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 14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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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41(반근착절(盤根錯節))-17
천유가 말의 속도를 높여 풍운의 겉으로 다가왔다. 풍운은 힐긋 뒤를 돌아본다.
“천유구나.........천유........정문을 향해 화살을 몇 대 날려.”
“알았어.”
천유는 등에서 활을 꺼내더니 바로 화살을 풍랑채의 정문을 향해 날렸다.
“쉬아아아아~”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풍랑채의 정문을 향해 날아간다.
“꽝~........꽝~~. 꽝~~”
정문의 목책 위에 있던 경비무사들은 갑자기 화살이 날아와 정문에 박히자 비상종을 쳤다.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라 상대를 확인하지도 전에 비상종부터 친 것이다.
“야~ 저기 봐~ 딸랑 3명인데.......저것들 미친 거 아니야. 3명이서 우릴 공격하겠다는 거야 뭐야.”
“글쎄 말이야. 미친놈들 때문에 비상종을 쳤다고 혼나는 거 아니야”
“일단 화살부터 날려봐~”
“병신.........저기 봐~ 저 거리까지 화살이 날아가니.”
“조금 전에 화살이 날아왔잖아. 저 화살들은 저놈들이 쏜 화살들 아니야.”
무사는 정문에 박혀 있는 화살을 가르친다.
“글쎄........이상하네. 저놈들이 쏜 화살이 날아왔으면 우리 화살도 날아가겠지. 한번 해보자~”
무사들은 풍운일행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풍운일행에게 날아오던 화살들이 중간에 힘없이 떨어진다. 풍운은 혈선의 속도를 높여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 혈선은 하루에 천리를 달려가는 명마다. 혈선이 바람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풍랑채의 향해 달려가니 다른 말들이 뒤로 밀린다.
“일사님........같이 가요.”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두 분은 천천히 따라오세요.”
“알았겠습니다.”
풍운은 혈선의 등을 박차고 날아올라 수라기를 끌어올려 양팔에 집중했다.
“수라마령신공 벽파(劈破)~”
풍운의 양팔에서 붉은 강기(剛氣)가 풍랑채의 정문을 향해 날아갔다. 풍운이 수라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강기의 색이 붉은 것이다.
“어라~ 제거 뭐냐.........무슨 붉은 안개가 물려오는데.”
“글쎄.”
목책 위에 있던 놈들은 붉은 강기가 날아오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쾅아아앙~”
아름드리나무로 만든 목책이 산산조각으로 박살나며 목책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목책의 위에 있던 경비무사들은 정문이 박살나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적(敵)이다.......적이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무기를 들고 풍운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풍운은 수라기를 거두고 사사연무신공의 사기(邪氣)를 끌어올렸다. 수라기는 너무 강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잘못하면 사람들이 상하기 때문이다. 풍운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뭉클뭉클 피어나 검은 연기의 덩어리로 변한다.
“귀.......귀신이다.”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은 검은 연기에 쌓인 풍운의 모습에 겁을 먹고 뒷걸음을 친다. 풍운의 모습이 너무나 괴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풍운은 사기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천천히 땅으로 착지했다. 잠시 후에 금막비와 천유도 도착했다.
“멈추세요.”
풍운이 멈추라고 하자 금막비와 천유도 말에서 내려 풍운의 겉으로 다가왔다.
“일사님.......어떻게 하실 겁니까?”
“일단 장강수로십팔채의 반응을 살펴봅시다.”
“근데 왜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거죠.”
“저는 포양호 전투에서 보았던 호인채의 저력(底力)이 장강수로십팔채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장강수로십팔채의 저력(底力)을 알아보고 싶어요. 또한 우리의 실력을 저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대화가 쉬워질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냥 저들의 실력을 알아보자는 말씀이죠.”
금막비는 자신의 품을 뒤척이더니 난감한 표정이다.
“저기.........일사님.......제가 가진 암기들에는 독이 발라져 있습니다. 물론 생명에 지장이 없는 독도 있지만 독이 발라진 암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좀 째림직 하네요.”
“그래요? 그럼 금막비님도 물려나세요. 사생결단(死生決斷)을 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실력만 알아보자니 것이니, 우리도 대충 상대해보고 물려나겠습니다.”
“죄송합니다.......조심하세요.”
금막비는 다시 말을 타고 언덕으로 올라간다.
“천유도 부담스러우며 가. 혼자서도 충분해.”
“풍운........그 안개 말이야. 보기 좀 그렇다. 꼭 귀신같아.”
천유가 풍운의 말에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하자 풍운은 피식 웃더니 사기(邪氣)를 거두어들이니 검은 연기가 풍운의 몸속으로 흡수되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됐어. 이제 사람 같아 보이니.”
“이제 사람 같다. 풍운.......조금 전에 가라고 했지. 내가 가면 섭섭하지 않겠어. 나라도 풍운의 겉을 지켜줘야지.......왔다. 준비해.”
천유는 자신들에게 달려오고 있는 채주들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쉬아아아악~”
“흥~ 화살 따위로 우릴 상대하겠다는 거야.”
채주 한명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검(劍)으로 쳐내려 했다.
“캉~~ 뭐........뭐야. 이럴 빌어먹을........”
화살을 쳐낸 채주는 화살이 날아온 강력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슝~ 쉬이이익~........슝~”
화살들이 계속해서 날아온다. 채주들과 무사들은 감히 화살들을 쳐내지 못하고 화살들을 피해 풍운과 천유에게 달려왔다.
“천유........멈춰.”
풍운이 팔로 활을 잡자 천유는 활을 거두고 품에서 단검(短劍)을 꺼냈다.
“긴장 되는데........”
“안심해! 내가 지켜줄게. 겉에 바짝 붙어 있어.”
풍운의 말에 천유는 피식 웃으며 풍운의 겉에 바짝 달라붙었다.
“죽어라.......개새끼들.”
성질 급한 채주 한명이 공중으로 솟구쳐 풍운에게 날아오더니 창(槍)으로 풍운의 머리를 내려쳤다. 풍운은 자신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창(槍)을 보더니 손에 아수라참마신공의 마기(魔氣)를 몰아넣으며 창(槍)을 잡으려 한다.
“미친 새끼........죽어라.”
채주는 풍운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으며 창(槍)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풍운의 팔이 베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창끝에는 월아도(반달처럼 휘어진 칼) 있기 때문에 풍운의 손이 베어져야 정상이다.
“퍽~~~ 뻥~”
“크윽~ 어떻게 이런 일이........빌어먹을........”
창(槍)으로 풍운을 공격하던 채주가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버린다. 풍운이 창(槍)을 잡자마자 자신에게 떨어지는 채주의 가슴에 장(掌)을 날렸기 때문이다. 풍운은 금강불괴다. 더욱이 손에 마기(魔氣)를 집중하고 있으니 월아도 따위가 풍운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모두 멈춰~”
풍운과 천유에게 달려들던 채주들과 무사들은 상대의 실력이 만만치 않자 공격을 멈추고 풍운일행을 포위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채주 한명이 이를 갈며 풍운에게 말하자 풍운은 들고 있던 창(槍)을 한바퀴 돌려 옆구리에 끼우고 빙그레 웃기만 한다.
“내 말이 말 같지 않단 말이지. 개새끼들.........죽어........한번에 덮쳐.”
채주의 명령에 수십 명의 무사들이 한번에 풍운과 천유에게 달려들었다.
“천유 자세를 낮춰~”
풍운은 들고 있던 창(槍) 회전시키며 앞뒤상하 사방에 창막(槍幕)을 친다.
“캉~~ 캉~~.........크윽~”
풍운과 천유에게 달려들던 무사들의 무기들이 창막(槍幕)을 뚫지 못하고 사방으로 튕겨나간다.
“사황군림보”
“콰아아아앙~”
풍운은 사황군림보을 실천하자 지축(地軸)이 갈라지며 붉은 강기(剛氣)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피.........피하라.”
풍운과 천유를 포위한 무사들은 땅이 갈라지며 붉은 강기가 자신들에게 날아오자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수라마령신공 환(幻)”
풍운은 수라마령신공의 환(幻)결을 창(槍)으로 펼치니 무수한 창(槍) 그림자가 피어나 흩어진 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이.........이거 뭐야.........피해라. 크아아악~”
무사들은 창(槍)의 그림자들이 일으킨 환상에 피가 튀고 뼈가 잘리는 환상(幻像)에 빠져 소리를 지르며 쓰려진다. 풍운은 무사들의 반응을 보고 창(槍)을 거두었다.
“형편없군........이런 실력이라면 혈영대의 상대가 되지 못해.”
풍운은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의 실력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현재의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 실력으로는 혈영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어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바닥에 쓰려졌던 무사들이 환상(幻像)이 살아지자 벌떡 일어나 자신들의 몸을 살펴보니 상처하나 없이 깨끗하다.
“이놈들이 사술(邪術)을 쓴 건가?”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풍운과 천유를 포위한다.
“모두 멈추세요.”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을 헤치고 운상각이 앞으로 나섰다.
“보아하니 적(敵)은 아닌 것 같은데........당신들은 누구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적(敵)이 아니라니.......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지 말고 물러나 있어.”
채주 한명이 도(刀)를 들고 씩씩거리며 운상각을 밀어내려했다.
“좀 가만히 있어요. 저들이 우릴 죽이려고 했으며 벌써 죽었을 겁니다.”
“흥~ 말도 안돼. 저놈들은 사술 따위나 쓰는 형편없는 놈들이야.”
풍운은 운상각과 싸우고 있는 채주의 도(刀)를 향해 손가락을 튕긴다.
“쉬아아악~”
“허걱~ 이게 뭐야~”
“퍽~”
채주의 도(刀)를 잡고 있는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무쇠로 만든 도(刀)에 손가락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만일 풍운이 도(刀)가 아닌 자신의 급소를 공격했다면 끽소리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천유........그만 가자.”
“그냥 이대로 가잔 말이야.”
“더 볼 것도 없어. 자~ 손잡아.”
풍운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천유에게 손을 내밀었다.
“비켜.........저놈들이 도망치려고 하잖아........모두 덮쳐.”
채주 한명이 풍운과 천유에게 돌격명령을 내리니 무사들이 다시 풍운과 천유에게 달려들었다. 풍운은 천유의 손을 잡자마자 음양비를 실천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 언덕으로 날아가며 휘파람을 불었다.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혈선보고 따라오라는 신호다.
“저.......저럴 수가?”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은 ‘닭 쫒던 개’처럼 멍하니 풍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풍운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풍운과 천유는 금막비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언덕에 착지했다.
“벌써 왔어요.”
“문제가 심각해. 저런 실력이라면 혈영대의 상대가 안돼.”
“그 정도로 형편없는 실력들입니까?.”
“저기.......운랑.........본래 우리 식구들은 육지에서는 힘을 쓰지 못해요. 운랑은 잘 모르겠지만 수공(水功)은 육지에서 쓰는 무공과 다릅니다.”
풍운의 말에 옥선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한다. 사실 옥선의 말이 사실이다. 물에서 사용하는 무공과 육지에서 사용하는 무공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육지의 무공이 빠르고 화려하다면, 물의 무공은 날카롭고 간결하다. 그건 공기의 저항과 물의 저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펼치는 무공은 수압(水壓)과 물의 저항(抵抗)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날카롭고 간결한 초식으로 발전했다. 그에 반해 육지에서의 무공은 공기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때로는 강하게........따로는 빠르게.......화려한 초식 등 다양한 변화로 발전한 것이다. 또한 배에서 사용하는 무공도 육지에서 사용하는 무공과는 다르다. 바닥이 고정된 육지와 풍랑에 흔들리는 배위에서의 무공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위에서 펼치는 무공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하여튼 많은 이유들 때문에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이 익힌 무공들을 일반적인 잣대로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단지 걱정되는 것은 혹시라도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이 육지에서 배화교를 상대해야 하는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 쩝~~.........그만 하고........내려갑니다. 아버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하죠.”
풍운은 일행을 이끌고 풍랑채로 향했다. 풍랑채의 정문에 있던 각 채의 채주들과 무사들은 풍운과 천유가 도망(?)쳐 버리자 허탈한 모양이다.
“방금 그놈들 누구지........참~ 귀신한테 홀린 기분이네.”
“허허참~ 낮술을 먹었더니 헛것이 보이나.........이봐~ 조금 전에 내가 헛것을 본건 아니지.”
“저기.......저기 보세요. 그놈들이 다시 옵니다.”
무사 하나가 언덕을 가르친다. 사람들이 모두 언덕을 바라보니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풍운일행이 달려오고 있었다.
“모두 준비해.”
각채의 채주들과 무사들은 바짝 긴장한다.
“궁수들.......앞으로 나와 대오를 정비하라.........나머지 분들은 궁수들 뒤로 물려나세요.”
운상각의 명령에 무사들 중 활을 가진 무사들이 앞으로 나서며 2열로 줄을 맞추고 활에 화살을 메긴다. 그리고 나머지 무사들은 무기를 준비하고 궁수들 뒤로 물려났다.
“내가 쏘라고 하면 1열은 쏘고 바로 자리에 앉으세요, 다음 2열이 화살을 쏘는 동안 1열은 화살을 준비합니다.”
“저기.......저분 옥선님 아닙니까?”
운상각이 자신의 작전을 설명하고 있는데 궁수 한명이 가장 선두로 달려오는 사람을 가르친다. 풍운 일행의 선두로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바로 조옥선이 나타난 것이다.
“옥선님.........옥선님이 확실해.”
“예~ 확실합니다.”
“궁수들 모두 몰려나라.”
운상각은 일단 궁수들을 물려나게 했다. 풍운은 옥선이 너무 앞서가자 그녀의 말 옆으로 혈선이 붙인다. 혹시라도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이 옥선을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운상각 아저씨..........삼촌들........저 옥선이예요.”
옥선은 운상각과 각 채의 채주들을 향해 소리친다.
“두두두두두~~ 워~ 워~”
풍운일행이 풍랑채 정문 앞에 말을 멈추었다.
“아가씨......안심하세요. 바로 구해드리겠습니다. 모두 포위해라.”
운상각의 명령에 수많은 무사들이 풍운일행을 포위한다. 운상각은 옥선이 풍운일행에게 포로로 잡힌 것으로 오해한 모양이다.
“멈추세요. 이분들은 적(敵)이 아닙니다.”
풍운은 다른 사람들에게 눈짓을 보내고 말에서 내려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말에서 내린다.
“아가씨........어떻게 된 겁니다. 그놈들은 누구죠.”
운상각의 질문에 옥선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풍운일행을 사호팔랑이라고 설명하긴 힘들다.
“이분들은 신룡삼협으로 저를 구해주신 분들입니다. 모두 물러나세요.”
“신룡삼협?.........웅성웅성”
이곳 풍랑채에 있는 무사들도 포양호 전투에 홀연히 나타나 흑룡방을 물리친 신용삼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정말 저들........아니 저분들이 신룡삼협이 확실합니까?”
“예~ 이분들이 그분들입니다. 아버님을 만나고 싶어요. 운아저씨.......아버님께 안내해 주세요.”
옥선이 풍운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서자 무사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길을 터준다.
“절 따라오세요.”
운상각은 옥선과 풍운일행을 조철봉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풍운이 풍랑채 안에 들어가 주위를 살펴보니 수많은 무사들이 숨을 죽이고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 모두들 긴장한 표정이다.
조철봉은 밖이 소란스러워지자 동정십사혼을 불렸다.
“무슨 일이냐?”
“잘 모르겠습니다. 운당주가 알아보러 갔으니 곧 연락이 올 겁니다.”
“그래........우리도 한번 가보자. 비상종이 울렸다면 보통일이 아닐 것 같구나.”
조철봉은 동정십삼혼과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
“채주님........저기........옥선님 아닙니까?”
동정십삼혼 중 한명이 풍랑채로 들어오는 옥선일행을 발견한 모양이다.
“뭐야........옥선이라고........정말이냐. 어디보자........정말 옥선이구나.......옥선아.”
조철봉은 동정십삼혼을 밀쳐내고 옥선을 향해 달려갔다. 옥선은 조철봉이 달려오자 풍운의 손을 놓고 달려가 조철봉의 품에 안긴다.
“이놈........어디 보자........옥선이가 확실하지. 내 딸 옥선이가 맞지.”
“예~ 아버지. 저 옥선이에요.......걱정 끼쳐들려 죄송해요. 잠시만요.......소개 시켜드릴 분들이 있어요.”
옥선은 조철봉의 품을 벗어났다.
“운랑.......빨리 오세요.”
풍운은 조철봉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풍운이라고 합니다.”
“옥선아.......이분들은 누구냐?”
“절 구해주신 신용삼협님들 입니다.”
“그래.......그럼 이렇고 있을 때가 아니지........어서 은인들을 안으로 모셔라.”
조철봉은 풍운일행을 자신의 머물고 있는 숙소로 안내했다. 풍운일행과 각 채의 채주들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자리했다.
“먼저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마수마랑 풍운이고, 저분은 혈부광랑 도치님, 천수독랑 금막비님, 그리고 천유님과 당령님입니다. 방금 별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무림공적인 사호팔랑들입니다.”
“사호팔랑!!.........웅성웅성?”
풍운이 자신들을 사호팔랑이라고 밝히자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난다.
“모두 조용하세요.”
조철봉이 말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방금 사호팔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예~”
“이거야 원~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조철봉은 어의가 없다는 표정이다. 무림맹을 쑥대밭으로 만든 천하의 악당들인 사호팔랑이 왜 자신들을 도와준 것일까?
“무척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하지만 제 설명은 들어보면 우리가 왜 이곳에 온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사호팔랑은 배화교에 원한이 있습니다. 배화교 놈들이라면 갈아 마시고 싶을 정도죠. 이번에 군산을 공격한 놈들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배화교의 혈영대와 흑풍대입니다.”
“웅성.........웅성.........웅성.”
조철봉을 비롯한 채주들은 군산을 공격한 놈들이 배화교란 말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풍운의 말이 계속된다.
“또한 이번에 호인채를 흑룡방 단독으로 공격했다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배화교가 흑룡방을 장악하고 그들을 사주한 겁니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죠. 흑룡방이 호인채를 공격할 당시.......배화교의 혈영대 놈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자......잠깐만........정신이 없네요. 풍운님 말씀의 결론은 우릴 공격한 놈들이 배화교라는 말씀이죠. 그리고 풍운님 일행은 배화교에 원한이 있다는 말씀이죠. 그래서 여길 찾아왔다는 말씀이죠.”
“예~ 단순하게 말하면 그 말입니다.”
“좋습니다. 잠시 자리를 피해주시겠습니다. 우리끼리 논의 좀 하겠습니다. 운당주.”
조철봉이 운상각을 바로 달려온다.
“풍운님 일행을 모려라.”
“알겠습니다.......자~ 저를 따라오시죠.”
풍운일행은 운상각을 따라 다른 건물로 안내되었다.
“이곳입니다. 이곳에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운상각은 풍운일행을 안내하고 다시 회의장으로 갔다.
“일사님.........저들이 우릴 믿어 줄까요?”
금막비가 자리에 앉으며 풍운에게 묻자 풍운도 자리에 앉는다.
“저들로써는 우릴 믿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가 한말에 거짓이 없는데 당연히 믿어야죠.”
“형부........정말 배화교가 군산을 공격한 것이 확실한 겁니까?”
당령도 풍운일행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풍운일행이 무림공적이라고만 들어온 당령이 풍운일행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형부가 언제 거짓말 하는 것 봤어.”
“아니요.”
“그럼 믿어. 난 최소한 거짓말을 안 한다.”
금막비의 말에 당령도 더 이상 말을 못한다.
“도치님.......이리와 보세요.”
“왜요?”
“시간이 남으니까 청풍비행의 구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은 무조건 외우세요. 그리고 이해가 안돼는 것은 나중에 질문하세요.”
“저기........꼭 배워야 합니까?”
“예! 배워야 합니다.”
도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풍운의 겉으로 다가오니 풍운이 청풍비행의 구결을 큰소리로 알려준다. 마치 모두에게 들으라는 말 같다. 당령이 금막비의 옆구리를 찌르며 전음을 보낸다.
‘형부........풍운님이 지금 알려주는 절기가........전설의 경공이라는 청풍비행이 맞아요.’
‘왜 그걸 물어보지.’
‘청풍비행 같은 독문절기를 모두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말씀하고 계시니까 이상해서요.’
당령은 청풍비행 같은 절기를 남에게 알려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돼는 모양이다.
‘우리 십이사들의 관계를 일반적인 잣대로 평가하면 안돼. 우린 생사를 같이한 사람들이야. 가족보다 친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은 저도 있잖아요.’
‘바보~.........풍운님은 너도 우리 비룡방 식구로 인정하고 계신거야.’
금막비의 전음에 당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환하게 웃는다. 금막비의 말뜻을 이해한 모양이다.
“외우셨어요.”
풍운이 구결을 모두 말해주고 도치에게 물어보자 도치는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한번 듣고 외울 정도로 도치의 머리가 영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시작합니다.”
“잠깐만........종이에 써주면 안됩니까? 제 머리로 한두 번 들어서는 외우지 못합니다.”
풍운은 사람을 불려 종이와 붓을 달라고 했다.
“기다리기 적적하시죠.........간단한 술상을 차려왔습니다. 참~ 종이와 붓도 가져왔어요.”
사람들이 안주와 술을 가져왔다. 그리고 종이와 붓도 가져왔다. 풍운은 종이에 청풍비행의 구결을 젖어 도치에게 건네준다.
“모두 한잔씩 하시죠.”
풍운은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따라준다.
“그래.......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고 했다. 일단 먹고 보자.”
도치가 가장 먼저 술잔을 비운다. 날이 어두워졌다. 풍운일행이 풍랑채에 도착한 지도 세 시진이 지났다.
“덜컥~”
문이 열리며 운상각이 들어왔다.
“풍운님.......채주님께서 찾으세요. 이곳에 저녁식사를 준비하라고 했으니 다른 분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풍운은 운상각을 따라나선다.
“다녀올게요.”
운상각이 안내한 곳은 작고 아담한 방이었다. 방에는 작은 탁자에 음식이 마련되어 있고 조철봉과 조옥선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ps : 이틀을 쉬었으니.......두편을 올려야겠죠. 감기 걸렸다고 글을 못쓰는 것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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