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추억 - 1부
본문
어느 한여름의 태양이 작열하는 무더운 여름날 난 혼자서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런 여름의 등산은 새로운 느낌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산행은 계절마다의 맛과 향이 다르다
여름이면 계곡에서 흐는 물소리도 정겨웠고 이름 모를 풀 벌래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좋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노라면 부드러운 바람결이 내 콧등을 걸쳤다가 어느새 전신을 휘감아 돌기도 했다
또한 숲에서 풍기는 향은 여름이 더욱 진해서 이세상의 어떤 향수보다도 좋았다
내가 이렇게 산을 타기까지는 나름대로의 동기가 있었다
매일 사업에만 매달려 있는 남편은 부부생활 마저도 이젠 접어둔 상태다
보수적이면서 외골수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남편은 그저 돈만 잘 벌어다주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상류층에는 끼인다고 할 수는 없으나 중상층에는 끼일 수 있는 정도의
형편이 되었다
아무리 돈이 있다 하더라도 내겐 어느 한쪽이 항상 비어있는 듯이 허전 하곤 했다
애들도 딸 하나 아들하나 모두 출가하고 ......
어느덧 하얀 머리가 한 개 두 개 늘어만 가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등산을 해보라는 권유에
산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이던 것이 이제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산을 오르지 않고 못 배길 정도였다
처음에는 꼭 친구가 함께 가야 갔었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부담이 되어 혼자서
다니게 되었다
오늘도 전과 다름없이 간단한 간식을 배낭에 넣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주변의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동무하고 오가는 사람끼리 인사하고...
가벼운 발걸음에 기분도 상쾌했다
조금 늦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다보니 시간도 꽤 흘렀지만 아직도 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았다
중간에서 간식도 먹고 ....
산 정상에는 몇 사람만 남아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반대쪽 능선으로 하산을 하는 패들 이었다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몰리기 시작 하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서 우의를 꺼내 입고 천천히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보통 하산시간은 산을 오를 때 시간보다 1/3은 적게 걸리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나의 실수였다
거세진 빗방울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퍼붓고 있었고 이미 내 앞에는 전혀 사람
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난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당황하고 되었고 어느새 주변은 점점 어둠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계속 비는 억수같이 퍼붓고 길은 미끄럽고 손전등 불빛 하나로 어둠을 밝히는 것이
무리였다
이대로 계속 내려 갈수가 없을 것 같았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있었다
잠시 바위 옆에 몸을 웅크리고 핸드폰에 전원을 켰으나 통화할 수 없는 지역으로
표시되고../...
주변은 암흑시대로 변한지 꽤 오래되었다
그때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맞아 이곳 어딘가에 오두막을 본 기억이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그런 오두막을 ....
그때는 친구들과 그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한참을 쉬다 갔었다
난 서둘러 기억을 더듬으며 천천히 내려오다가 우측 계곡 길로 접어들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그곳에 오두막 같은 것이 한 채 보였다
주변은 돌로 쌓아놓고 지붕은 굴피로 역어놓은 그런 집 이었다
입구에는 가마니가 쳐져 있었다
난 천천히 가마니를 들치고 집안을 찬찬히 손전등을 비추며 살펴보았다
가끔 등산객들이 들려서 쉬곤 했지만 주변이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었다
아무리 여름이라 해도 비를 맞고 보니 몸이 좀 으스스 했다
사실 무서움 때문이기도 했다
오두막 안에는 세 사람 정도가 앉아 있을 정도의 반으로 쪼갠 큰 통나무가 있고
주변에는 마른나무 가지가 널려 있었다
그것을 주섬주섬 모아 일 단 불을 집혔다 주변이 환하게 밝아지며 조금 마음이 놓이니까
갑자기 피곤이 엄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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