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같은 그녀는..... - 1부
본문
벚꽃같은 그녀는.....1
그녀와 내가 만난 건 그녀와 내가 살고있는 이 도시가 하얀 벚꽃으로 온통 물들었던 화창한 봄날의 오후였다.
토요일 오후....
주 5일제가 도입된 이후로 은행원인 내게도 토요일은 휴일이었지만 이번주중에 처리해야 할 대출처리건이 있어 나는 출근을 해야했다. 오전에 잠깐 은행에 들러 업무를 마치고 서둘러 나왔건만 벚꽃을 보는 인파로 거리는 북적거리고 도로에 차들도 앞뒤로 꽉 막혀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았다. 날씨마저 더워 4월초의 봄날씨가 꼭 초여름 날씨같았다.
매년 보는 벚꽃...여기저기 늘리고 늘린게 저 벚꽃이건만 뭐가 그리 좋다고 저 난리들인지... 벚꽃도...그 벚꽃을 보느라 수선스러운 사람들도...그리고 밀리는 차들도 내겐 짜증스럽기만 했다. 이러다 오늘안으로 집에나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휴....비나 확 와버려라.
나는 차를 인도변으로 붙여 세우고 차에서 내렸다. 그래도 후끈거리는 차 안보다는 바깥이 한결 낫다. 간간히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근처 벤치로 가 양복저고리를 등받이게 걸치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한 후 다리를 꼬고 앉았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없이 맑고 푸르다. 요즘도 저렇게 하늘이 푸른가? 이미 오래전에 오염으로 흐려져버렸던거 아니였나? 아직도 하늘도 푸르고 맑네... 그러고보니 이렇게 나무그늘 아래 한가로이 앉아 하늘을 올려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하늘 한 번 제대로 올려다 보지 않고 사는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언제였더라....? 오래전...학창시절 보았던 영화의 제목이 떠오른다. 제목이....‘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였던가....
입시지옥에 시달리며 꽉 막힌 교실 안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수험생들에게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주자는 의미에서 만든 영화였던거 같은데....지금 이 시대를 여유없이 살아가는 우리 30대 직장인들에게도 통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그래...가끔은 그런 여유를 가지자....후후... 입가에 작은 미소가 어린다.
그때 재잘재잘거리고 시끄러운 소리가 귓가로 들려와 나는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바라봤다.
교복을 입은 대여섯명의 여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웃고 떠들며 걸어오고 있었다. 뭐가 그리 웃기고 재밌는지...오는 사람 가는 사람마다 다 쳐다보고 자기들끼리 소근대며 웃어대고 떨어지는 벚꽃을 보고도 배꼽을 잡고 웃어댄다.
지나가는 말똥만 봐도 웃는 나이라고.....저 또래 여자아이들에겐 뭐든지 다 재미있어 보이는 모양이다. 나의 시선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오다 그냥 마주친건지 모르지만 여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또 속닥속닥거리더니 서로를 치며 마구 웃어댄다. 나는 괜히 멋쩍고 쑥스러워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런데 내 그런 모습이 더 재밌다는 듯 더 크게 웃어대고 있었다.
안그래도 머쓱하고 쑥스러운데....이 여학생들이 하필이면 또 내 바로 앞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학생들이 눈을 말똥말똥거리며 나를 보더니 서로의 귓가에 뭐라뭐라 속삭여대고 있었다. 이거야 원참.....영 쑥스러웝구만 그래....
“하하하....호호호....” 여자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주위가 온통 떠나갈 듯 했다.
험험... 나는 괜히 멋쩍어 헛기침을 하고 그녀들에게 물었다.
“왜요? 왜 그렇게 사람을 보고 웃어요? 부끄럽게시리....” 나는 얼굴까지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하하하....호호호....키키키....” 나의 그런 모습이 더 웃기다는 듯 웃음소리도 각양각색이다.
나는 그녀들의 웃음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다. 사람을 빤히 보고 바로 앞에서 웃어대니 괜히 기분이 이상해졌던 것이다.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고 시선을 어디다둬야할지 몰랐다.
“아저씨...아저씨 머리에 벚꽃이 피었어요....머리가 하얘요...키키키”
“하하하...호호호....”
한 여학생이 내게 그렇게 말하며 웃자 다른 여학생들도 또 전염처럼 웃어댔다.
“응?...그래요?” 나는 손으로 머리를 털었다. 정말 머리에서 벚꽃들이 우수수수 떨어져내렸다.
“그것 때문에 그렇게 웃은거예요? 난 또 내가... 어디가 이상한 줄 알았네...참 나...허허”
“하하하...호호호...히히히....” 또 저 웃음소리....
그런데 가만히 보니 참 예쁘다. 저렇게 사람을 보고 마음껏 웃을 수 있다는게 참 부럽다. 사람을 보고 아무 거리낌없이 저렇게 웃을 수 있다는거 저 나이 또래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세상을 살다보니 사람을 보고 웃는게 참 힘들다. 나의 웃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칠지...또 그로인해 내게 돌아올 피해는 없을지...이런저런 생각과 고민들로 마음놓고 웃을 수도 없는데.....
저렇게 마음놓고 웃는 얼굴이 마냥 부럽고 예뻐보인다.
“아저씨....”
그때 한 소녀가 다가오며 나를 불렀다. 나는 천천히 걸어오는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저씨... 저희 사진 찍어주세요”
여학생은 내 바로 앞에 와서 나를 내려다보며 보조개가 패이는 예쁜 얼굴을 하고있었다.
아!!..... 그녀를 본 순간 나는 속으로 감탄하고 말았다.
어깨 위로 찰랑이듯 부드럽게 흔들리는 까만 머릿결........
떨어지는 벚꽃만큼이나 하얗고 작은 얼굴......
예쁘게 말려올간 속눈썹 아래로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눈동자......
조금 높은 듯한 오똑한 콧날.....
너무 두텁지도 너무 얇지도 않은 적당히 도톰한 빨간 입술.............
그 빨간 입술 사이로 보이는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
그리고 웃을 때 들어가는 저 예쁜 보조개........
너무도 예뻤다. 아니 너무 아름다웠다.
두근두근....쿵..쿵...쿵...
심장이 주책맞게 뛰었다. 맥박이 빨라지고 온 몸에 열기가 퍼지며 화끈화끈거렸다.
얼굴아래로 가늘고 긴 목이 보였다. 얼굴보다 더 하얀 목.....
그녀의 어깨는 내가 한 팔로 안아도 남을만큼 작다..
그리고 몸에 붙는 교복 블라우스가 못마땅한 듯 뾰족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가슴... 숨 쉴때마다 오르락내리락거리는 저 앙증맞은 가슴은 내 손안에 쏘옥 들어올것만 같다. 그녀의 가슴도 그녀의 얼굴과 목처럼 하얗겠지....!? 아...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울까?
저 작고 앙증맞은 두 가슴을 내 손안에 넣어 봤으면....두 봉오리 정상에 수줍게 도드라져있을 젖꼭지를 살짝 깨물어봤으면......
아니...내가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아...이런....나보다 한참 어린...아직 소녀에 불과한 여자아이를 두고 내가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걸까? 내가 제 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화사한 벚꽃에 취했나보다....아니 그녀에게 취해버렸나 보다. 그녀에게 취해 정신이 어떻게 된게 틀림없다.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나를 빤히 보며 보조개가 패이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두근두근...쿵쾅쿵쾅....
아...심장은 왜 이다지도 뛰는 것일까? 내 심장소리가 혹 새어나와 그녀에게 들리지나 않을까? 그녀의 눈에 지금 내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지나 않을까? 아...정말 내가 왜이러지?
“아저씨...사진 찍어주세요...” 그녀가 그녀만큼이나 작고 예쁜 사진기를 내밀며 말했다.
“응? 아...예에...그...그래요” 나는 그녀가 내민 사진기를 잡으려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
아....이런....두근두근..쿵쾅쿵쾅....
사진기를 잡는다는 것이 그녀의 손을 잡고야 말았다. 그녀의 작은 손이 긴장과 떨림으로 배어나온 땀에 흠뻑 젖은 내 손안에서 움지락거렸다.
아...너무나 작고 부드러운 이 손이...정말 손이 맞을까? 내가 잡은게 정말 그녀의 손인가? 보드랍고 작은 감촉에 손에 마비가 올것만 같다.
“아저씨...그건 카메라가 아니고 제 손인데요...훗” 그녀가 나를 보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하하하....호호호....” 그녀의 뒤 편에 앉아 우리를 보던 그녀의 친구들이 마구 웃어댄다.
아...쪽팔려...이게 뭔 망신이람....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지금 내 얼굴은 불타는 고구마를 연상시키고도 남으리라...
“아...미안....” 나는 대충 얼버무리고 사진기를 잡았다.
“쿠쿠....” 그녀가 나를 보고 귀엽게 웃었다.
나는 그녀와 그녀 친구들을 쫒아다니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곳저곳...이 포즈, 저 포즈....이 사람, 저 사람.....그들이 원하는대로 찍고 또 찍었다. 즐겨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찍는게 즐거웠다는게 아니라 그녀를 본다는게...그녀를 카메라 렌즈를 통해 마음껏 볼 수있다는게 즐겁고 행복했다. 그녀가 원한다면 밤새도록이라도 함께 다니며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바램과는 달리 언제 해가졌는지 날이 어둑어둑했다. 주위에 어둠이 몰려오자 그녀들은 그만 집에 돌아가자고 서로에게 말을하는 것 같았다.
아...해가 왜이렇게 짧은걸까? 밤은 왜 이렇게 빨리 찾아온걸까? 너무 빨리 지나버린 시간이 너무도 안타깝고 원망스러웠다.
“아저씨 오늘 고마웠어요...저희 이제 가봐야해요...” 한 여학생이 내게 말했다. 이제 헤어져야한다. 그녀와....아쉬웠다. 안타까웠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그녀를 봤다. 그녀도 나를 바라봤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치고 서로의 눈을 주시했다. 잠시 내 눈을 주시하던 그녀가 이내 친구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봤다면 나의 지나친 착각일까? 아까까지만해도 환하게 웃으며 시종 즐거운 모습이던 그녀가 왠지모르게 좀 우울하듯 보였다.
나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카메라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가 까맣고 맑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그녀의 눈속에 내가 보인다. 내 눈속에도 그녀가 보일테지....
오늘 여기서 헤어지면 다시는 못만날텐데....좀 더 함께 있고 싶은데.......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에게 카메라를 건네고 돌아서는데 어깨에 힘이 빠지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휴우.....’
“버스타고갈거야?”
“택시타고 가”
“방향이 틀리잖아....택시비 많이 나와”
그녀들의 재잘거림이 귓가에 들렸다. 나는 ‘그렇지’ 하고 번뜩 떠오르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며 그녀들을 향해 돌아섰다.
“저...집이 어디야? 시간이 꽤 됐는데....내가 바래다줄까?” 나는 모두를 향해 물었지만 사실은 그녀에게 물었다.
“우와...정말요?” 한 여학생이 반가워하며 좋아했다.
그녀와 나의 눈이 또 마주쳤다. 그녀가 날보며 싱긋 웃었다. 아...그녀도 나의 이런 친절이 싫지않은 모양이네...다행이다...
“근데 아저씨 차 커요? 우리 다 탈 수 있어요?” 키가 껑충하게 큰 여학생이 내게 물었다.
“아...맞다...승용차라 그러고보니 다 못타겠네...어쩌나?”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걱정이됐다. 차에 다 못탄다고 그냥 가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를 비롯한 친구들이 모여 뭐라고 속닥거리더니.....
“아저씨..아저씨 집 어디예요? 방향 같은 애들만이라도 타고 가면 안되요?”
“어...그래..뭐 그럼 그렇게하던지...난 00동인데...” 나는 그녀와 내가 같은 방향이길 기도하기 시작했다. 지구 반대편이라도 그녀라면 꼭 태워주고 싶은게 나의 마음이였지만 다른 아이들의 눈이 있으니 뭐라 말을 할 수도 없고 정말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럼 상희랑 희수랑 윤주가 타고 가면되겠다.”
상희,희수,윤주라는 여자애들이 나와 같은 방향인 모양이다. 아...제발 그녀의 이름이 상희이거나 희수이거나 윤주이길.....그녀가 상희,희수,윤주 중에 한 사람이길.....나는 두 눈을 감고 기도했다.
“안녕...”
“그래 잘가..”
여자아이들이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소리가 들였다. 나는 쉼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떴다.
제발....
아!!.....있다 있어...하늘이 무심치않구나....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이 찢어질정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그런 나를 보며 “훗..”하고 웃었다. 나는 괜히 부끄럽고 민망했지만 기쁨이 너무 커서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차를 끌고 왔을때 그녀들이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보였다.
“니가 타...”
“아냐..니가 타”
아마도 내 옆자리에 누가 앉을것인지에 대해 옥신각신하는 모양이다.
“희수가 타...아까 손도 잡았잖아.키키키”
“하하하”
그녀들은 의외로 쉽게 합의를 봤다. 아까 내가 손 잡은걸 빌미로 그녀에게 내 옆자리를 권했고 그녀는 사양하지 않고 친구들의 권유에 따랐다.
이렇게해서 나는 내가 바라던대로 그녀를 내 옆에 태우고 갈 수 있게되었다.
차가 출발하자 여자애들은 앞뒤로 시끄럽게 떠들고 웃어댔다.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면서도 뒤에 앉은 여자애들은 나에게 “이름이 뭐예요?” “몇살이예요?” “직업은 뭐예요” “아저씨 디게 잘생겼는데 인기많죠?” 하며 쉴새없이 물어댔고 나는 그때마다 답을 해주어야만 했다.
그런데...내 옆에 앉은 그녀는...희수는 나에게 그 어떤것도 묻지않았다. 간간히 친구들의 말과 질문에 웃어댈 뿐 의외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내 옆자리에 앉은게 불만인걸까? 나는 괜히 신경쓰였다.
나는 뒤에 앉은 여학생들부터 차례로 내려준 후 그녀가 산다는 빌라가 있는 동네로 향해갔다.
친구들이 내리자 그녀는 입술을 딱 붙이고 말을 하지않았다. 그녀가 말이없으니 참 어색하고 따분했다. 신호에 걸려 차가 정지했을 때 나는 힐끔 그녀를 보았다.
아...이런...본다고 본 것이 하필이면 그녀의 다리다.
교복치마 아래로 가늘게 쭉 뻗은 하얀 다리가 내 눈에 들어오자 또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있는 탓에 치마가 조금 올라가 그녀의 무릎 위로 허벅다리가 보였다.
‘꿀꺽’
교복치마 아래로 뻗은 여고생의 다리가 이렇게 섹시한줄 미처 몰랐다. 그녀의 다리를 만져보고싶은 충동이 일었다. 어떤 느낌일까? 얼마나 부드러울까? 나는 나도 모르게 오른손을 그녀의 다리쪽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빵빵..’
뒤에서 울리는 경적소리에 깜짝 놀라 나는 순간 멈칫했다. 신호가 언제 바뀌었는지 뒤에서 차들이 난리였다.
나는 그녀에게 들리지않게 낮게 한숨을 토하고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쿠쿠쿠”
“...?......”
그녀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나는 영문을 몰라 의아했지만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힐끔힐끔 그녀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 방금 내 다리보느라 신호 바뀐 줄도 몰랐죠? 키키키” 그녀가 당돌하게 나를 놀리는 듯 말하며 웃었다.
헉...눈치챘나?! 아....쪽팔려....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혀야했다. 또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가 되었다.
“호호호....하하하” 그녀는 몸을 숙여 배를 움켜잡고는 웃어대기 시작했다.
“흠흠...미안....”
아...겨우 한다는 말이 저 말이다. 조카뻘 되는 어린 여자애 앞에서 이게 무슨 꼴이람....그녀에게 내가 얼마나 우습고 이상하게 보일까? 나는 내가 그녀의 다리를 봤다는 사실보다...또 그걸 그녀에게 들켰다는 것보다....그녀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게 불안하고 걱정됐다. 그녀에게 이상한 남자로...나쁜 사람으로 비쳐지는건 싫은데......
“저기....희수 학생...아저씨 이상한 사람 아니야....나 원래 그런 사람 아닌데....나도 모르게...그냥..어떻게 그렇게 된건데....암튼...미안해..”
나는 진심으로 말하며 사과했다. 그녀에게 우스운 사람이 되는건 정말 싫었다. 그녀가 나를 이상한 쪽으로 오해할까봐 정말로 걱정이 되었다.
그녀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나는 나를 쳐다본다는걸 알았지만 부끄럽고 민망하여 그녀를 바라보지 못하고 그저 앞만 주시했다.
“히히히...아저씨 너무 귀여워요....재밌어...호호호” 희수는 정말로 내가 귀엽고 재밌기라도 한건지 내쪽으로 몸을 돌려 앉고선 나를 보며 계속 웃어댔다.
나는 그 뒤로 그녀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간간히 나를 빤히 쳐다보며 웃곤햇다. 난처한 내 심정도 몰라주고 그렇게 웃어대는 그녀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웃는 얼굴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웃을때 들어가는 보조개가 너무도 예뻤다.
그녀가 산 다는 빌라가 올려다 보이는 동네 공원에 나는 차를 세웠다. 이제 그녀를 보내야 한다. 그녀와 헤어져야한다.
보내기 싫다...헤어지기싫다.
보고싶을거 같다....매일 그녀가 생각날것만 같다. 지금 이렇게 헤어지면 다시 만나지 못할텐데....
어떻게 해야하나.....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로 그녀의 얼굴만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아저씨...저 이제 가야해요...” 그녀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햇다.
그녀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 속에 내가 가득한게 보인다. 그녀 눈동자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불안해 보인다. 내 눈에도 그녀가 들어와있겠지...내 눈에 비친 그녀는 나처럼 이렇게 불안하거나 초조한 모습은 아닐테지....
내가 아무말없이 계속 쳐다보기만 하자 그녀가 나의 표정을 살피며 입술을 이쪽저쪽 삐죽였다. 아...그 입술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순간....그녀의 입술을 갖고싶어졌다. 아니 꼭 가져야만 할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돌려잡고 빠르게 내 입술을 갖다붙였다.
“읍....” 그녀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뭐라뭐라 했지만 내 입술에 막혀 그 소리는 곧 사라지고 말았다.
강렬하게...미친 듯이...정말 미친 듯이 그녀의 입술을 빨고 또 빨았다. 그녀의 입술 안으로 혀를 밀어넣고 싶었지만 그녀가 입술을 열지 않아 나는 그녀의 턱을 잡아내렸다.
“아!!” 하며 그녀의 입술이 순간 열렸고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재빨리 혀를 밀어넣었다.
내 혀를 통해 부드럽고 촉촉한 입안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그녀는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또 너무 놀란 탓인지 나를 밀쳐내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내가 하는그대로 그대로 당하고만 있었다.
그녀의 혀를 찾아 빨았다.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그녀의 혀는 지금껏 내가 맛 본 혀중 단연코 최고였다.
나의 키스는 점점더 강폭해져갔다.
내 평생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렇게 강렬하게 누군가에게 키스를 퍼부은 적은 없다. 아내와도 이런 키스를 나준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혀를 넣어 그녀의 입안 구석구석 한군데도 빠짐없이 핥고 그녀의 혀를 뽑아버릴것처럼 기어이 뽑아버리고야 말것처럼 강한 흡입력으로 물고 빨았다. 나는 그녀에게 정신없이 키스를 퍼부으며 손을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 사이로 집어넣어 브래지어 속 젖가슴에 가져갔다.
물컹하고 따뜻한 그녀의 가슴이 내 손안에서 녹아내리는 듯 했다. 아니 내 손이 그녀의 가슴 위에서 녹는 듯 했다. 내 생각대로 그녀의 가슴은 내 손안에 쏘옥 들어왔다. 한 손에 잡히는 그녀의 가슴이 너무도 좋았다. 빨고싶다.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고 마구 빨아먹고 싶어졌다. 나는 그녀의 입술에서 입을 떼고 그녀의 가슴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내가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려는데 갑자기 그녀가 나를 불렀다.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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