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골 저택의 황태자(수정본) - 2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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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골 저택의 황태자 20부.
선경이 이곳에 온지도 3일이 지났다. 미나는 선경에게 마음에 드는 방을 쓰라고 했다. 주인이 정해 진 4개의 방을 제외하고 아무 방이나 선택해도 된다고 했다. 미나의 안내로 복도에 있는 수영장과 연결된 복도 입구에 있는 방들은 음악실, 미술실, 체육관, 헬스장, 검도장 등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시설들로 채워져 있었고, 복도 안쪽에는 침실과 넓은 거실로 이루어진 방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선경은 그중에서 체육관과 가까운 아담한 크기의 방을 선택했다. 작은 침대, 화장대 간단한 집기가 전부인 방인다.
한번은 미나가 한쪽에 있는 드레스 룸으로 안내했다. 방에는 수많은 옷이 걸려있었다. 각 나라의 민속의상에서부터 사극에서나 봄직한 한복들, 그리고 현재 활동 중인 유명한 디자인한 옷까지 수만 벌의 옷이 있었다. 미나는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으라고 했다. 그리고 옆방에 가면 속옷에서부터 다양한 옷들이 있느니 찾아보라는 것이다. 식사는 대부분은 지나가 만들었다. 지나의 음식솜씨는 대단해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처럼 너무나 맛있었다.
선경은 타이트한 체육복을 입고 체육관에서 무용을 하고 있었다. 처음 3일간은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고 방에만 있었으나, 가슴이 답답하고 터져버릴 것 같아 체육관에 온 것이다. 무용을 할 때, 만큼은 잡념이 사라진다. 음악에 몸을 맞기고 정제된 동작 속에 열심히 무용에 취하다보면 온몸의 불순물이 땀으로 빠지며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은은한 음악 속에 미친 듯이 무용에 취해 있는데.......체육관으로 미나가 들어왔다. 미나는 아름다운 선경의 춤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부드럽고, 때로는 역동적인 선경의 춤은 보는 이가 강탄할 정도로 아름답다. 음악이 끝나고 선경의 동작도 멈추었다. 선경은 급한 숨을 몰아쉬며 체육관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 아름다운 춤이군요. 무용과 출신이라고 하더니 정말 장난 아니네.”
선경도 미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애써 미나를 외면하고 춤에 취해 있었다. 그런데 춤이 끝나자 미나가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이다. 고개를 들어 보니 미나는 얇은 분홍색 원피스를 걸치고 입구에 서있었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미나를 보니 꼭 초등학생을 보는 것처럼 귀엽게 느껴진다. 선경의 느낌에, 4명의 여자들은 각자의 생활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서로의 영역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상대방을 터치하지 않고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는 것 같았다. 선경은 지난 3일 동안 방에만 있었다. 다른 여자들도 선경의 방을 찾아오지 않았다. 같이 있는 식사 시간에도 선경은 말이 없었으며, 다른 여자들도 선경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미나가 자신에게 말을 건 것이다. 선경은 미나가 귀여운 여동생 같았다.
“넌 누구니. 이곳에 있는 걸 보면 너도 납치당한 것 같은데........태자씨........아니 태자........정말 나쁜 놈이네..........이렇게 어린애까지 납치하니........”
선경의 말에 미나는 피식 웃고는 선경의 곁으로 와서 자리에 앉는다.
“주인님에 대한 불신(不信)이 많구나.”
“불신! 무슨 불신........그냥 나쁜 놈이지.”
“왜 그렇게 생각해?”
“봐. 너처럼 어린아이까지 납치해서 성적 노리개로 만들었잖아........생각할 가치도 없어”
“호호호.......어리게 봐주니 기분 나쁘지는 않네. 그런데 잘못알고 있는 것이 있어. 난 납치당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럼”
“난 이곳에서 태어났어. 그리고 한 번도 밖에 나가 본적도 없어. 그런데 어떻게 납치당하니”
“뭐야! 어떻게.........이곳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다면........혹시 태자와 가족”
“아니. 주인님 가족은 아냐. 이곳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또 저택은 이 건물만 있는 건 아냐. 건물 밖에 마을이 있어.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니고 작은 마을인데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아. 난 그 마을에서 태어났어.”
“그럼 그 마을에서 납치당한 거야”
“바보. 그 마을은 가문의 가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야. 주인님의 명령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가신들인데 납치를 왜 하니.”
“그럼 어떻게 된 거야”
“난 어려서부터 주인님의 여자였어. 주인님 가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가신들 자식 중에 아름답고 총명한 여자와 결혼시켜. 난 그렇게 선택되어 주인님 나이 5살 때, 주인님과 결혼했어. 그 후로 이 저택에서만 생활하고 있지”
“그럼 네가 태자의 부인이란 말이야.”
“넌 밖에서 왔지. 여긴 여기만의 법이 있어. 이곳에서 주인님은 신이야. 신과 결혼하는 여자 봤어. 난 그냥 주인님의 많은 여자 중 첫 번째 여자일 뿐이야.”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런 일이........”
“여기 사람들을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잣대로 보면 안 돼. 여긴 여기만의 상식과 법이 있다고 했지. 물론 밖에 사는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기 힘들겠지. 하지만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모두 그게 법인 줄 알아”
“말도 안 돼. 이긴 엄연한 대한민국이야. 나라의 법도 있는데 어떻게......”
“바보야. 여긴 강씨가문의 영지야. 이곳에선 국법도 필요 없어. 강씨가문의 법이 우선이지.”
“좋아. 그럼 이곳사람들이야 그렇다고 쳐. 그런데 왜 외부사람까지 끌어들이는 거야. 너희들끼리 잘 먹고 잘살면 되지 말이야”
“그건 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곳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야. 이곳을 왜 양기의 저택이라고 하는 줄 알아. 전국에서 가장 양기가 강한 곳이 이곳이야. 이곳 남자들이 거물이 많고 정력이 강한 이유가 강한 양기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고 자라서 그래. 또한 남자들이 마초기질이 다분한 이유도 그 이유 때문이고..........근데 그게 문제였어. 양기가 강하다보니 이곳에서 태어나는 대부분의 아이가 남자라는 거야. 3명중 한명 꼴로 여자가 태어나니 여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야.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궁리도 해보고 시행도 해보았지만.......근본적으로 여자가 부족하다보니 외부에서 여자를 납치해 방법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어. 처음에는 밖의 사람 눈치도 있고 해서 많은 여자를 납치하지 못했어. 그래서 여자 한명을 여러 남자가 같이 소유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여자를 남자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만드는 거야.”
“잠깐만........그럼 나도 그럼 그렇게 되는 거야.”
“그건 아니야. 이곳에 잡혀 온 대부분의 여자가 그렇게 되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어. 주인님의 여자는 아무도 건들이지 못해. 주인님만의 여자지. 사실 나도 주인님의 여자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여러 명의 남편을 두고 있겠지. 그래도 지금은 옛날보다 형편이 좋아졌어. 외부 가신들의 여식들도 들어오고.......외국에서 들어오는 여자도 있어. 그래서 옛날처럼 여자가 부족하지 않아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
“불행 중 다행이군. 그런데 어떻게 한 번도 밝혀지지 않았지. 그 많은 여자들이 납치당했다면 당연히 밝혀져야 정상 아니야.”
“난 잘 모르지만.........누가 이런 말을 하더라. 밖의 세상에는 1년에 실종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그래서 몇 명 실종되는 것은 사건도 아니라고.........”
“말도 안 돼. 대한민국 경찰이나 검찰은 뭐하는 사람들인데.......”
“그거........이것도 설명해야 하나........그래 설명해 줄게. 가문의 가신들 중 상당수가 밖에서 활동하고 있어. 이곳에서 태어난 남자들이라도 충성심이 강하고 우수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밖으로 내보내. 그중 많은 가신들이 사회에서 상대한 지위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어. 다시 말해.........경찰이나 검찰도 많은 가신들이 진출해 있다는 거야. 그러니 걸릴 수가 없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
“좋아. 당신 말이 다 맞는다고 하자. 그런데 그 사람들 중 양심있는 내부 고발자도 없었단 말이야.”
“바보........이곳 사람들은 이곳이 고향이야. 밖에서 생활 하다가도 늙으면 이곳에 와서 죽기 을 원해. 또 그렇게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 이곳 출신들은 밖에서 자식이 태어나도 죽을 때까지 자식들에게 까지 이곳 출신이란 걸 비밀로 해. 물론 그 자식들도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죽을 때까지 몰라.”
“.............”
“밖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에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은 여식을 이곳으로 보낸다고 했지. 보내는 사람도 이곳에 대한 모든 것이 비밀로 해야 하니 몰래 데려올 수밖에 없어. 그래서 보내는 사람의 연락을 받으면 사람을 파견해서 몰래 데려와.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실종이지. 우리 중에서 지나가 그런 경우야”
“지나?”
“응! 음식 만들어 주는 동생 있잖아”
선경은 큰 키에 조선시대 여인처럼 단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다. 말이 거의 없고 향상 단아하고 부드러운 미소로 상당방을 편하게 해주는 큰 언니 같은 여인이다. 그런데, 방금 미나가 동생이라고 했다.
“동생이라니, 큰 언니가 아니고 동생이라고...........”
“푸~~하하하하하.”
미나가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선경은 미나가 웃는 이유를 모르겠다.
“미안해.........참으려고 했는데.......너무 웃겨서.......”
“대체 왜 웃는 건데?”
“사람들이 우리 4명을 보면 링링이 큰언니, 지나가 둘째, 요코가 셋째, 내가 막내로 오해를 많이 해”
“아니야!”
“둘은 맞고, 둘은 틀려”
“가장 큰 사람이 링링, 약간 말이 이상한 사람이 요코 맞아. 네가 미나라는 걸 알고, 지나는 아까 들어서 알겠어.”
“맞아”
“그럼 요코하고 지나의 순서가 틀린 건가?”
“푸~~하하하하.........정말 너무 웃겨”
미나가 다시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남자처럼 큰 키의 링링이 들어왔다.
“큰 언니. 또 네 흉보고 있는 거지”
“큰........언니”
선경이 웃고 있는 미나와 방금 들어온 링링을 번갈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어떻게 초등학생 같은 외모의 꼬마아이가 큰언니란 말인가? 선경이 놀라고 있는 사이, 링링이 두 사람 가까이 와서 씩씩대며 미나를 흘겨본다.
.
“하여튼.........큰언닌 막내 놀리는 재미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아”
“호호호.........난 아무애기도 하지 않았어. 선경이가 오해한 거지.”
“못 됐어. 처음 본 선경씨가 뭘 알겠어. 큰 언니는 남들이 어리게 봐주니 즐기는 거지. 선경씨가 오해하기 전에 언니가 큰언니고 내가 막내라고 설명해 주어야지”
“저기.........미안해요. 정말 몰랐어요.”
“호호호.......아니야.”
“선경씨가 언니한테 하는 말 아니야. 언니야! 그런 오해를 즐기고 있잖아. 선경씨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거란 말이야.”
“저....”
“참내~ 저요. 19살 밖에 안됐어요. 남들 보다 조금 크다 보니 조숙하게 보는데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저 여우같은 큰언니는 27살이나 먹었는데.......아이 속상해”
“예~~ 27살이요?”
“호호 미안해 선경씨! 미리 말해주어야 하는데.......”
“흥! 일부러 말 안했으면서”
3명이 옥식각신하고 있는데, 나머지 2명의 여인들도 체육관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요코와 지나도 간단한 원피스 차림으로 체육관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미나와 선경의 곁에 앉았다. 링링도 씩씩대며 서 있다가 모두들 자리에 앉아 자신도 바닥에 앉았다.
“무슨 얘길 그렇게 재미있게 해요? 밖에 까지 다 들려요.”
말하는 억양이 약간 이상한 요코가 미나를 보며 질문했다.
“흥! 큰언니가 또 외모 가지고 흉보고 있었지 뭐~”
미나가 웃고만 있자. 링링이 토라지듯 한마디 한다.
“참! 또 그 문제야. 이제 그만 좀 하자. 링링이 가장 어린 건 모두 알고 있잖아.”
“아니 그게 아니고.......선경씨가 새로 들어오니 큰언니가 또 시작하잖아.”
“설마~~ 큰언니가?”
“아니야.......정말이야”
“링링 그만해!.......큰언니가 널 놀리려고 했겠니?”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지나가 이야기하자 링링도 킥 소리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황지나라고 해요. 나이는 22살.......저도 당신처럼 외부에서 들어왔어요. 언니한테 혹시 들었는데 모르겠지만........당신경우와는 다르게 아버님께서 이곳으로 보내신 거에요.”
“전 마데요시 요코라고 해요. 나이는 21살, 저도 외부에서 들어왔어요. 강태자씨 아니 주인님이 좋아 스스로 찾아온 케이스죠.”
“전 링링이에요. 나이는 아까 말했고, 중국 조선족자치구에서 왔어요. 옛날부터 이 가 문과 연이 있어 정략결혼 형태로 온 거죠.”
“링링! 사실대로 말하지 못해”
미나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억양을 높이니 링링은 혀를 속 내밀었다.
“정략결혼은 아니고 중국에 놀려온 주인님을 보고 제가 할아버지께 졸라서 왔어요.”
“나에 대해서는 대충 들었죠. 보기보다 나이가 많아. 링링의 말대로 27살이야. 그리고 선경씨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어. 비서실에서 선경씨에 대한 자료가 왔었어. 사실 우리들 선경씨 처음보고 무척이나 놀렸어. 주인님이 직접 여자를 데리고 들어온 건 선경씨가 처음이야. 지나도, 요코도, 링링도 모두 온다는 연락을 받고 먼저 만나서 이곳으로 안내했지 직접 주인님과 함께 들어온 건 선경씨가 처음이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죠.”
“선경씨는 주인님이 선택해서 이곳에 왔다는 거야. 우린 우리가 선택해서 이곳에 왔어. 물론 주인님이 우릴 사랑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처음부터 주인님이 우릴 사랑한 건 아니야. 우리의 사랑에 답을 주신 거지. 하지만 선경씨는 처음부터 주인님이 선택하고 사랑해서 이곳에 데려 온 거야.”
“말도 안 돼. 그럼! 그 사람이 원하면 세상 모든 여자가 당신들처럼 그래야 돼요. 그리고 그게 무슨 사랑이에요. 그건 소유라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그래! 선경씨 생각이 맞아. 하지만 이건 알아야 돼. 주인님은 선경씨가 생각하는 거처럼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나쁜 사람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주인님을 사랑하지도 않았을 거야.”
“사람을 납치해서 고통을 주고, 온갖 못된 짓을 강요하고 개처럼 길들어요. 그게 나쁜 놈이지 어떤 놈이 나쁜 놈이란 말이에요?”
“그건 주인님이 원해서가 아니야. 가신들이 그렇게 한 거지.”
“말도 안 돼. 가장 높은 사람이 모르는데, 밑에 사람들이 멋대로 해요. 이곳에서 가주는 왕이라면서요.”
“가주라도 한 가지 가신들을 터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바로 가주의 여자문제야. 그건 가주라도 어쩌지 못해”
“왜요?”
“주인님 조상이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가 자손이 귀하기 때문이었어. 주인님도 독자야. 대대로 1명 이상의 자식이 없었어. 모두 독자였지. 그래서 가법으로 가주는 많은 여자를 겨드리게 되어 있어. 또한 가신들은 가주가 원하는 여자를 상납하도록 되어 있어. 그게 충성이라고 생각하지. 주인님은 그런 가법에 반항해서 여자에게 잘 마음을 주지 않아. 혹시 자기 때문에 불행해지는 여자가 생기면 안 되니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알기로 태자는 많은 여자와 연분을 뿌린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도 알고 있어. 이곳에만 있다고 밖에서 돌아가는 사정도 모른다고 오해하지 마. 이곳에는 정보실도 있고, 감사실도 있어. 그들이 밖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내부 감시도 해. 그리고 그들이 조사한 모든 정보가 이곳으로 올라와. 특히 주인님의 겉에는 경호팀이 은밀히 활동하고 있어. 주인님도 모르게 말이야. 사실 선경씨가 주인님과 처음 만날 때부터 이곳으로 납치당할 때까지 우린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어.”
“허허허”
선경은 기가 막혔다. 그럼 이 여자들은 자신에 대해서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가? 어떻게 같은 여자가 당하는데 모른 척 한단 말인가? 만일 자신이라며 죽는 한이 있어도 무슨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오해 하지 마. 선경씨가 무슨 생각하는 줄 알아. 우리도 막을 수 있었다면 당연히 막았을 거야. 생각해봐. 다른 이유 다 빼고 우리 4명이 주인님을 같이 모시고 있어. 혼자 독차지 하고 싶은데 말이야. 그런데 선경씨가 들어오면 경쟁자가 또 한명 생기는 거야. 하지만 우린보고만 받을 뿐, 가신들을 막을 힘은 없어. 가주도 여자문제 만큼은 가신들을 막지 못하는데 감히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고 막겠어. 그건 가신들이 가신회의에서 결정하고 행하는 거야. 그건 그렇고 주인님이 밖에서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어. 하지만 주인님 만나는 여자들은 정상적인 여자들이 아니야. 그래서 걱정하지 않아.”
“그게 무슨 말이죠?”
“임자 있는 유부녀.........이미 놀만큼 놀았던 여자.........무슨 말이냐면, 유부녀나 주인님과 만나기 전에 남자관계가 복잡한 여자는 주인님이 관심을 있다고 해도 가신들이 쳐다보지도 않아. 왜냐하면 자신들의 주모로써 부적격하기 때문이지.”
“...............”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긴 거야. 주인님이 선경씨에게 관심을 보인거야. 선경씨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보니 선경씨는 남자친구 한번 사귀지 않는 깨끗한 여자였어. 지금까지의 주인님이 만난 여자와는 다르지.”
“하지만 그 사람은 잠깐 따라다니다..........그걸로 끝였어요.”
“주인님이 눈치를 챈 거야.........가신들이 선경씨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선경씨의 겉을 떠났어. 또한 가신들에게 최소한의 대외활동을 제외하고 모든 활동을 중지하라고 명령했어. 가신들의 손발을 묶어 선경씨에게 접근하는 걸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한 거야.”
“...........”
“하지만 가신들도 가주의 의도를 눈치체고 가주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선경씨를 납치한 거야. 가주도 모르게 말이야”
“당신 말에 어폐(語弊)가 있어. 그럼 제가 본 수지씨나 화선씨는 어떻게 된 거죠.”
“납치를 담당하는 황돈이란 놈이 좀 멍청하다고 해. 마수지를 선경씨줄 알고 납치한 거야. 마수지의 조교가 끝나고.........주인님께 올려 보냈는데, 주인님이 쳐다보지도 않았어. 그때서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다시 부라부라 선경씨를 납치하는 소동이 있었어. 그리고 화선이라는 여자는 주인님과 상관없어. 그 여자는 대외영업부에 요청이 들어와 잡아온 여자라고 알고 있어. 사실 따지고 보면 정말 피해자는 마수지지........”
“당신 말을 종합해 보면 그 사람은 날 보호하려고 했는데, 가신들이 그 사람도 모르게 나를 납치했다는 거네. 그리고 당신들은 모든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지 못했고.......그리고 이젠 내가 교육을 다 받았기 때문에........이 자리에 있고, 그런 건가요?”
“대부분 선경씨 말이 맞아. 하지만 선경씨가 교육을 다 받을 건 아니야. 우리들도 교육을 받고 이 자리에 왔어. 복종관, 체위관, SM관 등 5개 관문의 교육을 받지. 그 관문의 교육을 받으려면 적어도 1달 이상 걸려. 그런데 선경씨는 1주일 만에 이곳으로 왔어. 그건 교육 중에 주인님이 어떻게 아시고 선경씨를 빼온 거야. 아마 선경씨가 모든 교육을 받았다면 우리처럼 고분고분한 여자가 되었겠지.”
“거짓말.......”
“믿어지지 않으면 내일부터 확인해 봐! 이곳에 잡혀온 여자가 어떤 교육을 받는지 말이야.”
“믿을 수 없어. 다 거짓말이야”
“이봐, 김선경! 우리가 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겠어. 믿기 싶으면 믿지 마.”
“우리들이 해줄 말은 다 해준 것 같아. 결정은 선경씨가 하는 거야! 하지만 이건 알고 있어. 이곳에 한번 들어온 여자는 다시는 밖으로 나가지 못해. 딱 한 가지 방법은 있어. 죽는 거야.”
여자들은 그 말을 끝으로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마지막으로 지나가 일어나 나가려다가 선경의 손을 잡았다.
“힘내요. 나도 처음에는 선경씨처럼 힘들었어요.”
“..............”
“복도 끝에 수영장 나오죠. 수영장을 지나면 용이 양각된 벽이 나와요. 용의 눈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복도를 따라가면 주인님 집무실과 연결되어 있어요. 이곳에 들어올 때 봤으니 알고 있겠죠. 집무실에 가면 비서가 있는데........비서에게 부탁하면 대부분의 부탁을 들어줘요, 답답하면 밖에 나가봐요.”
선경이 고맙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지나는 부드럽게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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