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봉사 - 2부
본문
장농에서 입을 옷가지를 꺼내주며
"학생이름이 차세대라고 했던가?"
네!
참 재미잇는 이름이네!
어릴때 놀림 많이 받았겠다
네!
이름때문에 항상 놀림 받고 울면서 집에 오니까
그날부터 엄마랑 학교를 같이 다녔어요
"엄마가 많이 속상했겠다"
이아줌마도 이름때문에 많이 놀림받았지
아줌마이름도 웃겨요?
응!
"이막분"
제이름보다는 훨신 좋은이름같은데요
제가 지나가면 애들이 "차한대간다,차두대간다
차세대간다,차네대간다......"
이렇게들 놀렸는데, 아줌마이름으론 어떻게 놀림을 받았데요?
나?
우리집은 딸만 여섯야!
많치?
엄마가 딸만 낳자, 딸좀 그만낳고 아들낳라고 내이름을 막분이라고 졌데
끝 막자에 똥 분자=마지막 똥이라 뜻이지
하하하!듣고보니 아줌마도 많이 놀림받았겠네요
제이름은 뜻은 기운 세에 큰 대=큰 기운이란뜻인데요
막분아줌마와 세대는 이름때문에 금방 친해졌고
웃다보니",꼬르륵~꼬르륵~!
"세대가!배 많이 고픈가보네"
아줌마 나가있을께 옷가라입고 나와!
밖에서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잇었다
아주머니! 세대는 괜찮은가요?
그럼, 별일 없어요
내가 우물가에 도착할때쯤 물통에 물을 다 뒤집어쓰고 울고 있더군
지게질이 첨이라 물통을 안고 넘어진것같더군
내가 시집왔을때도 물나르는것때문에 많이도 울었지
아마 누구보다도 세대학생의 고생! 내가 잘알지
다들모여 식사를 끝내고 아주머니가 화로를 준비해서 감자를 굽기 시작했다
학생들 미안해서 어째?
줄게 이것밖게 없어서?
"아주머니!
강원도 와서 감자먹으면 먹을거 다 먹은거 아닌가요!"
기수가 말하자 듣고있던 동석과 미리가 합창을 한다
"그럼요!"
"감자가 참 맛있게 생겻네요"
질세라 시내도 거든다.
어느덧 해는 서산너머 지고 달님이 은은한 빛줄기를 비추고 있다.
언니! 하늘이 정말 이쁘다
하늘에 이렇게 별이 많은줄 몰랐어
저기봐, 유성야! 유성!
미리는 시내를 잡고 시골야경에 푹빠져버렸다.
코에선 감자 굽는냄새가 솔솔나고,하늘의 별들은 시간을 잊게한다
도시의 각박함속에서 어느덧 우린 우리자신이 누릴수있는 여유를 잊고 살았나보다
가옥이래야 20가구 남짓,작고 아담한 동네다
이런곳에서 수해로 8명이나 죽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주머니 가족들은 다들 어디 계세요?
"왜묻나?"
"밤에 보쌈이래도 할려구!"
호!호!호!잠시 기다려보게
아주머니는 부엌으로 가시드니 막걸리 2통을 가지고 오신다
오늘 힘들엇지
다들 한잔씩 쭉 마시고 이야긴 그담에 하자구
가까이서 찬찬히 살펴보니 농군의 아낙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고은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아주머니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까 참 고우시네요!"
"여긴 어떻게 오시게 되었어요?"
좀전에 말씀하실때 시집을 오셧다고하셧는데...."
동석이 호기심에 가득찬 눈동자로 아주머니께 답을 조른다
학생들도 들었겠지만 내가 동네에서 강릉댁으로 불리잔는가
강릉에서 시멘트회사를 다녔지
딸이 여섯에 막내니 언니들이랑 형부들이 내 뒷바라지를 해줘서 고생이 뭔지를 모르고 성장했다네
그러다 회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결혼을했지
그리고 이쪽으로 회사공장이 이전해서 우리부부도 이사를 왔지
결혼 다음해에 임신을해서 난 회사를 그만두고....!
그당시엔 여자가 임신을하면 회사에서 퇴직을 시켰다네
우린 행복했지 아들도 낳고 직장도 안정적이고 난 쉬엄쉬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네
우리가 너무 행복해서 하늘이 질투를 했는지
5년전부터 불행이 몰려오더군
갑자기 석회광산이 무너진거야
그때 남편등 회사사람 여럿이서 구조하러 들어갔다가 갱이 다시 무너져서
남편은 다리를 많이 다쳤고 같이들어간 사람 여럿이 죽었지
회사의 경영상태가 많이 안좋았던 상황에서 사고까지 터지고 사람마져 죽자
회사가 부도가 나더군
그때 그 회사를 인수한 쪽에서 직원을 감원에 들어갔다네
당연히 다리다친 사람을 계속 쓸여하겠는가1
더군다나 그때쯤 채굴량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곧 공장을 삼척으로 이전하고 직원들을 전원해고하더군
그래서 우린 이곳에 남게되엇구 젊은 사람들은 직장찾아 떠났다네
예전에 이곳엔 400호 정도가 살았지
남편 나이가 많아서 취직은 엄두도 못냈고 그러다보니 농사일을 시작했다네
첨엔 많이 힘들었지,그것도 하다보니 늘더군
아들이 있어 그애가 아빠를 많이 도왓다네
그러다 작년에 비가 많이 오자 논밭을 둘러본다며 아들이랑 나가더니 그게 마지막이별이 되더군!
아들이 살아있다면 막내학생 나이정도가 됐을텐데...!
막걸리병은 빈속을 드러내고 아주머니의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내일 또 일을해야하니 그만 자자!
눈물을 훔치며,"미안하네 내가 괜한얘길했네"
우선 이방에 준비를 햇네
잘수있는방이 이방뿐이라 여학생들은 내왼쪽에서자고 남학생들은 오른쪽에서 자게나!
"네!"
"우선 차세대가 아주머니 옆에서 자고 동석이 넌 맨 끝에서 자라"
먼가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던 동석은 잠이 안온다며 밖으로 나갔다
7월끝을 달리는 여름밤의 열기는 밤이 됐는데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미리도 시내도 잠이 안오는지 밖으로 나가고,
잠시후에 마당에서는 장작타는 불빛이 어른거린다
"기수학생도 잠이 안오나부지?"
난 잠자코 아무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장작불 터지는 소리와함께 간간히 웃음소리가 들린다
오늘들 힘들었을텐데 그냥 놔두기로하고 잠을청하려 눈을 꾹감았다
부스럭소리가 들린다
"막분이모?"
차세대의목소리가들린다
왜?
잠이 안와?
더워서?
"응!"
역시 마마보이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그럼 부채질해줄게 이리와
우리아들이 살아있으면 ...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울지마! 오늘 내가 아들할께 막분이모 울지마!
마음이 여린 차세대가 그녀를 달래자 곧 울음소리는 자자든다.
잠시 설잠에 들었다가 밖에서 떠드는 소리에 눈을 떴다
귓가에서 쪽쪽 빠는소리가 들린다.
이방에선 아주머니, 차세대,나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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