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일기 - 1부 12장
본문
남자들이 다 궁금해하는게 있어요. "
" 뭔데? 말해봐. "
" 군대가면.. 나 기다릴거에요? "
윤아영이 내 목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등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푹신한 질감이 나를 포근하게 했다.
" 여자들 대답도 똑같아. "
" 설마 예스? "
" 뭐 비슷하긴 한데.. 난 좀 다를것같아. 또 군인하고 사귄 경험은 없어. "
누나가 처녀가 아니였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그래, 그렇게 고혹적인 색기를 흘리는데 처녀라고 생각하면 더 이상하다.
그랬으면 어디 뉴질랜드에서 수술이라도 받고왔다고 생각했겠지..
" 누나는 그럼 좀 다르다는 얘기? "
" 기다릴지 못기다릴지는 잘 모르겠어. "
실망스럽다기보다는..
애매한 그녀의 말은 남자의 소유욕이나 자존심을 자극하는데에 뭔가가 있다.
처음 들으면 아릿하지만, 계속 생각하고 곱씹을적마다 알싸한 향이 감도는 느낌..
" 무슨 향수같네요. "
" 왠 향수? "
" 한번 향기를 맡으면 계속 취하고 싶어지잖아요. "
누나는 나를 끌어안은채 가슴을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한차례 문질렀다.
" 열일곱짜리가 무슨.. "
그러는 누나도 스무살이면서, 하려다가 너무 어린애같은 발상에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러고보니 스무살인데 저렇게 섹스 후에 의연할 수 있을까.
보통 수줍어하거나 그러지 않나?
" 선생님 경험 많아요? "
" 섹스까지 했는데 선생님이야? 아, 애석해라. 니가 보기엔 어때? "
선생님 아니면 뭐라고 불러요?
" 그냥. 음.. 좀 있으신거같아요. "
감도는 내가 듣던것처럼 엄청나게 조여댔지만..
그것하곤 무관하게 경험이 많은듯 남자의 욕구를 이끌어냈다.
" 여태까지 딱 세번 남자랑 연애해봤어. 섹스 경험은 스무번도 안되는데 믿기 싫으면 말고.. "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뺨에 살짝 키스했다.
" 믿어요. 그럼 이제 한번씩 늘어난거에요. "
한번씩.
즉 연애와 섹스, 한번씩.
윤아영은 배시시 웃었다.
" 그래. "
" 그런데, 누나. 소연이는 집에 잘 들어갔을까? 걔 가출했었거든요. "
누나가 웃다가 살짝 표정이 굳어졌다.
" 잘 들어갔을거야. 너 팔십점이야. "
" 뭐야, 남자친구한테 점수를 매겨요? "
나는 응석부리듯 누나의 허리를 붙잡고 아랫배에 코를 비볐다.
무슨 동물도 아니고..
" 왜 그런진 잘 생각해봐. 치.. "
누나는 가만히 내 머리를 꼭 안고있다가 말했다.
" 돌쇠, 빨리 가서 일해. 이따가 파티해야되는데. 으이그.. "
누나는 그제서야 가슴을 팔로 가리고 거실의 테이블 위에 있는 옷을 가지러 갔다.
나는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면바지를 집어 흉한 하체를 가렸고..
이제 일해야지. 즐겁게.
*
양 팔로 박스를 들었다.
옷들이 꽤 많이 모이니 무겁긴 하다.
그래도 마음은 가벼웠다.
흐흐..
" 수고했어. 뭐 먹을래? "
한번 더 누나요.
" 누나요.. 악! 알았어요. 그새 왜 신발까지 갈아신었어요? "
어제도 신었던 폴로 단화가 아니라 그새 구두에 미니스커트다.
스타킹으로 감싼 다리가 참 보기 좋긴 하지만..
지금도 남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데, 사람 많은데 가면 오죽할까.
독점하고싶은 마음과 또 여자친구를 남들에게 보이고 싶다는 상반된 욕구가 충돌하고있었다.
" 뭐야, 너 좋으라고 입어준거잖아. 아까 좋다며? "
나는 히죽 웃었다.
참,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다.
연상이라 살짝 카리스마가 있기도 하지만, 이런 모습 보일땐 아주 귀여웠다.
" 그럼 저 때문에 입은거에요? 아, 누나 진짜 귀여워요. "
" 그러니까 잘 해. 어휴, 맹랑하긴. "
" 잘 할게요. "
윤아영은 살짝 나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
지하철은 의외로 한산했다.
의외로 자리도 드문드문 구멍이 나 있었고..
우리는 구석에 앉았다.
나는 박스를 선반 위로 올리려다가 순간 좋은 생각이 나서 앉은채로 살짝 아랫배에서 떼어놓고 누나 손을 그 사이로 집어넣었다.
" 아~ 왜 그래.. "
" 옆에 너무 미인이 있어서 미칠것 같아요. "
나는 아직 대학교를 안 가서 전공이랄것도 없고, 심리학을 전공할 생각이 생기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지식은 전무할 정도다.
그러나 몇몇가지 아는게 있다면, 왼쪽 귀에 속삭이면 기억에 오래 남고, 야릇한 흥분을 조성할 수 있다는것.
누나를 맨 끝에, 나는 누나를 거의 가린 모습이였다.
" 한번만.. 한번만요. 지금 사람 별로 없을때.. "
확실히 성욕은 리미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까 한번 격하게 배출한것같은데..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채우면 채우는대로, 쏟아내면 쏟아내는대로 주고싶은, 아니 내뿜고싶은 욕망을 느끼게 하는 여자다.
윤아영은 어쩔 수 없다는듯이 왼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두드리는 척 하면서 오른손을 내 바짓속으로 찔러넣었다.
" 아, 음. "
속으로 살짝 탄성을 질렀다.
누나의 하얗고 긴 요요한 손가락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하체에 밀착해왔기 때문이다.
좆기둥을 휘감는 손가락이 느껴졌을때..
" 으악! 흠, 흠. "
나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지하철 속 사람들이 의아한 듯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재빨리 박스를 아랫배에 묻고 누나를 흘겨보았다.
" 윽.. 아프잖아요. "
" 여자친구한테 그런 못된 장난을 치는게 어딨어? "
" 누나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참.. 근데 나 되게 아프다. "
누나는 얼굴이 살짝 빨개졌지만 " 이따가 집에 가서 해줄게. " 라고 속삭이고는 뺨에 살짝 입술을 대었다가 이어폰을 꽂아줬다.
팝송.. 팝송이다.
잘 모르는 노래였지만 어쩐지 누나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니 나도 기분좋게 들었다.
썩 나쁘지도 않았고..
그나저나 나중에 영어공부좀 많이 하면 동시에 해석도 되려나?
그 노래가 Sara Bareilles의 Bottle it up이라는걸 안 것은 꽤 시간이 흐른 후의 일이였다.
*
나는 마치 촉수가 휘감는듯한 아찔한 점막이 와닿고 서로를 느끼는 섹스보다는..
그 전의 전희, 페팅을 하면서 서로를 확인하는 뜨겁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더 즐거웠다.
물론 아직 동정을 뗀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놈이 뭘 알겠냐만은.
난 본능적으로 내가 섹스 그 행위보다는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란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 아니면 그냥 변태던지. "
" 왜 혼자 웃고 그래? 응? "
나는 갑자기 정색했다.
윤아영은 내 얼굴을 보고 갑자기 킥킥 웃었다.
이러면 여자들이 좋아한다더니..
속엔 뭘 감출진 모르지만 어쨌거나 웃는 모습을 보여주면 기분이 좋다.
세상에 자기 여자친구가 웃어주는데 보고 진심으로 정색하고 찡그린다면 그건 병신이다. 바보 천치다.
" 누나가 해준다니까 상상이 자꾸 가서 그래요. "
" 아, 은성이 진짜. 그런 앤줄 몰랐는데 너무 밝힌다, 야. 씨.. "
나는 씩 웃으면서 박스를 한 팔로 옆구리에 낀 채 누나의 허리를 감아 안았다.
" 그래서 싫어요? "
누나는 뾰로통한 얼굴로 " 그런건 아니구. 흥.. " 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썩 밝은 기색은 아니였다.
꽤 몸이 뜨거운 여자였는데..
섹스에 대해 약간 거부감같은걸 가지고 있는것 같기도 했다.
보통 영화나 소설같은걸 보면 예전 남자친구와의 기억때문에 그러지 않나.
" 이 부분은 조심해야겠다. "
누나를 잃으면서까지 섹스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남자는 되지 말자고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 누나때문에 실실 쪼갠건 아니구요. 그냥 같이 있으니까 좋아서 그래요. 누나때문에 웃은건가, 그럼? "
" 나도 그렇긴 한데, 이제 학교가면 남자들이 나 좋다고 따라다녀서 또 귀찮아지는데. 평일엔 되게 귀찮단말야. "
" 캠퍼스에 외부인 출입 금지에요? 내가 누나 에스코트하러 가주면 되겠네. "
" 뭐, 도서관 빼고 그렇긴 한데.. 와서 좋은 꼴 못볼거야. "
내 눈치를 살피면서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다시 씩 웃었다.
" 나 힘도 좋고, 저번에 봤죠? 싸움도 되게 잘해요. 그리고 누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들은 왠만해선 안 때릴건데.. "
누나가 " 치, 뭐야! " 하면서 허리를 감은 손을 떼내려고 하자 나는 황급히 말했다.
" 여자 보는 눈이 있는 형들이잖아요. 누나 보고 반할정도면 굉장히 안목이 있으니까 때리기 아까워서 그래요. "
윤아영은 배시시 웃으면서 다시 손을 꼬옥 잡았다.
뭔가 불안한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나는 살짝 흥분되기도 하고 조마조마한 이 연애의 느낌에 그런것따윈 그냥 무시해버렸다.
" 이제 보니까 우리 은성이, 멘트도 되게 잘날려. 나중에 여자들 막 꼬이면 난 어떻게 해? "
" 나 해바라기 말고는 다른 꽃 이름을 모르는데.. 가르쳐줄거에요? "
" 아니, 그것만 알면 화훼 지식은 필요가 없을것 같은데? 히히. "
누나는 내 바지 포켓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꾹꾹 눌렀다.
벌써 문자 통제하고 그러나?
" 윤셰프가 뭐야, 윤셰프가. "
어드레스 북(전화번호부) 봤구나.
뭐 근데..
" 뭘 기대했는데요? "
" 나의 태양이라던가, 아니면 산소같은 그분? "
나는 나도 모르게 큭큭 웃었다.
얼마나 귀여워. 진짜, 누나라는 느낌보다는 십년지기 친구같다.
몸을 섞고 나서인지 그녀가 더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 반쪽♡
" 자. 얼마나 보기 좋아? "
" 조금 유치하지 않아요? "
" 뭐야, 나 삐진다? 응? "
" 다시 보니까 왠지 이것 말고는 더 뛰어난 네이밍 센스가 없을것 같아요. "
누나는 의기양양하게 다시 디스플레이를 끄고는 포켓에 쑥 집어넣었다.
바지에 자꾸 여자 손이 들락날락하는게 썩 나쁜 기분은 아니였다.
" 도어카드 줘봐. "
" 그거, 내 지갑 안쪽에 있을거에요. "
누나는 박스를 든 왼팔쪽으로 돌아가 내 지갑을 꺼내 카드를 꺼냈다.
" 세상에, 무슨 고등학생이 돈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다녀? "
" 누나 돈이라고 생각해요. "
" 됐어. 근데 나 이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니까. "
살래살래 엉덩이에 걸쳐진 미니 플레어스커트를 흔들며 카드를 체크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다시 웃을수밖에 없었다.
이런 여자친구랑 같이 동거하면 절대 지루하지 않을것같다.
하루하루 알콩달콩.. 얼마나 좋아?
-
앞으로 섹스신 자제하겠습니다.
사실 좀 빈정도 상하고 충격이 있긴 했지만 지적이야 사실이니 빙충맞게 변명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항상 정사를 염두에 두고 쓰다보면 전편처럼 어쩐지 살짝 용두사미(용두라고 하긴 뭐하지요?) 느낌이 꽤 섞여나와서 습작을 여러번 쓰고 난 뒤에야 올립니다.
참고하는건 수레바퀴, 청춘예찬, 그의 대학생활 였습니다.
이번에 습작 세개 써놓고 내보냈는데 아직 필력이 부족해 그분들의 느낌이 많이 묻어나와 여러분들에게 기시감을 조성한듯합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화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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