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질펀할 Girl - 13부

본문

배고프지? 저녁 먹자.”




놈이 마누라 시키듯 밥을 차리란다. 




우선 먹고 해결할 일이었다. 




어떻게든 달래어서 돈이라도 쥐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성들여 저녁을 준비했다. 찌개도 끓이고 생선도 구웠다.




나물도 묻히고 오징어 채 볶음, 꼬막 찜, 계란 후라이도 준비했다.




혼자 있으면 대충 김치 쪼가리와 밥을 먹는데 손님이 왔다.




잘 먹여서 달래서 보내야 했다. 돈을 달라면 주고 몸을 달래도 어쩔 수 없다.




오늘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기분 좋게 해서 속내를 알아야 한다.




비밀 번호를 바꾸지 말라는 말이 자꾸 신경이 쓰이면서 무서움이 밀려 왔다.




내가 밥상을 차리는 동안 놈은 거실 베란다 창 쪽에 있는 컴퓨터에 붙어 있었다.




거실 한 가운데 상을 놓고 음식을 옮기며 힐끗 보니 야동을 보고 있다.




한 손이 사타구니에 들어가 있다. 꼴볼견 이다.




나는 상차리기에 열중했다. 마주 앉아서 먹도록 차렸다.




“식사 하세요.”




“어. 우리 강아지 진수성찬이구나.”




놈이 컴을 틀어 놓은 채 상 앞으로 왔다. 보륨을 올려놓았다.




여자의 섹 쓰는 소리가 귀를 간질거렸다.




자리 잡고 앉더니 내 밥그릇과 수저를 자신의 왼 쪽 바닥에 놓았다.




얼른 달려가 내가 수저를 집자 놈이 내 손을 잡았다.




“어허. 똥개는 바닥에 놓고 입으로 먹는 거야.”




기가 막혔다. 기껏 밥 차려주니 똥개란다.




“무슨 소리에요? 여기 똥개가 어디 있어요?”




내가 신경질을 냈다. 




“아. 우리 강아지 현실을 인정 못하는 구나.”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머리가 띵했다. 놈이 손바닥으로 내 뒤통수 때렸다. 




나는 강아지처럼 앞으로 쳐 박혔다.




놈이 벌떡 일어나더니 발길질을 해댔다. 나는 거실을 마구 굴러 다녔다.




정신없이 걷어 채이다가 용케 놈의 다리를 잡았다.




“잘 못 했어요. 그만하세요.”




울면서 다리에 매달렸다. 놈이 나의 생머리를 휘어잡았다.




거실을 질질 끌려 다녔다.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다녔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걷어 채였다.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전신이 욱신거렸다. 얼굴은 눈물범벅이다.




“밥 먹자.”




놈이 내 머리채를 놓아 주었다. 그리고 상 앞에 앉았다.




나도 그 옆에 꿇어앉았다. 밥을 바닥에 놓고 수저를 들었다. 




기가 찰 일이었다. 무슨 봉변인지 참으로 아득했다.




“오늘은 수저로 먹어라. 하지만 너는 앞으로 나의 영원한 강아지임을 명심해라.”




칼이 생각났다. 칼질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칼로 멱을 따 버리는 방법밖에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곁눈으로 놈을 흘겨보았다. 




깡마른 몸에 근육이 단단하다. 칼로 쑤셔도 들어 갈 것 같지 않다.




칼을 들고 온다고 해도 놈을 찌를 수 있을까?




놈에게 힘으로 제압당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다.




‘저놈을 죽이면 내 인생도 끝나는 거야. 아무리 정당방위라 해도 




다중 인격 소유자인 여선생이 사회면 톱을 장식할거야. 




나의 행적이 사회적 이슈가 될 거야. 여기서 모든 걸 끝낼 수는 없어. 




우선 비위를 맞추어 주어야 해. 놈이 방심할 때 허를 찔러야 돼.‘




나는 숟가락으로 밥을 펐다. 




“대답 안 해.”




놈이 소리만 질러도 나는 경기가 들었다.




수저를 밥그릇에 다시 꽂으며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인정했다.




“예.”




“예. 서방님. 하고 큰 소리로 대답 해.”




나는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예. 서방님.”




무슨 소린가? 놈이 왜 서방인가? 남편이란 말인가? 시동생이란 말인가?




카메라만 뺏으면 되는데.




놈은 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인쇄된 사진만 나에게 건넸을 뿐이었다.




이미 컴퓨터에 옮겨 놓았을 것이다.




“밥 먹자.”




놈이 고등어구이를 내려놓았다.




“이거하고 먹어. 나는 고등어 싫어 해. 비린내 나서.”




“예. 서방님.”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튀어 나왔다. 




“그럴 땐 감사합니다. 서방님. 하는 거야.”




“감사! 합니다. 서방님.”




공포에 질려서 밥이 입으로 들어는 가는 건지 분간이 안 됐다.




놈은 왼 손으로 내 목덜미를 주무르며 오른 손으로 수저를 놀렸다.




나는 억센 손에 머리가 눌려 고꾸라져서 밥을 퍼 넣었다.




나는 반 그릇도 못 먹었는데 놈이 말했다.




“물.”




나는 발딱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대답 안 해?”




“예. 서방님.”




나는 겁에 질려 대답을 하고 생수를 바쳤다. 




물을 마시고 놈이 말했다.




“상 치워.”




“저는 아직.”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며 나는 나자빠졌다.




놈의 주먹이 발길질이 고통을 주었다. 공포로 몰아갔다.




한참을 맞고 나니 얼이 빠져서 아픈 것도 느끼지 못했다.




“상만 치우고 설거지는 나중에 해.”




“예. 서방님.”




나는 그릇을 비워 반찬은 냉장고에 넣고 그릇은 물에 담그고 상을 접었다.




“이리 와.”




나는 쪼르르 달려가 놈의 왼 쪽에 무릎 꿇고 다소곳이 앉았다.




놈이 종이를 내밀며 말했다.




“여기 서명해.”




노예 계약서였다. 항목이 세로로 나열되어 있었다.




내용을 읽지도 못했다. 맨 아래에 노예 조정자. 주인 김광우라고 적혀 있었다.




놈이 내 손에 볼펜을 쥐어 주며 인주 뚜껑을 열고 있었다.




점점 내 인생이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선생님의 말 잘 듣는 노예가 되겠습니다. 근데 연유라도 알고 싶습니다.”




“서방님이다.”




“예. 서방님의 뜻을 알고 싶습니다. 저에게 뭐를 원하십니까?”




“옷 벗어.”




동문서답이다. 너무 일방적이다. 




“말씀을 해 주세요. 이유는 알아야지요.”




“벗으라면 벗고 까라면 까. 얘기 해 줄 테니까.”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돌아서서 옷을 하나 씩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이리 와. 여기 반듯이 누워.”




사태를 해결 하려면 비위를 맞춰 줘야했다. 두들겨 맞으면 나만 손해였다.




나는 가슴과 구멍을 손으로 가리며 놈의 앞에 반듯이 누웠다.




놈이 나의 양 손을 모아 잡고서 내 머리 밑으로 우겨 넣었다.




까짓 거 본다고 딿냐? 우선 위기를 모면해야 했다.




놈이 내 젖통을 주물렀다. 나는 입술을 물고 눈을 감았다. 




그냥 한 번 달래면 되지.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놈은 내 젖꼭지를 비틀며 다리를 쓸며 배꼽을 후비며 이야기를 했다.




-=> 너를 전에 여인숙에서 먹고 사진을 찍었지. 사진은 장난으로 찍었고 




나중에 지우려고 했는데 깜박 했어. 니 사진이 내 카메라에 담긴 것을 잊었지. 




관심이 없었다고 이해하면 되겠군. 근데 말이야. 어느 날 K 고등학교 앞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출발 하려는데 출근하는 너를 보았어. 




하얀색 진 바지에 청색T셔츠. 밤색 자켓에 출렁이는 생머리. 샌들위의 




뽀얀 발도 매력적이었어. 학교로 들어가더군. 지나가는 학생을 붙들고 물어 보았어. 




조정자 선생님이라더군. 국어를 가르치는데 좋은 분이라고.




나는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어. 빈손으로 택시를 타고 차비를 계산하는 




한심한 년이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어. 




여인숙의 그날 밤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 집에 와서 카메라를 열어 보았지. 




벌거벗고 누워있는 네 모습이 볼수록 매력이 생기는 거야. 




사람을 잘 못 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진을 컴에 옮기고 얼굴 사진만 인쇄를 했어. 




다음 날. 출근 시간에 학교 앞에 차를 세워놓고 너를 지켜봤지.




사진과 비교해 보니 같은 사람인데 행동은 딴판이었어. 




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어. 




여인숙의 그날 밤을 이해하고 싶었어. 원인을 밝히고 싶었지.




너의 정체를 캐고 싶었고 보호해 주고 싶었어. 




청소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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