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바람부는 날에는 - 10부

본문

며칠이 지났다.








금요일 나른한 오후..




[다가다다다가닥..다가닥....]


"크크크........"




이슬빛..[윤정]이와 메신져로 채팅중이다.




[이슬빛.. 너 너무 땡땡이 아녀용??...]


[ㅋㅋㅋ.. 그러는 찬바람님은여????...]




[나야..하는일 하면서 잠깐 손가락 푸는거죠..임과장 거기 있나요??]


[글쎄여.. 말해주기 싫은뎅..ㅎㅎ..글구..자꾸 사람이름 묻지 마여..짱난단 말이에여]




[큭..실수.. 내일은 토요일인데 머할꺼에요?]


[글쎄.. 그냥 방콕하려구여..]




[남친있다면서요??]


[좀 멀리있어여..]




[어디 지방??]


[찬바람님은 내일부터 머할꺼에요?]




[이쁜 마누라랑 딸이랑 놀이공원 놀러가려구요]


[와이프 이뻐요??]




[아..그럼.. 젊었을때 이슬빛 저리가라였지요..]


[에~...-_-]




[진짜라니까..물론 지금도 이쁘지요..]


[치이..거짓말..난 사진보여주기전에는 안믿어요..]




[나 다음주에 생산부 현장에 갈꺼에요..]


[왜여??]




[이슬빛 보려구요...]


[ㅎㅎㅎㅎ.....거짓말..]




[진짠데??.. 저번처럼 커피 맛있게 타줄꺼죠??]


[글쎄요..사실 저번에 찬바람님 커피에 실수로 내손가락 빠졌는뎅..ㅎㅎ]




[그래서 더 맛있었나?? ㅎㅎ]


[ㅋㅋㅋ..]




[하여간에 사람이름 부르지 않기로 했으니까.. 거기 네가지없는 노총각 하나 있죠??]


[ㅎㅎㅎㅎㅎ]




[그녀석 응큼하니까 조심하고.. 다음주에 봐요]


[오셔서 괜히 아는척 하기 없기에여..]




[왜요????]


[싫어요.. 나 짤린단 말이에요..]




[걱정마요.. 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무조건 싫어요.. 더이상 채팅 안할꺼에요.. 진짜에여..]




[알았어요.. 걱정마세요..]


[근데 진짜 왜 오는거에여???]




[아.. 이번에 본사에서 내려온 새제품 있잖아요.. 거기서 생산라인 구축중인거...]


[네....]




[그거 몇가지 해결할게 있어서요.. 그것땜에 골치아파 죽겠어요..아마 가서 그 노총각이랑 한바탕


할지도 몰라요...]


[정말이여?? ㅎㅎㅎ......기대 되네요..ㅎㅎㅎㅎ]




[내가 우리회사에서 이래뵈도 브레인이잖아요.. 다들 나보고 해결해달라고 두손두발 싹싹


비는데 어쩌겠어요??]


[이야..정말이여??....]




[아 그럼요...우리 부서에서도 뭐 내 위로 따로 있지만.. 거의 내가 꽉 잡고 있거든요...]


[에.......거짓말..]




[진짜라니까?? 그래서 내가 거기 가는거죠.. 골치아픈거 해결하는 특급 브레인이거든요 ..]


[ㅋㅋㅋ....그렇구나..]




[하여간 주말 잘보내구.. 이 바람 오라버니가 월요일날 갈테니까..




"김팀장님.. 고실장님 호출이요.."


"응....."




"씨바.........."




... 그때 봐요.. 안녕..]




잽싸게 채팅창을 닫아 버리고 실장실로 향한다.




[똑똑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쇼파에 [고실장]이 앉아서 잔뜩 서류들을 심각하게 살피고 있다.


목례를 하고 테이블 옆에 서있었다.




"앉아요..."


"넵......."




"무슨 좋은 일 있나봐요??.."


"아.. 아닙니다..하하......"




옷깃을 여미고 [고실장]의 앞자리에 마주 앉았다.


숙이고 있는 셔츠안 아찔한..젖가슴골.........빵빵한 히프....


저 옆에 착 달라붙어 앉으면 좋으련만....


새삼... 지난주 토요일의 클럽생각이 떠올랐다.




"그나저나.. 또 왜 부른거지??... 저건 디자인실에서 가지고 온 변경안인데...


으휴.. 또 뭘가지고 괴롭히려구...."




"이거 한번 보실래요??? 외국업체꺼 카피를 한거 같지 않나요.."


"하하..그럴리가요............어디........"




"그렇지 않나요??....내가 봤을때는 카피가 분명한데......"


"하하.. 비슷하긴 한데..."




[고실장]이 외국제품의 디테일을 다시한번 꼼꼼히 살핀다.


어디서 이런 외국 제품 자료를 구했는지... 참 대단하기만 하다.




"김희준 팀장.....이거 망신당하고 일 커질 우려가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이런거 제발.. 알아서 좀 걸러주세요..."


"...네...죄송합니다...."




"월요일 광주가는거 그쪽에 미팅약속 잡으셨나요??"


".....아뇨..아직..."




[고실장]이 갑자기 싸늘해진다.


또다시 뿔테안경을 벗고 다리를 꼬우며 한쪽 팔걸이에 기대어 앉으며 나를 쳐다본다.




"씨바........."




"가서 책임자 없으면 어쩌시려고 그러는 거에요??..."


"아..네.....임홍주 과장이.. 입사동기라..친분도 있고.. 개인적으로....연락을 하려구.."




"이것봐요... 김희준 팀장...."


"네......"




"공과사는 구분하실 줄 아셔야죠....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면..그렇게나 친분 따지다가..


월요일 거기가서 할말 못할말 따지면서 싸우실수나 있겠어요??..."


"..........."




"훗.... 설마 그쪽가서.. 그놈의 친분으로 설득이나 당하지 않을런지.. 걱정되네요..."


"..........."




"아님.. 그렇게나 친분 있는 동기 있는곳으로 발령가고 싶나요?? 원하면 그건 제가 해드릴 수


있어요...."


"...........!!............"




"훗..... 기분나쁘신가 보네요????...."


".......아닙니다...."




"왜요???...기분나쁘신거 같은데.. 한마디 해보세요.."


"..................."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진짜.. 열받기 시작한다....


사람 앉혀놓고..지금....... 


나라는 인간을 비하하는 발언을 계속해서 서슴치 않고 있는.. 이 왕재수...싸가지... 




"나가요..."


"........."






"훗..........지금 뭐에요?? .... 할말 있으신가 보네요??..."


"실장님 저에게 혹시 개인적인 억한 감정 있으신가요??...."




"훗............뭐요??........"


"지난 토요일 정말 실수 했습니다... 그 때는 정말.."




"잠깐..잠깐...그만..스톱...그때 얘기는.. 꺼내지도 말고.. 생각도 하지 마세요.."


".........."




"그리고.. 업무에 있어서.. 개인적인 감정이란.. 김희준팀장이나 내세우지..


나는 당신같은 부류하고는 틀려요.. 아시겠어요??.."


"............."




"이제는 나가주실 수 있죠??...."


".......네에...."




"김팀장이 가지고 온 이 쓰레기들도 가지고 가셔야죠..."




[촤르르르륵!!!!!!!!!!!!!!!!]




디자인실에서 가지고 왔던 리빙앤키친의 변경안이 내 앞에서 흩날린다.


[고실장]이 벌떡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버린다.




지금..일어선채 꼼짝도 못하고... 눈을 감고 있다.




"씨바................."






퇴근전...


모니터 앞에서.. 화사하게 웃고 있는 바탕화면의 여자연예인과 눈싸움 중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나 열받아 있으니.. 우리팀의 직원들도 조용할 뿐이다.




[딩동~]




[바람님.. 머해요??..]




[대답이 없으시네..ㅎ]




[안계신건가?????????]




[다가다다다가닥..다가닥....]


"후우............."




[직장생활 참 힘든거 같아요..]


[잉??? 웬 우울 모드.......??]




[여자라면.. 차라리 기집애라면.. 속시원하게 어디 짱박혀서 울기라도 할텐데..


그놈의 남자라고.. 그러지도 못하고..]


[잉?????...]




[가끔 몇번이고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무척 많이해요.. 하지만.. 집에 있는 처자식


생각에.. 그러지도 못하고..T_T...]


[헐~...-_-]




[아..죄송..이요... 갑자기 우울해져서... 훗...]


[아니에요.. 바람님이 우울하다니까.. 저도 왠지 우울해지고 싶네요...]




[괜히 분위기를 흐려놓았네..ㅎㅎ]


[아녀요.. 서로 이런 얘기들 오가는게 좋은거잖아요.. 속시원하고...^^]




[오늘은 왠지 한잔 꺾고만 싶네요...]


[헐~......]




[퇴근 시간 다 됐죠?? 그쪽은 좀 늦나요??...]


[아뇨..같은 회사인데.. 같겠죠..그냥 들쑥날쑥 하겠죠..]




[그렇겠군요...이슬빛님은 언제 제일 우울하나요??]


[이거 혹시..우울모드로 작업멘트??? ㅎㅎㅎ...]




[나 그렇게 유치하지 않아요.. 유부남이 무슨 작업이겠어요??...한참 어린데..]


[바람님 애인도 있다면서요?..]




[애인은 무슨.. 그냥 누나죠.. 근데.. 그 누나하고 요즘 심상치가 않네요..]


[어머.. 왜요????]




[내가 생각하는거랑.. 그누나가 생각하는거랑 서로에 대한 존재감의 차이??]


[ㅎㅎ..올....존재감??????????...]




[나는 기댈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누나는 그렇게 생각하는거 같지가 않나봐요..]


[그럼요???]




[ㅎㅎ 여기까지만.. 더이상은 말못합니다...ㅎ]


[치이..나도 알꺼 다 아는 나이에요...]




[너무 비밀이 없어도 재미 없잖아요.. 퇴근잘하시구요.. 주말 잘 보내세요..]


[잠깐이요........바람님...]




[네....]


[그럼 오늘 우울한건 그 누나 때문인가요???]




[아뇨....]


[그럼???]




[회사일 때문이죠......]


[헐.........-_-....]






채팅창을 닫아버리고 로그아웃을 눌러버렸다.


[윤정]이 요 기집애.. 채팅하다보니 한도 끝도 없을 꺼 같다.




그나마.. 채팅을 해서인지.. 스트레스가 좀 풀린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우울하다.




[명준]이 녀석에게 전화를 건다.




"음...나.."


"어..어쩐일이냐?? 오늘 한잔 하게??.."




"그러자..."


"어디서 만날까???..."








목동...


어느 상가건물의 2층..샤브샤브.....




초저녁이라 근처 직장인들로 왁자지껄이다.


운좋게 전망이 좋은 창쪽에 앉을 수 있었다.




아래로 보이는 나이트클럽 입구..


[Dark night]




"야.. 아무래도 나 [보연]이 누나한테 차이는 거 같다.."


"진짜?? 잘되간다며??..."




"안그래... 니나 나나 눈치가 벌써 100단이 넘는데.. 그걸 모르겠냐??.."


"왜???........"




"훗.. 모르지 뭐....."


"하긴.. 좀 그런거 같더라..."




"뭐가??..."


"그 누나들.. 완전 꾼이야.. 이남자..저남자.. 완전 엔조이야..엔조이..."




"그치??...."


"나도 사실.. 안만나.. 완전 개걸레도 그런 개걸레가 따로 없더라니까??..."




"하하....병신...."


"진짜야 새꺄... 씨바... 하루에 네놈이랑도 해봤대더라... 이건 뭐... 완전 창녀지..


그딴걸 자랑이랍시고 떠들어 대기는..."




"보연이 누나도.. 가끔 내가 우울하거나 힘들어 하는걸 얘기도 좀하고 기대고 싶은데..


당최 들어주려고 하지 않아..... 그럴때 마다 귀찮아 하더라고..."


"그냥.. 떡이나 치는것만 좋아하는거 같지 않냐??....."




"훗... 몇번 자봤어야지..머.... 하긴 그런것 같다.. 집도 아는데.. 멀지도 않은데.. 


내가 간적 딱 한번 뿐이니까.. 몇번 오라고 했는데.. 마누라 눈치보여서 안갔거든..."


"그래... 그 누나들.. 그거야..사이즈가...자기네 필요할 때...언제든지 즐기는.. 오입!!..."




"푸하하하......"


"니나 나나 괜히 누나라면 다 좋을줄 알고 잘못 생각했었어??...."




아래로 보이는 [다크나이트]...


초저녁부터.. 오입상대를 찾기위한 [자지]들과 [보지]들의 행렬들이 줄을 서서 


박쥐의 아가리속으로 입장을 하고 있다.










[띠리리리......]




"여보세요.....딸꾹..."


[오빠.. 오늘도 늦어??.....]




"집에 가면 너 있냐??...."


[내가 집에 있으면 꼭 일찍 올것 처럼 말한다..?????....]




"후우..... 술한잔 해...내일 주말쉬니까..연지데리고 같이 놀러갈께.... "


[맨날 그놈의 술이냐???.....]




"맨날은 무슨?? 이번주들어 두번이다..."


[나.... 오늘 동문모임이 있어서 집에 못가는데.....]




"뭐?????????????......."


[아니...포천에 예약한 팬션에서 다들 각자 모이는데.. 거기서 놀다보면.. 아무래도... 못올꺼


같아서.....]




"애는??......"


[엄마한테 맡겼어...]




"처가집에??????..."


[응.....내일 점심때 쯤 들려서 찾아서 집에 갈께....]




"후우......야..미정아..."


[............]




"너 도대체 왜 그러냐??? 어????....."


[뭐가???.....요즘 날도 좋고..여기저기 모임이 있어서 그런건데.. 이해좀 해주면 안돼???..]




"너.. 어제도 10시 넘어서 들어왔지??.....그저께도 그렇고....."


[아..그럼 오빠는????.... 요근래 몇번 일찍들어왔다고 생색내기는??......


하여간 빨랑 끊어... 지금 운전중이니까.....]




[딸깍!!..]






"씨발.......쭈우욱.....탁!!!!!........"


"누구냐?? 미정이????..."




"명준아....!!.... 너 이혼하니까.. 어떻냐????...."


"훗......왜.. 니도 이혼하고 싶냐??????...니놈은 못할껄????..."




"그래???...훗....그럴꺼다.....내가 잘하면..얘도 잘 하겠지...."


"좃도..... 우리 마누라랑.. 니네 마누라랑.. 그 버릇 절대 못고칠꺼다..."




"머??????...."


"평생을 때려죽이는 한이 있어도... 못고쳐... 안돼... 태생이 그런 여자들이 있어..."




"풋.....병신..... 니가 새꺄.. 우리 마누라..뭘.. 안다고... 딸꾹!!!....."


"내가 왜 새꺄??...그전에 선영이한테... 미정이 얘기 많이 들었지... 둘이 친구였던거 몰랐냐??"




"친구는 무슨... 결혼하고 알고보니.. 동창사이였던거지...."


"그게 그거지... 내가 선영이랑 싸우기 전까지.. 둘이 얼마나 같이 어울려 다녔냐???..."




"씨바....쪽팔리다..... 나 여지껏.. 아침밥 한번 제대로 못얻어 먹어본거 같다...."


"병신.... 자랑이다....새끼야...... 하하하하...."




"니미....그렇게다 갖다 바치는데.. 맨날 돈없다며 아예 처갓집돈 가져다 쓰더라....씨바..."


"하하.....하하하하하..............."




"좃같은거.....후우.....딸꾹!!.....내가 쪽팔려서 처갓집을 못간다...연봉이 7000이 넘는데..


니미........."


"됐다..임마..... 그만해..... 너 답지 않다..."




"씨바... 나다운게 어떤건데??? 어????????????...."


"너 왜그래 임마??... 술취해가지고......"




"좃같아서.. 그런다........ 씨발......."


"아이... 씨발놈..진짜.....후우........"




바깥으로 쏟아져 나왔다.


터덜터덜... 비틀비틀...........




"그냥 갈랜다... 니새끼랑 술마시니까.. 짜증이 밀려온다..."


"병신새끼...... 지 마누라 간수도 못하는 새끼가... 그럴꺼면 왜만나자고 했냐????.."




[명준]이 녀석과 헤어졌다.




내가 왜 그랬을까??


[미정]이 뒷다마를 까다니.....


자기 마누라의 헌담이나 하고.. 참 한심스런 놈이다.




[띠리리.......]




"씨바... 또 뭐야????....."


"엇???? 고실장??????????????????????????????......"




"니미...씨바.... 그래... 이년아..... 이 좃같은뇬......딸꾹!!...."




[띠리리......]




"딸꾹!!.. 여부세여...."


[훗...김희준 팀장님.. 술한잔 하시나 보네요..]




"후우.....네에.. 한잔 빨았어요... "


[그럼... 다음에 연락 드릴께요.......]




"용건이 머에요???...."


[호호.... 술 많이 드셨나 보네요.....그냥 다음에요....]




"아뇨.....마침 잘됐어요...실장님 봐야 겠어요... 지금 어디에요????...."


[훗.......차라리 제가 가죠.. 계신데가 어디시죠??...]




[고민지...]


이 재수없는 왕싸가지...


오늘 나를 열받게 만든 장본인...




왜 전화했을까??


하여간에 잘 됐다.. 그동안 쌓였던거.. 하고 싶은 얘기들.. 다 해버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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