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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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박 봉구(26)
이 춘식(25)
김 유석(26)
2부 늦은 봄
이번 일을 시작하기 전 봉구는 둘을 데리고 가 멋진 파티를 열어주었다. 그야말로 신나는 놀이였다. 막힌 배출구가 뻥, 뚫린 기쁨이었다. 무언가 억눌려 있던 자아가 터져 나왔다.
그 날은 마침 휴일이었다. 여름이 막 시작한 6월의 마지막 일요일. 날은 무더웠다. 나무 잎사귀들이 푸르다 못해 검게 자라고 있었다. 늦은 오후. 근처 사직 공원으로 둘을 데리고 간 봉구는 먹이 감을 찾아내고 눈을 빛냈다. 어느 때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차가운 빛이 꼭 영화 코난에 나오는 뱀이었다. 입에서는 독기가 품어질 정도였다.
“저기 어린새끼들 보이지. 기집애 둘하고 남자새끼 하나. 저기 벤치에 앉아 있잖아.”
“어디? 아 저기 재들”
껄렁껄렁해 보이는 셋이다. 중삐리나 고삐리들로 보이는, 앳된 얼굴이다. 사복 차림이지만 어린 티가 퍽퍽 났다.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 자식은 담배를 꼬나물고 있었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이다.
“저런 건방진 새끼들. 나는 저런 걸 보면 참지 못해요. 요즘 새끼들은 위아래가 없다니까”
봉구는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다가섰다. 공원이지만 약간 외진 곳이라 한적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며 놀고 있는 것이다. 두 년은 젖살이 뽀얗게 올랐다. 얼굴이 통통한 것이 제법 색께나 쓸 것 같았다. 화장을 한 얼굴이다. 옷차림도 어른을 흉내 냈지만 나이를 숨길 수는 없는 것. 짧은 미니스커트와 반바지 차림에 매끈한 종아리. 유석은 벌써 흥분을 참지 못한 듯 바지 속을 주무르고 있었다. 팽팽한 좆이 구멍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박아 널 구멍이 없으면 손으로라도 ‘딸’을 칠 판이다.
봉구보다 조금 뒤로 쳐져 따라간 둘은 벌써 봉구의 발차기에 나자빠진 놈을 봤다. 그대로 가슴팍을 걷어찬 봉구는 배를 안고 쓰러진 새끼의 허리를 연거푸 걷어찼다.
순식간 일이라 어린년들은 입만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쩔 줄 몰라 할 뿐이다. 소리를 지르려 해도 이미 늦었다. 여름 해는 길었지만 으슥한 시각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 발길은 뜸했다. 그래도 도움을 요청하려고 입을 열 찰나 봉구의 손바닥은 두 년의 뺨을 ‘짝!’ 소리가 나도록 올려붙였다. ‘억!’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을 손으로 감싼 두 년들은 이미 눈에 겁이 가득했다. 동네 불량배들이 해코지를 한 것으로 여겼다.
“아 아저씨 왜 이래요. 우 우린 잘못이 없어요. 흐윽!”
“잘못이 있는 지 없는 지는 이 아저씨가 알아서 판단하는 거야. 신고가 들어왔는데......”
신고란 말에 배를 부여잡고 있던 남학생은 얼굴이 굳어졌다.
“이 새끼야, 일어서. 니 년들도 일어서. 빨리!”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던 계집애들이 발딱 일어나 봉구 앞에 섰다. 겁을 먹은 얼굴이지만 통통한 게 싱싱한 맛을 느껴주었다. 짧은 미니스커트의 맨 다리가 베어 물만큼 물이 올랐다. 춘식은 자신도 모르게 사정을 할 뻔 했다. 무처럼 잘 빠진 하얀 종아리를 보거나 조약돌 같은 발가락을 보면 흥분을 주체할 수 없는 춘식이다. 언제부터인가 여자의 다리와 발을 보면 미치도록 발기한 것이다. 특히 구두를 보면 짜릿한 전율 같은 것이 등줄기를 탔다.
그러나 무턱대고 여자들의 다리와 발을 주물럭거리거나 만지거나 핥을 수는 없는 것. 신다버린 구두를 집어다 코를 박고 딸을 치는 적도 있었지만 직접 여자 앞에서 신발을 벗겨 그 참을 수 없는 향기를 맡아보지는 못했다.
봉구가 작업을 한번 해보자고 할 때도 속으로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다. 직접 여자들의 다리와 발을 마음껏 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춘식을 이 일에 충분히 빠져들게 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상큼한 두 년의 파닥거리는 하얀 허벅지와 종아리가 펼쳐져 있지 않은가. 꿈은 실현되는 것이다.
“어이 김 형사!”
유석은 순간 주위를 둘러 볼 뻔 했다. 갑자기 형사를 찾다니 무슨 일인가 영문을 모른 유석은 뻥, 하다가 곧 눈치를 채고 ‘아, 박 형사. 그 놈들인가’ 하며 춘식을 잡아끌었다. 찡긋하는 봉구의 눈을 춘식 역시 모를 리 없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군. 이 자식들이 여기에 숨어 있었다니. 멀리 못 갔군.”
“이 녀석들이 맞은 것 같아. 그렇지?”
“네? 뭐가 맞아요? 저흰 아니에요. 잘못 아신 걸 거 에요.”
“무얼 잘못 알아. 우리가 이런 일 한두 번 하는 줄 아냐? 쩍하면 짝이야 임마.”
봉구가 속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셋에게 보여주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 가짜 신분증을 보여준 봉구는 무거운 목소리로
“너희들 경찰서로 끌려갈래 아니면 여기서 불래? 거기로 끌려가면 너희들 뼈도 못 추린다. 죽어나가는 놈들이 많아.”
“싫어요, 여기서 말할래요. 흑흑”
미니스커트 입은 년이 눈물이 그렁해진 얼굴로 손을 비볐다.
“그럴까?”
마치 봐준다는 어투로 봉구는 계집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런데 말이야. 여긴 사람들 눈이 많은데 여기서 취조할까 아니면 조용한 곳으로 갈까?”
마치 너희를 위한다는 부드러운 음성이다. 조금 전 미니스커트가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지. 동네 소문이라도 나면 창피할 테니까. 그리고 만약 학교에라도 알려져 봐.”
학교란 말이 나오자 미니스커트 어린년이 당황하며 봉구에게 오히려 사정을 했다.
“학교에는 알리지 마세요.”
“그럼, 그럼. 우리가 다 알아서 하지. 어디 조용한 데로 옮길까. 너희들 범죄는 찬찬히 알아보면 되겠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셋을 훑어본 춘식이 한마디 더 거들었다.
“수갑을 채워야 되지 않나? 이 놈들 도망치면 어떻게 해”
수갑이란 말에 두 년은 놀라 얼굴이 질렸다. 뭔가 자신들이 잘못한 게 있는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형사들이 범죄 운운하며 자기들을 이렇게 찾아다니지 않을 것이다.
“아 아저씨. 저흰 아무 잘못한 게 없어요. 흑흑”
반바지 입은 년이 눈물을 흘리며 춘식에게 손을 비비자 매끈한 종아리에 침을 흘리던 춘식은 바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수갑은 채우지 말지. 저기로 가자. 저기가 조용하겠다. 따라 와”
봉구가 앞장서고 가운데 셋을 에워싸며 옮긴 곳은 공중화장실 옆 작은 빈 창고다. 어스름한 시각이라 산책 나온 사람이나 야외나들이 차 왔던 사람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 더 겁을 줄 필요가 있지. 꽉 눌러놔야 말을 잘 듣거든’
봉구는 창고로 데리고 가자마자 셋을 훑어보며
“너희들 감방에 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너처럼 예쁘장한 놈은 똥구멍이 성하지 못해. 매일 밤 큰 놈들에게 벌려줘야 한다고, 여학생이라고 예외는 없어. 다른 여자애들 매일 밤 혀로 핥아줘야 될 걸. 알았어?”
그게 무슨 말인가 알아차린 두 년은 눈이 동그라지며 놀란 얼굴이다.
“알았으면 이 아저씨가 묻는 대로 또박또박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폭행죄로 집어 넣어버릴 테니까. 너희들 돈도 뺏었다며? 사람을 때리고 돈까지 뺐으면 죄가 얼마나 큰 줄 알아? 상해죄에 갈취죄까지 해서 몇 년은 살아야 해”
‘역시 감방을 다녀온 보람이 있군. 아는 것도 많고. 자식.’ 춘식은 봉구를 볼 때마다 믿음직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느꼈다.
“아저씨 그럴 리 없어요. 뭔가 잘못 아신 거예요. 어떡해, 아앙!”
반바지 입은 년이 눈물을 찔끔거리다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유석은 어린 나이지만 빵빵한 가슴이 마음에 들었다. 빨리 옷을 벗기고 그 작은 유방을 빨고 싶었다. 옆에 있는 년도 궁둥이가 큼지막한 게 뒤로 박아대면 좆을 꼭, 물어줄 것 같다. 저렇게 뒤로 툭 튀어나오고 위로 올려 쳐진 궁둥이는 박음직스럽다. 양 살을 벌리고 뒷박치기를 하는 상상에 유석은 숨까지 가팔랐다.
“이 놈들이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울고 짜고 그래. 그런다고 죄가 없어진 것 아냐. 너희들 오늘 낯에 어린학생들을 괴롭히고 돈 뺐었지? 뺐었어, 안 뺐었어? 너 임마, 말해 봐”
그때까지 머리만 숙이고 있는 남학생에게 봉구가 가슴을 찌르며 때릴 듯 묻자
“아니에요. 정말 몰라요. 오늘 낮에는 계속 여기서 놀았어요. 정말 이에요. 그렇지 은주?”
허벅지가 훤히 드러난 미니스커트의 이름이 은주인가 보다.
“너는 이름이 뭐야?”
반바지에 짧은 커트머리는 우물거리다
“희정이에요. 김 희정”
“진짜 네 이름이야. 신분증 꺼내. 학생증이나 주민증이나”
“주민증은 없어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여기 학생증이요”
셋의 이름을 확인한 봉구는 유석과 춘식을 보며 턱짓을 했다. 가까이 오라는 거다.
“뒤로 돌아. 움직이지 말고. 움직이면 수갑을 채운다. 알겠나?”
셋은 불안한 눈길로 서로를 쳐다보다 뒤로 돌았다. 미니스커트와 반바지의 맨 종아리가 눈을 확, 끌었다. 햇볕에 그을리지 않은 새하얀 살이다. 입으로 쪽쪽 빨면 하얀 물로 입을 가득 채울 것 같다.
“손은 머리 뒤로. 몸을 움직이면 너희들 죄가 있다는 걸로 알거야. 알았지?”
“네”
힘없는 약한 대답이다. 반바지 엉덩이가 살살 떨고 있다. 미니스커트는 무릎을 떨고 있다.
‘저대로 엎어놓고 박고 싶군. 이년이 맛있을까 이 년이 더 맛있을까’ 유석은 입맛을 다시며 두 년의 궁둥이를 훑었다. 춘식은 샌들을 신은 미니스커트의 하얀 발목과 뒤꿈치를 빨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있었다. 반바지는 맨발에 분홍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냄새가 죽여줄 것 같았다.
봉구는 먼저 반바지 입은 년의 가슴부터 더듬었다.
“돈을 숨기는 곳이 있지. 지갑이나 주머니에 넣지 않더라고, 이런 짓거리를 하는 녀석들은”
형사가 몸을 더듬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셋이다. 빨리 자신들이 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을 뿐이다. 찾아봐도 나올 리 없을 것이다. 자기들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슴을 더듬은 손이 아래로 내려가 주머니를 뒤지고 해도 가만히 있던 반바지 입은 년이 손가락이 팬티 안을 파고들자 ‘윽!’ 하며 몸을 앞으로 뺐다.
“이 자식이.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헛들었나. 너희들이 뺏은 돈을 어디에 숨겼나 찾고 있는 거야. 이리와. 경찰서로 끌고 갈까. 홀라당 벗은 채 조사를 받을래, 응”
그때서야 몸을 돌려 제자리에 섰다. 손가락이 팬티를 파고들어도 다리를 움찔거리기만 할 뿐 가만히 있었다.
“얘는 없고, 그러면 이 놈인가.”
봉구는 다시 미니스커트의 가슴을 더듬었다. 어깨가 거의 드러난 나시 티를 입고 있다.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팬티 속까지 파고든 봉구의 손이다.
춘식은 반바지의 분홍색 운동화를 벗기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하얀 맨발을 손에 쥐고 싶었다.
남자 아이까지 다 뒤진 봉구는 그때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춘식과 유석을 보며
“김 형사와 이 형사는 애들 소지품을 조사해봐. 몸에는 숨기지 않은 것 같아.”
셋이 안도의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긴장을 많이 한 폼새다.
“여기 돈이 있는데. 휴대폰도 있고. 이거 아까 그 애들이 뺐긴 것들 맞은 것 같은데”
유석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돈과 휴대폰을 미니스커트의 백에 넣고는 봉구에게 확실하다고 한 것이다.
“그래 맞군. 야 너희들 뒤로 돌아. 이 자식들이 어른들을 데리고 놀아. 혼 좀 나야 되겠군.”
“자 잘못 했어요. 봐주세요. 아저씨, 예?”
눈초리가 험악한 봉구를 붙들어 잡을 듯 매달린 계집애의 뺨을 그대로 올려 부친 그다. ‘쫙!’ 소리와 동시 ‘악!’ 소리를 내며 얼굴을 싸매고 자리에 주저앉는 미니스커트, 즉 은주란 계집애다. 얼굴을 파묻고 질질 짜고 있는 은주의 머리를 잡아 일으켜 세운 봉구는 볼을 또닥거리며
“이 놈의 계집애가......, 너희들 죄질이 아주 나뻐. 어이 김 형사 경찰서로 연락해 그 피해자 데리고 오라고 해. 그리고 경찰차도 부르고. 이 놈들 현행범으로 넘겨야겠어.”
경찰차를 부르자는 소리에 남학생 이놈도 놀란 얼굴이 되어 덜덜 떨었다.
"용서해주세요. 아저씨. 우린 그러지 않았단 말이에요. 다른 애들이 했을 거예요“
“너희들 말고 또 있단 말이야. 이놈들 아주 조직이로군 그래. 이참에 아예 뿌리를 뽑아버려야겠어. 빨리 연락 취하라고”
그때 춘식이 반바지 앞으로 나섰다. 키가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춘식의 가슴정도다. 몸매가 통통한 게 벗겨놓으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이렇게 날라리 같은 계집년들이 경험도 쾌 있고 부드럽게 허리도 움직일 줄 알 것이다. 분홍색 운동화에 눈을 두며 반바지의 귀를 잡아당긴 춘식이다.
“이렇게 물증이 있는데 거짓말 하는 게 아냐. 어린아이들이라고 그냥 넘어갈라 그랬는데 콩밥 좀 먹어야겠어. 한 2, 3년 썩고 나오면 정신을 바짝 차릴 걸”
사실이 그런지 아니지는 중요치 않았다. 이미 겁을 먹은 아이들은 이 말이 무엇인 줄도 모르고 콩밥이네 경찰차네 하는 말에 오금을 저리고만 있는 거다.
“아 아저씨, 용서해주세요. 자 잘못 했어요. 흑흑”
“지금 운다고 해결이 되는 게 아냐. 그런데 왜 그랬어?”
왜 돈을 뜯었냐는 얘긴데 반바지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계속 용서해달란 말만 할 뿐이다.
“그럼 저 아저씨한데 잘 얘기해봐. 난 힘이 없으니까”
봉구를 가리키자 반바지는 쪼르르 걸어가 봉구를 안듯이 매달렸다. 은주는 학교생활이 그다지 착살한 범생은 아니었다. 같이 어울려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이들에게 삥을 뜯거나 횡포를 부리지는 않았다.
“안 돼. 어떻게 봐주나? 그러다 문제생기면 큰일인데.”
“그럼, 나쁜 놈들을 붙잡아 감방에 처넣은 게 우리 일인데 봐 줄 수 없지.”
유석도 거들며 얘들을 꼼짝 못하게 옭아맸다. 이제 남은 일은 슬슬 구슬리면 끝날 판이다.
“이 놈들 더 조사를 해야겠어. 각자 맡아서 하자구, 김 형사는 누굴 맡을래?”
유석은 기다렸다는 듯 미니스커트를 지목하며
“너 이리로 와. 이 자식들 매운 맛을 보여줘야겠어.”
미니스커트차림은 후들후들 떨면서 유석 앞으로 갔다. 춘식은 반바지를 끌었다. 어깨를 끌어당기자 반바지, 희정은 휘청거리며 춘식의 팔에 안겼다. 물렁한 감촉에 기분이 좋았다.
“각자 여죄를 추궁해 보라고. 이놈들 전문범들이야. 솔솔 불지 않으면 고문이라도 해”
고문이란 말이 들리자 은주와 희정은 놀란 토끼 눈이다. 고문? 잘은 모르지만 사람을 괴롭히는 것. 끌려가면 반은 죽은 다는 말도 얼핏 들었던 적이 있다.
‘흑, 흑“
둘이 울음을 터트려도 춘식과 유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각각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미 어둠이 짙어졌다. 공원이 아니라 깊은 산으로 변했다. 춘식은 죽 둘러보다 20여 미터 떨어진 가로등과 벤치가 보이자 거기로 반바지를 끌고 갔다. 유석은 두리번거리다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 인적은 완전히 끊겼다. 무슨 소리가 나도 사람들은 모를 정도다. 가끔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아랫도리가 팽창한 유석은 한 손으로 연신 주무르며 앞선 미니스커트의 통통한 히프를 눈으로 즐겼다. 걸을 때마다 흔들거린 스커트가 좆을 더 꼴리게 만들었다.
혼자 아니 남자아이와 둘이 남은 봉구는 예쁘장한 용모의 앳된 얼굴을 보자 똥구멍을 파고 싶은 충동이 불쑥 일었다. 출옥 전 감방에서 자기 항문을 박은 감방장이 흥분으로 몸을 떨 때마다 정말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다. 여기서는 다들 그런다고 하지만 자신을 엎드려 눕혀 놓고 마치 여자를 범하듯 항문을 뚫고 들어올 때는 그 아픔도 아픔이거니와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다. 도망갈 곳도 없는 감방에서 고스란히 당해야 했다. 나중에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젊은 놈이 들어오면 자기 옆자리에 눕히고는 그놈의 항문에 좆을 박았지만.......
그 재미가 여자랑 할 때보다 더 좋았다. 특히 계집애처럼 예쁘장한 이런 아이를 보면 엉덩이를 까고 좆을 박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여자를 덮칠 때도 보지보다는 똥구멍이 더 좋았다. 빡빡한 느낌이 자신을 꽉 채운 듯 했다. 크림 따위를 적당히 바르면 더 좋지만 급할 때는 침이나 좃물을 발라 해결하곤 했다. 아프다고 지랄을 떤 기집년들이지만 주먹으로 배때기라도 몇 대 두드려 패면 죽는다고 뒹굴며 꼼짝 못 했다. 뱀 앞에 개구리처럼 궁둥이를 높이 들뿐이었다. 남자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간혹 너무 작은 똥구멍에 좆이 아프기도 했다. 쑤시다 아플 때는 칼로 조금 찢고 박은 적도 있었다. 생살이 찢겨진 고통은 당한 사람만이 안다. 봉구도 그 아픔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크림을 발라주는 손길이 그렇게 다정할 수 없었다. 오, 하느님.
봉구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갈 곳이 마땅히 없었다. 그나마 한 가닥, 주먹으로 동네 건달 틈에 끼여 싸움질이나 해댔다. 그것도 재수 없이 걸려 감방에 간 것이다. 피해자의 합의 따위는 돈이 없어 생각도 못한 봉구는 몸으로 때웠다. 거기서 숨겨진 본능이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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