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 6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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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62
댓글들은 하나하나 재밌게 소중하게 잘 읽고있습니다^^
재밌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힘이 넘치는것도 사실이구요^^
감사하다는 말은 오히려 제가 해드려야 하는 말인것 같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그냥 재밌게 글을 읽어주시기만 하면돼요^^
그걸로 족합니다^^
그럼 아쿠아 62부 시작합니다^^
하윤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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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하윤이가 보고싶어...!"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유진이를 다시 재운다..
유진이에게 이불을 제대로 푹 덮어주고는 옷을 갈아입으려 2층 내방으로 살짝 들어가보는데 혜린선생님이 어느새 일어나셔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계신다..
"서..선생님!! 아 죄송해요..!"
반라의 그녀를 우연히 보게된 나는 깜짝 놀라 문쪽을 향해 돌아선다..
"으응? 아...ㅋ 문이라도 좀 닫지 그러니?"
"아..아..네.."
나는 문을 닫고는 다시 그 닫혀진 문을 향해 돌아 서있는다.
"이제 됐어~"
"아...죄송해요..아직 주무시는 줄 알고.."
"자고있으면? 와서 덮칠라고?"
"네? ㅎ 그나저나 잘주무셨어요?"
"아 덕분에...괜히 미안하다..어제 갑자기 뻗어서.."
"아녜요 ㅎ "
"여기 니방이니?"
"아 네.."
"넌 어디서 자구?"
"전 안방에서......으아...자려다가 유진이가 안방에서 자서 거실에서 잤어요 ㅎ"
"추웠겠다~"
"괜찮아요 ㅎㅎ 근데 선생님은 왜이렇게 일찍 일어나셨어요~?"
"응? 야...난 니들처럼 졸업앞둔 고3도 아니구~ 엄연한 선생이거든? 그럼 집에 갔다가 준비하고 나가려면 일찍 일어나야지~"
"아....그렇네요.."
"근데 넌 이렇게 일찍부터 왠일이니? 오늘 학교 갈라구?"
"아 하윤이랑 아침에 연습하기로 해서..."
"오..벌써 시작이야? 열심이네~? 정원이도 오늘부터 같이 하는건가?"
"아 몰라요 ㅋㅋ가보면 알겠죠~"
"그래..너무 첨부터 무리하지말구 알지? 컨디션 조절이 젤 관건이야~"
"네~"
"그럼 난 간다~ 덕분에 잘놀구 잘잤어..민폐만 끼쳤네.."
"아녜요 ㅋ 담에 또 놀아요 다같이~"
"그래~ 그럼..난 간다..."
그녀가 옷을 챙겨입고는 문을 나서려 한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있다가 문득 그녀의 잠든 모습이 떠오른다...
어젯밤 그녀의 모습이...
"선생님..!"
"응? 왜?"
"아니.....저...."
"ㅋ 뭐야..뭔데 그래? 고백이라도 할것처럼~"
"네? ㅋㅋㅋㅋ에이..제가 나이가 조금만 더 있었다면 선생님이랑 사겼을텐데..."
"응? 아하하하하~ 미안하구나 늙어서~?"
"아뇨아뇨 그런말이 아니라...그 ..선생님은 멋지시니까...그......아녜요..ㅋ 그냥...너무 감사하구 죄송해서.."
"음..감사한건 알겠는데..죄송한건?"
"...그냥요...제가..아니 저는...선생님께 해드린것도 없고....제 동료들...친구들만 챙기고....선생님은 어른이라 괜찮다는...그런 몹쓸생각을 했었나봐요..."
"ㅋㅋ그런데?"
"근데가 아니라...그게 죄송하기도 하고...제가 뭐라고...저로인해 위로가 된다는 선생님이 의아하기도 하고...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는게 죄송스럽기도 하구...그냥 그런 마음이예요.."
"ㅋㅋ넌 너무 착해서 탈이야.."
"네?"
"그런 거 신경쓸 시간에..연습이나 더 하구~ 하윤이랑 좋은 시간 보내~ 니 말대로 난 어른이니까..그렇게 남들 하나하나 다 신경쓰다가~ 너도 모르는새 늙어죽는다~"
"ㅋㅋㅋ뭐예요 그게~"
"걱정마 걱정마~ 미안해 하지도 말구~ ㅋ 앞으로도 그렇게 열심히 계속 하면 되~"
"아....네......."
"ㅋㅋ난 어른이니까~ 니말대로~ ^^ 그럼 간다~"
"네...감사합니다!! 이따가 뵐께요~"
"그래~.."
"어른...이니까......"
그녀가 나가면서...뭐라고 중얼거리는듯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은 어느때보다 멋져보였지만...왠지모르게 구슬프다는 느낌역시 든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는다..
이럴때가 아니다..
빨리 그녀에게 가고싶었다..
옷을 갈아입고..대충 씻고는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아이들은 조금 더 자라고 놔두고는 차가운 이른 아침의공기를 해치고 그녀의 집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숨이 차올랐지만 개의치 않았다...오로지 그녀가 보고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왠지모를 이 두근거림은 뭘까..
그녀를 만난다는 설렘에? 아니면.....
그런 의미도 모를 가슴의 두근거림을 안은채 그녀의 집앞에 섰다..
"띵동"
"...."
"띵동띵동"
"...."
"하윤아~ 정하윤~ 일어나~ 연습해야지~"
"...."
"야~ 정하윤~ 잠꾸러기야~ ㅋㅋ일어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
깊게 잠이든걸까....어제 상태로 봐선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시 초인종을 여러번 눌러보지만..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문을 세차게 두드려본다...역시나 반응이 없다..
아니 기척이 없다고 하는게 맞겠다..
빈집처럼...아무도 안사는 그런 집처럼...
잠시 그녀의 집앞에 쭈그리고 앉아 가쁜 숨을 진정시킨다..
잠이 깊게 든것일까...아니면 아침일찍 어딜 간것일까..
아니면...먼저 학교에 간것일까..
하지만..내가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나는 호흡이 진정되자마자 몸을 일으켜 천천히 학교쪽으로 향한다..
하지만...왠지모를 이 불안감을 뭘까....
가슴이 진정이 되지 않는다...
아직 새벽의 어스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른 아침..학교 교실쪽에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수영장 역시 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누군가 있다.."
나는 빠른 종종걸음으로 수영장 건물로 향한다..
이렇게 일찍 오는 사람은 하윤이밖에 없을것이다...그도 그럴것이 아이들은 모두 자구있고..혜린선생님은 방금 집에 가셨고...다른 부원들은 겨울 시즌에는 사용하지않는다...그러면...
수영장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다이빙대 위와 관중석...밴치...물속을 훑어 보는데도 어무도 없다..그때 탈의실쪽 복도에서 인기척이 나, 고개를 빠르게 그쪽으로 향한다..
"여어~ 일찍 왔네?"
"이...정원?"
"음? 뭘그렇게 놀래? ㅋ 오늘부터 같이 연습한다는거 잊었어?"
"아....아니...하윤이는?"
"응? 하윤이를 왜....나한테...."
"하윤이 못봤어?"
"글쎄..나도 지금 막 와서...왜? 무슨일인데 그래?"
"아냐....아냐 아무것도...."
"ㅋ 그나저나 연습은.."
"하윤아~ 정하윤!~"
정원이의 말을 뒤로 한채 나는 탈의실쪽 복도에다가 소리를 치며 걸어다니고 있었다..
여자탈의실쪽과 휴게소에 소리를 질러봐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양호실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불안한 생각이 드는것은 왜일까...
아니다...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어디로 간것일까..
나는 복도에서 나와 수영장 밖으로 향한다..
"야~ 이재희~ 너 연습은? 야~!! 야~!"
"아...오늘은..먼저 해...나 잠깐만.."
"야~ 어디가는데~ 뭐야...."
정원이가 불러댔지만 귀에 들어오지않는다...
나는 다시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초인종을 미친듯이 눌러보지만 역시나 반응이 없다..
가슴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한다..아니 뛴다기보다 조여오는게 맞겠다..
현관문도 두드려보지만 여전히 조용했다..
"하윤아!!! 정하윤!!!! 자는거야? 야!!! 하윤아!!!"
안에서 무슨 소리가 살짝...나는듯하여 나는 그 때를 놓칠세라 문을 세차게 두드려본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하윤?....대체..어디간거야..무슨일인거야.."
가쁜 숨을 어렵게 삼키며 불안함을 떨치려 애쓴다..
"아....아영!"
그때 내 머리에 불현듯 아영이가 떠올랐다..왜인지...문득...갑자기 그녀에게 가면 무슨 방도가 있을것 같았다..무엇일까...하윤이네 집 열쇠를 가지고 있을까..제발....제발 그랬으면..
나는 어떻게 집까지 다시 뛰어왔는지도 모르게 도착하여 신발을 팽개치고는 2층 재인이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살짝 여니 재인이는 일어나있었고 아영이는 세상 모른체 여전히 잠이 들어있다..
"아..재인아..일어났어? 미안 갑자기."
"오빠...왜 그래? 무슨일이야?"
"아....아니 아영이...야..아영아...이아영~ 잠깐만 일어나봐~"
"오빠..무슨일인데 그래? 얼굴색 너무 안좋아~ 괜찮은거야?"
"아 난 괜찮아..아영아~ 이아영~"
"우웅....웅...아웅..왜~ 뭐야..무슨일이야~ 웅"
"오빠..무섭게 왜그래..응? 무슨일이야~"
"아 미안..미안미안..재인아 미안...아영~! 야~ 다른게 아니라 너 혹시 하윤이네 열쇠 가지고 있니?"
"제발...제발...."
"응? 하윤이네? 응 있는데..왜?"
"빙고!!!!"
"미안 갑자기 미안한데....지금 좀 줄 수 있을까?"
"아...웅...뭐 상관은 없는뎅...웅...무슨일이야...."
"나중에 설명할께...열쇠좀 줘...응?"
"내 자켓 주머니에....오른쪽.."
"아 오케이 고마워~ 이따 학교에서 봐~"
"웅~"
아영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내 추궁에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하고있다..
나는 그녀의 자켓 오른쪽에서 열쇠꾸러미미를 발견하고는 챙겨들고 방을 나선다..
"오빠~ 오빠아~ 무슨일인데 그래~"
"아 재인아 미안 나중에 얘기해줄께~ 이따 학교에서 봐 알았지?"
"오빠~!"
1층으로 단숨에 쩜프하다시피 내려와 나가려는데 유진이도 어느새 방에서 부시시 나오며 이 난리를 맞는다..
"야...넌 아침부터 왜이리 호들갑 난리부르스야?"
"아....하윤이가..."
"하윤이? 하윤이가 왜!!??"
그녀는 눈을 부비며 방에서 나오다가 내가 엄청 안좋은 낯빛을 하며 하윤이 얘기를 꺼내자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아연실색하는 그녀였다..
아무일 없을것이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렇지않게 편안한 모습으로 자고있을것이다..
만약 그러면 엄청 혼내줄거라 생각했다..
혼자 그렇게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별일 없을거니까..
"하윤이가 뭐!! 하윤이 왜??? 무슨일 있는거야?"
"아...모르겠어...나 먼저 가볼께..."
"야!!! 이재희!!! 야!!!!!!!!"
그렇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유진이의 격앙된 소리도 뒤로한체 집을 나와 그녀의집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어느덧 해가 살짝 모습을 보이고 눈부신 하늘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위의 어떤것도 눈에 들어오지않는다...지금이 추운건지 더운건지..새벽인지 저녁인지...느껴지지않는다..
그녀의 현관앞에서 선 나는 살짝 떨려오는 손으로 열쇠 꾸러미들을 하나하나 그녀의 현관에 맞춰본다...
4~5개 정도의 열쇠들이었지만 40~50개를 가지고 있는듯 했다..
"철컥"
"아.."
세번째 시도끝에 드디어 문이 열리고 나는 아직 깜깜한 집안으로 달려들어간다..
신발을 벗는둥 마는둥 하여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에 어제의 모습 그대로 누워있는 그녀가 보인다..
"하윤....하...하윤아!!!! 야!! 정하윤~!!!"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 그녀를 덮썩 잡고는 흔들어본다...가슴이 순간 철렁했다..
그녀의 안색은 안좋아보였지만 그래도 숨은 쉬고있는듯 했다...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니 한결 마음이 놓인듯 했다..
"하윤아~ 야~!!! 정신좀 차려봐~!!! 정하윤!!!"
그녀를 흔들어보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단지 살짝 가빠보이는 숨만 쉬며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다는 것말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윤아~!!"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이름을 불러본다...
차갑다....마치 밖에서 잠이든 사람처럼 얼굴이 차갑다...손...역시 차가웠다..
나는 얼굴을 어루만지고 손을 만져대며 내 온기를 전하고 있었다..
식은땀 때문인걸까...
그렇게 정신없이 그녀를 돌보고 있는 사이 현관쪽에 요란한 소리가 들리난다..
"정하윤!!! 야!!! 이재희!!!! 어떻게 된거야!!"
유진이었다...
옷도 대충입고 코트만 걸치고 뛰어왔는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와 빨갛게 딸기코가 된 모습이 그녀의 놀란 가슴을 대신 보여주고있었다..
"무슨일이야~ 하윤이 왜그래?"
"아..모르겠어...온몸이 차가워...정신을 못차리는데.."
"하윤....야...정하윤!!! 야!...119.......119...전화좀 해...빨리~"
"아...응.."
나는 떨리는 손을 가까스로 진정 시키며 119에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부른다..
그동안 유진이가 그녀를 이불로 감싸고 온기를 전하려 이리저리 어루만져 준다..
식은땀으로 인해 촉촉히 젖은 그녀의 옷은 유진이가 갈아입히고 그렇게 준비하는 사이 집밖에서 구급차 소리가들린다..
"띵동"
"열려있어요! 들어오세요~"
내 말과 동시에 구급대원 2명이 구급상자를 들고 들어와 하윤이의 상태를 살핀다..
그들은 우리에게 몇가지를 물어보고는 구급차에서 들것을 가지고 와 그녀를 옮기기 시작했다..
"어느 분이 보호자이신가요..."
"저요!"
유진이가 번쩍 손을 들며 자신임을 밝힌다..
"같이 가시죠..."
"아..저도 같이.."
"넌 있어!"
"뭐? 야..그런게 어딨어!! 나도 가야지!"
"있어 너는!!!"
"야 이유진!!!"
"나중에...지금은 나 혼자 갈테니까...넌...나중에.....애들 준비시키고 애들 데리구 나중에..."
"야!!"
"부탁..이야....응?"
".....뭐야.....야.....말이라도 좀 해봐....야~!! 이유진!!!!"
그녀는 한껏 걱정스런 얼굴로 하윤이와 구급차에 올라타더니 문을 닫는다..
그렇게 멍하니 나는 그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뒷자리에 유리창에 비친 유진이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구급차는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고 나는 여전히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 구급차가 간 쪽에서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있다..
그렇게 멍하니 한동안 하윤이네 집앞에 서있는데 얼마후 재인이와 아영이가 이쪽으로 오는것이 보였다..
"재희~! 야 이재희!"
"아....어....."
"뭐야..무슨일이야 아침부터~ 유진이는? 하윤이는?"
"응? 아.....어....저기.."
"오빠~ 무슨일인데~! 응? 제대로 말좀해봐.."
잠시 멍하니 정신이 나가있었던 그녀들의 추궁에도 멍하니 그렇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의 정신을 깨운것은 아영이의 따뜻한 포옹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내 허리뒤로 손을 감고는 나를 꼬옥 안아준다..
"정신차려 바보야~ 니가 이러고 있음 어떡해~"
"아......아영.."
"우선 ...들어가자....재인아..너도 들어와...추우니까"
"아...웅.."
우리는 그렇게 아영이의 인도하에 하윤이네 집으로 다시 들어와 거실소파에 몸을 맡긴다.
아영이와 재인이는 내가 말을 꺼낼때까지 보채지도..어떤말도 하지않는다.
그녀들은 그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윤이.."
"하윤이..왜...무슨일이야.."
"아픈거야?"
"응?"
"어디가? 어떻게 아픈건데?"
"무슨소리야~"
"하윤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냐구~!!! 흑...."
"재희....대체 무슨소리야...어디가 아프냐니...그런.."
"전에 니가 그랬자나!!! 하윤이 가끔 마니 아프다구!!! 왜...어떻게..어디가 어떻게 아픈건데!!! "
"재희..우선 진정해~!! 조금만..진정해 제발.."
"어디가 아프냐고!!!!!!
"이재희!!!!!"
"흐흑....흑......"
두려움이었을까..
눈물이 먼저 흐른다....
애꿎은 아영이만 탓하며 그녀에게 추궁을 한다...
그녀는 뭔가 알고있을까 싶어 그녀에게 매달리는듯 하다..
"제발....말좀 해줘.....뭐든...누구든....흐흑....."
"하아...재희야....."
"흑흑..."
"재희....아무리 그래도....나도 잘 몰라....그냥....가끔 하윤이 아파서...앓아눕고...또 괜찮아지고.....그러기를 반복하고...그냥 감기처럼...그렇게.."
"감기가 아냐!!! 저건 감기가 아니라구!! 흑..흐흑.."
"재희!!! 왜 니가 울고있는건데!!!! 니가 그렇게 맘약하게 울어버리면 어쩌자는건데!!! 그만울어!!"
"그....그치만..흑"
"나도 몰라..나도 답답하고 뭐가뭔지 하윤이가 어떤 상태인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나두 몰라! 나한테 그렇게 말해봤자!!! 나도!! 알고싶다구...나도....ㅠ"
"아.....아영...."
"그러니까....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거잖아..응? 그니까...그렇게 울지만말구....조금 기다려보자...연락이 있겠지....유진이....연락해줄거야...꼭.."
"흐흑...."
아영이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나를 달래고 있었다..
그 목소리에 위안이 된것인지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것인지 조금씩 몸이 따스해짐을 느낀다..이제서야..
재인이 역시 겁에질린 모습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나는 재인이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꼬옥 안아준다..
그녀는 나에게 안겨 훌쩍거리는듯 싶더니 괜찮다며 나를 만류한다..
"자....다들 이러고 있지말구~ ^^ 응? 기운내~ 응? 재희~!"
"아..응....미안.."
"조금 정신 차리구...혜린선생님께 우선 말씀드리고 병원에 가보자...응?"
"아...응....그러자..."
"오빠...괜찮아?"
"아....괜찮아...미안해 재인아.."
우린 그렇게 잠시 소파에 몸을 기댄체 마음을 가다듬고있었다.
아영이는 익숙한듯...주방으로 가더니 따뜻한 차를 타와 우리에게 건내준다..
"미안해..다들.."
"....호들갑좀 떨지마~ ㅋ"
"그래두....겁도 난데다가...유진이.."
"유진이...왜?"
"유진이 그런 표정 보는거....처음이란말야.."
"....."
"그런...말도 안되는 표정..."
"아아..."
"하아.....미안미안.....어쨌든...좀 진정되는대로 학교에 가자..가서 혜린선생님께 말씀부터 드리고.."
"응....그래.."
그렇게 따뜻한 차로 겨우겨우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한동안 멍하니 서로 아무말이 없었다..
어떤생각도 하기 싫었다..좋게 생각을 해보려 해도 생각이 들면 들수록 불안함에 빠진다...
그저 멍하니..머리가 백지장이 된것만 같았다...지금 당장에라도 병원으로 가보고싶었지만 유진이의 단호하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던 그 표정이 자꾸 뇌리를 스친다..
"학교....갈까?"
"아...응 그래.."
하윤이네 집을 대충 정리를 하고는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빨리가서 뭐라도 해야 시간이 흐를것 같았다...그래야 하윤이에게 빨리 가 볼 수 있을것 같았다..
여전히 우리 셋은 말이 없다...아니 무슨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는게 맞겠다..
"재인이는...수업들어가...내일 시험이잖아.."
"시러~ 나도 갈거야~"
"괜찮으니까....수업 들어가...오빠가 연락할게.."
"그치만.."
"걱정하지말구..."
"....으응...."
"가자 아영아.."
"아..응.."
재인이를 교실에 데려다 주고는 우리둘은 혜린선생님이 계신 양호실로 걸음을 옮긴다..
이미 등교시간이 지나고 있었고 양호실에 불이 켜져있는것으로 보아 선생님도 나오신듯 했다.
"드르륵"
"어머..깜짝이야...노크는 어따 빼먹고 그렇게 갑자기 들어오....니...? 니들 안색이 왜그래? 무슨일 있어?"
"선생님..저희 오늘 학교좀 쉬겠습니다!"
"뭐야..왜 또.....무슨일..있는거야? 왜그래?"
"하윤이가..."
"하윤이..? 하윤이가 왜?"
그때 아영이 핸드폰에 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나는 하려던 말을 멈추고는 그녀를 바라본다..
아영이 역시 깜짝 놀라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받는다..
유진이였다..
"아..응...알아써....응.....응...."
"뭐래? 하윤이는? 괜찮대?"
"아직 모르겠어..우선 안정은 취했다고 하는데...."
"가봐야지!"
"아..응.."
"선생님..저희..다녀올게요.."
"아 정말...뭔데 그래~ 하윤이 아픈거야? 어디가? 어떻게?"
"저도 잘....나중에 말씀드릴게요..오늘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고 아영이의 손을 붙잡고는 양호실을 나서려는데 혜린선생님이 우리를 불러세우신다..
"하아..정말....따라와..."
"네? 어딜..."
"너희들끼리 뭘 어떻게 하려고 그래? 같이 가..내차타고.."
"아....가..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지금 막 갈아입으신듯한 구두와 가운을 벗어놓으시고는 외투를 걸치고 나갈 채비를 하신다..
복도에 나와 그녀를 기다리던 우리는 선생님이 나오자마자 그녀의 차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병원으로 가는 중에도 나와 아영이는 멍하니 뒷자석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고있다..
머릿속이 아찔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제발 안좋은일은 아니길 바랄뿐이다..
차가워진 내 머릿속과 몸에, 아영이가 잡아준 내 손만이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는듯 했다..
그녀역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있었지만 내 손을 꼬옥 잡은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아무 걱정하지말라는듯...
"너희 먼저 들어가 있어..나 주차하고 바로 갈테니까.."
"아..네...."
선생님은 병원 입구에 우리를 내려주시고는 주차장으로 향하신다...
나와 아영이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내 손을 잡고있던 아영이의 안내대로 응급실쪽으로 향했다..
"어딘지 아는거야?"
"응급실이라고 했어..아까.."
응급실쪽으로 달려가니, 입구에 유진이가 의사선생님으로 보이는 분과 얘기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유진...유진아!!! 야..이유진!"
그녀는 우리 목소리를 듣고는 잠시 우리를 쳐다보더니 얘기를 나누던 의사선생님께 인사를 하고는 우리쪽으로 다가온다..
힘이 없는듯..축쳐진듯한 모습이었지만 애써 웃으며 우리를 반기는 유진이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뭐야..어떻게 된거야? 하윤이는?"
"아...지금 검사하러....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그런건 아니구....안정을 찾긴했는데...검사는 해보자 하셔서..."
"그래서...어떻다는데? 왜그런거래? 원인이 뭐래~?"
"재희야~"
다급한 나의 질문에 아영이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며 진정하라는듯 말린다..
유진이 역시 놀라고 정신이 없었을 터, 그녀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했다..
"....미...안......."
"하아...괜찮아....이해해..."
"그럼...괜찮은거야?"
"뭐 일단 그렇긴 한데....검사 해봐야 알겠지.."
순간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어 앞에 위치한 밴치에 몸을 털썩 쓰러뜨린다..
그때 마침 혜린선생님이 우리를 발견하시고는 우리쪽으로 오셨고 무슨일이냐며 다그치듯이 물으신다..
유진이는 자초지종을 설명을 하고는 우리는 하윤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있었다..
"정하윤씨 보호자분...?"
"네~!"
나는 보호자도 아니면서 하윤이의 이름이 불리우자마자 유진이의 대답과함께 몸을 벌떡 일으킨다..
유진이는 자신을 부르는 쪽으로 쪼르르 달려가고 나는 겨우 일으켰던 몸을 가누고는 그녀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의사선생님께 이런저런 얘기를 들은 유진이는 우리쪽으로 오더니 가보자는 말만 꺼낸다.
"어디가는데? 하윤인 어디래? 뭐라는데?"
"검사는 했구..어차피 결과는 기다려야 하니까...근데 안정은 찾았으니까...지금 병실로 옮겼대.."
"병실이라니...중환자실? 아니면 집중치료실? 어디? 일반병실로 옮긴거야? 깨어난거래?"
"아니야 아직..어차피 중환자실이나 집중치료실 갈정도로 위독하진 않은거니까 안심해..."
"그래도....아직 정신을 못차리는데.."
"진정해 좀! 너때문에 돌아올 정신도 안돌아오겠다.."
그녀는 그렇게 나에게 쏘아붙히고는 총총 걸음으로 앞장서서 우리를 안내한다..
아영이는 유진이를 달래려 그녀와 나란히 걷고 있었고 혜린선생님이 내 뒷쪽을 따라오시다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신다..
"뭐...니가 조금 더 걱정이 되긴 하겠지만...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별로 없는거 같으니 우선 두고보자..괜찮을테니까.."
".....아.....네.."
"칫...다들 걱정시키는데 뭐 있다니까 정말....참나..."
"죄송..해요.."
"뭐 니가 죄송할 건 없지~ 어쨌든 우선 좀 진정하구..별일 없길 바라자구~알았지?"
"네..."
유진이를 따라 병실로 들어가보니 침대가 양쪽으로 두개가 놓여져있었고, 창가쪽에 하윤이가 누워있는것이 보인다..
혼자 쓰는듯 보이는 이 방에 하윤이는 산소호흡기를 매달고는 팔에 두세개의 링거를 꽂은 채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편한 모습이다..
나는 어제 입고있던 옷을 보고있자니 다시 한번 울컥해짐을 느낀다..
어떤 감정인지는 몰라도..단지 어제 저 옷을 입고는 내 손을 잡고 한없이 맑게 웃으며 걷던 것이 생각나서일까..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그녀의 모습을 바라만 본다..
얼마후 담당의사로 보이시는 분이 들어오시고 그녀의 상태를 이리저리 살피는듯 하더니 우리에게 말을꺼내신다..
"음...우선 뭐 아직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니까 우선 두고봅시다..검사도 필요한건 했고..."
"아직..이라뇨?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건가요?"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우리로서도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있는건 없어요..오늘 저녁때나 결과가 나올테니까 우선 지켜보도록 하죠.."
"아....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마시구요..결과는 나오는대로 말씀드리도록 할게요..우선 안정을 취할 수 있게..오늘은 너무 오래 계시지는 마시구요.."
"네..."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과 간호사들은 자리를 뜬다...
유진이와 아영이, 선생님은 이제야 좀 안심이 되는지..아니면 다리가 풀린것인지 옆의 빈침대에 겨우 몸을 기대고는 한숨을 쉰다..
나는 하윤이의 옆에서서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워낙 하얀 얼굴이어서 그런지 창백한 느낌은 들지않았지만 느낌이 그런것이었을까....
그렇게 또다시 우린 아무말없이 이 낯선 공기속에 조용한 숨만 쉬어대고 있었다.
"너흰 이제 그만 가....선생님, 아영이랑 재희랑 먼저 가세요..연락 드릴께요.."
"괜찮겠니?"
"네..."
"야..내가 있을께~ 너야말로 가서 좀 쉬어.."
"아냐..오늘은 내가 있을테니까...아영이랑 가 있어...결과 나오면 바로 연락해줄테니까..걱정말구.."
"그래도.."
"재희야...유진이 말대로 해...오늘은 집으로 돌아갔다가, 내일 선생님이 출근전에 다시 데려다 줄테니까.."
"..그래 재희야~ ..유진! 너 바로 연락해야되~ 무슨일 있어도 연락하구.."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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