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질펀할 Girl - 1부

본문

새벽 1시에 꿈에서 깨어 다시 잠들기는 쉽지 않다. 




다시 잠들어 꿈을 마저 꾸었으면 좋으련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이대로 아침이 되면 무지 피곤할 것이란 걱정이 뇌리를 스쳤다. 




뒤이어 오늘 토요일이잖아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래 토요일이다. 학교에 안가도 된다.




낮잠도 잘 수가 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나의 취미 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침 운동이 아니다. 우아하고 품위 있고 교양이 철철 넘치는 여자가




천박한 색골로 변하는 취미다. 주 1회 발작하는 병이다.




교양 있는 여자답지 않게 얼굴에 분칠을 했다. 




입술도 핑크색으로 진하게 바르고 눈에는 아이샤도우.




손톱에는 파란색, 발톱에는 빨간색을 처발랐다. 




내가 가진 옷 중에서 가장 짧은 스커트를 입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하얀색 셔츠를 입었다. 단추를 세 개 풀었다.




굽이 9cm나 되는 조리 샌들을 신고 거울 앞에 서 보았다.




천박하다. 내가 아니었다. 화장을 처음 해 본 시골 여자 같다. 




거울 속의 나를 보며 히죽이 웃어 보았다. 윙크도 해 보았다. 




예쁘다. 바탕이 예쁘니 화장이 진해도 봐 줄만했다. 




운동으로 가꾼 몸매는 많이 드러날수록 매력적이다. 




착 달라붙은 셔츠는 젖통을 그대로 볼륨화 시켜 놓았다.




짧은 치마는 심하게 움직이면 노팬티의 엉덩이를 까발리기에 충분했다.




샌들위에 매끈한 다리와 발등까지 이야기 하면 




너무 내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다.




여하튼 누가 봐도 불혹을 넘겼다고는 말하지 않을 몸매와 차림새였다.




이십대라 우겨도 믿을 만한 몸매와 살결이었다.




잠시 내 몸을 감상하다가 비상금을 치마 주머니에 구겨 넣고 집을 나섰다.




봄이 온지 오래건만 그래도 새벽은 추웠다. 




알몸에 셔츠와 치마만 입었으니 아랫도리에 바람이 




제 맘대로 들락거렸다. 찬 기운이 다리를 휘감았다.




스카프라도 하나 두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스쳐갔다. 




새벽 두 시. 길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도로에 차들만 쌩쌩 내달리고 있었다.




영업용 택시가 왔다. 손을 들어 세웠는데 여자 운전자다.




인사만 꾸벅하고 그냥 보냈다.




다음에 오는 차는 운전자가 남자인 걸 확인하고




조수석에 탔다. 자리에 앉으니 짧은 치마가 당겨져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노출 되었다.




곁눈으로 흘끔보며 침을 삼키는 운전자를 나는 감상했다.




“ 기차역으로 가 주세요.”




“예.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나는 가만히 앉아있고 자기는 운전하고 차는 달리는데




뭘 모시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차는 무섭게 달렸다. 




빈 도로에 가로등만 졸고 있으니 거칠 것이 없었다.




운전자의 눈이 두 개로 갈라져 있었다. 




한 쪽은 앞을 보고 한 쪽은 내 다리를 훔치고 있었다.




나는 뒤로 몸을 젖히고 눈을 살포시 감았다.




나에게도 남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일학년 때 첫사랑이 있었다. 우리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다. 




이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에게 아이가 생겼다.




나는 우리에게 사랑의 징표가 생겼다고 기쁜 맘으로 




그를 찾아 갔지만 그는 뜻밖에도 냉담했다.




그리고 사람이 변해갔다. 만나면 트집 잡고 주먹을 휘둘렀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뺨을 갈기고 




구둣발로 밟았다. 아이가 생기고부터 나는 애인 앞에서 




나는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마주보고 웃었는데도 




째려보았다. 흘겨보았다고 트집을 잡고 내가 변명이라도 할라치면 주먹이 날아왔다.




눈 깔고 숨죽이고 살 수는 없었다. 평생을 함께 가기에는 무서운 남자였다.




그래서 내가 그를 버렸다. 




대학교 4학년 때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남자를 만났다.




서글서글한 성격에 화통한 매너가 좋았다.




나는 그에게 잘 해 주고 싶었다.




돈만 생기면 선물을 바쳤다. 그가 보자고 하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 나갔다.




첫사랑 경험이 있어 그가 하자는 대로 이유도 변명도 없이 따랐다.




잠자리에서도 그가 만족하도록 쎅을 써 주었고 몸을 비틀어 댔다.




그가 발사를 하고 옆으로 삐끌어지면 내가 올라가서 2차전을 했다.




3차전은 내가 입으로 그의 성기를 빨아 물을 빼먹었다.




6개월 만에 나는 그에게 버림받았다. 밝히는 여자는 싫다고 했다.




씹 주고 뺨 맞았다. 아낌없이 주었는데 그 것이 버림받는 이유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발령 받았다. 




운둥을 좋아하는 나는 체육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넘지 않아야할 선을 넘었고 알고 보니




체육선생님은 유부남이었다. 부인에게 발각되어 교사 생명이 끝날 뻔 했다.




울면서 빌고 빌어 용서를 받았다.




그 이후로 나는 남자가 무서워졌다.




맞선 자리가 생겨도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오직 공부에만, 직업에만, 사는 데만 충실했다.




한 눈 팔지 않고 앞 만 보며 살았다. 돈 만 있으면 




세상 사는데 문제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주변에서는 가정을 가지고 사람답게 살아 보라고 권했지만 




나는 사양했다. 남자에게 정을 주는 것이 무서웠다.




돌아오는 대가가 터무니없었다. 가정을 가지라는 말에




소름이 돋곤 했다. 불혹을 넘기면서 나도 포기하고 남들도 체념했다. 




그래도 가끔은 남자가 고플 때가 있다. 몸서리쳐지도록.




그럴 때는 민기를 상상하며 자위를 하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주말 병이라는 것이 생기고 스릴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손님. 목적지에 다 왔습니다.”




“감사 합니다.”




차가 멈추었다. 이제 내가 쇼우를 해야 할 차례였다.




나는 양손을 비비며 울상을 지었다.




“어떡해요. 사장님. 제가 빽을 안 갖고 왔네요.”




운전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나는 눈물까지 흘렸다.




“너 상습범이지? 돈 없으면 몸으로 계산하는 거 당연 하잖아.”




그래도 큰 욕 안 먹고 운전자가 협조해 주니 다행이었다.




운전자가 손가락으로 나의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너 같은 년 나는 첨 만났는데 소문은 많이 들었어.”




“아니에요. 사장님 오늘 처음 실수에요.”




“다 들 그렇게 말한다더만. 그런데 나는 차안에선 안 해.”




“예. 사장님. 뭐든지 할게요.”




“너 같은 년 만나서 병 걸린 친구들 많어. 나는 밝은 곳에 가서 검사해 보고 차비 받을 거니까 그렇게 알어. 병 걸린 창녀나 갈보면 너는 각오를 달리 해애 할 거야.”




차가 다시 출발하고 공터에 세워졌다. 




창밖에 모텔 여관 간판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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