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야설

노려진 미육 - 1부 5장

본문

이제야 겨우 가슴에 막혔던 것이 내려갔네."




가와다가 따라주는 맥주를 받으면서 아케미가 통쾌해하며 말했다. 




"동생인 미츠코와 동시 관장이라니, 이 정도 혼내준 걸로 나도 흡족해?"




다시로도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아니, 지금부터가 더 재밌죠. 이제 곧 생리적 고통이 찾아올 테니."




가와다의 말에 다시로와 모리다가 테이블 위에 두 다리를 공중에 매달린 


채 번민하는 쿄오코와 미츠코 쪽으로 눈길을 주었다. 




"미츠코 쪽이 먼저 뻗을 것 같은데. 봐, 저렇게 엉덩이를 비비꼬며 참고 


있잖아."




다시로가 말했을 때 옥죄는 소리를 낸 것은 쿄오코 쪽이었다. 




"저어, 부탁이에요!"




"뭐야, 쿄오코 쪽이 먼저 항복할 건가?"




사내들이 일어나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미츠코는 더는 버티지 못해요. 부탁이에요, 끈을 풀어 화장실에 가게 해주세요."




쿄오코는 가와다와 다시로가 다가오자 허둥대는 시선을 보내며 애원했다. 






"미츠코 담당은 이시야마와 다케다야. 그 두 사람에게 부탁해서 엉덩이에 


변기를 대달라고 해."




다시로가 그렇게 말하자 쿄오코의 얼굴이 노여움으로 굳어졌다.




"지금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암, 그렇고말고. 쿄오코 언니의 뒤처리는 요시자와가 자청하고 나섰어. 


당수로 냅다 찬 보답으로 쿄오코 언니의 응아 뒤처리를 해드리겠다고 하던데."




다시로는 모리다와 함께 배를 흔들며 웃었다. 




쿄오코는 분노의 시선을 다시로에게 보냈지만, 이내 눈을 감고 분통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어때, 아가씨. 더 이상 참지 못하겠으면 이시야마와 다케다에게 부탁할까?"




"싫어! 그, 그런 짓, 죽어도 싫어요!"




미츠코는 검은 머리칼을 흔들면서 흐느꼈다. 




"부, 부탁이에요. 화장실에 가게 해줘요!"




흐느껴 울면서 미츠코가 애원했지만 안 되지, 하고 가와다가 비정한 말투로 


말했다. 




"변기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언제까지고 그곳에 그대로 있어. 말해두겠는데, 


테이블이나 바닥을 더럽히면 벌을 받을 줄 알아!"




가와다가 그렇게 말하고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로 돌아가자 기다려! 하고 


미츠코가 목메인 소리로 외쳤다. 




"언니, 안 되겠어. 나, 더 이상은 못 참겠어."




미츠코는 몸부림을 치면서 헐떡였다.




가와다가 그런 미츠코의 상기된 뺨을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아가씨. 더 이상 못 참겠으면 걱정 말고 다케다와 이시야마에게 부탁하라고. 


변기를 대주세요 하고 말야."




이제 미츠코에게는 견딜힘이 없었다. 




다케다와 이시야마가 그런 상태의 미츠코에게 변기를 대자, 가와다가 숨이 


끊어질 듯한 얼굴의 미츠코의 머리 아래로 손을 넣어 목을 약간 위로 들어올렸다. 






"아가씨의 예쁜 얼굴을 카메라에 담자고. 그렇게 하면 훨씬 값이 오를 거야. 


자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려."




더 이상 저항할 기력도 없는 미츠코는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향하였다. 그러한 


끔찍한 꼴을 당하고 있는 동생을 본 쿄오코는 두 눈을 꼭 감고 더는 미츠코 


쪽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와다와 여자들이 미츠코를 괴롭히는 


소리는 어쩔 수 없이 귀에 들어왔다. 




"뭘 하고 있는 거야, 아가씨, 자 힘을 내서, 새침을 떨어."




마지막 기력을 짜내어 생리 현상을 견디고 있는 미츠코의 신음 소리. 하지만 


마침내 최후가 온 것이다. 미츠코는 단말마의 비통한 소리를 질렀다. 뱃속에서 


글리세린 용액이 부글부글 미쳐 날뛰고 있었다. 




돌연, 와아 하는 여자들의 요염한 소리와 야쿠자들의 폭소가 옆에서 소용돌이쳐 


올라왔다.








여자들의 함성과 야쿠자들의 폭소로 지하실 안에는 후끈 하는 열기가 가득 


찼다. 




"정말 건강한 빛깔이네."




"어때, 아가씨 후련하지."




"좀더 싸도 괜찮아. 변기가 크니까."




여자들이 맹렬하게 미츠코를 놀려대었다. 




긴코는 히죽거리며 빨개진 얼굴을 어깨에 비벼대며 흐느끼고 있는 미츠코의 


양 볼에 손을 대어 정면으로 고정시켰다. 




"후후후, 아가씨, 얼굴을 똑똑히 보여줘."




굳게 눈을 감은 미츠코의 약간 벌어진 입으로 혀가 들여다보였다. 




"멋졌어. 전부 촬영했으니까, 필름이 완성되는 대로 네게도 보여줄게."




긴코는 그렇게 말하고 다케다와 이시야마에게 뒤처리를 하도록 일렀다. 까까머리의 


두 불량소년은 눈부신 거라도 보는 양 미츠코의 망측스런 자태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다가, 긴코가 쿡쿡 찌르자 퍼뜩 제정신으로 돌아와 변기를 테이블 아래에 


내려놓고 두꺼운 헝겊을 꺼냈다.




소년이 미츠코의 뒤처리를 하려고 하자 아케미가, 잠깐 기다려! 하고 끼여들었다. 






"이제부터 이 아가씨에게 예의범절도 가르쳐야 해. 아가씨, 잠자코 남자에게 


뒤처리를 맡기는 건 버릇없는 태도야.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 않으면 안 돼. 


하나에서 열까지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하는 정도의 말은 해야 하잖을까? 


그리고 뒤처리를 해주고 나면, 고마워요, 하고 말하고 보답으로 키스를 해주도록 


해."




여자들이 다시 왁자하니 웃었다. 




"자, 어서 말해!"




아케미가 호되게 꾸짖자 미츠코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




"하, 하나부터 열까지, 폐, 폐를 끼쳐서…… 죄,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흑흑 흐느꼈다. 




아케미의 눈짓을 받은 다케다와 이 시야마는 신나게 뒤처리를 시작했다. 






"아아!"




미츠코가 온몸을 경직시켰다. 




"자, 끝났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 아가씨?"




아케미가 미츠코의 젖무덤을 찰싹찰싹 때리며 말했다.




"가, 감사, 합, 합니다……."




"다음은 보답의 키스를 해야지."




"엇, 그것은 내가 받지. 이 아가씨에게 받을 게 있으니까."




가와다가 미츠코의 얼굴을 누르고 있는 긴코를 대신해서 미츠코의 상기된 


아름다운 얼굴을 양손에 끼우듯이 잡았다. 




가와다는 아까 미츠코의 입술을 빨려다가 입술을 깨물렸었다. 그 벌충을 


지금 하려고 미츠코의 얼굴 위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미츠코의 옆 테이블 위에서 아랫배를 찌르는 고통과 싸우고 있는 쿄오코가 


그것을 알아채고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도둑놈! 악마! 동생까지, 어떻게 동생까지!…… 아아!"




"시끄러워!"




긴코가 큰 소리를 지르며 쿄오코의 뺨을 후려쳤다. 




"미츠코 일은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것보다 동생에게 지지 않도록 


야무지게 배설이나 하라고."




여자들이 호들갑스럽게 웃어댔다.




미츠코 쪽은 혹독한 고문에 그저 멍하게 저항할 기력도 없이 추잡스럽게 


내밀어오는 가와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말았다. 




"아직, 어린애군. 좀더 편안한 기분으로 키스를 하는 거야."




아케미가 가와다에게 입술을 빼앗긴 미츠코가 일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자 


옆에서 그렇게 말했다. 




"키스라는 건 말야, 혀를 상대의 입안에 넣어 잘 빨게 하고, 자기도 상대의 


혀를 정성껏 빨아주는 거야. 알았어, 아가씨?"




이어 긴코가 그렇게 말하고 집요한 가와다의 키스를 받고 있는 미츠코의 


커다란 백도 같은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이 아가씨, 상당히 소질이 있어. 철저히 훈련시키면 훌륭한 상품이 되겠는걸."




가와다는 만족스러운 듯 그렇게 말하고 새삼스럽게 찬찬히 미츠코의 떨어진 


꽃송이 같은 자태를 바라보았다. 




"그럼, 아가씨. 언니의 배설이 끝나면 테이블에서 내려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아케미는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 쪽으로 잔인한 시선을 돌렸다.




"우웃―! 아아―! 윽, 아아―!"




쿄오코는 통렬하게 밀려오는 생리적 고통을 이를 악물고 견디고 있었다. 


쿄오코에게 관장을 한 요시자와가 혀를 차며 몸부림치고 있는 쿄오코에게 욕설을 


퍼부어 댔다. 




"질긴 년이야. 네게 혼쭐난 우리들이 친절하게도 배설 시중까지 해주겠다고 


하잖아. 언제까지 끌 셈이야."




뭐, 기다리자고, 하며 에츠코가 말을 이었다. 




"참고 견뎌 시간을 끌면 끌수록, 많이 나오잖겠어? 이 쿄오코 언니, 그걸 


잘 알고 있으니까, 어차피 배설하려면 실컷 많이 싸서 모두에게 보여주겠다는 


심산인 거야."




과연! 하고 요시자와와 가와다는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요시자와는 웃으면서 쿄오코의 번민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후후후, 쿄오코 언니 얼마든지 기다려주지. 참으면 참을수록 관장한 보람은 


있는 셈이지. 단,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야마자키 애송이 탐정에게 보낼 


테니까 될 수 있으면 단단한 놈으로 부탁해."




아아! 쿄오코는 하얀 목덜미를 크게 뒤로 젖히고 싫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참는다고 해도 그들이 가만 놔둘 리 없다. 하지만 그런 몰골을 증오하고도 


남을 요시자와와 가와다 일당에게 목격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분통함과 수치스러움. 


게다가 악마들은 쿄오코의 배설물을 야마자키에게 보내겠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쿄오코는 극도의 굴욕에 허덕였다.




"알았어? 네 배설 담당은 요시자와 오라버니야. 싸고 싶을 때는 요시자와 


오라버니에게 부탁해서 힘껏 배설하는 거야."




가와다가 쿄오코의 열기를 띠고 있는 뺨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웃었다. 


쿄오코는 치밀어 올라오는 듯한 아랫배의 통증을 숨을 멎고 견뎠다. 




"흥, 쿄오코 언니. 그런 꼴을 하고도, 우리한테 욕을 하다니, 짐승이란 우리를 


지칭하는 거야?"




요시자와가 씩 웃더니 말을 이었다.




"그 짐승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뼈에 사무치게 해주지. 한데 약이 많이 


오르겠어. 미운 짐승에게 관장을 당하고, 싫어도 배설해야만하니……."




"……죽어도, 죽어도, 그, 그 그런 짓을…… 우웃!…… 할 것 같아!……."




쿄오코는 이를 갈면서 신음처럼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쪽도 생각이 있지."




요시자와는 소리 없이 웃으면서 가와다 쪽을 바라보았다.




"가와다 형님, 아무래도 이 언니 30cc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30cc를 한 


번 더 넣도록 할까?"




가와다는 히죽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쿄오코는 그것을 보자 일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미 한계에 도달하여 최후의 기력만으로 버티고 있는 몸에 


악마들은 다시 30cc의 비눗물을 더 넣으려 하고 있다.




"……기다려, 기다려, 부탁이에요. 더, 더 이 이상……."




쿄오코는 이성을 잃고 몸부림쳤다. 




요시자와는 에츠코로부터 관장기를 받아 쥐고 코웃음을 치면서 다가갔다. 






"뭐라는 거야. 아무렇게든 좋을 대로하라고 떠들어대더니 이제 와서 우는소릴 


하다니. 당수 2단의 용감무쌍한 아가씨가 의외인걸."




긴코가 즐거운 얼굴로 쿄오코를 바라보고 말했다. 




"후후후, 몇 번이고 말했지만 네 몸에서 나오는 것은 야마자키에게 보낼 


테니까 사랑하는 야마자키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시원하게 배설하는 거야. 


알았지?"




마침내 쿄오코는 증오스런 남자 요시자와에게 두 번째 관장을 받았다. 도합 


60cc가 주입된 쿄오코는 온몸에 비지땀을 홀리며 참았지만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었다.




"……부, 부탁…… 아아……!"




"헷헤헤, 벌써 못 참겠어?"




쿄오코는 미간을 찡그리고 애처롭게 끄덕였다.




요시자와가 변기를 대려고 하자 긴코가 손을 내밀어 그것을 제지시켰다.




"분명하게 자기 입으로 말해야지. 애가 아니잖아?"




이어 쿄오코의 거칠게 헐떡이는 얼굴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말했다. 




"요시자와 오라버니에게 건방진 소리 지껄인 것을 사과하고, 변기 사용을 


부탁해 봐."




뒤를 이어 아케미가 말했다.




"동생 좀 보라고. 얼마나 얌전해. 동생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쿄오코는 이제 한계를 지나 뱃속을 송곳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체면이고 


뭐고 없는 막다른 궁지에 몰린 심정이었다. 




"……요시자와 씨…… 이, 이제 다시, 건방진…… 소리하지 않을 테니…… 


앗! 우우!……."




쿄오코는 눈을 치켜 뜨고 이를 갈며 몰려오는 고통과 싸우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부탁이에요, 제발 변기를…… 변기를…… 사용하게 해줘요!……."




요시자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변기를 들었다. 




"잠시 기다려. 카메라를 가까이 댈 테니까."




카메라가 쑥 다가왔다. 쿄오코는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지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생리 욕구만이 앞서 눈에 핏발이 서는 기분이었다. 




"……빨리, 어서. 아아!……."




요시자와가 변기를 갖다 대는 것과 거의 동시에 쿄오코의 배설이 시작되었다.








"자, 들어가."




여자들은 시즈코 부인이 갇혀 있는 옆 감옥에 쿄오코와 미츠코를 밀어 넣었다. 


네 평 정도의 감옥 안에는 모리다파의 사내들이 박아놓은 두 개의 통나무가 


서 있었다. 그 통나무에 쿄오코와 미츠코는 각각 마주보게 선 채로 묶였다.




"내일부터는 언니나 동생이나 각각 다른 곳에서 묘기 훈련을 받을 테니까 


오늘밤에 묵은 회포나 충분히 풀어놓으라고."




아케미는 통나무를 등지고 묶인 두 미녀를 흐뭇하게 견주어보며 말하였다. 






"후후후 두 사람 모두 어쩐지 기운이 없는 것 같아?"




긴코는 쿄오코와 미츠코의 옆으로 숙이고 있는 얼굴을 들여다보며 웃었다. 


그곳에 에츠코가 어때 어울리죠? 하고 미츠코의 세라복을 입고 들어왔다.




"어때, 유기리 여고생 같이 보이지?"




"웃기지 마. 그곳은 미인만 다니는 유명한 학교야. 그런 돼지 같은 여학생이 


있을 리 있겠어?"




긴코와 아케미가 소리내어 자지러지게 웃었다. 




에츠코는, 흥! 하고 입을 뽀로통하게 내밀고 웃음거리가 된 울분을 작게 


흐느끼고 있는 미츠코에게 돌렸다. 




"네 이 세라복하고 속옷은 내가 갖기로 했으니까 안심하고 훌륭한 누드 스타가 


되도록 해. 너 같은 미인은 누드로 있는 것이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미츠코는 에츠코의 그런 잔인한 말에 비칠 듯한 하얀 몸을 가늘게 떨며 흐느꼈다. 






"하지만, 유기리 여고의 첫째가는 미인이 알몸이라니, 조금은 안쓰럽군."




에츠코는 세라복을 받은 답례를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미츠코의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응, 아가씨. 훈도시 좋아? 아니면 버터플라이(스트리퍼의 앞가리게)로 할래?"




미츠코는 풀썩 고개를 떨구고 한층 격하게 흐느꼈다. 




"처음엔 버터플라이가 좋아. 그리고 나서 색깔 있는 훈도시, 그 다음에 사타구니 


포박이라고. 한 걸음 한 걸음 단계를 밟아 가는 식으로 길들이는 거야."




긴코의 말에 아케미가 즉각 반응했다. 




"이 아가씨에게 딱 맞는 버터플라이가 있어 어때, 이거?"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오렌지색의 하트 모양을 한 작은 버터플라이를 꺼냈다. 


하얀 토끼털로 가장자리를 장식했는데 비칠 정도로 엷은 나일론 버터플라이였다.




"봐, 멋있잖아? 분명, 잘 어울릴 거야."




긴코가 웃으면서, 어서 둘러주라고 아케미에게 일렀다. 




"후후, 아가씨, 버터플라이가 뭔지 학교에선 배우지 못했을 거야. 여학생 


신분에 버터플라이를 입을 수 있다니, 넌 정말 행운아야."




주절주절 아케미가 떠들면서 에츠코와 둘이서 그것을 미츠코에게 입히려고 


했다. 미츠코는 빨개진 얼굴을 흔들어대며 몸을 경직시켰다. 




"안 돼. 그렇게 다리에 힘을 주면 어떡해?"




두 사람의 불량 소녀는 키득거리며 미츠코의 허리에 그것을 강제로 둘렀다. 






"어머나, 딱 맞네. 우와 아주 귀여워."




하트 모양의 작은 버터플라이를 입고 목이 메어 있는 미츠코를 에워싼 여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어때, 아가씨. 처음 버터플라이를 입어본 기분은? 하루라도 빨리 무대에 


서고 싶겠지?"




긴코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쿄오코 언니 쪽은 어떡하지?"




미츠코의 세라복을 입고 있는 에츠코는 그 주변을 빙글빙글 춤추듯이 하여 


쿄오코 곁으로 다가와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고 있는 쿄오코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쿄오코 쪽은 그대로 놔둬. 내일 아침, 사장님과 두목이 면도해 주기로 되어 


있어. 그러니까 오늘밤은 동생에게 잘 보이게 놔두자고."




아케미가 추잉검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여자들은 그러고서도 한참 동안이나 두 자매를 괴롭히다가 가까스로 감옥 


창살문 밖으로 나갔다. 




"언니!"




사방이 조용해지자 미츠코는 울어서 부은 눈으로 언니 쿄오코를 바라보며 


불렀다. 쿄오코도 눈물로 흐릿한 눈을 들어 미츠코를 바라보았다. 서로 코앞 


거리에 있는 자매였지만 비통하게도 서로 다가갈 수조차도 없었다. 두 사람은 


그저 흐느낄 뿐 할말도 잊었다. 




"미츠코, 용서해. 내가, 내가 바보였어."




쿄오코가 어깨를 떨며 동생에게 말했다. 




"언니, 도대체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미츠코는 흐느끼면서 쿄오코를 바라보았다. 




"미츠코, 희망을 버리면 안 돼. 분명, 누군가 우리를 구해줄 거야. 네 몸만은 


언니가 죽어도 지켜줄 거야. 그러니까 져서는 안 돼. 살아남는 거야."




쿄오코는 필사적인 마음을 담아 동생에게 말했다. 








이층 거실에서 다시로와 모리다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나며 가와다가 들어왔다. 




"어젯밤엔 유쾌하셨죠, 사장님."




가와다가 붙임성 있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로가 내민 담배를 입으로 가져갔다. 


거기에 불을 붙여주면서 다시로가 말했다. 




"슬슬 본격적으로 부인을 훈련시켜야겠는데, 빈틈없이 준비해주게 언제까지 


놀고 있을수만은 없잖아."




"네. 오늘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겁니다. 그 일 때문에 아사쿠사의 


오니겐을 코치로 불러 두었습니다."




오니겐의 본명은 오니무라겐이치로 방석 쇼에 나가는 여자들의 조교사로 


한마디로 화전 차라는 것을 고안해 낸 사내다. 그는 사창가에서 뼈가 굵은 


여자들이 독사처럼 두려워하는 존재이다. 




"저, 실례합니다……."




그때 검은 안경을 쓴 마흔 둘 셋 정도의 사내가 가와다의 뒤에서 우물쭈물 


들어와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인사했다. 




"아, 자네가 그 유명한 아사쿠사의 오니겐 씨인가?"




모리다가 술잔을 오니겐에게 건네주고 술을 따라주었다. 오니겐은 술잔을 


떠받들 듯하여 징그럽게 입을 내밀고 마셨다. 




"네, 오니무라라고 합니다. 여기 있는 가와다 씨와는 오랜 친구 사이죠. 


아주 좋은 물건이 들어왔다고 철저하게 훈련해달라는 통지가 있어서……."




"그래 수고하시겠군.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주면 보답은 톡톡히 함세."




모리다는 오니겐이 따른 술을 한 입에 털어 넣고 말했다. 




"그런데 여자들은 갈보 출신들입니까?"




오니겐이 그렇게 말하자 다시로도 모리다도 웃음을 터뜨렸다. 




"이봐, 농담 말아. 여자들은 여염집 여자야. 가장 나이가 든 시즈코라는 


여자는 도야마 재벌의 귀부인이라고. 게다가 영화배우 야마모토 후지코 만큼이나 


미인이지."




모리다의 말을 듣고 오니겐은 눈을 깜박였다. 




"어쨌든 일단 상품을 오니겐 씨에게 보여 드려야지.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를 


이리로 데리고 오지 않겠나? 가와다."




모리다가 말했다. 




오니겐이 다시로와 모리다가 따라주는 잔을 받고 굽실굽실 대고 있는데, 


조금 지나 웅성웅성한 얘기 소리가 복도 쪽에서 나더니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긴코의 목소리. 문이 열리고 완전 알몸에 포박이 지워진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가 


여자들에게 이끌려 들어왔다. 




"상당히 걷기 힘들어하기에, 사타구니 포박은 벗겨줬습니다."




긴코가 시즈코 부인의 엉덩이를 발로 밀며 방으로 들어왔다. 쿄오코도 마찬가지로 


엉덩이를 떠밀려 시즈코 부인의 뒤를 따랐다. 




유연한 우윳빛 알몸을 기역자로 숙이고 끌려온 시즈코 부인은 도코노마의 


왼쪽 기둥을 등진 형태로 묶였고 쿄오코는 오른쪽의 기둥에 묶였다. 두 미녀는 


몸도 마음도 완전 지쳐 고개를 푹 떨구고 양 허벅지를 단단히 모으고 있었다. 


오니겐은 아연하여 침을 삼키며 도코노마에 묶인 미녀를 주시하였다. 




"어때, 오니겐 씨. 괜찮은 물건 같지 않아?"




가와다가 오니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니겐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미인들을 제게 훈련시키라는 겁니까? 말씀드려 두겠습니다만 제가 


이제까지 다룬 여자들은 모두 양갈보 이하의 여자들이었습죠. 이런 눈부신 


미인이라면 손이 얼어붙어 버리겠는걸요."




그러자 가와다가 하하 웃으면서 양갈보보다 거칠게 다뤄도 상관없으니까 


하루빨리 쇼에 나갈 수 있도록 피치를 올리라고 말했다. 




"그럼 내 식의 거친 방법으로 해도 상관없다는 말씀이죠?"




"물론이고 말고. 이 두 사람도 그만한 각오쯤은 충분히 되어 있을 거야. 


어때, 그렇지?"




가와다가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의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시즈코부인도 


쿄오코도 그 순간 눈썹을 치켜 뜨고 가와다를 쏘아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숙여버렸다. 






가와다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오니겐에게 한마디하라고 했다. 그러자 오니겐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두 미녀 앞에 섰다. 




"나는 조교사로서, 사장님과 두목님께서 믿고 맡기셔서 이곳에 왔다. 너희들의 


신분은 나와는 관계없어. 적당이란 없어, 호되게 닦달할 테니까 그럴 각오로 


임해줘야 해. 그저 겉모양만으로 쇼 스타가 될 순 없어. 마음도 몸도 철저하게 


쇼의 스타가 되어야 하는 거야. 나는 그렇게 너희들을 훈련시킬 것이다."




오니겐은 다시로와 모리다 쪽을 바라보고 이어서 말했다. 




"나으리 정말 훌륭한 여자를 손에 넣으셨습니다. 얼굴은 영화배우 수준이고, 


몸은 일류 스트리퍼 같군요. 이런 부인을 훈련시키게 되다니 정말 꿈꾸는 기분입니다."




오니겐이 그렇게 말하자 다시로도 모리다도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미인들을 상품으로 만들기까지는 꽤 공이 많이 들어갈 거야. 그런데 


어떤 식으로 이 미인들을 훈련할 셈인가. 따로따로 재주를 훈련시키기보다 


이 두 사람을 콤비로 뭔가 재미있는 일을 시키면 좋겠는데……."




모리다가 그렇게 말하자, 오니겐이 히죽거리며 날름 말을 받았다. 




"물론입니다. 계란과 바나나 따위의 소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르치겠지만, 


결국은 이 두 사람을 콤비로, 아니 부부로 만들어서……."




오니겐이 흥이 나서 설명을 시작하자 다시로와 모리다는 얼굴 한가득 주름투성이를 


만들며 웃었다. 여자들도 깔깔대며 큰 소리로 웃어댔다. 기둥을 등지고 서 


있는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는 마귀나 짐승과 다를 바 없는 가와다 일당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듯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가와다가 입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후후후, 뭐 지금부터 그렇게 흥분할 거 없어. 연습은 오늘밤부터야. 몇 


가지 준비할게 있어서 말이야."




가와다는 여자들에게 명령하여 부인과 쿄오코의 발목에 끈을 둘러 단단히 


기둥에 고정시키도록 하였다. 그것을 보고 오니겐은 주머니에서 작은 줄자를 


꺼내 먼저 쿄오코 쪽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할 셈인지 쿄오코는 


공포에 질린 눈을 크게 떴다. 옆에서 가와다가 쿄오코에게 말했다. 




"뭐 그리 놀랄 것 없어. 지금 말한 대로, 부부 놀이를 하려면 여장부인 씩씩한 


아가씨 쪽이 남편 역을 맡아야겠지. 하지만 그대로는 모양새가 안 나서 말이야. 


오니겐 씨가 오늘밤 훈련에 맞춰서 소도구를 만들어주시려는 거야. 그러기 


위해 사이즈를 재는 거지."




가와다가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 오니겐은 쿄오코의 발치에 몸을 굽혔다. 






"무, 무슨 짓이야!"




쿄오코의 온몸이 뻣뻣해졌다. 




"둑 높이와 질 입구 사이즈 등을 조사하려는 거야."




오니겐은 그렇게 말하고 쿄오코의 얇은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음모를 쓸어 


올려 사이즈를 재고 수첩에 메모하면서 일어섰다. 




"부인 쪽 사이즈도 필요하겠지?"




오니겐이 줄자를 들고 고양이 등을 한 몸을 옮겨오자 시즈코 부인은 눈초리가 


째진 예쁜 눈에 눈물을 머금고 싫다는 듯이 도리질을 했다. 간신히 오니겐이 


재기를 마치고 메모한 수첩을 가와다에게 보이자 가와다는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오늘밤까지 두 사람에게 딱 맞는 소도구를 만들어주지. 기대하라고."




시즈코 부인과 쿄오코는 더 이상 얼굴을 들지 못하고 흑흑 흐느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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