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질펀할 Girl - 29부

본문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옛날에 몸으로 차비를 계산했던 여인숙이었다.




발가벗고 누워 있는 나를 얼굴이 불분명한 양키들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몇 명인지도 확실치 않았다. 그들은 발로 내 몸을 만졌다. 




허벅지를 젖통을 입을 보지를 발로 만졌다. 그러면서 그들의 손은 




딸을 잡고 있었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감아지지 않았다.




몸을 돌리려 해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다리를 벌리니 가랑이는 한없이 벌어졌다. 




한 놈이 내 배에 뜨뜻미지근한 좆 물을 쏟았다. 물이 옆구리를 타고 흘러 내렸다.




다른 놈이 내 입에 정액을 들이 부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몸을 퍼덕거려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내 얼굴은 웃고 있었다. 




너도 나도 딸 치던 양키들이 내 몸에 정액을 발사했다. 




눈앞이 뿌옛다.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잠이 깼다.




서방님이 적어놓은 낙서가 지워질까봐 찝찝한 몸을 목욕도 못하고 




조깅도 안하고 무릎이 보이는 치마와 브라자가 비치는 셔츠를 입고 




굽 높은 샌들을 신고 출근을 했다. 지하 주차장에 ‘아벨라’ 한 대가 있었다.




차안에 키도 꽂혀 있었다. 시동을 걸었다. 이거 타면 아 배는 것 아냐?




몸뚱아리를 며칠 째 안 씻으니 근지럽고 찜찜하고 냄새도 났다. 




인생의 치욕이었다. 자존심이 바닥을 굴러 다녔다.




목요일 하루 종일 서방님의 말이 생각나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실수 연발이었다. 낯 뜨거운 일이 수시로 일어났다. 




나는 뻔뻔해야 했다. 실수를 하고도 웃었다. 선생들이나 학생들의 




짓궂은 농담에도 천연덕스럽게 맞장구쳤다.




“선생님. 애인 생겼나 봐요. 매력이 철철 넘쳐요.”




“고마워. 촌스럽지는 않지?”




“조 선생님. 아이 밸 일 생기겠습니다. 하하하.”




“아벨라 타면 아이 생기나요? 남자가 있어야 하는 뎅. 호호호.”




“선생님. 피부가 무지 고와요. 관리 어떻게 하세요?”




“목욕하고 운동하고 많이 자는 것.”




“누구하고 자요? 같이 자는 사람 있어요?”




농담이 지나치다 싶으면 꿀밤을 먹여서 입을 막기도 했다.




퇴근 무렵에 휴대폰으로 서방님의 메시지가 왔다.




- 오늘부터 목욕해도 된다. 낙서가 지워지도록 뽀독뽀독 씻어라. -




망설이다 열어 본 메시지는 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몸이 더욱 끈적거리는 것 같아 뒤틀렸다. 퇴근을 서둘렀다.




집으로 가지 않고 대중목욕탕으로 향했다. 계산을 하고 되돌아 와야 했다.




정신이 없었다. 우선 집에 가서 뽀독뽀독 씻어야했다. 




하마터면 큰 구경거리가 될 뻔했다. 발가벗고 욕탕에 들어섰더라면 




젖탱이에 배에 음부에 적혀있는 낙서를 다 보여 줄 뻔 했다. 




집에 오며 생각하니 이제 다시는 대중목욕탕에 갈수가 없었다. 




낙서가 아니래도 민둥산인 보지를 남들 앞에 내 놓을 용기가 없었다.




집에 들어서면서 기둥서방이 와 있을까봐 긴장을 했다. 숨소리도 죽였다.




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과 와 있으면 어떡하나 두려움이 교차했다.




현관문을 닫자마자 옷을 홀라당 벗고 네발로 기어 다녔다. 




안방과 베란다와 세면장을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왔다간 흔적은 있었다.




소파에 박스가 두 개 있었다. 박스위에 메모지도 있었다.




- 1번 박스에는 네가 외출할 때 입을 옷이다. 2번 박스에는 미군들에게 




봉사할 때 입을 옷이 들어 있다. 한 가지 옷을 두 번 입지 말고 즉시 세탁해서 




챙겨 놓아라. 지금까지 네가 입던 옷은 폐기처분하고 내가 사 주는 옷만 




입어야한다. 집에서는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 아니, 입지마라.




옷은 내가 수시로 선물 할 테니 아끼지 말고 입어도 된다. -




샤워장으로 달려갔다.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몸을 담구었다.




며칠 째 불은 때가 물위에 둥둥 떴다. 




물을 계속 틀어 놓고 손으로 땟국 물을 욕조 밖으로 밀어냈다.




전신이 근지러웠다. 참았다. 깨끗하게 씻으려면 인내가 필요했다.




욕조 안에 누워서 졸음이 올 때까지 몸을 불렸다. 




샤워를 하며 전신을 한 꺼풀 벗기듯이 문질렀는데도 낙서가 지워지지 않았다.


흐릿해 졌을 뿐이었다. 양키들이 이 낙서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두려움으로 다가섰다. 지네들도 앞 다투어 내 몸에 글씨를 쓰려고 하지 않을까?




불쌍한 정자 조 선생님이 되는 시초였다.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 가혹했다.




거실 거울 앞에 서서 전신에 크림을 발랐다. 크림을 바르다가 깜짝 놀랐다.




크림으로 문지르니 낙서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기분이 up 됐다.




소파로 다가가 1번 박스를 열어 보았다. 다양한 원색의 셔츠가 나왔다. 




세 벌의 셔츠가 입어 보지 않아도 몸에 착 달라붙을 것 같았다. 




다양한 원색의 초미니 스커트도 세 벌이 나왔다. 허리를 굽히면 팬티가




보일 정도의 초미니였다. 10대도 아니고 20대도 아니고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선생님의 교양이 완전히 무시되는 옷차림이었다. 팬티와 브라자도 세 벌씩이었다. 




스타킹이나 양말, 스카프, 속옷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입지 말라는 뜻이었다.




서방님의 명령에 항거하지 못하겠으면 따르는 도리밖에 없었다. 순응이 살길이었다.




굽이 10cm가 넘는 누드 샌들도 세 개가 들어 있었다. 서방님 덕분에 내가 나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거침없이 보여 줄 수 있다는 통쾌한 마음도 생겼다. 




내 뒤에서 침을 삼키고 수군거리는 남자들이 서방님의 카메라에 잡힐 것이다.




보여준다고 닳는 것도 아닌 몸인데 아까워 할 것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미모를 눈부신 속살을 과시할 수 있게 해줌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옷 속에 가려져 아무도 몰래 시들어갈 몸을 가감 없이 보여주어 남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도 결코 나쁜 짓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따로 포장된 것이 있었다. 풀어보니 러닝화 한 켤레와 숏팬티. 




가슴이 깊게 파인 끈나시가 들어 있었다. 거기에 메모가 있었다.




- 요즘 조깅을 거르는 날이 빈번하다. 게으름 피우지 마라. 




남자들은 건강한 여자를 좋아한다. 조깅과 끼니를 거르면 죽음으로 다스릴 것이다. 




남자들에게 봉사하려면 체력도 필요하다. 건강은 필수다. 명심해라.




러닝화와 핫팬티. 나시는 조깅 복장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지 말고 




힘차게 달려라. 항상 내가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라. -




부끄러움이 잠시 밀려 왔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미끈한 다리와 출렁이는 




젖통을 드러내놓고 달리는 내 모습이 환상적으로 다가왔다.




내 미모에 반해서 다가올 남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서방님을 물리치고 나를 구해 줄 용기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그 남자가 민기였으면, 아니 민기를 닮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곁들였다.




2번 박스를 열어 보았다. 원색의 가운이 세 벌 들어 있었다. 




조리 슬리퍼도 두 켤레 들어 있었다. 메모지와 함께.




- 금 토요일 밤에 맨 몸뚱이에 이 가운을 입고 이 슬리퍼만 신고 아벨라를 몰고 




지시하는 장소에 가면 된다. 지시하는 장소에서는 내 지시에 따르면서 




손님이 원하는 대로 말만 잘 들으면 된다. 내가 옆에 있을 거니까 




두려워하거나 겁먹지 마라. 너는 여자 짓만 하면 된다. -




빨간색 가운을 입어 보았다. 슬리퍼를 신고 전신거울 앞에 섰다.




어깨는 끈이었고 길이는 무릎을 겨우 가렸다. 옷에 단추가 없었다. 




앞섶을 겹쳐서 여며 띠를 묶어 몸을 가리게 되어 있었다. 얇았지만 




속살이 비치지는 않았다. 목욕 가운 같으면서 롱 가디건 같았다.




앞에서는 가슴을 가려 주었지만 뒤는 푹 파져서 등이 절반은 보였다. 




내 차 몰고 갈 것이니 남들에게 보여 줄 일 없을 것이다. 




손님들이 벗기기 좋은 옷이었다. 띠만 풀면 옷이 벌어져 몸을 가리지 못했다.




저녁을 챙겨먹고 수업 준비는 하는 둥 마는 둥 성인방송을 보고 일기를 쓰고 




쪽지를 확인하고 침대로 기어가 발라당 누웠다. 서방님을 기다리느라




귀는 현관 쪽에 가있었다. 서방님이 번호 누르는 소리는 좀체 나지 않았다. 




몸에 가운을 걸친 채 식탁에 눕혀져 있었다. 머리와 다리가 식탁 아래로 




쳐져 있었다. 허공에 젖혀진 머리 쪽에 흰둥이가 오더니 성기를 꺼내 




내 입에 밀어 넣었다. 목구멍까지 찔러오는 물건을 나는 주억거리며 빨아댔다. 




아랫도리에서는 검둥이가 보지를 만지고 있었다. 침을 발라가며




손가락으로 후비더니 주먹을 밀어 넣으려는 듯 했다. 아프지는 않았다.




무서웠다.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검둥이가 영어로 잘 들어간다고 말했다. 




팔꿈치까지 들어갔다고 소리쳤다. 흰둥이가 발도 넣어 보라고 부추기고 있었다.




검둥이가 뱀장어를 한 마리 넣어봐야겠다고 팔을 빼냈다. 감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극심한 공포에 나는 정신 줄을 놓을 것 같았다. 




물소리가 나더니 뱀장어가 퍼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흰둥이가 




내 목에 정액을 발사하고 있었다.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 




흰둥이가 성기를 빼면서 누르고 있던 젖통을 놓아 주었다. 




순간, 나는 윗몸을 벌떡 일으켰다. 




깨어보니 꿈이었다. 온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다시 꿈을 꿀 것 같아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나는 세면장으로 향했다. 식은땀도 씻어야했고 정신도 차려야 했다.




샤워를 하고 침대로 와서 모로 누워 잠을 청했다. 두려움에 잠이 들지 못했다. 




야동을 본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허리가 입이 아프기도 했다. 




흰둥이의 성기가 눈앞에 어른 거렸다. 검둥이가 아래에 있나 다리를 




휘저어 확인도 했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기만 했다. 




옆에 서방님이 서 있는 듯해서 눈을 번쩍 뜨기도 했다.




이러다가 정신병원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 마음을 모질게 먹고 




운명에 순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생각하니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팔 걷어 부치고 달려올 사람도 없었다.




겉으로는 우아한 척. 화려한 척. 실리주의자 행세를 하며 후진 양성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세월이 나를 고독한 여자. 외로운 여자. 




불쌍한 여자로 만들어 버렸다. 자기중심으로 소신을 갖고 살아온 세월이




이웃과의 소통을 끊어 버렸다는 후회가 밀려 왔다.




이럴 때 손이라도 꼬옥 잡아주는 남자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이럴 때 부둥켜안고 같이 울어 줄 여자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이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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