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같은 그녀는..... - 43부
본문
벚꽃같은 그녀는.....43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9월.....
희수는 개학을 하여 다시 학교를 나갔고 우리의 일상은 늘 그랬던 것처럼 평온한 가운데 다시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어갔다.
희수와 나는 그런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아내를 만났다.
내 아내 강혜정의 남자 정영운의 아내를....
저녁 퇴근 무렵 나는 뜻밖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내가 한번도 궁금해 해보지 않았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여자였다.
그녀의 전화는 나를 무척이나 당황하게 만들었고 나의 기분을 몹시 언짢게 만들었다.
그녀는 내게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남편 이름을 말하고 내 아내와 그녀의 남편 얘기를 꺼내며 내게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선뜻 그러자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내가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한단말인가...
나의 아내와 그녀의 남편이 서로 눈이 맞고 마음이 맞아 몸을 맞추고 있다는 얘기를 하나?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서로 의논을 해야하는건가....
도대체 그녀는 왜 나에게 전화를 한것이고 왜 나를 만나자고 한것인지...
나는 찜찜하고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나를 만나 꼭 할 말이 있다던 그녀의 간곡한 말과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서울에서 내려 왔다는 그녀의 말 때문에....
그리고 도대체 무슨 할 말인지 궁금해서 그녀가 제의하는대로 만나기로 했다.
내가 00호텔 커피숍에 갔을 때 그녀는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렸음을 나는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와 그녀는 서로 이름을 묻고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마주보고 앉았다.
내 아내의 정부 정영운의 아내 이혜미는 상당한 미인이였다.
예쁜 얼굴이였지만 어둡고 씁쓸한 기운이 가득한 얼굴이라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이고 안쓰럽게 보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할 정도의 쓸쓸함을 풍기는 여자였다.
주문한 커피가 싸늘하게 식어 갈때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날 만나자고 한것도....
자신의 남편을 빼앗은 여자의 남편이 궁금해서 찾아 온것도 아니라고 했다.
또 일이 이렇게 될때까지 당신이라는 남자는 대체 무엇을 한것이며 아내 간수를 어떻게 했냐고 따져 물으려 온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고 나에게 괜한 화풀이나 넑두리를 하겠다는 것 역시 아니라고....
“그렇다면 왜....?”
라고 묻는 나의 질문에 이혜미는 내게 전화를 건것보다 더 뜻밖이고 더 놀라운 말을 했다.
“나도 당신과 자고 싶어요. 내 남편이 당신의 아내와 잤듯이 나 역시 당신과 자고싶다고 말하러 왔어요”
나는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그녀의 말을 듣자 너무 기가막혀 화가 날 정도였다.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니 딴데 가서 알아보라고 따끔하게 충고해주려 그녀을 쳐다보는 순간...
나는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 이혜미의 두 눈동자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이 너무나 슬퍼... 그 눈물이 너무나 아파보여 나는 차마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울면서 내게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을... 오빠를 정말 사랑했어요. 물론 짝사랑이였죠. 내 나이 열아홉에 그를 만났어요. 큐피트의 화살에 가슴을 정통 당한 것처럼 첫눈에 그에게 반해 6년을 한결같이 사랑했어요. 그리고 난 멋지게 그 사랑을 이루었죠”
이혜미는 그렇게 말하고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우리는... 부모님끼리 미리 짝을 정해 놓은 사이였어요. 정략결혼이라고 하죠... 비슷한 집안끼리 친분이 있는 집안끼리 혼인을 하는.... 우리도 그런 사이였어요. 그는 아마도 그게 싫었던 모양이예요. 그래서 나를 만나면서도 집안과 부모님들의 강요를 생각하며 늘 부담스러워했고 불편해 했죠. ”
“그에겐 이미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어요. 하지만 난 그런거 상관없었어요. 나에겐 오직 그, 그리고 그를 향한 나의 사랑만이 중요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오해하진 마세요... 내 사랑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무시할만큼 저 나쁜 여자는 아니니까요. 후후”
그렇게 말하고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그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다 담배를 피워 물었다.
나의 담배가 반쯤 타 들어 갈 때 그녀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를 그만 놓아주려 했어요. 그가 사랑하는 여자와 살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말했죠. 그런데... 그가 나를 찾아와 결혼해달라고 말했어요. 자신은 집안과 부모님을 버릴 수 없다고 했어요. 그 여자는 어떻게 하느냐고 내가 물었더니 그여자는 버릴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여자도 자신을 버릴 수 있다고....”
“그때 전 생각했어요. 버릴 수 있다면 사랑이 아니라고... 사랑이란 감히 내가 버리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안락함과 편안함의 제공처인 집안과 부모님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사랑이라면... 그 두사람의 사이가 겨우 그것이라면 그들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난 그의 청혼을 받아 들였어요. 그리고 그에게 희망을 걸었죠. 내가 노력하고 사랑한다면 그도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그런데 그와의 결혼식날... 신혼 첫날밤... 나의 희망은 산산조각나 깨져버렸어요. 그와 난 결혼식과 하객인사 등으로 너무나 피곤했고.. 또 다음날 아침 신혼여행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초야도 치루지 않은 채 일찍 잠들었어요.”
그녀가 또 다시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 눈이 너무 슬퍼 보여 나는 알 수 없는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커피를 그녀가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말을 했다.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그가 없더군요. 그를 찾아 거실로 나갔어요. 하지만 난 그때 차라리 나가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가 있던 없던 그냥 그대로 다시 잠을 청했어야 했어요. 휴우...”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내게 상처받은 사람의 작은 비명처럼 들렸다.
그녀의 한숨 속에 묻어 나오는 슬픔과 아픔이 느껴진 탓 일 것이다.
“거실에 두 남녀가 엉켜있더군요. 벌거벗은 두 알몸이 결합한 채 헐떡이며 거친 신음과 호흡을 내뱉고 있었어요. 헐떡이던 두 사람이 나를 발견했지만 그들은 행위를 멈추지 않았어요. 내가 보고 있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관계를 가졌죠. 내가 보는 걸 오히려 즐기는 것 같았어요.”
“그들은 내가 보는데서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관계를 가졌어요. 마치 나보라는 듯... 나를 철저히 무시하고 조롱하며 그들은 거실과 침실을 오고가며 섹스를 해댔어요. 내 남편과 당신의 아내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도 그녀를 응시했다.
바라보는 우리 두 사람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우리 둘다 그저 씁쓸함만을 눈에 가득 담고 있을 뿐이다.
“신혼 첫날밤 내 남편의 품안에서 잠든 여자는 내가 아니라 유정우씨의 아내 강혜정씨였어요. 그들은 정사를 나눈 몸 그대로... 성기 가득 서로의 정액과 애액을 잔뜩 묻힌 채 내 눈앞에서 부둥켜 안고 잠들었어요.”
“그게 언제였습니까? 그때가 언제였죠?”
줄곧 그녀의 얘기만 듣고 있던 내가 처음으로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
아내와 정영운이라는 남자는 내 예상보다 훨씬 오래되고 지독한 관계인 모양이다.
“6년 전이예요...”
그녀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게 뭐 중요한가요?’ 라고 묻는 듯도 하다.
“6년전이면... 내가 아내를 만났던 해인데... 이상하군요... 남편분과 그런 사이였다면 아내가 왜 나를 만난 것인지...”
난 정말 이해가 안됐다.
결혼한 신혼 첫날밤에 그의 집에 찾아가 그의 신부가 보는 앞에서 정사를 나눌 정도로 지독하고 혹독하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던 아내가 왜 나를 만났을까? 왜 나와 결혼 한것일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 두 사람 얼마 안가 헤어졌어요. 그의 부모님들이 아마도 무슨 조치를 했던 모양이에요. 내가 신혼여행도 안간 채 집에서 꼼짝않고 있자 저희 부모님들이 이상하게 여겨 시댁에 연락을 하셨고 그 후 시부모님께서 강혜정씨쪽에 뭔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 두사람은 그 뒤 헤어졌어요.”
“그럼 헤어졌던 두 사람이 최근에 다시 만난 겁니까?”
“아뇨... 그때 헤어진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재작년이였어요. 재작년 저희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다시 만났을거예요. 아마 남편이 먼저 연락을 했겠죠. ”
“이상하군요... 아내는 가정에 충실했는데... 결혼한 첫 해에 아이가 유산되긴 했지만 우리 결혼생활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재작년이면 우리 종하를 가졌을땐데....”
나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고통과 함께 손이 떨려왔다.
설마... 종하가... 우리 종하가...
아니야... 그럴리 없어...
나는 고개를 흔들어 애써 불길한 생각을 떨쳐냈다.
아직 어린 아이를 두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유정우씨...”
그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너무도 슬프다.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슬픈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것일까?
왜 저렇게 아프고 슬프게 보이는 걸까?
“사랑이 없는 섹스 해보셨어요? 사랑이 없는 섹스가 얼마나 사람을 허무하게 만드는지 아세요? 사랑이 없는 섹스는 참 슬프고 아파요. 전 결혼생활 내내 그런 아픔과 슬픔을 겪어야 했어요.”
사랑이 없는 섹스...
그래 물론 나도 해봤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슬픔이고 아픔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런 섹스는 단순한 욕구분출의 쾌감은 줄지 모르나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주지 않는다는 것만 알 뿐이다.
“남편과의 섹스는 제게 치욕이였고 그저 아픔과 슬픔이였어요. 제겐 너무나도 큰 고통이였죠. 그는 나와 섹스를 할때 언제나 분풀이를 하듯, 내게 화풀이를 하듯 광폭하게 굴었어요. 전희도 후희도 없었어요. 그저 무조건 삽입해서 그냥 사정해버리면 그걸로 끝이였죠. 어떤 날은 술에 취해 강혜정씨의 이름을 부르며 울면서 나와 섹스를 하기도 했어요.”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보냈어요. 6년간 나는 고통과 치욕스런 섹스를 해야만 했어요. 처음엔 참았어요. 그러다 나중엔 그를 미워하고 원망했어요. 하지만 지금 난.... 이제 난 그를 떠날거예요. 그를 내게서 떠나보내는게 아니라 내가 그에게서 떨어져 나갈려고 해요. 그를 사랑하며 살았던 지난 12년간의 시간들을 버릴거예요. 버리고 새로 시작할려고 해요.”
그녀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밝은 빛이 보인다.
처음으로 그녀의 웃음을 보았다.
그렇게 웃으니 참 예뻐 보였다.
“그런데 왜 저를 찾아왔습니까? 이혜미씨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데 있어 나와 자야 할 이유가 있나요? 나와의 섹스가 무슨 의미가 있죠?”
나는 정말로 궁금해 물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와의 섹스를 원하는 것인지...
왜 그녀가 나와 잘려고 하는 것인지....
“나와 당신의 남편에게 복수라도 하고싶어요? 부정을 저지른 두 사람에게 똑같이 앙갚음을 하고 싶은거예요? 아니면 화풀이라도 하고 싶은건가요?”
“아뇨... 그런거 아니예요. 사실은 저 부탁 할려고 왔어요... 유정우씨께 도움을 청하러 온거예요.”
“부탁이라뇨?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준다는 거죠?”
“저 유정우씨께 섹스를 부탁하러 왔어요. 저와 섹스 해주세요”
“글쎄 그 섹스를 왜 부탁하는거예요? 왜 내게 섹스를 하자는거냐구요?”
나는 도대체 이혜미라는 여자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답답했다. 짜증스럽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나와 섹스를 하길 원하는지...
“난... 남편이 처음이였어요. 지금까지 남편 외엔 아무도 없었어요.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광폭하기만 했던 남편과의 섹스에서 난 단 한번도 쾌감을 느낀 적이 없어요. 남편과의 섹스는 내게 섹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 그리고 혐오감만을 심어 놓았어요. 남편과 헤어져 새로운 삶을 살며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싶어요. 이젠 행복이라는거 느껴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난 섹스를 할 수 없을거예요. 사랑하는 남녀가 몸과 영혼을 함께 나누며 하나가 되는 쾌감을 평생 못느끼고 살지도 몰라요.”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충분히 그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데?
“그래서 유정우씨한테 부탁하는거예요. 유정우씨가 나의 그런 섹스에 대한 생각들을 좀 없애주세요. 섹스에 대한 내 두려움과 공포감, 그리고 혐오감들을 좀 치유해주세요. 이런 부탁하는 내가 참 우습고 황당하다는거 저도 잘 알아요. 말도 안되는 부탁인줄도 알아요. 하지만 제겐 절박해요. 전 간절해요.”
이혜미가 눈물을 글썽이며 날 바라 보았다.
그녀의 눈빛에서 나는 진실과 순수를 봤다.
그녀는 정말로 진실되고 순수하게 새로운 삶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복수심이나 억울함 따윈 찾아 볼 수 없었다.
애욕도 정욕의 빛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슬픈 눈은 희망을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녀와 내가... 우리가 섹스를 한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없는 섹스의 아픔과 슬픔을 아시지 않습니까? 저와의 섹스도 사랑이 없는 섹스이긴 마찬가지인데....”
나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래요... 유정우씨와 저의 섹스도 저와 제 남편의 섹스처럼 사랑이 없는 섹스이긴 하죠. 하지만 섹스가 고통과 아픔이 아니라는걸... 섹스에 대한 내 두려움과 혐오감을 없애고 싶어요. 섹스를 통한 기쁨을 한번만이라도 느껴 보고 싶어요. 남편과의 아프고 슬픈 섹스의 기억들을 이젠 정말 잊고 싶어요. 그 아픔에서 저를 완전히 해방시키고 싶어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통해 나도 이젠 두려움과 혐오감의 굴레에서 자유로와 지고 싶어요.”
그녀의 아픔과 슬픔에 연민이 갔다.
그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그래도 섹스는....
나는 한번에 명쾌하게 결정 내릴 수가 없었다.
“이혜미씨 마음은 알겠어요. 저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설마 오늘 당장 저와 섹스를 하겠다는건 아니겠죠? 그렇게 급하신건 아니시죠?”
나는 그녀의 기분과 불편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좀 밝게 풀려는 생각으로 웃으며 그렇게 농담을 했다.
나의 농담에 다소 밝아진 그녀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그녀는 다시 연락을 하겠다는 그녀의 인사와 함께 헤어졌다.
나는 그녀와 헤어진 후 몇날 몇일을 고민했다.
이혜미의 부탁을 들어주어 그녀와 섹스를 하는게 영 찜찜하고 개운치 않았고 그렇다고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자니 그녀의 아픔과 슬픔이 너무나 안쓰러웠던 것이다.
내가 몇날 몇일을 그렇게 끙끙대며 고민을 하자 눈치 빠른 희수가 왜 그러냐고 꼬치꼬치 캐물었고 나는 희수에게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아내와 정영운의 관계, 그리고 이혜미가 내게 말했던 모든 사실들을....
나의 말을 들은 희수는 이혜미의 부탁을 들어주라고 내게 말했다.
나는 희수의 말에 깜짝 놀라 그녀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때 희수의 말이....
“아빠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 아줌마는 평생을 섹스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감으로 살아가야 할텐데... 그건 너무 가슴 아픈 일 아니야? 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해도 섹스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에 그 사람과 함께 육체와 영혼을 나누지 못한다면... 그 사랑이 너무 공허할거 같애... 그 사랑은 제대로 완성이 안될거야... 그럼 그 아줌마가 너무 불쌍하잖아...”
“섹스가 얼마나 좋은데 키키키....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육체와 영혼이 하나가 되고 하나로 희열하는 순간의 기쁨을 평생 모르고 살다니...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가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다니.... 너무 안됐어. 아빠가 그 아줌마 도와줘. 아빤 섹스 잘 하니깐 분명히 도움이 될거야 키키키”
“희수야... 넌 아빠가 그 여자랑 섹스해도 아무렇지 않아? 질투나지 않아? 화나지 않겠어?”
“응.. 괜찮아. 그러니까 아빠 도와줘... 그 아줌마 지금까지도 힘들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야. 같은 여자로서 너무 안됐어. 아빠가 그 아줌마에게 섹스의 진정한 기쁨을 안겨줘 키키키... 아빠의 주 특기가 섹스잖아.. 그 특기를 잘 살려서 자원봉사 한번 해. 두 사람의 육체가 하나가 돼서 움직이고 함께 호흡하고 함께 나누는 섹스가 얼마나 즐거운지... 그 아줌마가 앞으로 진정한 사랑을 찾고 그 사랑을 육체와 영혼의 완전한 결합으로 온전히 완성시킬 수 있게 아빠가 그 한 몸 기꺼이 불사르는거야... 화이팅!! 호호호”
희수는 나의 고민을 그렇게 유쾌, 상쾌, 통쾌하게 날려 버렸다.
나는 희수의 착한 마음과 넓은 이해심에 다시 한번 감동을 했다.
나이도 어린 여자아이의 생각이 어떻게 그렇게 깊고 기특한지.....
어른인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그녀였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너무도 예뻤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하는 짓이 예쁘지 않으면 결코 사랑스럽지 않다.
하지만 예쁜 여자가 하는 짓마저 예쁘다면 얼마나 사랑스럽겠는가....
나는 희수를 다정하게 끌어 안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내 애정이 듬뿍 담긴 키스를 열정적으로 받쳤다.
두 입술이 접촉하여 키스를 나누다보니 나의 손도 어느새 자연스레 그녀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의 손이 그녀의 가슴에 닿아 말랑말랑한 감촉에 빠져 있을때 질투많은 나의 자지가 그만 불끈 일어서며 화를 버럭 내고 있었다.
“희수야아...”
나는 희수의 엉덩이에 불룩해진 나의 바지 부분을 비비며 그녀를 불렀다.
“키키키”
희수는 다 알고 있다는 듯 불룩해진 나의 바지 부분을 손으로 잡으며 웃었다.
나는 바지 지퍼를 열고 그녀의 손을 팬티 위에 올려 놓았다.
높고 단단하게 일어선 나의 자지가 팬티 아래에서 화끈화끈 열을 내고 있었다.
희수는 그런 나의 자지를 팬티 위로 잡아 부드럽게 어루며 달래 주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욕심많은 내 자지가 그런 약한 손놀림에 기가 죽을 리가 없다.
그녀의 손이 살살 주무르며 만지작거리자 내 자지는 더욱 기세등등해져 팬티을 찢을 듯이 부풀어 올라 그녀의 손을 찔러 댔다.
자신을 해방시켜달라 몸부림을 쳐댄다.
“희수야... 아빠랑 해...”
나는 희수의 손을 잡아 내 팬티 속으로 집어 넣었다.
희수가 팽창한 나의 자지를 팬티 위로 끌어냈다.
좁은 팬티 안에서 나온 자지가 거친 숨을 몰아 쉬듯 껄덕대며 춤을 추었다.
나는 나의 손을 그녀의 바지 안으로 넣었다.
그런데 희수가 나의 손을 잡아 빼며 자신의 가슴위에 올려 놓았다.
나는 그녀를 내 곁으로 바싹 끌어 당겨 안으며 다시 그녀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랬더니 또 그녀가 나의 손을 잡아 빼는게 아닌가....
“왜에? 아빠가 만져줄게... 그래야 빨리 준비되지... 응?”
나는 희수를 달래듯 부드럽게 말하고 다시 손을 그녀의 바지 속으로 넣으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나의 손을 잡아 제지시켜며 그녀가 내게 말했다.
“아이 싫어... 아빠 오늘은 안돼...”
“왜에? 왜 안돼? 아빠 하고 싶어 죽겠는데... 우리 4일이나 안했잖아... 아빠 이렇게 계속 굶길거야?”
나는 애가 타서 미칠 지경이였다.
4일전부터 희수는 나와의 섹스를 계속 거절했다.
이혜미를 만나고 온 날부터라 나는 고민에 휩싸여 희수의 거절을 그다지 큰 불만없이 받아들였고 우리는 며칠째 서로 부둥켜 안고 키스만 나누었을 뿐 그 외 어떤 육체적인 결합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난 너무도 희수가 고프다.
나의 고민을 말끔히 해소시키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짓을 해대는 바람에....
희수를 향한 강렬한 애욕이 불타올라 내 온 몸을 달구어 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희수가 거부를 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희수야... 아빠 이러다 죽겠어... 희수가 고파 죽겠는데 이렇게 자꾸 아빠 굶기면 어떡해? 아빠 하고 싶어 미치겠단 말야... 응?”
나는 그녀에게 너무도 간절히 애원했다.
“아빠 안돼 참어... 나 아직 생리중이란 말야... 이틀만 더 참아... 응? 미안”
희수는 나의 자지를 잡아 앞뒤로 흔들어주며 나를 달래고 있었다.
“안돼 못참겠어... 그냥 하면 안돼? 이제 거의 끝나가지? 그럼 해도 상관없잖아... 그냥해 응? 희수야아”
나는 어떻게든 꼭 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 자지와 자지의 혈관들이 모조리 다 터져 버릴 것 만 같았다.
“희수야... 아빠 자지 터질거 같애... 아파 죽겠어... 제발... 흑..”
나는 다시 한번 그녀에게 우는 소리로 간곡하게 애원했다.
정말이지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였다. 하지 않으면 죽을거 같았다.
정말 자지가 뻥 하고 터져 버릴것만 같았다.
“아빠 그렇게 힘들어? 정말 못참겠어?”
희수가 나를 안타깝게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희수의 안타까운 눈빛과 말투에서 희망을 느꼈다.
그녀가 나의 소원을 들어줄것만 같았다.
“응... 너무 힘들어... 못참아....”
“그럼... 엄마랑 해... 엄마한테 가서 해달라고 그래”
“뭐? 뭐라구?”
그녀와 나의 눈이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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