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배반의 그림자들(친구의 아내 그리고...) - 5부

본문

 띠,띠띠..띠..띠... ]


[ 철컥]




- ...... -




세준이 알려준 번호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지영이 무겁게 들고 있던 장보따리를 식탁위에 내려놓고 이마에 흐른 땀을 손등으로 닦아냈다.




- 오늘 날씨가 왜 이렇게 더워 - 




어제 세준에게 말했듯이 식사를 챙겨주기 위해 장을 봐온 지영이 더위에 벌게진 얼굴로 장을 봐온 물건을 식탁 위에 꺼내 놓으며 냉장고에 넣을 물건과 그냥 보관할 물건을 분류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 ....... ]




- 네, 네, 아.. 그래요 -




거래처 사람과 전화를 하던 세준이 핸드폰이 울리자 핸드폰을 집어 들었고 지영의 이름이 뜨자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 일단 그렇게 알고 처리해 드릴게요. 네, 네, 수고하십시오 -




수화기를 내려놓은 세준이 황급히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 여보세요 -


- 바빠요? -


- 아뇨, 거래처 사람하고 통화 좀 하고 있었어요 -


- 내가 조금 있다 전화할 걸 그랬네 -


- 아니에요. 어딘데요? -


- 장보고 집에 들어왔어요 -




지영의 말에 세준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 더운데 고생했죠? -


- 조금, 참, 장보는 비용은 줄 거죠? -


- 당연하죠. 물건 산 돈 말고도 지영씨 수고비도 넉넉하게 줄게요 - 


- 후후, 농담인데 -


- 농담이 아니라 줘야죠, 정말 줄게요 -


- 알았어요, 근데 수고비는 다른 걸로 줘요 -


- 뭐요? -


- 음, 뭘 달라고 그러지? 그건 나중에 말할게요 -


- 알았어요 -


- 세준씨 -


- 네 -


- 나 집에 좀 갔다가 올 거니까 일찍 들어오지 말고 평소처럼 들어와요 -


- 알았어요, 일곱 시 정도에 들어갈 것 같아요 -


- 그래요, 시간 맞춰 저녁 준비해 놓을게요 -


- 그럼 이따가 봐요 -


- 네 -




지영과 통화를 끝낸 세준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한 미소를 지었다. 늘 불이 꺼진 집에 들어가면서 쓸쓸함을 느꼈지만 오늘만큼은 집에 돌아가면 누군가 자신을 위해 따뜻한 저녁을 준비해 놓고 기다린 다는 사실에 가슴에 행복한 느낌이 가득했다. 더군다나 오늘 밤에도 그 누군가를 뜨겁게 안고 섹스를 나눌 수 있을 거란 것도 그런 행복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었다.














[ 철컥 ] 




- ....... -




집에 들어와 현관문을 닫으며 거실로 들어선 지영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제 저녁 자고가라는 세준의 말에 기어이 집으로 돌아와 홀로 잠자리에 들며 지영은 밀려드는 외로움과 허전함에 다시 세준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었다. 결국 깊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고 열 시가 넘어서야 걸려온 세준의 전화에 눈을 떴던 지영은 장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무언가 홀가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시 무언가에 갇히는 느낌에 주위를 둘러보던 지영이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




- ...... -




적막감만이 흐르는 집안을 천천히 둘러보며 지영은 이곳이 점점 더 갑갑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미국에 보내고 밀려드는 허전함 때문에 고생을 했고 아이에게 몰두하던 자신의 삶이 자연스레 남편에게 향해지던 순간 자신은 이제 남편에게 여자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었다는 걸 그제야 느꼈었다. 그리고 남편에게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지영은 그걸 믿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떠나고 텅 비어버린 자신의 가슴에 남편에게도 자신이 버림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스스로 그걸 이겨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연히 그걸 확인하던 순간 다행히도 자신은 무너지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 남편의 친구 세준이 자신의 곁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세준에게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으며 지영은 그동안 여자로써 잃어가던 어떤 감정 하나를 다시 깨운 것을 느꼈다. 아까 세준을 위해 장을 보면서 실로 오랜만에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준비한다는 느낌이 너무도 좋았던 것이다. 그건 딸아이를 챙기던 엄마라는 존재의 여자가 가지는 느낌과는 분명 다른 것이었다. 지영은 그 느낌이 오래 전 자신의 가슴에서 지워지고 사라졌던 느낌임을 금방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자로써의 느낌과 더불어 또 하나의 설렘이 지영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었다. 바로 여자가 느낄 수 있는 육체의 감흥이 그것이었다. 다른 여자를 안으면서도 의무적으로 자신을 안았던 남편에게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이었고 세준은 지난밤의 섹스를 너무도 확실하게 자신의 육체에 그걸 각인 시켜버린 느낌이었다.




- ....... -




그렇게 잠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던 지영이 수화기를 집어 들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




잠시 후 수화기 너머로 낯익은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자 지영이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 응, 난데, 당신 내일 올 거지? -


- 올 때 말했잖아 -


- 그냥 확인하는 거야. 내일 올 거면 나 어디 좀 갔다 오려고 -


- 알았어, 나 지금 사람들하고 대화중이야, 끊자 - 


- ...... -




어디를 가려는지 묻지도 않는 남편이 전화를 끊자 잠시 수화기를 들고 있던 지영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 ....... ]




- ....... -




장롱을 열어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상의 하나와 긴 치마 하나를 꺼내 침대에 내려놓은 지영이 서랍을 열어 가지런히 정리해 놓은 속옷들을 뒤적이다 브래지어와 팬티 한 장을 꺼내 서랍을 닫으려다 말고 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더니 들고 있었던 브래지어와 팬티를 침대에 내려놓고 다시 서랍장으로 와서 브래지어와 팬티 한 장을 더 꺼냈다.




그렇게 속옷 두 벌과 상의 한 벌 그리고 치마 하나를 침대에 꺼낸 지영이 장롱에서 조금 큰 숄더백 하나를 꺼내 그것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물건을 모두 챙긴 지영이 숄더백을 침대에 그대로 둔 채 다시 방을 나가서는 분주하게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언니 -


- ....... -




세준의 집을 향해 걷던 지영이 누군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고 연주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 어디가는거야? -


- 응, 친정집에.. -


- 무슨 일 있어서 가는 거야? -


- 아니, 우리 그이 출장 가서 하루 자고 오려고 -


- 그랬구나 -


- 넌, 어디 가는데? -


- 어, 시장 -


- 혼자서? -


- 아니, 시장 앞에서 누구 만나기로 했어. 근데 왜 이쪽으로 가고 있어? 여기는 집하고 반대 방향이잖아 -




연주의 말에 흠칫 당황하던 지영이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 어, 뭐 좀 살게 있어서 나도 시장에 들리던 중이야 -


- 그래, 잘 됐다, 그럼, 같이 가자 -


- 응, 그래.. -




연주의 말에 대답을 한 지영이 연주를 다라 걸음을 옮기며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시장은 아까 다녀왔는데 하루에 두 번이나 시장을 가게 된 것이다. 허나 그것보다 세준의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다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 더욱 신경이 쓰였다.














- ...... -




연주 때문에 또다시 시장을 다녀온 지영은 시간이 지체 된 탓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각종 양념을 통에 담던 지영이 다시 무언가를 싱크대에서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음식을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후우, 통이 부족하겠네 -




아무래도 남자 혼자 꾸린 살림이라 그런지 살림 세간이 많지 않자 지영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싱크대를 여기저기를 다시 열어보고 있었다.




- ...... -




그렇게 혼자서 분주하게 반찬을 만들던 지영이 무생채를 만들고는 그것을 조금 집어 맛을 음미했고 간이 딱 맞자 미소를 지으며 무생채를 반찬통에 담기 시작했다.




시간에 쫓겨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지영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 서려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인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영은 분주하게 몸을 움직일수록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이렇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고 세준이 무슨 말을 해줄지 궁금하기만 했다.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던 지영이 주방에서 나와 거실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고는 다행히 시간이 그다지 많이 지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주방으로 다시 들어가 주방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청소기를 꺼내 집안 청소를 시작했다.








[ 띠, 띠..띠.. 띠.. ]




- ........ -




현관 열쇠 버튼을 누르는 소리에 주방에서 국을 끓이던 지영이 밝은 표정으로 현관으로 나갔고 막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세준과 눈이 마주치자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왔어요? -


- 네 -




웃으며 묻는 지영의 말에 세준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고 집안에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우와,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


- 그래요? -


- 네, 뭘 했는데 이렇게 갖은 냄새가 나죠? -


- 그냥 반찬 몇 가지하고 국만 끓였어요 - 


- 음, 오늘 저녁은 정말 맛있는 저녁을 먹겠네요 -


- 어서 씻어요, 식사 준비 할게요 -


- 네 -




마치 아내가 말을 하듯 지영이 다정하게 말을 하자 세준이 대답을 했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려던 세준이 이상한 느낌에 집안을 둘러보았다.




- 혹시, 집 청소 했어요? -


- 네, 왜요? -


- 힘들게 뭐 하러 청소를 해요. 내가 할 텐데 -


-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치울 것도 별로 없었고, 다음부터는 가끔 내가 와서 청소랑 빨래도 해 놓을게요 -


- ...... -




지영의 말에 세준이 물끄러미 지영을 바라보다 가만히 지영을 당겼고 그런 세준에게 이끌려 안긴 지영이 자신의 등을 쓰다듬은 세준의 손길을 느끼며 허리를 가만히 끌어안았다.




- 고마워요,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기분이네요 -


- 정말, 그래요? -


- 네, 이런 기분 정말 오랜 만이예요. 고마워요, 지영씨 -


- ......... -




세준의 말에 지영이 살짝 상체를 들었고 세준과 눈이 마주치자 엷은 미소를 짓던 지영이 입을 열었다.




- 저기, 세준씨 -


- 네 -


- 나 오늘 자고 가도 괜찮죠? -


- ...... -




지영의 말에 세준이 놀란 표정을 짓자 지영이 그런 세준을 보며 엷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 왜요, 안 되나요? -


- 아, 아뇨.. 그럴 리가 있어요. 정말 자고 갈 겁니까? -


- ........ -




세준의 물음에 지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세준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지영을 바라보다 느닷없이 지영의 허리를 안아 번쩍 들었다.




- 어머, 세준씨.. -


- 하하, 오늘 정말 신나는 날이네요, 복권이라도 맞은 것 같아요 -


- ....... -




웃으며 기뻐하는 세준을 보며 미소를 짓던 지영이 자신을 번쩍 안은 채로 세준이 입맞춤을 하려하자 세준의 뺨을 두 손으로 잡은 체 얼굴을 숙여 입술을 포갰고 입맞춤이 조금씩 깊어지자 지영의 몸이 서서히 밑으로 내려왔다. 지면에 발이 닿으며 이제 반대로 지영이 얼굴을 들어 세준의 입술과 혀를 받아 들였고 두 사람의 그 입맞춤을 한참이나 이어지다 멈춰졌다.




- 이제 가서 씻어요, 찌개 올린 거 봐야 해요 -


- 알았어요 -


- ...... -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한 세준이 가벼운 걸음으로 방을 향하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지영이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이걸 오늘 다 했어요? -




식탁에 앉은 세준이 근사하게 차려진 저녁상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 별로 한 것도 없는데 -


- 이 정도면 나한테는 진수성찬입니다. 매일 가게에서 저녁 시켜 먹는 거 질렸었는데 이 정도면... -


- ....... -




하루 세끼를 모두 바깥에서 해결했던 세준이 조금은 안타깝게 생각되었던 지영이 반찬 그릇을 세준 쪽으로 밀어 놓았다. 




- 근데, 정말 이거 얼마나 들었어요? -


- 왜요. 돈 줄려고요? -


- 당연히 줘야죠, 아까 준다고 했잖아요. 수고비까지 쳐서.. -


- 됐어요. 내가 무슨 파출부 아줌만가.. -




지영이 뾰루퉁하게 말을 하자 세준이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 그게 아니고, 내 말은 지영씨 고생했는데 보답하는 차원에서.. -


- 그런 거라면 돈으로 주지 말고 다른 걸로 해줘요 -


- 어떤 걸로 말인가요? 말해요. 뭐든지 들어 줄게요 -


- 음, 그건 나중에 말할게요. 대신 꼭 들어줘야 해요 -


- 알았어요 -


- 식어요. 어서 들어요 -


- 네, 잘 먹겠습니다 -




지영이 만든 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음식과 달리 오로지 자신을 위해 지영이 만들었다는 사실과 마치 자신의 여자처럼 지영이 자신과 단 둘이 저녁을 먹는다는 사실이 입맛을 더 당겼다.




그리고 그건 지영도 비슷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보며 기뻐하고 또 그것을 맛나게 먹는 세준을 보며 지영은 오늘 하루의 수고가 모두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고 가슴에서 행복감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지영은 그렇게 자신의 가슴에서 느껴지는 지금의 이 행복감이 오랜 시간 자신의 곁에 머물기를 바라며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세준을 가만히 응시했다.
















- 이리와요 -




저녁을 먹고 오늘 자신이 사다 놓은 커피를 타서 세준과 함께 거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려던 지영이 자신을 부르는 세준의 말에 세준 쪽으로 다가갔고 몸을 뒤로 움직여 소파에 등을 기댄 세준이 다리를 벌리고 앉자 세준의 다리 사이에서 등을 돌리고 앉은 지영이 몸을 뒤로해서 세준의 가슴에 등을 기댔다.




- 안 불편해요? -




가슴에 등을 기댄 지영은 자세가 너무 편했지만 혹여 자신 때문에 세준이 커피를 마시기 불편한 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니, 괜찮아요 -


- ....... -




지영의 물음에 세준이 대답을 했고 고개를 옆으로 해서 커피를 마시자 고개를 옆으로 틀어 그 모습을 흘끗 올려보던 지영이 다시 자세를 바로 잡고 앉아 자신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며 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커피를 마셨지만 두 사람의 표정을 통해 두 사람이 느끼고 있는 충만감과 푸근함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세준에게 기대 커피를 마시는 지영은 지금의 이 순간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고 커피를 마시던 세준이 커피 잔을 내려놓고 자신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쓸어가자 커피 잔을 든 체 눈을 감고는 머리칼을 쓰다듬는 세준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꼈다.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


지영은 눈을 감은 채 세준의 손길을 느끼며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 불같은 연인들의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애달픈 아련한 사랑이라 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지영은 자신의 가슴에서 맴돌고 있는 이 설렘에서 분명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십 육년을 보아왔던 남자였다. 그리고 자신의 남편에 친구였다. 특별히 눈여겨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이상한 감정을 품은 적도 없었다. 그랬던 세준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남자로 다가온 것이다. 그것도 어떤 두근거림과 조심스런 다가섬도 없이 폭풍처럼 느닷없이 다가왔기에 사랑을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 이 순간 지영은 자신의 가슴에 흐르는 설렘이 누군가를 향한 사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이란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 ....... -




그렇게 가슴에 흐르는 설렘을 느끼던 지영이 천천히 눈을 떴고 들고 있던 커피 잔을 옆에 내려놓았다. 




- 세준씨 -


- 네 -




지영의 머리에 입을 맞추던 세준이 대답을 했다.




- 아까 내가 부탁하는 거 뭐든지 들어준다고 그랬죠? -


- 네, 생각난 거 있어요? -


- 네 -


- 그럼 말해 봐요 -




세준의 말에 지영이 천천히 몸을 돌리며 세준을 마주보며 앉자 세준이 그런 지영을 가만히 응시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나, 세준씨하고 있을 때만은 편하게 있고 싶어요 -


- 어떻게 말이에요? -


- 지금처럼 존대하는 것도 하고 싶지 않고, 또 둘이 있을 땐... - 


- 둘이 있으면 뭐요? -




지난 번 술을 마실 때 친구를 하자며 잠시 말을 놓았던 걸 기억한 세준이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 날, 그냥 여자로 봐줘요 -


- 그게 무슨 소리에요. 여자로 봐달라니? -


- 친구 아내가 아닌, 세준씨 여자로 말이에요 -


- ....... -




친구의 아내라는 지영의 말에 세준이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평온하게 지영을 응시했다. 




- 그 말은 우리 둘이 있을 때는 부부처럼 지내자는 말인가요? - 


- ....... -




지영의 말은 그런 뜻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과 둘이 있을 때는 자신이 친구의 아내란 사실을 잊어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영은 세준의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세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 그래 줄 수 있어요? -




지영은 세준의 말을 반박하지 않은 채 그냥 다시 물었다.




- 난 괜찮아요. 지영씨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게요 -


- 약속할 수 있죠? -


- 그럼요. 약속해요 -


- ....... -




세준의 말에 지영이 잠시 세준을 응시하다 얼굴을 앞으로 내밀어 입맞춤을 하려하자 세준이 그런 지영의 입술을 반갑게 맞았고 서로의 입술을 이리저리 탐닉하던 두 사람이 점점 밀착되더니 두 사람의 몸이 커피 잔을 내려놓은 반대 방향으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입맞춤이 점점 뜨거워졌고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의 손도 분주하게 상대방의 몸을 이리저리 더듬어 가고 있었다.




- 음... -




한참 동안 뜨거운 입맞춤을 이어가던 두 사람의 입술이 잠시 떨어지자 어느새 자신의 젖가슴을 쥐고 주무르는 세준의 손길에 낮은 탄식을 흘리던 지영이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세준을 응시했다.




- 아까, 지영씨가 한 말 오늘부터 적용되는 건가요? -


- ....... -




세준의 말에 지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세준이 지영을 잠시 응시했다.




- 방으로 갈까? -


- ..... -




세준의 말에 지영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일으키는 세준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두 사람의 입술이 잠시 포개졌다 떨어졌고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은 체 나란히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음..... -




방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세준의 손에 알몸이 된 지영이 자신을 침대에 눕히자마자 짙은 입맞춤을 나누고 지금은 젖가슴을 물고 빨아대는 세준의 머리를 팔로 감싸며 머리칼을 헝클이고 있었다. 이미 두 번의 섹스가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조금 전 지영의 부탁 때문인지 두 사람의 몸짓이 좀 더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고 세준의 애무를 받아들이는 지영의 움직임은 지난번 섹스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 




지영의 젖가슴을 빨던 세준이 얼굴을 조금씩 밑으로 내리기 시작했고 그런 세준의 움직임을 느끼며 긴장하던 지영이 잠시 후 세준의 입술이 아랫배에 잠시 머물다 좀 더 밑으로 내려가자 더욱 긴장을 했다. 세준의 입술이 도착 할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영은 그런 세준의 움직임을 제지 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고 세준의 이어질 기다리고 있었다.




- 아... -




마침내 세준의 입술이 보지 둔덕에 닿았고 세준이 입술로 보지 털을 이리저리 쓸자 지영이 짧은 신음을 뱉었다.




세준은 서둘지 않았다. 입술로 천천히 보지 털을 쓸다 입술을 삼각형을 그리고 있는 사타구니 근처로 가져가 잠시 머물다 허벅지를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그 순간 세준은 지영이 다리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을 느끼며 지영이 몸에 잔뜩 힘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지영의 반응을 느끼며 허벅지를 입술로 쓸던 세준이 다시 입술을 보지 둔덕으로 가져가서 허벅지와 맞물려 있는 삼각주를 입술로 계속 쓸어가며 지영이 스스로 다리를 벌려 줄 것을 기다렸다.




- ....... -




세준이 보지 둔덕과 사타구니 근처 허벅지를 입술로 계속 자극하자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던 지영이었지만 스스로 다리를 열수 없다는 듯 세준이 자신의 다리를 벌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순간 세준이 허벅지 사이에 얼굴을 묻으며 좌우로 흔들며 허벅지를 누르자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듯 지영이 다리를 벌려주었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지영이 항복을 하고 다리를 열어주자 세준이 얼굴을 묻으며 벌어진 허벅지 안쪽에 입을 맞추자 허벅지가 움찔하며 옆으로 밀려났고 그로인해 지영의 자리는 더 벌어졌다. 이제 자신의 눈앞에 지영의 보지가 좀 더 드러났지만 세준은 계속해서 허벅지와 사타구니 근처만을 입술로 더듬으며 지영을 자극했고 잠시 후 허벅지를 두 손으로 미는 순간 자신의 다리가 활짝 벌어지는 것을 느낀 지영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밑으로 내려 보지를 손으로 가려버렸다.




- ........ -




지영의 허벅지를 열던 세준은 지영이 보지를 손으로 가리자 살짝 엷은 미소를 짓고는 그대로 얼굴을 숙여 보지를 가리고 있는 지영의 손등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지영의 손등 이곳저곳에 입을 맞췄고 좀 더 얼굴을 밑으로 내린 세준이 혀를 내밀어 지영의 손가락 사이를 핥자 지영이 손가락 사이가 서서히 벌어졌고 그 틈을 노린 세준의 혀가 손가락 사이로 밀려들어가 보지를 건들이자 지영의 사타구니 전체가 움찔하며 흔들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세준의 혀가 보지를 계속 건들이자 멈칫대던 지영의 손이 걷어지자 마침내 자신의 눈에 들어온 지영의 보지에 세준이 온통 시선을 빼앗겼다. 




조금은 검은 빛을 띠고 있는 지영의 보지는 살짝 벌어진 체 보지 안쪽의 분홍빛 속살을 살짝 보여주고 있었고 긴장한 지영이 숨을 쉬며 사타구니에 힘을 주는지 그 속살들이 움찔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세준으로 하여금 충분히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세준은 천천히 얼굴을 앞으로 가져가며 입을 벌렸고 아랫입술을 먼저 보지에 살짝 대고 보지를 터치하는 순간 지영의 사타구니 퉁기듯 움찔거리자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보지를 바라보다 이번에는 입술 전체를 보지에 가져다 댔다.




- 아...... -




세준의 입술이 보지에 밀착하자 다시 한 번 사타구니를 움찔거리던 지영이 낮은 신음 하나를 흘렸고 다음 순간 세준이 보지에 밀착한 입술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자극을 하자 입을 크게 벌린 지영이 신음을 내뱉지는 않은 체 얼굴을 자꾸만 찡그렸다.




- 으음... -




허나 다음 순간 입술을 움직이던 세준이 입술을 밀착한 체 혀를 보지 안으로 밀어 넣자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를 오므리며 신음을 내뱉었지만 세준이 다시 허벅지를 벌리자 반항하지 않고 다리를 벌려 주었다. 하지만 보지에 들어간 혀가 보지 안쪽을 휘젓자 지영은 사타구니를 자꾸만 움찔거렸고 혀가 더욱 보지 안쪽을 휘젓자 아랫입술을 이빨로 굳게 물기 시작했다.




- 하읏.... -




지영의 몸이 서서히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세준이 자신의 다리를 더욱 넓게 벌리고는 이제 혀로 보지를 아래에서 위로 핥기 시작한 것이다. 보지 맨 밑에서 올라오던 혀가 보지 안쪽으로 살짝 밀려들어오다 다시 위로 빠져나가는 느낌은 너무나도 자극적인 움직임이었고 어느새 지영의 보지에서는 뿌연 액체가 스멀거리며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준은 계속해서 혀를 내밀어 보지를 핥았고 다음 순간 보지에 입을 밀착한 세준이 혀를 밀어 넣고 머리를 좌우로 마구 흔들자 지영이 황급히 허벅지를 닫으며 세준의 머리를 죄었다.




- 하윽.... 아아... 자기야.... -




허벅지에 힘을 주며 지영이 다급하게 자기라는 말을 외치며 세준을 불렀지만 그것을 듣지 못한 듯 세준은 계속해서 보지 깊숙이 혀를 밀어 넣고 지영을 자극했고 지영의 손이 어느덧 세준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한없이 지영을 괴롭힐 것 같았던 세준이 보지에서 입을 떼자 지영도 허벅지에 힘을 풀었고 세준이 그런 지영의 허벅지를 벌리자 무언가에 흠뻑 젖은 지영의 보지가 다시 드러났다. 




그런데 지영의 보지를 가만히 응시하던 세준의 눈에 살짝 벌어진 지영의 보지에서 허연 액체가 흘러나와 엉덩이 쪽으로 흐르자 검지를 조심스레 보지에 넣고는 보지 아래쪽을 건들이자 그 액체가 자꾸 새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을 본 세준이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였고 그 액체가 계속 흘러나오자 입을 가져간 세준이 혀를 내밀어 그 액체를 핥다가 입을 다시 보지에 밀착했다.




- 후우웁.. 추웁.. 훕.. -


- ....... -




보지에 입을 밀착한 세준이 흘러나오는 지영의 보짓물을 빨아대는 소리가 커지자 감고 있던 눈을 뜬 지영이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보지가 한껏 젖어있음을 알 수 있었던 지영은 지금 세준이 자신의 보짓물을 빨아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 하지 마.. -




놀란 지영이 황급히 사타구니를 뒤로 뺐고 그로 인해 보지에서 입이 떨어진 세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지영이 상체를 옆으로 비틀어 세준의 팔을 잡아 자신에게 올라오라는 행동을 하지 세준이 지영의 몸 위에 자신의 상체를 실었다. 그러자 지영이 자신의 보짓물이 묻어있을 세준의 입을 자신의 손으로 닦아주기 시작했다.




- 왜 그래? -




자신의 입을 손바닥으로 닦는 지영의 손을 잡은 세준이 물었다.




- 그걸 왜 입에 넣어 -


- 어때서? -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지영에게 세준이 의아한 듯 되물었다.




- 지저분하잖아 -


- 뭐가 지저분해? 그거 몸에 해롭지도 않고 그거 자기 몸에서 나온 거잖아. 난 아무렇지도 않아 -


- 그래도.. -




지영이 손을 비틀어 자신의 손아귀를 벗어나 다시 손으로 입을 닦자 지영의 손을 다시 잡은 세준이 이번에는 손목을 침대에 대고 눌렀고 다른 한 손도 똑같이 눌러 지영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 괜찮다고 그랬지? -


- 하지만, 그래도.. -


- 난 그거 하루 종일이라도 입에 대고 먹을 수 있어, 왜냐면 내가 해주는 애무에 당신이 기뻐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알았어? -




조금은 우스운 말이었지만 그 말을 하는 세준을 보는 지영의 마음은 기뻤다. 사실 세준이 자신의 보짓물을 빨아대는 것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사실 내심은 부끄럽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지영은 세준의 말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세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마음이 마음에 들었다.




- 정말, 아무렇지 않아? -


- 그렇다니까 -


- ....... -




세준의 대답에 세준을 응시하던 지영이 입술을 내밀자 세준이 입맞춤을 하고는 물러났고 누르고 있던 지영의 손목을 풀어 대신 손을 맞잡고 깍지를 꼈다.




- 다리 좀 벌려 봐 -


- ...... -




세준의 말에 다리를 벌려 준 지영은 자세를 잡은 세준이 자지를 보지에 넣으려는 몸짓을 보이자 세준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고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던 세준이 마침내 자신의 자지가 지영의 보지 입구에 머물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 ...... -




세준을 계속 응시하며 보지로 들어서는 세준의 자지를 느낀 지영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는 눈꺼풀을 떨었지만 자신을 응시하는 세준을 계속 응시했고 자지가 보지에 모두 들어오자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세준을 응시했다. 그렇게 세준과 깍지를 낀 체 만세를 부른 자세로 지영은 서서히 보지를 넘나드는 세준의 자지를 느꼈고 세준 또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영을 마주한 체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 아.... -




그러나 잠시 후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던 세준이 갑자기 자지를 빠르게 밀어 넣자 그 압박감에 지영이 짧은 신음을 흘렸다. 여전히 크게만 느껴지는 세준의 자지가 급하게 들어오자 그 압박감을 이겨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자지가 보지에 밀려올 때면 지영이 가끔 눈을 감았지만 여전히 세준을 바라보려 했고 그런 지영을 보며 허리를 움직이던 세준이 키스를 하려는 듯 입술을 내리자 지영이 얼굴을 들어 입맞춤을 하려했지만 세준이 살짝 물러나자 얼굴을 찡그린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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