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혼성기숙사 - 1부 3장

본문

전라도에서 왔당께요. 학교는 종문고등학교를 나왔고라.... 이름은 남문이라고 헌디 혹시나 동문이나 북문이라고 부르덜 마씨요. 그라믄 역부로라도 대답을 안한께요.”




신입생이라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 얼굴을 익히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내 소개를 할 때 몇 몇 여학생이 사투리를 듣고는 킥킥거렸지만 벌써 익숙해져 가는지 별로 기분 나쁜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인지 자기 소개하는 시간은 금방 끝났다. 대부분 비슷한 또래에 특별한 사람이 없어서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지만 과사무실을 나올 때 잠간 보았던 키 작은 여학생이 기억에 남았다.




“제 이름은 왕다희고요 서울에서 왔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유일하게 고등학생 같은 짧은 단발머리만 빼면 별로 인상에 남을 만한 것은 없었지만 한 번 스친 인연 때문인지 인상에 남았다.




“자. 그럼 오늘 수업도 끝났고 서로 자기소개도 했으니 과 동기들을 조금 더 알기 위해 조촐하게 단합대회를 하겠습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학교 앞 ‘sexy 호프’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과대표의 말에 따라 우르르 몰려가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시요.”




수화기 너머로 은호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짜고짜 지금 기숙사 뒤쪽에 있는 호프집으로 오라고 한다.




“아따 누나. 나 지금 우리과 단합대회가 있어가꼬 거그 가야쓴디.... 쫌 있다가 저녁에 야그하믄 안돼까라?”




은호 선배는 아주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 ‘하늘이 무너져도’ 꼭 오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단합대회에 빠지려고 과대표를 찾으니 저만큼 앞장서서 가고 있었다. 뛰어가는 것이 귀찮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조금 뒤에서 왕다희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여학생이 느리게 걸어오고 있었다.




“아이!”


“.......”




갑작스런 말에 자신을 부르는 전라도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왕다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내가 아는 누나가 지금 꼭 오라고 해가꼬 가야것은께 니가 말 좀 해조야 것다.”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눈만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왕다희였다.




“그렇코롬 보지만 말고 니 핸드폰 좀 조바라.”




머뭇거리는 왕다희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다시피 하여 내 번호를 눌렀다. 내 핸드폰으로 신호가 떨어지자 핸드폰을 끄고 돌려주었다.




“먼일 있으믄 전화해라. 전화하믄 금방 올랑께.”




왕다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나는 기숙사 뒤쪽에 있다는 커플호프로 향했다.




“야. 남문. 여기야!”




숨이 헐떡거리게 달려 호프집에 도착하자 한 쪽에서 은호 선배가 손을 들고 신호했다. 은호 선배의 옆에 두 명의 여학생이 같이 앉아있었다. 




“아따 누나. 먼일인디 근다요?”




은호 선배 옆에 있던 두 여학생에게 시선도 주지 못하고 숨을 크게 내쉬면서 말했다. 은호 선배는 우선 호흡이나 진정시키라며 물을 내밀었다. 물을 마시고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은호 선배 옆에 앉은 두 명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가느다란 몸매를 가진 여학생은 파마한 머리가 어깨를 덮고 있었다. 앉아있는 모습만 보이지만 은호 선배와 키가 비슷해 보이면서 팔도 상당히 길어보였다. 또 한 명의 여학생은 두 사람에 비해 키는 작아보였지만 마르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몸매가 잘 다듬어진 듯 했다. 달걀처럼 갸름한 얼굴에 어깨 아래로 흘러내린 생머리가 불빛에 반사되어 반질반질 빛나고 있었다. 




“야. 남문. 먼저 인사부터 해라. 이쪽은 누나 친구들이야.”


“안녕하세요. 사회정의과 신입생 남문이라고 합니다.”




최대한으로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사투리가 튀어나오지 않게 조심하면서....




“예. 반가워요. 나는 자유지향과 2학년 장달희예요.”




파마머리를 한 여학생이 자신을 소개하며 손을 내밀었다. 잠간 보았을 때 짐작한 것처럼 팔이 꽤 길었다. 마주 내밀어 악수를 하는 손으로 부드러운 살결과 함께 뼈가 만져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지과 장달희? 혹시 장다리가 긴 장자 롱다리? 니는 자지과고 나는 사정과니까 니가 내 좆을 잡고 사정시켜주믄 딱 좋겄네.’




이 학교는 과 이름들이 다들 별난 과가 많아서 소개받을 때마다 이상한 상상과 바로 연관되어 버린다. 속으로 그런 상상을 한 것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헛웃음을 지었다. 




“잘 부탁 합니다요.”


“하하하. 남문. 너 사투리 안 쓰려고 노력하더니만.... 어쩔 수 없이 사투리가 튀어나오네!”


“아따 누나. 시방 나 놀릴라고 그라지라? 여태까 입에 달라붙은 말인디 워쩌코롬 안나온다요?”


“호호호....”


“호호호......”




나름대로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은호 선배의 한 마디에 허사가 되어버렸다. 순간적으로 다시 튀어나와버린 사투리 때문에 자리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얼굴이 갸름한 긴머리 여학생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호호호. 반가워요. 난 유아방송과 2학년 문옥경이예요."




웃음소리가 잦아들면서 긴머리 여학생이 자기소개를 하고 손을 내밀었다. 




‘어? 유방과? 그라고 본께 저 빼빼시 보다는 유방이 더 큰 것 같다야. 아따 저 유방에다 데고 사정하믄 원이 없겄네.’




나름대로 상상을 하며 긴머리 여학생의 손을 잡았다. 장달희 선배의 손에서 느꼈던 뼈가 만져지는 느낌은 없었고 한 없이 부드러운 살의 느낌만 있었다.




‘오메. 손바닥이 꼭 솜 맹키로 착착 달라붙는 것이 겁나 부드럽구만.... 아따 시발 먼 놈의 손이 뺍다구도 없는 것 맨이다냐? 시발 손만 만져부러도 싸겄네!’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동동대학에 입학한 이후로 과 이름만 듣게 되면 나도 모르게 sex와 연관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은호 선배를 처음 봤을 때도 ‘보지과’라는 말에 ‘사정과’의 특기를 살려 싸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은호 선배의 친구라는 두 여학생을 보면서도 무의식중에 그런 ‘자지를 만져주면 바로 사정하겠다’거나 ‘옥경 선배의 유방에 사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남문. 옥경이 팔 빠지겠다.”


“예?.... 아!”




은호 선배가 핀잔을 줄 때까지 문옥경 선배의 손을 잡고 있던 것을 깨닫고 재빨리 손을 놓았다. 처음 보는 선배 앞에서 또다시 실수를 저지른 것을 알고 다시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 남문! 너 얼굴이 빨개진 거야? 너 옥경이 보자마자 필 받았니?”


“예? 오-메 누나는 먼 소리를 그라고 한다요? 시방 내 얼굴이 어쩐다고....”




옥경 선배와 악수하며 유방에 사정하는 상상을 하면서 화끈거린 얼굴이 달아올랐던지 은호 선배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호 선배의 말에 과잉반응을 보이는 내 표정을 보면서 옥경 선배가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은호야 너무 그러지 마. 얘 같은 미남이 첫 눈에 필을 받았다면 나야 영광이지 뭐...”


“아따 누나들- 어째 그라요. 나 놀려먹는 것이 그라고 좋소?”


“호호호....”


“호호호....” 




또 한바탕 웃음이 휩쓸고 나는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기분이 나쁘지 만은 않았다.




“근디 먼일로 불렀소?”




웃음이 조금 잦아들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재빨리 말을 꺼내 분위기를 바꿨다.




“응- 그게....”


“그건 내가 얘기할게!”




은호 선배가 말을 하려는데 달희 선배가 말을 가로채며 나섰다. 




“우리학교 기숙사는.....”




달희 선배가 설명한 내용은 이렇다. 


해마다 신학기가 되면 기숙사에 들어온 학생들 가운데 대표를 뽑는다. 2학년 가운데에서 남학생 한 명과 여학생 한 명을 뽑아서 기숙사 남녀 학생회장을 맡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선거를 하는 날은 3월 중순으로 입학식을 치르고 2주 정도면 선거를 하게 된다. 작년에는 여학생 후보가 한 명이어서 거의 무투표 당선으로 여학생 회장이 되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여학생 후보가 세 명이나 되어서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단다. 그리고 눈앞의 달희 선배가 기숙사 여학생 회장에 입후보 했단다.




“옥경이 하고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녀서 원래 친구였는데, 작년에 옥경이랑 같은 방을 쓴 은호하고도 친구가 됐어. 작년에 학교 여학생 회장 선거 때 옥경이를 많이 도와주었더니 이번에는 옥경이가 날 도와준다고 나서게 된거야. 자연스럽게 은호도 나를 도와주기로 했고....”




기숙사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남학생이나 여학생이나 모두 남녀 기숙사 학생회장 후보 각각 한 명씩 투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남학생들 가운데 선거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은호 선배가 나를 추천했단다.




“그리고 우리 방을 선거캠프로 사용하려고 하는데.... 남문이 네 동의가 필요해서....”




갑작스런 은호 선배의 말에 깜짝 놀랐다. 




“예? 먼 말이다요? 나한테는 말도....”


“야! 남문. 넌 내가 하자는데로 따라하기만 하면 돼!”




말을 가로채며 은호 선배가 단호하게 말하는 바람에 별다른 말도 못해보고 말았다. 그렇게 우리방은 기숙사 여학생 회장 선거 캠프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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