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의 그녀는... - 1부 8장
본문
다음날 아침. 눈이 떠졌다.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 혼자였다.
자취방 안은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거칠게 앉은뱅이 밥상을 밀어 치워버리며 흩어졌던 냄비니 김치니 하는 것이나 내가 찢어서 아무렇게나 던져논 그녀의 옷이니 하는 것들....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마치 어젯밤 일이 꿈인것 같았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했지만...쓰레기 통에 돌돌 말아 버려진 찢어진 티셔츠는 어젯밤 일이 꿈이 아니라고 하는 명확한 증거품이었다.
[사죄]
맞다. 사죄하러 가야한다. 용서를 빌어야 한다. "진영아 미안해" 아 아니다. 최대한 비굴하고 측은하게 해야지 진영 선배..아니 누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좀더 친근감있게 들려서 저 더러운 강간범!이라고 하려다 그래도 지내온 정이 있는데 하며 벌을 내리기 망설여질려나? "진영 누나 저를 죽여주세요!"로 시작할까?
[자수]
그래 찌질하게 왜 그래.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강간은 친고죄라는데 선배가 강간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겪을 고통을 생각해봐 너 뉴스도 안보니 그 강간당한 여성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이라는 명목으로 그 상처받은 기억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하면서 겪는 정신적 상처가 크다는 이야기 못들어 봤니? 니가 정말 잘못했다면 선배를 더 힘들게 하면 안되 차라리 내발로 직접 가자....그런데 사회 첫발 내딪기도 전에 강간범 이라는 빨간줄이라니...그러면 인생쫑이야 쫑! 니 손으로 인생 쫑칠거야?
[신고유도]
그래 차마 내손으로 내 인생 쫑치기는 그렇다. 차라리 선배가 해주는게...아니 방금 강간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이라며..
밥도 안먹고 멍하니 무한 루프의 고민에 빠지고 있었다.
이틀을 밤 새고서야 결론이 났다. 일단 사죄를 해야한다. 뭐가 되었던 일단 잘못을 빌어야한다. 최대한 찌질이 궁상맞게 딱 봐도 불쌍해서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게 차려입고 즉 그냥 자취방 안에 있을 때 옷 그래도 입고서 선배의 집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안떨어진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일테다. 사죄를 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보았는데도 도저히 발이 안떨어졌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10분 거리를 한시간이나 걸린 후에야 겨우 선배집 문 앞에 도착했다. 벨...단추를 누를까 말까 고민을 하는데 또 10분이 걸렸다. 한참 고민하다가 괜히 벨을 눌러서 선배가 아닌 다른 가족이 받는다면? 어휴~ 일이 커진다. 선배 한명에게 사죄하는 것과 선배 가족들 모아놓고 사죄하는 것은 그 차이가 좀 어마어마하다.
벨 누르기를 포기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요거 고민을 또 10분 했다. 핸드폰도 그렇다. 이를테면 온가족이 모여 티비를 보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나오라고 하면 선배가 강간범에게 온 전화에 공포에 질린 얼굴로 답하고 그 모습을 수상히 여긴 가족이 선배를 추궁하다가 결국 "나를 강간한 놈이 밖으로 나오래.."라고 말하면 그 소리에 가족들이 우르르르 몰려 나와서!! 어휴~ 일이 대박 커진다.
결국 문자를 보내기로 하고 또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저쪽 골목에서 선배가 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몸을 숨겼다. 뭐 역시나 비겁하고 찌질한 행동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잘한 행동이었다. 선배는 혼자가 아닌 얍실과 함께였다.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둘은 포옹을 했다.
미소 지으며 선배가 집안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얍실을 보고 있으려니..그 동안 절대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여기 숨어서 찌질하게 훔쳐보는, 사죄할 용기도 없는 울보 강간범이 아닌 저 잘생기고 똑똑한 얍실이라는 것을......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괜히 사죄란답시고 얼굴을 비추어서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낼 필요도, 그리고 얍실에게 내가 당신 애인 강간했소 하고 밝혀서 그녀가 숨기고 있을 치부를 들추어 내어 결국 둘 사이의 분쟁이 나게 만들 필요도 없어 보였다.
그녀의 인생에서 내가 사라지는게 가장 정답으로 보였다.
그래서 도망쳤다. 사라졌다.
자취방은 빼버렸고 핸드폰은 정지시켰으며 싸이는 탈퇴하였고 학교는 휴학을 신청하였다.
동아리에 탈퇴서를 내는 등의 공식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 단 한번도 동아리 방에 가지 않았다.
그녀와 연결될 가능성 1%라도 있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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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끝!
투표하셨나요? 원래는.....투표 전에 2부까지 올릴 생각이었는데 시간짬이 그렇게 나지가 않는군요.
사실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원론적인 정치 이야기(철학, 이데올로기)를 담은 글로 써내려갈 생각이었는데....
크크....
정말 빈약하더라구요...완전 개허접한 개똥철학
2부 진척이 안돼요~~ㅋㅋ
한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바보에 찌질한 울보 강간범찐은 학교와 연을 끊습니다.
미소,깬입,얍실,진영선배는 더이상 안나옵니다.
2부는 카페에서 쓰고 있는 중입니다.
카페에 먼저 공개하고 소게에 올리겠습니다.
뭐 쓰고 있는 중이니 진짜 천천히 써내려 갈것인데...
뭐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말고
리플 달 사람은 달고 안 달 사람은 말고......인데....
말을말자 님
사실 **에 안쓸려다가 님때문에 쓰는거니 감상문 200자 원고지 10매 분량으로 자게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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