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광풍폭우(狂風暴雨) - 2부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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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수난시대




- 3 -




그날 이후 후는 순정을 어떻게비아그라 구입방법 대해야 할지 몰랐다. 동아리에서 보아도 말을 잘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순정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그를 대했다. 후는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순진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었다. 순진을 바래다주면서도 미안함에 키스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시간이 약이긴 했다. 순진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강도가 약해졌다. 또한 순진이 낌새를 채면 안 되었기에 그도 편하게 순진을 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가 그냥 잠들기는 힘든 일……. 기숙사를 향하는 그의 가방엔 항상 소주 세병이 들어있었다.


그런 그에게 순정이 다시 공세를 편 것은 일주일 후였다. 세미나와 신임회장 취임식 술자리를 마친 그가 순진을 바래다주고 기숙사 앞 편의점에서 소주와 안주를 사고 있을 때였다. 그가 계산을 하는 데 누군가 소주 세병을 계산대 위에 얹는 것이었다. 순정이였다. 그는 순정을 모른 척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편의점 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소주병을 따고 한 병을 통째로 들이부었다. 화끈거리는 목의 감촉과 서늘해지는 위장의 거부감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그가 옆을 보니 순정도 병나발을 불고 있었다. 그는 무시했다. 쥐포를 뜯어 먹은 그가 기숙사로 발을 옮기며 다시 병나발을 불었다. 순정은 안주도 없이 세병 째 병을 따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저지했다.




“뭐하는 짓이야? 그만해!”




“놔, 이 새끼야! 니가 무슨 상관이야?”




그녀는 다시 한 병을 싸악 비웠다. 그러고는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가 소주를 사왔다. 다섯 병이었다. 그녀가 한 병을 땄다. 후가 빼앗아 자기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화를 내며 두 번째 병을 땄다. 이번에도 그가 빼앗았다. 결국 그녀는 다섯 병 중 한 병도 마시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 병을 입으로 가져갈 때였다. 순정이 병을 빼앗아 던져버렸다.




“쨍그랑~!”




“얘기 좀 해!”




그때까지 괜찮던 후에게 갑자기 술기가 화악 몰려왔다. 후는 어릴 때 강가에서 불장난을 하던 일이 생각났다. 불이 붙은 나뭇가지를 흔들면 불이 꺼지고 숯이 된 부분에서만 붉은 빛을 내게 된다. 숯은 붉은 유성처럼 꼬리를 남기며 아름다움을 뽐내었다. 지금 쓰러지는 후의 눈에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그런 느낌이었다.




후가 눈을 뜬 것은 다음날 아침 7시쯤이었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목은 갈증으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둘러보니 처음 보는 방이었지만 그가 그런 것을 따질 정신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습관대로 머리맡을 뒤졌으나 물병이 만져지지 않았다. 옆을 둘러보자 작은 냉장고가 보였다. 문을 열어보니 작은 생수병이 세 개 들어있었다. 하나를 다 마시니 조금 정신이 든다. 숙취 때문에 눈앞이 뿌연 그에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아랫도리의 고통이었다. 그가 순진과 첫 관계를 하고 난 다음날 아침과 같은 증상이었다. 하지만 그때보다 지금은 강도가 더욱 컸다. 성기가 끊어질 듯 아팠다. 그의 손에 의해 들춰지는 이불의 감촉이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겐 그것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들춰진 이불사이로 피와 정액이 말라붙은 성기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제야 후는 자신의 가슴에 누군가의 손이 올려져 있음을 느꼈다. 순정이였다. 그가 여러 차례 몸을 뒤척임에도 그녀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그녀도 어제 안주도 없이 세병을 비웠다. 거기에다 소연 술판에서도 어느 정도 마셨었다. 술기운에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이불을 완전히 들치자 그녀의 순결을 앗아간 정사의 흔적이 그녀의 몸 곳곳에 남아있었다. 잘 익은 참외 하나만한 그녀의 가슴엔 이빨 자국이 가득했고, 그녀의 비림(秘林)에는 피와 함께 그가 싸질러놓은 정액이 덕지덕지 말라붙어 있었다. 허벅지에도 그의 정액이 지나간 자국이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지금 도망가 봐야 소용도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찾아 물었다. 그가 담배를 다 피고 깔깔해진 목을 생수로 적실 때였다.




“으… 으응……. 후야, 잘 잤어?”




그녀는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까지 가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후야, 속은 좀 괜찮아? 안 피곤해?”




“…….”




후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다시 담배를 물었다.




“여긴 어디야…?”




“어제 저녁에 니가 쓰러지고 난 뒤에 겨우 택시를 잡았어. 나 혼자 널 부축하기가 힘들어서 택시 기사랑 같이…….”




거기까지 들은 후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순정의 말을 끊었다. 그가 화를 낼 상황이 아니었지만 자책감에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여~가 어디고, 우예 된 기냐고?”




흥분한 후는 서울에 올라와 처음으로 사투리를 썼다. 이제껏 후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순정이였다. 평소 감정을 잘 자제하는 그였기에 그녀는 그가 너무 무서웠다. 놀란 그녀가 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평상시의 순정이었다면 욕으로 맞받아쳤을 것이지만, 그날은 고분고분했다. 후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어차피 쌀이 익어 밥이 된 마당이었으니까……. 어쨌건 그녀는 설명을 해주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택, 택시를 세운 데가… 압구정 뒤편의 모텔 앞이었어. 여기까지도 기사가 업고 들어왔어. 그 다음은 지금 니가 보는 데로고…….”




“내가 묻는 게 뭔지 모르겠어? 이 상황을 설명하라고!”




그가 다시 냉정을 찾았다. 하지만 순정은 그런 그가 더욱 무서웠다. 그녀의 눈엔 눈물이 고였다.




“널 침대에 눕히고 내가 먼저 씻었어. 씻고 와서 니가 불편할까봐 옷을 벗겼는데, 넘어져서 그런지 지저분했어. 수건에 물을 적셔서 니 몸을 닦았어. 샤워시키기는 무리였으니깐…. 그런데 그 때 니가 깬 거야. 갑자기 날 덮치는 니 눈이 정상이 아니란 걸 알았어. 싫었지만 그렇게라도 널 내꺼로 만들고 싶었어. 흑흑… 미안해.”




그녀는 그의 품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그녀의 눈물이 그의 가슴을 타고 아랫배 쪽으로 흘렀다. 그가 취하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가 취한 데에는 그녀의 잘못이 컸다. 생각할수록 그녀가 괘씸했지만, 후 자신도 잘못이 없진 않았다. 게다가 이미 일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었다. 물론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순진이었지만, 이제 순정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녀를 달래야만 했다. 그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만 울어… 뚝~!”




그의 입에서 나온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울음을 그친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자 그가 부드럽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의 혀가 밀려들어오자 그녀도 혀로 응수했다. 그의 키스가 계속되고 식어있던 그녀의 몸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흥분이 밀려들자 아랫배 쪽이 불로 지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고통에 움찔거리자 그가 입술을 떼며 물었다.




“많이 아팠지?”




그녀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체 대답했다.




“아냐 후가 좋으니까 난 상관없어. 니가 다섯… 번이나 그랬지만 괜찮아.”




다섯 번이라는 말에 후는 미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엷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오히려 순진보다 더 순종적인 그녀를 보자 후의 가슴 속이 뜨거워졌다. 그가 다시 입술을 찾았다. 안겨있던 그녀의 옆구리를 뭔가가 찌른다. 손을 뻗어 만져보니 어제밤 그녀를 괴롭히던 그의 일부였다. 순정은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을 느낀 그녀의 입술이 그의 혀를 뽑아버릴 듯이 거세게 빨아들였다. 여전히 다리의 모아진 곳에서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 사이로 애액이 흐르자 생채기에 발리는 연고 같은 이질감을 느꼈다. 잠시 후 그가 가슴을 문지르며 빨아오자 그녀는 이내 아픔을 잊었다. 그의 손이 모아진 곳에 닿았을 때에는 불에 덴 곳을 이태리타올로 미는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그녀는 아기처럼 그의 가슴을 빨고 있는 그의 머리를 감싸 안는 것만으로 아픔을 달랬다.


후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다섯 번이나 들어갔던 곳을 다시 찾았다. 이미 축축해진 그곳은 별 무리 없이 그를 맞아주었다. 그가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흘러나온 액체는 묘한 소리를 내며 그의 흥분을 가중시켰다.




“철퍽, 철퍽, 턱, 턱…….”




“순정아~!! 허억…, 허억….”




“후야~!! 아하~! 아~!”




그가 그녀에게서 잠시 떨어졌다. 그녀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벌어진 그녀의 입구가 움찔거리며 애액을 토해내고 있는 게 보였다. 후는 자신의 분신을 삽입했다. 그가 움직이자 그녀의 엉덩이도 덩달아 춤을 춘다. 그가 어깨에 걸쳤던 순정의 한쪽다리를 아래로 내린 자세로 춤을 추었다. 순정은 그에게 두 번째 상대였다. 섹스도 두 번째이다. 초보운전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본능인 듯 그녀를 괴롭히는 방법을 스스로 습득하고 있었다. 괴롭힌다는 표현보다는 자극시킨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그녀의 숨소리가 풀무질 소리처럼 들렸다. 후는 짐승처럼 소리를 질렀다. 순정도 아픔을 잊고 안도감과 함께 찾아온 흥분에 몸을 떨었다.




“허억~ 허억~ 순정아~~!!”




“후야… 후야… 난… 괜찮… 아…… 아하~ !!”




“탁탁탁…….”




“순정아~~~~!!”




그녀는 어제의 기억을 되살려 그를 힘차게 안았다. 그의 엉덩이는 그의 전신을 그녀에게 밀어 넣으려는 듯 찍어 누르고 있었다. 침대 위에 한바탕 폭풍이 지나갔다. 그의 성기는 그녀 안에서 폭발을 했다. 그녀는 성기가 정액을 뱉을 때마다 머리부분이 두 배로 커지는 것을 느꼈다. 후가 순정의 가슴속에서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분신이 쪼그라드는 것을 느낄 때쯤 순정의 아랫도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진정으로 그의 여자가 된 데에서 오는 아픔이라 여겼다. 순정은 그를 더욱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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