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

사랑하는데? - 단편 4장

본문

[4]. .. 전봇대와 서지혜








언젠가 현정이가 강의실에서 앞자리에서 애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기는 EBS 에서 물리와 화학 인터넷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하니까 


일반물리학과 일반화학의 요점정리가 잘된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우연히 들은 현정이도 그렇게 해보니까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현정이가 그렇게 걱정하고 겁을 내던 학기말시험이 모두 끝났다.


공업 수학과 일반 물리학 그리고 일반화학은 다행스럽게도 족보가 있어서 


웬만큼 하기는 했는데 이번 여름 방학때 계절 학기는 하지 않아도 될것 같았다.


나머지 과목을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지 꽤 잘나온 것 같았다.




건축디자인은 스터디 그룹으로 점수가 나왔는데 에이플이었다.


현정이가 그림도 열심히 그렸지만 파워포인트 파일도 잘 만들었고 


또 프레젠테이션도 멤버 4명이서 모두 똑같은 분량씩을 나누어서 했다.


그 때문에 한명이 발표하는 그룹보다는 점수가 잘 나왔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나서 교수의 질문이 있었다.


그 질문의 내용은 주로 멤버들 개개인의 생각을 묻는 것이었다.






교수 : 도시계획과 건물을 건축하는 것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을까요?




현정 :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공간적인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이 아닐까요?


즉 건축가나 도시계획가는 영구적 또는 반영구적인 계획을 하지만


후세의 사람들이 본다면 임기웅변적이라고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교수 : 공통으로 들어있는 어려움이라면?


현정 : 인간의 필요가 어떻게 변할 지를 예측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시험이 끝나자 곧바로 방학이다.


도서관 바깥 세상은 푹푹 삶아대는 용광로처럼 더웠다.


학생은 역시 도서관에서 공부해야 더운 여름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인가? 






현정이는 경철이를 만나러 종로에 있는 커피숍 <쁘띠>로 갔다.


그는 A4 크기의 종이 한장을 현정이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아마도 오천장 만장에 도전할 생각인 것 같았다.








경철 : 이것은 수학으로 만든거니까, 거기에 영어는 더 넣기만 하면 돼.


다음 주에는 전단지를 붙일거야.


내 컴퓨터의 프린터에 무한잉크를 장착했어.




현정 : 자신 있니?




경철 : 이것은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만일 성과가 없으면 휴가가서 놀고온 셈 치고 편의점에서 일하면 되거든.




현정 : 용기가 부럽다.


그런데 만일에 학생이 생기면 수업은 어떻게 해?


전에 애들 가르쳐 본 적은 있는거야?




경철 : 고딩때 수학 학원에 두달 정도 다녀본 적도 있고


정 안되면 EBS 에 가서 빡씨게 공부해야지 ... ㅋㅋ




현정 : 으이구우~ .. 지긋지긋하다.


그럼 내가 하든지 말든지 너는 할거네?




경철 : 그래.




현정 : 고민되네.


나는 한달이나 일주일이라도 일을 쉴 수가 없거든.




경철 : 같이 다닐 수 있는 날만 부탁해. 


사실 나 혼자서 계획은 세웠어도 막상 하려고 하니까 시작 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


네가 같이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저질러볼 용기가 생기더라.




현정 :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다음 주에는 내가 휴가니까 어떻게 해보자.








편의점에서 같이 일하는 정수가 시골에 간다.


그래서 그 주 부터 현정이는 일을 이틀씩 더 하기로 했다.


그 전 한주일 동안은 여름 휴가였다.




이 황금같은 한 주를 경철이와 함께 땡볕에 다닐 생각을 하니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나 현정이에게도 잘 하면 뭔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의 계획대로 월요일부터 낮에는 먼저 아파트 관리실을 찾아갔다.


관리실에서는 계시물을 A4 크기로 2 주동안 게시하는데에 15만원 정도의 


거금을 요구했다.




그나마도 어떤 아파트에는 희망자가 너무 많아서 경철이는 대기자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올리고 나와야 하는 일도 생겼다.




네군데의 아파트 단지에서 승락을 받은 후에 돈을 내고 


계시물에 관리소 도장을 쾅쾅 찍었다. 


그리고는 일일이 다니면서 출입구에 있는 게시판에 직접 붙여야 했다.




이 비용만도 60만원이 넘었는데 경철이가 혼자서 모두 지불했다.


이 금액은 현정이가 한 달을 벌어도 모자라는 돈이었다.










그리고는 주택가를 돌면서 눈에 띄는 스카치테이프를 끊어서 전봇대에 


전단지를 일일이 고정시켜야 했다.


현정이에게 이것은 죽음의 행진과도 같았다.


둘은 반바지와 반팔 차림이어서 모기에게 헌혈도 해야만 했다.




현정이가 비명을 지르면서 긁적댈 때에 경철이는 이미 준비해온 물파스를 


현정이에게 건네주었다.


그의 준비는 참으로 치밀했다.




현정이는 허리, 팔, 달, 어깨 그리고 목까지 당기고 아팠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온 몸이 안아픈 곳이 없고 또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걸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경철이에게 어리광이라도 부려보고 싶었으나 같은 학년이라서 그럴 수도 없고 ...








경철 : 이제 곧 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이기 때문이 이번 주를 놓치게 되면 곤란해.








현정이 눈에 강행군을 하는 경철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현정이도 그에게 질세라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


밤 늦게 끝나고 나면 그는 걱정하면서 현정이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대학에서 처음 맞는 여름방학이 이렇게 지나갔다.


일요일에 현정이는 시체처럼 잠만 잤다.




수경이는 진우와 같이 여행을 갔는지 아니면 집에 가버렸는지 연락도 없다.


건물탐사를 한다던 스터디 그룹도 2주간의 계획으로 이미 출발했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현정이는 잠을 자면서도 서글퍼졌다.










현정이가 고등학교 3학년때 선생님들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선생님 : 죽었다고 생각하고 딱 일년만 고생해.


내년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놀기도 하고, 연애도 하고, 술도 마시고 ...


남자친구랑 같이 해마다 열리는 대학 축제에 갈 수도 있다.










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현정이의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얘기였다.






일요일 오후에 현정이가 시체처럼 한참 자고있는데 경철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경철 : 몸살났지?


현정 : 지금 나한테는 잠이 보약이야.


경철 : 먹어가면서 자는거니?


현정 : 자고 나서 먹으려고.


경철 : 바보아냐?








현정이가 또다시 정신없이 잠속을 헤매는데 현관에서 벨이 울렸다.


도어록에 있는 액정화면을 보니까 경철이다.


그가 이 더위에 먹을것과 마실것을 사서 들고 문 밖에 서있다.


정신을 아직도 차리지 못한 현정이는 도어록을 열고 그를 들어오게 했다.




탁자에는 그가 시온 냉채족발과 김밥을 펼쳐놓았다.


두 사람은 미친듯이 먹어댔다.


경철이는 콜라 캔을 열어서 현정이에게 건네주었다.








경철 : 너 .. 아무래도 체할것 같네.


현정 : 배가 엄청 고팠나? ... 헤헤~








한동안 먹고 마신 후에 현정이는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듯 했다.




그런데 현정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바람에 경수는 깜짝 놀랐다.








현정 : 앗~!!!! ... .엄마야~ ... 어떻게 해??


경철 : 무슨 일??


현정 : 씻지도 못하고 청소도 못했는데 ...




경철 : 나도 마찬가지야.


일단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현정 : 혹시 전화 온 것 있어?




경철 : 그렇게 빨리?


전화 왔어도 자느라고 받지 못했을걸~ .. 하하~




현정 :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할텐데 ...




경철 : 그건 그거고 ...


먹고 났으니까 밖에 나가서 바람이라도 ... 




현정 : 덥지 않을까?


경철 : 올 때 보니까 바람도 제법 불던데? 




현정 : 그 전단지 잉크프린터로 만든거쟈나? .. 비오면 안될텐데 ..


경철 : 그럼 다시 붙여야죠.


현정 : 돌겠네 .....


경철 : 걱정마. .. 비 올 날씨는 아니었어. 




현정 : 그럼 우리 찜질방에 가자.


몸도 푸욱 담그고 싶고 또 에어컨도 빵빵할꺼쟈나?




경철 : 나도 그 말을 하고 싶었는데 ...


왠지 찝찝해서 ....




현정 : 너도 찜질방에는 안가는구나?


경철 : 그럼 .. 오늘만 가보자.




현정 : 이제부터 전화기, 예비배터리 그리고 충전기를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겠네 ... 호호~








현정이는 옷만 갈아입고 그와 함께 찜질방으로 갔다. 


목욕탕에서 사우나까지 하고나서 두 사람은 대형 TV 근처에서 만났다.




경철이는 현정이에게 학생 상담하는 방법과 간단한 수업 준비를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현정 : 고3 학생이 오게 되면 어떻게 해? ... 부담가는데 ..




경철 : 고3은 수능 기출문제랑 모의고사 기출문제로 하면 돼요.


이런 문제들은 EBS 에 가면 해설강의가 있쟈나?




현정 : 처음에는 차라리 중학생이나 고 1 이 좋은데 ...




경철 : 몇학년이 됐든지 일단 전화나 왔으면 좋겠다.












경철이는 수업을 자기의 오피스텔에서 하자고 했다. 


그래서 현정이도 그와 함께 그의 오피스텔에 가보았다.




이미 수업할 자리에는 긴 탁자와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또 두개의 큼직한 원탁도 따로 있었다.


또 컴퓨터와 무한잉크 프린터도 있으므로 인터넷에 있는 영어카페 또는 수학카페로부터 


문제를 다운 받아서 바로 인쇄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렇게 경철이는 꼼꼼하게 준비를 해 두고 있었다.








경철 : 첫수업 한번은 무료로 하면서 학생도 또 우리도 수업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할거야.




현정 : 그러면 그 첫수업은 두시간이라는 수업시간을 채워서 할 필요가 없나?




경철 : 학생의 집중력이나 지구력도 볼겸 ... 기왕이면 채우는 것이 좋죠.




현정 : 진우도 집이 이 건물이라며?




경철 : 먼저 살던 집이었어.


이번에 나 혼자서 이사나왔어.


먼저 살던 그 집은 이런 일을 하기에는 방이 너무 작았거든.




현정 : 흠 ... 완벽한 준비네. .. [끄덕끄덕~]


너는 수업을 여기서 하면 되는데 나는 어디서 하지?




경철 : 처음에는 둘이 동시에 수업할 일이 없을테니까 교대로 하면 되죠.


만일에 나중에 동시에 수업을 해야하면 이 방에 칸막이를 해야할거야. 


아마도 100 만원 안쪽에서 해결 되니까 그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봐.












다음 날 현정이가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데 경철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경철톡] : 오늘 저녁 일곱시에 중3 영어 상담 예약했다.


[현정톡] : 어머~!! ... 어떻게 해?


[경철톡] : 오늘은 내가 거들어줄께. .. 오늘 수업을 해야 할텐데 가능해?


[현정톡] : 중3은 항상 가능. .. 6시에 마치면 바로 갈께.










고생한 효과가 나는 것 같다.


현정이는 경철이가 추진하는 일이 참으로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그녀는 편의점에서 퇴근해서 경철이의 오피스텔로 갔다.


그리고 지난 3월에 있었던 고1 모의고사 영어 문제를 EBS 에서 다운받아서 


그의 프린터로 출력했다. 


현정이는 영어 문제를 보고서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구별해서 표시해 두었다. 








저녁 7 시가 가까워지자 현정이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경철이는 웃으면서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하랴면서 현정이를 안심시켰다.


7시 15분이 되자 엄마인듯한 여자 어른과 여학생이 들어왔다.








경철이는 학생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후에 현정이로부터 문제지를 받아서


그 학생에게 주고 원탁에서 풀어오라고 시켰다.


학생의 이름은 서지혜이었다.


그리고 그는 학생의 엄마와 상담을 시작했다.








경철 : 지혜가 전에 학원이나 과외를 한 경험이 있습니까?




지혜 엄마 : 지금까지는 지혜 혼자서 공부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고등학교 준비도 해야할 것 같아서요.




경철 : 지난 기말 시험에서 성적이 어땠는지 궁금한데요.




지혜 엄마 : 학교 시험은 다 맞거나 한두개 틀려요.


90점 이상은 나옵니다.




경철 : 지혜는 수학은 과외를 하지 않아도 되나요?




지혜 엄마 : 고등학교 수학을 해둬야 하는데 ...


두 과목을 한꺼번에 하면 힘들어 할까봐서요.




경철 : 고등학교 수학 하기는 더 힘들텐데요.


그럼 일단 영어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해주십시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고1 수학을 전부 한바퀴 돌으면


지혜가 고1 에서 수학ㅇ데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지혜가 영어 수학에 발목잡히는 일이 생길까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혜 엄마는 고민하는 표정을 보였다.




지혜가 문제를 모두 풀었다면서 문제지를 갖고왔다.


모두 10 문제였다.


지혜와 지혜엄마가 보는 앞에서 현정이가 채점을 했다.


그런데 지혜는 단 1 문제만 맞추고 나머지 9 문제는 모두 틀렸다.


이것을 지혜엄마가 보더니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당황스러워했다.






지혜 엄마 : 아니~ .... 왜 이렇게 ?? 


지혜야~!! .. 문제가 어려웠니?




지혜 : 처음보는 문장들이라서 당황스럽던데요.






현정 : 내년 3월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전국연합 학력평가 시험을 치게 됩니다. 


말이 고1 이지 이 시험은 중학교때 배운 내용으로 칩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고 1 이 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중학교 교과과정 수준의 문제입니다.




지혜 엄마 : [끄덕끄덕] .. 그럼 지금 중학교에서 치는 시험은 시험범위가 있으니까 


그 범위를 외우다시피 공부해서 시험을 치져서 점수가 잘 나온거네요.




현정 : 그렇습니다. .. 


그렇지만 그것을 지혜의 영어 실력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점수랑 실력이랑은 다릅니다.




지혜 엄마 : 수학도 이런 시험이 있나요? 


혹시 지금 수학도 테스트 해주시겠어요?




경철 : 물론입니다.








경철이는 지혜에게 미리 준비한 수학 문제지를 주고 풀어오라고 했다.


이번에도 10 문제였다.








경철 : 학교 시험에서는 수학이 몇점 정도였나요?




지혜 엄마 : 역시 90 점 이상은 나왔었죠.


그런데 영어를 보니까 할 말이 없네요.








지혜가 다 풀었다면서 가져온 시험지를 경철이가 채점했다.


이번에는 10 문제 중에서 4 문제가 맞고 6 문제가 틀렸다. 


지혜 엄마의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지혜는 고개를 숙인채 있었다.








지혜 엄마 : 이것은 또 왜이런거죠?




경철 : 여기에는 중1, 중2, 중3은 1학기에서 배운 내용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지난 학년의 내용들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혜 엄마 : 시험을 치고 나면 바로 기억에서 전부 다 사라지나?


그럼 영어와 수학 두 과목 모두 수업을 받도록 해주십시오.


지혜야~!! ... 힘들어도 꾹 참고 하자~!! .. 알았지?






지혜 : [끄덕끄덕~]








이렇게 해서 현정이와 경철이는 서지혜에게 내일부터 영어와 수학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수업료는 과목당 30만원씩이다.








어머니 : 내일 수업 전까지 계좌로 입금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했어요. .. .참나~ ...


미리 알게 돼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경철 : 그럼 내일 오후 4시부터 수업을 시작할테니까


지혜는 시간 맞춰서 오세요.








지혜와 지혜엄마는 집으로 갔다.


그제서야 현정이가 긴장이 풀리는 듯 한숨을 여러번 내쉬었다.








경철 : 이래도 편의점 일을 계속할거야? .. 하하~




현정 : 고만할꺼야.


다음 사람 구해질 때까지만 할게. 




경철 : 일 끝나고 바로 와서 저녁도 못먹었지?


오늘 저녁은 내가 쏜다~!! .... 나가자~!!!








현정이는 그 자리에서 편의점 점주에게 공부때문에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또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하면서 인사를했다.


점주는 그녀에게 내일 당장 고만두어도 좋다고 말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현정이는 경철이에게 물었다.








현정 : 경험이 없다고 했쟈나?


그런데 상담을 침착하게 마치 전문가처럼 너무 잘하던데?




경철 : 그거 시나리오 짜서 계속 연습했다.


사실 나도 가슴이 엄청 벌렁거렸었거든 .. 하하~




현정 : 학부모 입장에서 신뢰를 갖도록 정말 잘했어. 




경철 : 반드시 과외를 결정하도록 상담을 하면 안돼.


학생이 가진 문제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


하고 안하고의 결정은 학부모들의 몫이니까.




현정 : 아까 지혜가 얼마나 놀랐을까?




경철 : 전교에서 10등 안에 들어가는 애들도 3월 학력평가 시험문제를 


풀 생각을 안하거든.




현정 : 맞아 ... 그치만 중학과정을 정리하기에는 괜찮은 문제들이쟈나?


너는 중3 때 그런 것 풀어본 적이 있어?




경철 : 아뇨~ ... 하하~




현정 : 완전 사악하다. .. 자기도 안한 것을 학생들에게 시키다니.




경철 : 내일 몇시까지 올래?




현정 : 오늘처럼?




경철 : 피곤할텐데 어서 가서 잠이나 푹 자라.


낮에 일찍 와서 문제도 만들어놓고 수업 준비도 해두는 것이 좋은데.






현정 : 그럼 두시가지 갈께.




경철이의 말이 옳았다.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 하고 또 잔뜩 긴장한 채로 상담을 같이 해서 그런지 


현정이는 엄청 피곤했다.


더구나 저녁식사까지 했으니 몸이 거의 천근은 나가는 것 같다.




현정이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기의 알람만 확인하고나서 바로 자려고 누웠다.


그러나 오늘 일을 생각해보니까 자려고 해고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서 마트에 가서 장을봐왔다.


또 청소와 빨래도 했다.




그런데 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현정이는 내일 지혜의 수업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현정이는 수업용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먼저 자신을 간단히 소개 하고, 


또 지문을 읽게하고, 


문법과 까다로운 단어를 가르쳐준다.


지문을 직독직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렇게 지문을 하나씩 처리하고 마지막에는 숙제를 내준다.


또 지혜가 수업에 올 때 마다 단어 시험을 치게해서 어휘력을 키워준다.




이사와 가구 또 전단지 붙이기 등 이 모든 일들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경철이가 존경스럽고 또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때 자신이 그를 밀어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두시가 넘어서야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기러기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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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장에서 말씀드린 두 명의 여대생들이 저에게 전단지 붙이는 것을 설명해줘서 


제가 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 감사드립니다.








제 3장에서 댓글로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 님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머지롱님 .. 2등도 하시고 .. 축하드리고 & 감사드려요.


시뻘건색님 .. 저도 되든 안되든 그렇게 살고있습니다.


예전흥황님 .. 감사합니다~


forcus 님 .. 그런 무한투쟁의 와중에서 현정이에게는 든든한 경철이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허리케익님 .. 이제 다시는 그런 것을 공부하지않아도 되니까 어라나 다행입니까? ..ㅋㅋ


싱글산타님 .. 분홍빛 미래에 대한 계획이 언제쯤 현실이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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