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야설

깊고 푸른 날 - 14부

본문

3장 그녀의 갑작스런 방문.




퇴근을 해서 저녁을 먹고 나자 창가로 잔 물 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가을 비 였다.


빗 방울은 방울 져 내 창가를 때리다가 금방 굵어져 빗줄기로 변했다.


그때 내 방문이 스르르 소리 없이 열렸다.


나는 크게 놀랐다.


흠뻑 젖은 그녀가 내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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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로 나는 그녀와 한층 더 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무슨 말이든 그녀에게 당당히 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엘리베이터 의 문이 조용히 열리고 사무실에 들어가자 이미 자리에 있던 그녀가 슬쩍 내쪽을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팀장 님!!”




“안녕하세요.”




엥?




그녀는 무뚝뚝하게 반쯤 고개를 까닥이며 인사를 했을 뿐 기대했던 것과는 한참 동떨어진 반응을 보였다.


나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날씨가 참 좋죠?”




“그렇네요.”




여전히 사무적인 목소리.


나는 조금 약이 올랐다.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건 혼자만의 착각일까?




“팀장 님.”




그녀가 고개를 확 쳐들었다.


무서워 보이는 눈이 나를 향해 반짝 였다.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그녀가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일 이에요? 할 말이라도 있어요? 지금 바쁜 것 안보여요?”




다시 그녀의 기백에 기가 죽은 나였다.


그녀는 다시 일을 시작했고 나는 볼펜 만 손안에서 굴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또 태도가 변했어.”




마치 어제의 일을 지우개로 싹 지우기라도 한 느낌이었다.


다시 그녀라는 용지 안에는 아무것도 씌워 있지 않았다.


그렇게 흔적을 남기려 노력했는데..




야속하게도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의 흔적들을 깨끗이 지워놓고 있었다.




“현정 씨 안녕?”




“네.”




“좋은 아침이야. 현정 씨.”




“네.”




동료들이 속속 도착 하고 다시 하루의 일과 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가 지나칠 정도로 신경이 쓰였지만 반면 그녀는 내게 눈길 조차 주지 않으려 했다.




“뭐가 또 잘 못 된 거지?”




그렇다면 어제의 기억을 되살려 볼까?


그녀 쪽으로 한쪽 다리를 내밀었다.


오늘 나는 짙은 커피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체벌 때문에 붓고 멍이든 종아리를 가리기 위함이었다.


나는 이 스타킹을 보고 그녀가 어제의 기억을 떠올려 주기를 바랐다.


나와 그녀와 의 은밀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탁~!




“크아아악~!”




순간 눈물이 핑 돌고 머릿속이 쾅쾅 하고 울렸다.


붓고 멍든 종아리에서 지독한 통증이 일고 있었다.




“어? 왜 다리를 내밀고 있어. 그러니까 차이게 되잖아요?”




그녀는 내 다리를 뻥 차 놓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일부러 그런 것이 틀림없었다.




직장 동료들의 시선이 나에게 닿아왔다.


갑자기 소리를 질러 이상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너무 창피했다. 젠장~!






<15부에서 계속>




머리글은 글자 모양으로 구분을 해줘야 하는데 지원이 안되네요. 그래서 가는 선으로 본문 과 머리 글을 구분 해 놓았으니 착오 없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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