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야, 사랑하는 세화야 - 단편 19장
본문
## 이번 회에는 야한 씬 없음~
기대하셨던 분은 패쓰 바람~ ㅋㅋㅋㅋ
** 오늘 얘기에는 산간 벽지 또는 외딴섬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 학습환경에서 근무하시면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는
숭고한 뜻을 지니신 선생님들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좋은 기회를 악용하는 소수가
전체의 얼굴에 똥칠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얘기를 제가 소개합니다.
저의 본 뜻은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훌륭하신 뜻을 전하는데에 있지
그분들을 모두 싸잡아서 나쁘게 넘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훌륭하신 선생님~ ... .사랑과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악질들아~!!! ...... 너희는 지구를 떠나거라~!!
주희가 한 말 ....... 가슴아픈 말 .........
그 말을 이 글에서 읽으시는 독자여러분~!!
댓글에 한마디씩 남겨주십시오~!!!!
안남기시면 .....
할 수 없지~!! ...... 쥑여? ... 살려?
## 제 18 장에서 댓글 주신 우리 님들~ ....
달달이_님 .... 맞았으면 세화뽀뽀, 틀렸음 내뽀뽀~ .... 틀렸죠? ...... 언응 욜루 오세엿~!!!!... 1 빠 축하~!!
예전흥황님 ... 감사~ .... 밤길 살펴가세요~
머지롱님 ... 님도 화이팅~!!!
열혈강호12님 ... 감사합니다~
바보산적님 .... 푸우욱~~ 쉬세요~!! .....고마워요~
영짜신님 ... 다 고치려면 시간이 꽤 걸릴껍니다~ ... 참으세요~!!ㅎㅎㅎ
함했음님 .... 안과에 함 가보시죠? ㅋㅋㅋㅋ
thdtkdgo님 ... 건망증으로 인정 할 뻔 햇네요~ ... 고마워요~
앤디님 ..... 죄송~~[꾸뻑~]
niceguy104님 .... 창찬 때문에 힘이 솟네요~ 감사드려요~...ㅎㅎㅎㅎ
다썼냥님 ... 다 읽으셨냥` 하면 혼나겠고 ~ .... 감사합니다~~ㅎㅎㅎ
삼피님 ... 이건 단편~!!! ㅋㅋㅋ
ilovej 님 ... 제 얘기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고 저도 재미잇는 놈인디요? ㅋㅋㅋㅋ 고마워요~
게르나태님 ... 투덜대지 않으시면 저렇게 멋진 분이신데~ ... ㅋㅋㅋㅋ 고마워요~
빛곰돌님 .... 담편 요기써요~ ..... ㅋㅋㅋㅋ ... 고맙습니다~
forcus 님 ... 그 때의 그 추억 ... 가슴설레이는 그 아름다운 추억 ...... 감사해요~
#인샬라님 .... 아직도 경수가 쥑일넘이죠? ㅋㅋㅋㅋㅋ 감사해요~
삼일생님 ... 가고싶은데 ... 막걸리 마시면 글을 못써서리~ ......ㅋㅋㅋ... 감사드립니다~!!!!
사니조은님 .... 저에게는 복이 굴러와본 적이 아직 없는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 감사해요~
kokany님 .. 욕심 디따 많으셔요? ..... 하루에 세끼 한꺼번에 드실라우? 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죽사랑님 ... 님께도 남복, 여복, 자식복, ... 모든 복이 넘치시기를 ..... 고마워요~
싱글산타님 ... 저 그렇게 너무 띄워주시면 고소공포증 올건데 ... 덜덜~ ... 감사합니다~!!!
랠리강님 .... 대기만성~!! ... 아시죠? .... 고마워요~
jjdodoo님 ...... 토닥토닥, 쪼물 쪼물 .... 마나님께 안마해달라고 하세요~ ... 감사~!!
** 이러언~ .....
쓰고 보니까 오늘 얘기에는 세화가 거의 안나타나네요 ....
주희때문인가?
*** 아무튼 ........ <존나 열받는 예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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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존나 열받는 주희의 이야기
나는 일요일 밤에 휴가를 끝내고 부대로 돌아왔다.
월요일 아침에 중대장이 내 정체에 대해 물어보고,
대대장은 니를 불러서 휴가를 어떻게 보냈냐고 물어보고 ....
지휘관들은 나한테 엄청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나 나의 전우들은 나를 본척만척 정도로 취급했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내무반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중대장이 날더러 짐을 꾸리라고 했다.
나는 내 짐 (더블백) 과 총을 들고 중대 행정반으로 갔다.
그 자리에는 사단 군인교회의 <목사님>이라는 분이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사단의 군종참모였다.
그는 나를 데리고 대대장실로 갔다.
대대장은 어디가서든지 열심히 근무하라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또 그는 나와 악수를 한 뒤에
시간 있으면 놀러오라는 말도 했다.
대한만국 군인이 놀러다닐 시간이 어디있노?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는
단 한마디라도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나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로보트였다.
목사님는 분은 나를 사단 군인교회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군종병이라는 상병 계급장을 달고 있는 조상병이 있었다.
그 사단 군인교회는 부대 밖에 있는 민간인지역에 있었다.
목사님은 군종병에게 나를 맡겨놓고 가버렸다.
그 군종병은 조상병이었는데
나는 <파견병>이라는 신분이며
근무지를 일단 교회로 정하고
시간이 되면 사단장 관사에 들락거리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네게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가 하는 설명을 모두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직 짬밥부족~!!
그 날 저녁식사가 끝나자 사단장 관사에서 오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는 낮에는 군인교회에서 조상병을 돕고
저녁에는 이경희의 과외 선생으로 일하게 되었다.
이론상으로는 나는 밤과 낮을 모두 일하므로 잠은 매일 부족했다.
이 글에 <오상희>와 <이경희>가 등장하니까
여러분들의 기대가 매우 큰 것 같은데 .......
수아 이후로 내가 여고생들을 보면
나는 <선생님> 의 위치에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서
나는 절대로 여고생들에게 엉큼한 생각을 갖지는 않는다.
왜 여고생을 건드리노?
참나~
조상병이라는 사람은 나에게는 거의 무관심이었다.
그가 청소를 할 때에는 내가 약간 도와준다.
그러면 그는 내게 무척 고마워한다.
그 사람과의 관계 이후에
이 세상에는 욕먹을 종교인들이 많지만
참으로 성실한 종교인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내가 가진 이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조상병은 낮에 주로 많이 돌아다닌다.
그래서 교회 옆에 잇는 숙소에는
나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나는 무지 졸립다.
먹고 하는 일마저 없으면 살만 디룩디룩 찌고~
그래서 나는 조상병에게
혹시 피아노를 쳐봐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의외라는 듯이 교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가 교회 안으로 들어가더니
의자에 앉아서 기도를 했다.
나도 그가 하는 대로 따라서 기도하는 흉내를 냈다.
그가 피아노를 가리키면서 해보라고 했다.
나는 키 몇개를 눌러보았다.
그런데 음정이 약간씩 맞지 않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그 말을 하자 그는
조상병 : 이정도라도 있는 것이 다행 아니냐?
고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장소가 교회라는 점을 감안해서 <Amazing Grace> 를 연주했다.
이 곡은원래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민요이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장송곡으로도 쓰이고,
특히 기독교에서는 찬송가에도 수록되어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내 연주를 듣고 있던 그가 신기하다는 듯이
내게 찬송가를 가져다 주고
이거 해보아라, 저거 해보아라 라고 시켰다.
나는 전혀 모르는 곡들이었지만
그가 말하는 곡들을 악보에 따라서 연주했다.
그가 나를 보며 <오~!! 주여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뭐라고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피아노 뚜껑을 덮었다.
그 교회에는 예배를 드릴 때 피아노 반주할 사람이 없어서
할 줄 모르는 자기가 하느라고 죽을 맛인데
날더러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태어나서 교회 건물 안에는 지금 처음 들어왔다고 말했다.
찬송가라는 것은 종교음악이므로
악보만 보고 연주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 아니야?
그러난 그는 내 말은 들은척도 안하고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다.
오후에 목사님이 다시 나를 데리고 교회에 들어가서 피아노에 앉게했다.
그의 지시대로 또 나는 두 곡을 연주했다.
목사님은 찬송가 말고도 연주가 가능하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재즈 곡을 연주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더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마도 그 때 당시에 유행했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했던 것 같다.
목사님은 조상병에게 나를 군종병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나에게 기독교 예배에 대해서 가르쳐주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군에서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기독교인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사단장 부인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그녀는 남편 사단장이 집에 있으면 남편을 데리고 예배에 왔다.
내가 예배시간에 피아노 반주를 하는 것을 사단장 부부가 보고 어땠겠는가?
예배가 끝나자 목사님이 보는 앞에서 사단장이 내게 악수를 청했다.
내가 부동자세로 그와 악수하자 교회에서는 그러는 것 아니라면서
내 어깨를 툭툭 치고는 목사님에게로 갔다.
사단장 : 목사님, 요즈음 뭐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요?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상황설명을 하고
나를 군종병으로 근무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사단장은 자기 부인과 의논해서 좋을대로 하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조상병 말에 의하면
내가 사단장 관세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는 것은
비공식 적인 것이므로
공식적으로는 군종병으로 파견 된 것으로 하면서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나에게 이해를 시켜주는 조상병이 내게는 무척 고마웠다.
조상병은 내가 어디 갈 일이 있으면
사단본부대에서 외출증 또는 외박증을 끊어다 주기도 하고 .....
내게 참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조상병 : 지금 누가 고참이야?
나 : 죄송 & 감사~ ... 헤헤~
하령이 고모는 주말에 종종 수아와 지아를 싣고 와서
나는 경희와 함께 공부를 시켰다.
핑계는 애들이 답답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령씨는 늘 어두운 안색으로 돌아갔다.
세화랑은 전화연락도 자주 하고 또 면회도 자주 오는 편이다.
한달에 한 번 정도?
어떨 때는 수아랑 지아가 올 때 하령이 고모 대신에
세화가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세화는 나에게 오면
면회신청하고 기다리고 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에는
크리스머스나 명절때에는
위문편지들이 박스단위로 왔었다.
그 위문편지들은 대부분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쓴 것들이었다.
여고에서 오는 편지들에는
고참인 군인들이 열심히 답장을 보내주었지만
그걸로 <땡~!> 이었다.
그런데 나는 내 부대 밖에 있었으므로
위문편지는 구경도 못했다.
그래도 괜찬다.
나에게는 오상희가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그날의 일은 매우 고마웠다.
* 친오빠에게도 안쓰는 편지 쓰려니까 이상하다.
뭐 이런 식으로 첫 편지는 시작되었다.
나도 밤잠을 설쳐가면서 오상희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주로
* 열심히 공부해라~
라고 썼고~
내가 아는 아름다운 글귀 하나씩을 덧붙여주었다.
예를 들면
* 사랑은 9개를 주고도 하나를 더 주지 못해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뭐 이런 것들 .......
오상희의 편지지가
처음에는 공책종이로 시작되었으나,
갈수록 색깔 있는 편지지로 바뀌더니,
드디어는 분홍색으로까지 변했다.
결국에는 적혀서는 안될 문장도 적히게 된다.
오빠~!
보고 싶어요~!
휴가나오시면 부산에도 놀러오세요~!!
나중에 나는 어이없게도 비밀리에 이 말을 착실하게 따르게 된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쓰기로 하자.
지금 더 큰 사건이 일어날 조짐이 있으니까 ......ㅋㅋ
내가 낮에 잠이 쏟아질 때나
아니면 밤중에 잡생각들 때문에 잠이 안올 때에
나는 피아노에 앚아서 연주를 한다.
세화는 그 사이에 악보도 갖다 놨고~
그런데 조상병에게 어떤 여자가
<저거 누가 연주하는 거냐>고 물었다고 한다.
조상병은 머지않아 그녀를
나에게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물론 내가 거나하게 저녁을 쏜다는 전제 하에서 ....
나는 <여자가 궁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그의 말을 웃어넘겼다.
그는 매우 진실된 종교인이었다.
모 신학대학에 다니던 그는 목사님이 될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아직 우리는 종교인들에 대하여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
일요일 예배가 끝나고나서 오후에 나는 경희의 수업을 한다.
수아랑 지아가 왔으면 같이한다.
그러므로 일요일 저녁시간에는 별 일이 없다.
그런데 그녀가 조상병을 찾아온 것이다.
마치 둘이는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
농담도 하고 킥킥대기도 하고~
조상병은 나를 불러서 그녀에게 인사을 시켰다.
그녀는 <원주희>이고
산너머 동네에 있다는
XX국민학교 ㅇㅇ분교의 양호교사라고 했다.
나이는 나와 동갑
스타일 ? ...... 내 스타일은 딱히 아님~
인상이 너무 차갑다.
나는 군인이지만 여자는 매우 까탈스러운 편이다.
난 여자 안궁하거등~~
원주희 선생님은 낮에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밤이 되면 심심한데 .....
시골이라서 어디 갈 데는 없고
잠못이루는 밤에는
주로 호신용으로 개를 끌고 산책을 한다고 했다.
자주 요기를 지나다니는데
최근에 어쩌다 한번씩 감미로운 피아노곡이 들렸다는 것~!!
나에게 그녀의 요구사항 : 자기를 위해서 피아노곡을 들려달라~!!
이거 ........ 공주병??
나 : 공짜는 없을텐데요?
주희 : 맥주 사드릴게요.
나 : 내 주량은 반캔인데?
주희 : 나랑 똑같네? ........그럼 한 캔 사다가 반반 나눠마시죠?
그녀가 사라졌다.
조상병은 잔다고 들어가버렸다.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새벽기도회>에 가야만 한다.
그는 나에게도 요구했으나 나는 거부했다.
5 분도 안돼서 나타난 그녀의 손에는 맥주 한 캔이 들려있었다.
그녀가 캔을 열고 ..........
주희 : 컵이 없네?
눌론 우리 주방에는 컵이 있다.
그러나 나는 모르는 척~~~~
주희는 나에게 먼저 한모금 하라고 했다.
나는 여성이 먼저라면서 먼저 마시리고 했다.
맥주 캔은 입을 댄 곳에 또 대고 마시는 수 밖에 없다.
나도 주희가 마셧던 그 자리에 입을 대고 한모금 마셨다.
그런데 그녀의 입술맛은 나지 않고
금속 맛과 맥주 맛만 났다.
캔은 이래서 싫다.
맥주는 역시 병으로 마셔야 한다~!! ...... 내 이론~!!
주희 : 피아노?
나 : 무슨 곡을 듣고싶어?
주희 : <가을의 속삭임> 돼요?
나 : 재즈를 교회에서 연주하라고 ?
주희 : 저번에는 하더만?
나는 <리차드 클라이더만>이 연주햇던 곡
<가을의 속삭임>을 들려주었다.
이런 곡은 여고생때 즐겨 듣는 것 아닌가?
성인에게는 너무나도 감미롭기 때문이다.
아니면 작업용으로 쓰거나~ ....
내가 지금 주희한테 작업 걸 일 있나?
곡이 끝나자 주희가 물었다.
주희 : 내가 쳐봐도 돼?
나 : 피아노 상태가 별론데?
주희 : 머 어때?
주희가 아마도 <야생화>를 연주했을꺼다.
분명 키를 잘못누르기도 하고 .......
쫌 난폭스럽게 연주하는 스타일이 별로다.
감미로운 곡은 감미롭게 연주해야지 .....
혹시 악보 없이 외워서 치니까 그런건가?
후반부에서 높은 음계까지 아르페지오로 가야하는데
손과 팔만 가도 되는데
상체 전부가 따라다닌다.
그러한 주희의 몸짓은 거의 히스테리에 가까웠다.
재즈피아노 하면서 너무 오바액션을 하는 듯 .....
그래도 약간 칭찬은 해야지~
나 : 우와아~
두메 산골에 이런 천사가 계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네?
주희 : 이래뵈도 내가 소시쩍에는 ㅋㅋㅋㅋㅋ
나는 주희를 데리고 교회 밖으로 나왔다.
왠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잔디밭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주희 : 밖에 나가서 맥주 한잔 마시면 안돼?
나 : 그러려면 밤이니까 외박증 있어야 하는데?
주희 : 하긴 그 정도 주량이면 ....
그 날 주희는 새벽 두시까지 쫑알거리다가 집에 갔다.
누구랑 얘기할 사람도 없고,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었는데
십년 묵은 체증이 쑤욱~ 내려간 것 같다고 했다.
주희 : 또 와도 돼?
나 : 흠~ .....
주희 : 와서 없으면 걍 가면 되지~
나 : 있으면 불러내고?
주희 : 안불러내도 알아서 나올껄? ㅎㅎㅎㅎ
그 날 그녀는 갔다.
그러나 그녀는 다음날 밤 11시가 넘어서 또 왔다.
조상병으로부터 내가 늦게 돌아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과자, 김밥, 계란말이, 맥주, 콜라 등등~
아예 살림을 차리려는 듯~
한보따리를 낑낑거리면서 들고 왔다.
조상병은 약혼녀가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졸교인이라서 그러는지,
그는 주희와 거리를 두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밤 10 시면 그는 자야한다고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새벽기도회 때문 일 수도 있겠다.
나 : 주희는 잠 안자도 되나?
주희 : 잠은 오후에 퇴근하고 한두시간은 꼭 자야해~
나 : 그 때 잘 것이 아니라 밤에 좀 일찍 자는 것이 어때?
주희 : 내가 싫어?
나 : 엉???
주희 : 나는 강일병을 면회와주는데 말이야 ..... 고마워하지를 않네?
나 : 눈물나게 고맙다~!!
임상병은 자고
내가 사단장 관사에서 늦게 나오면
주희는 벤치에 앉아서 개랑 같이 나를 기다려준다.
어쩌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주희는 교화 처마 밑에 서서
언제올지도 모르는 나를 기다리고 서있다.
이러다가 하루라도 주희가 보이지 않으면
내가 주희를 기다리게 된다.
또 주희가 아예 나타나지 않으면
내게는 주희에 대한 걱정이 생긴다.
하루는 주희가 내게 물었다.
주희 : 나 이뻐?
나 : 밤에만 봐서 모르겠는데?
주희 : 호호호~ .... 깔깔~ .....
만나고 헤어지는 기간이 얼마인데 아직도 내 얼굴을 모른다고? .... 참나~~
나 : 맞쟈나?
주희 : 그럼 대낮에 길에서 나 만나도 못알아보겠네?
나 : 그렇지~??
주희 : 도라삐건네~
내가 그 말을 하고 난 후부터는
주희도 일요일 예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높은 사람들, 특히 사단장 부인이 보고 있는 데에서
나는 주희에게 눈인사 말고는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면서 시간이 꽤 흘렀다.
하루는 주희가 입술을 지긋이 깨물더니 흐느껴 울었다.
나는 또 무슨 일인가 하고 가슴이 쿵쿵거렸다.
주희는 그날 밤에 자기 얘기를 쏟아놓고 새벽 3시쯤 돼서 집으로 갔다.
그 얘기는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희는 집이 강원도 춘천이다.
거기서 간호대학 2년제를 졸업했나? .... 지금 기억에 가물가물~
졸업 후 2년간 <병원> 또는 <학교 양호교사> 로 박봉을 받고 실습을 해야 했다.
나이팅게일 정신이 투철한 그녀는 교육을 택했고
기왕이면 교육 환경이 가장 열악한 강원도의 산골 학교로 지원했다.
그래서 XX국민학교ㅇㅇ 분교로 양호교사로 왔다.
그런 곳에 근무하는 다른 교사들은
벽지 근무 기간이 끝나면 도시로 간다.
벽지근무는 기간이 짧으므로
대부분의 교사들은 가족과 떨어져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벽지근무의 성적이 인사에 반영된다.
그 말은 근무 성적이 좋으면 예를 들면 레벨이 높은 도시,
나쁘면 레벨이 낮은 곳으로 발령이 난다고
주희가 말했던 것으로 지금 기억난다.
직급이 높고, 나이 든 교사들은 나이도 있고, 가정도 있고,
또 자녀교육도 문제가 된다.
그러니까 그는 대도시로 가고 싶어한다. ......
그러면 그는
여기서 벽지근무를 하는 동안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근무 성적을 좋게 받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교육청에서 시찰을 나오면,
그 몇일 전부터
몇명 되지도 않는 분교생 꼬맹이들은
수업은 아예 제끼고,
하루 종일 강가에 가서 돌을 주워오게 시킨다.
그리고는 담을 보수작업한다
아니면 꽃밭을 장식한다.
등등 ......
보수 공사는 애들이 못하니까
남자교사들이 맡아서 한다.
지금 그 분교에 여교사는 오로지 주희 한명 뿐~!!!
그런데 주희는 공사장에서 딱히 할 일이 없다.
물론 그런 속보이는 짓을 따라서 하기도 싫지만 .....
그러면 지위가 높은 교사가 주희를 부른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저렇게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열심히 일을 하니까
주희보고 국수라도 삶아서 간식으로 제공하라고 ....
돈은?
주희 주머니 털어서~!!
주희는 지금까지
30명분 국수를 끓여본 적이 없고 .....
끓이면 도저히 맛이 없다며 아무도 안먹고
다 버리고~ .....
공사 끝나고 수고했다면서
교사들이 저녁먹고 술자리에 가면
나이든 어른 남자 교사가 주희를 옆에 앉히고 주무르고~
그러면서 하는 말 : <딸같이 예뻐서~>
주희는 자기가 지금 뭐하는것인지 모르겠다면서 훌쩍훌쩍~
이런 일이 생기고 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도 없고~ ......
주희는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다면서 ........
주희가 2년을 다 채우고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날 때까지
날더러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자기 옆에 있어달라고~ ......
자기 말좀 들어잘라고 ......
임금님 귀 당나귀귀 된다고 .....
아~ ...... 가슴아픈 얘기다~!!
쉬바~ ....... 또 <욕나오는 세상>이다
요새같이 인터넷 문화가 발달해있다면
온 세상에 까발리면 되겠지만 ........
그 때 나는 주희가 하는 말을 듣고,
그녀가 억울해하고, 또 분해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다.
내가 일병 주제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주희 : 이제 내가 왜 여기에 자꾸 오는가 이해 돼?
나 : 실망이다~!! .... 속았다~!!
주희 : 뭐가?
나 : 너 우울증 안걸리려고 오쟈나?
주희 : 그렇기도 하고~
나 : 나는 또 나 안보면 잠이 안와서 오는 줄 알았네~ ... 씨이이~
주희 : 틀린 말은 아니다~
피곤할 때는 여기 안오고 걍 자려고 누워있으면,
어둠 속에서 강일병이 나를 기다릴 것 같고 ....
나 : 노른자는 쏙 뺄꺼야?
주희 : ??????
나 : 하루 종일 떨어져 있으면 나 보고싶어?
주희 :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인데 ..??
우리는 마주보았다.
나는 주희의 손을 잡았다.
주희도 내 손을 잡았다.
저만큼 떨어져 앉아있던 주희는 내쪽으로 나는 주희 쪽으로
우리는 가까이에 앉았다.
나는 주희 어깨에 팔을 둘러주었고
주희는 내게 머리를 기대왔다.
주희 : 남자 어깨에 머리 처음 기대본다.
이러고 자고시프다~
주희가 지난번에 피아노에 앉아서 야생화를 연주했을 때
왜 오버액션을 했는지 ......
왜 키를 잘못 누를 정도로 건번을 난폭하게 쳐 댔는지 ......
나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희 : 시계에 바늘이 없다면 시간은 갈 수가 없겠지?
그럼 우리는 한참동안을 ...... 영원히 이러고 좋으련만 .......
나 : 그럼 나는 제대를 못하는데 ...?
주희 : 에? ...... 맞네~ .... 호호~
시계에는 바늘이 있다.
디지털 시계에는 숫자판도 있다.
시간은 간다.
주희에게도, 나에게도
이 시간은 빨리 지나가 주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 오늘은 여기서 스톱~!!!
** 시간이 안될 수도 있으므로 늦게까지 기다리다가 저한테 욕하시지 마세요~
** 욕해도 괘안음 .... 까이꺼 .... 욕 먹고 오래 살죠~ ... 헤헤~
<기러기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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