는 마치 뱀이 온 몸을 지나가는 듯한 소름이 돋으며, 빽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무례한 양반, 귀가 먹었어요?’
그제서야 자신의 추태를 깨달은 청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애구 이거 미안하게 됐소이다, 소저. 근 10년만에 여자를 구경하다 보니, 더군다나 눈이 돌정도의 죽이는 아가씨를 만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험, 게다가 이렇게 심하게 아름다운 얼굴에 죽이는 몸매의 아가씨는 10년 전에도 별로 본적이 없는지라, 근데 방금 뭐라고 하셨소?’ 이 사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의 가슴에서 눈을 떼지를 않았다.
‘꺅,’ 사공 혜는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가슴을 감싸안았다. 그녀는 이제야 자신의 처지를깨달았다. 3일 밤낮을 쉬지않고 달리느라 온몸의 옷은 땀으로 젖어 짝 달라붙어 있고, 여기저기 나무에 긁히고 헤진 옷은 넝마와 같았는데, 그중 가슴 부위가 심하게 찢어져 젓 무덤이 다 보였던 것이다.
‘아, 참 낭자가 귀왕전을 던졌소?’
‘그래요.’
‘그거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 구료. 10년만에 드디어 불회곡에서 벗어나게 됐는데 이 모두가 소저와 같은 미인덕분이라니, 아무래도 소저와 나는 운명적인 만남이 아닌가 싶은데 소저는 어떻게 생각하오? 그렇지 않소 소저? 참, 소저의 방명은 어떻게 되시오, 나이는 몇실이고, 애인은 아직 없죠?’
‘사공혜는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싶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대뜸 쏘아주려고 하는데….
총사의 목소리가 들리자 입을 다물었다.
‘귀하가 귀왕전의 주인이오?’
총사는 처음에는 이 젊은이의 출현에 잔뜩 긴장했으나, 옆에서 젊은이의 노는 꼴을 지켜 보다가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 참 안녕하시오?’
‘아, 귀왕전의 주인이라고 하긴 뭣하고, 귀왕전의 채무를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자는 맞소,’
그렇게 대답하고는 더 이상 말 섞기도 귀찮다는 듯이 다시 사공혜에게 고개를 돌리며 주댕이를 놀리기 시작했다.
‘참, 소녀의 방명은 어떻게 되시오?’
‘사공혜라고 해요’ 사공혜는 이 어이없는 청년의 행동에 실소가 나오기도 하고,화가 나기도 했지만, 모멸감에 울그락 푸르락 하는 총사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이 시원한 감정을 느끼며 대답했다.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개잡놈이 있나? 뜨거운 맛을 봐야 하늘밖에 하늘이 있는 줄을 알겠구나’ 열이 뻗친 총사는 당장이라도 날아가 뒤지게 두드려 패려 했으나, 그보다 먼저 움직인 건 뒤에 있던 유령 삼마였다.
유령삼마, 하북성 일대를 주름잡았던 전대의 마두들로 3쌍둥이형제이다. 개개인의 무공은 총사와 비교해 약간의 손색이 있으나, 이들 3인의 합격술은 일란성 쌍둥이의 특성상 마치 한 사람이 펼치는 듯이 빈틈이 없어 웬만한 절정고수들도 감당할 수 가 없어, 한때 하북무림에선 공포의 마왕으로 군림했었다.
‘애송이 놈, 받아라, 유령 심인장’ 하며 3 인은 유령장법을 전개했다.
‘잠깐 멈추라니깐, 허, 참, 이거 나 원 참’
어느새 어떻게 움직였는지, 혜아의 오른쪽에 있던 청년은 사공혜의 웬쪽에 와 있었다.
간발의 차, 간발의 차로 유령삼장은모두 빗나갔다.
사공혜는 자신의 오른 쪽을 세차게 스쳐가는 장경에 몸을 휘청였다.
‘이봐 유령삼마, 귀 씻고 잘들어라. 우리 꼴통 늙탱이 사부가 내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지. 나쁜 놈들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디지게 패 죽여 버리라고.’ 청년은 천천히 유령삼마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지금 상황을 보니까 말이야, 이 아릿따운 소저는 궁지에 몰린 착한 처자, 네 놈들은 연약한 소녀를 괴롭히는 아주 나쁜 넘들, 나는 네놈들을 디지게 패주고 소녀의 사랑을 얻는 백마의 왕자, 뭐 그런 스토리인데, 이제 이런 스토리는 너무 울겨 먹었잖아? 그러니까 니들이 그냥 돌아가면 안될까? 불필요하게 힘빼지 말고, 이제 레파토리 좀 바꾸자고 엉?
원래는 내가 이렇게 자비로운 성격이 아닌데, 사실 말이야 오늘은 내가 무지무지하게 기분이 좋은 날이거든, 너네들도 한번 생각을 해봐. 10년동안 사람 한 번 구경 못하는 이 지독한 감옥생활을 끝내고 출옥하는 죄수의 기분을, 나, 착하게 살고 싶다.,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늘은 웬 만하면 사고 치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조용히 돌아가라 응?’
말 끝마다 반말 지꺼리에, 마치 자신들을 동네 양아치 취급하는 청년의 태도에 유령삼마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오냐, 젊은 놈, 어디 네놈의 실력이 네놈의 주댕이 만큼 대단한지 한번 시험해 보마’
유령삼마는 순간적으로 격노했지만, 노 강호답게 결전에 임하자 침착하게 마음을 진정시키고, 품자형태로 벌려서며, 내공을 끌어 올렸다. 필경 귀왕의 전인이라면 간단히 볼수 없다.게다가 조금 전, 자신들의 합공을 간단히 피한 경신술만 보아도 상대의 무공이 이미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애송이, 염라대왕에게 가면 우리 유령삼마가 보내서 왔다고 해라. 너같은 애송이가 우리 유령삼마의 유령합격에 죽는 것만으로도 영광인줄 알아라’
유령삼마는 마치 청년이 죽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일격에 상대방을 격살하고자 장풍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유령합격장’
유령삼마의 성명절학, 유령 합격장, 얼마나 많은 강호의 정영들이 이 장풍아래 죽어갔던가,
유령삼마의 유령합격장은 각기 3가지의 음한한 기류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합쳐지면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이 나며 여기에 적중되면 겉은 멀쩡하나 속의 장기나 혈관은 얼어붙어즉사하게 된다.
청년은 사공혜에게 등뒤로 숨으라고 하고, 유령삼마의 장력을 맞아 나갔다.
‘조심하세요.헉’ 유령삼마의 장력이 날아오자 사공혜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필경 경망하기는 해도 지금의 위기에서 기댈 사람은 이 청년밖에 없는 상황에서 청년의 승리를 간절히 빌었다.
유령삼마는 장력을 발출한 후 장력이 청년의 몸에 적중되자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렇지 하고….. 유령삼마는 자신들의 유령합격장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3인의 12성 내공을 모두 쏟아부은 유령합격장은 보이지 않는 미증유의 압력을 형성해 청년을 옥죄었다.
후,후,후, 유령삼마, 염라대왕이 물으시거든 불회곡 의 개잡놈이 보냈서 왔다고 해라,
사악한 힘이여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탄’
청년의 외침과 더불어 청년의 몸에 격중 된 듯했던 유령 합격장은 마치 청년의 몸이 고무나 스프링으로 된듯이 왔던 속도의 몇배의 속도로 퉁겨나갔다.
이것은 일종의 호신강기로 주로 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들이라면 몸 주위에 강기막을 형성해, 암기나, 화살이나, 혹은 장력등을 빗겨가게 하거나 퉁겨 낼 수 있으나, 이것을 거꾸로 강력한 탄력을 형성해 몇배의 힘으로 돌려 보내는 것은 일반적인 절정고수들이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큭, 헉, 윽 유령삼마는 각기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피화살을 뿜으며 몇장을 날아가 떨어졌다.
헉, 총사는 의외의 결과에 충격을 받으며 유령삼마를 안아 들었으나, 그들은 이미 절명했다.
‘애고, 곡을 나오자 마자, 살인이라니 입맛이 쓰군. 착하게 살기가 이렇게 힘들까 그래? 그러길래 좋은 말로 할 때 듣지……, 거, 참, 나쁜 놈들은 머리도 나빠요. 꼭,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봐야 맛을 안다니까……, 그렇지 않소 총사나리?’
덜,덜,덜 유령삼마를 손한번 쓰지 않고 단지 호신강기만으로 격살시키는 고수…..비록 유령삼마가 일류고수는 아니나, 만약 자신이 상대한다면 최소 100초 정도는 겨뤄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3인을 다 죽일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눈에 명확히 보이는 실력차 에 총사는 공포와 경외감이 들었다. 누군들 목숨이 소중하지 않겠는가? 총사는 비굴한 웃음을 띄우며, 물었다.
‘대단한 무공이군요. 방금 귀하께서 시전한 무공은 어떤 무공인지요?’
‘아, 그거 ? 뭐 대단한 무공은 아니고, 그냥 사람을 죽이는 무공이지. 뭐’ 실력행사를 한번 한, 청년은 기고만장해 져서 다시 반말 지꺼리를 해댔다.
총사는 그러나 그런 태도에 아무런 분노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림에서 강자에겐 오만할 권리가 있으니까. 총사는 속으로 갈등했다. 맞서서 전사하느냐, 조용히 물러가느냐? 물러간다면 진짜 보내줄 것인가? 일단 살아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것에 대해 문책은 받겠지만, 불가항력적인 부분을 설명하면 최소한 심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 오늘 일을 명심하겠소.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소’ 총사는 재빨리 몸을 날려 이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잠깐!!!!!’
‘귀하는 그냥 보내주겠다는 조금전 귀하의 말을 번복한단 말이요?’ 총사는 다급했다.
‘무슨쏘리…. 강호밥을 먹으려면 신용은 생명이지. 근데 말이야, 그래도 나쁜 놈인데, 돌아가려면 뭐 성의표시정도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팔도 두개고, 다리도 두개인데, 한 개정도는 없어도 그냥 저냥 살아가는데는 지장이 없을 텐데, 가만있자, 당신도 칼밥을 먹고사니 오른팔은 있어야 겠고, 돌아가야 하니 다리도 성해야 겠고, 그렇다고 머리통을 자르면, 죽으니까 안되고, 왼팔 하나 정도 없어도 사는데는 지장없지 않을까?’
‘당신이 덜 억울하려면, 내가 손을 써야겠지만 말야 난 한번 손을 쓰면 상대방을 무조건 죽이거든, 이것도 우리 늙탱이 영감이 사람을 대충 부상입히는 무공을 안 가르쳐 줘서 말이야’
총사는 두말없이 검을 들어 왼팔을 잘랐다. 원독에 찬 눈빛을 보내며,
‘오늘의 일은 내 기억해 두겠소. 다음에 또 봅시다.’
총사는 잘린 팔 주위 혈도를 눌러 지혈하고 신형을 날려 떠나갔다.
‘다음에 또 보면 죽을텐데, 아무튼 다음에 또 볼때까지 만수무강 하라고…….’
사공혜는 총사가 스스로 왼팔을 자르는 광경을 보며 정신을 잃었다. 필경, 17세의 소녀에게 방금과 같은 정경은 기절할 만큼 충격적인 일인것이다. 게다가 3일밤낮을 쉬지 못하고 정신력하나만으로 버텼는데, 이제 안심이 되자 피곤이 몰려온 것이다.
‘음, 간이 몹시 작은 아가씨군’ 청년은 기절한 사공 혜를 안고, 불회곡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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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약속이 있어서리 오늘은 여기까지 밖에 못 올리겠네요. 원래는 하루에 한편씩 가볍게 올리려 했는데, 스토리 구상하고 뭐 그러다 보니 업무시간 에도 틈틈히 구상하고, 그러다 눈치봐가며 쓰다가 뭐 그러다 보니 하루 한편 올리기가 만만치 않네요. 그래도 열심히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에 감사하여 계속 써 보렵니다. 가끔 오타나 맞춤법 틀리는 건 너그럽게 이해 바랍니다. 수정할 시간이 부족하네요, 댓글에 살고, 추천에 죽는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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