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진수 신드롬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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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팅은 평소와 같이 진행되다 끝났다.




“흐아~”




앞에있던 현아가 몸이 찌뿌둥한지 만세를 부르듯 기재개를 쫙 폈다. 그러자 C쯤 되보이는 가슴이 가볍게 흔들렸다.




‘크긴 크구나... 저거 자연산일까.’




본인 귀에 들어가면 상당히 기분 나쁠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뭐 속으로 생각하니 어떠랴. 진수는 계속 쳐다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는 지윤을 살며시 쳐다봤다. 




‘로멘스 소설을 쓰나? 귀여운 인상이네. 남자친구한테 사랑받겠어.’




진수가 가볍게 피식 웃자, 현아가 진수를 바라보고는 씨익 웃었다.




“이야~ 저 음흉한 미소좀 봐. 진수씨 애인도 있잖아 왜그래~”


“아, 저 얼마전에 헤어졌어요.”




잠깐 움찔거리는 현아. 하지만 이내 평상시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아, 그래? 그러면 솔로가 된거니까 솔로남의 생활을 즐기면 되겠네~”




진수는 기분이 살짝 나빠졌지만 딱히 뭐라 하진 않았다. 아마 저게 현아의 위로 방법이리라. 나름 최선을 다한게 아닐까.




“아, 그러면. 오래간만에 같이 저녁이나 먹을까? 어차피 이제 러시아워라 좀 그렇잖아?”




그렇게 말하며 진수눈치를 홀깃 살피는 현아. 그리고는 지윤에게 “어때? 괜찮아?” 라고 물었다. 지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여기 예쁜 아가씨가 둘이나 같이 밥을 먹어 준다는데. 거기 외로운 늑대 한 마리, 숙녀를 바람맞히진 않을꺼지?”




마음같애선 지금 당장 바람을 맞춰주다 못해 고속도로 관광이라도 태워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어차피 이제 지윤씨랑도 자주 만나야 할테니까 이참에 같이 얘기라도 해요.”


“네, 잘 부탁 드려요.”




*




셋은 나란히 나와 회사 건물 주변에서 뭘 먹을까에 대해 얘기했다. 진수가 고기나 궈 먹는게 어떻냐고 제안을 하긴 했지만, 현아가 깔끔하게 잘라 버리고는




“내가 아주 맛있는 집을 아니까 그리로 가자! 우울할땐 맛있는거 잔뜩 먹는게 역시 제일이지!”




라며 나머지 둘을 인백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유명 브랜드 레스토랑으로 대려갔다.




“흐음, 맛있는거 먹으면 힘이 나는건 사실이긴 한데. 여기는 조금 가격대가 부담스러운데요.”




분명 맛있는건 사실이지만, 맘잡고 먹으면 기본 십만원대가 나오는 곳이다. 그냥 가볍게 밥이나 먹을까 하기엔 조금 부담되는 가격. 그렇다고 기껏 쫓아왔는데 대놓고 다른곳 가자고 하기도 뭐하기에 진수는 가볍게 말을 돌렸다.




“그동안 많이 수고했으니 내가 사주는 거야~ 그러니까 맛있게 먹어.”


“아아, 그런거였어요? 그동안 들들 볶인거 생각해서 아~주 맛있게 먹죠.”


“그리고 진수씨, 이렇게 예쁜 여자가 둘이나 있는데 어떻게 고기나 궈먹자는 얘기를 할수 있어! 거기다 지윤씨는 미니스커트인데, 입식으로 되있는 고깃집은 찾기 힘들잖아! 다음부터 조심해~”




진수는 “아~ 예~ 예~” 하고는 대강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현아가 “이녀석~ 상사가 말하면 제대로 들엇!” 이라며 가볍게 풋스텝을 밟으며 그대로 바디블로. 어?




‘어?’




맞기 직전. 진수는 문득 현아의 움직임에서 뭔가를 느꼈다. 아, 이거 맞으면 죽을지도 몰라. 제발 빗나가길 기도했지만 이미 늦은상태. 덕분에 배 끝에 깊숙한 통증을 느껴야 했고, 세상이 반쯤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미, 미친. 이게 여자 주먹이냐?’




자고하는데 맞아본 것 중 배스트 3에 들었다. 하지만 때린쪽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뭐 남자가 그정도로 그래~? 자, 어서 일어나. 맛있는거 먹으로 가자.”




라며 엎드려 켁켁대는 진수의 등을 팡팡 때렸다. 한 대 맞을때마다 척추부터 뇌까지 한꺼번에 울리는 듯 한 격통을 느끼며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기에 몸을 일으켜 좀비같이 걸어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진수의 모습을 보며 현아가 미친듯이 웃으며 “그게 뭐야~” 라고 말했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터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다가와 일행을 물었고, 간단하게 대답해 주자 창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그나저나, 지윤씨는 말이 별로 없내. 많이 긴장되나봐?”




현아가 자리에 앉으며 말하자 지윤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예, 처음이니까요. 거기다가 편집장님이시니까...”




지윤이 말을 더 이으려 했지만 현아가 콱 끊으며 대답했다.




“에이~! 나도, 지윤씨도, 저기 저 좀비도 다같은 사람인데 뭐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그리고 편집장님이 뭐야, 그냥 현아언니라고 해. 그쪽이 편하잖아?”




현아가 와하하 웃으며 호탕하게 말했다. 그 모습이 마치 앞에 고기와 술을 잔뜩 쌓아놓아 기분 좋은 호걸의 모습 같았다.




‘저 여자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분명 어디로든 한가닥 했을게 분명하다.’




지윤은 그 모습에 압도된건지, 아니면 그런 권유가 마음에 든건지 가벼이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아, 나는 이거 먹을래. 갈릭 스테이크. 광고 하는데 맛있어 보이더라.”


“예, 광고에서도 그랬죠. 곰 같은 사람이 잔뜩 먹고 사람 되라고.”




진수가 웃으며 농담하자 현아가 웃으며 진수를 쳐다봤다. ‘죽을래?’ ‘아뇨, 살려주세요. 제가 죽일놈입니다.’ ‘알면 됐어. 우하하!’ 라는 무언의 대화가 몇 번 오가고. 현아가 지윤에게 뭘 시킬거냐 물었다.




“저 사실 여기 처음 와서 잘 모르겠어요.”




베시시 웃는 지윤. 그러자 현아가 같은걸 먹어 보라며 마음대로 지윤것도 주문해 버리곤 진수를 쳐다봤다.




“그럼 저도 같은걸로.”


“그럼 갈릭 스테이크로 3개 가져다 주세요.”




웨이터는 알겠습니다 라고 고개를 끄덕이곤 사라졌다. 현아는 마치 중매쟁이 할범 같은 야릇한 표정을 짓고는 진수와 지윤을 한동안 번갈아 쳐다봤다. 그 모습에 지윤은 어색하게 웃엇고, 진수는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내뱉었다.




“왜 그렇게 음흉하게 쳐다봐요? 무섭게.”


“아니, 그냥 내 아랫사람 둘이서 서로 알아간다는게 너무 좋아서.”




아, 그러셔? 퍽이나 좋겠군. 진수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럼 둘이 어서 대화해봐~ 맛있는 것도 이제 곧 나오고. 지금 분위기도 좋잖아?”




아주 좋고 말고. 그런데 자네만 없으면 딱이겠어. 지윤이 어쩔줄 몰라하자 어쩔수 없이 진수가 입을 먼저 열었다. 마치 턱 끝에 거대한 추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 마냥 커다란 부담감이 느껴졌다.




“반가워요, 이진수입니다. 올해 28살이에요. 직업은 작가고, 지금은 소울 메이트를 퇴고하고 있습니다.”




진수가 마치 맞선에 처음 나온 총각마냥 재미없는 말을 내뱉었다. 현아가 어쩜 저리 재미없냐! 라고 말하려다 지윤이 입을 열어서 그만뒀다.




“지윤이에요. 나이는 올해 23이고, 대학생이에요.” 




‘늬들 지금 뭐 소개팅 하냐’




현아는 쑥맥같은 두사람을 쳐다보며 속으로 가볍게 웃엇다. 뭐, 저런것도 귀엽다면 귀여운거지. 현아는 두 사람의 다음 대화를 기다렸지만, 찾아오는건 회색빛 무거운 침묵 뿐. 이내 한숨을 내뿜었다.




“에휴. 됐~다. 밥이나 먹자.”




뭐근 급하게 하려거든 채해서 문제가 생기는 법. 현아는 조금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이 굳이 이어주지 않아도 진수가 잘 하리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




셋은 가벼운 화재를 나누며 식사를 끝마쳤고, 끝날 때 즈음엔 진수와 지윤이 다음에 만날 약속을 잡았다. 




“일단 시간은 내일 되신다고 하셨으니, 내일 투고하신 원고 가지고 회사 미팅룸으로 오세요. 거기서 한번 얘기 나눠보죠.”


“네, 그러면 내일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지윤은 기합이 잔뜩 들어가 인사를 하곤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진수는 차를 회사에 대놨기에 회사로 향했고, 그런 진수 뒤에 현아가 좇아왔다.




“그럼 둘은 내일 잘 샤바샤바 해봐.”


“뭘 샤바샤바해요. 그냥 글 봐주는 건데.”


“에이, 남녀 사이 모르는거야. 그냥 서로 도와주는 직장 선후배에서 조금 더 발전하면 오빠 동생 되고, 거기서 더 잘되면...”


“더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전 아무나한테나 마구 떡밥던지는 그런 남자 아니에요. 거기다 헤어진지도 별로 안되서 지금은 혼자있고 싶어요.”




진수가 평소와 같이 장난끼 있는 말투로 받아냈다. 하지만 뒤에서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 진수가 뒤를 돌아보자 현아가 조금 슬퍼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




‘응? 갑자기 무섭게 왜이래.’




평**면 와하하 웃으면서 답했을텐데, 갑자기 급격하게 시무룩해지니 이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진수는 당황해하며 급히 화제를 돌려 버렸다.




“회, 회사엔 왜 가시는 거에요? 퇴근 안하세요?”


“그냥. 남은 일이 있거든.”


“아...”




그 이후 회사에 도착할때까지 현아는 아무런 말도 안했고, 진수도 딱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뭐 상처되는 말이라도 했나. 뭔진 모르겠지만 다음에 사과라도 한번 해야겠네.’




*




서울의 러시아워는 끔찍했다. 졻은 땅떠리에 사람이 천만 이상 모여있으니, 인구 밀도도 어마어마하게 높을뿐더러. 출퇴근시간에 대도심에서 도시 외곽-혹은 그 반대-으로 이동하는 인구는 끔찍하게 많다. 수도권에서 오는 사람까지 합친다면 2000만은 가볍게 넘는 인구가 1시간만에 수 킬로미터를 이동하니 말이다. 




‘이런, 저녁까지 먹고왔는데 아직도 꽉꽉 막히나. 차를 놓고 올껄 그랬네.’




진수는 멈춰서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차 안에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자신의 원고에 대한 생각, 현아의 배려-뭐... 그것도 배려라면 배려겠지. 사람마다 방식이라는게 있으니까.-, 지윤이라는 사람 등 등.




역시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다보니 금세 공상에 빠져들어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다.




‘갈 때 물이나 사가야지.’




그냥 정수기 한 대 들여놓을까 하고 생각하는 진수였지만, 그러자니 지출이 너무 많았다. 이번달은 가슴아프다는 핑계로 양주를 잔뜩 마셔댔으니 이미 파산상태. 정수기는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진수는 매일 가는 편의점 앞에 잠시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아침에 있던 점원이 퇴근시간이 거의 다 됐는지 사복을 입은체 카운터에 서있었다. 




“어서오세요.”




점원이 귀여운 보조개를 파내며 말했다.




‘아, 저건 좀 반칙같은데. 저렇게 웃으면서 뭔가 부탁하면 정말 거부하지 못 할 것 같아.’




뭐 하지만 어떠랴. 저 알바녀가 진수에게 뭔가 부탁할 껀덕지도 없거니와, 어차피 모르는 사람. 진수는 냉장고 앞에 가서 2.5L짜리 생수 2개를 집어왔다.




“물 많이 사가시내요. 거기다 매일 제주 사다수시구요.”




헤헤,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마치 기억해 줬으니 칭찬이라도 해달라고 조르는 강아지 같다.




“예, 집에 정수기가 없어서요. 이참에 하나 들여놓을까 하고요.”




덕분에 딱히 말하지 않아야 할 내용도 말해 버렸다. 이런.




“정수기 사시면 이제 자주 안오시겠네요? 아쉽다.”




서운하다는 표정을 짓는 알바녀. 딱히 상대방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알바녀의 표정을 보니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이사람 저사람 다 좋아하는 여잔가. 아직 덜 큰건지, 아니면 사람이 좋은건지...’




진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산을 하곤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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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로멘스를 쓰는 사람이 애인은 없네요. ㅠㅠ


항상 소설을 쓰다보면 느끼는 거지만. 예쁜 사랑, 연애 하시는 분들 보면 무척이나 부러워요.


난 언제쯤 여자친구가 생길까, 크하하하~




여하튼 2편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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