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과 꿀은 똑같다 - 2부
본문
주인님이 쓰다듬던 발을 거두시고 일어나신다.
"나 이제 출근할거니까 퇴근해서 돌아오기전에 집안
청소랑 장봐두고 저녁 준비해놓도록해."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나는 흔히들 말하는 전업주부이다.
사회일은 주인님께서 하시고 나는 집에서 가사활동을
하고있다. 이렇게 살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1년이 다됐다
처음에는 이 생활이 불편하고 익숙지못해 어려웠지만
지금에와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느껴지고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다.
철컹.. 주인님이 문을 닫고 나가시고 나는 곧바로
주인님이 시키셨던 일들을 하기위해 일어섰다.
평소에는 기어서 다녀야만하지만 집안일을 할 때에는
서서 걸어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주인님께서는 나를 노예보다 더 아래인 도구와 같은
생각을 하시고 나에게도 나를 도구와 같이 취급하고
대할것이라 하셨기에 별다른 위화감은 없다.
집안청소부터 시작해서 청소를 다하게되면 마트를 가
주인님의 식사를 만들 재료들을 사고나면 어느덧 시간이
5시가 넘어버린다. 주인님은 7시면 돌아오시기 때문에
서둘러 저녁준비를 시작해서 주인님이 돌아오시기 전까지
저녁을 식탁에 전부 준비해놓는다.
탈칵.. 쿵..
주인님이 돌아오셨다.
서둘러 현관으로 서둘러 기어나가 주인님을 맞이한다.
"주인님 오셨습니까."
"따라와서 스타킹부터 벗기고 안마부터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쇼파로 가시는 주인님 뒤를 엉금엉금 기어서 따라간후
주인님이 앉으시면 바로 조심스럽게 스타킹을 벗겨드린다
"다 벗겼으면 대야에 따뜻한 물 받아오도록."
"네, 주인님."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반정도 받아와 주인님의 발을 정성껏
씻겨드린다.
"으음~ 역시 시원해. 조금만 더 주물러봐. 오늘은 거래
때문에 돌아다닐 일이 좀 있어서 피곤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위에서 나를 주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발을
다 씻겨드린 후에 쳐다보자 주인님이 나에게 물어온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투로..
"이렇게 된것에 대해서 후회하지는않아?"
"...."
"나의 노예가 된것에 대해서, 앞으로 평생 이런 취급을
받으며 나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갈텐데 말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가 주인님께 봉사하는 것은 당연
한 일입니다. 주인님은 저를 키워주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는해도 우리의 본래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치의
미련도 없는거야?"
"....없다고 확답은 못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제 마음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일단은 알았어. 밥먹으러 갈테니까 이
대야에 있는 물 다 마시거든 오도록해."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애매모호한 대답을 하신후 식사하시러 가시는 주인님..
1년이 지난 오늘. 처음으로 나에게 물어보셨다.
후회하지 않느냐고.... 미련이 남아있지 않느냐고....
나는 과연 어떤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싫지만은않고, 주인님도 좋아하시
는 것 같기에 지금은 더이상의 고민은 하지않기로했다.
주인님의 발을 씻겨드린 물을 꿀꺽꿀꺽 마신후에 식탁으
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곳에서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식사를 하고 계시는 주인
님의 모습이 있었다.
나는 당연하게 주인님의 발바닥 아래로 기어들어가 식사
를 하시는 동안 주인님의 발바닥을 핥아나갔다.
꽃다발이 뒤로 날아가고, 축하의 박수와 질투의 외침소리
그 모든것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차에 올라타 떠나간다.
보통이라면 이후의 도착지는 공항일테지만, 우리의 경우
는 다르다. 우리의 새로운 생활의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는거지?"
"응. 후회하지않아. 평생동안 열심히 노력할게."
"그래? 알았어, 이제부터 시작이야. 남들과는 평범하게
지내겠지만 우리 둘의 관계는 확실히 머리에 새겨두도록
하는게 좋을거야."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래, 잘 알고있는 것 같네. 이리와서 구두 벗기고 천천
히 음미하며 핥아보도록해봐."
"네, 주인님."
엉금엉금 기어가 주인님의 새하얀 구두를 벗겨드린 후에
스타킹에 감싸인 아름다운 발을 천천히 음미하며 핥아나
간다. 은은한 향기와 짭짜르한 맛이 전해진다.
나는 이렇게 노예보다 더 천한 도구가 되었다.
주인님과의 오래간만의 외출이다.
바로 옆의 강변을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간다.
시원한 바람이 불며 강의 냄새를 풍겨온다. 나의 손은 주인님의
손에 꽉 붙들려있다. 손을 잡은건지 그렇지 않은건지 잘 모를
자세라고 해야할 것만 같은..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주인님과 같이 밖을 나오는 경우는 정말 없다고해도 될
정도로 드문 일이다.
왜냐하면 앞에서 몇번이나 말했듯 나는 주인님의 한가지 도구로써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때? 시원하지. 오랜만의 외출인데 좀 더 주위도 쳐다보고그래.
계속해서 땅만 응시하면서 걷지말고."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잘 생각해보면 이렇게 같이 외출을 하지않은지도 정말 옛날 일
같구나. 얼마만의 외출인지 너는 기억하니?"
"죄송합니다, 주인님.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지않습니다."
"죄송할 필요없어. 그토록 오래됐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네가 내게
그만큼 열심히 봉사하려고 했다는 뜻이기도하겠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주인님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커다란 칭찬인 것만 같아, 황송하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현실은 오늘과 어제와 앞으로를 생각하면 당연히 알 수 있듯
나는 그저 도구일 뿐이다.
예전에는 이 상황이 가끔은 수치스럽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이 생활이
이 역할이 나의 존재의의가 당연하게 느껴진다.
한참을 그렇게 주인님과 단둘이서 산책을 했다.
다리가 슬슬 지쳐갈 무렵, 주인님이 말씀하신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편의점이 하나 보일거야. 가서 음료수 하나만
사오도록해. 이온음료로 사와야해.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주인님 말씀대로 앞으로 얼마가지않아 편의점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이온음료를 하나 계산하고 주인님이 쉬고 계신 곳으로 갔다.
"여기 음료수 사왔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은 내가 건낸 음료수를 반쯤 마시더니 입을 오물오물 돌리시며
침을 모은 후 음료수에 뱉으시기 시작했다.
한번.. 두번.. 세번.. 그렇게 딱 침을 열번 뱉으시고 난 후 나를 보시며
"여기 이거 마시도록해. 특별한 음료수니까 한방울도 남기지말고 제
대로 다 마시도록해."
"네, 정말 감사합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세상에 하나뿐인 음료수를 감사히 두손으로 공손하게
받아들고 단 한방울도 남기지않으려 애쓰며 꿀꺽꿀꺽 마셔나갔다.
너무나도 달콤하고 너무나도 황홀한 맛이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슬슬 다리도 아파오고 지쳤어."
"네, 주인님."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바로 옷을 전부 다 탈의한 후 걸어다니지않고
바로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바라보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는 주인님.
주인님이 기뻐하시니 나도 절로 기분이 좋아져 주인님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고개를 숙이고 살짝.. 아주 살짝 웃음을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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