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 12부
본문
12) 성숙을 조우하다!
초인종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아 밑으로 내려와 이미 오래 전에 맡겨둔 열쇠를 갖고 올라가 따고 들어갔을 때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걔 방에도 없었다.
하는 수 없었다. 상만 차려놓고 내려오는 수밖에...
식탁 위에 상을 차리고 식탁보로 덮어두고 현관을 빠져 나오려는데 큰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였다.
언뜻 육감에 승민이가 제 엄마 방에서 뭔가를 하고 있구나! 느껴졌다.
내 아이가 그렇듯 이 집 아이도 그 짓이겠지?
모르는 척 갈까? 기침만 하여 내가 왔다는 걸 알리고 갈까?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안에서 TV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다.
안에서 TV를 보다 잠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심코 열어본 건데...
아이가 TV 앞 바닥에 바짝 엎드려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얘, 승민아??"
화들짝 놀란 아이가 반쯤 몸을 일으켜 엉거주춤 앉았다.
"무슨 TV를 그리 가까이서 보니?"하며 화면을 내려보는데 TV가 아니었다. 비디오였다.
포르노? 그와 비슷했다. 제 엄마가 벌거벗은 몸으로 앉아 있고, 걔 아빠인 듯한 남자가 그 앞에 우뚝 서서 그녀 입술을 향해 남근을 들이밀고 있었다.
아이가 잽싸게 비디오를 껐다.
"아니 너??" 그 말을 하려다 재빨리 입을 막았다.
민망한 표정으로 일어선 아이...
옷도 제 옷이 아닌 엄마의 블라우스와 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얘도 참 별난 취미로구나!
아이가 "미안해요! 죄송해요!"하면서 내 손을 잡았다.
겁이 나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아이가 문의 손잡이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오늘 봤던 일을 제 엄마에게 안 일러바친다는 걸 약속하거나 못 본 걸로 해주어야 풀어줄 것만 같은 분위기다.
"아줌마는 다만..."
아이는 영리하게도 내가 꼬리를 내렸다는 걸 벌써 아는 눈치다.
"너만 할 땐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는 거야!"
그 말에 수긍한 건지, 아니면 수긍할 수 없다는 건지... 내 앞에 풀썩 무릎을 꿇고는 내 두 손을 움켜잡는 거였다.
등으로 소름이 쫙 끼쳤다.
내 아들보다 두 살이나 더 많은 나이의 아이...
그만큼 키도 몸도 더 성숙한 아이... 아이라 말하기엔 이미 건장한 청년에 가까운 그...
그런 그가 내 가녀린 손을 잡아채고 있었다.
퉁명한 저 아이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겁이 났다.
"아줌마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요... 제발요??"
"너 왜이래? 밖에 나가 밥이나 먹자! 아줌마가 모두 차려놨거든...?"
"저 급해요! 아줌마 제발??"
내가 밖으로 나오려 하자 내 발목을 잡고 금방 옷이라도 벗겨 내릴 태세였다.
"아줌마 그렇게 가시면 저 나쁜 아이로 볼 거잖아요? 엄마에게도 다 일러바칠 거잖아요? 그리고 다신 엄마도 아줌마도 날 보려 하지 않을 거잖아요?"
"나 안 일러바쳐! 널 나쁜 아이로 보지도 않고... 평소처럼 대할 수도 있어! 이 아줌마는 그럴 수 있다고!?!?"
"아뇨. 아뇨, 거짓말이에요! 이 자릴 벗어나려 그런다는 걸 다 알아요!"
"아니라니까! 날 믿으라니까...?"
"안 돼요, 안 돼요! 못 믿어요!"
그러면서 내 다리를 부둥켜안아 버리는 거다.
힘으로는 도저히 걔를 이길 수 없고, 마땅히 달랠 방법도 없고, 그저 난감했다.
"얘 승민아 놔 봐! 우리 대화로 얘기하자! 너 날 평생 안 보고 살 거도 아니잖아? 난 네게 이모나 다름없는 사람이잖아?"
이모란 말에 믿음을 가진 걸까, 부둥켜안았던 다리를 슬며시 놓았다.
나는 그를 침대에 앉히고 나도 그 옆에 앉았다.
그러나 곧 여기 더 앉아 있다간 그의 덫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나오려 했다.
잠시 수그러들었던 아이의 얼굴이 다시 불거져 오르며 나를 막아서서는 "대화가 도망가는 거였나요? 날 따돌리는 거였나요?"라 따지는 말에 할 말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무슨 대화를 해야 할건가? 도무지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너부터 하고 싶은 말을 꺼내 봐!"했더니 "한번만 도와주시면 돼요! 그거뿐이에요."라는 거다.
그게 무얼까? 너무나 뻔했다.
방금 보고 있던 그런 것이거나 그 이상의 건지도 모른다.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곳, 그 늪으로 함께 들자는 요구를 할거다.
빤히 올려다보며 이렇게 물었다.
"그래, 그게 뭔데?"
그 아이는 내가 그걸 묻는 것만으로도 거의 성사되었다 판단하는 눈치다.
날 침대로 앉혔다.
그의 판단은 틀린 게 아니었다.
난 이미 그 어느 것이든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는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른 도리가 없다고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한가지 약속해! 이번 딱 한번이라고...? 다시 그럴 땐 네 엄마께 모두 일러바쳐도 괜찮다고 약속해!"
그가 내 손가락을 걸어 약속했다.
서로 손도장까지 찍어 분명한 서약을 했다.
침대에 나란히 앉은 그가 치마를 슬며시 들어올리자 그의 맨살이 그대로 나타났다.
옆으로 돌아앉아 안 보는 척 했지만 안 볼 수가 없었다.
계약은 보면서 뭔가를 해주는 것까지일 테니까.
그의 손이 내 손을 끌고 가 그 위에 놓았다.
이제 더 이상 내숭은 시간만 연장시킬 뿐이다.
그의 남근은 아들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으나 포경수술이 된 귀두는 확실히 굵어 보였다.
그걸 손으로 살짝 잡고 조금씩 쓰다듬어 주는데 그가 발가락을 밀어 비디오를 켜는 거다.
"얘? 얘가...!!"
"왜요? 우리 엄마 거라서요?"
"그럼 지금 네 엄마를 상상하니?"
"보이니까요..."
더 이상 묻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화면 속에서 걔 엄마의 입으로 남근이 들어가 들락거리자 그의 손이 내 머리를 은근히 당겨 붙였지만 "그럼 그만 한다!"하자 더 이상은 요구치 않았다.
하지만 그 아인 분명히 내가 아닌 화면 속의 걔 엄마와 그 짓을 하는 걸 상상하는 게 분명했다.
화면 속에서 오랄이 끝나고 걔 엄마의 적나라한 아랫도리가 드러나기 시작할 때 내 발을 뻗어 비디오를 꺼 버렸다.
"너 그럼 안 되는 거야!"하는 눈짓을 보이자 쉽게 수긍했다.
엄마의 거기까지 내 앞에 보인다는 건 심하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대신 나 스스로 걔 앞으로 내려앉으며 그가 원하던 오랄을 해주었다.
그 정도는 이미 각오한 일이었으니까...
그는 얼마 못 가 사정을 했다.
휴지로 입술을 닦고 그의 남근을 닦아주자 그는 벌렁 누워버렸다.
몹시 나른하리라.
첫 나들이였는지, 일상적인 일이었는지야 알 바 없지만 귀한 단백질을 한 움큼 쏟아냈으니... 그것도 모르는 여자도 아닌 매일 보는 아래층 아줌마에게...
나는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는 말로 일단 그를 눌러 놓고 아래로 내려왔다.
아들의 시험이 끝났다.
모처럼 대단한 각오로 열의를 보인 시험이라 기대 되는 바도 있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얼떨결에 약속해버린 그 공약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정말로 문제가 터졌다.
학교에서 나를 좀 나와달라는 통보를 해온 거다.
뭣 때문일까? 성적...? 혹시 나쁜 일을 저지른 건 아닐까? 복잡한 생각 속에 학교로 들어갔다.
역시 성적 때문이었다.
한꺼번에 너무 올라 컨닝 또는 뭔가 부정한 방법을 한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 학부형을 불렀다 했다.
저번 성적이 하도 나빠 혼찌검을 내줬더니 이번에는 코피 터져라 하더라 했다.
내 말에도 선생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야 다음을 지켜보면 알겠지만 집에서도 의심할까봐 불렀다 하는 거였다. 학교에서 부정행위는 절대로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선생이 내민 성적표를 대충 훑어보고 왔는데 정말 몰라보게 좋아져 있었다.
평균 전국 5%내에 들어가는 성적으로 특히 저번에도 성적이 좋았던 과학은 만점을 받아 전국 공동 1등으로 매겨져 있었다.
나는 불려갔다 돌아왔지만 기분이 매우 좋았다.
얼마 전까지 걱정하던 약속 이행여부의 고민도 별거 아니라는 생각에 빠졌다.
아이가 잘 된다는데...
내 새끼가 잘 되는 일인데...
그깟 죽으면 썩을 몸뚱이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하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한 거다.
그날 나는 오후 내내 고민하다가 우선 탕약부터 한 재 지어 먹여야겠다 결심하고 한의원에 들러 한 재 맞춰 들고 퇴근했다.
요즘은 한의원에서 달여오는 게 보통이지만 나는 손수 끓여 먹이고 싶었다.
그래서 탕 가마와 숯을 사와서 베란다에 연기를 피웠다.
한동안 숯의 매운 연기가 온 집안을 휩쌌다.
그 연기에 눈물까지 흘리며 부채질을 해대는 나... 그래도 즐거웠다.
이제 한 보름은 이렇게 즐거운 눈물을 흘려야 할거다.
우리 집이 마침 15층 중 14층이기 마련이지 그 아래였다면 경비실에서 걸려온 항의전화를 수 통 받아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느닷없는 연기에 펄쩍 뛰어들어온 아들에게 네 먹일 탕약 끓인다 하자 싱긋 웃기만 했다.
그러며 넌지시 성적표 안 왔냐고 물었다.
"제법 자신 있나 보지?"하는 내 말에 또 한번 싱긋 웃는다.
어쩐지 그 며칠 새 애가 많이 성숙한 거 같다.
이제 속을 숨길 줄도 아는 거 같고...
곧 고등학생이 될 내 아이!
얼마 안 있으면 방학이 시작될 거고... 방학이 끝나고 나면 말이 개학이지 학교도 거의 가지 않는 중학생으로의 마지막 달콤한 날들을 보낼 거다.
그때면 또래들과 어울려 다니며 때 이르게 술도 마시게 되고, 더러는 담배까지 배우는 이들도 있고, 또 더러는 숫-자 딱지 떼러 다니는 이들도 있다.
다소 반항아적인 그런 일탈이 평생을 좌우하는 일들도 있다.
그 풍경은 내가 학교를 다니던 25년 전 그 시절이나, 내 아들이 학교를 다니는 지금에나 별로 변한 게 없다.
그저 마냥 달콤한 일탈에 몸을 달구는 거다.
그래서 2월 중순의 졸업식 날이면 머리가 빨간 애, 노란 애, 파란 애, 뽀글뽀글 볶은 애까지 가지각색 천방지축의 머리들이 어깨까지 드리워져 있는 거다.
잘 달여진 탕약을 들고 그의 방에 들어갔을 때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엄마!"
"응?"
"그때 엄마와 약속한 거 있지?"
"어? 으... 그거?"
"그 약속 안 지켜도 돼!"
"왜?"
"그냥!"
"그냥?"
"응! 나 그 약속 덕에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배웠거든...!"
머리를 긁적긁적 긁으며 아들이 사발을 들이켰다.
"그래! 이제 다 컸구나, 내 아들! 내 새끼! 내 새끼......!!!"
아이가 사발을 비우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발을 받아 옆에 내려놓고는
힘에 부치는 아들을 번쩍 안아 들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태우려 빙 돌다가...
겨우 반 바퀴만에 멈추고선 꼭 부둥켜안았다.
다 컸어 내 아들! 다 컸어 내 아들...!
엉덩이를 쓰다듬어주자니 슬며시 앞이 불거지더니...
불뚝불뚝 불거지더니...
"엄마 나 공부해야 하거든...!"
"응? 아아 그래!!!!!"
살며시 아들 방을 빠져 나왔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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