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무산지몽 (巫山之夢 ) - 2부

본문

무산지몽 (巫山之夢 ) 




무산의 꿈이란 뜻으로, 남녀간의 은밀한 정교를 가리키는 말, 남녀가 육체적으로 관계하는 즐거움. 중국 초나라 혜왕(惠王)이 운몽(雲夢)에 있는 고당에 갔을 때에 꿈속에서 무산(巫山)의 신녀(神女)를 만나 즐겼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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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에이~씨 좆도 아닌 게 툭하면 안에다 싸고 지랄이야’




청담동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아파트로 부드럽게 진입하는 차 안에서 혜진이 말했다. 


집 안으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짜증과 신경질이 가득하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아빠뻘의 남자 아래서 좋다고 연신 외쳐가며 앵앵거리던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평소와 똑 같은.. 아니 평소보다 더 냉혹한.. 시리도록 차가운 ‘얼음공주’로 돌아와 있었다.




‘어휴~ 진짜.. 니가 경진그룹 회장만 아니었어도~ 콱~ 밟아버리는건데..’ 








[띡 띡 띡 띡 띡.. 삐리릭~ 철컹] 




‘누나 다녀오셨어요~^-----^’




잔뜩 인상을 쓰면서 들어오던 혜진은 조금은 작아 보이는 앞치마만 입고서 버선발로 뛰어나오는 형용을 보며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풋’




‘에~엥? 왜 웃어요~?’




형용은 자신이 알몸에 앞치마만 입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지 고개만 갸우뚱 하고 있을 뿐이다. 




‘가서 팬티라도 좀 입지 그래~? ㅋㅋ’




‘팬티요?? 헉~~!!! 잠깐만요~~~~’




그제서야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을 발견한 형용은 총총걸음으로 뒷걸음 치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미 몇 번의 광란의 시간을 보낸 둘에게 서로의 알몸 따위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련만 형용은 아직도 혜진의 앞에 알몸으로 서는 것이 부끄러운가 보다. 






혜진은 가끔 이렇게 2% 어설픈듯한 형용이 귀엽고 좋았다. 




차형용. 올해 나이 26세, 2008년 벗 꽃이 필 무렵 군을 재대하고 지방에 계신 부모님을 떠나 서울에서 다니던 대학으로 복학을 한 대한의 건아. 




형용은 2년째 혜진의 집에서 머무르고 있다. 




2년 전 혜진은 방4개짜리 집에서 침실, 서재 그리고 옷가지와 기타 부수적인 살림을 넣어도 방이 하나 남고 또 혼자 지내기 외로웠기에 자취방이 있다는 광고를 냈고 때마침 형용이 연락을 한 것이다. 




내심 여학생을 기다렸던 혜진이지만 뜬금없는 남학생의 연락에 싫은 내색을 표했지만 타고난 애교와 귀여움이 끊일 줄 모르는 형용의 언변에 넘어가 결국 형용과 함께 살게 되었다. 




물론 다른 자취방들처럼 쾌쾌한 냄새가 풍기는 집도 아니고, 대학이 많은 대학가도 아니고, 대학생들이 우글거리는 집도 아니고, 인심 좋게 생긴 주인아주머니가 맞아주는 자취방은 아니었지만 형용은 혜진을 보는 순간 사실 ‘이게 왠 떡이냐~’ 했던 것이다. 








‘나 목욕하고 나올 테니까 1시간 후에 저녁 먹자~앙~’




‘네!’




혜진은 성철을 만나는 날이면 어김없이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한다. 


그녀는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들과 섹스를 하고 서로를 탐닉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유독 성철과의 섹스는 그녀를 질리게 한다. 




그것은 아마도 성철과의 섹스는 목적이 있어서리라..




단 한번의 긴장하지 않는 흥분이 없다. 


그녀는 성철과의 섹스 중엔 절대 먼저 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흥분이 되고 온몸이 석류 알처럼 터질 듯 해도 그녀는 절대 먼저 터지지 않는다. 성철과의 섹스중엔 반드시 그가 먼저 올라야 하고.. 그의 석류 알이 먼저 터지고 그가 먼저 새끼를 내보내야 한다. 그녀는 성철이 만족할 때까지 있는 비위 없는 비위까지 다 챙겨가며 그에게 파라다이스를 보여준다. 




그녀가 지난 2년 동안 공들인 박성철 회장과의 관계는 혜진이 진명 무역의 사장이 아닌 진명그룹의 회장으로 취임이 되는 날을 자축하기 위해 계획한 프로젝트이다. 


그녀의 시간, 돈, 정성… 그리고 철저한 가식으로 포장한 거짓된 마음을 투자한 주식인 것 이다. 혜진에게 박성철 회장은 증권거래소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여 ‘관리종목’이라는 표시가 붙은 다분히 위험한 주식일 뿐이다.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거나 좋은 회사가 갖춰야 할 기분적인 조건들이 충족되지 못해 증권관리소가 지정한 ‘관리종목’일 뿐인 박성철의 가치를 그녀의 치밀한 계획과 차가운 거짓 사랑으로 ‘대박종목’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아…….. 좋다~ 역시 욕조에선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풀린다니까~’




욕실에서 음악을 듣다가 습기가 차서 고장 낸 mp3가 벌써 손에 꼽아가는데도 혜진은 여전히 욕실에 들어올 때면 mp3에 헤드 셋을 가져와 수건 선반에 놓고 음악을 듣는다. 


이리 하면 언젠간 또 mp3를 고장 낼 것을 알기에 형용은 혜진을 말려보았지만 도통 통할 줄 모르는 혜진의 고집에 이젠 포기한 듯 수건선반 한 켠에 mp3를 넣고 들으라고 지퍼락을 챙겨놓았다. 






혜진은 형용의 이런 배려들이 좋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항상 변기 의자를 내려놔 주고, 


형용보다 싱겁게 먹는 혜진을 위해서 요리를 할 때 싱겁게 간을 한 뒤 자신의 그릇에만 소금을 더 쳐서 먹고, 


매일 아침 형용이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하는 혜진을 위해서 가끔은 현관문에 힘내라는 응원의 쪽지를 적어놓는 형용의 배려들은 남들에게는 대수롭지 않겠지만 오랜 시간을 혼자서 살아왔던 혜진에게는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고 불편이었기에 이런 작은 것 까지도 배려해주는 형용이 혜진은 참 좋다. 






형용은 숲 속의 높은 탑 꼭대기에서 잠자던 혜진을 잠에서 깨웠다. 오랜 시간 마녀의 저주에 묶여 잠을 자고 있던 혜진은 거대한 용과 싸워 용을 무찌른 용맹한 왕자를 만난 것이다…




비단 형용이 혜진에게 걸려 있던 마녀의 저주를 풀어줘서가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만 가는 그를 향한 신뢰로 그녀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들을 그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픈 과거…. 


그녀의 복잡한 현실…. 


그녀의 불안한 미래… 


그리고 그녀의 집요한 욕망과 계획…..


형용은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내색 한번 하지 않고 혜진의 편에서 방패가 되어주었다. 




뜨겁기만 했던 욕조의 물이 혜진의 몸과 하나가 된다.


욕조에 발을 담글 때 소용돌이를 치며 혜진은 반겼던 욕조는 이제 점점 혜진을 물속 깊은 곳으로 끌어드린다.






만년설이 녹는다..


온 몸에 쌓여있던 눈이 녹아 내리며 따뜻한 햇살이 무지개가 되어 혜진의 눈을 따스하게 한다. 만년 설이 녹아 물속으로 빨려 녹아 들어간다. 뜨거운 커피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얼음조각처럼 혜진도 물속으로 사라지려 한다.




[똑똑]




‘누나~ 많이 피곤하세요?’ 




찰랑 찰랑....




‘……..아니……… 그냥 좀 그러네..’




얼음이 다시 떠올랐다.




‘박회장님 만나고 오셨어요….?’




형용은 그녀의 일과를 꿰뚫고 있는 듯 조심스레 묻는다.




‘휴… 응…’




‘누나.. 저 들어 갈게요^^’




‘응’




혜진이 아무 가릴 것 없이 물속에 누워있는 욕실로 형용이 조용히 들어온다. 


어느새 터질듯했던 앞치마를 벗어버리고 타이트한 삼각 팬티를 입고서 들어오는 형용은 익숙한 듯이 스폰지를 찾아 바디샴푸를 뿌린다. 조그만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얀 바디샴푸는 불과 몇 시간 전 혜진의 몸에 뿌려졌던 박회장의 새끼들과는 다른 향긋한 향기로 혜진을 유혹한다. 




박회장의 얄팍한 혀가 그녀의 성스러운 구멍을 탐닉할 때와는 다르게 형용의 손길은 마치 혜진에게 잘 훈련된 코브라 같다. 그녀가 피리를 불면 그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듯 그의 손길이 혜진의 몸을 타고 지나간다.




어느새 혜진은 소용돌이 치던 바다에서 나와 욕조 사각지대 중 한곳에 자리를 잡고 양 다리를 벌려 걸쳐놓은 모양이다. 부드러운 구름을 잔뜩 머금고 있는 스폰지를 다루는 잘 훈련된 코브라의 손길을 혜진이 눈을 감고 음미한다. 






코브라는 조용히 그녀의 발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발가락 사이사이부터 타고 올라가는 스폰지에 새하얀 거품이 가득하다. 


위아래로 거품을 묻혀 나가는 그녀의 종아리.. 


코브라가 다가올수록 무방비 상태가 되는 허벅지..




‘아…흥….’




그녀의 피리 소리가 빨라진다. 


훈련이 잘 된 코브라가 고개를 쳐들었다.


고개를 쳐들자 정복해야 할 산 봉우리가 보인다. 


한없이 높아 보이기만 하는 두 개의 쌍둥이 산이 코브라를 향해 손짓한다. 


코브라는 달려가야 할 곳을 발견했다. 달린다.


재빠르게 혜진의 가슴에 도달한 형용의 한 손이 부드럽게 그녀의 탱탱한 오른쪽가슴을 만진다. 그의 다른 손은 그녀의 허리를 받혀주고 있다. 그의 손에 묻은 거품은 그녀의 가슴에 흔적을 남기며 부드럽고 서정적인 자극을 준다. 


혜진이 자신의 한 손으로 형용의 손이 미치지 못한 왼쪽 가슴을 달래준다. 


그녀의 왼쪽 가슴이 핏대를 세워가며 형용의 손길을 원하고 있다. 드디어 코브라가 왼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긴장한 왼쪽 산이 꼭지를 내세워 코브라에게 방향을 알려준다. 




‘하아… 부드러워..’




유독 그는 욕실에선 말이 없었다. 


그와 살을 섞은 게 처음도 아닌데 그는 욕실에서만큼은 말이 없었다. 


아마도 욕실에 울리는 혜진의 거룩한 숨결만을 간직하고 싶어서리라..




그의 손길이 빨라진다. 


그의 손으로 그녀의 탱글한 가슴을 감싸고 엄지손가락에 그의 정신을 집중하여 그녀의 유두를 만져준다. 




[깔짝 깔짝…]




이미 오를 대로 올라왔던 그녀의 유두는 봉우리를 터트리는 벗 꽃마냥 터지기 시작한다. 




‘하앙… 나 못 참아.. 이러면…’




유독 형용의 손길이 자극적이다. 


평소에도 박성철회장을 만나고 오는 날이면 형용이 그녀의 몸을 씻겨 주었지만 오늘따라 그의 손길이 책상에 새겨진 다른 사람의 이름을 지우던 초등학생처럼 그녀의 몸에 남아있는 성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유난을 떨며 그녀의 몸에 함박눈을 뿌려댄다.




[쩔꺽 쩔꺽..]




어느새 그의 손길이 스폰지를 사이에 두고 그녀의 동굴을 청소하고 있다. 


욕조에 올라와 세워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스폰지를 잡은 그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왼 팔로 그녀의 허리를 잡아 그녀를 받혀주고 끈적한 소리를 내며 오른 손으로 그녀의 동굴을 탐사하는 형용의 입술이 혜진의 아랫입술을 찾는다.




그의 이빨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물자 그녀의 온몸에 폭죽이 터진다. 


폭죽소리에 그녀의 뇌가 다시 깨어난다. 


이젠 형용만 그녀에게 남은 성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발악하는 게 아니라 그녀 역시 성철의 채취를 지우기 위해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질꺽 질꺽]




‘하응..’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그녀의 엉덩이리듬에 맞춰 그의 손이 그녀의 동굴을 위아래로 탐사한다. 동굴 입구를 위아래로 탐사하며 동굴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토실토실한 둥글고 매끄러운 바위로 손이 간다.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그의 손길에 혜진의 동굴은 다시 한번 진주를 울컥하고 내뱉는다.




하얀 거품이 가득한 하늘색 스폰지가 마치 하늘의 구름 같다. 하얀 구름이 가득한 그 하늘은 그녀의 울창한 숲 속의 어둠을 가리며 세상을 온통 새하얗게 만든다. 




‘아앙…. 하앙….’




파란 하늘이 그녀의 숲을 깨끗이 청소 할수록 그녀의 몸은 정화되어가고 그녀의 뇌와 연결된 모든 죽었던 세포들은 깨어나고 있다. 


온 몸의 세포가 터져가고 그녀의 손길이 다시금 산봉우리를 찾고 있다. 


한바탕 지진으로 인하여 한층 더 높아진 그녀의 산 봉우리는 혜진의 손길에 출렁이며 스키장이 되어준다. 


새하얀 눈 위를 미끄러지는 스키를 타듯 그녀의 손이 스키가 되어 그 높은 산을 타고 내려온다.




‘아흑…’




혜진의 신음이 형용의 입 속에 느껴진다. 그녀의 입술을 유린하던 그의 입술에 그녀의 신음이 닿았고 온통 혜진의 신음으로 가득하기만 한 욕실에 낯선 남자의 흔적이 남는다. 




‘헉.. 헉…’




형용이 갇혀있는 공간이 비좁아 성이 난 그의 동생을 달래기 위해 동생을 가두어 두었던 천막을 거두고 바다로 들어간다. 




[첨벙… 첨벙…]




그가 먼저 욕조에 자리를 잡자 혜진 역시 구름을 타고 욕조로 내려온다. 


두 사람이 마주보기엔 좁은 듯한 욕조..


두 다리로 서로의 허리를 감싸듯이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무게 때문에 바닷물이 넘친다. 




[찰랑…]




어느덧 그녀는 타고 내려왔던 구름을 바다에 잃어버린다. 


잃어버린 구름을 찾아 바다 속을 해 메이던 혜진의 손이 반갑다고 인사하는 형용의 동생을 만난다. 바다 속에서 만난 형용의 동생이 혜진은 반갑기만 하다.


혜진 역시 그의 동생에게 반갑다 인사하러 손을 뻗는다. 그녀의 손길을 느낀 그의 동생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그런 형용의 동생을 느낀 그녀의 손길이 빨라진다. 




‘허억.. 누나.. 안데요..’




‘왜 안돼.. 하아.. 좋잖아…’




‘아.. 누나 못참아요…’ 




[첨벙.. 첨벙…]




바다에 갑자기 때아닌 파도가 일고 있다. 파도가 점점 더 성이 난 듯 달려들고 그녀의 손 역시 거칠어 지고 있다. 바다 위에 떠있던 하얀 구름들을 거친 파도가 다 삼켜버렸다. 더 없이 거칠어진 파도가 잔잔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구름을 잃어버린 혜진도… 구름을 만들었던 형용도… 거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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