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86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86(칠백년의 약속)-20




사천당가에서 금막비라는 존재는 이름을 거론(擧論)하는 것조차 죄(罪)가 되는 인물이다. 사천당가 입장에서 금막비와 관련된 치욕적인 역사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가주의 딸인 당령이 금막비와 함께 있다. 그렇다고 잡혀간 것도 아니다. 가족과 가문을 배신하고 스스로 따려간 것이다. 




사천당가의 가주인 당순기는 딸의 행동을 용납(容納)할 수 없었다. 금막비를 사랑하다니 말이 되는 소린가?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가문의 원수를 사랑한단 말인가? 더구나 금막비는 사촌언니의 남편이었던 놈이 아니가? 




당순기는 당령이 금막비와 함께 있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기 전에 금막비를 제거하고 당령을 끌어오기 위해 사천당가 최고의 무사들인 귀왕사영을 보냈다. 그런데 금막비를 죽이라고 보낸 귀왕사영은 오히려 금막비에게 잡혀 당령의 종이 되었다고 한다. 당순기는 마음이 급해졌다. 당령이 금막비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가문의 원료들 귀까지 들어가면 당령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순기는 최후의 선택으로 최근 무림에 가장 신비하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살수조직인 천인살막에 십이사를 죽어달라고 청부했다. 금막비의 겉에 향상 십이사들이 있으니 그들까지 죽여 달라고 청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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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가 냉하상과 목숨을 건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던 시간...........


당령은 홀로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가족과 가문을 버리면서까지 금막비의 사랑을 얻고자 했다. 금막비의 겉에 있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행복할지 알았다. 그런데..........금막비는 자신을 나이어린 동생정도로만 생각하고 자신의 사랑을 외면(外面)하고 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금막비의 가슴속에는 죽은 사촌언니에 대한 그리움만이 가득한 모양이다. 금막비의 마음속에 자신이 들어갈 틈은 없는 것일까? 금막비는 자신을 어린아이라고 밖에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당령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하기 때문이다.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세요. 고민이라도 있나요?”




갑자기 뒤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령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곽지향이 빙긋 웃으며 인사를 한다. 




“지향언니로군요. 늦은 시간에 웬일이세요?”


“그냥 잠이 안와서 나왔는데...........당령언니가 보여서 왔죠. 그런데 정말 무슨 일이죠? 금막비님과 문제라도 있나요?”


“휴~................너무 문제가 없어서 문제죠?”


“예? 그게 무슨 말씀이죠?.........문제가 없어서 문제라뇨?”


“그냥 답답해서 해본 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당령이 말을 못하고 얼버무리려하자 곽지향은 짧게 미소 짓더니 당령의 겉에 와서 자리에 앉는다.




“금막비님이 너무 무심(無心)하죠? 령언니의 마음도 몰라주고.......자꾸만 피하려고만 하고.......야속하고 밉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금막비님은 령언니를 사랑하고 계세요. 사랑하기 때문에.........령언니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에.........애써 령언니를 무심하게 대하고 있을 뿐이죠!”


“그.........그게 무슨 말씀이죠?”




당령은 얼굴을 붉히며 말까지 더듬는다. 곽지향이 너무나 정확하게 자신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령언니는 나이도 어리고 무림사미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분이니 언니를 사랑하고 아껴줄 남자는 수없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금막비님은 문제가 많은 분이죠.”


“형부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죠?”


“령언니.........언니의 입장을 떠나 금막비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금막비님은 한번 결혼했던 사람이에요. 또한 남들로부터 무림공적이라 손가질 받으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삶을 살고 계시죠. 그런데 령언니는 자신을 죽이려는 백도 무림에 속한 꽃처럼 아름다운 분이에요. 나이도 어리죠. 그렇다고 자신처럼 흠집(?)이 있는 것도 아니죠? 더구나 령언니는 돌아가신 부인의 사촌동생이에요. 금막비님 입장에서 언니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제가 사랑하는데 무슨 상관이죠? 제가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데.........형부만을 사랑하는데........그런 것은 이유가 될 수 없어요?”


“제가 미리 말씀드렸죠? 서로의 입장이 틀린 겁니다. 령언니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셨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해요. 아마 금막비님도 령언니의 마음은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금막비님의 입장은 틀려요. 조금 전에는 말씀드렸지만 금막비님은 무림공적이죠. 결혼도 했던 남자죠. 막말로 령언니를 받아들이면 남들이 도독 놈이라고 욕할 겁니다.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무슨 말이지 아시겠죠?”


“바보.........왜 그런 생각을 해요. 누가 무림공적인지 모르고 사랑하나요. 누가 결혼했던 남자인지 모르고 사랑해요? 내가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데.........자기만 사랑한다는데........남들이 뭐라고 하던 무슨 상관이에요.”




당령이 화를 내며 열변을 토하자 곽지향은 쓰게 웃고 말았다. 당령은 지금 자신이 아닌 금막비에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금막비 대신 욕을 먹고 있으니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당령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녀 입장에서는 금막비가 답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금막비의 입장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당령처럼 앞길 창창한 여인을 자신의 불행한 삶속으로 끌어 들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곽지향은 두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한숨이 나온다.




“사랑!............저도 사랑을 하지만.............참 이상한 감정이에요...........그래요. 남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죠. 제가 끼어들 입장이 아니네요.”




곽지향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 했다. 괜한 말을 해서 당령의 심기만 어지럽힌 모양이다. 당령은 일어나려는 곽지향의 팔을 잡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남았나요.”


“지향언니.......부탁이 있어요.”




당령은 딱딱하게 굳는 얼굴로 곽지향을 바라본다. 곽지향은 무슨 일이가 싶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당령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없다. 금막비가 망설인다면 자신이 나서야 한다.




“꼭 들어주셔야 해요.”


“무슨 부탁이죠.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지향님은 독(毒)에 대해서 잘 아시죠?”


“사천당가는 독(毒)과 암기로 유명한 가문이니 당령님도 잘 아시잖아요!”


“물론 알기는 알죠. 문제는...........제가 아는 독(毒)은 형부도 잘 아신다는 거죠. 언니.......언니도 알지만 독(毒)에는 종류가 많기 때문에 한 개인이나 가문이 모든 독(毒)을 다 알고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같은 독문(毒問)이라도 각기 다른 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맞아요. 제가 금막비님이 사용하는 독(毒)을 보니 사천당가에서 사용하는 독과 저희 천독마가에서 사용하는 독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더군요.”


“언니.........독(毒)중에는 어느 한가지만으로는 독(毒)이 아니만 두 가지 이상이 합쳐지면 독이 되는 것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최음제 중에도 하나만 가지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지만 두 가지 이상이 섞이면 강력한 최음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언니는 혹시 그런 독에 대해 아세요.”


“알고는 있죠. 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


“형부는 독에 대해 잘 아시기 때문에 웬만한 독으로는 속이기 힘들어요. 또한 제가 알고 있는 독은 형부도 잘 아시기 때문에 더더욱 속일 수가 없죠. 언니가 좀 도와주세요.”


“자........잠깐만 혹시..........최음제를 금막비님께?..........설마 아니겠죠.”


“지향언니 생각이 맞아요.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요. 형부가 망설이면 저라도 나서야죠.”




곽지향은 당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금막비가 당령의 마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처지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으니 금막비를 최음제에 취하게 하여 자신을 범하게 할 생각이다.




“미안해요. 령언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도와주지는 못할 것 같군요. 아무리 악의(惡意)가 없다고 해도 같은 동료인 금막비님께 독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향언니..........저도 정당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쯤은 알아요. 하지만 형부만을 바라보며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제가 이렇게 부탁드려요.”


“휴~ 두 분의 마음을 알기에 저도 도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금막비님을 속인 다는 것이.........정말 죄송해요.”




당령은 곽지향이 한사코 거절하자 곧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곽지향을 바라보다가 차츰차츰 심각한 표정으로 변한다.




“알았어요. 지향언니가 싫다면 할 수 없죠. 대신..........저와의 이야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해주세요. 그건 들어주실 수 있죠.”


“알았어요. 저는 오늘 령언니와 아무이야기도 안했어요. 그럼 이제 포기하시는 거죠?”


“아니요. 다른 방법이 생각났어요.”


“다른 방법?...........무슨 방법이요?”


“제가 최음제를 복용하고 금막비님을 찾아가는 겁니다. 형부가 정말 저를 사랑하신다면........제가 죽도록 내버려 두시지는 않겠죠.”


“그..........그건 너무 위험해요. 세상일이란 모르는 겁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겨 금막비님은 안계시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최음제는 특별한 해독약도 없잖아요.”


“이번 일에 제 운명을 걸어야죠.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오늘 말씀 고마웠어요.”




당령은 자리를 털고 있어나 자신의 숙소로 달려간다. 곽지향은 멀어지는 당령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참~ 령언니도 대단한 분이네..........그래 그렇게 해서라도 두 분이 잘 될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겠죠............잘 되길 빌어드릴게요.”




곽지향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거린다. 곽지향은 혼자 남으니 연인인 악무룡이 생각났다. 악무룡은 도치, 마수 등과 함께 림산에 남아 있다. 




“내가 없으니 도치님이랑 신나게 술이나 푸고 있겠지.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는데........”




곽지향은 보지 않아도 악무룡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 것 같다. 무룡은 말리는 사람이 없으니 도치랑 신나게 술이나 마시고 있을 것이다. 무룡은 도대체 무슨 술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곽지향은 잠시 무룡에 대해 생각하다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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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독과 약들을 탁자위에 펼쳐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평소 최음제 같은 것은 지니고 다니지 않으니 약과 독을 조합해서 최음제를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하지만 각각 성분이나 약효가 다른 독이나 약을 조합해서 최음제를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당령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미간을 찌푸린다. 아무리 고민해도 현재가지고 약과 독으로는 최음제를 만들 방법이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귀왕사영에게 다른 독이 있지 않을까?”




당령은 귀왕사영이 생각났다. 귀왕사영은 금막비를 죽이기 위해 왔기 때문에 많은 독을 준비해왔을 것이다. 당령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귀왕사영이 있는 천막으로 찾아가보니 귀왕사영이 침상에서 자고 있다가 당령의 인기척을 듣고 곧바로 깨어난다.




“당령님?..........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자고 있었어요. 깨워서 죄송해요............저기..........혹시 최음제 있어요.”




당령은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귀왕사영은 잠자다가 막 깨어난 상태라 아직 정신이 멍한 상태였다.




“제가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왜요?”


“정말 있어요.”




귀왕사영 중에 평소 여자를 밝히는 귀왕삼영은 향상 약간의 최음제를 지니고 다닌다. 나무토막 같은 여자라도 최음제에 중독(中毒)되면 세상에 둘도 없는 탕녀(宕女)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예! 갖고 있기는 한데.........왜요?”


“그것 좀 주겠어요. 간단한 시험을 해보려고요?”




귀왕사영은 멍한 상태에서 아무런 의심도 없이 자신의 옷에서 최음제를 찾아내 당령에게 내밀었다.




“약간만 마셔도 중독되니 조심해서 다루세요.:


“고마워요.”




당령은 최음제가 들어있는 가죽주머니를 받아 귀왕사영의 숙소를 빠져나와 금막비가 있는 천막으로 달려갔다. 금막비는 금마마령대와 함께 림산을 다녀온 후에 자신의 숙소로 들어갔다. 당령은 조심스럽게 금막비가 있는 천막을 들어다보니 금막비는 피곤했는지 침상에서 자고 있었다. 당령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크게 심호흡을 한다. 금막비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최음제를 뿌리면 금방 알고 대처할 것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최음제을 복용하고 금막비의 품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금막비가 자신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는가? 혹시라도 금막비가 외면해버린다면 흥분한 자신은 아무남자에게나 몸을 허락(?)하게 될 것이다. 가죽주머니 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양이다.




“그래.........이것도 내 운명이야. 형부가 끝내 거부하시면 죽어버리면 되잖아.”




당령은 마음의 결정을 하고 주머니를 풀어 최음제를 흡입했다. 코를 통해 미세한 분말가루가 들어가자 목과 가슴이 따뜻해지더니 온몸에 열기가 올라온다. 당령은 가죽주머니를 멀리 던져버리고 천막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금막비는 잠결에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들어보면 동물의 울음소리 같고, 어떻게 들어보면 여인의 심음소리 같다. 금막비는 침상에서 일어나 귀에 정신을 집중해보니 천막 밖에서 여인의 심음소리가 들린다. 이런 야심한 시간에 누구일까? 금막비는 머리를 기우뚱거리며 침상에서 일어나 천막 문을 열어보았다.




“아니...........당령...........여기서 뭐해........어디 아프니.”




천막 밖에는 뜻밖에도 당령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하이.........하이.........형부.......... 아흑~”


“대체 무슨 일이야. 어디 다치기라도 한거니.”




금막비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당령을 일으켜 세우니, 당령은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하고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금막비는 당령의 몸이 불덩이처럼 펄펄 끊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당령을 안아 천막으로 들어온 다음 침상에 눕혔다. 




“형부..........미칠 것 같아요. 저 좀 어떻게.........아~”




금막비는 당령을 눕히고 일어나려는데, 당령이 양팔로 목을 감으며 자신의 품으로 파고든다. 금막비는 울컥하는 욕정(欲情)이 솟구쳤다. 당령의 달콤한 육향(肉香)과 더불어 부드러운 당령의 속살이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솟구치는 욕정을 억누르고 당령의 팔을 풀었다.




“잠깐만...........일단 이것 좀 풀어.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치료를 하지.”




금막비는 당령의 팔을 억지로 풀고 침상에서 일어나 당령을 살펴보니 당령은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잡고 온몸을 비틀고 있었다. 무척이나 괴로운 모양이다. 금막비는 일단 당령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해보고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일단 특별한 상처나 벌레나 뱀에 물린 자국은 없다. 다만 맥박이 빠르고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겁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당령에게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독충이나 독사에 물리거나 음식을 잘못 먹은 것도 아닌 것 같다. 




당령은 금막비가 야속(?)하게 계속 보고만 있자 속이 숯덩이처럼 변할 지경이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이대로 계속 시간이 간다면 미친년처럼 금막비에게 달려들거나 혈관이 터져 죽을 것이다. 




“형부........제발............죽을 것 같아요. 하이.......하이............하이.”




금막비는 당령이 애처롭게 말하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당령은 정상이 아니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 그런데 원인을 모르겠다. 그런데 치료하려해도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하지 않는가? 그때 번개처럼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당령의 상태는 최음제에 당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하고 똑같다. 혹시 당령이 최음제(?)에 당한 것일까?




“당령! 혹시 최음제에 당한 거니..........그런 거야.”




금막비가 자신의 상의를 찢으려는 당령의 팔을 잡고 물어보니 당령이 힘들게 고개를 끄덕이고 온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이제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다.




“하이...........하이...........제발 어떻게 좀.........하흑~ 형부 제발~ 아흐흐흑~”




당령은 흥분 때문에 붉게 변한 눈으로 금막비의 팔을 뿌리치고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이성을 상실할 정도로 흥분하니 금막비의 힘으로도 당령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당령이 최음제에 당했다. 이곳은 흑도연합군의 본진(本陣)으로 사방에 무사들이 경계를 쓰고 있어 외부인은 절대 침입할 수 없는 곳이다. 더구나 당령 옆에는 귀왕사령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목(耳目)까지 속이고 당령에게 접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당령이 최음제에 중독되었다. 더구나 당령은 자신의 거처(居處) 앞에 있었다. 이건 당령이 스스로를 최음제를 먹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당령...........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하다가 최음제에 당한 거야.”




금막비가 물어보지만 당령의 귀에는 금막비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당령은 이성(理性)을 상실하고 금막비의 옷을 거칠게 잡아당기니 금막비의 상의가 종이처럼 찢어진다.




“하이.........하이..........나 미칠 것 같아. 흐흐흐흑~”




당령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계속해서 금막비의 옷을 찢으려 한다. 금막비는 당령의 손을 뿌리치고 침상에 눕힌 다음 침상에서 멀찌감치 물려났다. 계속 당령에게 잡혀있다가는 남아나는 옷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령은 금막비의 품에서 떨어지자 원망스러운 눈길로 금막비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금막비는 입술을 깨물고 고통스러워하는 당령을 바라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령 스스로 최음제를 복용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 자신이 미적거리며 받아주지 않으니 마지막 선택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당령을 이대로 두면 혈관이 터져 죽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남자에게나 당령을 맞길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단 말인가?




“하이........하이..........아흑~” 


“찌이이익~”




당령의 옷의 찢어지며 하얀 속살이 드려난다. 당령이 흥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옷을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당령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다른 남자에게 데려간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자신이 살려야 한다. 다른 선택은 없다. 자신만이 당령을 살릴 수 있다.




“멍청이!........세상에 널리고 널리게 남자인데.........왜 하필이면 나 같은 놈을 좋아해서.........휴~ 그래! 지금 이런 말해서 뭐하겠어...........네가 선택했으니 나중에라도 날 원망하지 마라.”




금막비는 반쯤 찢어진 상의를 벗고 하의를 벗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빌어주며 먼저 간 부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부인은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행복을 빌어주며 죽었다.




“부인!............미안하오........이젠 당신을 잊어야 할 것 같소..........나중에 만나게 되면 벌은 달게 받겠소.”




금막비는 이제 부인을 잊으려 한다. 앞으로 당령을 사랑하며, 당령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부인을 잊어야하기 때문이다. 금막비가 옷을 모두 벗을 때쯤 당령도 알몸이 되어 있다시피 했다. 




“미안해. 당령..........그동안 내가 너무 힘들게 했지.”




금막비가 침상으로 다가오자, 당령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와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금막비는 부드럽고 뜨거운 당령의 몸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당령과 함께 침상에 누웠다. 이성을 상실한 당령은 금막비가 침상에 눕자 금막비의 위로 올라와 금막비의 입술을 정신없이 빨아댄다. 사랑이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태초부터 몸속에 기억되어 있는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령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집어넣으니 당령은 입속에 들어온 금막비의 혀를 얼얼할 지경으로 빨아준다. 금막비는 어떻게 할지 모르고 계속 입술을 빨고 있는 당령을 눕히고 자신이 당령의 위로 올라가 양팔을 잡아 좌우로 벌렸다. 이미 이성을 상실한 당령이 팔을 가만두지 못하고 자꾸만 움직이니 애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어쩔 수 없이 당령과 이런 식의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당령에게 영원히 기억에 남을 황홀한 밤을 보내게 해주고 싶었다. 금막비는 한손으로 당령의 양손을 잡고 나머지 한손으로 당령의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천을 벗기니 하얀 젖가슴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금막비는 수줍게 떨고 있는 분홍색 젖꼭지를 살짝 깨물어 주었다.




“하악~ 하흑~”




최음제 때문에 극도로 흥분한 당령은 젖꼭지만 살짝 깨물었을 뿐인데도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전율한다. 첫날밤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여자는 당령밖에 없을 것이다. 금막비는 당령의 손을 놓아주고 양손으로 당령의 젖가슴을 애무하며 혀로 살살 핥아주니 당령은 금막비의 목을 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금막비는 당령에게 잡혀 애무하는 것이 여의치 않자 당령을 가지고 있던 마지막 천까지 벗겨낸다. 




“하이..........하이..........제발 어떻게.........미칠 것 같아. 아아아아아~”




당령은 금막비의 손이 스칠 때마다 막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팔덕 거린다. 금막비는 조심스럽게 당령의 계곡으로 손을 가져가보니 계곡은 이미 홍수가 난 것처럼 물이 넘쳐나고 있다. 




“휴~ 애무도 필요 없겠군...........당령!..........내 말이 들릴지 모르겠다..........사랑해. 당령”


“..................”


“부인 외에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줄 않았는데...........당령이 어느새 가슴에 들어왔어. 당령.......당령은 나에게 과분한 여자야. 그래서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거야. 당령이 나를 잊고 다른 사람을 만날 때까지 지켜주고 싶었는데...........나 같은 놈이 아니라 당령에게 어울리는 남자와 맺어졌으면 했는데..........그래서 당령을 지켜주고 싶었는데.........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제 힘들게 하지 않을게. 이 세상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할게. 당령의 오늘 선택을 후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대신 내가 실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날 믿고 이해 해죠. 알았지.”




금막비는 당령이 듣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당령의 귀에 속삭인다. 당령은 마치 문어처럼 팔다리로 금막비를 몸을 감는다. 금막비는 당령의 입에 짧은 입맞춤을 하며 당령의 다리를 벌리니 촉촉하게 젖은 당령의 붉은 계곡이 나타났다. 금막비는 천천히 자신의 물건을 계곡으로 가져가서 촉촉하게 젖은 계곡을 자극하니 당령의 허리가 휘어지며 무섭게 전율한다.




“헉~ 하이...........하이............아흑~”




금막비는 자신의 물건이 촉촉하게 변하자 계곡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물건을 계곡입구에 맞추고 힘을 준다.




“푹~” 


“아아아아악~” 




금막비의 물건이 힘차게 계곡으로 들어가니 당령은 비명을 지르며 금막비를 힘주어 안아준다. 금막비는 당령의 손톱이 등줄기에 파고들었지만 아픈 내색도 하지 않고 계곡 속에 들어갔던 물건을 잠시 빼냈다. 계곡 중간에 물건의 진입을 막는 벽이 있기에 다시 한번 돌격하여 부셔버릴 생각이다. 금막비가 엉덩이에 힘을 주니 성난 물건이 힘차게 계곡으로 돌격한다.




“아아아아악~” 




당령의 손톱이 금막비의 등에 긴 상처를 남기며 미끄러지고 허리는 활처럼 휘어져 부들부들 떨고 있다. 금막비의 물건이 계곡 중간을 가로막던 벽을 부셔버리고 뿌리까지 들어간 것이다. 




금막비는 당령이 너무 고통스러워하자 당령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땀에 젖은 머리까락을 정리해 주었다. 당령은 숨을 몰아쉬며 눈을 감고 있는데 눈썹이 심하게 떨리는 것으로 보아 아픔을 억지로 참고 있는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령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며 계곡 속에 들어간 물건을 빼내더니 다시 안으로 힘차게 들어간다.




“헉~ 아파........아흑~..........하이...........하이.”


“참을 수 있지. 조금만 참아..........이제 아프지 않을 거야.”




금막비는 당령의 몸을 부드럽게 애무하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니 금막비의 움직임에 따라 당령의 신음소리가 높아간다.




당령은 극심한 고통 때문에 이성이 돌아왔다. 당령의 뺨을 타고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드디어 사랑하는 금막비의 여자가 되었다. 이젠 누가 뭐라고 해도 금막비의 여자가 된 것이다. 먼저 하늘로 올라간 누나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금막비를, 형부를 목숨보다 사랑하기에 금막비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언니.........미안해........날 용서해........그리고 형부 미워하지 마. 형부는 죄가 없어. 모두 내가 잘 못한 거야. 그러니까? 형부 미워하면 안돼..........언니.......나중에 만나면 용서를 빌게. 대신.............우리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언니도 축복해주면 고맙겠어.’




당령은 먼저 하늘에 있는 사촌언니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살며시 눈을 뜨고 이젠 자신의 남자가 된 금막비를 훔쳐본다. 금막비도 자신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당령은 다시 눈을 감는다. 금막비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히죽 웃더니 당령의 젖가슴을 거칠게 애무하며 허리를 움직인다.




“아흑~...........아파..........제발 살살.........너무 아프단 말이에요.”


“정신이 들었구나. 괘심한 놈..........감히 이런 짓을 하다니........용서할 수 없어.”




금막비는 양팔로 당령의 엉덩이를 받치고 힘차게 엉덩이를 움직이니 당령은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과 온몸을 태울 것 같은 열기가 느껴지며 다시 이성을 상실하고 금막비에게 매달린다. 금막비는 당령이라는 악기를 연주한다. 당령은 금막비의 연주에 따라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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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하상은 도치가 전해 주는 내공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패(敗)한 것도 억울한데 놈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을 통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도치의 내공은 온몸에 가득하게 펴져 이대로 있다가는 온몸이 터져버릴 지경이 되었다. 




“그만해.........그냥 죽아란 말이야.”


“쌍년...........나한테 패하면 종이 되겠다고 했잖아. 내가 말했지. 약속을 지키라고.......그러니까 너는 이제부터 내 종이야. 내가 죽으라고 할 때까지 죽지마라........난 죽으라고 허락하지 않았단 말이야.”


“흥~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그러니까 이제 그만해.........편안히 죽게 내버려 두란 말이야.”




냉하상이 끝까지 바락바락 대들자(?) 도치는 냉하상의 뺨을 후려쳤다. 




“짝~~~” 




냉하상의 얼굴에 거대한 손바닥 자국이 생긴다. 




“누가 죽게 내버려 둘 것 같아...........내년은 내 친구를 죽이려 했어. 어쩌면 정말 죽거나 병신이 될지도 몰라. 그런데 이대로 죽겠다고?........죽으면 끝난다고?..........웃기는 소리 하지 마.........평생 동안 두고두고 괴롭히겠어.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서........평생 괴롭힘을 당하며 악무룡에게 용서를 빌게 만들겠어.”


“지독한 놈..........마음대로 해.”




냉하상은 악독한 눈으로 도치를 바라보다가 살며시 감아버린다. 죽이던 살리던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다. 도치는 냉하상을 앉히더니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 화령마공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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