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프로젝트 X - 10부

본문

세퍼트를 앞세워 강가까지 산책하는 동안 탁은 어제 마신 술이 덜 깬 탓인지 몸을 연신 뒤틀어 꺽어대며 찌뿌둥한 몸 상태를 바로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아침부터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걸로 봐선 오늘 한낮은 땡볕 더위로 목메달린 강아지꼴모양으로 혀를 길게 빼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버들가지 사이로 강은 파란 물결이 출렁이고 인근 고기잡이 배는 벌써 수확을 끝낸 듯 수면을 가르며 나루터로 돌아오고 있다.




"행님요, 명옥이 소원 들어어예?"


"알고있었니?"


"평생 한 될까 싶어서예."


"참으로 무던한 놈이다. 그렇게 명옥이가 좋아?"


"내 전부라니까예."




대문에 들어서는 동안에도 두 사람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현관까지 이어지는 숲길엔 나뭇가지들이 벌써 오늘 하루 땡볕을 알고 있는지 넓은 가지로 그늘을 드리우며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게한다.




"어서와요. 밥 먹고 출근해야죠."


환한 얼굴로 두 사람이 들어서는 것을 기다리던 명옥이 큰 소리로 외쳤다.




급히 차린 밥상이라 보잘 것 없는 찬거리들만 놓여 있었지만 두 여자가 사랑의 마음으로 빚어낸 밥상은 금새 비어지고 네 사람은 각자 몰고왔던 차에 몸을 싣고 이른 새벽 바람을 가르며 출근길을 달려 나갔다.




"명옥아, 박사님이 너를 흔쾌히 받아 주던?"


"오빠를 생각하라며 계속 거부했어. 교수님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꺼야."


"교수님이 우릴 흉보지 않을까?"


"어젯밤 많은 얘기를 했었어. 설득하기도 힘들었지만."


"이젠 너의 모든 것을 나에게 걸 수 있겠지?"


"짐들을 모두 벗어 버렸어. 이젠 오빠만 바라보며 살수 있을꺼야."




탁은 순수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여자를 남에게 허락한다는 것은 가슴이 찟어지는 아픔이 수반된 일이었지만 명옥의 가슴속에 멍울진 채 평생을 흠모하며 살게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어젯밤 명옥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흠뻑 취해 자신을 버렸던 것이다. 남의 남자를 흠모하는 마음을 가슴속에 남겨둘 수 없었던 너무나 사랑스러운 명옥을 위한 마지막 배려였지만 가슴속이 뻥 뚫린 흔적을 지울 수도 없다.


"명옥아, 너를 행복하게 해 주겠어."


"알아요. 오빠."




강바람을 맞으며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있었다. 차창에 부딪히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가끔은 눈을 찌뿌리기만 할 뿐 숙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침 일 때문에 속 상했지?"


"죽고 싶었어. 나 아닌 여자와 살을 섞는 것을 용서할 수가 없었어."


"단호히 거절했어야 했어. 내가 죽일 놈이 된 셈이야."


"아니. 의도했던 것이에요. 두 남자가 술에 골아 떨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할 지 충분히 공감했던 부분이었으니까. 어쩌면 나도 당신의 달리는 열차에 무임승차한 것인지도 모르잖아요? 명옥이의 바램도 결국은 내가 거절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요구였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슬펐어요. 난 어떤 경우라도 당신의 여자이고, 그래서 당신도 나만의 남자이길 바랬으니까요."


"거절 못한 이유가 그거였어?"


"남들이 봤을 때, 당신은 내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 분명 내 남자라고 믿었었는데..."


"이젠 그런 일에선 당당하게 내 남자라고 주장해도 되니까 다시는 이런 불편한 일을 만들지 말아."


"어떻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죠?"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것만으로는 누구에게도 대항할 구속력이 없어요."


"미국에 가자. 그곳에서 당신이 원하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자. 그렇게라도 해야 당신의 권위가 바로 선다면 말이야."


"난 당신의 여자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당신을 지킬 권한도 있기를 바래요. 당신의 몸 가짐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구요."




두 여자가 통쾌한 마음으로 한 남자를 위해 몸을 열어 준 것으로 착각했었다. 비통한 마음 속에 자신의 남자를 내어 준 한 여자의 쓸쓸한 정서를 미쳐 읽어내지 못한 나는 어리석은 인생을 살았는지 모른다. 모든 현상을 자신의 잣대로 합리화시키며 살아왔던 너무 많은 세월 속에 또 다른 나의 그림자는 우수에 젖어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 속에 몸을 떨었을지도 모른다.




"다 왔어. 오늘은 중앙도서관엘 다녀올게. 찾아야 할 논문들이 많거든."




숙을 내려주며 창문 너머로 가볍게 인사하곤 다시 한남대교를 넘었다. 출근길이 시작된 탓인지 여기저기 끼어드는 차들로 엉켜버린 남산순환도로 집입로 아지랑이들이 마구 피어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국립극장쯤에 차를 세워놓고 중앙도서실까지 걷겠지만 새벽녘의 몸부림 탓에 온몸이 뻐근하여 차에서 내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서실 앞에는 학생이 장사진을 이룬 채 입장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리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정문을 들어서며 딱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먼 곳까지 찾아와 무리지어 있는 것일까? 사람마다 한보따리씩 책을 들고 있지만 저들이 추구하는 것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딱한 방편으로 마냥 서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도서실이라는 곳은 광범위한 학문을 탐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문화을 탐구하고 과학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단지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방편으로 와 있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울할 뿐이다. 매년 수십만명의 인재를 배출해내는 대학의 전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학문을 닦고 익혀 사회의 근간이 될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들은 남들도 다녔을 것이라 믿는 대학이라는 과정 속에 자신의 젊음을 아까워 하지 않고 던져 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이 추구하는 대학 입학은 또 다른 쓰레기 야적장에 반입된 쓰레기에 불과하다. 관심도 없으면서 두껍게 풀먹여진 책을 들고 다니는 권리를 얻기 위해서 이들은 존재할 뿐이다. 그 책은 돈의 규모에 따라 표지가 두껍거나 얇을 뿐이고 종이 위에 글씨가 인쇄된 것 뿐이다. 이들이 봐야할 것들은 수천년을 풍미했던 세기의 석학들의 논조들과 이들로부터 새로운 사상을 발전시켜야 할 의무감이지만 한 짐씩 이고 다니는 그들의 책속에는 그들의 이름이 한줄 또는 한 단어로 겨우 나열된 조악학 정보들 뿐이다. 이들이 봐야할 책은 마치 공중전화 부스에 널려 있는 전화번호책을 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단순한 구조와 명령체계만 지원할 뿐이지만 설계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무궁한 변화를 맛 볼 수 있다. 올챙이 프로젝트에 사용된 8051 프로세스는 8비트 연산만 할 뿐이지만 확장콘트롤러를 추가함으로써 십여개의 포트를 연결할 수 있었다. 로봇에 연결될 기관들은 독자적인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한다. 사람의 신경계와 같은 역할을 로봇에게 부여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므로 각 기관을 연결하는 관절 부위에 컨트롤러를 부착하고 메인 컨트롤로의 지시에 의해 각각의 기관을 작동시키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사람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수준으로 설계를 해야 할 것 같다. 로봇의 각 기관이 삐그덕 거리지않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컨트롤러의 기본 기능중에 소형 모터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사람의 관절은 인대와 활액막에 싸인 지방으로 된 주름이 관절강내에 돌출하여 관절면의 형태를 조절하고 관절강은 활액만에서 분비된 활액으로 채워져 있어서 운동시 윤활유와 같은 작용을 하지만 기계로 구성된 로봇의 각 기관들은 작은 모터의 구동력과 이를 통제하는 컨트롤러의 역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3.0GHz 이상의 속도로 명령어를 해석해내는 CPU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컴퓨터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알 턱이 없다. 적어도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i4004(4비트) 만으로도 자동제어를 완벽하게 만들어 낼 수 있고 i8080A(8비트)로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더 많은 가능성과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할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i8088 계열 보다는 i8086 이나 i80186을 검토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모든 디바이스가 설계되면 이들을 통제할 메인컨트롤러는 80386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누군가가 386 CPU를 적용한 로봇이 완성된 순간을 보게 된다면 인간성을 갖춘 아톰보다 못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솟는다.




배가 출출하다는 느낌이 어셈블된 순간 한참을 들여다 보던 디바이스 드라이버 관련 책자를 덮을 순간이 왔구나 싶어 어깨를 뿌득이며 고개를 쳐들었을 때 책상 바로 앞에 책속에 몰두해 있는 젊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허구헌날 맹탕뿐인 책과 씨름하는 여늬 사람들과는 달리 골똘하게 머리를 흔들어대며 책 속의 글을 하나라도 더 건져려는 듯 손 끝에 달린 연필은 쉴새없이 돌려지는 모습 속에서 젊은 날의 나를 발견한 듯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낡은 책장 속에 유닛이니 레지스터니 스텍이니 하는 단어가 눈에 띄는 걸로 봐선 어셈블리를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처럼 틀에 박힌 명령어 몇 개만 선택하면 누구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는 시대에 살면서 고리타분한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을 만난 것 만으로도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 한참을 물끄러미 쳐다 봤나보다.




"어셈블러 좀 아세요?" 한참을 골똘하던 여자가 불쑥 고개를 들며 나에게 말을 던졌다.


"어, 조금요." 


"연속된 문자를 꺼내 쓰는 방법이 이해가 안되요."


"간접번지지정방법으로 한문자씩 어큐뮬레이터 레지스터에 옮겨오면 되지요."


"어떻게 번지를 지정하죠?"


"오프셋 명령을 함께 쓰세요."


"번지는 어디에다 저장하고요?"


"그런 BX, SI, BP, DI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면 되고 다른 방법도 많아요. 4개의 레지스터는 마구 조합하면 안되고 반드시 BX, BP 쪽과 SI, DI 쪽을 대응해서 써야 합니다."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해요."


"욕심을 부리면 그렇지요. 규칙은 그냥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고 원리가 있어요. 그걸 이해하면 모든 규칙은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죠."


"얼마나 하면 어셈블리를 잘 할 수 있나요?"


"명령어가 적어요. 원리를 이해하고 몇 개의 명령어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어렵지 않은데 단순히 상황을 암기하려고 하면 점점 더 어려워 보이죠."


"아저씨 한테는 어셈블러가 어렵지 않다는 얘긴가요?"


"있는 코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없는 코드를 만드는게 직업이다보니 어렵긴 하죠."


"우와, 그럼 박사겠네요?"


"족집게같이 찝어낸 걸 보니 혹시 아가씨는 퇴마사?"


"학생이에요. 동아리에서 로봇용 드라이버를 맡았는데 이해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아요."


"아, 동아리 작업을 맡았군요?"


"그런 동아리 해봤어요?"


"동아리를 통해 경험해야만 쓸만한 걸 건지게 되요. 지금은 힘들어도 훗날 도움이 될 겁니다."


"선생님은 정말 박사 맞아요?"


"그래요. 로봇을 연구하죠."


"마징가 제트를 만드는 건가요?"


"흠, 그렇다고 봐야겠지요?"


"제 꿈도 로봇을 만드는 건데 가능할까요?"


"노력하면 꿈은 이루워집니다."


"전 아직 어려요. 말씀 놓으세요."




얼핏 보기에도 이십여년의 나이 차이를 알 수 있는 두 사람 사이를 더욱 갈라놓은 장벽은 언어를 선택하는 문제였을 것이다. 내게 흥미를 준 학생과 조금 더 이야기하며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존대를 생략하기로 했다. 만약 가능성이 있는 학생으로 판명나더라도 오륙년은 족히 더 공부해야 쓸만한 로직을 건질텐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일단 배가 고픈 느낌이 앞섰다.




"배가 출출해서 나갈까 생각하는데 어때?"


"좋아요. 머리가 지끈거렸거든요."




보던 책을 책장에 꽂아 놓고 두 사람은 중앙도서실을 나왔다. 마땅히 먹을 장소가 없기 때문에 조금 걸어 올라서 팔각정 중턱의 음식점까지 걷기로 했다. 약간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걷는 동안 여자는 조잘거리며 자신의 컴퓨터 입문담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간난 아기 때부터 컴퓨터를 만졌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가 아끼던 애플 복제품이었을텐데 연필을 잡게 된 후론 껍데기에다 맨 먼저 제 이름을 써놨었죠.


아빠는 내가 커서 컴퓨터를 잘 하게 될 것 같다며 온통 낙서된 컴퓨터 껍데기를 오히려 더 소중히 여겼어요.


유치원에 다니기도 전에 전 이미 컴퓨터 자판을 다 외우고 플로피 디스크를 마음대로 넣고 빼고 하면서 게임에 몰두 했어요.


엄마는 다른 아이들 보다 영특하다며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대견해 했죠.


제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 식구들의 컴퓨터를 잘 쓴다는 것이 타자기 대신 워드로 사용하거나 컴퓨터로 영화CD를 돌려보고 인터넷에서 빠른 검색을 하면 최고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컴퓨터를 남들보다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겁도 없이 전자공학을 택했는데 알고보니까 십여년을 만져온 컴퓨터라는 것은 수박 겉핡기 였다는 사실이었어요.


컴퓨터는 개발자와 사용자로 나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죠.


수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컴퓨터를 앞에 놓고 오만가지 일을 다 하고 있지만 그들은 단지 우수한 사용자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았을 때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깊은 고민에 빠져 들었죠.


적어도 컴퓨터를 전공한다면 개발자로서의 길을 가야하는데 너무 아는 것이 없었던 것이죠.


겁도 없이 동아리에 들어갔지만 제가 알고 있던 모든 지식은 버려진 휴지 조각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앞이 깜깜해서 수도 없이 울었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잘 생각했어. 이제 시작하면 되니까.


컴퓨터 잘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잘 쓴다는 말일 뿐이야.


진정으로 컴퓨터를 한다는 사람들은 잘 한다는 말을 할 겨를이 없이 바쁘니까."




"이제 시작해도 컴퓨터를 잘 할 가능성이 있나요?"


"당연하지. 시작이 반이야.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끝이 멀어도 언젠간 도달할테니까."


"제가 동아리엔 잘 들어간거죠?"


"공부할 생각이 분명하다면 좋은 경험이 될꺼야."


"중앙도서관엔 자주 오세요?"


"아니, 거의 못와."


"그럼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어요?"


"응, 휴가 중이거든."


"강의 나가세요?"


"사업구상에도 바빠서."


"참, 학생은 어느 학교 다니지?"


"AA대학교 일학년에요. 제 이름은 김인숙이고요."


"어, 그 학교라면 황영숙 교수가 있겠군?"


"그분은 대학원 담당이구요. 저희 동아리 교수님이세요."


"그래? 황교수라면 로봇 프로젝트를 하고도 남을 사람이지."


"교수님을 잘 아세요?"


"응. 나와 막역한 사이야."


"어머, 노처녀 교수님인데, 우연치고는 신기하네요."


"사람 사는 일이 원래 그런거야. 멀고도 가깝게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지."


"그럼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것이군요?"


"하하, 필연이겠지."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인연이 되면 피해도 만나게 될꺼야."




미숙과 간단히 점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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