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상간

붕어빵 어디서부터 먹나 - 2부

본문

익숙해진다는 것은 두려움에서 풀려나는 것이다. 


처음엔 그의 요구가 두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즐거움이 생겼다. 어느새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와의 섹스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어둠 속에서 뒤돌아보지 못하게 하고서 섹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섹스에도 익숙해 졌다. 


강간 같지 않은 강간을 당하면서 즐거워하기 까지 했다. 




“이젠 제법 좆 맛을 아는 것 같네.”


“제발, 그 상소리 좀 안 할 수 없어?”


그녀도 그의 말투를 따라가고 있었다.


“꼴에 그래도 위신은 세우고 싶어서?”


“아무리, 이렇게 당하지만, 그래도 그런 말은 싫어”


“당하다니, 즐기는 것 아냐?”


“어쩌다가, 내가....”


“어울리지 않는 대화다. 요즘 네 보지에 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 지 알아?”


“더 말하지 말고, 더 좀 세게 해줘”


“정말 밝히는 년이네.”




그녀는 처음에는 그를 신고해 버릴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상처를 달래줄 것 같지 않았다. 늘 메마르다고 느끼는 자신의 삶에 한 줄기 샘물 같은 즐거움이었다. 피할 수 없을 때는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는 일이다.


이런 강간이라면 차라리 화간보다 더 낫다. 그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몸만을 찾았다. 혹시 다른 협박이라도 하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그는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




모텔에 가면 그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어서 전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섹스는 별 세계의 동작이었다. 몸 전체를 핥아 오는 오랄 애무와 지치지 않는 힘은 그녀를 깊은 섹스의 구덩이로 몰고 들어갔다.




“왜, 날 강간했어?”


궁금한 생각이었다. 그가 그녀를 택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렇게 자신을 깊이 알고 있을 정도로 탐한 이유를.


“너 붕어빵 어디서부터 먹어?”


성기를 그녀의 질 깊숙이 박아 넣으면서 그가 물었다.


“갑자기 웬 붕어빵?”


“붕어빵 몰라?”


“알지. 하지만 붕어빵을 어디서부터 먹느냐는 질문이?”


대답대신 그가 힘차게 성기를 밀어 넣었다.


“윽, 좀 부드럽게 해줘, 아직 준비가 안됐어”




미쳐 액이 나오지 않아서 질 안에 쓰렸다.


“어디서부터 먹어?”


그가 동작을 멈추고 다시 물었다.


“몰라, 잘 먹어보질 않아서, 하지만 대가리나, 몸통부터 먹겠지”


“난, 지느러미부터 먹지.”


“붕어빵에도 지느러미가 있어?”


“잘 보면 있지.”


“왜?”


“그래야 도망을 못 가거든, 그리고 죽지도 않고,”


“후훗, 말 된다. 그러니까 지느러미를 뜯어 먹으면 도망을 못가고, 살아 있다?”


“왜, 널 강간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야.”


“오호,”




그녀는 이미 그에게 지느러미가 뜯겨진 붕어였다. 


“그치만, 지느러미가 뜯겨진 붕어는 언젠가 죽겠지?”


“죽진 않아. 움직임이 느려질 뿐이지.”


“포로?”




선인장은 사막에서 산다. 하지만 선인장은 어디에서 키워도 사막과 같은 조건이 되어야 한다. 선인장이 자라는 곳은 사막이 된다. 


“내가, 너 같은 여자와 정상적안 섹스를 원하는 것은, 낙타가 고래를 사랑하는 것과 같지. 고래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익사하겠지.”


“그래서 날 강간했어?”


“하지만 네가 좋아할 줄 알았지.”


“이정도면, 내게 정상적으로 접근해도 거절하지 않았을지 모르는데”


“좆같은 소리. 섹스나 하자”


“그래, 좀 더 강하게 해줘”


오로지 섹스의 즐거움만을 주는 그가 누구이건 이젠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와의 섹스에서 쾌감을 얻는 것으로 충분했다. 오래 동안 남편에게서 찾지 못한 여자를 찾았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그에게서 오래 동안 소식이 없었다. 늘 울리던 전화벨도 울리지 않았다. 처음 강간을 당하던 그 장소에, 그 시간에 나가 보았다. 기다림 만큼이나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그가 어디 사는지, 누구인지도 몰랐다. 아쉬움이 너무 강해서 때로는 우울했다.




“어머니,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들이 현관 문을 밀고 들어온다. 아들의 등 뒤로 찬 바람이 한 뭉치 따라 들어왔다. 어느새 겨울인 모양이다.




“이거 드세요”


“뭔데?”


아들은 손에 든 종이봉투에서 잘 익은 노란 붕어빵 한 마리를 꺼내서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붕어빵이에요. 아파트 정문 입구에 붕어빵 장수가 있데요, 맛있게 보여서”


“그래?”




아들이 건네준 붕어빵을 내려다보며 다시 생각을 이었다.


“참, 어머니. 어머니는 붕어빵을 어디서부터 드세요?”


“?”


아들이 제 방문을 열면서 던진 말이었다.


“전, 지느러미부터 먹어요, 그래야 붕어가 도망을 가지 못하지요, 죽지도 않고...”




갑자기 그녀 손안에 있는 붕어빵이 살아나서 퍼득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 주위가 어느새 사막이 되어 있었다. 온몸이 가려운 것이 선인장 침이 돋아나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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