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안녕????? - 18부
본문
눈을 떳다.
통창으로부터 들어온 밝은 아침햇살이 어느덧 드넓은 거실바닥위에 한가득이다.
바닥에 나뒹구는 빈 와인병과 내 옆에 엎드려 누워잠든 아름다운 여자 [지은]이..
투명한 얇은 이불속.. [지은]이의 아름다운 알몸이 실루엣이 되어 수줍은듯 나를 반긴다.
[지은]이의 진하고 길다란 눈썹위에 입술을 가져다 댄다.
"흐음......."
순간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몸에 감은채 바로 눕는 [지은]이..
잠을 깬듯한데.. 눈을 뜨지 않는듯한 밝은 표정...
너무나 아름답다.
[지은]이의 매마른 입술에 내 입술을 슬며시 가져다 대었다.
[지은]이가 길다란 두팔로 내 목을 천천히 감는다.
"흐음... 쭙... 쪼옵... 쫍....."
[지은]이의 두눈이 반쯤 떠진채..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입을 연다..
"자기.. 잘 잤어??....."
"..........응........."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고 있다.
전철의 출입문에 기대어 선채..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전철이 어느덧 햇살을 한가득 머금어 빛나는 한강위를 힘차게 건너고 있다.
[이지은]...
[지은]이...
첫번째 [지은]이...
나의 [이지은].....
지난 며칠간 함께 보낸 시간들이 마치 꿈만같다.
저렇게 아름답고 이쁜 나의 천사를...
왜 지난날 그렇게 힘들게만 했었던가??...
나를 배웅한다며 단지밖까지 따라나선 [이지은]..
도곡동의 치솟은 주상복합 상가의 1층 대로변 노천까페의 테라스위에 앉아
[이지은]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건넨 마지막 말한마디가 내 귓가에 아른거린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아... 지은이한테.. 지은이 때문에 바람피는거..
이번에는 내가 그 두번째 지은이가 될래...]
"풋!!......"
순간 미친놈처럼 혼자 웃음을 머금었다.
주변눈을 의식해서 억지로 웃음을 참아내고 있다.
"하긴... 첫번째 지은이 였기에.. 언제나 내 바람의 첫번째 희생양이기만 했었던..
이지은...이젠 입장이 바뀔만도 하겠지...큭큭......"
[처컹..처컹!!.....처컹..처컹!!...]
지하철 출입문 유리창밖의 풍경이 어느덧.. 새까만 어둠으로 바뀌었다.
출입문 유리창에 어느덧 내 얼굴이 내비친다.
알수없는 기대감과 방금전의 일로 여전히 행복한 표정..
하지만.. 떠오르는 한 여자를 생각하다 보니 다시 표정이 굳어져만 간다.
며칠을 옛애인 [이지은]과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정지은].. 이 아름다운 내 여자를 이제와서 그렇게 쉽게 끝낼수 있을까??
그러고보니 어제가 [정지은]과 내가 만난 일주년이 되던 날이었다.
그런 날을 각자 개인플레이로 지내더니 결국 옛 애인과 로맨틱한 밤을 보낸거였다.
"후우....... 정지은... 나의 연인.. 정지은... 일이 점점 복잡해 지는구나....."
"그나저나.. 이기집애.. 제주도에서 오디션은 잘 된건지.. 어쩐건지... 전화 한통 없군..."
"아참..!!.. 핸드폰..."
집에다 휴가왔다고 전화한통 한후.. 밧데리가 없어서 전원을 꺼놓았는데.. 여지껏 켜놓지
않았다..
핸드폰의 전원버튼을 길게 누른다.
그날 저녁..
충전된 핸드폰..
하지만 여지껏.. [정지은]에게 한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는다.
오늘은 분명히 토요일이다.
오디션 결과발표가 있는 날이고.. 탈락자는 서울로 올것이다.
[정지은]에게 전화를 건다.
안받는다..
잠시후..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나야.. 지은이.."
"훗..이지은..."
"응.... 지은아.."
"나랑 지금 전화통화 괜찮지??..."
"그럼...."
"바보...."
"왜에??.."
"그냥...."
"싱겁게 왜그래??.."
"히히... 바보....."
"하하... 아.. 또 왜에??...."
"풋..호호.. 방금처럼 불러봐..."
"뭐가??..."
"지은아~.. 해봐..."
"하하하....진짜..."
"빨랑~.. 응??...."
사람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뀔수가 있을까??..
얘를 지금에 와서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별..시덥지 않은 내용조차 없는 [이지은]과의 전화통화가 끝나고.. 침대위에 벌러덩 누워..
천정을 바라보며.. 긴 생각에 잠긴다.
[띠링~]
문자가 왔다.
[너무 급할건 없어...]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문자..
하지만 누가 보냈는지.. 무슨 내용인지는 잘 알것만 같다.
"훗... 기집애....."
그날.. 늦은 밤 열한시..
[띠리리리.... 띠리리리리...]
내 핸드폰이 울어댄다.
"여보세요..."
"푸후... 나야.. 지은이......."
"술에 취한.. 지은이???......."
"누구?? 무슨 지은이??...."
"이씨이... 옵빠는 지은이가 나말고 또 있냐???.....딸꾹!!!...."
"너.. 너.. 지금 어디야??...."
"으흑흑흑!!!!!!...... 옵빠아.....흑흑흑흑!!!!!.....으흑흑!!!...."
불이나케 밖으로 뛰쳐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강남으로 향한다.
"정지은... 이 기집애... 정말... 으휴우...."
압구정동의 어느 와인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길게 들어선 바와 홀... 벽쪽에 내실 출입문이 보인다.
문을 열고 안을 들어가보니.. 잔뜩 쌓인 빈양주병과 빈맥주병.. 그리고..
혼자 테이블위에 팔꿈치를 대고 졸고 있는 [정지은]이 보인다.
서둘러 뒤따라온 여종업원이 뒤에서 나를 부른다.
"저.. 일행이세여??..."
"....네.......쟤 여기 언제부터 있었어요??.."
"네에.. 한 저녁 일곱시부터요... 일행분들은 계산 다하고 가셨구요.. 아직.. 혼자..계셔서.."
"............"
룸문을 닫고 [정지은]에게 다가가 그 옆에 앉는다.
그리고 [정지은]의 어깨를 감싼다.
[지은]이가 흠칫.. 깨어나 나를 바라보더니... 그 큰 두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온다.
그러더니 내 품에 안겨 서럽게 울기 시작이다.
"으흑흑흑..!!... 옵빠... 미안해... 흑흑... 미안해....."
"지은아... 뭐가???.... 왜?? 떨어져서 그런거야??....."
"흑흑흑.....개새끼들... 나이좀 먹었다고.. 스물다섯이 뭐가 어때서.... 개색기들...흑흑흑.."
"됐어.. 지은아...."
"으흑흑흑... 개색기들.. 그럴려면 3차까지 끌고오질 말던가... 으흑흑.. 개색기들...."
"됐어.. 지은아.. 응??.. 이제 집에 가자.. 오빠가 데려다 줄께... 자... 일어나.. 응??...."
달리는 택시안..
어둑어둑한 밤하늘을 머금은 한강이 음산하고도 무거워 보인다.
내옆에 기댄채.. 아직까지 울고 있는 [정지은]..
"흑흑!!.... 옵빠... 나 바보같지???...."
"아니???..........."
"흑흑!!.... 옵빠랑 놀러도 못가면서.... 으흑흑흑!!!..어제가 우리 일주년이었는데..
으흑흑!!.....미안해 옵빠... 흑흑...."
"아냐... 지은아.. 미안해 할꺼까지 없어....."
"흑!!!..... 옵빠... 정말 고마워....."
"훗... 많이 피곤하지??.... 빨리 가서 푹자... 그리고 내일 얘기 하자.."
".......오늘 같이 안있어도 돼????......."
"응......"
"......... 내가 옵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하하... 흐음..T_T... 그래??.... 그러자 그러면..."
"T_T..... 똘이 죽어나는구나...."
새벽1시..
[정지은]의 동네 모텔촌앞.. 택시에서 내려 우리가 즐겨찾는 모텔로 향한다.
여전히 술에 취해.. 비틀비틀 한발한발 내 딛는 미니스커트 아래의 [지은]이의 길다란 다리가
위태위태해 보인다.
"너.. 가지고 갔던 옷가방 같은거 없어??..."
"후우... 개인짐은 월요일쯤 집으로 보내준대.."
"아까는 누구랑 술마셨어??..."
"떨어진 사람들중 나랑친한 애들 3명이랑.. 다른곳.. 기획사..사람이랑..."
[딸랑.....]
"여기 방하나 주세요..."
"네에......"
유리칸막이 아래의 낯익은 눈빛이 용품과 모텔키를 꺼내어 놓는다.
워낙에 단골이라.. 방도 우리가 자주가는 방만 골라준다.
[304]호... [305]호...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오늘은 무슨 방이게??..."
"304호??...."
"땡.. 305호..."
"............."
여전히 기분이 밝지 않은 [정지은]...
하지만 아까 처음봤을 때 처럼 더이상 울고불고 할일은 없는것 같다.
[이지은]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기가막힌 현실이다.!!!!!!!
어쨋든.. 지금 내 옆의 여자는 분명한 나의 연인이고.. 나의 사랑이다..
지금.. 나의 연인인 [정지은]이 이렇게나 힘들어 하는데.. 최선을 다해서 챙겨줘야 한다.
[땡!!!!!!!!!!!!......]
엘리베이터문이 열리고 복도로 휘청거리는 [정지은]을 부축해서 걸어나온다.
복도끝 두개의 방이 보인다.
[304]호...그리고 그 맞은편 [305]호...
[305]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키를 꽂는다.
불이켜지면서 냉방기가 작동을 한다.
[정지은]이 내 어깨에 의지한채.. 힘겹게 힐을 벗어놓고 객실로 들어가 침대위에
널부러지듯.. 누워 버린다.
"후우... 옵빠... 305호.. 오랜만이다...."
"그래... 거의 304호만 썼는데.. 오랜만에 와보니까.. 좋다..."
"옵빠... 나 목욕하고 싶은데.. 우리 오랜만에 목욕 같이 할래??..."
"그래... 그러자...월풀에다 물 받아 놓을까??..."
"응......."
금방이라도 잘것처럼 푹신한 침대위 길게 엎드려 누운채 목욕을 함께 하자는 [정지은]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곯아 떨어져 있다.
[지은]이를 바로 눕혔다.
미니스커트를 벗겨내리고 치렁치렁한 악세사리와 탱크탑도 벗겨주었다.
보기만 해도 눈물나는 엄청난 젖가슴을 조르고 있는 작은 브라도 벗겨주었다.
골반위..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작은 팬티도 벗겨 주었다.
냉이 좀 있는건지.. 팬티아래.. 작은 패드가 붙혀져 있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운지.. [지은]이가 몸을 웅크린다.
얇은 이불을 [정지은]의 가슴까지 덮어주었다.
잠든... 내 여자 [정지은]의 아름다운 얼굴..
아까와는 달리.. 무척이나 평온한 표정이다.
엉클어진 앞머리를 조심스레 빗겨 넘겨주었다.
뽀얀 이마와 찐한 눈썹..
빨갛고 도톰한 입술사이에 길다란 앞머리칼이 물려 있다.
조심스레 머리칼을 빼주었다.
"씨바... 어째야 하냐... 이런 너를...두고..."
또다시 [이지은]의 슬픈눈빛과 나를 보며 짓는 해맑은 웃음이 떠오른다.
욕실로 들어와 양변기 뚜껑을 내려놓고 그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입에 문다.
이제서야 지난 며칠간 있었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한거 같다.
"씨바.....!!!!....... 진짜... 미쳐버리겠군...!!!!!......."
[드르르륵!!!!!......]
"허걱!!.. 전화??....."
바지 앞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끄집어 낸다.
초록색 액정위 선명한 글씨...
[전화가 왔습니다]...
[드르르륵!!!!.....드르르르륵!!!!!.....]
통화버튼을 조심스레 누른다.
"여보세여...??..."
"흐음... 이시간까지 안잤네??..."
"응... 왜??....."
"그냥.. 니생각에 잠이 안오길래.. 너도 왠지 나같지 않을까..해서 전화해 봤어.."
"훗......."
"전화 하면 안되는 분위기인가봐??..."
"하하..그렇게 됐다..."
"치이... 이시간까지.. 같이 있어??...
"응...."
"자러온거야??...."
"응...지금 자고 있어..."
"넌 왜 안자고??..."
"하하하.. 너처럼.. 니생각 하느라고..."
"호호호..... 아 진짜.. 너 욱겨???....."
[이지은]이 난감한 지금의 내 입장을 알면서도 쉽게 전화를 끊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후훗...."
"니가 바람피는게 이렇게 행복한 기분이 드냐???......."
"큭큭크......."
"흐음.... 벌써 했겠네??....좋았겠구나???.."
"아니...."
"야... 말이 되는 소릴해라... 으이구...."
"진짜야... 안했어..."
"왜???......"
"...그렇게 됐어..."
"...솔직히 말해봐.. 나랑할때가 더 좋아.. 걔랑 할때가 더 좋아..."
"하하...다음에 얘기해 줄께...."
"..하쭈!!..니입장 난처한거 알겠는데.. 니가 아주 오늘 나한테 시달리려고 작정 했구나 .."
"하하하....."
"빨랑 얘기 안해??...."
"너랑....."
"호호... 진짜??...."
"응......."
"흐음... 내가 아까 문자 남긴거.. 봤지??..."
"응...."
"....너..흐음.. 믿고.. 기..기다릴께... 흐음... 사랑해.... 바보..."
"응...."
"치이.. 너는 안해??...."
"하하.... 문자로 할께..."
"호호호.. 그래.. 난감한 입장의 희준이.. 그럼..끊을께..."
"응..."
"나쁜새끼.. 너때문에 오늘 잠 한숨도 못잘꺼 같애...끊어..!!..."
[딸깍...!!...]
"훗....."
전화가 끊어졌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는 순간이었다.
욕실의 흐릿한 유리문앞으로 센서등이 켜지면서 나체의 여자가 욕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문이 열리면서 [정지은]이 밝은 조명빛에 두눈을 찡그리며 알몸으로 들어온다.
"흐음... 옵빠는 누구랑 그렇게 전화통화를 오래해???..."
"하하.. 병규...."
"오빠... 나 쉬마려... 쉬..."
"어?? 어.. 그래.. 자...."
급히 양변기에서 일어나 변기카바를 올려주었다.
[정지은]이 새하얀 알몸으로 급하게 양변기위에 앉으며 입을 연다.
"옵빠... 흐음.. 나랑 목욕하기로 해놓구서.. 왜 욕조물 안받아 놨어??...."
"훗...니가 곯아 떨어졌으니 그렇지....."
"깜빡.. 잠들었나봐... 흐음....."
"훗...바보..."
[쒜에에!!!...............]
이윽고 [정지은]의 힘찬.. 오줌발 소리가 들려온다.
커다란 젖가슴을 떠받치고 앞쪽으로 숙인채.. 나를 보고 입을 여는 [지은]이...
"히힝.. 챙피해 오빠...나 보지말구..나가있어....."
"싫어...여기있을래.. 너 오줌누는거 처음 본다... 우하하...."
"아이씨... 오빠가 쳐다보면 안나온단 말이야..빨랑~..."
"체.. 기집애.. 술은 잔뜩.. 취해 가지고...."
욕실 밖을 나서면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이지은]에게 문자를 보낸다.
[사랑해..
나 지금 잘께...
너도 빨리 자라..
그래야 우리 꿈속에서 만나지..]
[드륵!!!...]
문자를 보내기가 무섭게.. 다시 내 핸드폰이 떨려온다.
화장실쪽에서 양변기의 물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서둘러 핸드폰의 액정화면을 꺼내어 본다
[감동이야..T_T.. 자기야 우리 그럼 꿈속에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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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여지껏 잼있게 보셨나요??...
감동있는 로맨스의 진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이나 노약자 분들은 앞으로 안보셔야 할 듯.....벌써부터 내가 눈물이 나려는지..
젠장...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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