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여자 친구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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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내가 아연이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한 후 우린 더 가까워졌다. 내가 아연이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던 것이다. 이전에는 아연이가 내가 일하는 가게에 와서 기다렸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알바 끝나고 만나더라도 꼭 내가 아연이를 데리러 갈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의 여유를 두고 약속을 했다.
그러고선 내가 아연이를 데리러 가면 아연이는 정말 행복한 미소를 내게 보여주곤 했다. 이젠 나도 그런 아연이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싶었다.
“아연이니 나야. 지금 뭐해?”
성탄절이 끝나기 무섭게 한해가 다 가려고 했다. 다가오는 1월1일 첫해를 아연이랑 보고싶어서 그이야기를 하려고 전활 했다.
“오빠. 지금 뭐하냐 하면 오늘 가족이 외식하고 방금 들어오는 길이야.”
“그래 그럼 좋았겠네 그럼 뭘 먹었는데?”
“그냥 근처 가게에서 먹었지. 우리 아빠가 먼데 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 후후. ”
“그래 많이 먹었어?”
“오빤 그런걸 물어보다니. 사실 지금 배가 빵빵해서 더 이상 들어갈 곳도 없어.”
“음 난 너 저녁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려고 했는데. 그러지 말고 디저트라도 어때? 나 혼자 저녁먹기 싫은데.”
“아. 오빤 지금 더 먹었다간 나 살찐다 말이야. 요새 살 뺄려구 얼마나 노력중인데. 그리구 지금 온가족이 오늘 망년회 하는 분위기랑 빠져나가기가 조금 곤란한데. 어떻하지 오빠. 내일 같이 먹으면 안될까? 내일은 꼭 나갈게”
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 사장님이 주신 콘도 이용권을 그냥 썩힐 생각은 없었다.
“아연아 그럼 넌 31일, 1일 시간있니?”
“음... 잠시만! 그날 괜찮아. 부모님도 그날 계추가 있었어. 걱정없어.”
“그럼 31일 정동진에 가지 않을래. 우리가 만난후 맞는 첫 새해를 너하고 보고 싶어서. 준비는 아무것도 않해도 돼. 내가 할테니까. 또 콘도 이용권을 사장님이 주셨거든. 그날 괜찮니?”
아연이는 잠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응 알았어. 오빠! 몇시에 출발할껀데?”
“31일 아침에 내가 데리러 갈께!!”
“응 그럼 기다리구 있을께 그날”
“그래. 그럼 내일 보자.”
“응. 오빠 내일 봐. 저녁은 꼭 먹고 자. 나 없다고 굶고 자면 안돼. 알았지!!!”
“알았어. 이만 끊을께”
전화를 끊고 나자 허전함이 전해왔다. 난 곧장 내 자취방으로 갔다.
다음날 알바를 마치고 근처 커피숍에서 아연이를 만났다. 아연이 옆엔 수미도 같이 있었다.
“오빠. 내일 아연이랑 정동진 간다며. 나도 가면 안 될까? 방해하진 않을께!응? 나도 동해 일출 보고 싶어~ 오빠 부탁해! 나도 데려가줘!!”
아마 아연이가 수미에게 이야기 한 모양이다. 솔직히 아연이랑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아연이랑 수미는 워낙 친한 친구사이라 거절하기도 뭐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수미와 아연이는 기뻐했다.
31일 아침 아연이를 데리러 갔다. 수미도 같이 있었다. 내가 다 준비 한다고 했지만 아연이는 나만 부담 지울수 없다며 음식이랑 여러 가지를 준비한 모양이었다. 짐들을 차에다 싣고(아는 형에게 사정사정 해서 빌린 차였다. 돌려줄때 기름 가득 체워 주기로 하고서) 목적지인 정동진을 향해 출발하였다.
처음에는 수미도 들뜬 마음에 앞좌석에 앉은 아연이랑 이야기 하는 것 같았지만 1시간이 지나자 수미는 곧 잠이 들었다. 난 옆에 앉은 아연이한테 아침일찍 준비하느라 피곤할텐데 눈좀 붙이라고 했지만 내가 심심할테니 자기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나에게 말을 걸었다.
휴게소에 들려서 잠시 허기를 채운 다음 우린 다시 출발하였다.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정동진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우린 지정된 방에 짐을 풀었다.
아직 밖에 해가 있길래. 우린 주위를 둘러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바닷가라서 그런지 겨울 바람이 한층 더 매서웠다. 하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 우리말고도 많았기에 한산한 겨울 바다를 보기는 어려웠다.
우리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열심이 카메라를 눌렀다. 한참 사진을 찍고 돌아올려는 순간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옆에 사람들 사이에서 영아를 본 것이었다. 영아도 날 봤는지 고개를 내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영아의 옆에는 그녀의 일행인 듯 싶은 여자가 서 있었다. 모른척 하기에는 너무가 가까운 거리였다.
내가 당황하는 사이 영아가 내쪽을 향해 걸어왔다.
“오랜만이네. 영수야!”
그녀는 짐짓 쾌할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으. 응. 오랜만이야.”
난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응? 오빠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영아를 보고서 내게 수미가 물어왔다.
“안녕하세요. 영수의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영아라고 해요”
내가 미처 말할 사이도 없이 영아는 수미를 향해 자신을 소개했다.
“아. 그러세요. 수미에요. 오빠하곤 그냥 아는 동생 사이에요”
수미도 영아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쪽은 내가 사귀는 여자 친구 아연이라고 해”
난 아연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영아는 내가 사귄다는 말에 눈에 띄지 않게 멈칫 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며 아연이게도 인사를 했다.
“아 배고프다 뭐라도 먹어야지 아연아 우리 방으로 가서 빨리 저녁해 먹자”
수미는 아연이의 손을 끌면서 말했다. 아연이도 배고프다면서 콘도로 향했다. 아마 영아와 내가 이야기 하기 좋게 자리를 피해준 것일 것이다. 난 아연이와 수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속으로 고마워했다.
“착한 애들이네.....”
영아도 내게 한마디 했다.
“좀 걸을래?”
“그래. ”
내가 말하자 영아는 순순히 응했다. 그녀는 그녀의 일행들에게 날 소개했다.그녀와 같이 온 여자들은 같은과 선후배로 이름은 윤순미, 최수정 이라고 했다. 난 그녀들과 간단하게 인사한 다음 영아랑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바다 물결만이 우리 곁을 왔다갔다하며 소리냈다.
“그동안 잘 지냈니?”
내가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깨었다.
“응 그럭저럭 지냈어.”
영아는 먼 바다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그냥 바람좀 쐴려구. 넌?”
“나도 그냥 동해 일출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우리는 건성으로 묻고 답하면서 걸었다.
“요즘도 수철이랑 연락은 하니?”
나의 물음에 영아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날 바라보았다.
“아니 그날 이후 연락을 끊었어. 넌 어때?”
“나도 그 후로 수철이랑 연락을 안 해봤어.”
또 다시 우리 둘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영아는 멈추었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 넌 아직도...”
“우리 이제 지난 이야긴 그만하자.”
내가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영아는 내 말을 끊으며 말했다. 영아의 말에 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졌다. 우리가 걷고 있는 사이 어느덧 주위는 어슴푸레해 졌다.
“아까 갠 어떻게 알게 된거야?”
이번엔 영아가 내게 물어왔다.
“그건...... 날 좋아한다면서 내가 일하는 가게에 계속 찾아와서 만나게 됐어”
난 솔직히 말했다.
“그래? 잘 됐구나. 조금전에 보니까 상당히 귀엽게 생겼던데. 마음 씀씀이도 착한 것 같구. 그런 애가 널 좋아해주다니 영수 넌 복이 많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누가 날 좋아해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봤거든.”
“그럼 너도 그앨 좋아하니?”
“응. 좋아해. 처음으로 날 좋아해준 사람인 만큼 나도 진심으로 대하고 싶어!”
난 아연이에 대한 내 마음을 그대로 영아에게 말했다.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볼게. 너 아직도 날 좋아하는 마음은 남아있니?”
영아에 물음에 이번엔 내가 멈춰서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계속 걷고 있었다.
쉬이익 쏴.
무심한 파도 소리만이 내 귀를 울려왔다.
난 아무말도 하지 못한체 곧 영아의 뒤를 따라 걸었다.
“아연이라고 했나? 넌 갤 얼마나 사랑하는데”
“얼마만큼인지는 굳이 설명을 못하겠지만 지금 내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아이야. 내게 사랑이 뭔지 가르쳐 준 내겐 아주 소중한 아이인 것만은 확실해. 세상 누구보다도!!!”
이번엔 단호히 대답했다. 하지만 영아는 그런 내 대답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가 널 사랑한다면 넌 어떻게 할꺼야?”
영아는 변함없이 계속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난 영아의 말에 당황했다. 순간 나의 뇌리 속으로 지난날 영아와 같이 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이제는 잊었겠지 싶었던 영아에 대한 내 묻어놓은 감정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영아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의도를 난 알수가 없었다.
“농담이야. 네가 좋아보이길래 놀려줄려구 해 본 소리야. 슬슬 나도 배고픈데. 이제 그만 돌아가자.”
너무나 뜻밖에 말에 멍청히 서 있는 네게 영아는 웃으며 말했다.
난 영아의 돌아가자는 말에 정신을 차리고서 영아를 따라갔다.
“조금전에 그말 무슨 뜻이야”
난 영아를 뒤따르며 물었다.
“그냥 농담이라니까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 별 뜻 없어!!”
영아는 여전히 웃으며 내게 말했지만 그런 영아의 웃음에서 난 쓸쓸함이 배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오빠!!!”
콘도 현관에서 아연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뭐하러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네가 걱정이 됐나봐! 미안해요. 오랜만에 만난거라 이야길 하다보니 길어졌네요. 이제 아연씨가 있으니 전 이만 들어가봐야 겠네요. 일행들고 있고 해서요.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저기 저녁땐데 같이 식사라도 하시는게 어떠세요? 언니”
“아니요. 저도 같이 온 일행이 있어서요. 성의만 고맙게 받을께요. 저녁 맛있게 드세요”
그렇게 영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아연이랑 난 둘만 남게 되었다. 주위엔 어둠이 내려 제법 깜깜해졌다.
“저. 있잖아. 아까...”
“괜찮아. 오빠! 말하기 어려우면 말 안해도 돼. 어짜피 지난 일인데 뭘. 신경쓰지 않아도 돼.오빠”
난 아연이의 착한 마음씨에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있다가 저녁먹고 어짜피 술마실 꺼니까 그때 영아 언니와 같이 온 언니들을 불러서 같이 마시는게 어때? 올해도 마지막 날인데 여럿이 보내면 좋잖아”
아연이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부끄럼장이에요.
며칠전만 해도 비때문에 질척거렸는데
이제는 진짜 덥네요.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에요
님두 땀띠 안생기게 조심하세요^^
그럼 즐감하시고, 행복한 오늘 되세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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