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에 취하다 - 6부
본문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에 취하다...
<실수 그리고 어색함>
사랑과 질투, 무엇도 방해 못 할 만큼 굳건하던 준석과 샛별 사이엔 자그마한 틈이 벌어지
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여울 때문인 것을 알면서도 준석과 샛별 모두 아닐꺼라는 자신
들만의 독특한 해석 방식으로 부인을 하고 있었다.
부쩍 늘어버린 샛별의 질투와 준석의 뇌리에 박혀있는 짙은 향기를 가족이라는 이유하나만
으로 치부해버리기엔 너무도 어리숙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다.
밤마다 샛별은 준석의 마음을 뺐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준석 또한 여울의 향기를 다시 샛별의
싱그러움으로 물들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그들의 마음과 노력처럼 단순하지
못했다.
“여보 나왔어~”
장마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비를 쏟아붓고 있다. 항공과 해운으로 수출을 주로하는 준
석의 회사는 이렇게 큰 비가 반가울리 없었다. 날씨란 사람의 힘으로는 좌지우지 할 수 있
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장마철이면 비상과 한가함이 공존했다. 예보가 틀려 높은 파고에
선적을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준석은 한숨을 땅이 꺼지라 내쉬며 현관에서 이어지는 실
내의 문을 열며 집안으로 들어선다.
입구엔 언제나 그렇듯 커다란 두 개의 수석이 호랑이의 모습을 하고 있고 양 벽면으론 아버
지의 취미생활이었던 작은 분재와 수석들이 보기좋게 나열되어 있었다. 다행인건지 샛별도
분재에 관심이 많아 언제나 정성껏 그것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준석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분재를 좋아하고 가꾸기를 잘하는 샛별을 끔찍이도 아꼈었다. 그 수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
지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던 아버지보다는 판에 박힌 듯 가지런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샛별의 입맛에 맞게 모습을 변화해가는 분재들이다.
하얀색의 실내분위기는 우중충한 잿빛의 하늘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고 그
분위기에 따라 준석 또한 쳐졌던 마음이 조금씩 살아나는 듯하다.
발을 들이자마자 풍겨오는 묘한 향기가 준석의 코와 기분을 바꿔놓은 것이다.
샛별의 대답이 없다. 평상화가 입구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것으로 봐서는 집에 있는 것으로
봐야 했지만 두 세 차례 불러도 역시 대답이 없는 그녀이다.
큼지막한 걸음으로 안방의 문을 열자 모서리마다 높은 장식이 달린 엔틱풍의 침대가 화사한
옷을 입고 포근하게 놓여져 있었고 붙박이장은 날씨가 습한 장마철임에도 방금 왁스칠을 한
것처럼 빛이 나고 있다. 결벽증을 의심할 만큼 티끌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던 샛별이다.
수트를 벗어 티테이블과 한 셋트인 원목의자에 걸어놓은 준석은 안방에 달린 화장실을 확인
하고 다시 거실로 나와 베란다며 주방까지 샛별의 흔적을 찾는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보
이질 않고 대신 욕실에서 시원하고 낭창한 물소리가 들려온다.
“여보 화장실에 있어?”
준석이 욕실의 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건네자 씩씩한 여울의 목소리가 울려온다.
“형부 일찍 오셨네요? 언니 잠깐 마트 갔는데....”
거실에 풍기던 알 수 없던 묘한 향기가 여울의 것이라고 느낀 준석은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자지를 억누르며 다시 여울에게 말을 건넨다.
“어..언제?”
“방금 나갔는데... 30분은 걸리지 않을까요?”
준석은 알았다는 듯 욕실의 문에서 물러서며 솔솔 풍겨져오는 향기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그 향기를 따라가다 맞닥뜨린 것은 다름아닌 여울의 방문이었고
여전히 물소리가 세차게 들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빼꼼히 여울의 방문을 연다.
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만큼 벌어졌을 뿐인데도 아득하게 밀려오는 여울의 달콤한 향기
가 준석의 뇌리로 파고들어 온 몸의 모든 신경을 후각으로 바꿔놓는 듯하다. 코가 간질거
리며 그 간질이는 부드러운 향기가 준석의 자지를 부러뜨릴 기세로 흥분하게 만들어 놓는
다.
‘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준석은 황급히 여울의 방문을 닫으며 자신을 타이르고 진정시켜보지만 이미 뇌를 지배한 아
득한 향기에 중독이 된 듯 다시 방문을 연다. 생각과 몸동작은 손발이 맞질 않고 있었다.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너저분한 방이지만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영혼을 녹여낼 만큼 고운
향기에 다시 한 번 몸을 떨어낸다.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런 좋은 향기가 날 수 있는거야..’
침대위엔 적분홍의 보드라운 이불이 뭉쳐져 벽과 침대사이로 쳐박힐 지경이고 방금 벗어놓
은듯한 군복 바짓단엔 물기가 흥건하게 묻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역시 동글게 두 다리만
빠져나간 듯 보이는 모양새가 여울의 긴 다리가 연상되며 야하게 보인다.
침대위에 놓인 여울의 민소매 티셔츠가 올려져 있다. 세탁 후 입었었다는 증거로 접힌 자욱
이 너무 자연스럽다. 인위적인 접힘이 아닌 자연스런 접힘이다.
자신도 모르게 그 티셔츠를 잡아 코에 가져다댄 준석은 깊게 숨을 들이마셔 더욱 깊고 그윽
한 향기를 머릿속에 각인시켜간다. 부드럽고 달콤한 체취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 같아
커져버린 자지가 양복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로 욱씬거린다.
긴장을 해버린 탓인지 자꾸만 탁상위에 올려진 시계만 쳐다보는 그였다. 그러면서도 여울이
샤워를 끝마치지는 않았나 물소리가 끊기는 것까지 챙기고 확인해가며 향기에 빠져 헤엄을
치고 있다.
부드럽고 고운 감촉의 면티셔츠가 코끝과 볼에 닿아 부드럽다 못해 간지러움을 주는 듯 하
다. 마치 헝겊이 아닌 가늘고 탄력있는 깃털이 피부를 간질이는 듯하다. 천국이 있다면 그
런 향기가 풍겨질거라는 생각을 하는 준석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최대한 전처럼 비슷하게 다
시 침대위로 티셔츠를 올려놓는다. 손가락 끝까지 베어버린듯한 여울의 향기가 준석의 정신
을 송두리째 마비시켜간다.
이미 끝까지 부풀어오른 자지는 두말할 것도 없었고 숨이 막힐 듯 강한 체취에 볼까지 발그
레 변해간다. 새색시가 첫날밤을 맞는 그런 흥분과 부끄러움이 준석의 얼굴과 같을 것이다.
준석이 향기에 도취되어 있는 사이 욕실의 물소리는 이미 끊겨 있었다. 조금더 머물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며 여울의 방문을 닫고 주머니를 뒤져 담배 한 개피를 꺼내문다. 잔향이 약해
질 때 까지 간직하고 싶지만 새초롱하게 물기를 머금고 나올 여울을 보면 성난 성욕을 참아
낼 수 없을 것 같아 담배연기로 그 진한 향기를 오염시켜 버린다.
“쭈욱~ 뻑!! 후우~~~~~~”
하얀 연기가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천장으로 피어올라간다. 둥글게 뭉친 연기들이 여울
의 살랑이는 엉덩이 같이 느껴져 서둘러 손을 휘저어 연기들을 흩트린다.
자신이 자꾸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는 준석이다. 남들에게 당당히 첫눈에 반한 샛별과의
연애담을 늘어 놓을 만큼 준석에게 있어서 가장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 샛별에게는 느껴보
지 못한 묘한 감정이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고 말하기엔 아직은 부족하지만 문득문득 떠
오르는 여울의 얼굴과 향기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껏 소리를 질러 터뜨려버리고 싶은 마음
을 일게 했다. 잔잔한 연못에 물울림이 퍼져가듯 잔잔하고 작은 파동이 심장을 울린다.
다시 담배연기를 내뿜어내자 달그락거림과 함께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 여울이 하얀 피부를
자랑이라도 하듯 하이얀 허벅지를 드러내며 욕실을 빠져나온다.
눈길을 뺏긴 준석의 담배에선 힘없이 회색빛의 담뱃재가 떨어져 부서진다. 부서지는 재처럼
준석의 정신도 산산히 부서지는 느낌이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잡아내지
못하는 준석이다.
“형부! 재떨어졌잖아요..”
꾸짓듯 말을 내뱉는 여울이다.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여 머리를 말리던 여울이 수건을 머리에 두르며 다시 욕실로 들어간
다. 그리고는 화장지에 물을 뭍혀나와 준석의 발밑으로 떨어진 담뱃재를 훔쳐내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어울리지 않게 국방색의 남성용 런닝셔츠를 입은 여울이 몸을 숙이고 일어설 때 마다 훤히
드러나는 아찔한 가슴골 사이가 계곡과 계곡사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절경을 이뤄주었다.
새하얀 두 개의 봉우리가 탄력있게 모아져 사이의 계곡을 깊고 아득하게 만들어 준석의 혼
을 달아나게 했고 회색의 사각팬티와도 같은 짧은 반바지로 드러난 길고 육덕진 허벅지가
그의 모든 움직임을 굳게 만든다.
“형부! 어디 아파요? 얼굴이 빨개~”
휴지를 버려내며 여울이 다가오는 동안도 나가버린 정신을 추스릴 수 없는 준석이다. 한발
짝씩 내딛을 때 마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옆으로 늘어뜨린 머리를 털어낼 때 마다 심하게
요동치는 여울의 가슴에 눈을 사로잡혀 도저히 돌려낼 수 없다.
검은색의 깔끔한 디자인을 한 브래지어 안에 살아 숨쉴 듯 자리잡고 있던 가슴과 헐렁하지
만 카키색의 얇은 런닝셔츠에 드러나는 속옷자국에 이미 혼절을 한 것과 다름없는 준석이
이상한지 점점 다가서는 여울이다. 그리고 망설임도 준석의 이마에 손을 짚으며 열을 재는
시늉을 한다.
‘아~ 한 번만.. 한 번만이라도 저 가슴을 떡주무르듯 주물러보고 싶다.’
팔을 올려 준석의 이마를 짚은 여울의 옷사이로 겨드랑이가 보이고 그 겨드랑이 깊숙한 곳
으로 뽀얀 살덩이를 감싼 검은 브래지어가 눈에 꽂혀 들어온다. 손을 준석과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가며 대는 여울이 몸을 움직일 때 마다 물결치듯 흔들리는 거대한 가슴이 바로 눈앞
에서 숨바꼭질을 해댄다.
“열이 조금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형부! 형부!!”
여울의 입에서 시원한 치약의 향이 풍겨오며 샴푸와 샤워젤의 향기가 심하게 풍겨온다.
샛별에게서 맡던 그 향기와 같은 향이지만 여울에게 풍겨오는 그 향기는 특별하게 느껴진
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불러대는 여울의 목소리마저 준석의 몸을 산산조각을 넘어 온
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릴 듯 설레이게 만들어 버린다.
“형부! 진짜 어디 아퍼?”
어깨를 붙잡고 세차게 흔드는 느낌이 들어서야 나갔던 정신이 돌아온 준석은 자신의 시선이
여울에 가슴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눈길을 창으로 돌려낸다. 거친 비가 이제는
제법 넓게 자란 꽃나무의 잎을 때려 파르르 떨리게 하자 여울의 가슴이 떨리는 것이 떠올라
다시 시선을 돌려낸다.
“형부!~ 형부 왜 그래요?”
재차 몸을 흔들어주는 여울의 손에 정신을 가다듬는 준석은 여전히 어리벙벙한 모습을 벗어
나지 못한다.
“어..어.....처제... 괘..괜찮아!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각나서.. 아~ 김실장은 무슨일을 그렇게
처리해서 말이야... 흠! 어험!! 정말 골치 아프군..”
여울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준석이다. 그런 여울은 파안대소를 하며
거실바닥에 주저앉아 웃기 시작하더니 점점 몸이 뒤로 쓰러지며 결국엔 아얘 드러누워 다
리까지 허우적거린다.
“푸흐흐하하하...으아...으아.... 형부 진짜 귀엽다! 하하하하”
자신의 가슴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남자가 의미도 없고 횡설수설하며 말을 길게 늘어놓는다
는 것은 당황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여울은 그런 준석의 모습이 순진하고 귀엽게 느껴져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웃어 배가 아프고 눈물까지 고였지만
여전히 멎지 않는 웃음에 괴롭기까지 한 듯 하다.
“처..처제 왜...그래..뭐가 그렇게 재밌다고”
손뼉까지 짝짝 쳐대며 아얘 눈을 감고 데굴데굴 굴러대는 여울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얼굴
엔 웃음이 번진다. 왜 웃는지도 모르면서 웃고 있는 것을 보면 웃음이란 전염이 된다는 것
을 느끼는 준석이다. 여울이 몸을 흔들 때 마다 출렁이는 가슴살에 미치도록 손을 뻣고 싶
지만 겨우 이성을 잡고 애원을 하는 준석은 커다랗게 숨을 고른다.
겨우겨우 웃음을 멈추고 다시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던 여울은 준석을 올려다보며 말을 건
넨다. 눈망울엔 촉촉이 이슬이 맺혀 초롱초롱한 눈빛이다.
“이 옷 웃기죠? 보기엔 웃겨도 얼마나 편한데요.. 감촉도 부드럽고... 형부도 몇 개 갖다줄까
요?”
“하하하... 우리 세 식구 그것 입고 있으면 볼만 하겠다 그치?”
자신의 가슴을 훔쳐보던 준석이 무안할까 재치있게 넘어가는 여울과 그 재치를 받아 겨우
안심을 하는 준석이다.
“언니는 안 입을걸? 아까도 이거 벗으라고 얼마나 구박했는지 모르죠?”
“왜~ 편해보이고 좋은데...”
“푸흣! 피~~ 형부도 다른 남자들이랑 다른 거 하나도 없네! 언니는 가슴이 많이 파였다고
당장 벗으라는데 형부도 남자라고....저질!!“
“아...아냐! 안 봤어~ 그런 거 아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준석은 선선한 날씨임에도 송글송글 땀방울을 흘려낸다. 장난기가
동한 여울의 장난에 또 난감해지는 그였고 여울 역시 그런 반응의 준석을 재밌어하며 호쾌
하게 웃음을 지어낸다.
“이것 봐.. 땀까지 흘리고...헤헤! 미안해요 형부! 옷 갈아입을게.... 라라라..랄라.... 괜히
순진한 우리형부 눈만 버리게 했나봐.. 헤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사뿐한 발걸음을 옮겨가는 여울이었다. 곁을 스쳐가며 풍겨준 여울
의 향기가 다시 준석의 뇌리에 저장되어있던 흥분을 꺼내어 되새긴다.
여울이 던져준 무안함에 아프기까지 하던 자지는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악의없는 여울의 장
난질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표정관리를 하지 못한다.
준석은 여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도 무엇을 해야할지 어리바리한 모습이다. 여울이
떠난 자리에 남겨두고 간 향기가 전부 날아갈 때 쯤 준석은 안방에 들어가 자신의 속옷을
챙겨들고 욕실로 향한다.
후덕한 기운이 덮쳐온다.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은데다 더운물로 샤워를 했는지 더운 열기가
그리 좋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얼마나 샤워를 거칠게 했는지 욕실의 문 안쪽까지 거품이 튀
어 아직까지 그 형상을 잃지 않고 있었다.
‘아무튼 말괄량이라니까... 후휴.... 저런 말괄량이에게 왜 자꾸 끌리는거야...’
멈추지 않는 흥분과 재차 반복되는 자책을 번갈으며 서서히 옷을 벗어나간다. 한동안 운동
을 하지 않아 허릿살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날렵한 몸을 거울에 비쳐 가슴근육
에 힘을 주어본다. 가슴골의 근육들이 작게 꿈틀대며 모아졌다가 힘을 빼내자 다시 사라진
다. 뿌연 김이 거울을 잡아 삼킬 듯 서려있지만 얼굴이 비쳐지는 중앙부분은 아직 삼켜내지
못하고 준석의 얼굴이 선명하게 비쳐진다. 얼굴 이곳저곳을 살피며 바라보던 준석은 칫솔에
치약을 길게 짜 올리고 입에 물며 몸을 돌린다.
코를 찌르는 욕실의 비누와 샤워젤의 냄새가 준석의 머리를 띵하게 만들어 놓아 강한 치약
의 내음도 그닥 강하게 느껴지지 못한다. 샤워기에 물을 틀어 주위에 흩어진 거품들을 쓸어
내보내고 여울의 것으로 보이는 길다란 머리카락도 그 물줄기에 쓸어보낸다. 발걸음을 옮기
고 몸을 돌릴 때 마다 거추장스럽게 반쯤 발기해버린 자지가 덜렁거린다.
‘어? 저게 뭐지?’
욕실 구석구석 물을 뿌려대던 준석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검은색의 헝겊조각이 동글
게 말려 작은 바가지 안에 들어가 있는 그것은 한눈에도 여울의 속옷임을 알아챈 준석은 순
간적으로 숨이 막혀온다. 서둘러 양치를 끝낸 준석은 마른 수건에 손을 닦아 물기를 닦아내
고 그 작은 천조가리를 집어든다.
떨리는 손 끝이 자신이 얼마나 긴장을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던 준석은 아무도 없는
욕실안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어렸을적 동네에 예뻤던 새댁의 속옷을 빨랫줄에서 걷어 몰래 훔쳐본 후로 그렇게 가슴떨림
이 심하게 찾아온 것은 처음인 것이었다.
사각팬티지만 남자들것같이 두껍거나 질긴 소재가 아닌 하늘하늘하고 부드러움이 손 끝에
전해져오며 여자팬티 특유의 질감이 준석의 머리를 친다. 바가지 안에 남아있는 스포츠브라
엔 관심이 전혀 없는 듯 팬티를 펼쳐 앞과 뒤를 바라보는 준석은 이상야릇한 감정에 어느새
자지를 높이 세우고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동안 여울의 방을 몰래 들어가서 향기에 취하면서도 단 한번도 속옷을 훔쳐보겠다는 생각
을 하지 못하던 그였다. 처음보는 여울의 팬티에 넋이 빠진 준석은 달아오른 몸을 뒤로하고
팬티감상에 여념이 없다.
신축성이 뛰어난 팬티를 벌린다. 먼지하나 붙어있지 않은 새까만 팬티 안으론 햐얗게 말라
붙어버린 정체모를 흔적이 준석의 눈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몸을 떨리게 만든다.
‘애액인가? 하아... 이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못 참겠어....’
바라만보던 준석은 자신도 모르게 여울의 은밀한 부분이 닿아 하얗게 말라붙은 그곳을 코로
가져간다. 호기심이 가득하던 사춘기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어쩌면 변태적이고 적절하지 못
한 방법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빠른 행동에 자신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그였다.
가장먼저 느껴진 것은 지린내였다. 더운 한여름이라 그런지 그다지 좋지 않은 냄새였지만
여울특유의 향기라고 생각한 준석은 눈까지 감고 그 냄새에 도취되기 시작했다. 지린내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그 냄새가 적응될때쯤 느껴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냄새가 준
석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아얘 좌변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은 채 여울의 은밀한
부분이 닿았던 곳에서 풍겨져오는 향기에 도취된 채 코를 벌름거리던 준석은 서서히 한 손
을 뜨겁게 열을 내뿜고 있는 자신의 자지를 잡아내어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이 처제의 냄새라니....’
크고 둥근 엉덩이를 가리고 있던 그 작은 천조가리가 준석을 미치게 만든다. 풍겨져오는 향
기며 풀기를 잃은 야들한 감촉이 직접 엉덩이와 그 사이를 매만지는 것보다 자극적으로 다
가와 상상력을 뛰어나게 만든다.
잘록한 허리.. 그 아래 튼튼해 보일만큼의 골반.. 골반의 뒤쪽으론 탄력있고 둥근 엉덩이가
눈앞에서 씰룩거리는 듯 하고 한 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검은 숲풀이 우거져 있을 것 같은
여울의 하체가 상상이 되자 붉게 물든 귀두 끝에서는 맑은 액이 울컥 흘러나온다.
사정의 기미가 찾아와 준석을 더욱 흥분시키지만 그렇게 짧게 그 향기와 느낌을 뒤로하고픈
마음은 없다. 이미 호흡은 거칠게 내뿜어지고 있고 등줄기엔 굵은 땀방울이 방울져 흐르지
만 그깟 더위에 아랑곳 않는 준석의 손놀림은 위아래로 움직이다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움
직임을 멈추었다가 위태롭게 떨리는 자지에 힘줄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처제... 여울아!! 날 왜 이렇게 힘들게 해....’
아닌척하기도 힘들고 마음을 표현하는 건 더더욱 할 수 없는 준석의 마음은 이미 멍들어 있
었지만 준석 자신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 할 만큼 조금씩 조금씩 그 상처를 드러내고 있었
다. 하지만 곪아갈 뿐 치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약을 써야할지 모르는 그였다. 점점 아파
오는 가슴을 어떤 약으로 다스려야 할지 모르는 그였던 것이다.
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가지 안에 외롭게 뒹굴던 브래지어까지 들고 와 다시 좌변기에
털썩 주저앉는다. 자지가 너무 발기한 탓인지 허리가 당길 듯 한 준석은 촉촉한 느낌의 팬
티를 자지에 덮고 브라를 코로 가져간다. 팬티에서 느껴지던 것이 강한 산성의 냄새였다면
진한 체취가 묻은 브래지어는 언제나 맡던 여울의 그 냄새였다. 바나나같이 부드럽고 달콤
한, 때론 바닐라 같이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그것을 들고 대략 여울의 가슴을 재보는 듯
부드럽고 폭신한 컵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어본다.
대충 눈에 비치는 가슴도 컸지만 직접 손으로 크기를 가늠해보자 보는 것보다 상상외로 크
게 느껴지는 그였지만 일반 브래지어와는 달리 스포츠브라로는 그 크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코로 가져간 준석은 부드러운 향기를 폐 깊숙이 흡수한다.
팬티가 하반신의 상상을 이끌어냈다면 브라의 향기는 웃는, 아니 준석의 자지에 희롱당해
잔뜩 흥분에 도취된 여울의 얼굴과 만져 보는 것으로 충족하지 못할 주무르고 싶은 거대한
가슴이 떠올라 준석의 상상의 나래를 극으로 치닫게 한다.
‘처제... 여울아....’
팬티로 감싸진 자지를 세차게 흔들기 시작하는 준석은 점점 밀고 나오는 정액을 참아내지
못한다. 좋은 기분을 더 오래 느끼고 싶지만 조절실패로 이미 터져 나오기 시작한 정액을
여울의 팬티로 강하게 분출해낸다.
부드럽고 얇은 천이 준석의 정액줄기에 부딛쳐 들썩거리다 다시 가라앉고 몇 차례나 반복
한다. 그리고 뜨거운 느낌의 미끈함이 사타구니 사이로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하아... 미칠 것 같애”
준석이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내뱉자 욕실 특유의 울림이 다시 자신의 귀로 들려온다. 그 혼
잣말마저 숨을 죽이는 그는 천천히 자신의 정액으로 엉망이 된 여울의 팬티를 자지에서 떼
어낸다. 아직까지 흥분을 잃지 않은 귀두가 부드러운 천을 만나 극치감을 주고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드러난 자지는 여전히 무섭게 서서 꺼떡거리며 용트림을 하고 있다.
많은 정액으로 팬티 전체가 얼룩져 번들거리고 있었고 생각과는 다르게 밀려오는 사정후의
귀찮음 때문에 대충 휴지로 닦아낸 팬티를 둘둘말아 원래 있던 바가지 안으로 던져 넣는다.
사정후의 고단함은 찾아오질 않는다. 사정이 이뤄지면 맥이 풀리는 자지였지만 이상하리만
치 좀처럼 흥분의 기운이 달아나지 않는다.
정액을 흠뻑 뒤집어 쓴 여울의 속옷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준석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일
부러 찬물을 뒤집어쓴다.
샤워를 마친 준석은 그제서야 쪼그라든 자지를 바라봤다. 물기를 닦으며 언제 성을 냈냐는
듯이 손길을 따라 덜렁거리는 자신의 자지가 원망스럽게 보인다.
왜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닌 처제의 향기에, 모습에 그토록 반응을 해대는지 원망스러운 준석
은 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욕실문을 빠져나간다.
자신의 열기가 그리도 뜨거웠었는지 새삼 느끼는 준석은 거실에 가득한 시원함에 막혔던 가
슴이 후련해지는 듯했지만 티비를 바라보며 젖은 머리를 꾹꾹 눌러 말려내고 있는 여울의
얼굴을 보자마자 다시 먹먹해오는 가슴을 안아야 했다.
‘아! 팬티... 좆물....’
안방의 문을 열고 발을 디디는 순간 자위로 인해 더럽혀진 여울의 팬티가 떠오른 준석은 다
시 뒤돌아 욕실을 향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욕실화를 신고 있는 여울의 모습에 허둥댈 뿐
이었다.
“처...처제!! 잠깐만....”
다급한 목소리로 여울을 불러 세운 준석은 황급하게 욕실의 문지방에 서 있는 여울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
“헤헷! 형부 잠깐만요!!”
급한 듯 목소리까지 떨리는 준석이 우수운지 웃음을 띤 여울은 욕실화를 신던 것도 포기하
고 들어와 길쭉한 팔다리를 늘려 바가지 안의 담겨있던 자신의 속옷을 집어들고 티셔츠 안
으로 숨겨낸다.
더욱 강력하게 여울의 몸짓을 막아내지 못하고 뒤처리도 덜 된 그녀의 속옷이 옷사이로 숨
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던 준석은 방금 샤워한 것이 무색하게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할말을
잃은 채 망연자실 서있을 뿐이었다.
“미안해요 형부! 일 보세요~”
“으...으응..”
여울은 아직 모르는 눈치이다. 반면 얼굴이 하얗게 질린 준석은 그녀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
나에 숨을 죽여 반응을 살핀다.
“형부! 왜 그래요? 아까부터 이상하네...”
그런 준석의 표정을 읽으며 갸우뚱하던 여울은 살포시 욕실의 문을 닫고 빠져나간다. 어김
없이 달콤한 향내를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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