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그녀는 - 14부
본문
돈까스-
새벽2시 차가 없이 한산하다..슝슝 달려서 시내중심가로 향했다.
그러나 레스토랑...평소에도 관심 없는데 이 새벽에 문을 여는 곳을 찾는다는것은 진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그야말로 눈에 불을 켜고 두리번 거리며 시내 중심가를 돌고 있었다.
아 시밤 지금 내 옆에 변태에서 새출발하는 나를 감시하는 어여쁜 감독관이 타고 있단 말이다!
빨리 아무 레스토랑이던지 간에 좀 나타나라!! 하아...나도 모르게 제복을 입은 미정이를 상상하면서 눈을 흐번득거리며 부라리고서 돈까스 먹을 곳을 찾고 있었다.
평소의 내 행동반경은 요기서 1시간 반거리의 H대학교 주변 과 독서실-집 왕복구간 뿐이었다.
당연히 시내 중심가는 잘 모르는 구역. 뭐가 어디 있는지 알리가 없었다. 아 평소에 좀 알아 둘걸...하고 반짝거리는 네온싸인만 눈이 빠져라 쳐다보다가 커다란 네온사인 보며 뭔가 번뜩하니 지나가는 아이디어.
"큰 술집가면 돈까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미정이를 쳐다 보았다. 하얀색에 가운데 담배로고가 그려진 내 흰색티를 입고 있다. 옷이 살짝 커서 힙합삘 바지는 반바지 적어도 어린티 나보이지는 않는다.
"우음...미정이야 머...내가 보고 처음에 대학생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괜찮지 안을까?"
좀 불안하긴 하지만 저곳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어보여서 일단 미정이한테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지금 꼭 돈까스 먹어야 해..요?"
"응 꼭! 지금!"
"우음...근데 지금 돈까스 먹을만한 집이 다 문이 닫았어요.."
"안돼 지금 먹을거야"
"그럼.....우음.......지금 돈까스 팔만한 집이 저기 뿐이네요"
하고 내가 가르킨 곳은 시내 나이트 옆에 있는 가장 큰 술집...10층 짜리 건물인데 2,3층이 술집인 곳이었다.
"아 저기?"
어?! 반응이 뭔가 이상한데?
"저기 돈까스 맛 없는데..."
헐~ 나도 안가본 술집인데, 뭐 나야 여기가 내 행동반경이 아니니깐 그렇다지만 이 맹랑한 아가씨는 저기 돈까스 맛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저기 가봤어요? 어떻게요?"
"친구들이랑 몇번 가봤지"
"민증 검사 안해요?"
"크흐흐 요새 그런거 안해 그리고 민증 검사 뜨면 다 알려주는걸 뭘"
헐~ 하여간 문제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가리지 않는 사회. 도대체가 어떻게 굴러가는 놈의 세상인지 나 원 참. 하긴 내가 그런말 할 처지는 아니지. 아무튼 돈까스를 먹기 위해 그 술집으로 향했다.
술집 안에 들어서자 그 큰 홀이 꽉 차 있었다.
새벽 2시를 훨씬 넘은 시간이었지만 주말의 위력이었는지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종업원 안내를 받아 창가구석진 자리에 갔다. 방금 빠져 나갔는지 정리가 안돼 있었다. 장난 아니게 먹었는지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테이블을 종업원이 치우는걸 서서 기다리다 다 치우자 미정이와 마주 앉았다.
자리에 앉는데 엉덩이에 뭐가 닿는다. 쇼파 안쪽으로 핸드폰이 하나 떨어져 있었다. 누가 흘리고 간듯했다. 그냥 구석지에 던져 놓았다. 주인이 와서 찾아 가든지 종업원이 주워다 보관 하든지 하겠지 뭐...항상 이런 식이었다. 나와 관계없는 일은 전혀...아주 조금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정리된 자리에 앉아 주변을 슬쩍 두리번 거리는데 바로 종업원이 와서 주문받기 위해 테이블 옆에 대기했다.
"언니 여기 돈까스랑 맥주 2천 주세요"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미정이가 종업원에게 능숙하게 주문을 한다. 헐...뭔가 익숙한 듯한 태도.
"네, 돈까스와 맥주 2천 주문받았습니다."
"엥? 맥주?"
난 차가져왔으니 안되고, 미정이는 미성년자인데, 설마 요 맹랑한 게 맥주 마실려고?
뭐라고 한마디 할려고 하는데 미정이가 테이블 너머로 다가와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술집에서 술 안시키면 이상하자나, 나 미성년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어"
"그렇긴 하...죠."
뭐 대충 그런가보다 했다. 솔직히 아무생각 없었다. 미정이가 귓가에 이야기하는 바람에 간지러웠던 그 감촉과 미정이가 내쪽으로 몸을 숙여와서 이야기 하는 바람에 조금 큰 티셔츠 사이로 드러난 가슴 골만 보고 있었다.
아~ 미정이한테 변태짓 안하기로 한지 30분도 안지나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아니야 이건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미정이 가슴이 잘못한거야...
"근데....아저씬 왜 나한테 존대말해?"
"응 뭐..요?"
"존댓말...효진언니한테는 반말하자나 왜 나한텐 존대말해?"
"아하..그럼 반말할까?"
올타꾸나~~~미정이 너도 좀 어색했지? 나도 그랬어. 우리 이제 정상적인 사회 통념상의 나이차 나는 사이에 걸맞는 대화를 위해서 나는 반말하고 너는 존댓말...으흠 아니지 미정이 넌 예쁘고 가슴도 크니까...아 아니 그냥 예쁘니깐 미정이 니가 하는 반말은 이해해 줄께.
"아니"
앵? 미정이는 딱 부러지게 대답하였다. 도데체 미정이 머리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반말 하라고 할 것도 아니면서 왜 존대하냐고 물어보는 개념은 뭐지?
"존댓말 들으니 기분 좋아"
"어떻게요?"
"우음 그냥...헤헤"
미정이가 기분 좋다니...흐음 어색하지만 존댓말 해야지 뭐. 아 근데 "헤헤"하면서 웃는 미정이 얼굴은 볼살이 동그랗게 되어서는 그 눈밑에 있는 젓살이 살짝 올라가서 너무 귀엽다. 헤헤 나도 저렇게 웃는거 연습해 볼까? 헤헤
아무튼 정말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존댓말하기로 영구 결정되었다.
그때 맥주가 나왔다. 맥주가 먼저 나온건가? 흐음 그럼 이건 구석으로 치워놓으려는데 미정이가 피처를 양손으로 잡더니 나를 재촉한다.
"자 한잔 받으세요~~"
"안되요 나 차 가져와서"
거절하는 손짓을 하며 난색을 표했는데 미정이가 또 테이블 너머로 넘어와서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술 시켜 놓고 안따라 놓으면 이상하자나"
"으..응 그렇긴 하지요"
술을 받았다. 눈치채셨겠지만 역시 아무 생각 없었다. 미정이 가슴골이랑 귓가에 속삭일 때 참 간질간질하다. 고거만 생각했었다. 아니 생각한게 있긴 하다. 미정이 흐음...앞으로 옷 이쁜거 많이 사줘야지 헤헤 특히 가슴 파인걸로 헤헤헤헤 아니면 목 많이 늘어나는걸로 헤헤헤
맥주를 한두번 따라본 솜씨가 아닌듯 거품도 거의 없이 가득 채워서 따른 미정이가 피처를 나에게 넘겼다.
"나도나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맥주잔을 내미는 것이 자신도 맥주를 따라 달라는 폼이다.
"안돼요~~"
미정이가 또 테이블 너머로 귓가에 속삭였다.
"나만 안받아 놓으면 나 미성년자인줄 의심할 수 있자나"
뭐...이제 설명안해도...아시리라. 그냥 아무 생각 없었다. 헤헤
미정이 맥주잔에 맥주를 가득 채워 주었다.
"자 짠~"
"스읍! 안돼요"
아니 이 맹랑한 아가씨가 진짜 마실려고 하네! 받아 놓는거야 뭐 미정이 니 얘기가 맞는것 같으니 봐줄수 있지만 마시는건 절대 안되거든! 왜 이래 나 건전한 바른 생활 사나이야! 어디 미성년자가 술을! 하고 혼내려는데 미정이가 또 테이블 너머로. 어? 이제 생각해보니 당한 느낌이다.
"한 모금도 안 마셔 놓으면 술 안 먹는거 이상하게 볼거 아냐"
"그럼 한 모금만 이에요"
아무튼 미정이 가슴은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예쁘지 하고 생각 하면서 한모금 마시고 내려놨는데...어? 어? 어? ...미정이는 원샷을 하고 있었다. 말려야 하지 뭐하느냐 하시는 분들께 전에 한 5편인가 에서 말했는데 아무튼 여자 신체에서 목을...목선을 보면 흥분한다. 그 외 여자의 목이 팽팽하게 땡겨진 그 라인은 도대체 왜 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다른 신체 부위보다 나를 흥분을 시켰다.
미정이가 맥주잔을 들고 꿀꺽꿀꺽 마시는데, 목이 목젖이 맥주가 들어가는 모양인지 꿈틀꿈틀 대면서 팽팽이 당겨졌는데 그 꿈틀꿈틀 거림을 따라 내 신체의 무언가도 꿈틀꿈틀 따라했다. 그리고 그 맥주가 저 입술로 들어가서 목을 지나서 "꿀꺽" 가슴으로...
"크~~캬하~~"
멍~ 때리고 있는데 어느새 미정이가 다 마시고 나서 하는 트림을 하는데 그 소리가 꼭 아저씨 같았다. 큭 귀여워~ 아! 그게 아니지, 아니 이 맹랑한 아가씨가 진짜! 혼내야겠네! 어디 건전한 바른생활 도시남자 앞에서!
"한 모금만 마시기로 했자나요!"
"한 모금만 마셧는데 다 마셔버렸네 헤헤~"
"끄응~"
"아저씨도 원샷해! 여자만 이렇게 마시고 남자가 안마시면 쓰나"
"운전 해야해요"
"에이~ 이미 한모금 마셔서 이제 차 못끌고 가요 자! 마셔라~마셔라~마셔라~"
크흐~ 뭔가 당한 느낌이야 하면서도 미정이가 하는 행동이 너무 예뻐서 마셔버렸다.
"자 한잔 받으시오~ 받으시오~"
푸훕 저건 아저씨들이나 하는 멘트자나
"누구한테 술을 배운거에요"
"헤헤 아빠랑~ 아빠가 술을 좋아하시는데 많이 못드셔서 집에서 반주 자주해"
"하하 그래서 그런가 캬~ 하는 소리가 꼭 아저씨 같더라구요"
"크흐흐히히 아빠랑 술먹는거 보니깐 술 잘마시던데?"
"흐흐 좀 마시죠"
"후음~ 누가 더 빨리 마시나 내기할까?"
"어허! 안되요 오늘 술 여기까지"
하고는 맥주 피처를 내쪽으로 내려 놓아버렸다.
아니 요 맹랑한 아가씨가 내가 자꾸 봐주니까 아주 대놓고 술을 마시려고 하네? 뭐 요새 고등학생들 자기들끼리 술마시는 것 알고 있으니 보호자 없이 자기들끼리 마시는 것 보다야 나같이 건전한? 바른생활 사나이의 감독 하에 마시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한잔은 봐주었지만 더이상은 안돼! 하려는데...
미정이가...또 테이블 너머로 귓가에 속삭였다.
"이기면 아저씨 변태짓 하나 봐줄게"
하아 하아~~ 하앙~~~ 하아아아앙~~~~ 맥주 고고씽! 조용히 피처를 테이블 위로 올려놓았다.
"크흐흐히히히 자 일단 받으시고~ 나도 따라주시고~"
미정이 잔을 가득 채워주면서 짱돌을 굴리고 있었다.
변...변태짓 미정이가 말한 변태짓이...하악 어...어디까지 해도 될까? 서...설마 덥치는거...? 덥쳐서...휘리릭휘리릭 슥슥삭삭 한다음에 "아저씬 좋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하는 ...우헤헤
"..!!!"
"아#$*!!"
"아저씨!!!!!!"
"어?! 어?! 불렀어요?"
"흥!.......아저씨 ..변태짓 상상하고 있었지?"
헉 짱돌 굴리며 딴생각하느라 못보고 있었는데 미정이 눈이 어느새 도끼눈으로 변해 있었다. 어느새 입가에 흐른 침을 스윽 닦으면서 변명을 했다.
"아 아니 절대 아니에요 집에 가스불 잠그고 왔나 생각을......."
"에휴..."
"하.. 하.. 하.."
"자 빨리 시작해요 이거 마시고 먼저 내려 놓는 사람이 이기는 거에요"
"응"
"자~준비...시...이...작! 하면 하는거에요"
"켁켁 콜록 콜록"
당했다. 페이크에 걸렸다. 당연히 작! 소리에 마시는 줄 알고 마시다가 사래걸렸다.
"준비 시작"
켁! 사래 걸려서 기침하고 있는데 미정이가 혼자서 "시작"하고서는 마셔버린다. 황급히 따라 마셨지만 사래걸린 기침이 다 해소 되지도 않았는데 마시려니 잘 안넘어 간다.
졌다.
아 젠장...아 미정이 덥치는게 날라갔다. 아흑...
"크흐흐히히 내가 이겼다"
"이...이건 반칙이에요"
"치...아저씨가 먼저 시작할려고 해놓고선..."
"그건 시작! 소리에 마시기 시작 한다는 거인줄 알았죠"
"에~ 아무튼 내가 이겼어요 자 나 소원들어줘"
"아 뭔가 당한 기분이야 억울해요"
"헤헤 아무튼 내가 이겼으니 소원들어줘"
"쩝...소원이 뭔데요?"
아쉽지만 졌는데 어쩌겠나? 선선히 "소원을 들어주마"
...가 아니고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혹시 미정이가 덥쳐달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헤헤
"나 낙지복음 먹고 싶어"
"뭐야 간단한 소원이네요."
쳇~덥쳐달라는게 아니네...그런 소원 빌리가 없지만 살짝 기대했는데...쳇쳇
하면서 벨을 눌러 낙지복음을 시키려고 했는데.
"으음 그거 말고 저쪽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거..."
"응?"
"저거 좀만 갔다줘.."
"하아..."
하아 어쩌시라는겁니까?, 미정이가 가르키고 있는곳은 여자들 6명이서 마시고 있는 테이블 이었다. 아...차라리 남자들이 마시고 있는 테이블이라면 쪽팔리진 않을텐데
"우음 남이 먹던건 좀 그렇자나요 내가 시켜줄게요"
"우응 아니 나 저거 먹고 싶어. 너무 맛있게 먹는게 저거 꼭 먹어야 겠어"
"아...아니.."
"빨리~"
하아~ 돌겠다.
뭐 이런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대학교 1학년때 요런거 많이 해봤었다.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분위기 업시키기 위한 옆 테이블과의 조인을 위해 많이 팔려나가 봤었다. 물론 내가 잘생긴건 아니고 동기들과 선배님들이 말하자면 너무 남자답게 솔직히 말하자면 짐승같이 생겼었다. 하지만 그건 대학교1학년때, 술이라면 환장할때, 여자랑 말 붙여볼라고 발광을 하던 때 이야기이고 지금은....하아....걸어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슬쩍 미정이를 돌아보니 빨리 하라고 재촉한다. 아 진짜! 아놔!
쭈뼛쭈뼛 걸어간 걸음은 어느새 미정이가 가르킨 테이블 앞이었다.
후~~심호흡을 하고서 말을 걸었다.
"저기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꺌꺌대며 자기들끼리 술을 먹던 여자들이 동시에 나를 쳐다 본다. 아오 쪽팔려
"아리따우신 분들의 재밌는 시간 방해해서 죄송한데..."
키득키득 나를 쳐다보고 지들끼리 난리가 났다. 아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미치겠다.
"멀리서 지켜보니 낙지복음 너무 맛깔스러워 보여서 조금만 얻을수 없을까 해서요"
"꺄르르" "호호" "꺌꺌꺌"
손가리고 웃는 여자, 옆자리랑 마주보고 웃는 여자....등등 아무튼 머리속이 펑! 터지겠다. 아오 쪽팔려 한참 자기들끼리 낄낄대던 여자들 중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거 그냥 못가져 가는거 알죠?"
그래, 보통 그냥은 안주는거 안다.
"저랑 러브샷 하면 드릴게요"
일행중 단발머리가 맥주잔에 소주잔을 퐁당 빠트리면서 나한테 건네준다.
아 시밤! 그냥 소주를 주던가 맥주를 주던가 하지 폭탄을 섞는건 무슨 예의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이게 문제다 섞는걸 너무 좋아한다. 대표적인 예로 폭탄주. 이렇게 섞어서 하는걸 좋아하니 그 본래의 맛을 더 연구하고 개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어떡하면 황금 비율로 섞어볼까 요궁리만 한다. 그러니 세계적인 술에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이름을 못 올리는 거다. 폭탄주 마시는거 반만큼만 우리 술 마셔주고 좋아해도 우리나라 술은 전세계에 널리 퍼졌을거다. 그런데 맨~~날 폭탄주다. 소주를 목넘기기 시원하게 만들던지, 맥주를 좀더 독하게 만들던지 그래야지 이거야 원
"에휴~ 수준 높은 내가 참는다 후딱 마시고 가자" 하고 그녀의 팔을 감고 쭉~ 마셨다.
"유후" "꺄~" "꺄르르르" "호호호"
"폭탄주"녀의 일행들이 옆에서 소란을 피운다.
아오 시끄러워. 크~ 그런데 이야 근데 이거 비율이 대박! 제대로 시원하고 맛있다. 제법인걸~ 살짝 감탄하고 말았다. 우음 역시 그냥 소주나 맥주보다는 폭탄주야...
그런데... 너무 쪽팔려
챙피해서 빨리 낙지볶음 가져가고 이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였다.
"워워~ 술을 먹었으면 안주도 먹어야죠 호호"
폭탄주녀가 탕수육을 하나 집어들며 나를 보고 이야기 한다.
아 시밤 전 그냥 술을 즐겨서 안주 안먹어도 되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빨리 쪽팔림을 벗어나기 위해 얼른 받아 먹고 갈려고 탕수육으로 입을 가져 가는데 폭탄주녀 손을 싹~ 뺀다.
"저도 주셔야죠...."
아 시밤....얼굴 빨갛게 달아 올랐을거다. 막 느껴진다. 아오~~ 나좀 그냥 보내주세요! 대충 아무거나 집어다 폭탄주녀 입에 넣어주자 폭탄주녀도 나에게 안주를 넣어주었다.
"감사하빈다 잘머그게요"
어서 가고 싶어서 우물우물 씹으면서 대답하고는 쏜살같이 낙지복음 든 사라를 들고 미정이가 앉은 자리로 왔다. 등뒤로 꺄르르 거리는 요란법석한 소리가 난리도 아니었다. 챙피해 죽을 맛이었다. 자리에 돌아오자 폭탄주녀 테이블에 가있는 사이 어느새 돈까스가 나왔는지 미정이가 돈까스 조각 하나를 막 포크로 괴롭히고 있었다.
"헉헉 낙지볶음 가져왔어요"
미션성공해서 뿌듯한 마음에 미정이를 쳐다 보는데...도끼눈이다...덜덜덜
"흥 안먹어 아저씨나 많~이 드시죠"
하아 또 왜그러니? 내가 엄청난 챙피함을 무릎쓰고 얻어왔는데 도대체 왜!
"난 돈까스 먹을테니 아저씨는 그거 많~~~~~이 드세요 쳇"
"왜~ 니가 먹고 싶다고 해서 챙피함 무릎쓰고 얻어왔는데"
"흥! 딴 여자들 보면서 실실 웃고 러브샷하고"
"찡그린 얼굴로 달라고 할 순 없자나요"
"흥~
미정이가 표루퉁한 얼굴로 씩씩 거리더니 맥주를 원샷!
"헉! 천천히 마셔요.."
"저기 가서 폭탄주나 마시고 난 신경끄시죠 변.태.아.저.씨"
화가 단단히 났나보다.
그런데...
후후후 화가 난 모습이 귀엽다. 아니 화가 난 모습이 아니라 화가 난 이유가 귀여웠다. 왜 화가 났겠는가? 내가 다른 여자랑 러브샷 하고 안주 서로 집어 넣어주는게 질투가 난게 아니겠는가?
아아 막 행복하다. 행복해 죽겠다 으하하하하하
"후후후"
"....?"
"하하하하하하하"
미정이가 볼을 부풀리며 쌍도끼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에구 귀여워 크흐흐
"왜 웃어요!"
"아니 웃겨서요"
"뭐가요!!"
"그렇자나요 내가 다른 여자랑 웃고 왔다고 화내는게 미정이가 꼭 질! 투! 하는거 같아서요"
나는 특히 "질투"를 강조해서 말했다.
"!!!!!!!!!!!"
화들짝 놀란 얼굴을 하더니 이내 얼굴이 빨개지는 미정이
"나, 나, 나 나는......누, 누, 누가 질투를 해요 웃겨 정말"
미정이는 이내 맥주를 또 원샷!! 해버렸다.
"천천히 마셔요"
"........."
얼굴이 발그랗다. 조명탓인가...아무튼 하하하 귀여워 귀여워!
"자 안주도 먹어요"
돈까스 하나를 포크로 찍어 미정이에게 내밀었다.
조용히 받아 먹는다.
"자 하나더 "
우물우물 거리면서도 또 조용히 받아 먹는다. 귀엽다.
하하 국민학교 다닐때 학교 뒤 사육장에서 기르던 토끼에게 먹이 주는기분..
"야채도 먹어야죠"
같이 나온 셀러드도 내밀었다. 조용히 우물거리며 받아먹는다.
"낚지복음도 줄까요?"
"시러요!!"
다시 도끼눈 모드다. 아... 실수 했다. 돈까스만 줄걸. 미정이가 나를 셀쭉하니 바라보더니 아까 폭탄주녀 테이블을 바라본다. 하악 도끼눈이 점점 찢어진다. 눈빛으로 도끼를 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목숨에 위협을 느끼며 조용히 미정이 눈치를 슬금슬금 보는데 미정이가 술잔을 "턱"하니 내밀었다.
"따라 줘요"
"안돼요 오늘 많이 먹었어요 오늘은 진짜 그만"
"우음...."
미정이가 테이블 너머로 귓가에 속삭인다. 당하는거 같다 확실하다.
"내기 한번 더 해요~"
꿀꺽~ 내기 한번더? 설마 나 변태짓 허락해준다는건가? 이...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
"나...변..태짓??"
살짝 발그래진 얼굴로 미정이가 고개를 끄덕끄덕 였다.
"할거죠?"
나도 살짝 흥분된 얼굴로 끄덕끄덕였다. 어찌 이런 기회를 날린단 말인가? 옛 성현이 말하시길 기회를 잡는자가 천하를 잡는다고 했다. 누가 했는지는 묻지 마시라. 옛 성현이라고 이미 말하지 않았는가.
"자 시~이~작 "
.....하더니 마셔버린다. 아놔~ "시~작 하면 할거에요" 가 아니었다. 게다가 또 정신줄 놓고 목 쳐다보다가 한참 늦게 해버렸다. 미정이가 또 이겼다. 아이고 이 밥퉁 멍청이 말미잘 해삼 멍게 아이고~~ 아놔!!!
"크~캬하~~이겼다"
"하아~~ 이건 사기에요"
"칫 아까는 시작~ 소리에 마시는 건줄알았다고 핑계대더니, 이번에 시작~에 시작했는데 핑계다"
"하아.."
"아무튼 나 소원 들어줘"
"소원이 뭔데요"
"우음...이리와봐 아저씨"
미정이가 자기 옆자리를 톡톡 치며 손짓한다. 하악~ 옆자리...옆자리에 앉으라는건가? 옆자리 옆자리가 무슨 의미인가 하니 남자는 앞뒤로 자신이 관심있는 것을 배치한다고 한다. 보통 강의실 가서 보면 남자는 자기 가방을 앞에다 놓는다. 반면 여자는 옆에다 놓는다. 뭐 정확한 내용이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아무튼 여자가 남자에게 옆자리를 내어준다는건 대단한 관심의 표현이라고 한다.
이게 우쭐해지는걸~ 움하하!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옆에 앉으면 어깨에 손 얹고 싶고, 손 얹다 보면 안아주고 싶고, 안아주다 보면 키스하고 싶은게 연인들의 자연스런 스킨쉽 진행과정이 아니겠는가? 옆자리를 내어 준게 아~ 미정이가 스킨쉽을 원하는구나 하는 아주 자기 중심적인 상상을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에 앉아서 보니 미정이가 더 예쁘다. 얼굴이 술이 올라서 발그랗게 되어서 그런지 더욱 예쁘다. 그리고 입술은 왜그리 촉촉해 보이는지...하앙 키스해달라는거 같다.
"아저씨"
"응"
"나 좋아하지?"
"응!"
"나 사랑해?"
"응!!"
베시시 미정이가 웃는다...나도 따라 웃었다....미정아 너의 뜻이 나와 같구나 우리 즐거운 스킨쉽의 세계로......
"그럼 나는 미정이를 사랑한다 크게 3번 외쳐죠 일어나서"
............
........
.....
!!!!!!!!!!!!!!!!!!!!!!!!!!!!
"안돼! 절대 안돼!"
헉! 도망가려고 벌떡 일어났다. 차라리 나를 죽이세요. 이 사람 바글바글한 곳에서? 뭐?
"나는 미정이를 사랑한다" *3 ????
절대 안돼! 죽어도 못해! 차라리 낚지볶음으로 산을 쌓더라도 그건 절대 못해!
하악 그런데 미정이가 도망치려고 일어나있던 내 왼팔을 양팔로 감싸 안아 잡았다. 양팔로 감싸 안아 잡는데....그게...그러니깐 가슴으로 폭 감싸서 잡는....하악 미정이 가슴이 팔에 느껴졌다.
"아잉~ 소원 들어주기로 했자나"
"그...그래도 저...절대 안돼"
바로 허락하면 지금 팔 잡고 있는거 풀어버릴거자나 좀만 이렇게 있자.. 나는 좋아 니 가슴의 감촉이.....하악~
"아잉~ 그럼 외치기 해주면 내가 아저씨 변태짓 한번 봐줄께"
"켁!!!"
바로 미정이를 돌아보았다. 꼴깍...
"변...변태짓?"
미정이가 발그래진 얼굴로 살짝 물건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아...아무거나?"
"응"
아 무슨 고민의 여지가 있는가? 가슴 감촉만으로도 이미 반은 허락한 상태였는데..
하아...그래도 꼴깍~
너무 챙피했다.
"크크크 빨리해"
"자..잠깐만"
"크크크히히 그럼 자 맥주 한잔 하고 해 같이 마시자"
미정이가 내 잔에 맥주를 따르고는 자기 잔에도 따르더니 짠~ 한다.
"흐흐히히 아저씨 러브샷~"
"어..어"
미정이의 팔을 감고 러브샷을 했다. 러브샷하면서 옆눈으로 미정이의 목젓과 입술을 보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흥분되었다.
"크크흐~ 캬~ 자 아저씨 안주"
미정이가 돈까스를 집어넣어준다. 얌전히 받아먹었다.
"자 우리 아저씨 이제 준비 되셧죠?"
"그...그러니까 잠깐만"
"에헤.."
미정이가 귓가에 속삭인다.
"변,,,,태,,,,짓 후우~"
귀...귓바람 까지!! 의욕충전 100% 벌떡 일어났다.
후우~ 심호흡 후우~
"나는 미정이를 사랑한다!"
"나는 미정이를 사랑한다!!"
"나는 미정이를 사랑한다!!!"
.........
.......
.....
완전 챙피 얼굴이 터져 죽을거 같았다. 다 외친 다음 재빠르게 자리에 앉아 엎드려서 고개를 숙였다. 그 시끌벅적하던 술집안이 순간 조용하더니 이내 유후~ 와 ~ 하는 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더 챙피하다.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크크크히히호호"
미정이는 옆에서 배꼽이 빠져라 웃는다. 아~ 이 앙큼한 요망한 것. 미정이가 몸을 비틀며 웃으면서 엎드려 고개 숙이고 있는 나에게 다가온다. 조금 웃음이 진정 되었는지 몸을 들썩이는게 안느껴졌다.
"아 내가 왜 갑자기 이런 맹랑한 어린애 한테 빠져서 이런 챙피함을 무릎써야 하나"
갑자기 밀려오는 후회감에 자괴하고 있는데 웃음을 멈춘 미정이가 내 귀에 속삭인다.
"아저씨..............."
"나도...........사랑해"
?????????
?!?!?!?!?!?!?!
!!!!!!!!!!!!!!!!!!!!!!!!!!
빰빰빠빰빰빠빰빠라라빰~
우하하하하하헤헤헤헤헤헤헤ㅔ헤헤
깔깔깔깔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
흐흐헤헤히히후후하하흐흐헤헤히히후후하하
라라라라라라ㅏ랄라라라라랄라라라라라라라라랄
첫눈에 반한 미정이를 만난지 5일째 새벽 3시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는 화답해 주었다.
[사랑해] 이렇게 사람을 미치게 하는 단어가 있을줄이야...
아무튼 요 맹랑한 아가씨때문에
정말
미치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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