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광풍폭우(狂風暴雨) - 7부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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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장 남자이야기




- 2 -




며칠 전 다시 본 수환의 얼굴이 밤마다 천장에 그려지는 중훈이었다. 중훈은 며칠 뒤 혼자서 수환의 병실을 찾았다. 그는 졸업을 하고 고교 입학하기 전의 시기라 시간도 많았다. 그는 잠든 수환의 손을 잡고서 아무 말 없이 그 곁을 지켜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윤정의 발광이 두려워 미리 전화통화를 하고 간 것이라 윤정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수환의 얼굴을 보고 싶은 횟수가 자꾸 늘어가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것은 그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수환의 병색 때문이었을 것이기도 했고, 윤정에 대한 그의 마음이 떠나기 위한 발로이기도 헸다. 중훈은 자신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에는 어김없이 수환의 병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수환을 대하고 나면 그런 고민이 사라지기에 그가 더욱 수환을 찾아가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가 수환을 찾아가는 횟수가 잦아지자 윤정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그녀는 은영의 친구였다. 윤정은 은영을 통해 중훈이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중훈이 마음을 주었다는 여자를 만나다는 사실이 그녀의 자존심을 짓뭉갰다. 그녀는 방금 중훈과 통화를 했었다. 중훈은 일이 있어 만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윤정은 수화기를 내리지 않고 재빠르게 은영에게 연락을 취했다. 통화를 끝내고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한 윤정은 최대한 예쁜 옷을 입었다. 그 옷은 얼마 전 중훈이 입학선물로 사준 것이었다. 그녀는 밖으로 나가 택시에 올랐다. 이제는 중훈을 확실히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어야할 시기였다.


버스를 내려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뗀 중훈은 몇 발짝 가지 못해 아는 얼굴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의 낯빛이 바뀌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놀람을 애써 내리누르고는 윤정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서며 추리를 해보았다. 그는 간단하게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은영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던 것이다.




“니가 여긴 어쩐 일이야?”




차가운 목소리였다.




“뭐? 지금 너 뭐라고 했어?”




윤정의 목소리도 냉기가 가득하다.




“니가 여긴 어떤 일이냐고 물었어.”




중훈은 그녀의 냉담한 반응에도 전혀 기가 죽은 기색이 아니다.




“이런 뻐, 뻔뻔스런 자식!”




윤정이 그 말을 뱉고 바로 그의 뺨을 후려칠 각오로 손을 휘둘렀으나 그녀의 뜻은 중훈의 손에 의해 좌절되고 말았다. 중훈은 갑자기 그녀를 호걸에게 하던 것처럼 대하고 싶은 맘이 생겨났다. 남자가 여자를 손대는 것이 아니라고 배운 그였지만, 자꾸 주먹이 쥐어지는 것을 참기는 어려웠다.




“내가 뭘 잘못한 거야? 난 친구도 못 만나러오는 거니?”




중훈은 자신은 무죄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는 윤정을 배신할만한 어떤 짓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스스로도 자신의 수환에 대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도 그런 생각에 일조를 했다. 그러나 윤정은 그의 당당한 태도가 더욱 짜증이 실리는 것인지 얼굴이 붉어지며 쥐인 손을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 새끼야! 이거 놔!”




“니가 가만있는 다면 놔줄게.”




중훈의 눈빛은 마치 새벽별을 보는 것처럼 섬뜩하고 맑았다. 윤정은 그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그녀는 중훈의 눈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중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중훈이 자신을 ‘가져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윤정은 고개를 숙이고 팔에 힘을 거두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중훈은 그녀의 손을 놓았다. 이윽고 그에게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방금 전보다 부드러운 것이었지만, 윤정에게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데? 친구 병문안 오는 것도 잘못이니? 그런 거야?”




“…….”




중훈은 윤정의 질투를 무마시킬 맘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는 병자에게 까지 시기를 하는 여자라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여자라는 판단을 내리는 이기적인 모습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중훈은 윤정의 상태를 보아하니 더 이상 자신이 곁에 머물면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이었지만, 그것을 빌미로 한다면 그녀와의 정리가 가능해 보였다. 지난 한 달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문제를 떨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일 것 같다는 생각에 그의 말투가 다시 냉정한 분위기를 띠었다.




“헤어져!”




윤정의 눈이 크게 열렸다. 고운 눈매를 따라 믿어지지 않는다는 뜻이 새어나왔다.




“무,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나 이러는 네가 싫어졌어. 이쯤에서 정리하는 게 어때?”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여길 찾아와서 그런 거니? 알았어. 다음부턴 안 그럴게.”




“그럴 필요까진 없어.”




윤정은 중훈의 차가운 말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처지를 뒤돌아보았다. 지금 저 뒤의 건물에 누워있을 여자가 자신보다 나은 것이 어디 한 군데라도 있던가? 딱 하나, 자신의 순결문제에서는 그녀에게 밀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은 그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거기에까지 생각이 이르자 저 병자가 중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고 확신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이제껏 공을 들여놓은 게 얼만데 지금 와서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윤정은 중훈을 잡기 위해 또 다시 연기를 해야만 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금세 눈물이 맺혔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눈물을 흘리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아직 그에게 말하지 않은 마지막 히든카드가 있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는 지금은 마지막 한 수를 접어둬야 할 시기였다. 중훈을 잡으려면 질투라는 자신의 작은 아픔 정도는 잠시 묻어 둬야함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허리께를 안았다.




“허……, 참 나~~!”




중훈은 여자의 마지막 무기인 눈물에 아연 실색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판단력을 흩뜨리지 않게 최대한 조심을 했다. 그도 여자의 눈물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중훈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이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여우다. 자신과 아버지는 물론이고 오죽하면 같은 여자인 어머니마저 예린이에게 속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기에 그는 윤정의 눈물을 100%, 다 믿을 수는 없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윤정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우리 이제 와서 이럼 안 되잖아? 나 이제껏 너한테 못되게 군 거 알아. 앞으로 잘 할게. 그러니 제발……!”




그는 윤정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젖은 눈을 바라다보며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한 중훈은 여동생에게서 보았던 것 같은 느낌을 지을 수는 없었지만, 오늘은 자신이 그녀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달랬다.




“알았어. 방금 한 말은 취소할 테니까 얼른 돌아가.”




“정…… 말?”




“그래.”




“고마워 중훈아!”




그녀는 감격한 표정으로 중훈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중훈은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입이 가늘게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다시 흘러나온 목소리는 너무나 처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중훈아!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무슨 말이야?”




“그냥, 나 은영이에게 들어서 알아. 네가 좋아했다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보고 싶어. 그리고 많이 아프다며? 병실에서 가족들이랑 의사, 간호사들만 봐왔으니깐 심심하지 않겠어? 나도 중훈이가 말을 잘한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또래의 여자애들이랑 수다도 떨면 좋을 거잖아?”




중훈이 들어보니 그도 그럴 듯했다. 그는 윤정의 제안이 자신이 해줄 수 없는 것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말빨이 화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수환을 만나면 거의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중훈이 수환의 병문안을 가는 것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슴에 입은 상처를 위로받기 위해 그녀를 찾아간 것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진심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정은 그의 팔을 끌어안고는 그를 이끌었다.




“몇 층이야?”




중훈과 윤정은 입원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수환은 침대에 누워 있다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며 안색이 밝아진다. 그러나 이내 그의 팔짱을 끼고 들어온 여자를 보며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중훈이 왔네? 옆에는 여자친구야?”




수환은 밝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왠지 섭섭한 음성이었다. 아니 적어도 윤정에게는 그랬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생글생글 웃으며 자신의 건강미를 수환에게 뽐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중훈은 수환의 질문에 대답도 못하고 머리만 긁적였다. 윤정은 어물거리는 그를 놔두고 먼저 손을 뻗었다.




“응, 나 윤정이라구 해. 은영이한테 얘기는 많이 들었어.”




“응 그래……. 반가워. 은영이에게 들었다니 이름은 말 안 해도 알겠네?”




“응 수환이라고 했지? 근데 나이가 우리보다 많다는데 말을 놔도 될라나? 몸이 약해서 국민학교 때 한 학년 쉬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괜찮아. 중훈이랑도, 은영이랑도 친구 사인데 뭘?”




“고맙다, 얘! 그런데 몸은 좀 괜찮아? 이제껏 재미없는 중훈이랑 놀다보니 많이 심심했겠다, 그지? 근데 우리 계속 서 있게 할 거야?”




“여기 앉아! 중훈아, 거기 서서 뭐해? 너두 얼른 와서 앉아.”




“응 알았어. 가족들은 어디 갔어?”




“오빠는 학교 갔고, 엄마는 의사 선생님이랑 면담하러 가셨어.”




중훈은 자리에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그녀들을 보며 방금 전의 병원 앞에서의 일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들이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예린이의 사악한 여우스러움을 수 없이 겪어본 그이지만 아직 그는 어렸다. 그는 둘의 대화를 들으며 창밖을 보았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밝은 햇살이 병실 안을 가득히 채워주는 것 같았다.






중훈과 윤정이 병실을 나온 것은 수환의 어머니가 면담을 마치고 온 다음이었다. 수환이 윤정을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를 했지만, 수환의 어머니는 자리를 비워주겠다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윤정이 먼저 어머니를 만류하고 중훈을 데리고 빠져 나온 것이다. 아무리 생각 없고 뻔뻔한 윤정이라지만 딸의 남자친구를 따라온 여자를 곱게 볼 부모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밖으로 나온 윤정은 저 멀리 수환이 병실 창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눈치 채고는 그의 팔짱을 꼈다. 중훈은 그녀를 밀어내려다가 말고는 자신이 가야할 길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사람들의 눈이 잘 띄지 않은 골목으로 가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윤정은 그의 불을 붙여주었다.




“수환이, 걔 안 됐더라. 우리처럼 밖에 나다니지도 못하고……. 병색만 아니면 상당히 예쁜 얼굴이지 싶던데?”




윤정의 이야기를 들은 중훈은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난 얼마간 그녀에 대해 오해를 한 것이 아닌가 싶어 괜히 그녀에게 차갑게 대한 것이 미안했다. 한참을 그렇게 빤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중훈을 보며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중훈은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는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는 그녀의 손을 이끌고 큰길로 나가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신림역이요!”




그는 택시를 내리자마자 다짜고짜 윤정을 데리고 자주 가던 여관을 찾았다. 그는 수부에서 계산을 하고는 바로 키를 받아 방문을 열었다. 녀석은 문을 닫고는 거칠게 윤정의 입술을 덮쳤다. 그의 입술은 성난 비인 양 세차게 그녀를 몰아붙였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윤정이 대비를 하지 못한 듯 몸을 뒤로 빼지만, 그의 완력을 부추길 뿐이었다.




“중훈아~~! 아이~~ 살살 좀 해.”




그녀의 그런 앙탈에 더욱 흥분이 된 중훈은 옷이 찢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칠게 그녀를 알몸으로 만들었다.




“옷 찢어진다니까……?”




“찢어지면 새로 사면 되잖아?”




그는 예고도 없이 윤정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팬티를 벗겨내고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녀의 몸이 말라있을 테지만 그는 그런 것보다는 자신의 욕구를 먼저 충족시켜야했다. 그의 욕정어린 횡포에 그녀는 아래가 화끈거림을 느껴야했다. 그가 아직 젖어들지도 않은 그녀의 동굴 속으로 무지막지하게 손가락을 난입시켰기 때문이었다.




“꺄악~! 아퍼! 나 아직 준비도 안 됐단 말이야~~!”




윤정은 그를 밀쳐냈다. 잠시 정신을 차린 중훈은 그녀를 침대에 넘어뜨리고는 자신도 옷을 벗었다. 그는 알몸이 되자 윤정의 두 다리를 찢어버릴 듯이 벌렸다. 다리 사이에는 아직까지는 분홍의 여린 속살을 내비치는 그가 들어가야 할 통로가 보였다. 지난 여름 이후 현성에게 포르노로 성교육을 받은 중훈이었지만, 그때까지는 한 번도 입으로 윤정에게 봉사해준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좀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스럽게 솟아오르는 갈증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는 고개를 그녀의 계곡사이로 쳐 박았다. 오징어 냄새 비슷한 것이 그의 코를 자극했지만 그의 허덕임을 막아낼 정도는 아니었다. 방 안은 그의 혀가 만들어내는 소리로 가득 찼고, 윤정은 처음으로 그가 해주는 오럴에 허리를 뒤틀며 신음을 흘렸다.




“아~~ 중훈아~~! 너무 좋아~~!”




중훈은 교육을 받은 대로 혀를 굴려 그녀를 괴롭혔다. 그의 엄지는 이제 축축해진 그녀의 습지로 빠져들었고, 혀는 클리토리스를 학대하고 있었다. 그의 나머지 한 손이 윤정의 가슴으로 올라가 유실을 만지작거리자 드디어 윤정의 몸에도 반응이 왔다. 그녀의 질에서 그의 중심이 잘 다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윤활유의 양이 많아지며 그의 입가를 번들거리게 만들었다. 그는 흘러나온 것들을 게걸스럽게 빨아먹고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액체를 흡입하려는 듯 혀를 동굴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가 하던 짓을 멈추지 않자 그녀가 중훈의 머리를 잡고 소리쳤다.




“아흑~ 나 미칠 것 같아! 얼른 넣어줘……!”




중훈은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이제껏 그녀가 먼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던 까닭이었다. 윤정으로서도 그날처럼 몸이 붕붕 날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은 처음이었다. 중훈 이전에도 그랬고, 중훈과의 관계에서도 한 번도 절정을 맞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날은 윤정이 소녀에서 여자로 탈바꿈을 하는 날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선배들도 제대로 느낀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들은 그녀인지라 조금은 쑥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그녀는 그가 자신이 의도한 대로 넘어온 것을 알고 기분도 좋았고, 육신에서 전해져오는 짜릿함이 더욱 그녀를 들뜨게 만들어 그런 말을 뱉은 것이었다.


중훈이 자신의 위로 올라와 자세를 잡자 윤정은 그의 일부를 잡아 자신의 입구에 대고 문질렀다. 이미 많은 물이 흘러나온 그곳은 중훈이 허리를 가볍게 내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두 개의 살을 하나로 만들어주었다. 그들의 몸이 종이 한 장 들어가지 않을 만치 밀착이 되자 두 사람의 입에선 동시에 탄성이 튀어나왔다.




“허어… 억!”




“하아…….”




중훈은 서서히 허리를 움직였다. 오늘따라 더욱 질퍽해진 그녀의 아래가 평상시보다 더욱 그의 살덩이를 감싸 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가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수록 그 느낌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 강렬한 쾌감에 중훈은 왕복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최고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의 숨소리가 더욱 굉음을 내자 아래에 깔려있던 윤정도 비슷한 소리를 내었다. 몸이 달아오른 것은 그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잠시 후 그의 움직임 멎을 무렵 윤정은 미친 듯이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아흐윽~~! 아아~~!! 중훈아~~ 나 미쳐~~엇!”




윤정은 그의 일부가 자신 안에서 폭발을 하자 바로 옆에서 벼락이 내린 듯 귀가 멍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몸서리를 치자 그도 마지막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위에 체중을 실어야했다.


겨우 숨을 고른 그가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자신의 아랫배를 가득 메웠던 그가 빠져나가자 그의 체액이 빠져나가는 감각이 다시 한 번 그녀를 떨게 만들었다. 그렇게 그의 흔적이 사라지자 갑작스레 밀려든 허탈감이 그녀를 불안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그의 가슴에 자신을 밀착시켰다.


중훈이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외투에서 담배를 꺼내 물자 그녀가 말했다.




“중훈아, 사랑해!”




그는 대답 대신 담배를 쥐지 않은 다른 손으로 윤정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사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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