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에는 - 23부
본문
일주일후..
토요일아침.
[미정]이의 풍만한 젖가슴..
그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곤하게 잠들었나 보다.
따스한 햇살이 느껴지고 잠결에 TV소리가 들린다.
무언가 간지러움에 눈을뜨니 보니.. [미정]이가 내 옆에서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오빠.. 더 자.. 아침 준비 해놓을께.."
"아냐.. 주말인데.. 더 자자.."
[미정]이의 물컥한 젖가슴을 만졌다.
"흐음.. 우리 마누라 젖가슴....."
"............."
"압빠.. 일어났어???..."
[연지]가 TV속 유아프로그램을 보고 놀다가 일어나 침대위로 오른다.
[연지]가 아침잠이 없다는게 방해가 될줄이야..
이혼을 앞둔 요즘 [미정]이와 부부관계[?]를 실컷 가졌다.
어제도 욕실에서 불편했지만 관계를 가졌고 편안한 침대위에서도 섹스를 나누었다.
[미정]이는 평소와는 다르게 요즘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와의 섹스에 임했다.
이혼하기전 주어진 시간에 정말 내가 원하는걸 다 해주려고 저러는건지도 모르겠다.
괜히 내가 그러는 [미정]이의 사정을 알고서 [미정]이가 평소 하기 싫어하는 섹스를
그것도 몇번씩이나 하면서 [미정]이를 괴롭힌거 같아 미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어제... 좀 무리했지??.."
"호호... 아니.. 오빠.. 너무 괜찮았어.."
"안쓸렸어?? 너 맨날 하고나면 거기 쓸리고 아프다며??..."
"아냐...오빠...."
"하루종일 찔끔찔끔 뭐가 나와서 찝찝하겠네??..."
"아냐...오빠.. 안찝찝할꺼 같아....."
"압빠.... 나도 안찝찝할꺼야...."
"푸핫........"
"호호호......"
아침밥을 먹고 [미정]이, [연지]와 함께 [미정]이의 차에 올랐다.
지난주에는 부모님이 계신 평창동.. 이번주에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계신 응암동이다.
모처럼 응앙동의 처갓집을 찾아갔다.
"함머니..........하다버지......"
"하이고... 내새끼..연지 왔구나???....."
"어서오게... 김서방..."
"하하..저희왔습니다...안녕하셨어요??.. 아버님.. 어머님...."
"어머.. 형부!!..언니!!.. 어쩐일로.. 이시간에..호호.."
"처제 보고싶어서 왔지...하하..자..이것 좀 받아.."
"올.... 매형!!!!..."
"이야.. 이거 누구야???.. 우리 연예인 백수 처남???....."
사위가 왔다고 어머님께서 부랴부랴 벌써부터 점심준비하신다고 분주하시다.
가까이 살면서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장인어른에게 인터넷 바둑게임과 장기게임을 가르쳐 주었다.
앞으로 함께 바둑이나 장기를 못두실텐데.. 이거라도 꼭 가르쳐 드리고
싶었다.
앞으로 [김희준]이라는 사위와는 게임을 할 일이 없으실테니 말이다.
"아버님이 요때는 요렇게 들어가시면 되는거죠..."
"어?? 어??? 하하... 이게 지금 진짜 되는건가????..."
"그럼요... 한번 이분하고 해보세요... 어??? 대국신청이네요..???..."
"허허....이런??... 좋아... 내가 확실하게 요놈을 꺾어버려야 겠어..!!..."
"이야...이분..이거.. 급수가 높은데요??..."
"아냐..아냐.. 이자식이 상대를 잘못 고른거야.. 내가 확실히 꺾어주지..."
장인어른이 굉장히 신기해 하신다.
제대로 맛들리셨나보다.. 아예 컴퓨터 앞에 앉으신 후 거실로 나올 생각을 하시지 않는다.
처제와 처남을 따로 불러내어 용돈을 두둑히 챙겨주었다.
다큰 처제와 처남...
처제는 대학원생..
처남은 아직 고학력 백수이다....
처제도..요즘 힘든 시기에.. 취직하기가 어려우니 차라리 대학원진학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자기벌이는 자기가 곧잘 하는편이다.
키가 큰 처남은 모델이니.. 연예인 지망생이니.. 여기저기 쫒아다니며, 여전히 이집안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다.
"호호.. 형부.. 넘 고마워용... 안그래도 되는뎅...호호호..."
"공부 열심히 하라고 주는거야... 나중에 남는거는 그거밖에 없어...주구장창..공부해..
나도 처갓집에 석박사 있다고 떠벌려야 되지 않겠어??? 하하...."
"이야아.. 역시 매형!!!.. 최고라니까??..하하하하..........."
"대신.. 올해안에 꼭 떠라?? 알았냐??....이거 투자하는거다??..나중에 따블알지???..."
[미정]이의 표정이 무척 어둡다.
아무래도 내가 찾는 마지막 처갓집이라는걸 느끼고 있나보다.
[미정]이에게 넌지시 귓속말을 전했다.
"자기야.. 이따가 어머님 용돈드리고.. 어머님 몰래.. 아버님꺼는 따로 드리는거.. 알지??.."
"............"
[미정]이의 입술이 심하게 떨린다.
[미정]이가 손으로 입을 막더니 급하게 밖으로 나가버린다.
한참후에 [미정]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애써 웃음지려 하지만.. 난 [미정]이의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어딘가에서 실컷 울고 온게 뻔하다.
큰일이다.
눈치빠른 처제가 무언가를 느꼈는지 [연지]의 재롱에 신이나신 어머님과
인터넷 장기에 심취하신 아버님을 모르게 방금 들어온 자기언니의 팔짱을 끼고 자기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버렸다.
점심을 먹고 처갓집 식구들과 단체로 영화를 보고 있다.
사위노릇을 여지껏 제대로 못한게 너무나 아쉽기만하고.. 너무 죄송스럽고.. 너무 미안할 뿐이다.
저녁은 맛있는 외식을 했다..
"맨날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다..누나 그치??... 매형.. 아예 우리랑 같이 살면 안돼??...."
"짜식이...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하하.. 아뇨. 아버님..처남.. 나중에..처남이 돈 많이많이 벌어서..
큰 집 지으면..그 때 다 같이 살자.."
"진짜지?? 매형????..."
"아..그럼..???..."
"하이고..김서방은..?? 그쪽 어르신 들으면 서운하시겠네..."
그렇게 이혼준비는 진행되어져 가는것 같다.
처갓집을 다녀온후로.. [미정]이가 무척이나 울고있다.
"으흑흑흑.... 으흑....으흑흑..."
잠들어 있는 [연지]의 옆에..
나란히 누워서 한참동안 그렇게 누워서 울고만 있는 [미정]이..
침대위에 올라 [미정]이의 옆에 앉았다.
[미정]이의 머리를 들어 무릅위에 올려주었다.
퉁퉁 부어있는 눈두덩..
그놈의 눈물.. 진짜 마를날이 없다.
"병신같은 기집애... 그러게 왜 그랬니???............"
안타깝고 애닳는 심정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으흑흑...으....으....으흑....으..."
내 무릅위.. 누워서 흐느끼는 [미정]이...
손으로 천천히 머릿결을 쓸어주었다.
[미정]이가.. 울음소리가 줄어드는가 싶더니.. 이내 신기하게도 잠들어 버렸다.
이제 남은시간은 열흘정도...
그러고 보니.. 금방 시간이 간다.
며칠후....
[똑똑똑...]
실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목례를 하고 책상앞으로 걸어간다.
[민지]가 검은색 뿔테안경을 벗어 툭..던져 놓더니 길다란 손가락을 깎지를 끼고
턱을 바친다.
"실장님.. 영업부에서 올라온 실적보고와 어제 못올린 결재서류입니다.."
"............."
[민지]가 입모양을 벙긋벙긋 하면서 무슨 장난을 치려 한다.
"네??....."
"........."
"하하.. 잘 안들립니다.."
고개를 숙여 귀를 가져다 대었다.
[민지]가 내 목을 잡으며 귓속에다 혀를 꽂아 넣었다.
"윽!!!......"
"큭큭큭....."
"흐음... 실장님.. 사내에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
[민지]가 벌떡 일어나더니 책상을 돌아 내쪽으로 다가온다.
잔뜩 장난기 어린 요염한 눈빛으로 섹시한 애로배우의 연기를 흉내내는듯 하다.
점점 뒤로 물러났다.
"실장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실장님.."
"............"
[민지]가 두손으로 내 어깨를 툭 밀쳤다.
"이런..벽!!.. 이젠 끝이군..!!.."
[민지]가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볼을 타고 얼굴을 문지르며 목을 지나
가슴으로 내린다.
그리고는 좃대가리로 향하고 있다.
[민지]의 손목을 잡았다.
"실장님... 자꾸 이러시면 저도 가만히 못있습니다..???"
"훗....어쩌실건데요??..."
"자꾸...이러시면... 매직스틱 희롱죄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훗....어디 그럼.. 그렇게 해보세요....."
"윽!!!......하하...아퍼요..."
"희준씨.. 가만 있어봐요.."
"민지씨.. 이따 그럼... 잠깐 봐요..."
"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만저만 볼꺼에요..."
"하하... 민지씨..."
"이거 봐요.. 희준씨.. 벌써 섰잖아요..."
"하하... 이젠 됐죠??... 자 빨리.. 업무를....좀.."
".....희준씨... 저 없는동안 안보고 싶었어요??..."
"하하.. 보고싶었죠..."
"..정말이죠??........"
"네......."
일본출장에서 다녀온 [민지]..
어제 오후.. 회사앞에서 지나치며 만났던... [고민지]와의 재회..
임원들과 함께 있는 [민지]에게 어떠한 애정표현을 주고 받지는 못하고 가볍게
인사정도만 나누었다.
출장전 [미정]이와의 불편하면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하는 나를 이해해주는 듯 했으나..
출장후에는 나에 대한 배려보다는 목마른 애정표현에 오히려 적극적이다.
이여자... 정말 나를 사랑하고 있는걸까??
왠지 모를 설레임과 두려움..
항상 [민지]를 대할 때 느껴지는 감정이다.
이제 일주일이다.
다음주 화요일이면 모든게 끝이다.
과연.. [미정]이와 이혼하면.. 내가 이 여자와.. 새롭게 시작할 수나 있을런지...
왠지 [미정]이에게 미안하다.
[미정]이는 그 돌팔이에게 버림받았고..거기에다 나와의 이혼으로 결국 혼자가 될테지만..
나는 [미정]이와 이혼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가 있다니..
결국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오는법...
[미정]이는 자기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거 뿐이고
나 또한 그동안의 불행에 대한 보상을 받는거 뿐이다.
불쌍한건.. 내딸 [연지]...
[다가닥..닥다닥...다가다가닥....]
[참.. 찬바람님 언니하고는 언제 이혼이죠?]
[다음주 화요일입니다...]
[헐... 지금 심정은 어떠세요??]
[그냥 담담하고.. 차분하죠.. 이미 마음을 비웠으니..]
[아직도 언니 많이 울어요??]
[요새는 안그런 편이네요.. 아마 마음의 준비를 다 한거겠죠.]
[불쌍해요... 두분이다..]
[이제 서로가 다 새롭게 시작인거죠.. 좋게 생각하려구요..]
실장실의 문이 열리고.. 환한 표정의 [고실장]이 나온다.
"자.. 오늘은 일찍들 정리하시죠??...참.. 내일은 회식있습니다..."
"와아...야!!...박수...!!.....실장님 최고입니다.!!.."
[종수]형이 또 나서서 주의환기에 힘쓴다.
[짝짝..짝...]
"와아...."
[민지]가 나를 슥 쳐다보고 밖으로 나갔다.
[띠링..]
"엇..민지??.."
[희준씨 잠깐만 뵈요 휴게실에서]
"흐음.... 자.. 우리도 슬슬 정리하자... 이대리 결재올릴꺼 빨리 정리해.."
"네......"
휴게실로 향했다.
[민지]가 휴게실 앞에서 서성이다 나를 보고 주변을 살핀다.
"하하.. 실장님.. 왜요??.."
"잠깐 안으로요.."
"네??.."
[민지]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휴게실..
"흡...!!......"
[민지]의 느닷없는 기습키스....
당혹스럽다..
"흐음....파아..!!!!!!!!!!!!......"
"............."
나를 바라보는 [민지]의 게슴츠레한 두눈..
나를 애태우게 기다리고 있는 [민지]의 촉촉한 입술..
"....실장님.. 여기 회사인데..???.."
"퇴근후 데이트도 못하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살것만 같아요... 희준씨.."
"이제.. 일주일 남았어요..."
"정말이죠????... 저 기대해도 돼죠????...."
"민지씨.. 아니 실장님.... 그 때까지는 낮에도.. 조금....하하.. 정말 죄송해요..."
"........ 네... 미안해요...."
"아녀요.. 제가 미안해요..."
".............그럼.. 전 이만.. 먼저 들어갈께요.."
"네..."
[또각..또각..또각..또각..]
[민지]의 뒷모습..
무척이나 아쉬워 한다.
진짜 나를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또다시 설레임과 알수없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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